16부 신계로 들어간 유빈
듀크공작은 드래곤의 공격에 반 이상의 병력을 잃고 후퇴해야만 했다.
고작 황성으로 돌아간 병사는 40만이 채 못 되었다.
그러나 듀크 공작은 그리 낙심하진 않았다.
비록 병력손실이 많았지만 협곡을 공격하기 전 정예의 기사들만 모아 유빈을 납치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흐흐흐... 비록 전쟁에선 졌지만 놈을 잡았으니 그리 손해 본 것만은 아니군. 하하하...”
광기서린 듀크공작의 웃음에 부관은 그저 고개를 숙이고 말없이 바라보았다.
“놈은 어떻게 했나?”
“지금 지하뇌옥에 가둬두었습니다. 물론 마나제어아이템을 채워나서 깨어 난다해도 힘을 쓰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런가?”
“네 전하.”
“그나저나 이번 전쟁에서 우리의 병력손실은 얼마나 되나?”
“후~ 그게 워낙 손실이 많아서....”
부관은 듀크공작의 물음에 말끝을 흐렸다.
“어쩔 수 없는 일 아닌가? 그나마 놈을 잡았으니 그걸로 위안을 삼아야지. 보고나 해보게.”
“네 전하. 먼저 마법병단은 그 피해가 제일 큽니다. 고작 남은 인원이 46명의 마법사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기사들의 피해가 적어 다행입니다. 남은 기사의 수가 2천정도입니다.”
“이런... 고작 2천...? 반 이상이 피해를 입었군.”
“그렇습니다. 전하. 또한 병사들의 피해는 더욱 커서 겨우 남은 병사가 40만이 조금 안됩니다.”
“젠장...”
“죄송합니다. 전하.”
“음... 지금 놈은 지하뇌옥에 감금해 놓았나?”
“그렇습니다. 전하.”
“놈에게 안내하게.”
“네 전하.”
듀크 공작은 부관의 안내로 유빈이 강금되어 있는 지하뇌옥으로 향했다.
한편 유빈의 정신세계를 장악한 파울리아는 몸의 기능을 서서히 자신의 정신과 맞추려 할 때 갑자기 들이닥친 기사들에게 제대로 반항도 하지 못하고 어디론가 끌려와 눈을 떠보니 지하뇌옥에 갇혀 있던 것이었다.
파울리아는 순간 당황하여 자신의 팔과 다리에 채워져 있는 쇠사슬을 끊어 내려 하였지만 이상하게도 힘이 모이질 않았다.
[이게 어떻게 된 노릇이지? 왜 어둠의 힘이 모이질 않는 거지?]
파울리아는 다시금 어둠의 힘을 모으려 하였지만 어느 순간에 그 힘은 허무하게 흩어져 버리고 말았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크라폰제국의 자랑인 마법병단의 기술에 의해 만들어진 마나나 기타 자연의 힘을 흩어버리는 마법 아이템 때문이었다.
그것을 알지 못하는 파울리아는 계속해서 힘을 모아 보려 했지만 번번이 실패를 하고 말았다.
그때 뇌옥의 문이 열리며 두 명의 중년인이 들어왔다.
다름 아닌 듀크 공작과 그의 부관이었다.
“후후. 이렇게 다시 보게 되니 무척 반갑군. 안 그런가?”
“..................”
“자네 얼굴은 그렇게 반가운 얼굴이 아니군.”
“네놈은 누구지?”
공작은 상대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자 한순간 당황스런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게 무슨 소리지? 나를 모른다는 건가?”
공작의 말에 파울리아는 순간 유빈의 기억을 뒤적이기 시작했다.
듀크공작은 한동안 상대가 자신의 말에 대꾸를 않고 무언가 생각에 잠기자 그저 말없이 상대가 입을 열기만 기다렸다.
“크크. 그렇군. 이 몸의 주인과 한바탕 싸운 적이 있는 놈이군. 또한 어둠의 힘을 사용하고...”
듀크공작은 상대의 말에 한순간 이해를 하지 못하고 되물었다.
“뭐라고? 몸의 주인?”
“크크. 그렇게 놀랄 것 없다. 나는 그저 이놈의 정신을 장악해서 몸을 차지하고 있는 것뿐이니...”
이번엔 듀크공작이 한동안 아무 말 없이 생각에 잠기자 파울리아가 이번엔 공작이 입을 열기를 기다렸다.
“네놈 말을 도저히 이해 할 수가 없군.”
“이해할 필요도 없고 이해시킬 생각도 없다. 그나저나 대체 이 몸에다 무슨 짓을 한 것이기에 어둠의 힘이 모이지 않는 거지?”
듀크공작은 또다시 상대가 어둠의 힘을 말하자 머릿속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지금 네놈이 차고 있는 족쇄는 힘을 흩어놓는 마법 아이템으로 되어 있다. 결코 그것을 풀수 없으니 얌전히 있어라.”
“그런가? 그런데 네놈은 누구에게 어둠의 힘을 받은 것이냐?”
공작은 상대가 정확히 자신의 상황을 물어오자 이상한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런 생각이 들기 시작하자 상대가 분명 외모는 전에 자신과 싸웠던 놈이 확실한데 느껴지는 기운은 전혀 달랐다.
자신과 싸울 때의 기운은 자연의 기운이 많이 느껴졌는데 지금은 자신과 비슷한 어둠의 기운이 느껴지기 때문이었다.
“도대체 네놈은 누구지?”
“나는 마계를 지배하는 마왕 파울리아다.”
순간 듀크공작의 눈에 비릿한 조소가 떠올랐다.
“크하하... 네놈이 마계를 지배하는 마왕이란 말이냐?”
공작의 괴소에 파울리아는 얼굴을 찡그렸다.
“네놈이 정령 죽고 싶은가보구나. 이까짓 마법물품으로 나를 얼마나 묶어 둘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느냐?”
파울리아는 아직 유빈의 몸을 완전히 장악하지 못해 힘을 쓰지 못하지만 유빈의 몸만 완전히 장악한다면 이까짓 사슬쯤은 쉽게 풀수 있었다.
그러나 그런걸 알지 못하는 듀크 공작은 그저 상대가 허풍을 떤다고 생각했다.
“후후. 그럼 열심히 풀어보도록 하게. 어차피 벨트로젠님께서 오시면 네놈 말의 진위여부는 가려질 테니...”
파울리아는 벨트로젠의 이름을 듣고는 분노에 몸을 떨었다.
“크아악~ 벨트로젠 그놈이 이곳에 있단 말이냐?”
벨트로젠....
그는 파울리아가 마계를 지배할 때 마계의 다섯귀족중 하나로 파울리아를 검에 봉인시킨 귀족중 하나였다.
지금 그의 이름을 들으니 파울리아의 분노는 하늘을 찌를 듯 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아직 힘을 찾지 못한 파울리아는 그저 분노를 삭여야 할 뿐이었다.
“후후. 벨트로젠님을 알고 있다니 또한 그리 친한 관계가 아닌 듯하니 더욱 풀어 줄 수가 없겠군. 부관 감시를 철저히 하게.”
“네. 전하.”
듀크 공작은 몸을 돌려 지하뇌옥을 빠져 나갔다.
한편 헤밀경과 실버호크 기사단은 아이라가 본체로 돌아가 반란군의 군대에 공격을 퍼붓고 이내 반란군의 군대가 후퇴를 하자 자신들 역시 군대를 이끌고 카르안 평원에 주둔하고 있을 본대로 돌아갔다.
그들을 헌트 황자가 직접 마중 나와 맞이했다.
“어서 오게 헤밀경.”
헤밀경과 실버호크 기사들이 일제히 황자의 앞에 무릎을 꿇고는 신하의 예를 올렸다.
“황자 전하를 뵙습니다.”
“아~ 그만 예는 그만 차리고 일어나세요. 그런데 유빈은...?”
“그게... 사령관님께선 전투 중 적들의 기습 조에 그만 납치를 당하신 듯 합니다.”
헤밀경의 말에 황자와 바르본 후작등 다른 귀족들이 믿기지 않은 눈으로 헤밀경을 바라보았다.
“아니 헤밀경 누가 있어 그를 납치 할 수 있단 말이오?”
“그것이... 그 전에 듀크공작과 세 명의 마족들과 싸움에 그들을 물리치긴 했지만 사령관님께서도 부상을 당하셔서....”
헤밀경은 말을 끝내지 못했다.
황자와 다른 귀족들 역시 멍한 시선으로 그저 헤밀경을 바라 볼 뿐이었다.
누가 있어 그랜드 마스터의 경지에 오른 유빈을 납치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겠는가.
그만큼 그들의 충격은 컸다.
“그렇다면 적들은 협곡을 통과하여 진군 중이겠구려.”
황자가 힘없는 목소리로 헤밀경에게 물었다.
황자의 말에 헤밀경이 자신과 함께 돌아온 실버호크 기사들을 둘러보고는 이내 황자를 향해 말을 했다.
“그것이... ”
헤밀경은 아이라가 드래곤이었다는 사실을 말해야 할지 망설이고 있었다.
“황자전하 그것 때문에 긴히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헤밀경은 다른 사람은 몰라도 일단 황자에게는 보고를 해야겠다고 결심을 했다.
헌트황자는 그런 헤밀경을 데리고 자신의 막사로 들어가 둘만의 자리를 만들었다.
“자 이제 말해보게 무슨 일인가?”
“네. 다름 아니라 아이라님에 대한 것입니다.”
헤밀경의 말에 헌트황자의 눈에 이체가 떠올랐다.
그리곤 헤밀경이 말을 잇기 전에 황자가 먼저 입을 열었다.
“혹시 아이라님께서 본채로 돌아가셨는가?”
“헉.... 아니. 황자 전하께선 알고 계셨습니까?”
“흠... 역시 그렇군. 혹시나 했는데. 그렇다면 적들은 더 이상 진군을 못하고 후퇴를 했겠군.”
“네 그렇습니다. 전하 사령관님께서 납치를 당하시자 아이라님께서 분노하시어 본채로 돌아가 적들에게 엄청난 공격을 퍼부었습니다. 자세한건 알 수 없지만 돌아간 인원이 고작 40만정도 밖에 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군. 그나마 다행이군. 유빈이 납치 된 건 확실한가?”
“네 전하 사령관님을 지키고 있던 이안도련님께서 직접 목격하신 것이니 틀림없을 것입니다.”
“그렇군... 자네는 나가서 각 귀족들에게 회의를 준비하도록 하게.”
“네 전하.”
헤밀경이 나가자 헌트황자는 유빈을 떠올리며 낮게 중얼거렸다.
“무사해야 하네. 기필코 자네를 구해 내겠네...”
헌트 황자의 얼굴에 결연한 표정이 서렸다.
한편 유빈은 몸과 정신이 분리되어 다른 세계를 경험하고 있었다.
[음... 이곳은 어디지?]
유빈이 정신을 차린 곳은 온통 환한 빛과 함께 꿈속에서나 보암직한 풍경들로 가득했다.
또한 어쩐 일인지 유빈의 모든 감각은 극에 달해 있었다.
눈을 감고 있어도 모든 사물이 감지되고 또한 분명 처음 와보는 곳인데도 무척이나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도대체 어찌된 일이지?]
유빈은 주위를 둘러보다 그만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이 있는 곳이 땅이 아닌 허공에 붕 떠 있는 것이었다.
[헛... 이게... 무슨....]
놀란 유빈이 급히 내공을 끌어올려 제운보의 묘리로 몸을 가볍게 하려 하였지만 이내 그럴 필요가 없다는 걸 느꼈다.
유빈의 몸은 허공에 뜬체 아래로 떨어지지 않고 그대로 있기 때문이었다.
[내가 하늘을 날고 있는 건가?]
유빈이 어리둥절하고 있을 때 순간 공간이 일그러지며 흐릿한 영상이 맺히기 시작했다.
그 모습은 처음엔 오색의 영롱한 빛을 띠더니 이내 명확한 모습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빛 무리가 점차 하나의 형상을 갖추더니 이내 그 앞에 아이라보다 더욱 아름답고 요염한 여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제야 보게 되네요. 비로써 인간의 몸으로 이곳 신계로 들어선 세 번째 사람이 나타났군요.]
여인의 목소리는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아니 인간의 목소리처럼 들리지 않았다.
마치 꿈속에 사랑하는 여인의 목소리처럼 몽롱한 감을 주며 마음을 편하게 만드는 매력적인 목소리였다.
[당신은 누구죠? 나를 알고 있나요?]
[호호호. 물론 알고 있죠. 다른 세계에서 차원의 외곡으로 인해 이곳으로 온 유빈님이 아닌가요?]
[음... 당신은 누구죠?]
[나는 신계와 마계. 그리고 인간과 유사종족이 머물고 있는 중간계의 조율을 맡고 있는 하급신인 유시아나라고 해요.]
[그럼 당신이 신이란 말인가요?]
[호호... 그래요. 비록 하급신이긴 하지만 분명 신이긴 하죠.]
[그렇군요. 그렇다면 내가 왜 이곳에 있는 건지 말해줄 수 있나요?]
[물론 당연히 말씀드려야겠죠. 유빈님은 중간계 에서 세 번째로 인간의 능력을 벗어나 하급신의 능력에 맞먹는 힘을 소유한 사람이 되었어요. 아직은 그 힘이 조금 부족하지만 이제 다시 중간계로 돌아가 유빈님의 정신계를 장악하고 있는 파울리아의 힘만 흡수한다면 능히 인간으로 신의 능력과 버금가는 힘을 가지게 될 거에요.]
[파울리아? 내 정신계를 장악하고 있다고요? 도대체 그게 무슨 말이죠?]
[호호호. 그리 놀랄 필요는 없어요. 돌아가게 된다면 모든 걸 다 이해할 수 있을 테니까요. 단지 제가 유빈님의 정신을 이곳으로 부른 이유는 아직 유빈님의 정신이 파울리아의 힘을 이겨내기는 힘들어 제가 잠시 이곳으로 부른 거죠. 인간이 이곳에 오는 것 만 으로도 인간의 모든 능력을 최상으로 만들어주니 이제 돌아가게 된다면 파울리아와 싸워 그리 밀리진 않을 거예요.]
[그런데. 아까부터 파울리아라고 하는데 그게 도대체 어떤 놈이죠?]
[아. 제가 그걸 말씀 안 드렸군요. 파울리아는 수 만 년 전 마계를 지배하던 마왕이었어요. 하지만 그는 자신의 밑에 있던 다섯 마계의 귀족으로부터 검에 봉인을 당해 검속에서 수만년 동안 잠들어 있었죠. 유빈님이 들고 다니던 그 검에 말이죠. 그런데 유빈님이 듀크공작과 세 명의 마족과의 싸움에서 사용한 엄청난 힘으로 인해 검에 잠들어 있던 파울리아의 정신이 깨어나게 된 거죠. 지금은 유빈님의 정신과 몸을 모두 장악한 상태이구요.]
[젠장 내 몸에 그 파울리아란 놈이 들어와 있단 말이로군요.]
[네... 그래요.]
[그러다면 빨리 돌아가야 갰군요. 어서 나를 돌려 보네 주시오.]
[잠깐만요. 아직 더 들어야 할 게 있어요.]
[...........?]
유빈은 마음이 조급했으나 더 들어야 한다는 말에 조급한 심정으로 유시아나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현제 중간 계엔 마계의 다섯 마왕중 한명인 벨트로젠이 머물고 있답니다. 그는 이전의 파울리아의 힘보다 더욱 큰 힘을 얻어 중간 계를 어지럽히고 있답니다. 유빈님이 중간 계에서 싸운 듀크공작이 벨트로젠에게 어둠의 힘을 얻은 부하고 벨트로젠은 바르본 공작의 몸을 차지 한 체 움직이고 있습니다. 벌써 벨트로젠은 여럿의 드래곤을 죽이고 인간들마저 서로 전쟁을 하게 만들어 자멸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유빈님께서 그를 막아 주셔야 합니다.]
유빈은 유시아나의 말에 그간의 일이 비로써 이해가 되었다.
[그건 말하지 않아도 그렇게 하려 하였소.]
[그래요. 알아요. 제가 말씀드리지 않아도 유빈님은 그렇게 하실 거란 걸. 그저 참고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말씀드리는 것뿐이 랍니다. 자 그럼 이제 다시 중간계로 돌려 보네 드릴게요. 아마 다시 만나게 될 거에요. 그럼 부디 그때까지 몸조심 하세요.]
유시아나의 말이 끝나자 나타날 때와 마찬가지로 유시아나의 몸이 밝은 빛으로 물드는가 싶더니 주위의 모든 풍경들이 그 빛을 중심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 했다.
그리고는 이내 환하던 주위가 질흙같이 어두워지더니 이내 아무것도 분간할 수 없는 어둠만 가득했다.
어둠이 이내 서서히 회색빛을 띠더니 유빈은 비로써 자신의 몸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그러나 유빈은 몸이 전혀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자 당황스러움을 금치 못했다.
그때 머릿속을 울리는 음침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크크?. 드디어 이 몸의 주인이 돌아온 것인가?]
[으~읔... 네놈이 파울리아란 놈인가?]
[호~ 나를 알고 있나?]
유빈의 정신은 이미 몸 안으로 들어와 있었으나 또한 파울리아 역시 유빈의 몸에 함께 있자 유빈은 극도로 정신적인 고통을 느껴야 했다.
[치잇~ 어서 내 몸에서 나가라...]
[크크크. 네놈 몸이라고? 글쎄 이전엔 네놈의 몸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이젠 내 몸이 되었는걸 어쩌겠나?]
[크읔~ 젠장...]
[후후~ 고통스럽나? 아마 그럴 것이다. 고통을 줄이려면 지금 내가 들고 있는 검으로 들어가는 방법도 있으니 어떤가?]
[헛소리...]
유빈은 점차 커져가는 고통에 정신이 혼미해 짐을 느꼈다.
그러나 고통이 커질수록 유빈은 더욱 그 고통에 저항하는 힘마저 커지고 있었다.
유빈은 어떻게 해야 자신의 몸을 자치하고 있는 파울리아를 몰아 낼 수 있을지 생각했다.
‘젠장... 놈을 몰아내기는커녕 고통을 참아내기도 힘이 드는군.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분명 저놈을 이길 힘이 있다고 했는데.’
유빈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순간 머릿속을 때리는 한 가지 기발한 생각이 떠올랐다.
‘분명 나와 저놈은 내 머릿속의 정신계에 함께 있으니 지금은 몸을 차지한 저놈이 더 큰힘을 발휘 할 수 있지만 내가 몸을 차지한다면 저놈의 힘은 줄어들겠지? 어차피 몸은 정신이 지배를 하는 것이니... 후훗. 그렇다면 내가 더욱 유리하지...’
유빈은 그렇게 생각하고 운기행공을 시작했다.
몸은 비록 움직일 수 없지만 이미 유빈의 경지는 생각만으로 운기행공을 할 수 있는 경지에 닿아 있기 때문에 그리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그러나 그것이 전혀 위험하지 않는 건 아니었다.
만약 유빈의 뜻대로 운기를 행할 때 외부에서 어떤 충격을 받게 된다면 유빈과 파울리아는 동시에 커다란 충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유빈은 그런 한가한 걱정을 할 틈이 없었다.
한시라도 빨리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유빈이 운기행공을 시작하자 파울리아는 자신이 장악한 몸에서 이상한 기운이 움직이는 걸 느끼고는 깜짝 놀랐다.
[이놈. 무엇을 하는 것이냐?]
[후후... 잠시 후면 알게 될 것이다. 그러니 궁금하더라도 잠시만 참아라.]
유빈은 고통 속에서도 웃으며 파울리아에게 말을 했다.
유빈이 운기를 시작하자 전보단 그 느낌이 미미하지만 어느 정도 기운이 움직이는걸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기운이 움직임과 동시에 그 기운을 막는 기운역시 느낄 수 있었다.
다름 아닌 파울리아의 어둠의 힘이 유빈이 일으키는 기운을 가로 막고 있었다.
[놈. 뜻대로 되게 나둘 줄 아느냐?]
유빈은 파울리아가 뭐라고 하던 대꾸도 않고 오로지 운기에만 정신을 집중했다.
조금의 시간이 흐르자 한곳에서 막고 있던 어둠의 힘이 허물어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허헛... 이노옴....]
파울리아는 자신의 기운이 아닌 다른 기운이 온몸을 휘저으며 돌아다니자 당황하며 더욱 자신이 가진 어둠의 힘으로 그 기운을 막으려 했다.
그러나 다행인지 불행인지 몸에 채워진 족쇠 때문에 파울리아의 힘은 그다지 강하지 않았다.
반면 유빈의 기운은 이상하게 전혀 그 족쇠의 영향을 받지 않고 온몸을 휘돌고 있었다.
한곳한곳 어둠의 힘이 무너지고 유빈의 기운이 몸을 잠식하자 파울리아는 점차 유빈의 정신 한 구석으로 내몰리고 있었다.
[크~ 안돼... 이노옴... 멈춰라... 그만....]
그러나 유빈은 결코 멈출 생각이 없었다.
꽤 긴 시간동안 유빈과 파울리아의 힘겨루기는 계속 되었다.
그러나 결국 파울리아는 유빈에게 다시금 몸과 정신을 내어주고 유빈의 정신 한쪽에 밀려나 버렸다.
[흐음... 이제 된 건가?]
[크으윽... 또다시 몸을 잃고 마는 건가?]
[이봐 확실히 집고 넘어가자고 이 몸은 내 몸이라고 그러니 이만 내 몸에서 나가 주게나.]
유빈이 그렇게 말하고 기운을 끌어올리자 유빈의 정신 한쪽에 있던 파울리아의 정신은 모든 힘을 유빈의 몸에 남겨 놓고 소멸 되어 버리고 말았다.
유빈과 파울리아의 정신적 싸움은 그렇게 유빈의 승리로 끝이 났다.
“후~ 우... 어랏? 이게 어찌된....?”
유빈이 육신의 눈을 뜨자 주위 풍경이 보이고 이내 지하뇌옥의 풍경을 보고는 황당한 마음이 들었다.
“뭐야 그 대단하단 놈이 고작 이런 뇌옥에 처박혀 있단 말이야? 그것도 이렇게 족쇄까지 차고...? 그놈 마계를 지배한 놈이 맞긴 맞는 거야?”
그때 뇌옥의 문이 열리고 듀크 공작과 바르본 공작의 몸을 장악한 벨트로젠이 들어왔다.
P.S 후~ 아 이젠 한편 한편이 너무 힘이드네요. 어찌 스토리를 역어가야 할지 난감하네요... ^^
다들 즐겁게 보시고 너무 늦게 올라온다고 욕하지 마세요... 일이 너무 많아서...ㅠㅠ (매일 일핑계된다고 더 화내실라 ^^)
아무튼 즐겁게 보시고 댓글 추천은 마니 해주실수록 좋아요...^^
듀크공작은 드래곤의 공격에 반 이상의 병력을 잃고 후퇴해야만 했다.
고작 황성으로 돌아간 병사는 40만이 채 못 되었다.
그러나 듀크 공작은 그리 낙심하진 않았다.
비록 병력손실이 많았지만 협곡을 공격하기 전 정예의 기사들만 모아 유빈을 납치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흐흐흐... 비록 전쟁에선 졌지만 놈을 잡았으니 그리 손해 본 것만은 아니군. 하하하...”
광기서린 듀크공작의 웃음에 부관은 그저 고개를 숙이고 말없이 바라보았다.
“놈은 어떻게 했나?”
“지금 지하뇌옥에 가둬두었습니다. 물론 마나제어아이템을 채워나서 깨어 난다해도 힘을 쓰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런가?”
“네 전하.”
“그나저나 이번 전쟁에서 우리의 병력손실은 얼마나 되나?”
“후~ 그게 워낙 손실이 많아서....”
부관은 듀크공작의 물음에 말끝을 흐렸다.
“어쩔 수 없는 일 아닌가? 그나마 놈을 잡았으니 그걸로 위안을 삼아야지. 보고나 해보게.”
“네 전하. 먼저 마법병단은 그 피해가 제일 큽니다. 고작 남은 인원이 46명의 마법사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기사들의 피해가 적어 다행입니다. 남은 기사의 수가 2천정도입니다.”
“이런... 고작 2천...? 반 이상이 피해를 입었군.”
“그렇습니다. 전하. 또한 병사들의 피해는 더욱 커서 겨우 남은 병사가 40만이 조금 안됩니다.”
“젠장...”
“죄송합니다. 전하.”
“음... 지금 놈은 지하뇌옥에 감금해 놓았나?”
“그렇습니다. 전하.”
“놈에게 안내하게.”
“네 전하.”
듀크 공작은 부관의 안내로 유빈이 강금되어 있는 지하뇌옥으로 향했다.
한편 유빈의 정신세계를 장악한 파울리아는 몸의 기능을 서서히 자신의 정신과 맞추려 할 때 갑자기 들이닥친 기사들에게 제대로 반항도 하지 못하고 어디론가 끌려와 눈을 떠보니 지하뇌옥에 갇혀 있던 것이었다.
파울리아는 순간 당황하여 자신의 팔과 다리에 채워져 있는 쇠사슬을 끊어 내려 하였지만 이상하게도 힘이 모이질 않았다.
[이게 어떻게 된 노릇이지? 왜 어둠의 힘이 모이질 않는 거지?]
파울리아는 다시금 어둠의 힘을 모으려 하였지만 어느 순간에 그 힘은 허무하게 흩어져 버리고 말았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크라폰제국의 자랑인 마법병단의 기술에 의해 만들어진 마나나 기타 자연의 힘을 흩어버리는 마법 아이템 때문이었다.
그것을 알지 못하는 파울리아는 계속해서 힘을 모아 보려 했지만 번번이 실패를 하고 말았다.
그때 뇌옥의 문이 열리며 두 명의 중년인이 들어왔다.
다름 아닌 듀크 공작과 그의 부관이었다.
“후후. 이렇게 다시 보게 되니 무척 반갑군. 안 그런가?”
“..................”
“자네 얼굴은 그렇게 반가운 얼굴이 아니군.”
“네놈은 누구지?”
공작은 상대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자 한순간 당황스런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게 무슨 소리지? 나를 모른다는 건가?”
공작의 말에 파울리아는 순간 유빈의 기억을 뒤적이기 시작했다.
듀크공작은 한동안 상대가 자신의 말에 대꾸를 않고 무언가 생각에 잠기자 그저 말없이 상대가 입을 열기만 기다렸다.
“크크. 그렇군. 이 몸의 주인과 한바탕 싸운 적이 있는 놈이군. 또한 어둠의 힘을 사용하고...”
듀크공작은 상대의 말에 한순간 이해를 하지 못하고 되물었다.
“뭐라고? 몸의 주인?”
“크크. 그렇게 놀랄 것 없다. 나는 그저 이놈의 정신을 장악해서 몸을 차지하고 있는 것뿐이니...”
이번엔 듀크공작이 한동안 아무 말 없이 생각에 잠기자 파울리아가 이번엔 공작이 입을 열기를 기다렸다.
“네놈 말을 도저히 이해 할 수가 없군.”
“이해할 필요도 없고 이해시킬 생각도 없다. 그나저나 대체 이 몸에다 무슨 짓을 한 것이기에 어둠의 힘이 모이지 않는 거지?”
듀크공작은 또다시 상대가 어둠의 힘을 말하자 머릿속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지금 네놈이 차고 있는 족쇄는 힘을 흩어놓는 마법 아이템으로 되어 있다. 결코 그것을 풀수 없으니 얌전히 있어라.”
“그런가? 그런데 네놈은 누구에게 어둠의 힘을 받은 것이냐?”
공작은 상대가 정확히 자신의 상황을 물어오자 이상한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런 생각이 들기 시작하자 상대가 분명 외모는 전에 자신과 싸웠던 놈이 확실한데 느껴지는 기운은 전혀 달랐다.
자신과 싸울 때의 기운은 자연의 기운이 많이 느껴졌는데 지금은 자신과 비슷한 어둠의 기운이 느껴지기 때문이었다.
“도대체 네놈은 누구지?”
“나는 마계를 지배하는 마왕 파울리아다.”
순간 듀크공작의 눈에 비릿한 조소가 떠올랐다.
“크하하... 네놈이 마계를 지배하는 마왕이란 말이냐?”
공작의 괴소에 파울리아는 얼굴을 찡그렸다.
“네놈이 정령 죽고 싶은가보구나. 이까짓 마법물품으로 나를 얼마나 묶어 둘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느냐?”
파울리아는 아직 유빈의 몸을 완전히 장악하지 못해 힘을 쓰지 못하지만 유빈의 몸만 완전히 장악한다면 이까짓 사슬쯤은 쉽게 풀수 있었다.
그러나 그런걸 알지 못하는 듀크 공작은 그저 상대가 허풍을 떤다고 생각했다.
“후후. 그럼 열심히 풀어보도록 하게. 어차피 벨트로젠님께서 오시면 네놈 말의 진위여부는 가려질 테니...”
파울리아는 벨트로젠의 이름을 듣고는 분노에 몸을 떨었다.
“크아악~ 벨트로젠 그놈이 이곳에 있단 말이냐?”
벨트로젠....
그는 파울리아가 마계를 지배할 때 마계의 다섯귀족중 하나로 파울리아를 검에 봉인시킨 귀족중 하나였다.
지금 그의 이름을 들으니 파울리아의 분노는 하늘을 찌를 듯 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아직 힘을 찾지 못한 파울리아는 그저 분노를 삭여야 할 뿐이었다.
“후후. 벨트로젠님을 알고 있다니 또한 그리 친한 관계가 아닌 듯하니 더욱 풀어 줄 수가 없겠군. 부관 감시를 철저히 하게.”
“네. 전하.”
듀크 공작은 몸을 돌려 지하뇌옥을 빠져 나갔다.
한편 헤밀경과 실버호크 기사단은 아이라가 본체로 돌아가 반란군의 군대에 공격을 퍼붓고 이내 반란군의 군대가 후퇴를 하자 자신들 역시 군대를 이끌고 카르안 평원에 주둔하고 있을 본대로 돌아갔다.
그들을 헌트 황자가 직접 마중 나와 맞이했다.
“어서 오게 헤밀경.”
헤밀경과 실버호크 기사들이 일제히 황자의 앞에 무릎을 꿇고는 신하의 예를 올렸다.
“황자 전하를 뵙습니다.”
“아~ 그만 예는 그만 차리고 일어나세요. 그런데 유빈은...?”
“그게... 사령관님께선 전투 중 적들의 기습 조에 그만 납치를 당하신 듯 합니다.”
헤밀경의 말에 황자와 바르본 후작등 다른 귀족들이 믿기지 않은 눈으로 헤밀경을 바라보았다.
“아니 헤밀경 누가 있어 그를 납치 할 수 있단 말이오?”
“그것이... 그 전에 듀크공작과 세 명의 마족들과 싸움에 그들을 물리치긴 했지만 사령관님께서도 부상을 당하셔서....”
헤밀경은 말을 끝내지 못했다.
황자와 다른 귀족들 역시 멍한 시선으로 그저 헤밀경을 바라 볼 뿐이었다.
누가 있어 그랜드 마스터의 경지에 오른 유빈을 납치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겠는가.
그만큼 그들의 충격은 컸다.
“그렇다면 적들은 협곡을 통과하여 진군 중이겠구려.”
황자가 힘없는 목소리로 헤밀경에게 물었다.
황자의 말에 헤밀경이 자신과 함께 돌아온 실버호크 기사들을 둘러보고는 이내 황자를 향해 말을 했다.
“그것이... ”
헤밀경은 아이라가 드래곤이었다는 사실을 말해야 할지 망설이고 있었다.
“황자전하 그것 때문에 긴히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헤밀경은 다른 사람은 몰라도 일단 황자에게는 보고를 해야겠다고 결심을 했다.
헌트황자는 그런 헤밀경을 데리고 자신의 막사로 들어가 둘만의 자리를 만들었다.
“자 이제 말해보게 무슨 일인가?”
“네. 다름 아니라 아이라님에 대한 것입니다.”
헤밀경의 말에 헌트황자의 눈에 이체가 떠올랐다.
그리곤 헤밀경이 말을 잇기 전에 황자가 먼저 입을 열었다.
“혹시 아이라님께서 본채로 돌아가셨는가?”
“헉.... 아니. 황자 전하께선 알고 계셨습니까?”
“흠... 역시 그렇군. 혹시나 했는데. 그렇다면 적들은 더 이상 진군을 못하고 후퇴를 했겠군.”
“네 그렇습니다. 전하 사령관님께서 납치를 당하시자 아이라님께서 분노하시어 본채로 돌아가 적들에게 엄청난 공격을 퍼부었습니다. 자세한건 알 수 없지만 돌아간 인원이 고작 40만정도 밖에 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군. 그나마 다행이군. 유빈이 납치 된 건 확실한가?”
“네 전하 사령관님을 지키고 있던 이안도련님께서 직접 목격하신 것이니 틀림없을 것입니다.”
“그렇군... 자네는 나가서 각 귀족들에게 회의를 준비하도록 하게.”
“네 전하.”
헤밀경이 나가자 헌트황자는 유빈을 떠올리며 낮게 중얼거렸다.
“무사해야 하네. 기필코 자네를 구해 내겠네...”
헌트 황자의 얼굴에 결연한 표정이 서렸다.
한편 유빈은 몸과 정신이 분리되어 다른 세계를 경험하고 있었다.
[음... 이곳은 어디지?]
유빈이 정신을 차린 곳은 온통 환한 빛과 함께 꿈속에서나 보암직한 풍경들로 가득했다.
또한 어쩐 일인지 유빈의 모든 감각은 극에 달해 있었다.
눈을 감고 있어도 모든 사물이 감지되고 또한 분명 처음 와보는 곳인데도 무척이나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도대체 어찌된 일이지?]
유빈은 주위를 둘러보다 그만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이 있는 곳이 땅이 아닌 허공에 붕 떠 있는 것이었다.
[헛... 이게... 무슨....]
놀란 유빈이 급히 내공을 끌어올려 제운보의 묘리로 몸을 가볍게 하려 하였지만 이내 그럴 필요가 없다는 걸 느꼈다.
유빈의 몸은 허공에 뜬체 아래로 떨어지지 않고 그대로 있기 때문이었다.
[내가 하늘을 날고 있는 건가?]
유빈이 어리둥절하고 있을 때 순간 공간이 일그러지며 흐릿한 영상이 맺히기 시작했다.
그 모습은 처음엔 오색의 영롱한 빛을 띠더니 이내 명확한 모습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빛 무리가 점차 하나의 형상을 갖추더니 이내 그 앞에 아이라보다 더욱 아름답고 요염한 여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제야 보게 되네요. 비로써 인간의 몸으로 이곳 신계로 들어선 세 번째 사람이 나타났군요.]
여인의 목소리는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아니 인간의 목소리처럼 들리지 않았다.
마치 꿈속에 사랑하는 여인의 목소리처럼 몽롱한 감을 주며 마음을 편하게 만드는 매력적인 목소리였다.
[당신은 누구죠? 나를 알고 있나요?]
[호호호. 물론 알고 있죠. 다른 세계에서 차원의 외곡으로 인해 이곳으로 온 유빈님이 아닌가요?]
[음... 당신은 누구죠?]
[나는 신계와 마계. 그리고 인간과 유사종족이 머물고 있는 중간계의 조율을 맡고 있는 하급신인 유시아나라고 해요.]
[그럼 당신이 신이란 말인가요?]
[호호... 그래요. 비록 하급신이긴 하지만 분명 신이긴 하죠.]
[그렇군요. 그렇다면 내가 왜 이곳에 있는 건지 말해줄 수 있나요?]
[물론 당연히 말씀드려야겠죠. 유빈님은 중간계 에서 세 번째로 인간의 능력을 벗어나 하급신의 능력에 맞먹는 힘을 소유한 사람이 되었어요. 아직은 그 힘이 조금 부족하지만 이제 다시 중간계로 돌아가 유빈님의 정신계를 장악하고 있는 파울리아의 힘만 흡수한다면 능히 인간으로 신의 능력과 버금가는 힘을 가지게 될 거에요.]
[파울리아? 내 정신계를 장악하고 있다고요? 도대체 그게 무슨 말이죠?]
[호호호. 그리 놀랄 필요는 없어요. 돌아가게 된다면 모든 걸 다 이해할 수 있을 테니까요. 단지 제가 유빈님의 정신을 이곳으로 부른 이유는 아직 유빈님의 정신이 파울리아의 힘을 이겨내기는 힘들어 제가 잠시 이곳으로 부른 거죠. 인간이 이곳에 오는 것 만 으로도 인간의 모든 능력을 최상으로 만들어주니 이제 돌아가게 된다면 파울리아와 싸워 그리 밀리진 않을 거예요.]
[그런데. 아까부터 파울리아라고 하는데 그게 도대체 어떤 놈이죠?]
[아. 제가 그걸 말씀 안 드렸군요. 파울리아는 수 만 년 전 마계를 지배하던 마왕이었어요. 하지만 그는 자신의 밑에 있던 다섯 마계의 귀족으로부터 검에 봉인을 당해 검속에서 수만년 동안 잠들어 있었죠. 유빈님이 들고 다니던 그 검에 말이죠. 그런데 유빈님이 듀크공작과 세 명의 마족과의 싸움에서 사용한 엄청난 힘으로 인해 검에 잠들어 있던 파울리아의 정신이 깨어나게 된 거죠. 지금은 유빈님의 정신과 몸을 모두 장악한 상태이구요.]
[젠장 내 몸에 그 파울리아란 놈이 들어와 있단 말이로군요.]
[네... 그래요.]
[그러다면 빨리 돌아가야 갰군요. 어서 나를 돌려 보네 주시오.]
[잠깐만요. 아직 더 들어야 할 게 있어요.]
[...........?]
유빈은 마음이 조급했으나 더 들어야 한다는 말에 조급한 심정으로 유시아나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현제 중간 계엔 마계의 다섯 마왕중 한명인 벨트로젠이 머물고 있답니다. 그는 이전의 파울리아의 힘보다 더욱 큰 힘을 얻어 중간 계를 어지럽히고 있답니다. 유빈님이 중간 계에서 싸운 듀크공작이 벨트로젠에게 어둠의 힘을 얻은 부하고 벨트로젠은 바르본 공작의 몸을 차지 한 체 움직이고 있습니다. 벌써 벨트로젠은 여럿의 드래곤을 죽이고 인간들마저 서로 전쟁을 하게 만들어 자멸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유빈님께서 그를 막아 주셔야 합니다.]
유빈은 유시아나의 말에 그간의 일이 비로써 이해가 되었다.
[그건 말하지 않아도 그렇게 하려 하였소.]
[그래요. 알아요. 제가 말씀드리지 않아도 유빈님은 그렇게 하실 거란 걸. 그저 참고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말씀드리는 것뿐이 랍니다. 자 그럼 이제 다시 중간계로 돌려 보네 드릴게요. 아마 다시 만나게 될 거에요. 그럼 부디 그때까지 몸조심 하세요.]
유시아나의 말이 끝나자 나타날 때와 마찬가지로 유시아나의 몸이 밝은 빛으로 물드는가 싶더니 주위의 모든 풍경들이 그 빛을 중심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 했다.
그리고는 이내 환하던 주위가 질흙같이 어두워지더니 이내 아무것도 분간할 수 없는 어둠만 가득했다.
어둠이 이내 서서히 회색빛을 띠더니 유빈은 비로써 자신의 몸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그러나 유빈은 몸이 전혀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자 당황스러움을 금치 못했다.
그때 머릿속을 울리는 음침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크크?. 드디어 이 몸의 주인이 돌아온 것인가?]
[으~읔... 네놈이 파울리아란 놈인가?]
[호~ 나를 알고 있나?]
유빈의 정신은 이미 몸 안으로 들어와 있었으나 또한 파울리아 역시 유빈의 몸에 함께 있자 유빈은 극도로 정신적인 고통을 느껴야 했다.
[치잇~ 어서 내 몸에서 나가라...]
[크크크. 네놈 몸이라고? 글쎄 이전엔 네놈의 몸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이젠 내 몸이 되었는걸 어쩌겠나?]
[크읔~ 젠장...]
[후후~ 고통스럽나? 아마 그럴 것이다. 고통을 줄이려면 지금 내가 들고 있는 검으로 들어가는 방법도 있으니 어떤가?]
[헛소리...]
유빈은 점차 커져가는 고통에 정신이 혼미해 짐을 느꼈다.
그러나 고통이 커질수록 유빈은 더욱 그 고통에 저항하는 힘마저 커지고 있었다.
유빈은 어떻게 해야 자신의 몸을 자치하고 있는 파울리아를 몰아 낼 수 있을지 생각했다.
‘젠장... 놈을 몰아내기는커녕 고통을 참아내기도 힘이 드는군.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분명 저놈을 이길 힘이 있다고 했는데.’
유빈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순간 머릿속을 때리는 한 가지 기발한 생각이 떠올랐다.
‘분명 나와 저놈은 내 머릿속의 정신계에 함께 있으니 지금은 몸을 차지한 저놈이 더 큰힘을 발휘 할 수 있지만 내가 몸을 차지한다면 저놈의 힘은 줄어들겠지? 어차피 몸은 정신이 지배를 하는 것이니... 후훗. 그렇다면 내가 더욱 유리하지...’
유빈은 그렇게 생각하고 운기행공을 시작했다.
몸은 비록 움직일 수 없지만 이미 유빈의 경지는 생각만으로 운기행공을 할 수 있는 경지에 닿아 있기 때문에 그리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그러나 그것이 전혀 위험하지 않는 건 아니었다.
만약 유빈의 뜻대로 운기를 행할 때 외부에서 어떤 충격을 받게 된다면 유빈과 파울리아는 동시에 커다란 충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유빈은 그런 한가한 걱정을 할 틈이 없었다.
한시라도 빨리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유빈이 운기행공을 시작하자 파울리아는 자신이 장악한 몸에서 이상한 기운이 움직이는 걸 느끼고는 깜짝 놀랐다.
[이놈. 무엇을 하는 것이냐?]
[후후... 잠시 후면 알게 될 것이다. 그러니 궁금하더라도 잠시만 참아라.]
유빈은 고통 속에서도 웃으며 파울리아에게 말을 했다.
유빈이 운기를 시작하자 전보단 그 느낌이 미미하지만 어느 정도 기운이 움직이는걸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기운이 움직임과 동시에 그 기운을 막는 기운역시 느낄 수 있었다.
다름 아닌 파울리아의 어둠의 힘이 유빈이 일으키는 기운을 가로 막고 있었다.
[놈. 뜻대로 되게 나둘 줄 아느냐?]
유빈은 파울리아가 뭐라고 하던 대꾸도 않고 오로지 운기에만 정신을 집중했다.
조금의 시간이 흐르자 한곳에서 막고 있던 어둠의 힘이 허물어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허헛... 이노옴....]
파울리아는 자신의 기운이 아닌 다른 기운이 온몸을 휘저으며 돌아다니자 당황하며 더욱 자신이 가진 어둠의 힘으로 그 기운을 막으려 했다.
그러나 다행인지 불행인지 몸에 채워진 족쇠 때문에 파울리아의 힘은 그다지 강하지 않았다.
반면 유빈의 기운은 이상하게 전혀 그 족쇠의 영향을 받지 않고 온몸을 휘돌고 있었다.
한곳한곳 어둠의 힘이 무너지고 유빈의 기운이 몸을 잠식하자 파울리아는 점차 유빈의 정신 한 구석으로 내몰리고 있었다.
[크~ 안돼... 이노옴... 멈춰라... 그만....]
그러나 유빈은 결코 멈출 생각이 없었다.
꽤 긴 시간동안 유빈과 파울리아의 힘겨루기는 계속 되었다.
그러나 결국 파울리아는 유빈에게 다시금 몸과 정신을 내어주고 유빈의 정신 한쪽에 밀려나 버렸다.
[흐음... 이제 된 건가?]
[크으윽... 또다시 몸을 잃고 마는 건가?]
[이봐 확실히 집고 넘어가자고 이 몸은 내 몸이라고 그러니 이만 내 몸에서 나가 주게나.]
유빈이 그렇게 말하고 기운을 끌어올리자 유빈의 정신 한쪽에 있던 파울리아의 정신은 모든 힘을 유빈의 몸에 남겨 놓고 소멸 되어 버리고 말았다.
유빈과 파울리아의 정신적 싸움은 그렇게 유빈의 승리로 끝이 났다.
“후~ 우... 어랏? 이게 어찌된....?”
유빈이 육신의 눈을 뜨자 주위 풍경이 보이고 이내 지하뇌옥의 풍경을 보고는 황당한 마음이 들었다.
“뭐야 그 대단하단 놈이 고작 이런 뇌옥에 처박혀 있단 말이야? 그것도 이렇게 족쇄까지 차고...? 그놈 마계를 지배한 놈이 맞긴 맞는 거야?”
그때 뇌옥의 문이 열리고 듀크 공작과 바르본 공작의 몸을 장악한 벨트로젠이 들어왔다.
P.S 후~ 아 이젠 한편 한편이 너무 힘이드네요. 어찌 스토리를 역어가야 할지 난감하네요... ^^
다들 즐겁게 보시고 너무 늦게 올라온다고 욕하지 마세요... 일이 너무 많아서...ㅠㅠ (매일 일핑계된다고 더 화내실라 ^^)
아무튼 즐겁게 보시고 댓글 추천은 마니 해주실수록 좋아요...^^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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