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몽(千日夢) - 37부 -
차는 얼음위를 미끄러지듯 잘도 나가는데
재식의 마음은 벌써 상동의 하늘 아래로 가 있었기 때문에 무척 지리하게 느껴진다.
차가 이제 막 태백으로 넘어가는 다리앞 갈림길을 지나치려는데
지친듯한 눈빛으로 오가는 차들을 지켜보는 소녀가 자그마한 입을 벌리며 하품을 한다.
소녀의 빨간색 헐렁한 반바지가 왜그리 처량해 보이는지...
다리앞을 4~5 미터쯤 지나치던 재식이 브레이크를 급히 밟더니 윙~ 하는 소리를 내며 후진을 했다.
"야~승 희 야~~ 거기서 뭐해? 승 희 야~~"
차의 유리문이 내려가자 후덥지근한 바람에 숨이 막히는것 같은데
재식은 두근 거리는 가슴을 억제하지 못하며 큰소리로 승희를 부렀다.
멍하니 있던 그 소녀가 재식을 보더니 입만 벌린채 선뜻 다가서질 못한다.
"아빠야~ 빨리와... 더운데 거기 왜 나와 있었어?"
승희는 한쪽 어깨를 기우뚱 거리며 천천히 재식에게 다가온다.
"아.... 아.... 아 빠~ 그..근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
고물 승합차가 지나갈때만 열심히 살피던 승희는
믿기지가 않은듯이 고개를 좌우로 갸웃 거리며 말도 제대로 잇지 못했다.
"으응~ 이제 이차가 우리 차야~ 어때? 멋지지?"
"정말? 와아~ 정말이야 아빠!! 이게 정말 우리차야? 와아~ 하 하 ~"
승희는 마치 차를 처음 타보는 아이처럼
손잡이를 이리저리 만지다가 덜컥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자
환하게 웃는 얼굴이 되어 조심스럽게 차에 올라탄다.
"으 흐 흠~ 냄새가 이상해~ 킁킁~~ 히힛!!"
승희는 새차 특유의 냄새가 싫지 않은듯 코를 실룩거리며 냄새를 맡아본다.
"자아~ 벨트 해야지... 그래...그렇지...하 하~이제 그럼 출발합니다..."
재식은 승희에게 여태껏 변변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터라
어깨를 한번 으쓱해 보이며 악셀레이터를 힘차게 밟았다.
"아...아...아 빠... 자..잠깐만... 우리 어디 드라이브나 하고 가요~"
차가 출발하자 갑자기 승희가 말까지 더듬었다.
"아니 왜? 드라이브는 이따가 엄마하고 셋이 다 함께 하면 되지...하 핫..."
"아..아 니~ 나..난 .. 아빠랑 단 둘이서만 드라이브를 하고 싶단 말이야~"
승희의 얼굴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잠시 드리웠지만
딸을 만나 마음이 들뜬 재식은 선뜻 그것을 눈치채지 못한다.
"그래?? 우리 승희가 아빠랑 단둘이서 드라이브를 하고 싶단 말이지? 우 하 하 하~ 그래 알았어..."
재식의 호탕한 웃음소리는 작은 승용차 안을 들썩 거리게 만들더니
이네 후진을 하여 태백으로 넘어가는 길로 접어 들었다.
"어때... 두문동 재에 올라가서 우리 오뎅이나 사먹고 올까? 하 하 하~"
"으응~ 조..좋 아 ~ 근데 여기서 멀어요?"
"글쎄~ 그리 가깝지는 알을껄... 하 핫..."
가파른 산길 주위에는 온갖 이름모를 꽃들과 우거진 나무들이 시원스럽게 펼쳐져 있다.
그러나 승희는 차창만을 바라본 채 아무런 말이없다.
"근데 승희가 오늘따라 좀 이상한것 같은데...혹시 엄마한테 야단이라도 맞은거 아냐?"
"아..아..아니~ 야..야단은... 나..아무렇지도 않은데..."
평소라면 쉬지않고 재잘 대는 승희였지만
오늘따라 왠지 우울해 보이기도 하고 뭔가 모르게 쫓기는 듯한 표정이다.
여자들은 생리를 하면 우울해 진다던데 혹시 생리때가 아닌가?
재식은 어두운 승희의 얼굴을 보면서 온갖 생각에 잠긴다.
"엄마는 뭐해?"
재식의 물음에 승희가 불에댄듯이 놀라며 재식을 쳐다본다.
"허헛.. 어..어..엄 마?? 으 으 응~ 지..집에 이..있겠지 뭐어~"
무슨일일까?
틀림없이 재식이 없는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게 분명하다.
"이녀석 놀라기는...하핫... 집에 아무 일도 없었지?"
"으..으..응~ 아..아무일도..."
"승희 혹시 너어~ 생리하니? 어휴~ 아빠는 이런거 물어보면 안되나? 하 하~"
"아..아..아 니~ 아직 며..며칠 더 있어야~ 으 흐 흠~"
그렇다면 승희엄마의 문제? 그렇다면 도대체 뭘까?
이대로 차를 돌려 내려간다면 승희가 실망 하겠지?
어떡하나? 재식은 어떡해야 좋을지 가슴이 답답해 온다.
"아빠~ "
조용히 차창만 바라보던 승희가 고개를 돌려 재식을 한동안 바라보더니 부른다.
"으응~ 말해봐~ 사랑하는 우리 딸..."
"아빠는 내가 좋아? 아니면 엄마가 좋아?"
"글쎄~ 아빠는 엄마도 좋고...승희도 좋은데... 하 하 하~ "
어린아이 같은 질문을 던져놓은 승희는 또다시 먼산을 바라본다.
"근데...아빠~ 만약~ 이건 정말 만약인데... 흐 음~"
굳어진 승희의 표정은 누가 건드리기라도 한다면 금방이라도 울것만 같다.
"무슨 말인데...우리 승희가 이렇게 뜸을 들여? 어서 말해봐~"
"만약에 엄마가 없더라도 아빠는 나하고 살꺼야?"
그 순간 누가 재식의 머리를 해머로 한대 내리치는 것 같았으며
갑자기 차가 옆으로 휘청하는 것이었다.
재식은 아무말도 하질 않았다.
그리고 조금 더 가서 넓은 공터가 나오자 재식은 그곳에 차를 세웠다.
재식은 차에서 나와 산으로 오르는 휘감긴 도로를 보면서 쪼그리고 앉아 담뱃불을 붙였다.
"후 욱!! 후 우 우~~ "
긴 한숨과 함께 입에서 뿜어져 나온 담배연기가 바람에 날려 사라져 버린다.
재식의 눈앞에 승희의 빨간 반바지가 어른거린다.
"살꺼야?"
재식은 곁에서 조급하게 묻고있는 승희의 손목을 잡고 앉혔다.
"말해 봐!! 무슨 일이야? 무슨 일이 있지?"
"......................"
"엄마가 집 나갔어? "
승희는 아무 말도없이 도리질을 친다.
"그럼 무슨 일이야? 아빠가 답답 하잖아... "
재식을 가만히 쳐다보던 승희의 눈망울에 이슬이 고여온다.
"아 빠~ 나아~ 아빠 말 잘 들을께...이젠 아빠를 아프게 하지않고 해 줄 수 있고...흐흑.."
"나아~ 승희 안버려~ 이제 승희는 내 딸인데... 왜 버려? 그런데 엄마가 어떻게 된건데?"
"흐흑... 어..엄마가 바...바 람 이... 나.났을지도 모..몰라...흐흑..."
역시 승희 엄마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이 틀림 없다.
재식의 얼굴에는 실망의 그림자가 스쳐 지나간다.
"승희가 봤어?"
"아니...보지는 못했지만... 흐흑..."
"근데 승희는 왜 그렇게 생각해?"
흐흑...난 엄마를 잘 알아~ 아빠가 살아 있을때도 그랬거든... 흐흑..."
타 들어가던 담배가 필터에 닿자 땅에 버리고 발로 비벼 끈 재식은
주머니에서 다시 담배 한개피를 더 꺼내어 불을 붙혔다.
재식이 입을 다문 가운데 승희의 훌쩍거리는 소리가 바람에 흩어진다.
"아 빠~ 내가 대신 엄마처럼 아빠에게 해 주면 안돼? 훌쩍..."
"무슨 소리야? 넌 내 딸이고 넌 아직 어린애란 말이야~ 다신 그런 소리 하지마!!"
버럭 지르는 재식의 소리에 놀라 눈을 찔끔 거렸던 승희는 한동안 조용히 있었다.
"그렇지만~ 엄마도 없는데... 한달 지나고 두달 지나면~ 아빠는 날 버릴수도 있잖아..."
재식은 불안한 나머지 자신의 몸까지 준다며 매어 달리는 승희를 가만히 껴 안아 주었다.
"엄마가 아직 집에 있다면서... 그런데 뭐 그리 걱정이야? 괜찮아~"
"아빠~ 우리 다른곳으로 이사가자? 으응~"
"걱정 말어~ 아빠는 무슨 일이 있어도 우리 승희를 안 버릴테니까..."
"아 빠 아~ 훌쩍..훌 쩍..."
재 꼭대기에 오른 재식은 승희의 기분을 전환 시키려고 무던히 애써보지만
승희는 눈치가 빤한지 밝은척 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불안한 표정이 남아있다.
산을 내려오는 차안의 분위기는 점점 더 어두워진다.
그리고 차가 상동의 입구를 들어서자 승희는 마치 죄인이 된 것처럼 재식의 눈치를 살핀다.
"어머~ 이..이제 오세요? 그..그런데 이 차는?"
"으응~ 앞으로 이걸로 타기로 했어...아무일 없었지?"
차가 집 마당으로 들어가자 승희엄마가 나오며 반갑게 맞이한다.
아무리 봐도 이틀전 과는 다른 것이 하나도 없다.
괜히 어린 아이의 말만 듣고 잠시나마 부인을 의심했던 것이 미안해진다.
불안했던 승희가 너무 앞서간 것이 틀림 없으리라.
재식이 방으로 들어가자
승희엄마는 부엌으로 들어가더니 커피를 끓이려고 주전자에 물을 올리는데
승희는 그런 엄마의 모습을 꼭 벌레 보듯이 보면서 눈을 흘긴다.
"어이구...저 가스나... 넌 방에 안들어가?"
"치잇!! 됐어... 흥!!"
승희는 입을 삐쭉 하더니 차의 뒷쪽으로 돌아가 버린다.
- 다음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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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는 얼음위를 미끄러지듯 잘도 나가는데
재식의 마음은 벌써 상동의 하늘 아래로 가 있었기 때문에 무척 지리하게 느껴진다.
차가 이제 막 태백으로 넘어가는 다리앞 갈림길을 지나치려는데
지친듯한 눈빛으로 오가는 차들을 지켜보는 소녀가 자그마한 입을 벌리며 하품을 한다.
소녀의 빨간색 헐렁한 반바지가 왜그리 처량해 보이는지...
다리앞을 4~5 미터쯤 지나치던 재식이 브레이크를 급히 밟더니 윙~ 하는 소리를 내며 후진을 했다.
"야~승 희 야~~ 거기서 뭐해? 승 희 야~~"
차의 유리문이 내려가자 후덥지근한 바람에 숨이 막히는것 같은데
재식은 두근 거리는 가슴을 억제하지 못하며 큰소리로 승희를 부렀다.
멍하니 있던 그 소녀가 재식을 보더니 입만 벌린채 선뜻 다가서질 못한다.
"아빠야~ 빨리와... 더운데 거기 왜 나와 있었어?"
승희는 한쪽 어깨를 기우뚱 거리며 천천히 재식에게 다가온다.
"아.... 아.... 아 빠~ 그..근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
고물 승합차가 지나갈때만 열심히 살피던 승희는
믿기지가 않은듯이 고개를 좌우로 갸웃 거리며 말도 제대로 잇지 못했다.
"으응~ 이제 이차가 우리 차야~ 어때? 멋지지?"
"정말? 와아~ 정말이야 아빠!! 이게 정말 우리차야? 와아~ 하 하 ~"
승희는 마치 차를 처음 타보는 아이처럼
손잡이를 이리저리 만지다가 덜컥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자
환하게 웃는 얼굴이 되어 조심스럽게 차에 올라탄다.
"으 흐 흠~ 냄새가 이상해~ 킁킁~~ 히힛!!"
승희는 새차 특유의 냄새가 싫지 않은듯 코를 실룩거리며 냄새를 맡아본다.
"자아~ 벨트 해야지... 그래...그렇지...하 하~이제 그럼 출발합니다..."
재식은 승희에게 여태껏 변변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터라
어깨를 한번 으쓱해 보이며 악셀레이터를 힘차게 밟았다.
"아...아...아 빠... 자..잠깐만... 우리 어디 드라이브나 하고 가요~"
차가 출발하자 갑자기 승희가 말까지 더듬었다.
"아니 왜? 드라이브는 이따가 엄마하고 셋이 다 함께 하면 되지...하 핫..."
"아..아 니~ 나..난 .. 아빠랑 단 둘이서만 드라이브를 하고 싶단 말이야~"
승희의 얼굴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잠시 드리웠지만
딸을 만나 마음이 들뜬 재식은 선뜻 그것을 눈치채지 못한다.
"그래?? 우리 승희가 아빠랑 단둘이서 드라이브를 하고 싶단 말이지? 우 하 하 하~ 그래 알았어..."
재식의 호탕한 웃음소리는 작은 승용차 안을 들썩 거리게 만들더니
이네 후진을 하여 태백으로 넘어가는 길로 접어 들었다.
"어때... 두문동 재에 올라가서 우리 오뎅이나 사먹고 올까? 하 하 하~"
"으응~ 조..좋 아 ~ 근데 여기서 멀어요?"
"글쎄~ 그리 가깝지는 알을껄... 하 핫..."
가파른 산길 주위에는 온갖 이름모를 꽃들과 우거진 나무들이 시원스럽게 펼쳐져 있다.
그러나 승희는 차창만을 바라본 채 아무런 말이없다.
"근데 승희가 오늘따라 좀 이상한것 같은데...혹시 엄마한테 야단이라도 맞은거 아냐?"
"아..아..아니~ 야..야단은... 나..아무렇지도 않은데..."
평소라면 쉬지않고 재잘 대는 승희였지만
오늘따라 왠지 우울해 보이기도 하고 뭔가 모르게 쫓기는 듯한 표정이다.
여자들은 생리를 하면 우울해 진다던데 혹시 생리때가 아닌가?
재식은 어두운 승희의 얼굴을 보면서 온갖 생각에 잠긴다.
"엄마는 뭐해?"
재식의 물음에 승희가 불에댄듯이 놀라며 재식을 쳐다본다.
"허헛.. 어..어..엄 마?? 으 으 응~ 지..집에 이..있겠지 뭐어~"
무슨일일까?
틀림없이 재식이 없는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게 분명하다.
"이녀석 놀라기는...하핫... 집에 아무 일도 없었지?"
"으..으..응~ 아..아무일도..."
"승희 혹시 너어~ 생리하니? 어휴~ 아빠는 이런거 물어보면 안되나? 하 하~"
"아..아..아 니~ 아직 며..며칠 더 있어야~ 으 흐 흠~"
그렇다면 승희엄마의 문제? 그렇다면 도대체 뭘까?
이대로 차를 돌려 내려간다면 승희가 실망 하겠지?
어떡하나? 재식은 어떡해야 좋을지 가슴이 답답해 온다.
"아빠~ "
조용히 차창만 바라보던 승희가 고개를 돌려 재식을 한동안 바라보더니 부른다.
"으응~ 말해봐~ 사랑하는 우리 딸..."
"아빠는 내가 좋아? 아니면 엄마가 좋아?"
"글쎄~ 아빠는 엄마도 좋고...승희도 좋은데... 하 하 하~ "
어린아이 같은 질문을 던져놓은 승희는 또다시 먼산을 바라본다.
"근데...아빠~ 만약~ 이건 정말 만약인데... 흐 음~"
굳어진 승희의 표정은 누가 건드리기라도 한다면 금방이라도 울것만 같다.
"무슨 말인데...우리 승희가 이렇게 뜸을 들여? 어서 말해봐~"
"만약에 엄마가 없더라도 아빠는 나하고 살꺼야?"
그 순간 누가 재식의 머리를 해머로 한대 내리치는 것 같았으며
갑자기 차가 옆으로 휘청하는 것이었다.
재식은 아무말도 하질 않았다.
그리고 조금 더 가서 넓은 공터가 나오자 재식은 그곳에 차를 세웠다.
재식은 차에서 나와 산으로 오르는 휘감긴 도로를 보면서 쪼그리고 앉아 담뱃불을 붙였다.
"후 욱!! 후 우 우~~ "
긴 한숨과 함께 입에서 뿜어져 나온 담배연기가 바람에 날려 사라져 버린다.
재식의 눈앞에 승희의 빨간 반바지가 어른거린다.
"살꺼야?"
재식은 곁에서 조급하게 묻고있는 승희의 손목을 잡고 앉혔다.
"말해 봐!! 무슨 일이야? 무슨 일이 있지?"
"......................"
"엄마가 집 나갔어? "
승희는 아무 말도없이 도리질을 친다.
"그럼 무슨 일이야? 아빠가 답답 하잖아... "
재식을 가만히 쳐다보던 승희의 눈망울에 이슬이 고여온다.
"아 빠~ 나아~ 아빠 말 잘 들을께...이젠 아빠를 아프게 하지않고 해 줄 수 있고...흐흑.."
"나아~ 승희 안버려~ 이제 승희는 내 딸인데... 왜 버려? 그런데 엄마가 어떻게 된건데?"
"흐흑... 어..엄마가 바...바 람 이... 나.났을지도 모..몰라...흐흑..."
역시 승희 엄마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이 틀림 없다.
재식의 얼굴에는 실망의 그림자가 스쳐 지나간다.
"승희가 봤어?"
"아니...보지는 못했지만... 흐흑..."
"근데 승희는 왜 그렇게 생각해?"
흐흑...난 엄마를 잘 알아~ 아빠가 살아 있을때도 그랬거든... 흐흑..."
타 들어가던 담배가 필터에 닿자 땅에 버리고 발로 비벼 끈 재식은
주머니에서 다시 담배 한개피를 더 꺼내어 불을 붙혔다.
재식이 입을 다문 가운데 승희의 훌쩍거리는 소리가 바람에 흩어진다.
"아 빠~ 내가 대신 엄마처럼 아빠에게 해 주면 안돼? 훌쩍..."
"무슨 소리야? 넌 내 딸이고 넌 아직 어린애란 말이야~ 다신 그런 소리 하지마!!"
버럭 지르는 재식의 소리에 놀라 눈을 찔끔 거렸던 승희는 한동안 조용히 있었다.
"그렇지만~ 엄마도 없는데... 한달 지나고 두달 지나면~ 아빠는 날 버릴수도 있잖아..."
재식은 불안한 나머지 자신의 몸까지 준다며 매어 달리는 승희를 가만히 껴 안아 주었다.
"엄마가 아직 집에 있다면서... 그런데 뭐 그리 걱정이야? 괜찮아~"
"아빠~ 우리 다른곳으로 이사가자? 으응~"
"걱정 말어~ 아빠는 무슨 일이 있어도 우리 승희를 안 버릴테니까..."
"아 빠 아~ 훌쩍..훌 쩍..."
재 꼭대기에 오른 재식은 승희의 기분을 전환 시키려고 무던히 애써보지만
승희는 눈치가 빤한지 밝은척 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불안한 표정이 남아있다.
산을 내려오는 차안의 분위기는 점점 더 어두워진다.
그리고 차가 상동의 입구를 들어서자 승희는 마치 죄인이 된 것처럼 재식의 눈치를 살핀다.
"어머~ 이..이제 오세요? 그..그런데 이 차는?"
"으응~ 앞으로 이걸로 타기로 했어...아무일 없었지?"
차가 집 마당으로 들어가자 승희엄마가 나오며 반갑게 맞이한다.
아무리 봐도 이틀전 과는 다른 것이 하나도 없다.
괜히 어린 아이의 말만 듣고 잠시나마 부인을 의심했던 것이 미안해진다.
불안했던 승희가 너무 앞서간 것이 틀림 없으리라.
재식이 방으로 들어가자
승희엄마는 부엌으로 들어가더니 커피를 끓이려고 주전자에 물을 올리는데
승희는 그런 엄마의 모습을 꼭 벌레 보듯이 보면서 눈을 흘긴다.
"어이구...저 가스나... 넌 방에 안들어가?"
"치잇!! 됐어... 흥!!"
승희는 입을 삐쭉 하더니 차의 뒷쪽으로 돌아가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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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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