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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5 01:04 495회 0건
"후우..."

난 담배를 물고 베란다에 서 있었다. 담배 연기가 폐를 가득 채우며 다시
입으로 뿜어진다. 식사를 하고 난 후의 담배의 맛. 절대 끊을 수가 없는
마약같은 것이다. 어쩌면 나는 이 맛 때문에 담배를 끊지 못하는 것일지
도 모른다.

"끊을래야 끊을수가 있나."

내 직업은 소설가다. 소설가래봤자 요즘 흔히 말하는 양산형 판타지 작가
에 불과하지만, 어쨌든 프리랜서 소설가다. 그래도 최근에는 내가 쓴 글이
꽤 인기가 있어서 출판사로부터 인세도 두둑히 받고 있는 형편이다. 글을
쓸 때는 꼭 담배를 물어야 하는 형편이니, 내가 어찌 담배를 끊을 수 있겠
는가!
한 때 담배를 끊으려 노력해 본 적도 없지 않다. 그러나 모든 것은 도로아
미타불. 담배란 놈은 생각보다 깊이 내 생활에 침투해 있었던 것이다.

"문 좀 열어 주세요오..."

담배를 거의 다 피워갈 때 쯤, 난 요상한 목소리를 들었다. 거참, 분명히
들릴리가 없는 여자 목소리인 것이다. 그것도 아주 가까이에서.
설마 희연이인가? 아니, 그럴리는 없었다. 그녀는 오늘 회사 회식이 있는
바람에 못 온다고 말했다. 게다가 나는 양다리를 걸친 바람둥이도 아니다.
그럼 저 목소리는 누구의 것일까?

"누구세요?"

문은 열지 않고 문에 달린 작은 돋보기를 통해 밖을 본다. 그런데 아무것
도 안 보인다. 내가 헛것을 들었나? 아직 젊은데...쩝. 나는 등을 돌리며
다시 베란다로 나가려고 했다.

"문 좀 열어주세요..."

...뭐냐.

환청이 아니다. 나는 다시 밖을 내다 보았지만 역시 아무것도 보이지 않
는다. 잠시 생각한 끝에 나는 문을 빼꼼 열었다. 웬 여자가 보인다. 머리
에 뿔이 난...나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다시 문을 닫았다. 잘못 봤겠
지.

"흐흐흐흑..."

이번에는 흐느낌까지 들려온다. 이런 제길! 나보고 어쩌라고? 머리에 뿔
장식을 한 미친년을 받아들여도 되는 걸까? 아니다. 혹시 뉴스에 자주 나
오던 꽃뱀일지도 모른다. 남자와 짜고 다른 남자와 섹스를 하는 비디오를
찍어 협박하는...의심이 들자 아예 그런 쪽으로 머리가 굳어 버린다.

"..."

그런데 한동안 들리던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나는 호기심을 참지 못
하고 다시 문을 빼꼼 열어 밖을 쳐다본다. 외부에서 침입자가 들어오려 해
도 쇠사슬 때문에 들어오지 못할 것이다. 안심하고 문을 조금 열었을 때,
방금 그 여자가 복도에 쓰러져 있는 것이 보였다.

"뭐하는 여자야? 헤이! 이봐요!"

머리에 뿔 장식을 하고, 보기에 조금 민망한...제길 몸매는 끝내주네. 하여
튼 그런 여자가 쓰러져 있었다. 그런데...자세히 보니 치마 끝에서 뭔가 튀
어나와 있다. 조금 자세히 보기 위해서 몸을 기울이자 "그것"이 확실히 시
야에 들어온다.

"꼬리?"

꼬리다. 그것도 애니메이션에서 자주 보던 악마의 꼬리. 머리에는 뿔에다
엉덩이에 꼬리라...어디서 코스프레라도 하고 왔나? 게다가 이 추운 겨울
에 말이다. 미친년이 아니고서야 얼어죽기 딱 맞을 것이다.

"아...나보고 어쩌라는 거야 제길. 이봐요! 이보셈!"

조금 당황하다 보니 초딩체까지 튀어 나온다. 그러나 아무리 불러도 그녀
는 깨어나지 않는다.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한다. 이거, 혹시 남
의 집 앞에서 얼어죽는 시츄에이션? 오우, 그것만은 절대 사양이다. 재수
없으면 용의자로 몰려 경찰서로 끌려갈 위험도 있다. 나는 머리를 벅벅
긁으며 일단 밖으로 나갔다.

"..."

춥다. 하긴 겨울이니까. 몸을 부르르 떨면서 그녀를 살펴보았다. 서큐버스
코스프레라도 했나?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많이 봐 왔던 딱 그 차림새다. 가
죽으로 만든 하이레그 슈츠에다 검은 하이힐. 늘씬한 다리를 쭉 뻗고 있다.
게다가 옆으로 뉘어진 저 가슴은...

"제길 더럽게 크네."

비교하기 진짜 미안하지만, 희연이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큰 가슴
이다. 일본 av에서 자주 보던 폭유보다 더 큰것 같다. 여자가 옆으로 쓰러
져 있기에 바닥으로 늘어져 있었는데, 가죽 옷이라 해도 가슴의 중량감을
버티기엔 무리인가 보다.

그런데 내가 세세하게 그녀를 관찰하고 있을 때, 누군가가 올라오는 소리
가 들린다. 나는 연신 제길, 소리를 내뱉으며 일단 그녀를 집으로 끌어들
이기로 했다. 가슴의 기복이 있는 것으로 보아 죽은 건 아닌데, 혹시 누
군가가 이런 상황을 발견하면 진짜 오해받는 것이다.

"휴..."

그녀는 꽤 무거웠다. 다소 가냘픈 몸매와는 달리 가슴이 너무 큰 것이다.
물론 안아보았기에 기분은 좋았지만, 그런것에 신경 쓸 때가 아니다. 나는
그녀의 얼굴 쪽으로 이동해 뺨을 살짝 살짝 때린다.

"이봐요. 이봐요. 이보셈! 이보삼! 이봐요환!"

...일어날 생각도 하지 않는다. 혹시 죽은 걸까? 그러나 그녀의 가슴팍은
아직까지 기복을 일으키며 숨을 쉬고 있다. 일단 급한 상황은 아니었기에
내 시선은 자연스레 그녀의 머리 쪽으로 향한다.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검
은색의 머리칼. 엘라스틴이라도 한 모양이다. 게다가 귀의 위쪽에서 뻗어
나온 저 양 뿔은... 진짜 적응이 안된다. 저거 혹시 가짜 아냐?

"...아니군."

만져 보기도 하고 장식이 아닌가 해서 머리칼을 헤쳐 보기도 했지만 그녀
의 뿔은 진짜 피부 속에서 돋아나 있다. 게다가 엉덩이에서 뻗어 있는 가
죽채찍 같은 꼬리는....으음...이 이상 상상하기 싫다.

"인간이 아닌가?"

설마. 지금은 2005년이란 말이다. 내가 판타지를 쓰고 있긴 하지만 그렇게
현실성 없는 놈은 아니다. 어엿한 25세의 성인으로...어라?

"으음..."

그녀가 신음소리를 내며 눈을 떴다. 예쁜 검은색의 눈동자다. 그녀는 머리
가 어지러운지 잠시 고개를 흔들더니 나를 발견했다. 나는 어정쩡한 미소
를 지어주었고 그녀는 활짝 웃는다. 이, 이게 아닌데...나는 갑자기 내 시
야를 덮쳐오는 검은색의 물체에 깜짝 놀라 넘어지고 말았다. 뭐, 뭐냐!

뭉클

과, 과연 엄청난 무게감이다. 그녀가 몸을 던지자 난 그녀를 끌어안고 뒤로
쓰러질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내 가슴에 푹신하게 문질러지는 그녀의 가
슴...음...난 어쩔 수 없는 수컷인가 보다. 눈을 떠 보니 그녀는 내 코 앞
에 있었다. 그녀의 자그마한 붉은 입술이 열린다.

"주인님..."

뭐? 뭐 이런 왓더퍽 같은 일이! 나는 황급히 일어서면서 그녀를 밀치려 했
으나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그녀는 내가 장난치는 것으로 알았는지 내 목
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 것이다. 제길, 힘 더럽게 세네. 다시 힘을 주었
지만 그녀와 나 사이에 힘차이가 존재한다는 진실을 깨달을 수 밖에 없었
다.

"이익!"

얼굴이 붉어지도록 용을 써 보지만 그녀는 꿈쩍도 않는다. 예쁜 인형같은
얼굴에는 작은 동요조차 없었다. 그녀는 고개를 갸우뚱 하더니 곧 내 얼굴
에 자신의 얼굴을 갖다 대었다.

"뭐, 뭐하...웁!"

입술에 뭔가 부드러운 것이 부딛혀 온다. 그것이 그녀의 입술이란 것을 채
깨닫기도 전에 강제로 내 입이 열러지고 미끄덩한 것이 들어왔다. 그녀의
혀다. 부드러움과 향긋한 침으로 무장한 그녀의 혀는 거침없이 내 입술을
유린하고 혀를 몰아세웠다.
내 혀는 불쌍하게도 축 늘어진 불알처럼 그녀의 혀에 무방비로 당하고 있
었다. 문지르는 그녀의 입술에서는 작은 열기가 터져 나온다. 여, 여자의
침이 이렇게 맛있다니 상상도 못해본 일이다. 희연이와도 딥키스를 하고는
있지만, 그녀의 입에서는 언제나 술냄새가 났던 것이다. 그런데...

"하아..."

내 입을 자신의 침으로 발라 버린 그녀가 입술을 뗀다. 예쁘긴 예쁘네...
웬만한 연예인들도 이 여자 앞에선 무릎을 꿇어야 할 정도다. 2차원 애니
메이션에서 갓 튀어나왔다고 의심될 정도다. 그러나 다행히(?) 이 여자는
애니메이션의 여자들처럼 거대한 눈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가 아니잖
아! 이 여자 대체 뭐야!

난 신경질적으로 그녀를 밀치고 일어났다. 다른 이유 때문이 아니었다.
나에 대해 속속들이 다 알고 있는 희연이 때문이다. 향수 감별사의 직업
을 가지고 있는 그녀는 냄새에 아주 민감하다. 예전에 친구의 강권에 못
이겨 잠깐 외도를 한적이 있었는데, 희연이의 민감한 코에 바로 걸려버린
것이다.
어떻게 훈련하면 하루가 지난 화장품 냄새를 기억할 수 있을까? 그녀의
코는 나에게 안겼던 여자의 화장품이 뭔가를 정확하게 파악해 냈고, 난
무릎을 싹싹 빌고 각서까지 써야 했다.

"다, 당신 누구예요?"

간신히 그녀에게서 벗어났다. 그녀는 몹시 애처로운 눈빛으로 나를 올려
다 보고 있었다. 그렇게 보니까 마음이 또 약해지네...그러나 나는 고개를
저었다. 희연이한테 배신하지 않기로 약속했고, 그것을 깨트리는 순간에
나의 죽음도 찾아온다. 희연이는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여자다.

"주인님...주인님..."

더헉! 기어오지 마!

나는 쓰러진 채 그녀를 발로 마구 밀었지만, 그녀는 기어코 내 배위에 올
라탄다. 어, 엉덩이도 되게 통통하네...내가 어이없어 하자 그녀는 생긋
웃더니 갑자기 가죽 슈트를 훌렁 내려버린다.

출렁

"크다..."

진짜 크다. 슈트를 입고 있었을 때도 컸지만, 답답한 옷 밖으로 해방된 그
녀의 가슴은 상상을 초월한 크기였다. 몸은 갸날픈데 가슴은 저렇게 크니,
혹시 만성 허리 디스크를 앓지 않을까 의심될 정도다. 게다가 가슴의 정점
에 올라 있는 젖꼭지는 분홍색이다. 웬만한 여자는 갈색이나 검은색인데..
내가 그녀의 가슴에 정신없이 취해 있을 때 그녀가 내 손을 잡는다. 그리고
자신의 가슴으로 가져다 대었다.

물컹

부드러웠다. 탄력 넘치는 그녀의 가슴은 내 손모양에 따라 일그러졌고 손
가락 사이로 삐져나왔다. 마치 부드러운 밀가루 반죽을 만지는 것 같다.
크기도 엄청나게 커서 한손으로 쥐기에는 감당이 안된다. 내가 정신없이
그녀의 가슴을 만지고 있자 그녀가 뒤로 손을 뻗었다.

"이, 이봐..."

그녀가 손을 댄 곳은 내 자지였다. 청바지를 찢어버릴듯 팽팽히 솟아 있는
부분을 부드럽게 쓸어준다. 기분은 좋았지만 나는 정신을 차려야 했다. 혹
시 누군가가 들어오기라도 한다면...

"유지하! 들어간다!"

컥! 끝장이다! 희연이가 오다니! 오늘은 회식이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
제길! 빌어먹을! x더퍽!

내가 그녀의 밑에서 바둥거렸지만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뭔가 엄청난 것
이 나를 꽉 누르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이 여자는 전혀 비키려 하지 않
는다. 빌어먹을...끝장이다...;;

덜컹

문이 열리고, 한 여자가 들어선다. 어깨까지 내린 머리칼은 부드러운 웨이
브. 짧은 미니 스커트에 검은색 정장을 걸치고 있는 여자가 주위를 두리번
거리면서 안으로 들어온다. 그리고 나와 여자를 발견했다.

"이...이...!"

너무 분해서 말도 나오지 않는 모양이다. 하긴 나라도 그러겠다...난 자포
자기한 심정으로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헤어지지는 않겠지만, 최소한 한달
간은 그녀의 노예로 살아야 할 것이다. 아버지 어머니 왜 날 이렇게 낳으셨
나요...닭똥같은 눈물이 뺨으로 흘러내리고, 절대 듣고 싶지 않았던 희연이
의 절규 소리가 원룸을 가득 채운다.

"이 년놈들이 뭐하는 짓이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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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속일 2024-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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