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은 침대에 누워 있었고,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열 네 살부터 성경험이 있던 가오리는 기름으로 강준을 문질러 주었다.
강준은 그녀의 이름조차 묻지 않았다. 하긴 이렇게 만나는 사이인데 이름을 알아야 할 필요는 없지.
그녀는 강준의 성기 뿌리를 잡고, 콘돔을 꺼내 입에 물었다. 그리고는 단 한 번의 동작으로 그것을 강준의 물건에 씌웠다.
그녀는 능숙한 동작으로 강준의 귀두를 핥았다. 강준은 말했다. “천천히 해!”
“이 방면에는 내가 전문가야.”
강준은 자기가 먹었던 약들을 생각했다. 열심히 놀다 보니 약 먹을 시간 놓친 게 아닌가?
가오리는 강준의 몸 위에 올라탔고 강준은 그녀의 가슴을 만지며 놀았다. 그녀의 엉덩이는 상하 좌우로 강준의 물건을 빨아 들였다.
강준은 즐거운 기분으로 그녀의 얼굴을 보고 있었는데,
그의 눈 앞에 이상한 영상이 보인다. 누군가가 스키장에서 선글라스를 쓴 여자를 밀어 버리는 그 영상이…
“아악!”
아사쿠사 부근의 서민 아파트.
후지와라 마사히토는 손녀 가오리가 호텔방에서 전송해 온 사진을 보고 있었다.
“할아버지, 어쩌면 좋아요?”
그는 가오리가 뭘 하고 다니는지 모르진 않았지만, 한푼 없는 처지라 뭐라고 할 수 없었다. 자기 능력껏 사는 거지.
그는 안절부절 못하는 가오리가 전송해 준 남자의 사진을 보았다. 남자의 상태에 따라 그냥 도망 나오라든지 어쩌든지 말을 해 줄 것이었다.
그런데…
그의 뇌리에 절대 잊혀지지 않는 한 얼굴이 떠오른다. 마츠나가 미츠루….
닮았다. 이렇게 닮을 수도 있나? 그는 주먹을 꽉 쥐었다.
그는 재빨리 대답했다. “어디냐 ? 할아버지가 지금 가마.”
--
그는 없는 돈에 택시까지 불러 타고 (일본의 택시 값은 한국의 5배), 오다이바까지 갔다. 잘만 하면 영구미제 사건도 해결하고 그의 더럽혀진 명예도 되찾을 기회다.
호텔 스위트룸에 도착한 마사히토는 땅바닥에서 벌거벗고 딩굴고 있는 강준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뭘 하다 저렇게 되었는지는 물어 볼 필요도 없다.
강준은 거품을 토하며 온몸을 웅크리고 딩굴고 있었다. 마사히토는 강준의 불알을 보았다. 꽤 크구만. .. 확실히 마츠나가 미츠루 그놈과 닮았어.
“할아버지. 그래도 아까보단 좀 나아졌어. 아까는 정말 죽는 줄 알았지 뭐야?”
“일단 호텔 내의 의무팀을 불러, 스위트룸이니 빨리 올 거야. 연락처 찾아서 사람을 불러 와.”
--
다음날.
가와사키에서 돌아와 숙소인 제국호텔에 도착한 하단우와 이강혜는 자신들을 찾는다는 연락을 받고 로비를 찾아갔다.
한 초라한 노인이 와 있었다.
“혹시 리 칸쥰이라고 아십니까?”
강혜는 조금씩 일본어에 귀가 열리던 지라 이 말을 알아 들었다. “이강준이요?”
“네. 그 사람을 보호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단우가 말했다. “뭐라는 거야?’ “조용해”
노인은 폰을 꺼내 병원에 누워 있는 강준의 사진을 보여 주었다.
“왜 이렇게 된 거지요? 당신 누구야?” 강혜가 노인에게 다가갔다.
노인은 잔인한 표정을 지으며 뭐라고 일본말로 늘어놓았다. 강헤는 이 말을 알아들을 리가 없다.
단우가 말했다. “일단 따라가 보자. “
.. 병원은 오다이바 부근에 있었다. 강혜가 한국어로 말했다. “그래 강준이를 혼자 내버려 두는 게 아니었어.” “….”
단우 일행은 병원에서 일단 안정을 되찾은 강준을 만났다. 마사히토와 그 손녀 가오리도 같이 있었다.
강혜가 말했다. “당신에게 감사를 드리고 싶네요.” 그녀는 지갑에서 만엔짜리 지폐 한 묶음을 꺼냈다.
마사히토는 형사 생활을 하면서 후쿠자와 유키치(만엔짜리에 나오는 인물)의 얼굴을 많이 봤다. 하지만 그의 몫은 아니었고, 압수한 폭력조직이나 마약조직의 돈이었다. 아무래도 북한과 가까운 니이가타이다 보니 조총련 돈도 적잖게 압수했었고, 그의 한국에 대한 지식이 적잖이 도움이 되었다.
백만엔이면 작은 돈은 아니다. 하지만 이 돈을 받아 챙기면 다시 그들을 볼 일이 없어진다.
“받을 수 없어요. 나는 내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치료비와 수송비는 따로 청구될 것이니, 간병비만 받겠습니다.”
가오리는 이런 마사히토의 모습을 보고 실망했다. 하지만 마사히토는 그녀는 본 척도 하지 않았다.
“그래도 뭐라고 사례를 해야 하는데..” 강혜가 말했다. “아닙니다.”
“연락처라도 남겨 주세요.” 그녀는 종이와 펜을 내밀었고, 마사히토는 가오리의 도쿄 아파트 주소와 전화번호를 남겼다.
마사히토가 말했다. “가오리. 가자.” “네, 할아버지.” 가오리는 백만엔을 거절한 마사히토가 원망스러웠지만 어쩔 수 없다.
병원을 나서던 마사히토가 말했다. “가오리. 너 먼저 집에 가라.”
“왜지요?” “이 병원에 내 친구가 장기입원해 있다는 게 생각났다. “
“알았어요..”
… 내가 어떻게 실마리를 잡았는데, 그냥 놓칠 것 같은가? 나는 이 일로 한푼도 벌지 못해도 상관없다. 불명예 해직된 내 명예만 되찾으면 된다.
--
병실에서 잠든 강준을 앞에 둔 채 강혜와 단우는 앞일을 논의하고 있었다. 이 때 하중경이 나타났다.
“당신이 강준을 혼자 보내게 해서 이렇게 됐잖아요?” 강혜가 원망?다. 중경이 답한다.
“강준이가 혼자 나가서 생긴 일을 날보고 어떡하란 말인가?”
“이제 어떡하지요? 데라지마 교수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지금 같은 세상에 찾아보면 나오지. 돈 뒀다 뭐에 쓸 테냐?”
단우가 말했다. “데라지마가 답이 없을 수도 있잖아요?”
“그래도 가능한 모든일을 해 봐야지.”
이 때 문이 열렸다. 마사히토이다. 하중경은 재빨리 사라졌다.
“자네들, 데라지마란 사람을 찾나?”
“한국말을 알아 듣나요?” “나는 한국에서 태어났다. 말은 못해도 알아는 듣는다. 나는 형사 출신이야. 사람 찾는 건 일도 아니지.”
단우가 말했다. “그런 우리 일인데… “ “아니야. 강준이를 살려 주셨는데 도와까지 주신다니 받아 들여야지.”
마사히토는 신에게 감사하고 싶었다. 일이 의외로 대단히 쉽게 풀리는군.
“내가 찾아낼 테니 걱정마. 다만 활동비가 좀 필요한데…”
강혜는 돈다발을 마사히토에게 주었다.
“고맙네. 2일 안에 결과를 주지.”
마사히토는 밖으로 나갔다. 강혜가 말했다. “참 좋은 분이야.”
단우가 말했다. “하지만 저 사람을 어떻게 믿지? 저 사람이 형사인지 아닌지도 모르잖아?”
“강준이를 살려 주고 어디 있는지 알려 준 사람이야. 일본 사람들이 남의 일에 관심갖지 않는데, 저 분은 저렇게까지 해 줬어. 우리를 해칠 사람은 아니야.”
“세상 일은 모르는 거고, 감이 안 좋아.” “괜찮아. 나는 사업하는 사람이야. 그것도 모르고 무슨 일을 해?”
“…”
“일단 강준이는 한국으로 보내고, 우리는 데라지마 박사를 만나러 가는 거야. 알았지?”
“그래도 불안한데… 중경 할아버지에게 물어보자.”
하중경은 공중에서 그들의 모습을 바라 보았다. 저주를 풀려면 모두 다 풀어야지. 강준의 저주를 풀어 준다고 약속만 안 했어도 그들 앞에 나타나서 막았겠지만,
강준의 저주를 풀려면 이만국의 죄를 해결해야 한다. 그게 안 되면 하중경 자신이 직접 소멸되어서 강준을 살려야 하는데, 그러면 하씨 종가를 구원할 길이 없어진다.
이 모든 것이 다 자신들의 과거로부터 비롯된 일이다. 그는 하씨종가만 구하면 되지, 강혜와 한 약속 이외에 더하여 이만국 일가까지 살려 줘야 할 의무는 없었다.
다음날 서울.
마사히토가 연락을 해올 때까지 굳이 일본에서 시간 낭비할 필요는 없었으므로 일행은 일단 서울에 돌아왔다.
강혜는 회사 사무실에 도착해 일을 보고 있었다.
“저, 부회장님, 유민주라는 분이 찾아왔습니다.”
“나 그 사람 볼 일 없어요. 나가 보세요.”
“급한 일이라고… “ “그 여자 협박꾼이예요. 쫓아내세요.”
--
로비에서 유민주는 옆에 있는 레온에게 할 말을 생각하고 있었다.
시간이 이제 별로 없다. 돈 갚기로 한 날은 3일인데,
돈 나올 구멍이 없다. 이강혜는 이제 공격해도 더 이상 반응이 없고, 하단우까지 손을 잡았으니 무너뜨리기 힘들다.
레온이 말했다. “뭐래, 안 쨉?” “안 돼긴. 이제부터 되게 해야지.”
그녀는 눈을 잠시 감았다. 대대로 알고 지내던 점장이가 있다. 한번은 나를 도와 주겠지.
--
단영은 단우가 돌아오자 별 목적 없이 외출을 떠났다.
시내에 나가서 갤러리들을 돌아 보는 게 그녀의 외출의 전부다. 이제 그녀는 집안에서 아무런 희망도 없이 살다가 죽겠지.
전기형의 전시회가 열리던 그 갤러리 앞까지 왔다.
그녀는 차에서 내려 안으로 들어갔다.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 그림이 많이 없었다. 그녀는 그냥 그림만 바라볼 뿐 말이 없다.
무슨 돈으로 그가 유학을 할 수 있었는지 그녀는 감조차 잡히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의 그의 그림들은 여유가 있는 사람의 그림같았다.
“혹시 구입의사가 있으신지요?” 갤러리 직원이 물었다. 그녀는 잠시 숨을 고르다가 말했다. “네.”
“그렇다면.. “ “혹시 지금이라도 이 그림 작가님과 연락이 될 수 있을까요?” “… 알아 보지요.”
전기형을 한번 꼭 만나 보고 싶다.
==
하단우는 집안에서 강준이가 준 자료들과, 집안의 여러 문서들을 최대한의 힘으로 해독하고 있었다.
집안의 어두운 역사들, 악한 사람들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고, 어떻게 겨우 600여년 동안 양자를 스무 번이나 하게 되었는지도 배웠다.
하지만 왜 저주가 생겼는지는 아직도 감이 잡히지 않았다. 이 때 전화가 울렸다.
“여보세요?” “….”
일본말이잖아? 그는 일본어를 모른다. “스미마센, 와카리마센데시다. “(미안해요. 못 알아 듣겠어요.”
그러자 전화가 끊기더니, 팩스가 울리기 시작했다.
팩스에는 일본어와 한자로 뭐라고 써 있다. 그는 이를 겨우 알아볼 수 있었다.
“데라지마 스스무 교수는 이미 사망. 그의 사위이자 수제자인 데라지마 슈이치 명예교수는 니가타 대학 민속학부에 있음.”
…
단우는 강혜에게 전화를 걸었다.
==
7부는 니가타로 날아간 단우, 강혜의 이야기, 전기형과 재회한 단영의 이야기, 마사히토와 가오리 두 사람의 음모, 유민주와 레온에게 들어가는 하은선과 차성진의 영혼들, 그리고 밝혀지는 이만국의 재산형성과정을 다룹니다.
8부는 차츰 이만국, 이강혜를 조이는 목줄과 하단우의 상태 악화, 형세역전을 위한 특단의 조치와 그 여파를 다룹니다.
9부는 각성한 사육신 영혼들과 계유정난 주역들의 대결로, 세조 내외의 능이 파괴되고, 이만국 이강혜가 노산군의 장능을 불태우러 영월로 가지만 역효과가 난다는 이야기이며,
10부는 계유정난의 무대였던 경복궁에서 최후의 결전이 벌어지고, 청와대가 코앞인 곳이니 군대가 출동하며, 하단우는 모두의 파멸을 막기 위해 최후의 결단을 내리는 것이 이 소설의 결말입니다.
해피엔딩이 될지, 안 될지는 나도 모릅니다. 하지만 완결은 냅니다.
강준은 그녀의 이름조차 묻지 않았다. 하긴 이렇게 만나는 사이인데 이름을 알아야 할 필요는 없지.
그녀는 강준의 성기 뿌리를 잡고, 콘돔을 꺼내 입에 물었다. 그리고는 단 한 번의 동작으로 그것을 강준의 물건에 씌웠다.
그녀는 능숙한 동작으로 강준의 귀두를 핥았다. 강준은 말했다. “천천히 해!”
“이 방면에는 내가 전문가야.”
강준은 자기가 먹었던 약들을 생각했다. 열심히 놀다 보니 약 먹을 시간 놓친 게 아닌가?
가오리는 강준의 몸 위에 올라탔고 강준은 그녀의 가슴을 만지며 놀았다. 그녀의 엉덩이는 상하 좌우로 강준의 물건을 빨아 들였다.
강준은 즐거운 기분으로 그녀의 얼굴을 보고 있었는데,
그의 눈 앞에 이상한 영상이 보인다. 누군가가 스키장에서 선글라스를 쓴 여자를 밀어 버리는 그 영상이…
“아악!”
아사쿠사 부근의 서민 아파트.
후지와라 마사히토는 손녀 가오리가 호텔방에서 전송해 온 사진을 보고 있었다.
“할아버지, 어쩌면 좋아요?”
그는 가오리가 뭘 하고 다니는지 모르진 않았지만, 한푼 없는 처지라 뭐라고 할 수 없었다. 자기 능력껏 사는 거지.
그는 안절부절 못하는 가오리가 전송해 준 남자의 사진을 보았다. 남자의 상태에 따라 그냥 도망 나오라든지 어쩌든지 말을 해 줄 것이었다.
그런데…
그의 뇌리에 절대 잊혀지지 않는 한 얼굴이 떠오른다. 마츠나가 미츠루….
닮았다. 이렇게 닮을 수도 있나? 그는 주먹을 꽉 쥐었다.
그는 재빨리 대답했다. “어디냐 ? 할아버지가 지금 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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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없는 돈에 택시까지 불러 타고 (일본의 택시 값은 한국의 5배), 오다이바까지 갔다. 잘만 하면 영구미제 사건도 해결하고 그의 더럽혀진 명예도 되찾을 기회다.
호텔 스위트룸에 도착한 마사히토는 땅바닥에서 벌거벗고 딩굴고 있는 강준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뭘 하다 저렇게 되었는지는 물어 볼 필요도 없다.
강준은 거품을 토하며 온몸을 웅크리고 딩굴고 있었다. 마사히토는 강준의 불알을 보았다. 꽤 크구만. .. 확실히 마츠나가 미츠루 그놈과 닮았어.
“할아버지. 그래도 아까보단 좀 나아졌어. 아까는 정말 죽는 줄 알았지 뭐야?”
“일단 호텔 내의 의무팀을 불러, 스위트룸이니 빨리 올 거야. 연락처 찾아서 사람을 불러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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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가와사키에서 돌아와 숙소인 제국호텔에 도착한 하단우와 이강혜는 자신들을 찾는다는 연락을 받고 로비를 찾아갔다.
한 초라한 노인이 와 있었다.
“혹시 리 칸쥰이라고 아십니까?”
강혜는 조금씩 일본어에 귀가 열리던 지라 이 말을 알아 들었다. “이강준이요?”
“네. 그 사람을 보호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단우가 말했다. “뭐라는 거야?’ “조용해”
노인은 폰을 꺼내 병원에 누워 있는 강준의 사진을 보여 주었다.
“왜 이렇게 된 거지요? 당신 누구야?” 강혜가 노인에게 다가갔다.
노인은 잔인한 표정을 지으며 뭐라고 일본말로 늘어놓았다. 강헤는 이 말을 알아들을 리가 없다.
단우가 말했다. “일단 따라가 보자. “
.. 병원은 오다이바 부근에 있었다. 강혜가 한국어로 말했다. “그래 강준이를 혼자 내버려 두는 게 아니었어.” “….”
단우 일행은 병원에서 일단 안정을 되찾은 강준을 만났다. 마사히토와 그 손녀 가오리도 같이 있었다.
강혜가 말했다. “당신에게 감사를 드리고 싶네요.” 그녀는 지갑에서 만엔짜리 지폐 한 묶음을 꺼냈다.
마사히토는 형사 생활을 하면서 후쿠자와 유키치(만엔짜리에 나오는 인물)의 얼굴을 많이 봤다. 하지만 그의 몫은 아니었고, 압수한 폭력조직이나 마약조직의 돈이었다. 아무래도 북한과 가까운 니이가타이다 보니 조총련 돈도 적잖게 압수했었고, 그의 한국에 대한 지식이 적잖이 도움이 되었다.
백만엔이면 작은 돈은 아니다. 하지만 이 돈을 받아 챙기면 다시 그들을 볼 일이 없어진다.
“받을 수 없어요. 나는 내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치료비와 수송비는 따로 청구될 것이니, 간병비만 받겠습니다.”
가오리는 이런 마사히토의 모습을 보고 실망했다. 하지만 마사히토는 그녀는 본 척도 하지 않았다.
“그래도 뭐라고 사례를 해야 하는데..” 강혜가 말했다. “아닙니다.”
“연락처라도 남겨 주세요.” 그녀는 종이와 펜을 내밀었고, 마사히토는 가오리의 도쿄 아파트 주소와 전화번호를 남겼다.
마사히토가 말했다. “가오리. 가자.” “네, 할아버지.” 가오리는 백만엔을 거절한 마사히토가 원망스러웠지만 어쩔 수 없다.
병원을 나서던 마사히토가 말했다. “가오리. 너 먼저 집에 가라.”
“왜지요?” “이 병원에 내 친구가 장기입원해 있다는 게 생각났다. “
“알았어요..”
… 내가 어떻게 실마리를 잡았는데, 그냥 놓칠 것 같은가? 나는 이 일로 한푼도 벌지 못해도 상관없다. 불명예 해직된 내 명예만 되찾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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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실에서 잠든 강준을 앞에 둔 채 강혜와 단우는 앞일을 논의하고 있었다. 이 때 하중경이 나타났다.
“당신이 강준을 혼자 보내게 해서 이렇게 됐잖아요?” 강혜가 원망?다. 중경이 답한다.
“강준이가 혼자 나가서 생긴 일을 날보고 어떡하란 말인가?”
“이제 어떡하지요? 데라지마 교수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지금 같은 세상에 찾아보면 나오지. 돈 뒀다 뭐에 쓸 테냐?”
단우가 말했다. “데라지마가 답이 없을 수도 있잖아요?”
“그래도 가능한 모든일을 해 봐야지.”
이 때 문이 열렸다. 마사히토이다. 하중경은 재빨리 사라졌다.
“자네들, 데라지마란 사람을 찾나?”
“한국말을 알아 듣나요?” “나는 한국에서 태어났다. 말은 못해도 알아는 듣는다. 나는 형사 출신이야. 사람 찾는 건 일도 아니지.”
단우가 말했다. “그런 우리 일인데… “ “아니야. 강준이를 살려 주셨는데 도와까지 주신다니 받아 들여야지.”
마사히토는 신에게 감사하고 싶었다. 일이 의외로 대단히 쉽게 풀리는군.
“내가 찾아낼 테니 걱정마. 다만 활동비가 좀 필요한데…”
강혜는 돈다발을 마사히토에게 주었다.
“고맙네. 2일 안에 결과를 주지.”
마사히토는 밖으로 나갔다. 강혜가 말했다. “참 좋은 분이야.”
단우가 말했다. “하지만 저 사람을 어떻게 믿지? 저 사람이 형사인지 아닌지도 모르잖아?”
“강준이를 살려 주고 어디 있는지 알려 준 사람이야. 일본 사람들이 남의 일에 관심갖지 않는데, 저 분은 저렇게까지 해 줬어. 우리를 해칠 사람은 아니야.”
“세상 일은 모르는 거고, 감이 안 좋아.” “괜찮아. 나는 사업하는 사람이야. 그것도 모르고 무슨 일을 해?”
“…”
“일단 강준이는 한국으로 보내고, 우리는 데라지마 박사를 만나러 가는 거야. 알았지?”
“그래도 불안한데… 중경 할아버지에게 물어보자.”
하중경은 공중에서 그들의 모습을 바라 보았다. 저주를 풀려면 모두 다 풀어야지. 강준의 저주를 풀어 준다고 약속만 안 했어도 그들 앞에 나타나서 막았겠지만,
강준의 저주를 풀려면 이만국의 죄를 해결해야 한다. 그게 안 되면 하중경 자신이 직접 소멸되어서 강준을 살려야 하는데, 그러면 하씨 종가를 구원할 길이 없어진다.
이 모든 것이 다 자신들의 과거로부터 비롯된 일이다. 그는 하씨종가만 구하면 되지, 강혜와 한 약속 이외에 더하여 이만국 일가까지 살려 줘야 할 의무는 없었다.
다음날 서울.
마사히토가 연락을 해올 때까지 굳이 일본에서 시간 낭비할 필요는 없었으므로 일행은 일단 서울에 돌아왔다.
강혜는 회사 사무실에 도착해 일을 보고 있었다.
“저, 부회장님, 유민주라는 분이 찾아왔습니다.”
“나 그 사람 볼 일 없어요. 나가 보세요.”
“급한 일이라고… “ “그 여자 협박꾼이예요. 쫓아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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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에서 유민주는 옆에 있는 레온에게 할 말을 생각하고 있었다.
시간이 이제 별로 없다. 돈 갚기로 한 날은 3일인데,
돈 나올 구멍이 없다. 이강혜는 이제 공격해도 더 이상 반응이 없고, 하단우까지 손을 잡았으니 무너뜨리기 힘들다.
레온이 말했다. “뭐래, 안 쨉?” “안 돼긴. 이제부터 되게 해야지.”
그녀는 눈을 잠시 감았다. 대대로 알고 지내던 점장이가 있다. 한번은 나를 도와 주겠지.
--
단영은 단우가 돌아오자 별 목적 없이 외출을 떠났다.
시내에 나가서 갤러리들을 돌아 보는 게 그녀의 외출의 전부다. 이제 그녀는 집안에서 아무런 희망도 없이 살다가 죽겠지.
전기형의 전시회가 열리던 그 갤러리 앞까지 왔다.
그녀는 차에서 내려 안으로 들어갔다.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 그림이 많이 없었다. 그녀는 그냥 그림만 바라볼 뿐 말이 없다.
무슨 돈으로 그가 유학을 할 수 있었는지 그녀는 감조차 잡히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의 그의 그림들은 여유가 있는 사람의 그림같았다.
“혹시 구입의사가 있으신지요?” 갤러리 직원이 물었다. 그녀는 잠시 숨을 고르다가 말했다. “네.”
“그렇다면.. “ “혹시 지금이라도 이 그림 작가님과 연락이 될 수 있을까요?” “… 알아 보지요.”
전기형을 한번 꼭 만나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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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단우는 집안에서 강준이가 준 자료들과, 집안의 여러 문서들을 최대한의 힘으로 해독하고 있었다.
집안의 어두운 역사들, 악한 사람들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고, 어떻게 겨우 600여년 동안 양자를 스무 번이나 하게 되었는지도 배웠다.
하지만 왜 저주가 생겼는지는 아직도 감이 잡히지 않았다. 이 때 전화가 울렸다.
“여보세요?” “….”
일본말이잖아? 그는 일본어를 모른다. “스미마센, 와카리마센데시다. “(미안해요. 못 알아 듣겠어요.”
그러자 전화가 끊기더니, 팩스가 울리기 시작했다.
팩스에는 일본어와 한자로 뭐라고 써 있다. 그는 이를 겨우 알아볼 수 있었다.
“데라지마 스스무 교수는 이미 사망. 그의 사위이자 수제자인 데라지마 슈이치 명예교수는 니가타 대학 민속학부에 있음.”
…
단우는 강혜에게 전화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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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부는 니가타로 날아간 단우, 강혜의 이야기, 전기형과 재회한 단영의 이야기, 마사히토와 가오리 두 사람의 음모, 유민주와 레온에게 들어가는 하은선과 차성진의 영혼들, 그리고 밝혀지는 이만국의 재산형성과정을 다룹니다.
8부는 차츰 이만국, 이강혜를 조이는 목줄과 하단우의 상태 악화, 형세역전을 위한 특단의 조치와 그 여파를 다룹니다.
9부는 각성한 사육신 영혼들과 계유정난 주역들의 대결로, 세조 내외의 능이 파괴되고, 이만국 이강혜가 노산군의 장능을 불태우러 영월로 가지만 역효과가 난다는 이야기이며,
10부는 계유정난의 무대였던 경복궁에서 최후의 결전이 벌어지고, 청와대가 코앞인 곳이니 군대가 출동하며, 하단우는 모두의 파멸을 막기 위해 최후의 결단을 내리는 것이 이 소설의 결말입니다.
해피엔딩이 될지, 안 될지는 나도 모릅니다. 하지만 완결은 냅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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