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종내관의 마음은 내심 불안하기 만했다. 오늘 바쳐질 여자는 완전히 멸망한 다비국의 공주. 다비연이었다. 지난 한달 동안 예기치 않은 발악으로 왕의 심기를 거스르게 했던 약소국의 공주. 한 나라가 다른 한 나라에게 복속되고 으레 일어나는 일은 바로 부서진 왕궁 속에서 몸을 피한 왕실여인들의 자색을 추리는 일이었다. 오늘로서 그 터조차 지키지 못하고 완전히 무너진 그 왕궁에서 왕은 다비국의 왕 다비실라이가 애지중지 16년 동안 보물로서 키워온 살아있는 보석을 손에 넣었다.
다비연은 시종내관이 보기에도 정말 대단한 미녀였다. 검고 굽실거리는 아름다운 머리카락이 엉덩이까지 내려오는 그녀는, 과연 다비국의 살아있는 보석이라는 찬사를 들을만했다. 지금 그녀를 왕의 침소에 들여보내기 위하여 수많은 시녀들이 그녀를 치장하고 있었다.
"준비는?"
"다 되어가요"
야전천막의 한쪽 구석을 휘장으로 가리고 공주를 치장하고 있는 시녀 하나가 대꾸했다. 그때, 공주를 왕께로 데려갈 궤가 천막 안으로 들이밀어졌다. 흡사 관을 연상시키는 모양이었으나 그 궤짝은 마치 커다란 보석함 같았다. 사람 하나가 딱 누울 수 있을 만큼의 크기로 짜여진 궤는 오동나무로 만들어졌으며 사방의 네 귀는 은과 옥으로 장식되어있었다. 그 안에는 이미 말린 벚꽃 잎이 가득 들어있었다.
"이제 나가셔요."
시비가 말하자, 시종내관은 얼른 천막 밖으로 나갔다. 시비가 휘장을 치우고 궤짝의 뚜껑을 열었다. 순식간에 말린꽃의 그윽한 향기가 온 방안에 은은하게 퍼졌다. 시비는 몸에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다비연을 조심스럽게 인도하여 반투명한 능라의를 입혀 눕혀주었다. 공주의 몸이 낮의 참상을 기억하는지 가늘게 떨었다.
"…….왕께선 그렇게 무서운 분이 아니에요. 걱정 마시어요."
시비가 빙긋이 웃으며 공주를 안심시켰지만 공주의 두려움은 쉽게 가실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시비는 공주의 머리를 고정시키고 있는 진주장식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궤짝의 뚜껑을 닫았다.
* * *
"……."
다비연은 지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자신이 별궁에 갇혀있는 사이 아버님과 어머님, 그리고 궁궐 안의 모든 사람들이 참살 당하던 것이 아직도 눈앞에 생생한데 이번에는 수십 명의 시비들이 달려들어 자신을 씻기고, 치장하고, 몸에 향료를 뿌리고 하더니 이제는 궤짝이 넣어서 어디론가 데려가고 있었다. 아직 공포에서 해방되지 못한 공주의 몸이 쉬지 않고 떨렸다.
- 덜컹.
자신이 들어있는 궤짝이 바닥에 내려지는 느낌에 다비연은 눈을 떴다. 느낌으로 봐선 맨 땅바닥은 아니었다. 바닥에 뭐라도 깔려있는지 조금은 둔탁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궤짝의 뚜껑틈새로 희미하게 일렁이는 불빛으로 봐서는 실내가 틀림없었다. 저벅저벅하고 궤짝을 운반해온 사내들이 멀어지는 소리가 들리고, 이윽고는 아무런 인기척도 남지 않게 되었다. 공주는 또다시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한참 후, 철그렁 하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가 펄럭 하고 휘장을 걷고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공주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오래도록 전쟁터를 누빈 사내 특유의 묵직하고 위압적인 발소리가 자신이 들어있는 궤짝으로 점점 가까이 다가왔다. 공주가 훅, 하고 숨을 들이켰다.
"…….일어서시오"
갑작스레 궤짝이 열리고, 파도처럼 밀려들어오는 환한 빛에 공주는 눈을 찌푸렸다. 아른아른 눈에 맺히던 희미한 누군가의 모습이 확실히 눈에 들어오는 순간, 공주는 자기도 모르게 목소리가 얼어붙는 것을 느꼈다. 코끼리 상아로 만든 우아한 갑옷을 온통 피로 물들이고 피가 엉겨 붙은 금발머리를 늘어뜨린 채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장신의 사내가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그 궤짝에서 나오시오. 괜히 쓸데없는 것까지 준비시켰군."
무뚝뚝하고 무심한 말투였다. 그러나 공주는 이 사내가 왕이라는 걸 눈치 챌 수 있었다. 오늘의 전쟁을 일으켜 다비국을 멸망시키고 다비국외에 수많은 크고 작은 나라들이 주인으로 섬기고 있는 강한 왕. 아버지가 가끔 그 이름을 부르면서 안절부절못하던 모습을 봤던 적이 있었다. 금발의 푸른 눈을 가진, 절대강국의 「태양왕」.
공주는 천천히 상체를 일으켰다. 그러자 그때까지 공주의 몸을 아슬아슬하게 가리고 있던 꽃잎들이 우수수 떨어졌다. 공주는 새삼 자신이 알몸이나 다름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지만 손으로 가슴을 가리거나 하지는 않았다.
"기다리시오."
왕은 그 말 한마디를 남기고 다시 밖으로 나왔다. 공주는 왕이 아마 씻으러 가는 것일 거라고 생각했다.
"......."
공주는 침대로 다가가 걸터앉았다. 비록 전쟁터에 세워진 야전막사였지만 그 크기와 화려함이 실제 왕궁 못지않을듯했다. 바닥에는 빈틈없이 천산대호의 가죽이 깔려있고 넓은 침상에는 황제를 상징하는 황금색의 비단과 금장식으로 온통 꾸며져 있었다. 그러나 전쟁에서 승리했기 때문에 이렇게 막사를 꾸며놓은 것인 듯 분위기는 아직 온기를 타지 못해 어색했다. 전쟁 중에는 왕의 막사나 말단 졸병의 막사나 다를 것이 없다는 말이 정말인 것 같았다.
비단의 촉감이 이상스러울 만큼 부드러웠다. 공주는 천천히 침대에 모로 쓰러져 자세를 웅크렸다. 밖에서는 아직도 쩔렁대는 병장기소리, 저벅대는 군화소리, 승전으로 인한 떠들썩한 소리들이 들려오고 있었다.
"......!"
공주는 갑자기 누군가가 어깨에 손을 얹자 움찔, 했다. 찰나, 귓가로 묵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미 알겠지만 내가 왕이오."
공주는 몸을 돌려 왕을 바라봤다. 구부렸던 몸을 반듯하게 펴면서. 아직 공주의 몸 여기저기엔 몇 개의 꽃잎이 붙어있었다. 어디선가 말끔하게 씻고 나타난 왕이 무표정하게 공주를 바라봤다. 왕의 손등에는 다쳤는지 비스듬하게 찢어진 상처가 있었다. 공주가 멈칫거리는 사이 왕의 굳건한 몸이 공주를 내리눌렀다.
* * *
이십여년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검을 잡았던 손이 뽀얀 앙가슴을 움켜쥐었다. 이미 투명한 능라의와 왕의 권위를 상징하는 황금빛 비단 가운은 화려한 침대 아래에 아무렇게나 널려있었다. 서로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채 한동안 마주보고있던 왕은 느릿하게 손을 뻗어 다비연의 봉긋한 한쪽 젖가슴을 쥐었다. 다비연의 가냘픈 몸매가 움찔거렸다.
왕의 눈이 다비연의 모든 것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자태는 이슬을 함뿍 머금은 난꽃 봉오리 같았다. 가느다란 목에서 어깨로 이어지는 부드러운 곡선은 한없이 우미했고 여인이라기보다 소녀라고 하는 것이 더 어울리는 봉긋한 젖가슴에서 낭창한 허리로 흐르는 곡선은 유연하면서도 가냘펐다. 흰 피부와 어울린 칠흑같이 검은 머릿결은 수묵의 미인도가 살아 움직이듯 청순했다. 그리고......
“......”
왕의 시선이 다비연의 아랫배를 향했다. 더 붙을 것도 뺄 것도 없이 풍요한 아랫배를 지나 보동한 엉덩이의 사이, 쪽 뻗은 다리의 시작점, 꼭 오므려있는 발그스름한 무릎덕분에 보송한 터럭 몇 가닥만이 내다보이는 그 곳에 왕의 시선이 오래도록 머물렀다.
한참을 그 둔덕을 바라보는 왕의 시선이 가늘게 흔들리며 욕망이 차올랐다. 한손에 가득 쥔 말랑한 젖가슴을 약간 거칠게 주물렀다. 공주의 붉은 입술이 살짝 벌어지며 고운 미간이 살짝 찡그려졌다. 벌어진 손가락 틈으로 빼꼼히 고개를 내민 진분홍빛 유두가 탐스러웠다. 손을 떼자 흰 도자기와 같이 한점의 티도 없었던 그 뽀얀 젖가슴에는 붉은 손자국이 남아있었다. 공주가 팔을 감싸쥐려하자 왕의 손길이 그녀의 손목을 잡아 제지하는 동시에 뽀얀 젖무덤 사이에 얼굴을 묻었다. 탐스런 가슴이 이지러지며 진분홍빛 유두가 왕의 입술 속으로 사라졌다.
“아!”
순간 단발마와도 같은 높은 신음이 공주의 입술을 비집고 새어나왔다.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이질스런감각이 느껴졌다. 촉촉하고 뜨거운 뭔가가 유두를 휘어감으며 이제까지 그 누구에게도 드러내지 않았던 자신의 몸을 희롱하고있었다. 손목을 빼내기위해 바르작거렸지만 손목을 움켜쥔 왕의 완력은 거의 불가항력이라 할 수 있을만큼 완강했다. 유두를 잘근잘근 깨무는 왕의 입술에서 자신의 살결이 빨아들여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가 들릴때마다 공주의 흰 살결 위에는 장밋빛 흔적이 도드라졌다.
“으응......!”
왕의 입술이 가슴 사이를 지나 명치쪽으로 내려가는 것이 느껴졌다. 한쌍의 소담스런 젖무덤에는 사내의 타액과 화인처럼 찍혀진 장밋빛 흔적이 가득했다. 그 정상에 살풋 도드라진 유두와 발긋한 유륜이 사내의 타액에 젖어 황금빛 촛불 아래 보석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공주의 아랫배와 옆구리를 지분거리던 나머지 하나의 손이 수줍은 비궁으로 파고들었다. 왕의 품에 파뭍히다시피 안겨있던 공주의 몸이 파닥거렸다. 공주를 왕비의 태에서 받아낸 유모조차 제대로 볼 수 없었던 그 피부가 사내의 거친 손가락에 의해 헤집히고 있었다. 여린 무릎이 왕의 손에 의해 좌우로 한껏 벌어졌다. 보송한 짙검은 체모가 이리저리 눌리어지고 검은 수풀 사이에 수줍게 숨어있던 꽃잎 사이를 사내의 손가락이 누볐다. 왕의 두 손이 그 꽃잎을 벌렸다. 아직 채 길도 열리지 않은 숫처녀의 비궁이었다. 공주의 속살은 음핵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꼭 다물어져 있었다. 그 붉고 여린 살갗은 흡사 절정으로 무르익어 스스로 벌어진 석류의 속을 들여다보는 듯 했다. 그러나 그 붉음이 미치지 못하는곳은 백설과도 같이 희었으니, 왕은 이제까지 이토록 순수해보이는 여인의 속살을 본적이 없었다. 순간 아랫배가 뻐근해지며 왕의 기둥이 일어서기시작했다.
“흑!”
꽃잎이 헤집히는 치떨리는 이물감을 느끼며 공주는 충격에 눈을 하얗게 떴다. 두 다리가 완전히 벌어져 온전히 그 속살을 사내 앞에 낱낱이 내보이며 음부를 희롱당하고 있었다. 순결한 음부의 점막이 사내의 손길에 농락당하고 사내의 엄지와 검지로 벌려진 입구는 사내의 다른 손의 손가락을 무기력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왕의 길고 곧은 손가락이 공주의 입구를 천천히 부비며 삽입되고 있었다.
“아...아파요. 그만......”
음부가 모래에 쓸리는듯한 통증에 공주의 고운 미간이 찌푸려지고 풀려난 손이 사타구니에 삽입된 왕의 손을 부여잡았다. 왕의 손을 빼내기위해 손을 잡고 당기는순간 공주는 배가되는 통증에 학, 하고 신음을 흘렸다. 남녀간의 정사라고는 아무것도 모르는 공주였으니 이미 깊게 삽입된 손가락을 뒤로 당기면 어떻게 되는지도 몰랐던 것이다. 손가락은 성기보다는 훨씬 가늘지만 숫처녀의 비궁에는 충분히 버거운 것이다. 아픔에 뒤로 당겨졌다가 다시 삽입된 손가락에 그 여린 점막이 범해지고 질내부의 주름들은 갑자기 움직인 그것에 자기도 모르게 수축했을것을.
“아야......”
작은 비명과 함께 공주의 서글한 눈망울에 눈물이 차올랐다. 맥이 탁 풀리며 저항하던 손짓도 끊임없이 오므리려던 다리도 힘이 쭉 빠졌다. 체념한 듯 고개를 옆으로 돌리는 공주의 눈꼬리를 따라 맑은 눈물 한방울이 또르르 굴렀다.
“......”
흰 비단 베개를 적시는 눈물을 본 왕은 아주 부드러운 동작으로 공주의 내부를 누비던 손가락을 천천히 빼냈다. 공주의 할딱이는 호흡에 따라 부드럽게 기복하는 그녀의 내부는 따스하고 촉촉했으며 탄력이 넘쳤다. 왕의 손이 한참을 출입하며 노닐었지만 손가락 끝이 빠져나가자 공주의 입구는 언제 범해졌냐는 듯이 꼭 다물어졌다. 투명한 애액에 젖은 손가락으로 잠시 봉긋한 둔덕의 체모를 사랑스럽다는 듯이 쓰다듬던 왕은 그대로 몸을 숙여 공주와 몸을 포갰다. 우아한 젖무덤이 왕의 굳건한 가슴에 눌리어지고 공주의 아랫배에 왕의 허리가 맞닿았다. 왕의 입술이 공주의 눈꼬리를 적신 눈물을 닦았다.
“......”
잠시 전신으로 전해진 체온에 공주는 한결 안정할 수 있었다. 하지만 왕의 욕망은 이제부터가 시작이었다. 공주가 안정되길 기다렸던 왕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공주와 한몸이 될 준비를 했다. 사슴의 그것같은 날씬한 발목이 왕의 어깨에 걸쳐졌다. 공주의 눈망울이 조금 커졌다. 깊은 곳으로 뜨거운 뭔가가 다가왔다.
“학!”
막히는듯한 숨소리와 함께 낭창한 세류요가 활처럼 휘었다. 아직 채 열리지 않은 꽃봉오리같은 공주의 몸이 사내의 완력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당당하게 일어선 왕의 기둥끝이 분홍빛 탐스런 입구를 질식시킬듯한 묵직함으로 파고들었다. 귀두가 완전히 진입하는순간 왕은 척추를 따라 흐르는 벼락같은 쾌락에 몸이 떨림을 느꼈다. 말로는 감히 표현할 수 없는 느낌이었다. 한겨울의 눈보라속에서 갑자기 모닥불 한가운데로 던져진듯한. 북해의 얼음을 몸에 두르고 열대의 밀림속에 떨어진듯한.
“큭......”
왕의 시원하게 뻗은 눈썹이 일그러지며 억눌린듯한 신음소리가 새어나왔다. 파과의 통증에 허공을 휘젓는 공주의 하얀 팔을 붙잡에 목에 둘러준 왕은 그녀의 버들가지같은 몸을 으스러져라 끌어안았다. 기둥이 절반쯤 꽃잎을 헤집었을때 왕은 간절하게 폭발하고싶은 욕구를 참아냈다. 공주의 목덜미에 파묻은 코끝에서 그윽한 향기를 느끼며 왕은 미칠듯한 사정욕과 빠듯한 공주의 내부에 쾌감과 잔혹함을 동시에 느끼며 급작스럽게 허리를 튕겼다.
순식간에 처녀막을 가르며 뿌리까지 삽입되는 기둥에 공주는 애잔하게 비명을 질렀다. 탐욕스럽게 공주의 내부를 가득 채운 왕의 기둥은 잠시동안 미칠 듯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공주의 내부를 만끽했다. 공주의 내부는 마치 별개의 생물처럼 꿈틀거리며 왕을 감쌌다가 풀어주곤 했다. 부드러우면서도 뜨겁고 두려워하면서도 참을수 없는 호기심에 와락 다가들었다가 놀라 도망가는 요염한 고양이처럼. 잠시 후 왕의 몸이 리드미컬하게 움직이며 공주의 뽀얀 젖가슴이 출렁이기 시작했다.
“아흑...아흑...”
머리가 하얗게 비워지는 충격 속에 폭주하듯 맥동하고있는 왕의 기둥만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허리가 짓쳐들고 음란한 소리와 함께 서로 맞닿은 부분에서는 땀과 또다른 액체가 흘러넘치고 있었다. 왕의 운동이 격렬해지며 공주의 허리가 활처럼 휘었다. 농염함이 점점 짙어지고 있었다.
* * *
다비연은 시종내관이 보기에도 정말 대단한 미녀였다. 검고 굽실거리는 아름다운 머리카락이 엉덩이까지 내려오는 그녀는, 과연 다비국의 살아있는 보석이라는 찬사를 들을만했다. 지금 그녀를 왕의 침소에 들여보내기 위하여 수많은 시녀들이 그녀를 치장하고 있었다.
"준비는?"
"다 되어가요"
야전천막의 한쪽 구석을 휘장으로 가리고 공주를 치장하고 있는 시녀 하나가 대꾸했다. 그때, 공주를 왕께로 데려갈 궤가 천막 안으로 들이밀어졌다. 흡사 관을 연상시키는 모양이었으나 그 궤짝은 마치 커다란 보석함 같았다. 사람 하나가 딱 누울 수 있을 만큼의 크기로 짜여진 궤는 오동나무로 만들어졌으며 사방의 네 귀는 은과 옥으로 장식되어있었다. 그 안에는 이미 말린 벚꽃 잎이 가득 들어있었다.
"이제 나가셔요."
시비가 말하자, 시종내관은 얼른 천막 밖으로 나갔다. 시비가 휘장을 치우고 궤짝의 뚜껑을 열었다. 순식간에 말린꽃의 그윽한 향기가 온 방안에 은은하게 퍼졌다. 시비는 몸에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다비연을 조심스럽게 인도하여 반투명한 능라의를 입혀 눕혀주었다. 공주의 몸이 낮의 참상을 기억하는지 가늘게 떨었다.
"…….왕께선 그렇게 무서운 분이 아니에요. 걱정 마시어요."
시비가 빙긋이 웃으며 공주를 안심시켰지만 공주의 두려움은 쉽게 가실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시비는 공주의 머리를 고정시키고 있는 진주장식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궤짝의 뚜껑을 닫았다.
* * *
"……."
다비연은 지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자신이 별궁에 갇혀있는 사이 아버님과 어머님, 그리고 궁궐 안의 모든 사람들이 참살 당하던 것이 아직도 눈앞에 생생한데 이번에는 수십 명의 시비들이 달려들어 자신을 씻기고, 치장하고, 몸에 향료를 뿌리고 하더니 이제는 궤짝이 넣어서 어디론가 데려가고 있었다. 아직 공포에서 해방되지 못한 공주의 몸이 쉬지 않고 떨렸다.
- 덜컹.
자신이 들어있는 궤짝이 바닥에 내려지는 느낌에 다비연은 눈을 떴다. 느낌으로 봐선 맨 땅바닥은 아니었다. 바닥에 뭐라도 깔려있는지 조금은 둔탁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궤짝의 뚜껑틈새로 희미하게 일렁이는 불빛으로 봐서는 실내가 틀림없었다. 저벅저벅하고 궤짝을 운반해온 사내들이 멀어지는 소리가 들리고, 이윽고는 아무런 인기척도 남지 않게 되었다. 공주는 또다시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한참 후, 철그렁 하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가 펄럭 하고 휘장을 걷고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공주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오래도록 전쟁터를 누빈 사내 특유의 묵직하고 위압적인 발소리가 자신이 들어있는 궤짝으로 점점 가까이 다가왔다. 공주가 훅, 하고 숨을 들이켰다.
"…….일어서시오"
갑작스레 궤짝이 열리고, 파도처럼 밀려들어오는 환한 빛에 공주는 눈을 찌푸렸다. 아른아른 눈에 맺히던 희미한 누군가의 모습이 확실히 눈에 들어오는 순간, 공주는 자기도 모르게 목소리가 얼어붙는 것을 느꼈다. 코끼리 상아로 만든 우아한 갑옷을 온통 피로 물들이고 피가 엉겨 붙은 금발머리를 늘어뜨린 채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장신의 사내가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그 궤짝에서 나오시오. 괜히 쓸데없는 것까지 준비시켰군."
무뚝뚝하고 무심한 말투였다. 그러나 공주는 이 사내가 왕이라는 걸 눈치 챌 수 있었다. 오늘의 전쟁을 일으켜 다비국을 멸망시키고 다비국외에 수많은 크고 작은 나라들이 주인으로 섬기고 있는 강한 왕. 아버지가 가끔 그 이름을 부르면서 안절부절못하던 모습을 봤던 적이 있었다. 금발의 푸른 눈을 가진, 절대강국의 「태양왕」.
공주는 천천히 상체를 일으켰다. 그러자 그때까지 공주의 몸을 아슬아슬하게 가리고 있던 꽃잎들이 우수수 떨어졌다. 공주는 새삼 자신이 알몸이나 다름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지만 손으로 가슴을 가리거나 하지는 않았다.
"기다리시오."
왕은 그 말 한마디를 남기고 다시 밖으로 나왔다. 공주는 왕이 아마 씻으러 가는 것일 거라고 생각했다.
"......."
공주는 침대로 다가가 걸터앉았다. 비록 전쟁터에 세워진 야전막사였지만 그 크기와 화려함이 실제 왕궁 못지않을듯했다. 바닥에는 빈틈없이 천산대호의 가죽이 깔려있고 넓은 침상에는 황제를 상징하는 황금색의 비단과 금장식으로 온통 꾸며져 있었다. 그러나 전쟁에서 승리했기 때문에 이렇게 막사를 꾸며놓은 것인 듯 분위기는 아직 온기를 타지 못해 어색했다. 전쟁 중에는 왕의 막사나 말단 졸병의 막사나 다를 것이 없다는 말이 정말인 것 같았다.
비단의 촉감이 이상스러울 만큼 부드러웠다. 공주는 천천히 침대에 모로 쓰러져 자세를 웅크렸다. 밖에서는 아직도 쩔렁대는 병장기소리, 저벅대는 군화소리, 승전으로 인한 떠들썩한 소리들이 들려오고 있었다.
"......!"
공주는 갑자기 누군가가 어깨에 손을 얹자 움찔, 했다. 찰나, 귓가로 묵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미 알겠지만 내가 왕이오."
공주는 몸을 돌려 왕을 바라봤다. 구부렸던 몸을 반듯하게 펴면서. 아직 공주의 몸 여기저기엔 몇 개의 꽃잎이 붙어있었다. 어디선가 말끔하게 씻고 나타난 왕이 무표정하게 공주를 바라봤다. 왕의 손등에는 다쳤는지 비스듬하게 찢어진 상처가 있었다. 공주가 멈칫거리는 사이 왕의 굳건한 몸이 공주를 내리눌렀다.
* * *
이십여년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검을 잡았던 손이 뽀얀 앙가슴을 움켜쥐었다. 이미 투명한 능라의와 왕의 권위를 상징하는 황금빛 비단 가운은 화려한 침대 아래에 아무렇게나 널려있었다. 서로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채 한동안 마주보고있던 왕은 느릿하게 손을 뻗어 다비연의 봉긋한 한쪽 젖가슴을 쥐었다. 다비연의 가냘픈 몸매가 움찔거렸다.
왕의 눈이 다비연의 모든 것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자태는 이슬을 함뿍 머금은 난꽃 봉오리 같았다. 가느다란 목에서 어깨로 이어지는 부드러운 곡선은 한없이 우미했고 여인이라기보다 소녀라고 하는 것이 더 어울리는 봉긋한 젖가슴에서 낭창한 허리로 흐르는 곡선은 유연하면서도 가냘펐다. 흰 피부와 어울린 칠흑같이 검은 머릿결은 수묵의 미인도가 살아 움직이듯 청순했다. 그리고......
“......”
왕의 시선이 다비연의 아랫배를 향했다. 더 붙을 것도 뺄 것도 없이 풍요한 아랫배를 지나 보동한 엉덩이의 사이, 쪽 뻗은 다리의 시작점, 꼭 오므려있는 발그스름한 무릎덕분에 보송한 터럭 몇 가닥만이 내다보이는 그 곳에 왕의 시선이 오래도록 머물렀다.
한참을 그 둔덕을 바라보는 왕의 시선이 가늘게 흔들리며 욕망이 차올랐다. 한손에 가득 쥔 말랑한 젖가슴을 약간 거칠게 주물렀다. 공주의 붉은 입술이 살짝 벌어지며 고운 미간이 살짝 찡그려졌다. 벌어진 손가락 틈으로 빼꼼히 고개를 내민 진분홍빛 유두가 탐스러웠다. 손을 떼자 흰 도자기와 같이 한점의 티도 없었던 그 뽀얀 젖가슴에는 붉은 손자국이 남아있었다. 공주가 팔을 감싸쥐려하자 왕의 손길이 그녀의 손목을 잡아 제지하는 동시에 뽀얀 젖무덤 사이에 얼굴을 묻었다. 탐스런 가슴이 이지러지며 진분홍빛 유두가 왕의 입술 속으로 사라졌다.
“아!”
순간 단발마와도 같은 높은 신음이 공주의 입술을 비집고 새어나왔다.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이질스런감각이 느껴졌다. 촉촉하고 뜨거운 뭔가가 유두를 휘어감으며 이제까지 그 누구에게도 드러내지 않았던 자신의 몸을 희롱하고있었다. 손목을 빼내기위해 바르작거렸지만 손목을 움켜쥔 왕의 완력은 거의 불가항력이라 할 수 있을만큼 완강했다. 유두를 잘근잘근 깨무는 왕의 입술에서 자신의 살결이 빨아들여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가 들릴때마다 공주의 흰 살결 위에는 장밋빛 흔적이 도드라졌다.
“으응......!”
왕의 입술이 가슴 사이를 지나 명치쪽으로 내려가는 것이 느껴졌다. 한쌍의 소담스런 젖무덤에는 사내의 타액과 화인처럼 찍혀진 장밋빛 흔적이 가득했다. 그 정상에 살풋 도드라진 유두와 발긋한 유륜이 사내의 타액에 젖어 황금빛 촛불 아래 보석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공주의 아랫배와 옆구리를 지분거리던 나머지 하나의 손이 수줍은 비궁으로 파고들었다. 왕의 품에 파뭍히다시피 안겨있던 공주의 몸이 파닥거렸다. 공주를 왕비의 태에서 받아낸 유모조차 제대로 볼 수 없었던 그 피부가 사내의 거친 손가락에 의해 헤집히고 있었다. 여린 무릎이 왕의 손에 의해 좌우로 한껏 벌어졌다. 보송한 짙검은 체모가 이리저리 눌리어지고 검은 수풀 사이에 수줍게 숨어있던 꽃잎 사이를 사내의 손가락이 누볐다. 왕의 두 손이 그 꽃잎을 벌렸다. 아직 채 길도 열리지 않은 숫처녀의 비궁이었다. 공주의 속살은 음핵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꼭 다물어져 있었다. 그 붉고 여린 살갗은 흡사 절정으로 무르익어 스스로 벌어진 석류의 속을 들여다보는 듯 했다. 그러나 그 붉음이 미치지 못하는곳은 백설과도 같이 희었으니, 왕은 이제까지 이토록 순수해보이는 여인의 속살을 본적이 없었다. 순간 아랫배가 뻐근해지며 왕의 기둥이 일어서기시작했다.
“흑!”
꽃잎이 헤집히는 치떨리는 이물감을 느끼며 공주는 충격에 눈을 하얗게 떴다. 두 다리가 완전히 벌어져 온전히 그 속살을 사내 앞에 낱낱이 내보이며 음부를 희롱당하고 있었다. 순결한 음부의 점막이 사내의 손길에 농락당하고 사내의 엄지와 검지로 벌려진 입구는 사내의 다른 손의 손가락을 무기력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왕의 길고 곧은 손가락이 공주의 입구를 천천히 부비며 삽입되고 있었다.
“아...아파요. 그만......”
음부가 모래에 쓸리는듯한 통증에 공주의 고운 미간이 찌푸려지고 풀려난 손이 사타구니에 삽입된 왕의 손을 부여잡았다. 왕의 손을 빼내기위해 손을 잡고 당기는순간 공주는 배가되는 통증에 학, 하고 신음을 흘렸다. 남녀간의 정사라고는 아무것도 모르는 공주였으니 이미 깊게 삽입된 손가락을 뒤로 당기면 어떻게 되는지도 몰랐던 것이다. 손가락은 성기보다는 훨씬 가늘지만 숫처녀의 비궁에는 충분히 버거운 것이다. 아픔에 뒤로 당겨졌다가 다시 삽입된 손가락에 그 여린 점막이 범해지고 질내부의 주름들은 갑자기 움직인 그것에 자기도 모르게 수축했을것을.
“아야......”
작은 비명과 함께 공주의 서글한 눈망울에 눈물이 차올랐다. 맥이 탁 풀리며 저항하던 손짓도 끊임없이 오므리려던 다리도 힘이 쭉 빠졌다. 체념한 듯 고개를 옆으로 돌리는 공주의 눈꼬리를 따라 맑은 눈물 한방울이 또르르 굴렀다.
“......”
흰 비단 베개를 적시는 눈물을 본 왕은 아주 부드러운 동작으로 공주의 내부를 누비던 손가락을 천천히 빼냈다. 공주의 할딱이는 호흡에 따라 부드럽게 기복하는 그녀의 내부는 따스하고 촉촉했으며 탄력이 넘쳤다. 왕의 손이 한참을 출입하며 노닐었지만 손가락 끝이 빠져나가자 공주의 입구는 언제 범해졌냐는 듯이 꼭 다물어졌다. 투명한 애액에 젖은 손가락으로 잠시 봉긋한 둔덕의 체모를 사랑스럽다는 듯이 쓰다듬던 왕은 그대로 몸을 숙여 공주와 몸을 포갰다. 우아한 젖무덤이 왕의 굳건한 가슴에 눌리어지고 공주의 아랫배에 왕의 허리가 맞닿았다. 왕의 입술이 공주의 눈꼬리를 적신 눈물을 닦았다.
“......”
잠시 전신으로 전해진 체온에 공주는 한결 안정할 수 있었다. 하지만 왕의 욕망은 이제부터가 시작이었다. 공주가 안정되길 기다렸던 왕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공주와 한몸이 될 준비를 했다. 사슴의 그것같은 날씬한 발목이 왕의 어깨에 걸쳐졌다. 공주의 눈망울이 조금 커졌다. 깊은 곳으로 뜨거운 뭔가가 다가왔다.
“학!”
막히는듯한 숨소리와 함께 낭창한 세류요가 활처럼 휘었다. 아직 채 열리지 않은 꽃봉오리같은 공주의 몸이 사내의 완력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당당하게 일어선 왕의 기둥끝이 분홍빛 탐스런 입구를 질식시킬듯한 묵직함으로 파고들었다. 귀두가 완전히 진입하는순간 왕은 척추를 따라 흐르는 벼락같은 쾌락에 몸이 떨림을 느꼈다. 말로는 감히 표현할 수 없는 느낌이었다. 한겨울의 눈보라속에서 갑자기 모닥불 한가운데로 던져진듯한. 북해의 얼음을 몸에 두르고 열대의 밀림속에 떨어진듯한.
“큭......”
왕의 시원하게 뻗은 눈썹이 일그러지며 억눌린듯한 신음소리가 새어나왔다. 파과의 통증에 허공을 휘젓는 공주의 하얀 팔을 붙잡에 목에 둘러준 왕은 그녀의 버들가지같은 몸을 으스러져라 끌어안았다. 기둥이 절반쯤 꽃잎을 헤집었을때 왕은 간절하게 폭발하고싶은 욕구를 참아냈다. 공주의 목덜미에 파묻은 코끝에서 그윽한 향기를 느끼며 왕은 미칠듯한 사정욕과 빠듯한 공주의 내부에 쾌감과 잔혹함을 동시에 느끼며 급작스럽게 허리를 튕겼다.
순식간에 처녀막을 가르며 뿌리까지 삽입되는 기둥에 공주는 애잔하게 비명을 질렀다. 탐욕스럽게 공주의 내부를 가득 채운 왕의 기둥은 잠시동안 미칠 듯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공주의 내부를 만끽했다. 공주의 내부는 마치 별개의 생물처럼 꿈틀거리며 왕을 감쌌다가 풀어주곤 했다. 부드러우면서도 뜨겁고 두려워하면서도 참을수 없는 호기심에 와락 다가들었다가 놀라 도망가는 요염한 고양이처럼. 잠시 후 왕의 몸이 리드미컬하게 움직이며 공주의 뽀얀 젖가슴이 출렁이기 시작했다.
“아흑...아흑...”
머리가 하얗게 비워지는 충격 속에 폭주하듯 맥동하고있는 왕의 기둥만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허리가 짓쳐들고 음란한 소리와 함께 서로 맞닿은 부분에서는 땀과 또다른 액체가 흘러넘치고 있었다. 왕의 운동이 격렬해지며 공주의 허리가 활처럼 휘었다. 농염함이 점점 짙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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