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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09:44 627회 0건
과거란 이름에 붙잡혀 지극히 혼란스런 감성을 내재한채로 그녀가 깊은 잠에 들어 있다는 것.


전부 까지는 몰라도 얼핏 짐작은 되는 정도랄까... 준영 입장에선 이런 저런 상상을 가져보게끔 해주는 선의 행동을


좀전에 수라가 보여주었기에 그는 지금 쌈 빼고는 돌아가지도, 돌려지지도 않는 뇌를 굴려보고자 한동안 부던히도 애쓰는 중이었다.


놀랍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했던 것이다. 아수라 라는 여자애는 겉으로나 속으로나 지극히 강인해 보이는 상, 그리고 느낌이라서,


여간해선 우는 모습을 보기 힘들 줄 알았는데, 오늘 무려 두 번이나 본 것이다. 아무튼 눈물 젖은채로 잠든 수라의 눈가를 조심스레


닦아주면서 계속 이런 저런 추측을 그는 내놓아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준영은 자기 성질에 못이겨서 스스로의 머리칼이 마구마구 흔들리도록 벅벅 긁어대기 시작했다.


"으아아아~ 내가 무슨 도사냐. 소제인가 뭔가 아는 놈이 뭔지. 수라가 왜 그자식 이름을 울면서 잠든 얼굴로 읊어대는지까지

무슨 수로 알아 내가.. 지금 중요한건 사실 그딴게 아니잖아?!"


끄트머리에 가선 제법 고열띈 음성으로 마치면서 약간 미친놈마냥 슬쩍 홰꺼덕 돈거같기도 한 시선으로 그가 일별하는 곳엔.


그녀가 누워 있다. 그야말로 그림 같은 모습으로.


이 여인은 마치 저 쇼파와 원래부터 하나였다는 듯. 본래 그것의 일부였던 듯한 조각미적 감상을 가져다줄 정도의 관점을


그에게 제공한다.


준영은 침을 꿀꺽 삼키며 중얼거렸다.


"...애초부터 이게 목표긴 했는데....진짜 잠든건가? 2차전도 나 이길 듯 말하더니...갑자기 또 벌떡 일어나는거 아냐?"


여태까지 보아 왔던 행동만으론 그럴 가능성도 결코 배제할수 없다는것이 무섭다면 무서운 사실이다.


안 그런 듯하면서도 수라의 행동은 참으로 즉흥적인 면이 많다. 갑자기 저지르고, 갑자기 움직인다.


지금이야 저렇게 그림 속의 미녀와 같은 모습으로 누워 있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순식간에 바로 앉아 응큼한 생각을 품었던


자신의 코뼈를 바수려 들지도 모를 일... 준영은 연신 침을 꿀꺽대며 삼키면서 섣불리 다음 행동에 나서질 못했다.


분명히 좀전까진 성큼 성큼 다가와서 유일한 장벽으로 존재하던 테이블까지 지나쳐 요 지근거리까지 도달하긴 했다만...


이 이상이 쉽지가 않다... 진짜는 지금부터인 것일까.


<....내가 살면서 여자한테 이렇게까지 쫄은 적이 있나....>


맹세코 없었던 듯하다. 사실 그는 연애경험이 꽤나 있었으니까. 하지만 나는 언제든 휘두르는 입장이었지 휘둘리는 입장은 아니었잖아?

갈수록 존심 상하네?!

이상한것으로 자존심 문제가 확대되어 나가 급기야 쌍심지 돋울듯 한껏 눈썹을 지켜세우며 잠든 수라쪽으로 다시 시선을 주다가..


이내 깨개갱 하며 시무룩해진다..


준영은 추욱 쳐져서 자기 혼자 화내다 이번엔 자기 혼자 자책하는 중이었다.


<....진 놈이 뭔 개소리가 많아...술 좀 들어갔다고 진실도피냐...나 얘한테 졌잖아...>


쪽도 못 쓰고..



그쪽 부문의 자존심 문제는 접기로 했다. 하지만 이번엔 이쪽 자존심 문제...


다만 여태껏 살아오면서, 과거지사를 돌아본다면. 그가 강하게 원할땐 언제나 아무 문제없이 그 여자애들과는 할 수 있었으니까.


어떤 장애도, 어려움도, 곤란도 없이. 할 수 있었으니까.


근데...그녀는, 수라는 아니었다.


수라는 나보다 <강자>인 것이다. 실력적으로 우위에 있는 것이다. 수라가 나를 휘두를 수 있는것이지 내가 수라를 휘두를 순 없어.

그런 생각이 스스로를 지배하니깐. 태어나서 처음으로 <편법>을 썼다.


준영이 술을 이런 식으로 써먹으려 한것은 이번이 진정 처음이었다. 힘으론 어찌 안될 것 같으니까, 보내버리고 나서 그 다음을 노리자 는 생각..


까놓고 말하자면 더럽고 치사한 수법 아닌가.


승리자를 이렇게 대접하는 법은 자고로 없다. 있어선 안되는 것이다.


뭣보다, 준영 자신이 여태껏 그리 살아왔기에. 승리자로서 누려야 할 당연한 권리랄까 그러한 문제. 이런 식의 접대는...


하지만....하지만...


준영은 저도 모르게 그 강인한 주먹을 양쪽 다 꼬옥 하곤 쥐고 말았다. 부들 부들 떨 정도로....


그는 눈마저 콱 감고 인상을 한껏 써 가면서 속으로 있는 힘껏 외쳤다.


<아 씨발 진짜....너무....너무 좋아하면...이럴수 있는거 아냐? 제대로 꽂히면....이럴수도 있는거 아니냐구...씨바...>


형편 없는 궤변. 의미 없는 변명일지도 모른다. 기간으로 치면 그는 수라와 만난지 하루. 24시간도 안 지난 것이다.


그러면서 사랑을 들먹여? 애정을 들먹인다구? 그것이 그처럼 가볍고도 하찮게 취급될만한 감정인가? 감히 지금 이정도만큼의


시점에서 어디 약간의 입술달싹임, 입 벙긋이라도 가능한...그런 것인가? 그 잣대의 기준점을 누가 제시할 것인가....


하지만....하지만...


준영은 연신 눈을 감은 채 속으로 계속 생각했다.


<크크...나답지 않게 무슨...뭐 그렇게 거창하게 나가냐....놓치고 싶지 않다는 감정에 난 솔직했을 뿐이다...미안함은 있을지언정

부끄러움은...없다.. 솔직이 죄냐.. 만난 기간따위..그게 문제 되나..사람. 현실에 순응하며 사는거야. 난 지금...수라와 같은 공간에 있고.

또한..수라를 좋아한다는 감정만이 지금의 나를 지배해. 그리고 ...이대로 수라를 보내고 싶진 않았어..난..단지 그것뿐..그것뿐만이었으니까... 이래도...돼!!>


맘속의 공간에 거칠게 느낌표를 찍으면서, 준영은 수라의 어깨 쪽으로 손을 뻗었다.


인형처럼 잠든 그녀를 이대로 업고 집으로 갈 것이다. 그리고...그리고....



그런 생각을 한채로, 한껏 들뜬 감정. 열의에 휩싸인 감정으로, 그녀에게 다가서서, 어깨를 부여잡으려 하는데...


갑자기 지극히도 기이한 현상이 그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


그 느낌은, 그가 한껏 자기 감정을 주체 못하고 고조 되었을 때부터 시작되었다. 술기운이 더해져 안면이 지극히 붉어질대로 붉어진 시점에서, 수라를 데려가고자


어깨쪽으로 손을 뻗는 중이었는데, 이 와중에조차 그로 하여금 저도 모르게 다시 한번 전체적으로 관조하게끔 만드는 수준의 여인상.


그 눈부신 전신. 더이상 더하고 빼고 할것도 없이 그 자체만으로 <완전체> 이다. 세상에는 수많은 여체가 존재하겠지만, 이것은 그야말로


여체의 본질점을 제시하는 것과 같은 이 유려의 극치.... 그의 입장에서 받아들였을때는 아수라가 여인인것이 아니라, 여체인것이 아니라.


여체를 아수라라고 정의내려도 상관없을것이라 생각되게끔 만드는 이 말도 안되는 납득력..


말도 안되는 소리 아닌가. 수라가 여체인 것이지 여체가 수라일 수는 없는 것이다. 하지만...하지만 그녀이기에 그는 말도 안되는 이 명제에 지극히도 강요받는


스스로를 느끼며 끊임없이 목말라가는 자신의 입속 허기를 의식했다.


<...보면 볼수록 새롭다...진짜...사람이 어떻게 이리도.....아름다울수가 있을까...>


너무나도 아름다운 그녀 앞에서 순수하게 빠지자, 인터넷 동영상으로 보던, 혹은 다른 여자들과 놀아날때 그들의 모습과 음욕적 부위를 볼때마다 속으로, 때론


입밖으로 내놨던 음담패설적 미사어구 자체도 떠올라지지가 않는다. 저년을 보면 질질 쌀것 같다라던지 그러한 것...친구들도 곧잘 쓰는 말이고 나도 발정난 수컷의 느낌에만


매달릴땐 별수 없는 그 종자 중 하나가 되기에 일쑤인데...이 여자는 어찌 이럴까. 어쩜 이다지도 이럴까. 그녀를 그런 식으로 씨부리는 것 자체가 죽어 마땅할 죄일 것만 같다.


머리부터 발 끝까지... 정,기,신이 완벽 중의 완벽이다. 그야말로 이것은 누구도 만들어낼수 없는 하나의 개체...



그러다가, 준영의 시선이 수라의 발 끝에 가서 저도 모르게 걸린다.


보지 못했었는데, 수라는 신을 벗은채로 있었구나.. 갑갑함을 절대 싫어할듯해 보이는 그녀이기에, 이것은 말 그대로..실로 그녀답다 라는 느낌으로 그에게 어필했다.

잡티 하나 없이 예쁜 발등, 끝까지 우아하고도 고아하게, 그러면서도 가지런함을 겸비한채 뻗친 다섯 개의 발가락들까지 훤히 노출되어 보인다..


그것이 시야에 자리하는 순간...기이한 감정의 기복이 여기에 와서 물에 오른 듯 했다.


준영은 수라의 발을 보면서 절로 꿈틀거리는 자신의 분신을 느꼈다. 그것은 실로 갑자기 닥쳤고, 그를 이루 말할수 없이 당황스럽게 만들 정도로 요동쳤다.

실로 주체할수가 없었다.


꿈틀 꿈틀!!


성기가 약동하는 것을 필두로, 전신을 부르르 떨게 만드는 어이없을 정도의 급습감에 지배되는 혼돈과 한편의 쾌감? 쾌감..


준영은 자기 자신의 신체반응에 스스로도 놀라서 그랬는지 모르지만, 그 자리에서...무릎을 꿇고 말았다.


털썩-!!


본인의 행동임이 분명할진데도 황당감을 지울 바 없었기에 준영은 속으로 부르짖었다.


<뭐야... 뭐야!!>


어리둥절이 가실수 없었기에 황망히 쳐진 고개를 든 그의 눈앞에...


불에 데이기라도 한듯 한껏 붉어뵈는...그래서 섹시하기가 이를 데 없는... 적색으로 만개한 수라의 발바닥이 보였다...


동그란 뒤꿈치, 완벽한 곡선의 아치. 그와 어울리게 부드럽게 꺾여들려진 상위. 끄트머리에 시원스레 뻗친 붉은색 머금은 발가락들에 이르기까지...


이 부분만 가지고 논해도 이미 이또한 하나의 다른 완성품이다.


준영은 수라의 발바닥을 홀린 듯 바라보면서 속으로 중얼거렸다.


<이..것 때문이었나..? 하지만 이 현상은...보다 전에..>


자신도 알고 있다. 솔직히 말해서 준영에겐 여자의 하체에 대한 페티시적 취향이 있었다. 각선미 넘치는 종아리는 물론이겠지만 그 관심사의 궁극은 발에 있달수 있었다.


어릴때 일찌기 인지하게 된, 아름다운 여체의 발에 대한 자신의 취향. 그것을 준영은 늘상 의식했고, 나중 가서도 이것엔 변화가 없었다. 그런 그가 다른 이도 아니고, 수라의


발을, 그리고 지금은 이렇게 제대로 발바닥을 보게 되었으니, 이런 반응을 보여도 이상할 건 없나보다 싶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이 현상은. 그녀의 발을 보는것에 앞서 보다 조금 더 전에


느낀 것인데, 이 의문이 여전히 풀리질 않고 있어 준영은 답답하기가 그지 없었다.


하지만 그 답답함을 풀기도 전에 다른 감상이 그를 지배하고 있었다.


의문점이 느닷없이 발생되었을 때, 나름대로는 그것의 원인을 규명하고자 갖가지 생각을 한다고 해봤는진 모르지만, 지금의 자신은 이성보단 눈앞의 여체에 엄청나게 영향받고 있었나 보다.


여전히 홀린 듯이 수라의 발바닥을 보던 준영이, 저도 모르게 오체복지한채로 그녀의 발바닥을 자신의 이마 위에 올리게 되는 행동도 실로 순식간에 이뤄진 일이었다.


터억


관리를 나름 해줘 꽤나 깨끗한 자신의 머리칼에 가려진 이마로 지그시 부드럽게 눌려지는 수라의 발바닥을 느끼면서, 준영은 이마를 보다 좀 더 쳐들어, 그녀의 쳐진 종아리 끝에 위치한


발이 편히 올려지도록 행동했다. 그 행동을 하는 와중에도 준영은 속으로 외쳤다.


<내가...내가 왜...>


풋 페티시 성향이 있다는 건 자신도 안다. 하지만 살면서 맹세코 이런 적은 없었다. 다른 여자와 섹스 할 때, 발이란 그가 그의 성적 기호에 맞춰 보다 더 즐겁게 즐기기 위한 하나의 부위에 지나지 않았다.


그 이상의 의미를 띈 적은 없었다. 다른 여자들의 발바닥을 핥아준다던지, 발가락을 빨아보면서 섹스한적은 있어도, 여자의 발바닥을 자기 머리 위에 올려 놓은채 손과 무릎을 바닥에 대고 경배하는 듯한 강아지

자세꼴을 해본건 살면서 이번이 결단코 처음이었던 것이다. 아무리 풋잡 같은 풋 페티시 성향을 자신이 가지고 있단건 인지하고 있었지만, 이런 상황에 직면했으니

그가 이리 크게 놀라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바로 그 때쯤, 얼마나 예민한지는 몰라도,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발바닥에서 느껴지는 감각을 수면 중에 조차도 전달받았음인지, 수라의 옅은 신음성이

조용히 울렸다.


"음, 아...."


작지만 또렷하게, 뇌성처럼 자신을 사로잡는 저 소리. 붉은색의 혓바닥이 열리고 입밖으로 내면서 음색이란 형태로 내놓아준 그것.


수라의 신음성을 듣는 순간, 그녀의 발바닥을 무릎꿇은 채 이마로 받치고 있던 준영이 저도 모르게 다시 한번 부르르 떨었다.


그는 이때, 아직도 납득은 안 되지만... 이런 생각에 지배되는 자신을 보았던 것이다. 입밖으로 내지 않고, 속으로만 부르짖은 것이지만, 솔직히 그는 이때 이런 생각을 했다.


<아아...내가 이상한 것이 아니구나... 이 분은, 이 분께는 당연히 내가 이래야 하는구나...> 라는 생각을...



자신이 틀렸던게 아니었다. 이 여자..아니 이 분은 만인지상으로도 설명할수 없는 존귀 그 자체. 설명이 불가한 유일(有一).


이 세상 모두가 꿇어 엎드려 당연히도 경배 해야 할 분. 허락받지 못하는 한 고개 들어 시선을 마주하는것조차 죄의 극치..


이 분의 발 아래에 기꺼이 고개 조아려야 하는 것이 당연한... 세상을 짓누르는 이 중압감. 이 무게감...


여인의 발을 올려놓은 채 무릎꿇은 채이던 준영은 숨이 턱턱 하고 막히는 듯했다..


......


기분 좋게 해드려야 한다. 기꺼워 하시게끔...


그렇게 생각 하면서 준영은 속으로 끙끙대며 여전히 손과 무릎을 바닥에 짚은채 머리와 목만을 사용해 이마를 움직여 그녀의 발바닥을 부드럽게 자극했다.


그러자 잠결인 와중에도 슬쩍 슬쩍 베풀어주시는 고귀한 비음...


"으...아아음....아응...."


이분의 성음을 가까이서 접하는 영광을 안게 되자, 자신의 자지가 더할 나위 없이 난리쳐대는 것을 준영은 느끼며 더욱더 이분을 위해 몸을 사리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때, 갑자기 뒤에서 상당히 곤혹스러움이 가득한 목소리가 그를 붙잡았다.



"저...손님....지금...뭐 하십니까?"


움찔-!


준영은 퍼뜩 현실로 돌아오는 자신을 느끼곤 뒤를 돌아봤다. <여전히 수라의 발바닥은 자기 머리에 올려놓은 채, 조심스레 고개만 돌려서...>


블랙홀 종업원이 그를 한심 반 측은 반 미친놈확신 반 변태 반 도합 네가지 어우러진 감정으로 지그시 내려다보고 있었고, 주위에 앉아 있던 다른 테이블에서의 손님들


역시 종업원과 비슷한 표정으로 그를 하염없이 바라봐주고 있었다...


사태파악을 하는 와중에도 준영은 수라의 발을 그대로 올려놓은채 머리만 돌렸는데, 그 와중에도 자극을 다시 한번 받았는지,


그녀의 붉은색 혓바닥이 불을 토하듯 입밖으로 부드럽게 낼름거리며 뱀처럼 사르륵 기어나오고 있었다.


"음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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