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부---------------------------
지금 소림에서 벌어지는 일은 정말 가관이었다.
중이 여체를 탐하는 일이 벌어지다니.
그런데 그게 단순하게 여인을 품는 것으로 끝이 나면 상관이 없는데 모종의 대법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40년 이상의 수양을 쌓은 중과 순음지기를 간직한 18세 처녀를 교합시켜 거기서 나오는 기운을 어떤 물건에 주입하는 중이었다.
그 물건의 용도는 알 수가 없지만 소림에서 이런 일을 버젓히 벌이는 것은 아마도 무림맹에서 아니지 금천단에서 꾸미는 흉계일 것이다.
현 무림맹주인 서세호는 무슨 생각에서 이런 일을 벌이고 있을까?
정도 무림의 탈을 쓰고 사도에서도 잘 벌이지 않은 짓을.
정보대의 보고에 따르면 적어도 천명이상의 여인이 사라졌는데 그것을 모두 무마시킨 것을 보면 소림의 명성은 정말 대단한가 보다.
아마 다른 문파에서 이런 일이 생겼으면 벌써 진상조사에 들어갔을 텐데 소림이 가지고 있는 명망 덕에 그저 향화객이 많이 늘었다고만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제대로 알아볼 생각은 하지 않고 미루어 짐작하다니.
이런 점을 노린 무림맹주도 대단하다고 해야하나?
아무튼 내가 알아볼 것은 도대체 무슨 이유로 이런 일을 벌이는지와 그 물건의 쓰임새가 어디인지다.
아무리 대단한 물건이라 하더라도 사람의 목숨보다 중할 수는 없다.
그런데도 그 많은 사람을 희생해야 하는 것은 뚜렷한 목적이 있어서 일 것이고 세상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해가 되는 물건일 것이다.
그런 것은 없애 주는게 예의겠지?
내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놓아두는 것은 어쩌면 강자의 만용이지.
내가 편하다고 그냥 그렇게 있으면 대다수의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게 되는데 내가 그런 꼴을 보고 편하게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타칭 무림 지존인데 그 정도 수고는 해 주어야지.
숭산 소림으로 가는 일행은 운지와 미랑만 들어가기로 했다.
정천은 뒤에서 보조하기로 하고 잠행은 나만이 가능하니까 조용히 침입했다.
미색이 뛰어나다 보니 향화객으로 들어가도 크게 문제는 없었다.
다만 침을 흘리는 중들에게 겨우 참는 운지를 보니 약간 미안하기는 했다.
대웅전 뒤편에 있는 무승들이 기거하는 곳으로 숨어들었다.
보통 소림사를 모두 무공만 연마하는 곳으로 아는데 이곳에도 그냥 설법만 하는 스님도 있고 대표적인 인물이 장경각에서 수도하는 사람이다.
이들은 무공을 익혀도 되는 특권이 있지만 주로 경전을 연구하며 부처의 말씀을 분석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소림의 대표적인 무공인 역근경, 세수경, 보리패엽신공은 모두 부처님이 남긴 마음을 튼튼하게 하는 공부에서 시작한 무공이다.
장경각주들은 대대로 뛰어난 무공을 가지고 있지만 대외적으로는 숨어서 지내는 진정한 참선을 하는 스님들이라 할 수 있다.
지금의 소림은 변질될 대로 되어 버려 그런 사람이 있는지 알 수도 없지만 일단은 소림의 원래 제자들을 찾는 것도 시급했다.
천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문파가 한낮 무림의 일로 자신들의 혼을 팔지는 않았을 것이고 그렇다면 무림맹주가 모종의 음모를 꾸며 소림 방장등을 감금했다는 결론이다.
생각을 안좋은 쪽으로 하다보니 별 이상한 상상까지 동원되었다.
일단은 생각보다 행동이 중요하다.
소림방장이 아직 돌아다니고 있지만 그가 진짜인지 여부와 원래 소림의 제자들이 어디에 있는지 찾아보는 쪽으로 정리했다.
내가 찍은 대웅전 뒤편의 건물이 그런 용도로 알맞춤으로 보였다.
평시에도 사람들이 갈 수 없는 곳이고 버젓한 곳에 사람을 감금했다고 여길 사람은 없으니까 안성맞춤이지.
게다가 아무리 고수라 하더라도 내공을 제지당하면 그저 범부에 지나지 않으니 감시자의 측면에서도 편할 것이고 이런 건물에 감금하는 것은 당연하다.
난 은신술을 펼쳐 공기처럼 건물 속으로 스며들었다.
건물 안에서 풍겨나오는 살기로 보아 정말 이곳은 소림의 인물이 있는 곳이 아니었다.
아무리 경계를 한다고 하지만 이정도의 살기를 가지고 경계를 서는 사람은 없다.
혹시나 천마교나 천사교라면 몰라도.
두 군데의 문파가 아니라면 금천단 밖에 없다.
아니면 아직 등장하지 않은 신비문파라도 되는 것인가?
부딪쳐 봐야 알 수 있을 테니 서둘러 사람들의 기를 감지했다.
거의 고수들을 모아둔 곳이어서인지 실내는 차가운 기운이 감돌았다.
햇살이 오히려 날 도와주고 있다고 해야하나?
해가 비치지 않는 곳은 더욱 어둡게 보이고 불하나 없는 곳이다 보니 내가 활동하는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한쪽에서 보이는 무리들은 모두 포승줄에 묶여 원을 그리며 둘러 앉아있었다.
난 그중에 이마에 9개의 계인이 찍힌 자에게 전음을 날렸다.
‘지금 여기에 침입한 자들은 어디 소속입니까?’
‘누구요? 어떻게 여기까지 잠입을...’
‘그보다 상대를 알아야 제가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
‘저들은 세상에 알려진 문파가 아니오. 다만 무림맹주와 회담을 가진 직후에 저들이 쳐들어왔고 저희는 무력하게 이렇게 당한 것이오.’
그렇다면 정말 금천단의 세력이 맞나 보다.
혹시나 신비문파라면 더욱 편할 것인데.
숨어 있는 세력이 완전히 드러난다면 상대하기가 더욱 편할 테니 말야.
일단은 금천단의 지부라도 공격할 수 있으니 다행이라고 해야하나?
‘지금은 제가 도와드릴 수 없고 오늘밤 다시 오겠습니다. 그전에 이곳에 소림의 제자들은 없습니까?’
‘제자들은 조사동으로 피신해 있습니다. 그곳은 위치를 알고 있다하더라도 들어갈 수 없는 곳이라 이들도 손대기보다 감시하는 쪽으로 하고 있습니다. 비록 우리가 이렇게 잡히는 바람에 그들이 움직일 수 없지만 그들의 힘이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나저나 당신은 누구길래 우리를 도와주려는 것입니까?’
‘제갈천.’
‘흡... 그렇다면....’
‘아무튼 밤에 다시 오겠소. 당신들을 구해야 하니 사람을 조금 불러야 해서. 혹시 지금 독에 중독되거나 했으면 말하시오.’
‘산공독 같은데 벌써 시간이 한참 지났어도 풀리지 않고 있소.’
‘조금 아프더라도 참도록 하시오.’
난 지공으로 그의 팔에 작은 상처를 내고 떨어지는 핏물을 회수했다.
간단한 한수 같지만 보통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5갑자 이상의 실력이 되어야 흉내가 가능하고 8~9갑자는 되야 완전하게 시전할 수 있는 경지다.
난 그의 피에서 나는 냄새와 맛으로 독의 성분을 알아냈다.
‘밤에 올때 해독약도 가지고 오겠소. 그럼 준비하고 계시오.’
‘그대는 녹림의 인물로 아는데 왜 이런 일을 사서하시오.’
‘세상은 혼자 사는게 아니랍니다. 스님.’
말을 마치고 소림의 산문으로 나오자 운지와 미랑도 나오고 있었다.
그들의 얼굴엔 온통 짜증과 신경질이 베어있었다.
뭐 중들이 미친게 확실한지 둘이 지날때마다 침을 질질 흘리며 어떻게든 접근해 보려고 안간힘을 썼다는 것이다.
다행히 주위에 시선이 많아서 그런 일이 벌어지진 않았지만 - 벌어졌으면 사람을 구하고 자시고 오늘로 소림은 형체도 못 알아볼 정도로 박살난다 - 불쾌함을 사그라 들지 않는단다.
나와 정천은 그런 그녀들을 달래며 다시 객잔으로 돌아왔다.
난 우선 살영대에 연락을 넣어 청부를 의뢰했고 정확한 시간을 알려줬다.
그리고 독군에게 연락을 해서 당장 튀어 오라고 일렀다.
뭐 빠지게 뛰면 아마도 내가 움직일 시간 전에는 해독약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이 남았으니 여자들의 기분 전환도 할 겸 시장을 둘러보고 일찍 숙소로 들어갔다.
거사를 앞두고 너무 힘을 빼면 안되지만 그래도 달래는 데는 이게 최고다.
독군은 독의 조종답게 내가 대충 증상과 독의 성분을 말해주자 바로 해독약으로 쓸 물건들을 챙기기 시작했고 충분히 쓰고도 남을 분량을 만들었다.
“이걸 일일이 언제 먹여. 그냥 풀면 해독되게 할 수는 없어?”
“가루로 만들어 뿌리면 됩니다. 한모금 정도만 흡입하면 바로 독이 풀릴 것입니다.”
“그렇단 말이지. 고마워. 그리고 내가 소림에 다녀올 때까지 대기하도록 해. 아마 네가 할 일이 좀 많을 거야.”
독군은 고개를 숙여 대답하고 물러갔다.
이제 30분 후면 살영대가 도착할 것이고 그들은 소림에 잠입한 자들을 하나씩 암살할 것이다.
그럼 내가 소림방장 등이 갇힌 곳을 급습해서 그들을 풀어주면 소림의 일도 해결될 것이다.
뭐 다른 변수가 생긴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급속으로 만든 작전이다 보니 누가 대비하고 자시고 할 것은 없을 것이다.
다만 이들이 꼬리를 짜르고 도망가면 큰일이므로 최대한 은밀하게 해결을 해야한다.
내가 생각하는 바는 졸다구는 최대한 죽이고 관리자로 있는 놈 몇만 잡으면 된다.
섭혼술을 쓰던지 해서라도 그놈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을 알면 되니까.
게다가 그 물건이 뭔지 몰라도 이놈들이 대충이라도 알면 내가 쓰던지 없애던지 하면 되고 이런 일이 다른데서도 벌어지고 있는지도 알아봐야 한다.
대략 30분이 지나자 소림에서는 소리 없는 죽음의 파티가 시작되었다.
살영대주인 추살에게 소란스럽지 않게 죽은 놈도 자신이 왜 죽었는지 모르도록 은밀하게 움직이라 지시했다.
그간 무림에서 살영대의 소문은 꽤나 거창하게 나서 어떠한 청부도 이루어낸다고 퍼져있다.
추살이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 수 있는 말이다.
난 그들의 움직임을 감지하며 그간의 성과가 과언이 아님을 확인하며 소림방장 등이 갇혀있는 건물로 잠입했다.
적어도 10분 내로 모든 일이 마무리 지어져야 깔끔하게 끝난다.
난 들어가면서 천정으로 해독약을 가루내어 뿌렸다.
그들은 싫든 좋든 그것을 마셨을 것이고 해독은 이루어졌을 것이다.
게중에는 자신들을 죽이기 위해 뿌렸다고 탄식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내가 전의 그 중에게 전음을 날리자 탈주 준비가 신속하게 이루어졌다.
“지금부터 여러분들이 할 일은 여러분을 그렇게 만든 놈들을 잡는 것입니다. 혹시 여기 계신분 중에 대법이 어디서 시행되고 있는지 아시는분 있습니까?”
“장경각 지하에 있소.”
난 소리가 난쪽을 돌아보았다.
학자풍의 스님으로 보였는데 알고 보니 장경각주였다.
일신의 무공이 방장을 능가한다고 들었는데 실제로 보니 그의 기도는 예사롭지 않았다.
“허면 지금 여기를 통솔하시는 분은 누구십니까?”
“제가 이들을 통솔하겠소.”
“소림방장 되십니까?”
“아니고 장경각을 맡고 있는 각원이라 하오.”
“그럼 방장님은 어떻게...”
난 살아있다고 봤는데 이미 죽여버렸다는 말인가?
“그는 이미 변질했소. 그들이 어떻게 그를 회유했는지 모르지만 아무튼 지금의 소림방장은 탈선의 길을 걷고 있어서 파문할 생각이오.”
정말 정도라고 하는 것들도 이미 썩을대로 썩은 것인가?
태평의 세월이 그렇게 달콤하게 왔단 말인지.
마도의 큰 별이라고 할 수 있는 천마교도 언제 깨질지 모르는 평화에 대비하여 제자들을 훈련시키고 있는데 이들은 엉뚱한 곳에 빠져서 망가지고 있다니.
“그럼 이들을 이끌고 잘 빠져 나가시오. 지금 밖에서 여러분을 돕는 자들은 내 수하이니 서로 협조하시면 빨리 정리 할 수 있을 겁니다.”
“녹림의 지존이라고 들었는데 정도 무림을 구하는 이유가 뭔지 물어도 되겠소?”
“지금은 사는게 중요하지 않습니까?”
말을 짜르고 장경각으로 뛰었다.
아마 안으로 보고가 들어갔다면 이들도 철수를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부딪혀 싸울 수 있는 상대가 아니란 것은 이미 파악했을 테니까.
난 최대의 속도로 장경각으로 달려 바닥을 향해 일장을 날렸다.
사람을 향해서는 반이상의 힘도 쓰지 않지만 지금은 겨를도 없고 바닥의 두께가 어느 정도인지도 모르는 상황이라 힘의 8할을 쏟아 부었다.
“콰광... ”
“으악... 뭐... 뭐냐...”
나의 장으로 바닥엔 커다란 구멍이 생겼고 운이 좋으려고 했는지 그들이 탈주하려는 방향을 막아버렸다.
말은 나중에도 할 수 있으니 난 신형을 날려 최대한 깔끔한 죽음을 주었다.
어짜피 날파리들이니 죽어도 할말은 없을 것이다.
통로는 한군데 뿐인지 난 도망나오는 놈들을 가차없이 베어 버리며 안으로 들어갔다.
뛰어가는 길에 보니 길의 좌우는 모조리 백골로 치장되어 있었다.
어떤 변태같은 놈이 해 둔 것인지 여인의 것으로 보이는 해골을 벽에 연결하여 걸어두었다.
괴기스러운 분위기는 물론 역겨움까지 느껴졌다.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것을 보니 내가 그 물건에 가까워졌나 보다.
그 와중에도 몇몇의 무사들이 내게 덤볐지만 이미 내가 지나온 길에 죽은 무사들에 비하면 형편없는 실력이라 간단한 동작에도 죽어 넘어졌다.
“이곳의 책임자를 불러라.”
내공을 실어 호통을 쳤다.
사자후는 언제나 신통한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마도의 인물이 무슨 사자후냐고 하겠지만 소리를 이용한 공격이 내 맘에 든다.
비틀거리면서도 쓰러지지 않으려고 하는 놈들은 사뿐히 밟아주고 아직도 시행중인 대법에 눈을 돌렸다.
얼마나 대단한 물건이길래 이 와중에도 시행을 하고 있다는 말인가?
중과 소녀는 서로의 몸을 최대한 붙인 채로 성교를 하고 있었고 그들의 행위는 성스럽게 보이기도 했지만 정작 몸은 그게 아니었다.
둘의 성기에서는 계속해서 핏물이 베어 나왔고 그런 피는 욕조 같은 곳으로 흘러들었다.
그리고 그런 쌍이 다섯이나 한꺼번에 일을 치르고 있었다.
아무런 소리도 없이 서로의 몸만을 탐하고 그러면서 자신의 생명을 갉아먹는 장면.
할 말도 없고 어찌해야 할지도 몰랐다.
그렇게 어정쩡하게 서 있는 내게 몇놈이 걸어왔다.
“그만. 더 이상 날 자극하지 마라. 네 놈들은 살려줄 테니 가만히 기다려.”
안그래도 스산한 분위기에서 나의 낮은 목소리는 그들을 주춤거리게 만들었다.
“어찌 인간의 탈을 쓰고 이런 짓을 벌일 수 있단 말이냐. 너희가 진정 사람이기를 포기하고 싶은 것이냐.”
누구도 답을 하진 않았다.
그들도 사람인 것이다.
위에서 시키니까 그렇게 한 것뿐이지 자신들도 그러고 싶어서 그랬겠는가?
참으로 인목불견의 참상이다.
그런 찝찝한 기분에 잠겨 있는 사이 다섯 쌍은 스르르 쓰러지더니 다시는 일어나지 못했다.
그 순간 진한 살기가 감돌기 시작했다.
욕조에서 무엇인가가 꿈틀거리기 시작한 것은 동시에 일어난 일이다.
ps 리플의 글을 보면 왠지 방향을 바꿔야 하나란 생각이 드네요
잔득 기대들을 하시는데 방향을 틀기도 뭐하고
뭐 일단은 제 생각대로 쓰는 거라 뭐라고 하진 마세요...^^
장마에 더위에 참 힘들죠?
다들 힘내시고 일년의 반이 갑니다
더 좋은 내일을 위해 스트레스 팍팍 날리시고 힘들 냅시다
지금 소림에서 벌어지는 일은 정말 가관이었다.
중이 여체를 탐하는 일이 벌어지다니.
그런데 그게 단순하게 여인을 품는 것으로 끝이 나면 상관이 없는데 모종의 대법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40년 이상의 수양을 쌓은 중과 순음지기를 간직한 18세 처녀를 교합시켜 거기서 나오는 기운을 어떤 물건에 주입하는 중이었다.
그 물건의 용도는 알 수가 없지만 소림에서 이런 일을 버젓히 벌이는 것은 아마도 무림맹에서 아니지 금천단에서 꾸미는 흉계일 것이다.
현 무림맹주인 서세호는 무슨 생각에서 이런 일을 벌이고 있을까?
정도 무림의 탈을 쓰고 사도에서도 잘 벌이지 않은 짓을.
정보대의 보고에 따르면 적어도 천명이상의 여인이 사라졌는데 그것을 모두 무마시킨 것을 보면 소림의 명성은 정말 대단한가 보다.
아마 다른 문파에서 이런 일이 생겼으면 벌써 진상조사에 들어갔을 텐데 소림이 가지고 있는 명망 덕에 그저 향화객이 많이 늘었다고만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제대로 알아볼 생각은 하지 않고 미루어 짐작하다니.
이런 점을 노린 무림맹주도 대단하다고 해야하나?
아무튼 내가 알아볼 것은 도대체 무슨 이유로 이런 일을 벌이는지와 그 물건의 쓰임새가 어디인지다.
아무리 대단한 물건이라 하더라도 사람의 목숨보다 중할 수는 없다.
그런데도 그 많은 사람을 희생해야 하는 것은 뚜렷한 목적이 있어서 일 것이고 세상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해가 되는 물건일 것이다.
그런 것은 없애 주는게 예의겠지?
내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놓아두는 것은 어쩌면 강자의 만용이지.
내가 편하다고 그냥 그렇게 있으면 대다수의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게 되는데 내가 그런 꼴을 보고 편하게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타칭 무림 지존인데 그 정도 수고는 해 주어야지.
숭산 소림으로 가는 일행은 운지와 미랑만 들어가기로 했다.
정천은 뒤에서 보조하기로 하고 잠행은 나만이 가능하니까 조용히 침입했다.
미색이 뛰어나다 보니 향화객으로 들어가도 크게 문제는 없었다.
다만 침을 흘리는 중들에게 겨우 참는 운지를 보니 약간 미안하기는 했다.
대웅전 뒤편에 있는 무승들이 기거하는 곳으로 숨어들었다.
보통 소림사를 모두 무공만 연마하는 곳으로 아는데 이곳에도 그냥 설법만 하는 스님도 있고 대표적인 인물이 장경각에서 수도하는 사람이다.
이들은 무공을 익혀도 되는 특권이 있지만 주로 경전을 연구하며 부처의 말씀을 분석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소림의 대표적인 무공인 역근경, 세수경, 보리패엽신공은 모두 부처님이 남긴 마음을 튼튼하게 하는 공부에서 시작한 무공이다.
장경각주들은 대대로 뛰어난 무공을 가지고 있지만 대외적으로는 숨어서 지내는 진정한 참선을 하는 스님들이라 할 수 있다.
지금의 소림은 변질될 대로 되어 버려 그런 사람이 있는지 알 수도 없지만 일단은 소림의 원래 제자들을 찾는 것도 시급했다.
천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문파가 한낮 무림의 일로 자신들의 혼을 팔지는 않았을 것이고 그렇다면 무림맹주가 모종의 음모를 꾸며 소림 방장등을 감금했다는 결론이다.
생각을 안좋은 쪽으로 하다보니 별 이상한 상상까지 동원되었다.
일단은 생각보다 행동이 중요하다.
소림방장이 아직 돌아다니고 있지만 그가 진짜인지 여부와 원래 소림의 제자들이 어디에 있는지 찾아보는 쪽으로 정리했다.
내가 찍은 대웅전 뒤편의 건물이 그런 용도로 알맞춤으로 보였다.
평시에도 사람들이 갈 수 없는 곳이고 버젓한 곳에 사람을 감금했다고 여길 사람은 없으니까 안성맞춤이지.
게다가 아무리 고수라 하더라도 내공을 제지당하면 그저 범부에 지나지 않으니 감시자의 측면에서도 편할 것이고 이런 건물에 감금하는 것은 당연하다.
난 은신술을 펼쳐 공기처럼 건물 속으로 스며들었다.
건물 안에서 풍겨나오는 살기로 보아 정말 이곳은 소림의 인물이 있는 곳이 아니었다.
아무리 경계를 한다고 하지만 이정도의 살기를 가지고 경계를 서는 사람은 없다.
혹시나 천마교나 천사교라면 몰라도.
두 군데의 문파가 아니라면 금천단 밖에 없다.
아니면 아직 등장하지 않은 신비문파라도 되는 것인가?
부딪쳐 봐야 알 수 있을 테니 서둘러 사람들의 기를 감지했다.
거의 고수들을 모아둔 곳이어서인지 실내는 차가운 기운이 감돌았다.
햇살이 오히려 날 도와주고 있다고 해야하나?
해가 비치지 않는 곳은 더욱 어둡게 보이고 불하나 없는 곳이다 보니 내가 활동하는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한쪽에서 보이는 무리들은 모두 포승줄에 묶여 원을 그리며 둘러 앉아있었다.
난 그중에 이마에 9개의 계인이 찍힌 자에게 전음을 날렸다.
‘지금 여기에 침입한 자들은 어디 소속입니까?’
‘누구요? 어떻게 여기까지 잠입을...’
‘그보다 상대를 알아야 제가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
‘저들은 세상에 알려진 문파가 아니오. 다만 무림맹주와 회담을 가진 직후에 저들이 쳐들어왔고 저희는 무력하게 이렇게 당한 것이오.’
그렇다면 정말 금천단의 세력이 맞나 보다.
혹시나 신비문파라면 더욱 편할 것인데.
숨어 있는 세력이 완전히 드러난다면 상대하기가 더욱 편할 테니 말야.
일단은 금천단의 지부라도 공격할 수 있으니 다행이라고 해야하나?
‘지금은 제가 도와드릴 수 없고 오늘밤 다시 오겠습니다. 그전에 이곳에 소림의 제자들은 없습니까?’
‘제자들은 조사동으로 피신해 있습니다. 그곳은 위치를 알고 있다하더라도 들어갈 수 없는 곳이라 이들도 손대기보다 감시하는 쪽으로 하고 있습니다. 비록 우리가 이렇게 잡히는 바람에 그들이 움직일 수 없지만 그들의 힘이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나저나 당신은 누구길래 우리를 도와주려는 것입니까?’
‘제갈천.’
‘흡... 그렇다면....’
‘아무튼 밤에 다시 오겠소. 당신들을 구해야 하니 사람을 조금 불러야 해서. 혹시 지금 독에 중독되거나 했으면 말하시오.’
‘산공독 같은데 벌써 시간이 한참 지났어도 풀리지 않고 있소.’
‘조금 아프더라도 참도록 하시오.’
난 지공으로 그의 팔에 작은 상처를 내고 떨어지는 핏물을 회수했다.
간단한 한수 같지만 보통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5갑자 이상의 실력이 되어야 흉내가 가능하고 8~9갑자는 되야 완전하게 시전할 수 있는 경지다.
난 그의 피에서 나는 냄새와 맛으로 독의 성분을 알아냈다.
‘밤에 올때 해독약도 가지고 오겠소. 그럼 준비하고 계시오.’
‘그대는 녹림의 인물로 아는데 왜 이런 일을 사서하시오.’
‘세상은 혼자 사는게 아니랍니다. 스님.’
말을 마치고 소림의 산문으로 나오자 운지와 미랑도 나오고 있었다.
그들의 얼굴엔 온통 짜증과 신경질이 베어있었다.
뭐 중들이 미친게 확실한지 둘이 지날때마다 침을 질질 흘리며 어떻게든 접근해 보려고 안간힘을 썼다는 것이다.
다행히 주위에 시선이 많아서 그런 일이 벌어지진 않았지만 - 벌어졌으면 사람을 구하고 자시고 오늘로 소림은 형체도 못 알아볼 정도로 박살난다 - 불쾌함을 사그라 들지 않는단다.
나와 정천은 그런 그녀들을 달래며 다시 객잔으로 돌아왔다.
난 우선 살영대에 연락을 넣어 청부를 의뢰했고 정확한 시간을 알려줬다.
그리고 독군에게 연락을 해서 당장 튀어 오라고 일렀다.
뭐 빠지게 뛰면 아마도 내가 움직일 시간 전에는 해독약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이 남았으니 여자들의 기분 전환도 할 겸 시장을 둘러보고 일찍 숙소로 들어갔다.
거사를 앞두고 너무 힘을 빼면 안되지만 그래도 달래는 데는 이게 최고다.
독군은 독의 조종답게 내가 대충 증상과 독의 성분을 말해주자 바로 해독약으로 쓸 물건들을 챙기기 시작했고 충분히 쓰고도 남을 분량을 만들었다.
“이걸 일일이 언제 먹여. 그냥 풀면 해독되게 할 수는 없어?”
“가루로 만들어 뿌리면 됩니다. 한모금 정도만 흡입하면 바로 독이 풀릴 것입니다.”
“그렇단 말이지. 고마워. 그리고 내가 소림에 다녀올 때까지 대기하도록 해. 아마 네가 할 일이 좀 많을 거야.”
독군은 고개를 숙여 대답하고 물러갔다.
이제 30분 후면 살영대가 도착할 것이고 그들은 소림에 잠입한 자들을 하나씩 암살할 것이다.
그럼 내가 소림방장 등이 갇힌 곳을 급습해서 그들을 풀어주면 소림의 일도 해결될 것이다.
뭐 다른 변수가 생긴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급속으로 만든 작전이다 보니 누가 대비하고 자시고 할 것은 없을 것이다.
다만 이들이 꼬리를 짜르고 도망가면 큰일이므로 최대한 은밀하게 해결을 해야한다.
내가 생각하는 바는 졸다구는 최대한 죽이고 관리자로 있는 놈 몇만 잡으면 된다.
섭혼술을 쓰던지 해서라도 그놈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을 알면 되니까.
게다가 그 물건이 뭔지 몰라도 이놈들이 대충이라도 알면 내가 쓰던지 없애던지 하면 되고 이런 일이 다른데서도 벌어지고 있는지도 알아봐야 한다.
대략 30분이 지나자 소림에서는 소리 없는 죽음의 파티가 시작되었다.
살영대주인 추살에게 소란스럽지 않게 죽은 놈도 자신이 왜 죽었는지 모르도록 은밀하게 움직이라 지시했다.
그간 무림에서 살영대의 소문은 꽤나 거창하게 나서 어떠한 청부도 이루어낸다고 퍼져있다.
추살이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 수 있는 말이다.
난 그들의 움직임을 감지하며 그간의 성과가 과언이 아님을 확인하며 소림방장 등이 갇혀있는 건물로 잠입했다.
적어도 10분 내로 모든 일이 마무리 지어져야 깔끔하게 끝난다.
난 들어가면서 천정으로 해독약을 가루내어 뿌렸다.
그들은 싫든 좋든 그것을 마셨을 것이고 해독은 이루어졌을 것이다.
게중에는 자신들을 죽이기 위해 뿌렸다고 탄식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내가 전의 그 중에게 전음을 날리자 탈주 준비가 신속하게 이루어졌다.
“지금부터 여러분들이 할 일은 여러분을 그렇게 만든 놈들을 잡는 것입니다. 혹시 여기 계신분 중에 대법이 어디서 시행되고 있는지 아시는분 있습니까?”
“장경각 지하에 있소.”
난 소리가 난쪽을 돌아보았다.
학자풍의 스님으로 보였는데 알고 보니 장경각주였다.
일신의 무공이 방장을 능가한다고 들었는데 실제로 보니 그의 기도는 예사롭지 않았다.
“허면 지금 여기를 통솔하시는 분은 누구십니까?”
“제가 이들을 통솔하겠소.”
“소림방장 되십니까?”
“아니고 장경각을 맡고 있는 각원이라 하오.”
“그럼 방장님은 어떻게...”
난 살아있다고 봤는데 이미 죽여버렸다는 말인가?
“그는 이미 변질했소. 그들이 어떻게 그를 회유했는지 모르지만 아무튼 지금의 소림방장은 탈선의 길을 걷고 있어서 파문할 생각이오.”
정말 정도라고 하는 것들도 이미 썩을대로 썩은 것인가?
태평의 세월이 그렇게 달콤하게 왔단 말인지.
마도의 큰 별이라고 할 수 있는 천마교도 언제 깨질지 모르는 평화에 대비하여 제자들을 훈련시키고 있는데 이들은 엉뚱한 곳에 빠져서 망가지고 있다니.
“그럼 이들을 이끌고 잘 빠져 나가시오. 지금 밖에서 여러분을 돕는 자들은 내 수하이니 서로 협조하시면 빨리 정리 할 수 있을 겁니다.”
“녹림의 지존이라고 들었는데 정도 무림을 구하는 이유가 뭔지 물어도 되겠소?”
“지금은 사는게 중요하지 않습니까?”
말을 짜르고 장경각으로 뛰었다.
아마 안으로 보고가 들어갔다면 이들도 철수를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부딪혀 싸울 수 있는 상대가 아니란 것은 이미 파악했을 테니까.
난 최대의 속도로 장경각으로 달려 바닥을 향해 일장을 날렸다.
사람을 향해서는 반이상의 힘도 쓰지 않지만 지금은 겨를도 없고 바닥의 두께가 어느 정도인지도 모르는 상황이라 힘의 8할을 쏟아 부었다.
“콰광... ”
“으악... 뭐... 뭐냐...”
나의 장으로 바닥엔 커다란 구멍이 생겼고 운이 좋으려고 했는지 그들이 탈주하려는 방향을 막아버렸다.
말은 나중에도 할 수 있으니 난 신형을 날려 최대한 깔끔한 죽음을 주었다.
어짜피 날파리들이니 죽어도 할말은 없을 것이다.
통로는 한군데 뿐인지 난 도망나오는 놈들을 가차없이 베어 버리며 안으로 들어갔다.
뛰어가는 길에 보니 길의 좌우는 모조리 백골로 치장되어 있었다.
어떤 변태같은 놈이 해 둔 것인지 여인의 것으로 보이는 해골을 벽에 연결하여 걸어두었다.
괴기스러운 분위기는 물론 역겨움까지 느껴졌다.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것을 보니 내가 그 물건에 가까워졌나 보다.
그 와중에도 몇몇의 무사들이 내게 덤볐지만 이미 내가 지나온 길에 죽은 무사들에 비하면 형편없는 실력이라 간단한 동작에도 죽어 넘어졌다.
“이곳의 책임자를 불러라.”
내공을 실어 호통을 쳤다.
사자후는 언제나 신통한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마도의 인물이 무슨 사자후냐고 하겠지만 소리를 이용한 공격이 내 맘에 든다.
비틀거리면서도 쓰러지지 않으려고 하는 놈들은 사뿐히 밟아주고 아직도 시행중인 대법에 눈을 돌렸다.
얼마나 대단한 물건이길래 이 와중에도 시행을 하고 있다는 말인가?
중과 소녀는 서로의 몸을 최대한 붙인 채로 성교를 하고 있었고 그들의 행위는 성스럽게 보이기도 했지만 정작 몸은 그게 아니었다.
둘의 성기에서는 계속해서 핏물이 베어 나왔고 그런 피는 욕조 같은 곳으로 흘러들었다.
그리고 그런 쌍이 다섯이나 한꺼번에 일을 치르고 있었다.
아무런 소리도 없이 서로의 몸만을 탐하고 그러면서 자신의 생명을 갉아먹는 장면.
할 말도 없고 어찌해야 할지도 몰랐다.
그렇게 어정쩡하게 서 있는 내게 몇놈이 걸어왔다.
“그만. 더 이상 날 자극하지 마라. 네 놈들은 살려줄 테니 가만히 기다려.”
안그래도 스산한 분위기에서 나의 낮은 목소리는 그들을 주춤거리게 만들었다.
“어찌 인간의 탈을 쓰고 이런 짓을 벌일 수 있단 말이냐. 너희가 진정 사람이기를 포기하고 싶은 것이냐.”
누구도 답을 하진 않았다.
그들도 사람인 것이다.
위에서 시키니까 그렇게 한 것뿐이지 자신들도 그러고 싶어서 그랬겠는가?
참으로 인목불견의 참상이다.
그런 찝찝한 기분에 잠겨 있는 사이 다섯 쌍은 스르르 쓰러지더니 다시는 일어나지 못했다.
그 순간 진한 살기가 감돌기 시작했다.
욕조에서 무엇인가가 꿈틀거리기 시작한 것은 동시에 일어난 일이다.
ps 리플의 글을 보면 왠지 방향을 바꿔야 하나란 생각이 드네요
잔득 기대들을 하시는데 방향을 틀기도 뭐하고
뭐 일단은 제 생각대로 쓰는 거라 뭐라고 하진 마세요...^^
장마에 더위에 참 힘들죠?
다들 힘내시고 일년의 반이 갑니다
더 좋은 내일을 위해 스트레스 팍팍 날리시고 힘들 냅시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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