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부-------------------------
내가 당가의 문을 두드린지 한달이 지나도록 아무런 소식이 없다.
이쯤이면 가타부타 말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보낸 선물은 흔적 없이 사라지고 누가 구애를 한다는 소문 조차 나지 않고 있었다.
얼마나 내부의 사람들을 족쳤으면 이런 현상이 일어날까?
안에서 안되면 밖에서 공략을 해야지.
이때까지 당가의 체면을 생각해서 그저 안으로 조용히 처리를 하려고 했는데 대대적인 소문을 퍼뜨려 곤란하게 만들어야겠다.
녹림의 종사가 당가의 여식을 탐내고 있다는 소문은 자칫 싸움으로 번질 수도 있지만 적당한 선을 지킨다면 그들이 굳이 나와 대립하려고 할까?
그 사이에 내게 이로운 사건이 하나만 생겨도 이 게임의 승자가 되는데.
그간 대륙에 펼쳐 놓은 표국과 상회, 기루에서 나와 당가의 여인에 대한 사랑이야기가 대대적으로 토론되고 있었다.
마도의 인물이 정도의 여인을 사랑하는게 말이 되느냐?
사랑은 모든 것을 초월하는 것인가?
마도와 정도가 손을 잡으려는 것인가?
마도가 정도를 무너뜨리기 위한 수단인가?
무수한 질문이 오가고 그런 것들을 나름대로 정의하며 목청을 높였다.
내가 의도한 바는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역시나 남의 얘기를 좋아하는 것들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사건으로 만들어 버렸다.
단순한 나의 치정으로 끝이 나야 할 것이 마도와 정도의 대립까지 나오다니.
솔직히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여자에게 이러는 나도 답답한데 이것을 계기로 정파 무림맹에서 사람이라도 보내오면 골치가 아프다.
시작도 해 보기 전에 접어야 한다면 얼마나 쪽팔린 일인가?
사천은 물론이고 무림 전역에 소문이 퍼졌으니 내가 물러나면 차였다는 오명을 평생쓰고 다녀야 할 것인데...
‘제기랄. 역시 내 스타일로 해야하는 것인데. 일단 여자는 눌러놓고 봐야해. 그럼 지가 알아서 기겠지. 오늘 밤이다.’
이렇게 생각하니 맘도 편해졌다.
내가 잠입하겠다는데 누가 막겠어?
왔다갔는지도 모를 것인데.
다만 그 여인이 어딨는지만 알면 된다.
아직 들어가 본 적이 없으니 정확한 위치를 모르면 실수할지도 모르니까.
객점에 점소이 중에 당가의 무사와 친하다는 사람을 불러 속사정을 들었다.
어디쯤이 그 여인의 숙소인지.
그리곤 운지에게 하늘에서 자세히 살펴보고 알려달라고 했다.
최단거리 길이 나오면 그대로 날아가면 되니까.
궁신탄영이란 좋은 수법이 있는데 뭐하러 뛰어댕겨.
한번의 발길질이면 내가 원하는 만큼은 단숨에 이동이 되는데.
해가 떨어지기를 기다리며 운지의 가슴을 살짝 움켜쥐었다.
“내가 갔다 올 동안에 조용히 있어야 해.”
“주인님도 참. 제가 아무리 말썽을 피운다고 해도 그 정도로 생각이 없겠어요?”
“그래. 그렇게 생각해 주면 좋고. 그런데 너랑 같이 자야하는데 어쩌냐.”
“그거야 나중이라도 가능하니까. 지금은 사랑이 아니라 조금은 전략적인 면이 있잖아요. 그래서 제가 참는 거예요.”
“거기까지 생각했냐?”
“주인님을 모시려면 이정도야...”
가슴을 잡은 손에 힘을 주자 운지는 힘없이 내게 안겨온다.
단순히 가슴을 만진 것만으로 흥분을 일으키다니.
정말 내가 없으면 어떻게 살려고 하는지.
시간을 봐서는 운지와 충분히 한번은 하겠지만 여자 냄새를 달고 사냥을 나갈순 없지.
난 가벼운 키스로 운지를 떼어내고 야행을 감행했다.
운지의 말에 따르면 정문에서 20보정도 떨어진 나무에 올라 대각으로 일직선으로 보이는 건물이 그녀의 거처라고 했다.
일단 나무에 올라보니 바로 보였다.
보통은 금지옥엽이라고 숨기는게 통상적인데 여기는 여자의 거처를 내놓고 있는게 이상했다.
침입자를 유도하기 위한 수단이라면 벌써 소문이 나도 한참전에 났을텐데.
괜히 신경이 쓰였지만 일단은 가보는 거다.
지금 내 시선에 잡히는 그림자도 여인의 형상을 하고 있으니까.
단숨에 그 전각까지 날아가서 창가에 붙어섰다.
실 내부의 상황은 조용하기만 했다.
무슨 여자가 독서삼매에 빠졌는지 한점의 흐트러짐 없이 책을 보고 있었다.
난 조용히 방안으로 스며들어 방 전체에 강기막을 쳤다.
이 안에서 나는 소리가 밖으로 세어봐야 좋을 것이 없으니까.
“소저.”
낮은 저음으로 불렀다.
그런데 이 조용한 반응이라니.
“소저.”
그때야 그녀의 얼굴이 돌려졌다.
순간 흠칫했지만 이내 대범하게 인사를 했다.
“안녕하시오. 이때까지 선물을 보내던 제갈천이라 합니다. 늦은 밤에 찾아와서 미안하오. 하지만 이렇게라도 왔으니 만난것 아니겠소? 반갑소.”
“참으로 대담하시네요. 이곳까지 잠입을 감행하시다니.”
“뭐 그런 것으로는 소저도 마찬가지 아니오. 이 늦은 밤에 남자가 쳐들어와도 태연하게 책을 보니 말이오.”
“가끔 있는 일이라 신경이 쓰이지도 않아요.”
“가끔 있는 일?”
“제게 청혼을 하기 위해 세가의 남자들도 제 방으로 침입을 하죠. 하지만 모두 실패를 했으니 제가 놀라고 자시고 할 것도 없죠.”
“참 독특한 곳이구료.”
“당가는 암기와 독술을 연구하니까 세가의 여인들은 모두 데릴사위를 데리고 와요. 우리의 정보가 밖으로 세면 안되니까. 그러다 보니 세가의 여인들은 밤마다 남자들의 침입에 대비해서 준비를 하죠. 맘에 드는 남자가 오면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튿날 결혼을 발표하지만 맘에 들지 않으면 냉정하게 쫓아내죠. 저 같은 경우는 어디에도 속하지 않지만.”
“흠... 가주의 딸은 특별하다는 말이오?”
“호호호. 참으로 대단한 사람이네요. 아직도 제 용모를 보고 계신걸 보니.”
그렇다.
지금 이 여인의 얼굴은 사람의 형상이 아니다.
정확히 얼굴의 반은 미인형인데 반은 악어의 피부같다.
파충류의 피부를 얼굴의 반에 펼쳤으니 어떤 남자기 좋아할까?
“그럼 얼굴 때문에 그렇다는 말이오?”
“당연하죠. 남자는 다 똑같아요. 제가 맘에 든다고 해도 남자는 내 얼굴을 보고 도망가죠. 그래서 결심했어요. 내 방으로 들어온 사람은 모두 죽이는 쪽으로. 아직 세가의 사람들은 저의 정확한 얼굴을 몰라요. 그러니 죽이면 계속해서 비밀은 유지가 되죠.”
“그래서 나도 죽이겠다는 소리야?”
“생각해 보구요.”
“하하. 나 같이 멋진 남자를 죽이면 손해지. 사람들이 너의 얼굴이 추악하다고 하지만 내가 보기엔 그렇지도 않은데?”
“아무튼 이때까지의 남자들과는 조금 다르네요. 좋아 맘에 들었어요.”
생각보다 일이 쉬워지는군.
뭐 얼굴은 상태를 보니 치료가 가능한데 왜 그대로 두는지 모르겠네.
남녀가 밤에 만나서 너무 많은 대화를 하면 목적을 상실한다.
난 그녀에게 다가가 허리를 끌어안았다.
“무슨 짓이에요?”
“가만있어. 원래 남녀는 밤엔 이러는 거야.”
어느 듯 나의 반말에도 거부감이 없는지 그녀는 내가 하는 대로 두고 봤다.
자신의 허리를 감싸 안으며 한손으로 머리를 쓰다듬다가 점점 다가오는 얼굴을 보고 눈을 감았다.
파르르 떨리는 것이 처음임을 알 수 있게 하고 나 역시 오랜만에 안아보는 처녀의 품이 욕정을 들끓게 만들었다.
긴 입맞춤은 그녀로선 생전 처음 경험하는 설렘인지 심장이 심하게 쿵쾅거리고 있었다.
다행히 입술만은 정상이라 우리의 입맞춤은 아무런 불편이 없었다.
난 그녀의 옷을 하나씩 벗기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얼굴이 이상한 것을 보상이나 하듯이 피부는 백옥 그 자체였다.
혹시라도 손톱으로 긁으면 선명한 선이 생길 것처럼 약해보이는 피부.
그리고 풍만한 가슴과 가는 허리는 중원인 보다 더욱 볼륨감 있었다.
서역인의 피가 섞인 것인가?
난 그녀의 입술에서 가슴으로 목표를 바꾸고 목선을 따라 서서히 그녀의 성감을 건드렸다.
보통의 여인이 느끼는 곳은 이미 마스터했으니 비록 처녀라고 하지만 절정을 느끼게 만들 자신을 충분했다.
혀로 유두를 건드리며 손가락으로 비비기도 하고 유방 전체를 팔자를 그리며 애무하기도 했다.
점차 달아오르는 그녀의 몸은 내 혀가 그녀의 옥문에 닿자 화들짝 놀라고 있었다.
이때까지의 쾌감은 전조에 불과했던지 심하게 몸을 떨었다.
“아흑... 거길... 아아...”
내 손가락과 혀는 그녀의 몸을 맘껏 흥분하게 만들었다.
파과의 아픔이 잊혀지도록 미리 몸을 흥분시켜야 하니까.
지금쯤이면 됐다 싶어 나도 바지를 내리고 내 물건을 그녀의 구멍에 맞추었다.
이미 풀어진 눈은 내가 키스를 하자 거칠게 끌어안으며 감겨버렸다.
그 순간 나의 물건은 그녀의 구멍을 힘차게 뚫고 지나갔다.
단번에 삽입이 이루어지다니.
그녀의 구멍도 꽤나 명기에 드나 보다.
“아악... 뭐... 뭐가...”
“가만. 이대로 느껴봐. 아프지 않게 할게.”
살살 달래면서 삽입된 체로 나의 물건을 꺼덕거리게 만들었다.
진동의 효과를 주는 이 기술은 내 물건을 적응시키기에 딱이었다.
몇분이 지나자 그녀는 또 다른 쾌감이 밀려오는지 허리를 베베 꼬았다.
지금부터 나와 그녀의 진정한 정사가 시작된다.
나의 허리가 진퇴함에 따라 그녀의 신음은 높아만 갔다.
정말 첫 경험인가 싶을 정도로 그녀의 감성은 풍부했다.
그 밤을 두 번이나 하고야 보냈다.
“해가 뜨기 전에 가야겠어. 아마 가주님이 알면 경을 치겠지만 내가 한가지 선물을 주면 괜찮을지도 모르지.”
“당신이 누구길래 아버님이 경을 친다는 말이죠?”
“내가 제갈천이야. 녹림의 대종사.”
“상관없어요. 이미 전 당신의 여자인걸요.”
벗은 몸이 부끄럽지도 않은지 내게 찰싹 달라붙은 그녀에게 꼭 주고 싶은 선물이다.
“내일 다시 찾아올게. 그리고 그때 선물을 줄게. 그러고 보니 당신 이름도 모르는군.”
“호호. 가희예요. 저도 아버님께 말씀드릴게요. 우리 사이를 말씀드리면 이해하실거예요.”
내가 데릴사위로 들어오던지 아닌지는 가주와 얘기가 되어야 하고 혹시라도 가주를 설득시키면 최초의 인물이 되는 것이지.
당가의 철칙을 깨는 인물.
난 서둘러 돌아와서 약재를 준비했다.
가희의 얼굴은 원래가 그런 것이 아니라 어떤 독의 부작용 같다.
만약 독공을 수련했다면 얼굴이 더욱 망가졌겠지만 그 상태로 지내왔으니 확산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거기에 주안점을 두고 그 독을 해독할 약을 찾는 것이다.
뭐 전설의 영약은 필요 없고 간단한 약재와 침만 있으면 된다.
침술도 보통의 방법으로 힘들고 침을 꼽고 거기에 기를 흘려 얼굴에 몰린 독기를 태워야 한다.
5갑자의 공력이 있어야만 시전 할 수 있는 것이니 아마도 가주가 그냥 뒀겠지.
지금 5갑자의 공력을 가진 사람이 맹주 말고 어딨을려고.
천마교주에겐 말 못할 것이고 맹주도 바쁜 사람이니 자신의 여식을 돌봐주진 않을 것이다.
그러니 차일피일하다 그냥 포기하고 이렇게 있는 것이겠지.
난 해가 밝자 말자 당가의 문을 두들겼다.
정식으로 인사를 하기 위해 정천과 미랑도 데리고 갔다.
당가주는 탐탁지 않지만 자신의 딸과 얘기한 바로는 안으로 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
괴물로 변해버린 딸에게 미안한 맘으로 살아왔는데 그런 딸이 맘에 들어하는 남자를 어찌 쉽게 내칠 수 있다는 말인가?
“안녕하십니까? 제갈천이라 합니다.”
“안녕하시오. 당천호요. 이곳의 가주를 맡고 있습니다.”
간단한 인사를 하고 앉아 있으니 면사로 얼굴을 가린 가희가 걸어나왔다.
약간은 불편해 보이는 것이 어제의 흔적을 여실히 보여줬다.
“상공 오셨군요. 제가 먼저 나왔어야 하는데 몸이...”
“괜찮소. 이렇게 보고 있질 않소.”
어른 앞에서는 함부로 말을 할 수 없다.
뭐 일상적인 대화를 하면서 시간을 죽이다가 내가 먼저 제안을 했다.
“제가 가희의 얼굴을 보니 치료가 가능하겠던데 왜 그냥 두시는지요.”
“나라고 모르겠나. 하지만 이건 약이 아니라 내력이 필요한 치료네. 자네가 의술을 안다면 얘기가 쉽겠구만. 어디 5갑자의 내력을 가진 사람이 지천에 널렸는지 아는가?”
“그 내력을 가진 사람이 여기 있다면요?”
“정말인가? 정말 그렇단 말인가?”
난 웃으며 가희의 손을 잡았다.
그녀도 자신의 얼굴에 대해서는 거의 포기를 하고 있었는데 여기서 치료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으니 얼마나 기쁘겠어?
“상공. 정말이에요? 정말 절 치료할 수 있어요?”
“당연하지. 내력이라면 걱정말라고. 여기 멍청한 놈도 5갑자의 내력은 가지고 있으니까.”
당천호의 얼굴색이 변해버렸다.
수하가 5갑자의 내력이라니.
“자네 지금 내게 농담하는 것인가?”
“설마 제가 허언을 하겠습니까. 사실입니다. 제 수하지만 직접 가르쳐 내력이 꽤 높습니다. 그리고 제가 이끄는 녹림은 대부분 일급 고수들입니다. 예전의 녹림으로 생각하고 계셨다면 오산입니다. 지금 당장 무림에 풀어놓아도 무림은 저희들 손에 들어오게 되어 있습니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어?
일급고수라면 적어도 3갑자 이상의 내력을 소유한 사람들인데 그런 사람이 녹림의 숫자만큼이나 된다면 웬만한 문파는 그냥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약간은 긴장된 눈빛의 당가주는 더 물어보려 했지만 내가 말을 잘랐다.
“우선 가희의 치료가 먼저입니다. 그런 후에 제가 전부 말씀드리겠습니다.”
“알겠네. 내가 방을 따로 준비해 두지. 그럼 조금 있다가 오게.”
당천호는 방을 준비한다며 어디론가 갔고 가희는 내가 자신을 치료해 줄 수 있다는 사실이 마냥 좋은지 내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ps 조금 늦었습니다
사무실에서 자꾸 외근을 보내는 바람에
재밌게 봐주시는 분들 감사합니다
더위 조심하시구 좋은 하루 보내세요
내가 당가의 문을 두드린지 한달이 지나도록 아무런 소식이 없다.
이쯤이면 가타부타 말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보낸 선물은 흔적 없이 사라지고 누가 구애를 한다는 소문 조차 나지 않고 있었다.
얼마나 내부의 사람들을 족쳤으면 이런 현상이 일어날까?
안에서 안되면 밖에서 공략을 해야지.
이때까지 당가의 체면을 생각해서 그저 안으로 조용히 처리를 하려고 했는데 대대적인 소문을 퍼뜨려 곤란하게 만들어야겠다.
녹림의 종사가 당가의 여식을 탐내고 있다는 소문은 자칫 싸움으로 번질 수도 있지만 적당한 선을 지킨다면 그들이 굳이 나와 대립하려고 할까?
그 사이에 내게 이로운 사건이 하나만 생겨도 이 게임의 승자가 되는데.
그간 대륙에 펼쳐 놓은 표국과 상회, 기루에서 나와 당가의 여인에 대한 사랑이야기가 대대적으로 토론되고 있었다.
마도의 인물이 정도의 여인을 사랑하는게 말이 되느냐?
사랑은 모든 것을 초월하는 것인가?
마도와 정도가 손을 잡으려는 것인가?
마도가 정도를 무너뜨리기 위한 수단인가?
무수한 질문이 오가고 그런 것들을 나름대로 정의하며 목청을 높였다.
내가 의도한 바는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역시나 남의 얘기를 좋아하는 것들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사건으로 만들어 버렸다.
단순한 나의 치정으로 끝이 나야 할 것이 마도와 정도의 대립까지 나오다니.
솔직히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여자에게 이러는 나도 답답한데 이것을 계기로 정파 무림맹에서 사람이라도 보내오면 골치가 아프다.
시작도 해 보기 전에 접어야 한다면 얼마나 쪽팔린 일인가?
사천은 물론이고 무림 전역에 소문이 퍼졌으니 내가 물러나면 차였다는 오명을 평생쓰고 다녀야 할 것인데...
‘제기랄. 역시 내 스타일로 해야하는 것인데. 일단 여자는 눌러놓고 봐야해. 그럼 지가 알아서 기겠지. 오늘 밤이다.’
이렇게 생각하니 맘도 편해졌다.
내가 잠입하겠다는데 누가 막겠어?
왔다갔는지도 모를 것인데.
다만 그 여인이 어딨는지만 알면 된다.
아직 들어가 본 적이 없으니 정확한 위치를 모르면 실수할지도 모르니까.
객점에 점소이 중에 당가의 무사와 친하다는 사람을 불러 속사정을 들었다.
어디쯤이 그 여인의 숙소인지.
그리곤 운지에게 하늘에서 자세히 살펴보고 알려달라고 했다.
최단거리 길이 나오면 그대로 날아가면 되니까.
궁신탄영이란 좋은 수법이 있는데 뭐하러 뛰어댕겨.
한번의 발길질이면 내가 원하는 만큼은 단숨에 이동이 되는데.
해가 떨어지기를 기다리며 운지의 가슴을 살짝 움켜쥐었다.
“내가 갔다 올 동안에 조용히 있어야 해.”
“주인님도 참. 제가 아무리 말썽을 피운다고 해도 그 정도로 생각이 없겠어요?”
“그래. 그렇게 생각해 주면 좋고. 그런데 너랑 같이 자야하는데 어쩌냐.”
“그거야 나중이라도 가능하니까. 지금은 사랑이 아니라 조금은 전략적인 면이 있잖아요. 그래서 제가 참는 거예요.”
“거기까지 생각했냐?”
“주인님을 모시려면 이정도야...”
가슴을 잡은 손에 힘을 주자 운지는 힘없이 내게 안겨온다.
단순히 가슴을 만진 것만으로 흥분을 일으키다니.
정말 내가 없으면 어떻게 살려고 하는지.
시간을 봐서는 운지와 충분히 한번은 하겠지만 여자 냄새를 달고 사냥을 나갈순 없지.
난 가벼운 키스로 운지를 떼어내고 야행을 감행했다.
운지의 말에 따르면 정문에서 20보정도 떨어진 나무에 올라 대각으로 일직선으로 보이는 건물이 그녀의 거처라고 했다.
일단 나무에 올라보니 바로 보였다.
보통은 금지옥엽이라고 숨기는게 통상적인데 여기는 여자의 거처를 내놓고 있는게 이상했다.
침입자를 유도하기 위한 수단이라면 벌써 소문이 나도 한참전에 났을텐데.
괜히 신경이 쓰였지만 일단은 가보는 거다.
지금 내 시선에 잡히는 그림자도 여인의 형상을 하고 있으니까.
단숨에 그 전각까지 날아가서 창가에 붙어섰다.
실 내부의 상황은 조용하기만 했다.
무슨 여자가 독서삼매에 빠졌는지 한점의 흐트러짐 없이 책을 보고 있었다.
난 조용히 방안으로 스며들어 방 전체에 강기막을 쳤다.
이 안에서 나는 소리가 밖으로 세어봐야 좋을 것이 없으니까.
“소저.”
낮은 저음으로 불렀다.
그런데 이 조용한 반응이라니.
“소저.”
그때야 그녀의 얼굴이 돌려졌다.
순간 흠칫했지만 이내 대범하게 인사를 했다.
“안녕하시오. 이때까지 선물을 보내던 제갈천이라 합니다. 늦은 밤에 찾아와서 미안하오. 하지만 이렇게라도 왔으니 만난것 아니겠소? 반갑소.”
“참으로 대담하시네요. 이곳까지 잠입을 감행하시다니.”
“뭐 그런 것으로는 소저도 마찬가지 아니오. 이 늦은 밤에 남자가 쳐들어와도 태연하게 책을 보니 말이오.”
“가끔 있는 일이라 신경이 쓰이지도 않아요.”
“가끔 있는 일?”
“제게 청혼을 하기 위해 세가의 남자들도 제 방으로 침입을 하죠. 하지만 모두 실패를 했으니 제가 놀라고 자시고 할 것도 없죠.”
“참 독특한 곳이구료.”
“당가는 암기와 독술을 연구하니까 세가의 여인들은 모두 데릴사위를 데리고 와요. 우리의 정보가 밖으로 세면 안되니까. 그러다 보니 세가의 여인들은 밤마다 남자들의 침입에 대비해서 준비를 하죠. 맘에 드는 남자가 오면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튿날 결혼을 발표하지만 맘에 들지 않으면 냉정하게 쫓아내죠. 저 같은 경우는 어디에도 속하지 않지만.”
“흠... 가주의 딸은 특별하다는 말이오?”
“호호호. 참으로 대단한 사람이네요. 아직도 제 용모를 보고 계신걸 보니.”
그렇다.
지금 이 여인의 얼굴은 사람의 형상이 아니다.
정확히 얼굴의 반은 미인형인데 반은 악어의 피부같다.
파충류의 피부를 얼굴의 반에 펼쳤으니 어떤 남자기 좋아할까?
“그럼 얼굴 때문에 그렇다는 말이오?”
“당연하죠. 남자는 다 똑같아요. 제가 맘에 든다고 해도 남자는 내 얼굴을 보고 도망가죠. 그래서 결심했어요. 내 방으로 들어온 사람은 모두 죽이는 쪽으로. 아직 세가의 사람들은 저의 정확한 얼굴을 몰라요. 그러니 죽이면 계속해서 비밀은 유지가 되죠.”
“그래서 나도 죽이겠다는 소리야?”
“생각해 보구요.”
“하하. 나 같이 멋진 남자를 죽이면 손해지. 사람들이 너의 얼굴이 추악하다고 하지만 내가 보기엔 그렇지도 않은데?”
“아무튼 이때까지의 남자들과는 조금 다르네요. 좋아 맘에 들었어요.”
생각보다 일이 쉬워지는군.
뭐 얼굴은 상태를 보니 치료가 가능한데 왜 그대로 두는지 모르겠네.
남녀가 밤에 만나서 너무 많은 대화를 하면 목적을 상실한다.
난 그녀에게 다가가 허리를 끌어안았다.
“무슨 짓이에요?”
“가만있어. 원래 남녀는 밤엔 이러는 거야.”
어느 듯 나의 반말에도 거부감이 없는지 그녀는 내가 하는 대로 두고 봤다.
자신의 허리를 감싸 안으며 한손으로 머리를 쓰다듬다가 점점 다가오는 얼굴을 보고 눈을 감았다.
파르르 떨리는 것이 처음임을 알 수 있게 하고 나 역시 오랜만에 안아보는 처녀의 품이 욕정을 들끓게 만들었다.
긴 입맞춤은 그녀로선 생전 처음 경험하는 설렘인지 심장이 심하게 쿵쾅거리고 있었다.
다행히 입술만은 정상이라 우리의 입맞춤은 아무런 불편이 없었다.
난 그녀의 옷을 하나씩 벗기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얼굴이 이상한 것을 보상이나 하듯이 피부는 백옥 그 자체였다.
혹시라도 손톱으로 긁으면 선명한 선이 생길 것처럼 약해보이는 피부.
그리고 풍만한 가슴과 가는 허리는 중원인 보다 더욱 볼륨감 있었다.
서역인의 피가 섞인 것인가?
난 그녀의 입술에서 가슴으로 목표를 바꾸고 목선을 따라 서서히 그녀의 성감을 건드렸다.
보통의 여인이 느끼는 곳은 이미 마스터했으니 비록 처녀라고 하지만 절정을 느끼게 만들 자신을 충분했다.
혀로 유두를 건드리며 손가락으로 비비기도 하고 유방 전체를 팔자를 그리며 애무하기도 했다.
점차 달아오르는 그녀의 몸은 내 혀가 그녀의 옥문에 닿자 화들짝 놀라고 있었다.
이때까지의 쾌감은 전조에 불과했던지 심하게 몸을 떨었다.
“아흑... 거길... 아아...”
내 손가락과 혀는 그녀의 몸을 맘껏 흥분하게 만들었다.
파과의 아픔이 잊혀지도록 미리 몸을 흥분시켜야 하니까.
지금쯤이면 됐다 싶어 나도 바지를 내리고 내 물건을 그녀의 구멍에 맞추었다.
이미 풀어진 눈은 내가 키스를 하자 거칠게 끌어안으며 감겨버렸다.
그 순간 나의 물건은 그녀의 구멍을 힘차게 뚫고 지나갔다.
단번에 삽입이 이루어지다니.
그녀의 구멍도 꽤나 명기에 드나 보다.
“아악... 뭐... 뭐가...”
“가만. 이대로 느껴봐. 아프지 않게 할게.”
살살 달래면서 삽입된 체로 나의 물건을 꺼덕거리게 만들었다.
진동의 효과를 주는 이 기술은 내 물건을 적응시키기에 딱이었다.
몇분이 지나자 그녀는 또 다른 쾌감이 밀려오는지 허리를 베베 꼬았다.
지금부터 나와 그녀의 진정한 정사가 시작된다.
나의 허리가 진퇴함에 따라 그녀의 신음은 높아만 갔다.
정말 첫 경험인가 싶을 정도로 그녀의 감성은 풍부했다.
그 밤을 두 번이나 하고야 보냈다.
“해가 뜨기 전에 가야겠어. 아마 가주님이 알면 경을 치겠지만 내가 한가지 선물을 주면 괜찮을지도 모르지.”
“당신이 누구길래 아버님이 경을 친다는 말이죠?”
“내가 제갈천이야. 녹림의 대종사.”
“상관없어요. 이미 전 당신의 여자인걸요.”
벗은 몸이 부끄럽지도 않은지 내게 찰싹 달라붙은 그녀에게 꼭 주고 싶은 선물이다.
“내일 다시 찾아올게. 그리고 그때 선물을 줄게. 그러고 보니 당신 이름도 모르는군.”
“호호. 가희예요. 저도 아버님께 말씀드릴게요. 우리 사이를 말씀드리면 이해하실거예요.”
내가 데릴사위로 들어오던지 아닌지는 가주와 얘기가 되어야 하고 혹시라도 가주를 설득시키면 최초의 인물이 되는 것이지.
당가의 철칙을 깨는 인물.
난 서둘러 돌아와서 약재를 준비했다.
가희의 얼굴은 원래가 그런 것이 아니라 어떤 독의 부작용 같다.
만약 독공을 수련했다면 얼굴이 더욱 망가졌겠지만 그 상태로 지내왔으니 확산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거기에 주안점을 두고 그 독을 해독할 약을 찾는 것이다.
뭐 전설의 영약은 필요 없고 간단한 약재와 침만 있으면 된다.
침술도 보통의 방법으로 힘들고 침을 꼽고 거기에 기를 흘려 얼굴에 몰린 독기를 태워야 한다.
5갑자의 공력이 있어야만 시전 할 수 있는 것이니 아마도 가주가 그냥 뒀겠지.
지금 5갑자의 공력을 가진 사람이 맹주 말고 어딨을려고.
천마교주에겐 말 못할 것이고 맹주도 바쁜 사람이니 자신의 여식을 돌봐주진 않을 것이다.
그러니 차일피일하다 그냥 포기하고 이렇게 있는 것이겠지.
난 해가 밝자 말자 당가의 문을 두들겼다.
정식으로 인사를 하기 위해 정천과 미랑도 데리고 갔다.
당가주는 탐탁지 않지만 자신의 딸과 얘기한 바로는 안으로 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
괴물로 변해버린 딸에게 미안한 맘으로 살아왔는데 그런 딸이 맘에 들어하는 남자를 어찌 쉽게 내칠 수 있다는 말인가?
“안녕하십니까? 제갈천이라 합니다.”
“안녕하시오. 당천호요. 이곳의 가주를 맡고 있습니다.”
간단한 인사를 하고 앉아 있으니 면사로 얼굴을 가린 가희가 걸어나왔다.
약간은 불편해 보이는 것이 어제의 흔적을 여실히 보여줬다.
“상공 오셨군요. 제가 먼저 나왔어야 하는데 몸이...”
“괜찮소. 이렇게 보고 있질 않소.”
어른 앞에서는 함부로 말을 할 수 없다.
뭐 일상적인 대화를 하면서 시간을 죽이다가 내가 먼저 제안을 했다.
“제가 가희의 얼굴을 보니 치료가 가능하겠던데 왜 그냥 두시는지요.”
“나라고 모르겠나. 하지만 이건 약이 아니라 내력이 필요한 치료네. 자네가 의술을 안다면 얘기가 쉽겠구만. 어디 5갑자의 내력을 가진 사람이 지천에 널렸는지 아는가?”
“그 내력을 가진 사람이 여기 있다면요?”
“정말인가? 정말 그렇단 말인가?”
난 웃으며 가희의 손을 잡았다.
그녀도 자신의 얼굴에 대해서는 거의 포기를 하고 있었는데 여기서 치료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으니 얼마나 기쁘겠어?
“상공. 정말이에요? 정말 절 치료할 수 있어요?”
“당연하지. 내력이라면 걱정말라고. 여기 멍청한 놈도 5갑자의 내력은 가지고 있으니까.”
당천호의 얼굴색이 변해버렸다.
수하가 5갑자의 내력이라니.
“자네 지금 내게 농담하는 것인가?”
“설마 제가 허언을 하겠습니까. 사실입니다. 제 수하지만 직접 가르쳐 내력이 꽤 높습니다. 그리고 제가 이끄는 녹림은 대부분 일급 고수들입니다. 예전의 녹림으로 생각하고 계셨다면 오산입니다. 지금 당장 무림에 풀어놓아도 무림은 저희들 손에 들어오게 되어 있습니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어?
일급고수라면 적어도 3갑자 이상의 내력을 소유한 사람들인데 그런 사람이 녹림의 숫자만큼이나 된다면 웬만한 문파는 그냥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약간은 긴장된 눈빛의 당가주는 더 물어보려 했지만 내가 말을 잘랐다.
“우선 가희의 치료가 먼저입니다. 그런 후에 제가 전부 말씀드리겠습니다.”
“알겠네. 내가 방을 따로 준비해 두지. 그럼 조금 있다가 오게.”
당천호는 방을 준비한다며 어디론가 갔고 가희는 내가 자신을 치료해 줄 수 있다는 사실이 마냥 좋은지 내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ps 조금 늦었습니다
사무실에서 자꾸 외근을 보내는 바람에
재밌게 봐주시는 분들 감사합니다
더위 조심하시구 좋은 하루 보내세요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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