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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5 01:04 578회 0건
-자식의 의미-

‘과장님, 보고자료 보셨습니까?’

‘응, 뭐 별로….’

‘이러다, 저희도 어디로 좌천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네여.’

‘좌천은 무신…..어디 세상 일이 우리 맘대로 되나?’

이 대리는 걱정이 태산이었다. 보건복지부의 후신인 보건국 내에 설립되었던 입양부서가 입양청으로 분리되고 나서부터, 특히나 우리 부서의 일이 줄어든 것은 사실 이었다. 우리 부서의 임무는 인구의 폭증을 막기 위한 산아제한 및 피임, 정관수술을 홍보하고 장려하는 것이었는데, 벌써 몇 년째, 대중들의 우려를 자아내면서 출산율이 마이너스 곡선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는 것 때문 이었다. 학자들은 이런 기현상이 발생되는 것은 젊은 사람들의 출산에 대한 인식이 급변하고 있으며, 그러한 조짐은 근 10년이 되도록 출산율 하향 곡선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종족보존 이요? 그거 원시시대적 발상 이죠.’

‘내가 아니더라도 인구증가에 몸 바칠 사람들 많아여.’

‘무자식 상팔자라는 말, 틀린 거 보셨어여? 우리 부모도 나를 버거워 하는 판인데, 나라고 보란 듯이 자식을 낳는다? 또라이 아니고서야….’

2030년을 앞두고 있는 요즈음, 신정부의 선거공약은 특이한 법령에 집중되어 온 것을 볼 수 있었다. 윤리해방강령이라고 일컬어진 법령이 국회를 통과 하던 2024년의 가을에는 축제 분위기가 전국을 덮었었다. 보안법 보다 더 무겁게 사람들의 뇌리를 짓누르고 있던 많은 제제들이 법의 비호아래 날개를 다는 순간 이었는데, 가장 도드라진 것이 성윤리란 단어의 삭제령 이었다. 아니, 삭제라기 보다는 성윤리적인 잣대로 기준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개인의 사적인 감정의 취향에 맡겨버린다는 것이 그 법의 주효한 목적 이었다. 법령의 발표로 인해 목구멍의 가시처럼 버티고 있던 각종 심의 위원회가 단칼에 해산되었고, 어떤 외설물도 음란하다는 기준이 적용될 수 없음으로 해서, 그때까지 음성적으로 이어져 오던 모든 섹스 관련 산업은 일제히 팡파레를 울렸으며, 더 이상 어두운 곳에서 자라나는 잡초가 아니라 번듯한 주종 산업으로서, 내수산업의 활황을 불러 일으킨 견인차 역할을 하게 되었다. 눈치를 보아가며, 다니고, 접해야 했던 섹스산업을 그 법령의 발효로 말미암아, 당당히 밝은 곳에서 즐길 수 있게 된 것이었다.

또 하나, 미풍양속이나, 도덕관련 단어들이 일부 종교적 관점에서 비롯된 한정적 의미라는 것에 의견 일치를 보여, 어떤 공중파 에서도 그런 단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였다. 그것은 공중파가 일부 종교의 지론을 공론화 시킨다는 빗발치는 여론을 감안한 조치이기도 했다. 많은 탤런트들과 배우, 연예인들이 섹스를 통해 개방된 문화 구조에서 도저히 활동할 수 없다는 이유로, 조기 다발로 은퇴하기에 이르렀고, 영화, 드라마, 코미디, 연극, 예술 모든 분야에 걸쳐 진짜 까발겨진 섹스가 빠지는 법은 없었다. 세상이 말세로 돌아간다는 나이든 사람들의 우려는 2년여를 못 갔다. 학자들이 예견한대로 성적인 문화의 개방이 망국으로의 지름길이란 주장은 설득력을 잃어갔고, 오히려 개방된 성문화로 인해, 성범죄는 희귀범죄로 발생율이 곤두박질 치면서 내려앉아 돌아섰고, 이제는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섹스 문화로 인해 범죄나 불법적인 사업기도를 굳이 저질러야 할 필요성도 사람들은 느끼질 못했다. 예를 들자면, 선생을 강간하고 싶은 학생들을 위한 비즈니스가 한동안 인기를 끌었는데, 학교 교실과 똑같이 꾸며 놓고, 엑스트라까지 동원되어 자기가 지불한 금액만큼, 강의중인 선생 역을 마음대로 요리할 수 있게 되어 있는 세트였는데, 한동안 꽤나 인기가 높았다. 그러나, 그것도 시들해지기는 마찬가지였다.

성적으로 온통 개방된 들뜬 분위기는 3년을 채 못 가 시들해 졌고, 사람들 사이에서는 섹스에 대한 관심이 치솟는 사람을 보면, 아직까지 저런 사람이 있나 싶을 정도로 이상한 물건 쳐다보듯 했기 때문이었다. 단지, 학교에서는 우리 부처가 교육관련 부서와 같이 감수한 성교육 자료가 집중적으로 배포되고 교육되기에 이른다. 어떤 섹스도 피임의 중요성을 넘지는 못한다는 케치 프레이즈를 내걸고 실시한 홍보는 아주 유효적절 했다는 학부모들의 평을 얻어냈고, 아이들은 초등학교 1학년에 들어가면서부터 섹스와 피임의 구분에 능통한 길을 선택 없이 받아 들여야만 했다.

이미 섹스에 대한 한계가 없어졌지만, 법으로 정한 마지막 기준에서 볼 때, 공공장소에서의 섹스만이 금지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것도 정부의 법이 다 그러하질 않은가 말이다. 눈 가리고 아웅 식으로 순찰 중인 인원들의 눈을 피해 이루어지는 섹스의 기회를 모두 제어하고 막기는 역부족 이었다. 하긴, 경찰들도 이제는 윤락업을 하는 여성을 경찰 관내로 불러 숙직실에서 섹스를 해도 아무도 뭐라 하는 사람이 없는 관계로, 언제 어디서나 이루어 질 수 있는 섹스의 상황을 모두 법의 그물로 걸러낼 수 없다는 것에 동감하기는 마찬가지 였으니까.

이제까지 정부의 세수 산업은 그 분야가 한정되어 있던 것이 사실 이었다. 법령의 발효로 가장 재빠르게 움직인 것은 바로 윤락 산업을 국영화 한 것이 가장 큰 변화였다. 윤락업에 종사하는 여성들을 국가공무원으로 탈바꿈 시켰고, 사창가를 공창화 하여, 정부의 직접적인 관리와 홍보, 장려로 이어지는 비즈니스 마인드는 국민을 너무도 매료시켰기 때문이었다. 음성적인 윤락의 폐단을 막기 위해, 정부가 우선 윤락업에 종사하는 여성들의 처우 개선과 사회보장 제도의 도입, 명예 은퇴제, 상시 건강 검진제를 통해, 깨끗한 공창, 믿을 수 있는 공창이라는 이미지를 심어, 이제 공무원들 조차 마음 놓고, 점심시간을 이용해 공창에서 몸을 풀고 업무로 복귀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또 하나 가장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불륜이라는 단어가 꼬리를 감춘 것을 들 수 있었다. 사람들의 의식이 변화함에 따라, 사회적인 유기조직, 직장, 학교, 단체, 심지어는 가족의 틀을 깨지 않으면서도 어려서부터 배우고 익혀온 자유로운 섹스의 개념에 의거해서 어느 누구도 섹스의 상대를 자유로이 택할 수 있다는 신개념은 사람들로 하여금 불륜이라는 단어는 현재 그 어떤 섹스 관계에도 어울리지 않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고,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즈음부터 국어 사전에서조차 자취를 감추고야 말았다. 단지, 섹스를 원하는 상호간에는 반드시 합의라는 것이 이루어져야 했는데, 구두라 할지라도 법적인 효력이 있음을 인정하기 까지는 판례적으로 볼 때 꽤 진통을 겪고야 정착이 되었다.

‘과장님, 아무래도 출산율 곡선이 제대로 평탄비율로 회귀하지 못하면, 상부의 비난을 면키 어렵겠는데여?’

‘그건 나도 동감이야. 지금이야 그렇다 쳐도, 앞으로 15년 이내에 실제 노동인력 군이 줄어들기 시작하면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텐데 말이야. 자네도 결혼한 지, 4년이 넘었는데, 아이 가질 계획이 없다며? 이거야 원….’

‘에이 과장님도 그러시면서…..’

‘허긴……’

‘애들은 잘 크져?’

‘그럼……자네는 어쩔 건데?’

‘집 사람이 오늘, 내일 입양청에 신청하고 온다고 하더라구여. 요즈음은 워낙 줄이 길어서 반년이 되도 아이를 배정 받기 어렵다 하데여.’

‘세상 참 많이 변했어. 요즈음은 외국 애들도 모자라다며?’

‘모르셨어여? 요즈음은 인종이 어찌 되었든 안 가려여. 어차피 국제화 시대에 혈통주의 같이 고리타분한 것에 매달릴 주부들도 없잖아여?’

‘암튼 그건 그렇고, 나 오후에 교육청 부모 간담회 들렸다 그곳에서 바로 퇴근 할 거야. 자네는?’

‘저는 북구청에 들려야 합니다. 요즈음 신형 콘돔이 아이들 사이에서 돌고 있다고 하는데 예방 홍보 차원에서 막아야 한다는 얘기가 빗발쳐서여.’

‘아, 그 핫도그라는 거 말이야?’

‘네. 아주 극성이에요. 어찌나 독버섯처럼 학생들 사이에서 퍼지는지……’

핫도그라는 콘돔은 정부의 느슨해진 규제를 비집고 등장한 신종 마약이었다. 그들은 피임을 장려한다는 모범적인 태도로 가장하고, 콘돔에 기본적으로 발라져 있는 살정제에 특수 마약을 첨가해서 암시장에 학생을 대상으로 내다 팔고 있던 제품을 말했다. 보기에는 보통 콘돔처럼 보여도, 그 콘돔으로 여성의 보지를 쑤시면, 이내 화끈거리는 동통과 더불어 천천히 질강 내에 마약이 퍼져, 상대를 뻑이 가게 만들고, 남성에게는 약 기운으로 말미암아, 사정 시간을 지연시켜 준다는 해괴한 이론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 이었다. 성숙한 여성들과 섹스를 하다 보면, 어린 학생들은 자연히 사정기간이 짧아, 그것을 대체하려는 묘수로 등장한 것이 핫도그 였다. 본인은 물론 이거니와, 남녀 모두 공히 부지불식간에 마약에 중독된다는 점에서 각별한 사전교육과 예방이 필요한 시기라 이렇게 방문교육을 하는 것이었다.

‘실물은 확보 했어?’

‘거럼요. 개쇄끼들, 포장지만 7종류가 넘어여. 그러니, 잡기가 힘들져. 요런 포장이 덜미를 잡히면 어느새 다른 걸로 바꿔 치우고, 하여간 대가리 쓰는 거 하고는….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과장님도 살펴 들어가서여.’

인사를 나누고, 나도 서둘러 부모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자리를 떴다. 오늘 참석하는 부모 간담회는 요즈음 문제가 되고 있는 출산율 저하에 관련된 의견 표본조사 및 정부 공청회 개최를 위한 사전 조사의 목적이 겸해져 있었다. 10쌍의 부모들은 이미 자식들이 15살을 넘기고 있거나 그 수준인 부모들로 선정되었고, 공히 아들, 딸을 같이 양육하고 있는 케이스로 사전 선정되어 있었다. 나도 마찬가지 이지만, 대개 입양청을 통해 아이들을 입양하는 부모들은 결혼과 동시에 아이를 입양하게 된다. 결혼을 약속하는 청춘 남녀가 예정된 결혼시기를 예상해서 먼저 치르는 과정이 바로 입양신청 이었다. 결혼식과 더불어 하객들은 저마다 입양신청이 받아들여졌느냐가 축하인사였으며, 결혼증서와 함께 입양이 허가된 정부발행의 증서는 또 하나의 자랑거리이기도 했다. 자식이 15살 이라고 해봐야, 부모의 나이가 거의 35살에서 40샬 안팎이기에 부모와 자식간 이라기 보다는 삼촌, 이모와의 관계처럼 보이기 십상인 것이 요즈음의 세태였다. 입양은 추세였으며, 외국인은 그 중에서도 선호도가 높았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점은 현재의 부모들이 자식을 입양했음에도 자신이 낳아서 기르고 있다는 착각을 정설처럼 믿고 산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출산율은 곤두박질 하고 있는데도 부모들은 저마다 입양한 자식들을 내보이며, 자신의 뒤를 이을 자식이 이렇게 자라고 있는데, 출산율 저하가 무신 소용이 있느냐며, 신경을 꺼버리기 일 쑤 였기에 말이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보건국에서 오늘 간담회를 주재하러 나온 한윤건 과장입니다.’

둘러 앉은 부부들 사이에서 박수가 잔잔하게 이어졌다.

‘에, 오늘 이렇게 학부모님들을 모신 것은 현재 장기적으로 출산율이 급감하고 있는 추세로 볼 때, 머지 않아 심각한 사회구조의 변화가 예상되는 고로, 실제로 아이를 입양해서 양육하고 계시는 부모님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새로운 정책 수립에 반영코자 함입니다. 여기 모인 분들은 대개 자녀분들이 15세 전후지요?’

‘네.’

‘그럼 첫 번째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만일 아이를 낳아서 키우는 것과, 입양을 다시 선택하는 기회가 온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제가 먼저 말씀 드릴께여. 그건 물어 보나마나 입양이져. 이제까지 15년을 지내오다 보니까, 그간 우리 윗세대가 겪었던 시행착오가 이유가 있었다기 보다는, 사회구조의 체제가 변화되지 않은 상황하에서 발생했던 문제임을 알게 되었지요. 이제는 입양이 자연스러운 체제로 정착했고, 그간 있어왔던 혈족주의도 엷어지고 있어서, 아이들도 자신이 입양되었다는 사실에 대한 심리적인 위축도 거의 찾아 볼 수가 없지요.’

맨 왼쪽에 앉아있던 어머니의 발언에 모두들 동감하는 고갯짓을 날렸다.

‘집에서의 성교육은 어떻게 시키십니까? 입양되었다고 해서 낳아서 기르는 아이들과 차별적으로 이루어지는 부분은 없나여?’

두 번째에 앉은 부모가 대답했다.

‘그렇지 않습니다. 학교에서의 자유로운 성교육이 저학년부터 철저히 지켜지고 있기 때문에 굳이 집안에서 또 다른 성교육이 불필요하다고 여겨지기 까질 합니다. 제가 어릴 적만 해도 성은 숨겨야 하고, 음지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사고가 지배적이었는데, 요즈음 아이들은 아주 관대하고, 편하게 대하는 걸 볼 수 있더군요. 언제든지 피임의 중요성은 서로가 주지시키고, 섹스 시에 서로가 피임을 격려하고 준비한다고 해서, 저희는 아무런 지침도 주지 않고 있지요. 게다가 저녁 5시에 방영되는 어린이 프로 시간 있잖아여? 그때 방영되는 교육용 포르노도 아주 수준 높은 것들이 방영되고 있어서 흡족하게 생각하는 편입니다.’

‘고학년으로 올라 갈수록 교육상 어려운 것은 없으신지여?’

‘저 이런 거 물어봐도 될는지….’

‘말씀 하세여, 기탄없이….’

맨 구석에 앉아있던 부부가 질문했다.

‘혹시, 핫도그 라고 들어 보셨는지여?’

‘네, 저희도 요즈음 교육청을 돌면서 적극적으로 경고와 교육 중에 있지여. 건강한 섹스 문화를 비집고 들어오는 마약은, 시대를 막론하고 퇴치해야 함이 물론 아니겠습니까? 마약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얼마든지 섹스에 보조가 될 수 있는 허가된 정부 의약품이 얼마나 많이 있습니까? 초등학생용을 위한 소프트 씨알 사탕, 중학생을 위한 발그레 껌, 고학년을 위한 불뚝 이온음료 등등….’

정부의 세수사업 중에 또 하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연령대 별로 이용할 수 있는 섹스보조 의약품의 전매를 들 수 있었다. 2천년대 초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발기촉진제에 대한, 분분했던 의학적 검증과 과도기를 거친 후, 비로소 새롭게 발매된 의약품의 생산, 판매를 전매청의 후신인 전매국에서 몽창 쓸어간 것은 참으로 앞날을 내다보는 전략적인 기치라고 평가되고 있었다. 건강에 전혀 해가 없으면서, 연령대 별로 선택해서 즐길 수 있는, 섹스 보조 의약품은 이미 식품으로 분류되고 있었고, 모든 사람들은 이 세상에 태어나 건전하고 끝발 날리는 섹스를 누릴 권리가 있음을 증명이라도 해주는 것처럼, 그 제품들은 언제나 인기가 높았으며, 신제품은 불티나게 팔리고 있었다.

성인들에게 인기 있는 제품은 조금 비싸긴 해도 종류가 아주 다양한 주류제품들 이었다. 정부가 사들인 주류업체를 통해 판매되는 각종 소주와 맥주, 양주, 와인 등에 일정 함량의 섹스보조제가 포함되어 있는 제품은 인삼과 더불어, 보통 상점이 아닌, 전매국 산하 판매점에서만 구입이 가능한 단점이 있기는 했지만, 식당에서는 허가권만 따면, 언제든지 공급이 가능했으므로, 이용 고객들은 굳이 전매국의 판매 지정처를 찾아 가지 않더라도, 식사를 하며 반주로 곁들인 자리에서, 한껏 좇대가리를 세울 수 있었다. 여자들도 남자들 못지않게 섹스 보조제를 구입했는데, 가장 인기 있는 것은 갖고 싶은 상대의 혈액형에 따라 흥분의 반응부위가 달라지는 꼴라쥬라는 흥분제가 가장 인기가 높았다. 또 하나, 요즈음 인기 있는 여성용 손목시계는 자신이 복용한 흥분제의 농도에 따라 형광 불빛이 달라져, 보는 이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섹스를 유도하는 제품이어서, 방송에 나오자 마자, 재고가 거의 바닥날 정도로 인기가 하늘을 찔렀다. 딸내미가 사도 되냐고 하도 조르는 바람에 나도 허락했지만 서도…..

‘그 핫도그 때문에 부모들끼리 여러모로 대책을 강구하는 편입니다. 정부에서는 어떤 대책을 세우고 계시는지요?’

가운데 앉아 있는 부부가 되물었다.

‘사실 정부가 판매하는 섹스보조제가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일반 제품들에 비해서, 보다 강력하긴 해도, 가격 면에서 다소 비싼 것이 문제 이긴 합니다. 그러다 보니, 헐값에 대량생산이 가능한 핫도그 같은 날나리 제품이 대중 속으로의 침투가 용이했었다고 보여 지거덩여. 이번 국회 회기 동안, 저희 부처와 관련 부처가 공조해서, 정부 판매 주도형 섹스보조제의 가격을 대폭 인하시켜, 경쟁력을 높임과 동시에, 핫도그 같은 틈새형 범죄상품이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힘 쓸 계획으로 있으니 조금만 기둘려 주십시여. 다른 질문 없으십니까?’

‘저, 요즈음 왈가불가 말이 많은 공동혼제, 그리고, 가족혼제에 대한 법령 통과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여? 아이들이 무척 궁금해 하거덩여.’

‘이야기가 조금 딴 방향으로 샜지만, 제가 답변을 하지 않을 수도 없네여. 저희 아이들도 무척 관심을 갖고 있는 법령이긴 한데, 공동혼제와 가족혼제를 등록방식으로 하자니, 진통이 따르는 모양입니다.’

질문을 한 부부는 꽤나 적극적으로 들이대고 있었다.

‘제가 알기로 겉으로 드러나질 않아서 그렇지, 공동혼 이나 가족혼의 체제를 이미 이루어 살고 있는 가정들이 꽤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희 아이들도 독립이나 분가보다 공동혼 혹은 가족혼의 체제가 정례화 되어 공포되면, 세제혜택도 있을 수 있지 않느냐고 그러는데, 사실 입니까?’

‘그건 그렇습니다. 가족혼의 구성원은 이미 부모를 봉양하는 의무가 정의되어 있기 때문에 세금의 혜택은 당연한 것이져. 그러나, 아직 실제 출생을 고집하고 있는 가정을 포함해 가족혼을 허가 하기에는, 유전적인 문제의 대물림이 의학적으로 판정이 되고 있질 않아서, 정부가 일일이 구분을 두기 어려운 제약이 있지요. 만일 입양을 한 것처럼 서류를 위조하여, 가족혼을 청구했을 경우, 정부가 가족 전체의 DNA조사권을 발동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란 거 잘 아시져? 그렇게 되었을 때 지금은 넘어갈 수 있더라도, DNA유전인자의 돌연변이에 의한 기형출산이 발생한다면, 그런 결정을 서류만으로 내린 정부를 상대로, 대규모 소송이 제기될 수도 있다는 가정 때문에, 여러모로 제도적 장치를 정부가 고려하는 중입니다.’

‘그럼 현재 가족혼이나 공동혼의 상태로 들어간 가정을 법적으로 구속할 수도 있다는 말씀인가여?’

‘아닙니다. 아직 법적으로 제제를 가할 명분이 없지여. 가족끼리 동일 공간 내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법적 지위를 의심한다거나, 실태를 조사할 권리가, 정부나 어떤 조직에게도 주어져 있질 않습니다. 그냥 관망하고 있다는 표현이 옳을 것 같네여. 이거 질문이 조금 다른 곳으로 흘렀는데, 마지막으로 질문 하나만 더 드리겠습니다. 출산율 저하를 막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가장 시기 적절한 방안이라고 생각 하시는지여?’

모두들 그 질문에는 별다른 대답을 하질 못했다. 왜냐하면 가뜩이나 모자라는 입양아의 조달문제가 시급할 따름이지, 그들에게 출산율이란 쌩뚱 맞은 주제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 생소한 소재로 전락했기 때문인 것 같았다. 게다가 이미 자식들이 성인을 바라다 보는 열다섯 정도를 넘기고 있어, 이제 뒤치다꺼리 할 일을 거지반 마쳐가는 이 시점에서, 출산율 어쩌고 하는 얘기가 귀에 들어갈 리도 만무했기에…난 간담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 오면서, 나 또한 그들이 질문한 가족혼에 대한 문제를 골똘히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쩔꺽……’

현관을 열고 들어가자, 항공모함 만한 아들 놈의 신발이 눈에 먼저 띄었다. 아직 딸내미와처제는 집에 오질 않은 모양 이었다. 오늘 방과 후에 친구들과 그룹섹스 오페라, 세빌리아의 안마사를 보러 간다고 했는데….처제는 어쩐 일이지?

‘흑흑….억억….당신이우……아빠 오셨나 보다……윽윽….윽윽…..’

‘응, 나야! 뭐해?’

안방 문을 여니, 초저녁 인데도 불구하고, 아내는 벌써부터 가랭이를 벌리고 침대에 누워서 아들 놈의 혓바닥 써비스를 받고 있었다.

‘아빠 오셨어여? 쩝쩝..훌훌…..’

나는 넥타이를 풀어 장안에 넣으면서, 셔츠를 벗었다.

‘저녁 밥은 먹은 거야?’

‘네, 아빠는 드셨어여?…훌훌…쭈욱…쭈욱….쩝쩝……’

‘아니, 난 아직…..’

‘아빠, 그 탁자 옆에 콘돔 쫌 집어 주실래여? 으이그, 내가 이모 땜시, 미쳐 돌아부러….’

‘내 껀 너 한테 작을 텐데…..왜?’

‘그거 제 꺼에여….준비철저!…언제나 그러셨잖아여?’

‘어그극…쫌 살살 박아라….윽윽…글쎄, 오늘 학교 갔다 와서 시험도 끝났겠다, 이모랑 섹스하기로 철썩 같이 약속했는데….억윽윽윽윽……작은 애가 그 놈의 세빌리아의 이발산지, 면도산지 하는 거 보러 가자고 꼬드겨서, 나만 남기고 날름 튀었지 뭐유?...아흑, 아흑….너도 큰 일이다…..나날이 좇대가리만 커지니, 너 좋다고 누가 시집 오겠니? 엄마니까 그나마 이렇게 지명 방어전 해주지…억억…윽윽….당신….어쩌려우? 밥 챙겨 먹을라우, 아님…아님…윽윽..윽윽…훅훅……같이 하고…..쫌 나중에 차려 주까?’

아들 놈은 나보다 좇대가 튼실하기도 했거니와, 모가지가 하나는 더 컸다. 하긴 입양할 때부터 흑인 남자 애기를 입양하게 되어, 모든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긴 했다. 얼굴이나 몸매야 흑인 이었지만, 김치 없으면 못살고, 불닭 요리에 뻑이 가는 완죤 한국 사람….유난히 공부도 잘할뿐더러, 열 살이 넘어가기 시작하면서부터, 아내는 아이에게 자위를 가르쳐 주고, 좇을 빨아주기 시작해서, 기어이 큰 놈의 첫 좇물은 아내가 받아 마셨다. 대부분의 가정에서도 우리와 같은 과정을 지나 오면서, 아이들에게 섹스를 직접 가르치는 것이 요즈음 이었다. 밖에 나가 눈 감으면 코 베어가는 세상의 잡년들에게 치이기 전에, 좇대가리가 배워야 할 오만 가지 테크닉과 기초 상식을 매일 밤 친절하게 가르쳐 온 아내….그런 값에 아들 놈은 번번히 밖에서의 섹스는 엄마만큼 안정감이 없다면서 툴툴대기 일 쑤 였다. 게다가 결혼 전에 같이 살고 있는 처제는, 지 엄마만큼이나 큰놈을 싸고 돌았다. 지 언니가 섹스를 할 때면, 언제나 냉큼 큰 놈의 좇을 뺏어 쥐는가 하면, 아침에 이빨 닦는 큰 애를 붙들고, 좇을 빨다가니, 학교 가는 애 붙들고 못하는 짓이 없다며, 지 언니에게 치도곤을 맞기도 하는 푼수 처제…..

나도 큰 놈과 한 살 터울로 입양된 딸년에게 섹스를 오래도록 가르쳐 오긴 했다. 가족들이 모두 촛불과 케이크를 차려 놓고, 나에게 처녀막을 바치던 날, 울기는 했지만, 내가 곱게 곱게 박아주고, 큰 놈이 지 동생 젖이라고 내가 사정할 때까지 정성껏 빨아주는 덕에, 그 날의 세레모니가 기억 속에 흉측하게 자리잡지만은 않았다고 하는 딸내미….딸내미는 중국 흑룡강 성 부근의 시골이 고향이라고 입양청의 서류에 적혀 있었다. 어릴 적부터 TV를 보면서, 벌떡 선 내 좇을 장난감처럼 곧잘 가지고 놀던 딸년이, 벌써 섹스오페라를 다 가다니…..섹스 오페라는 말 그대로, 오페라를 관람하면서, 도중에 자기에게 신청하는 어떤 남자와도 섹스를 거부해서는 안 되는 자리인데……그걸 위해서 딸내미는 그 신형 형광불빛 시계를 사려고 알바를 했었다. 한달 동안, 샤워 하기 전에 아빠의 좇과 불알을 통째 혀로 깨끗이 빨아주고, 저녁 식사 전후로, 하루에 꼭 두 번은 섹스를 하는 것이 그것 이었다. 나는 덤으로 성인들에게만 특별히 판매하는 강력한 여성용 흥분제를 엄마 몰래 사다 안겨 주었는데, 아마 지금쯤, 오페라의 노래 소리가 들리지도 않을 정도로,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면서, 팔목에 새로 찬 시계가 시푸르둥둥, 번쩍번쩍 빛을 발하고 있을 게다. 필시 처제도 그 약을 나누어 먹자고 딸내미를 꼬셨을 테고….

‘담배 쫌 피울께.’

아내는 이미 대답을 하질 못한다. 눈은 흡 부릅떠 있고, 입은 한껏 벌린 채로 고통과 쾌락 사이에서 방황하는 표정…..시커멓고, 굵다란 고무 호스처럼 생긴 아들 놈의 좇이 아내의 보지에 쑥쑥 처박히며, 물을 질질 흘린 채, 빠져 나오는 모습을 즐기기 위해 나는 옆에 앉아 담배를 피운다. 내 아들 녀석 이지만 해도 너무 잘한단 말이야! 아들 녀석은 아내의 젖꼭지를 무척 아꼈다. 아내는 쥐어 짜면 젖이라도 나올 것처럼, 아들내미의 고개를 양쪽 젖 사이에 파묻히도록 고개를 두 팔로 쥐고 흔드는 것이 버릇 이었다. 대개의 부부들에게 입양된 아이들은 자라날수록 부모를 즐겁게 해주는 재롱둥이로 자라나고들 있었으며, 옛날에나 있었다던 갱년기, 권태기는 젊음이 넘쳐나는 아들, 딸들이 깨끗이 날려 보내 주었고, 아내나 나나 싱싱한 자식들과의 섹스 속에서 회춘의 기쁨을 동시에 맛보고 있었다. 굳이 밖에 나가 비싼 돈 주고, 공창에 갈 필요도 없이, 집 안은 언제나 화기애애한 섹스가 넘쳐 흘렀고, 그 어느 것도 가족간의 우애와 화합을 다지는 섹스에 비토를 걸, 주변 잡것들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단지, 성인이 되어 결혼을 하기 싫어하는 자식들이, 부모와 같이 살면서, 혼연일체의 섹스관으로, 죽을 때까지 부부처럼, 연인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에서 발현된, 가족혼과 공동혼 법령이 승인을 앞두고, 지금 국회에서 대토론에 붙여져 있었다. 만일 그것이 통과만 된다면, 가족간의 섹스뿐만이 아니라, 아들과 어머니, 딸과 아버지, 형제간, 남매간, 혹은 친인척 간의 섹스로 맺어진 끈끈한 관계가 탄탄한 혼인의 틀 위에 설 수 있는 역사적인 계기가 될 것 이었다.

‘아흑..아흑….윽윽윽…..여보….나 미쳐……억억….보지가 터질려고 해…..얘 쫌 봐!……어제 얘랑 하다가 보지 찢어져서, 오늘은 하루 쉬면서 아물겠지 했는데…윽윽……아그극….또 째놓네..억억…..윽윽……보지가 다 뒤집어 지는 거 같아..억억…..여보…어쩌지?’

어쩌긴 좇나리 하는 거지……해도 너무 하긴 했다. 옆집에 사는 병구엄마도 지 아들 여행 갔다고, 어제 우리 집에 놀러 와서리, 아들 내미랑, 집 사람과 셋이서 한판 한 모양인데, 오늘 아침에 조깅할 때 보니, 걸음도 잘 못 걷두만….하여간 깜상 좇은 어디나 기집들 사죽을 못쓰게시리 흔들어 놓는다니깐 두루…..

‘나 그냥 밥 차려 먹는다. 어여 하고 나와.’

난 방에서 나와 거실의 TV를 켜고, 밥상을 차렸다. 열린 방 사이로 아내가 그리도 하지 말라는 아들내미의 좇물 삼키기를 하고 있었다. 콘돔을 끝끝내 벗겨서 질컥거리는 아들 내미의 허연 좇물을 삼켜야 속이 후련 하다는 아내의 고백…..그게 무신 숭늉도 아니고설랑….난 밥을 퍼서 먹으면서도, 계속해서 아내의 고개를 붙들고 다시 아내의 입 속에서 발기가 되어가는 아들내미의 시커먼 좇대를 보면서 속으로 생각했다.

‘처제랑 요년, 오기만 해 봐라. 내 오늘 저 놈이랑 둘이서 아예 기절을 시켜야 쥐. 내가 씨알소주를 어제 먹다가 냉장고에 넣어 두었는데, 어디 있지? 혹시 저 놈이 몰래 처먹은 거 아냐? 암튼, 애들 앞에서는 냉수도 편히 못 먹는다니깐…..쯧쯧…..’

난 밥을 먹으면서, 반주 삼아 씨알소주 새것을 깠다. 밥보다 더 많이 목구녕을 넘어가는 소주의 알싸한 뒷맛과 함께 내 흰자위가 벌겋게 달아오르고, 내 시선은 밥 먹는 것도 잊어 먹은 듯이, 안방의 틈새로 새어 나오는 아내의 비명과 벌려진 보지 사이로 쑥쑥 때려 박히고 있는 시커먼 좇으로 슬슬 옮겨가고 있었다. 왜 이다지도 딸년이랑 처제는 늦는 거야? 해 떨어졌으면 냉큼들 기어 들어와야징………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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