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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누스(지킬박사의두얼굴) - 8부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4 09:43 670회 0건
글을 읽기전에..이글은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상상의 글입니다. 이 점 꼭 양해부탁드려요~
죄송합니다. 어제 올렸어야 하는데.. 너무도 재미있는 작품들을 읽느라..끝내 어제는 써 놓은 글을 점검하지 못해 지금 점검해서 올립니다. 찾아주시는 분에 비해 많은 격려로 열심히 쓰고 있습니다^^: 적은 지식으로 인해 글이 많이 조잡합니다. 그냥 그러려니 하고 재밌게 읽어주세요^^.
색녀를 찾으시는 분들이 많으시내요. 답장 못드려서 죄송합니다. 나중에 카페 한번 공개로 전환 시키겠습니다. 써 놓은 불량은 아직 지우지 않았으니 그때 보셔도 될 듯 합니다.
감사하고 죄송합니다.

8.



두 사람의 열기로 달아오르기 시작한 밀실과도 같아 뜨거워진 방안의 바닥에 쓰러져 있는 세 명의 형체는 여전히 꿈적도 안하고 있다.

그와 달리 너무도 대조적으로 테이블에 위치한 두 사람의 움직임은 경렬하다.
테이블 위에 남자의 몸에 깔려 연신 허리와 엉덩이를 흔들기 시작한 숙희는 이미 쾌감의 늪에 빠져 몸을 허우적거리며 전신으로 남자의 물건을 받아들이고 있다.
도저히 냉정히 일을 하는 숙희의 이성적인 모습은 어디서도 찾아 볼 수 없었다.
그저 섹스에 미친..아니 약에 중독대어 남자의 자지에 길들여진 듯 남자의 아래에서 헐떡이며 입으로 신음을 뱉어낸다.
숙희는 환각에 취한 듯 꿈을 꾸고 있는 듯 했다. 지금까지 회사의 명령에 의해 잠자리를 했던 남자들처럼 그저 일을 집행하고 있는 꿈을 꾸면서...
자신을 범하고 있는 남자의 끔찍한 모습을 잊었다. 귀두에서 쉴세없이 뿜어져 나오는 쿠퍼액에 섞인 미약의 위력은 대단했다. 고문에 대한 훈련을 받은 숙희였지만 그 모든것은 그저 장난에 불가했던 것으로 느낄 만큼 숙희의 몸은 이미 강간을 당한다는 사실조차 잊게 만들었다..

남자는 만족하고 있다.
적이었던 여자를 굴복시켰기에 그랬고, 여자의 감도가 생각보다 훨씬 좋았기에 그랬다.
자신의 자지를 충분히 즐겁게 해줄거라는 만족치를 예상했던 것보다도 훨씬 훌륭한 숙희의 보지 속을 맛보며 격렬하게 허리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와!! 너..너도 데려가야겠다. ?~?~~?~~ 어차피 망가지겠지만....그때까지 내가 잘 사용해 줄께..?~~~~"

남자의 말은 숙희의 귀에 들리지 않았다. 아니 들리긴 했어도 머릿속에서 울려 퍼지듯 그저 자신을 자극하고 있는 수단으로 변해 귀에 들려온다. 허리를 움직이며 엉덩이를 들기 시작한 숙희다. 좀더 빠르고 깊게 박히길 원하는 육체의 본능적 행동으로 남자에게 매달려 엉덩이를 추켜올린 것이다.

"와~!! 진짜.. 이년.......?!!?!~~~~"

기뻐하며 숙희의 몸을 먹고 있는 남자는 더욱 빠르게 자지 쑤시기 시작한다. 출렁이다 못해 위아래고 크게 흔들리고 있는 두개의 젖가슴을 보던 남자가 손으로 움켜 잡으며 이빨을 세워 작은 숙희의 유두를 깨물기 시작한다.

"?~~?~~ 벌써 한시간 째야...!!! 너란 보지를 맛보다보니 시간이 너무 지나서 안되겠다.... 이런거 한번 해보고 싶었어..죽어가는 여자의 질은 엄청난 수축을 일으킨다던데."

남자가 권총줄에 매달려 있는 나이프를 꺼낸다 그리곤 서서히 숙희의 목에 가져다 댄다..



"와장장창창~!!!!!!!!!!!!"

갑자기 유리창을 깨고 무엇인가가 방안으로 들어왔다.
혁이였다. 아니 혁이가 변한 육식동물의 형태를 한 괴물이었다. 웅크리고 천장 벽모서리에 매달려선 남자를 노려보는 혁이의 시선에 남자는 몸이 굳어진다.

"크와와?~~"

갑작스런 고함소리가 숙희의 머리를 음속으로 강타한다...

그와 동시에 숙희가 겨우 정신을 차렸다.
숙희는 어리둥절해 한다. 분명히 테이블에서 강간을 당하고 있었는데...
숙희는 바이오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바닥에 널브러져선 치마를 젖히고 중심부에 크게 구멍 뚫린 스타킹사이로 팬티를 옆으로 젖히고 자신의 손으로 보지를 만지고 있다. 더욱 깜짝 놀라게 된건 자신의 왼손으로 나이프를 잡고 자신의 목을 그으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목에 들어온 칼에 안간힘을 써 자신의 팔을 저지하며 생각을 정리해보려고 노력하는 숙희다.. "언제부터......" 그러나 엄청난 소리에 생각을 멈추게 된다.

"크~~~아~~~~앙~~~?~~~~~"

고막이 찢어질 듯 엄천난 괴성에 숙희의 행동이 멈췄다. 아직도 움직이진 못한채 그대로 목에 칼이 대어진채 굳어져 있다.

공포...
괴물의 괴성과 살기로 인해 숙희의 행동이 멈춘것이다.
갑자기 날아오른 괴물은 그대로 남자에게 돌진한다. 그제서야 자신을 겁탈하던 남자는 옷도 벗지 않은채 벽앞에 서 있었다는 걸 알게되는 숙희였다.
급히 남자가 혁이를 피했고, 혁이는 벽을 뚫고 밖으로 나가 버렸다. 남자는 숙희에게 달려간다. 숙희는 도망가려 해보지만 역시 꿈쩍도 않하는 몸뚱아리였기에 비명도 못지르고 그대로 남자를 쳐다보게 된다. 달려오던 남자가 옆구리에 있는 권총을 빼며 자신의 얼굴을 본 숙희를 향해 조준한다..그때 남자의 위에 검은 그림자가 덮쳤다가 금세 사라져 버렸다.

"으읔!!!"

괴물이 천장모서리에 한손의 손가락들을 박고 매달려 있다. 입에는 남자의 손목부터 권총을 들고 있는 손을 물고 있었다.
고통스러워 하며 주저앉은 남자는 숨을 헐떡이며 고통으로 잔뜩 찡그런 얼굴을 들어 혁이를 쳐다본다. 갑자기 혁이를 보며 웃기 시작한 남자였다.

"크크크크...대단하구나......그러나 이걸로 끝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괴물아.. 내가 돌아가지 않으면 제2, 제3의 요원이 내일이라도 달려올 것이다..크크크...그리고 네가 지키려고 하는 이년도.. 이미 내 최면에 걸렸다!!! 크크 괴로워하며 여자가 죽는 걸 지켜봐라.. 평생 괴로워하면서 날 기억해라!크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이런 정보를 가지고 못가는 내 자신이 원통하다....?....우직!!~~"

남자가 고꾸라지듯 그대로 머리를 바닥에 처박는다. 이빨에 내장되어 있는 캡슐을 힘주어 깨물자 순식간에 온몸이 검은색으로 변하며 그대로 자결한 것이다.
혁이를 본 남자는 도저히 이 괴물에게서 도망갈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걸 온몸으로 느꼈기에 차라리 증거만이라도 제거해야 한다는 생각에 최후의 수단을 선택한다.
웅크려 쓰려진 남자의 몸에서 연기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용암에 녹아내리듯 몸이 괴사되며 주저앉기 시작했다.

사라지고 있는 남자의 모습에 괴물이 입에 물고 있던 손을 바닥을 향해 뱉어버린다.그리고 바닥으로 떨어지듯 내려와선 주위를 살펴보며 천천히 숙희에게 다가간다.
남자가 죽었는데도 숙희의 손에 들려있는 나이프가 점점 더 자신의 목을 향해 다가오기 시작한다.

"크아?!~~~~"

괴물의 또 한번의 괴성에 흠칫 놀란 숙희가 다시 굳어졌다. 겨우 말을 할 수 있게 되었지만 공포로 인해 입술도 벌리지 못한다.
공포때문만이 아니었다. 아직도 자신의 목을 짖누르는 팔에 힘을 줄때마다 머리가 깨질 듯 아프기 시작했다.
다시 환각이 보이기 시작한다. 혁이가 변한 괴물이 더욱 흉칭하게 변해가며 숙희를 덮치려 다가온다.

겁에 질려 다리를 어렵게 움직여 도망가던 숙희의 발목을 괴물이 낚아채듯 잡았다. 더 이상 도망갈 수 없는 상황에 손에 힘을 풀기 시작하며 차라리 죽자는 생각을 하게 된다.

"크으렁"

고함을 치며 날라와선 나이프를 바는 혁이다. 나이프를 잡고 있는 괴물의 손에서 뜨거운 피가 흘러내리기 시작한다.


"푹~"

"크...?!!~크르......릉.."

고통으로 얼굴을 약간 찡그린 괴물이 숙희를 향해 괴성을 지른다. 움찔거리며 겁에 질린 숙희가 그제서야 나이프에 손을 때곤 혁이의 살기에 압도당해 온몸이 떨렸고 그로 인해 숨쉬기도 힘들어 한다.

"크.................르................."

손을 올려 자신의 손을 베고 있는 나이프를 바닥에 던저버린다. 숙희를 노려본다. 냄새를 맡듯 숙희의 얼굴에 바짝 다가선 괴물은 킁킁거리며 들이댄다.
눈을 감은 숙희다. 바로 앞에 이세상의 생명체라곤 상상 할 수 없는 괴물의 얼굴에 자신도 모르게 눈을 감는다.
냄새를 맡던 괴물이 놀랍게도 말을 시작한다.

"크....르~~~...너.......조..종 당..한..다........"
".........."

분명히 단어로 이뤄진 말이었다. 공포로 인해 아직도 떨리는 몸을 진정시키지 못하고 감고 있던 눈만 익숙한 목소리에 뜨게 된다.
살기와 공포로 마비의 효과와 공포가 조금 가셨는지 어렵게 입을 때며 괴물을 쳐다본다.

"혀..혁아???? 혁아... 내말 들려??"


"크~~너... 조..종.....해.제..한...다...."

갑자기 괴물이 악어처럼 입을 크게 벌리곤 혁이의 재킷을 찢어버리듯 벌린 후 날카로운 이빨을 세워 숙희의 쇄골이 도드라진 어깨를 물었다.

"?!!!!!!"

"탕~!!!!!~~~~~~"

괴물이 숙희를 덮치며 어깨를 물었을와 거의 동시에 방안에 총성이 들린다. 고통으로 일그러진 표정의 숙희가 총성에 눈을 뜨게 된다.. 혁이의 등 뒤로 서있는 효린의 손엔 자신의 권총이 들려 있었다.

"탕!~~~~~~"

총소리가 들려올 때마다 혁이가 움찔거린다. 하지만 숙희의 몸에서 떨어지지 않고 계속 물고 숙희의 어깨에서 피를 빨고 있다.

"쏘..쏘지 마세요!!!"
"........"

숙희의 몸이 점점 가벼워지기 시작했고 정신도 돌아오기 시작했다. 괴물의 살기에 본능적으로 이성을 찾았지만 여전히 걸려 있던 마비가 조금씩 풀린다는 걸 알게되자 어깨에 고통을 느끼면서도 효린을 향해 소리치게 된다.
분명히 혁이의 말을 이해하게 된 숙희였다. 지금 자신의 몸에 침투되어 있는 이름모를 독을 혁이가 해독하고 있는 것이다. 어떤 화학적 반응을 일으키는 진 몰랐지만 아직도 어지러운 머리와 매스꺼움. 그리고 점차 풀리던 마비가 빠른속도로 사라져가고 있었기에 혁이의 행동이 분명히 자신을 해독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깨에서 입을 땐 혁이가 고개를 돌려 효린을 향해 엄청난 괴성을 한번 지르곤 다시 몸을 숙여 숙희의 스타킹으로 감싸진 허벅지를 물었다. 괴성에 놀라 효린이는 엉덩방아를 찢게 된다.
그러나 더 이상 총을 쏘지는 않았다. 효린은 주저 앉은 채 숙희에게 말을 한다.

"읔............."
"숙희씨 괘..괜찮은거에요??"
"예......."
"지금... 무슨 상황이죠.."
"으..읔......자..잠시만요..."

혁이의 몸에서 엄청난 수증기가 발생하며 뿜어져 나오기 시작한다. 그리곤 서서히 터질듯했던 근육에 수축이 일어난다. 변신이 풀리기 시작했다. 이내 평소의 왜소한 육체로 돌아간 혁이는 여전히 숙희의 허벅지를 깨물고 그대로 의식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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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둘씩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다.
두개의 간의 침대를 펼쳐 의식불명의 혁이와 다빈이를 눕히곤 그 옆에서 숙희와 효린이 이들을 쳐다보며 서 있다.

"얘기를 들어서 대충 알겠는데.... 그럼 숙희씨 말대로라면 괴물로 이차 변환한 혁이씨가 의식이 있었단 말입니까?"
"그건 확실하지 않았어요..단지.. USSC직원의 말대로 제 몸이 정체불명의 약에 정신을 못 차리고 있을 때 혁이가 도와준 것만은 확실해요."
"그놈이 CD를 꺼내는 바람에 더 이상의 녹화분이 없다는 게 정말 원통하내요..근데 약은 아닐겁니다.. 그렇다면 저희 모두 중독이 獰杵?하는데.."
"예?"
"아마도 일종의 마인드 콘트롤이나..최면술이 아닐까 생각되내요.."
".........."
"근데 확인해 보니 혁이씨의 뇌파기능 면에서는 차이가 없었어요.. 혁이씨가 이차 변신 시작 점부터 기절할 때까지 말이에요.."
"예?"
"처음부터 이성을 가지고 있었거나.. 아니면 측정이 불가능 하다는 결론이 나오네요.."
"그것보다 USSC의 처분이 더 중요 사항 아닌가요?"
"예? 왜요?"
"지금 상황 상 앞으로도 계속 혁이를 노릴 거 같은데요. 그럼 지금까지와는 다른 실험방식으로...."
"그건 보안팀에서 알아서 해야죠!. 전 지금 제 앞에 누워있는 혁이씨를 보며 당장이라도 오르가즘을 느낄 정도로 흥분해 있습니다."
".................."
"이건 지금까지 저희 회사가 연구한 모든 데이터를 근본적으로 깨버릴 만큼 큰 발견이에요.
아니.. 별도의 프로젝트를 실행할 수 있을 정도로...그동안 연구해온 모든 결과들 보다도 저희가 최종적으로 추구하고 있는 병기로서의 목적에 몇 단계를 상회하는 결과물이라는 것을 모르시겠나요?"
"......."
"경리 시켜서라도 이 연구는 계속 해야 합니다. 제가 상부에 보고 할 테니 숙희씨는 이만 이 프로젝트에서 물러나세요. 보다 철저히 혁이씨를 파헤쳐나가야 합니..."

누워있던 혁이가 손을 뻗어 효린의 손목을 잡는다.

"저..정신을 차리셨나요?"
"만약... 지금과 같은 연구 활동이 아니라면 더이상의 협력을 저한테 바라지 않으시는 게 좋을 겁니다..."
"..........."

혁이의 협박에 효린은 말문을 열지 못했다. 그리곤 괴로운듯 숨을 몰아쉰 혁이는 고개를 움직혀 숙희를 바라본다.

"누나.. 괜찮아요?"
"응..... 넌,, 등에 박힌 총알이 아직 안 빠졌어.. 수술해야 될 거 같은데..."
"예... 지금 몸속에 박혀 있는 총알이 느껴지긴 하내요.. 그래도 다행이시내요..."

"혹시 혁이씨 변신후의 기억이 있으신가요?"
"아니요.. 단지 누나한테 무슨 일이 있었다는 건 알겠어요.."
"........."
"누나랑 말 좀 하게 자리 좀 비켜주시겠습니까?,, 어차피 시계로 인해서 녹음되니까.. 나중에 확인하시면 되잖아요."
"...예.."

효린이 문을 열고 나갔다. 아직도 누워있는 혁이는 효린을 바라보던 시선을 숙희에게로 옮긴다.
자신을 걱정하며 쳐다보는 숙희의 눈빛에 거짓은 없었다.

"누나 정말 괜찮은거죠?"
"응.. 근데 내가 위험한걸 느낀거야?"
"글쎄요.. 저도 잘은 기억이 안나요..단지.."
"왜?"
"단지 누나의 몸에 날카로운 무엇인가가 생명을 위헙한다는 걸 느꼈을때.. 무조건 이 사람만은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
"저도 왜 그런 감정을 느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고..고마워...."

숙희는 만약 그때 혁이가 도와주지 않았다면...최면에 걸려 스스로 목을 그었을 거라는 생각에 오싹해지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이 일을 하면서 무기화된 인간을 만나고 난 숙희는 새로운 감정을 눈을 뜨게 된다. 생명을 구해준 혁이에게 고마움을 느끼면서 얼마나 무서운 곳에 발을 들이고 있는지 세삼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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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대에서 들려오는 달그락 거리는 소리에 혁이가 눈을 떴다.
시계를 들어 시간을 확인하니 이미 저녁 8시가 조금 넘었다.

"누나?"
"엇.. 일어났어??"
"얼마나 잔거에요?"
"꼬박 하루 동안.."
"예???"

시계에 날짜를 확인하니 하루가 지난 날을 가리키고 있다.

"읔...."
"일어나지마.. 상처 회복이 보통사람보다 6배는 빠르다고 해도..그만큼 고통은 더할 거라고 효린씨가 말해줬어.."
"그래요?...생각보다 덜 아픈데.,.."
"마취제 맞고 있으니까...죽 끓이고 있으니까.. 잠깐만 기다려.."

옷걸이에 걸려있는 수액을 제외한 눈에 익은 천장과 가구들은 혁이의 원룸을 말해주고 있었다.
혁이가 깨어나자 안심을 했는지 이내 밝아진 표정으로 변한 숙희가 콧노래를 부르며 요리를 하기 시작한다. 몸매를 유감없이 보여주는 분홍색 츄리링 세트를 입고 그 위에 앞치마를 두르고 있는 숙희의 모습이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혁이였다.

당장이라도 다가가 뒤에서 안아주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지만 몸이 움직이질 않는다.

"크..누나.."
"응??"

국자로 죽을 떠 맛을 보던 숙희가 국자를 든 채로 혁이를 바라본다. 숙희의 그런 행동은 영락없는 신혼부부의 새댁의 느낌이었다.

"왜?"
"회사에는 뭐래요?"
"......."
"프로젝트 어떻게 이어간다는 말.... 분명히 했을 텐데..."
"..........."
"혹시 누나보고 손 띠래요? 정말 그런 거예요?"
"응... 오늘이 마지막이야..마지막이라서... 흥이라도 내보려고.. 잠깐만 기다려. 죽 진짜 맛있게 해줄께"
"예?? 저..전화 주세요! 당장... 전화해서 저 실험 포기한다고 회사에 협박 할 테니까!!"
"실험 포기해도 더 이상 우리... 못 만날 텐데.."
"..그럼.. 도망가요.. 도망가요 누나.."
"뭐?? 도망??"
"예!.. 열심히 일하면 누나 하나 못 벌어 먹이겠어요?!"
"약도 없이?"
"약이 뭐가 필요해요..."
".........."
"설마 저 혼자 설레발 친거에요??! 누나는 저한테 아무 감정 없어요? 으..읔..."

흥분한 혁이가 상체를 세우다 말고 고통에 쓰러지듯 옆으로 눕게 된다. 숙희가 국자를 내팽개치고는 혁이에게 다가와 부축해서 바로 눕힌다.

"혁이야.. 진정해.."
"됐어요.. 전화기 주세요."
"풋....크크크크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

갑자기 웃기 시작한 숙희를 혁이는 멍하니 쳐다본다.

"네가 수술하기 전에 효린씨 협박한 게 상부에 잘 먹혔나봐.. 실험은 이대로 계속 진행 될 거야.."
".........."
"걱정 마 나 어디 안가! ???.."
"차..참나...."

혁이가 고개를 반대로 돌린다.

"뭐야? 삐진 거야??!!"
"몰라요.."
"에잉~~~ 혁이야~~~"
"아!!"

고개를 돌린 혁이에게 다가가던 숙희가 멈칫 행동을 멈추게 된다.
장난이라고는 전혀 몰랐던 숙희였기에 혁이는 그대로 속아 넘어갔다. 엄청난 경험으로 인해 숙희의 인간적인 면이 서서히 깨어나는 것도 모르고 혁이는 숙희의 변화에 조금 당황한다. 그러나 이런 대화도 결코 싫지는 않았다. 이미 혁이의 마음속에서 작지만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숙희였기에 숙희보다 훨씬 많이 이런 장면을 즐기고 있게 된다.

"누나 전화 좀 연결해 주세요"
"응?? 나 진짜 다른데 안가..."
"알았으니까 에이전트한테 전화 좀 연결해 주세요."
"응..."

앞치마 앞주머니에서 전화기를 꺼내 든 숙희가 단축버튼을 누른다. 연결이 되자 바로 혁이에게 넘겨준다.

"여보세요."
[예.. 한혁님...]
"이 시계 좀 풀러주시면 안될까요?"

갑작스러운 혁이의 요구에 숙희도 몸이 굳어졌다.

"다른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 누나가 제 옆에 있는 동안에는 말씀드린 대로 최대한 협조 할게요.. 시계를 풀러줄 수 없다면 최소한 음성녹음 기능이라도 제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시계로 바꿔주시길 바랍니다."
[그건 왜 그러시죠?]
"솔직히 저랑 누나랑 닭살 돋는 애정행각까지 그대로 들려주기도 싫고요...그리고 제가 그 정도 요구 할 정도의 중요한 실험체라고 생각되는 되요.."
[알겠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예?"
[김숙희씨는 저희 회사의 직원입니다. 실험자분과 감정의 교류가 금지대어 있는 것도 혁이씨에게만 특별히 해제 해 드린 겁니다. 저희 회사에서 요구하는 데이터를 만족시키시는 실험체니까요.
거기다가 도구로서 김숙희씨 이용해 한혁님을 옭아맬 수 있다는 것도 생각 못하시나요? 결국엔 이뤄질 수 없는 관계란 것도 인지하고 계실 텐데 말입니다.]
"..........................."
[저희는 한혁님에게서 데이터만 뽑아내면 상관없습니다만..김숙희씨가 감정적으로 흔들린다는 보고를 받았습니다. 물론 도구로서 이용가치가 떨어진다면 저희로선 그에 합당한 조치를 해야 합니다. 당연히 실험단계가 진전이 있을수록 혁이씨가 만나는 여자들에 대해서 질투라는 감정으로 일을 그르칠 수 있으니까요.]
"그런 것까지 상관할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상관이 없을 수 없습니다. 약을 복용하고 다른 상대에 대한 더 이상의 데이터를 얻어내지 못한다면....]
"알았습니다. 충분히 회사에서 요구하는 사항을 알아 들었으니.. 시계나 바꿔주세요."
[알겠습니다.. 상부에 보고하고 조치하도록 하겠습니다]

옆에 있는 숙희도 통화 내용을 들었다.

"아.. 내 정신 좀... 죽 넘치겠다.."

자리를 피하듯 싱크대로 몸을 돌려 달려간다. 숙희의 그런 모습에 혁이는 성급했다는 생각을 하며 주먹을 쥐게 된다.
혁이도 속으로 생각했던 것을 잊지는 않고 있었다.

자신의 생각대로라면 이런 이성에 대한 반응만을 연구할 회사가 아니었다. 더군다나 이제 밝혀진 정부산하기관이라면 분명히 실험의 목적이 있을 것이다. 생각을 정리하던 혁이는 한 가지 가설을 세우게 된다.

이 실험이 이성에 대한 반응과 실험체의 변환에 대한 실험이라고 하기엔 실험체의 숫자가 너무 많았다. 조심스럽게 추리를 해본다면 분명히 회사의 기준에 맞는 실험체를 골라 회사를 위해 사용되어지고 있을 거라는 의심을 하게 된 혁이였다.
그리고 만약 인간병기만을 위한 연구였다면 굳이 전해진 약물에 폭력성을 제외시킬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단지 시약에 폭력성을 억제하는 성분이 포함대지 않아 실험자체가 어렵다면 우선 그 약에 대한 적응자부터 걸러내기 위한 많은 실험체에 대해서 설명이 된다.
자신도 우연히 투여된 흥분제로 인해 엄청난 괴력과 함께 몸의 변화를 겪지 않았다면 이런 생각까지는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생각하게 된 이론이 이 시험약품에 처음부터 폭력성을 억제하는 물질이 투입되어지진 않았을 것이라는 것과. 폭력성을 억제하는 약이 투입대기 전의 물약으로 무슨 문제가 발생하여 억제제를 같이 투입했을 것이고, 거기에 폭력성까지 이상 없이 표출할 수 있는 실험체와 더불어 이성까지 겸비해 회사와 국가로서 충분히 이용 할 수 있는 인간병기 생산의 목적에 맞는 실험체를 찾기 위해 계속 실험이 이어졌다면................ 모든 것을 설명하기에 충분했다.

그것이 바로 자신이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저울질을 시작한다. 레벨2까지 진급한 직원이라도 자신과 비교했을 때 회사에서의 입장에선 숙희의 존재는 자신보다는 매력 있어 보이진 않았다.
그렇다면 숙희를 자신이 취한다고 해도 실험이 계속 되어지는 한 특별한 조치는 이뤄지지 않을 거라는 예상을 해본다.
물론 그 과정에서 에이전트의 말대로 상처를 받게 될 숙희이겠지만.... 이미 사랑을 하게 된 여인을 포기하기엔 너무도 소중하게 느껴진다.. 비록 그것의 끝이 절망이라도 말이다. 다만 한 가지 회사의 입장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행동하는 그녀이기에 자신이 다른 여자를 탐하는 행동일지라도 이해해줄꺼라는 믿음을 가져본다.
그러나 아직 모든것을 보여줄 필요는 없었다. 혁이는 아직은 연극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하게 된다.

"누나..."
"으..응??"

그제야 요리를 하는 숙희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혁이였다.

"누나........."
"휴.. 간이 좀 짜게 됐어.. 미안.."
"이리 와봐요.."
"자..잠깐만... 얼굴에 죽이 튀었어..."

싱크대의 물을 틀어 세수를 하는 그녀를 보게 되자 혁이의 가슴이 아려온다.
얼굴을 앞치마로 닦으며 숙희가 다가와 침대에 앉는다.

"죽 다됐어..가져다 줄까?"
"잠깐만.. 손잡아줘요.."
"응??"

혁이의 손에 숙희의 손이 포개진다.

"누나.. 내가 하는 말 대답해 줄 수 있죠?"
"뭐?"
"누나 혹시 저 사랑하세요?"
"........."

혁이의 당돌한 질문에 예상과 달리 주저하는 숙희였다. 지금까지 섹스를 하며 사랑한다는 단어를 남자들로부터 몇번이나 들어봤던 숙희였지만 자신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이렇게 진지하게 진심을 담아서 얘기해준 상대는 한명도 없었다. 물론 혁이에게 끌리고 있는 자신 이였기에 더 대답하지 못하고 있다.

"알겠어요. 최소한 누나도 흔들리고 있다는 건 확실하내요. 그럼 한 가지만 약속해 주실래요.."
"응?? 뭘?"
"제가 많이 변한다고 해도 이해해주시고 그 모습까지도 받아주세요."
"................."
"어차피 이뤄질 수 없는 관계라면 이정도가 딱 일거 같아요."
"응........................주..죽 먹자.."

선을 긋는 혁이가 당연하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한편으로 가슴이 미여진다. 이런 관계가 정상이었다. 회사에서도 바라는 관계이고, 무엇보다 자신이 버릴 수 없는 것들을 위해서도 그리고 이미 정상적인 부인으로서 한 남자를 사랑할 수 없는 버려진 육체로 인해 잠시나마 행복한 꿈을 꿨다는 생각을 하며 냄비의 죽을 그릇에 담기 시작한다..



==========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는 시간동안 며칠 전의 사건이 꿈처럼 느껴진다. 자세히 생각은 나지 않았지만 등의 상처로 아직 다 사라지지 않은 고통이 분명히 현실 이였다는 걸 말해주고 있었기에 지금의 평화가 꿈처럼 느껴지고 있다. 사건 이후 배치 요원은 숙희를 포함에 4명으로 증강되었다. 그중 한명은 남자 임을 본능적으로 느끼는 혁이였다.

혁이의 머릿속의 변화는 이미 자신의 예상을 넘어 한번 본 것들은 잊지 않을 정도로 향상되어 있었다. 아마도 변환을 할 때마다 향상되어지는 두뇌는 계속 그 상태를 이어가며 플러스 되는 듯 생각된다. 편의점의 5000가지가 넘는 물품수도 제조사별로 눈을 감고 위치를 말할 정도로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각인되듯 기억하고 있을 정도였다.

혁이는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일반 서적에서 시작한 독서는 거의 2시간에 한권을 암기할 정도로 빠른 속도로 읽어 내려갔다. 다만.. 책한 권 분량을 외웠을 때 잠시간의 두통이 찾아온다는 걸 알게 되었다. 후유증이라기 보단 방대한 지식을 단번에 입력하여 과부화가 일어나는 듯 두통이 온다고 느끼고 있다.

어느새 교대시간이 다가왔다. 20분가량이 아직 남았는데 여대생이 일찍 편의점 문을 열고 들어왔다. 곧바로 창고로 향하는 것이 아닌 카운터 앞에 서서 혁이를 쳐다본다.

"안녕하세요.."
"어.. 일찍 오셨네요."
"예...몸은 괜찮으세요?"
"예??"
"어제 아프셨다면서요."
"아~.. 예.. 괜찮아 졌어요."
"다행이내요.."
"근데 이렇게 일찍 무슨 일이세요?"
"아니요.. 그냥 시간이 남아서.. 먼저 들어가세요."
"예?? 그래도 되요?"
"예.. "

혁이는 카운터 빗장 문을 열고 앞치마를 벗으며 나온다. 그리곤 한번 더 여대생을 쳐다보곤 창고로 들어간다.
예상외의 행동은 분명 변신한 혁이에 대해서 물어보고 싶을 거라는 추측을 하며 창고로 들어가 잠바를 꺼내 입는다.
문이 열리고 여대생이 들어온다. 잠바를 입던 혁이가 의아한 듯 쳐다봤을 때 조금 숙이고 있는 고개를 들어 여대생이 혁이를 바라본다.

"왜요?"
"저번에 말씀드렸던.. 그 오빠요....."
"예?...아........예.."
"혹시 아직도 연락하세요?"
"예."
"그럼 혹시 제 얘기는 없으셨나요?"

기대에 찬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혁이는 잠시 고민한다. 긍정을 해야 할 것인지.. 부정을 해야 할 것인지. 그러나 긍정보다는 부정이 지금 상황에서 여자의 관찰에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에 결정짓고 말을 한다.

"아니요..왜요?"
"예.........."
"그럼 수고하세요. 전 퇴근할게요."
"....."

여대생을 지나 창고 문을 열고 편의점을 문을 열고 집으로 향한다. 뒤에서 자신에게 쏟아지는 여대생의 시선을 무시하고 집에 도착한 혁이는 약병을 손에 쥐고 고민을 한다.

아직도 어디선가 자기를 지켜볼 USSC직원들이 걱정이 되었고, 이 의미 없는 실험을 계속 해야 하는지가 고민이 되었다. 어느순간 숙희라는 여자를 알게된 혁이는 모든것이 다 귀찮아 진 듯 했다.
생각이 많아지자 오히려 단순해진다.
이렇게 앉아서 생각만 해봐야 시간은 흘러가기만 할 뿐 어느 해답도 얻지 못한다는 걸 혁이는 시계를 보며 깨닫게 된다.
약을 목구멍에 한숨에 털어 넣는다.

"으~읔!!!!!!!!!!!!!!!!!!"


생각해보니 변신한 자신이 입을 옷이 별로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청바지와 반팔티 그리고 점퍼를 입고 거울에 자신의 모습을 비춰본다. 약병하나로 이렇게 변할 수 있다면 이 세상 자신과 같은 모든 찌질이들에게 선물로 다 돌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운동화를 신고 원룸을 나선다. 문득 숙희가 집에 있는지 궁금해졌지만.... 이내 지나쳐 밖으로 나갔다.
이전에 갔던 옷가게가 머리에 떠 올랐지만 고딩을 상대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이미 전부 다 얻었기에 피하게 된다. 뛰기 시작한다.
번화가로 들어선 혁이는 두리 번 거리며 쇼핑을 시작했다.

옷가게를 돌며 변신한 자신에게 맞을 만한 옷들을 닥치는 대로 구입하기 시작한다. 물론 구두와 운동화까지.. 단순히 옷을 구입하려는 목적만으로 옷거리를 돌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어리지 않으면서도.. 자신에게 반응을 보이지 않는 여성을 찾고 있었다.

쇼핑백을 양손에 한 아름씩 들고 돌아다니던 혁이는 츄리링 전문점에 들어섰을 때 지금까지와는 다른 반응을 보이는 여자를 발견하게 되었다. 매장의 주인은 아닌 듯 보였지만 혼자 외롭게 가게를 보고 있었다.
나이는 20대 중반정도로 보이는 통통한 몸매에 선머슴아처럼 자사의 청색 줄무늬 브랜드 츄리링을 입고 단발머리를 단정하게 내려 차분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는 여성이었다.
가게에 들어가기 무섭게 달라붙던 다른 매장의 직원들과는 달리 들어온 혁이를 한번 쳐다보곤 무심하게 핸드폰으로 시선을 옮기며 말을 한다.

"어서오세요.."

몸매와 달리 목소리에 힘이 없다.

"뭐 필요하세요?"
"글쎄요.. 좀 골라 주시면 안 되나요?"
"잠시 만요.."

핸드폰을 내려놓고 귀찮은 듯 일어선다. 혁이에게 다가온 여자는 힐끗 혁이의 몸을 쳐다본 후 남성 츄리닝이 걸려있는 곳으로 혁이를 안내했다.
자격지심인지 혁이같은 남자는 자신과 거리가 멀 거라는 생각으로 혁이를 대하는 느낌이었다. 아무리 처녀라도 혁이의 외모를 본다면 흥미를 느낄 텐데 너무 반응이 없었다.
약에 의해 향상되어 왕성한 두뇌활동을 하고 있는 혁이의 머릿속에 자극을 주기에 충분한 재료였다. 호기심이 일기 시작한 혁이가 입을 연다.

"그런데 혼자 일하세요?"
"아뇨."
"아.. 그럼 아르바이트 생?"
"예."

역시 퉁명스럽고 짧은 대답이 혁이를 의욕적으로 만든다.

"언제 끝나요?"
"........."

그제야 혁이의 얼굴을 다시 쳐다보는 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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