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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도를 꿈꾸며(개정)1 - 4부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5 01:02 571회 0건
새벽 공기가 어느때보다 차갑게느껴진다. 예정된 시간이 되자 남식은 자리에 일어섰다.
그리고 밖으로 나갔다.

"벌써 나오셨어요."
"예? 저......."

나오자마자 그녀랑 마주쳤는데 순간 자신의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분명히 오늘 떠나는 날인데....... 그런데 물을 긷고 있는 모습을 말이다.
그리고 그녀는 부엌으로 들어간다. 물붓는 소리가 들려왔다.
순간 남식은 그녀의 방안으로 들어가보았다.
문을 여는 순간 눈앞에 보이는 것은 짐을 꾸려둔 가방이었다.

"잊어버린게 아니네."

자신의 짐작이 틀렸다는 것을 확인한 남식은 다시 나왔다.
그리고 부엌으로 향하였다. 문밖에서 그녀를 엿보니 평소랑 다를봐 없이 살림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얼마후 어느정도 일이 정리가되자 그녀가 나왔다. 나오자마자 남식이랑 마주치자 잠시 얼굴을 돌린다.

"어머님 진지랑 아주버님이랑 그이 돌아오실 때 드실거 준비했어요."

이말을 끝으로 방안으로 들어갔다.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을까. 그녀가 나왔다. 입고있던 새색시 티가나던 한복을 벗고 양장의 옷을 걸치고 나왔다. 짐가방이랑 같이 말이다.
아직도 마당에서 우두커니 서있는 남식을 보고 그에게 다가왔다.

"어머님이랑 그이한테 인사도 없이 떠나는거 죄송하다고 전해주세요."

한참만에 겨우 말이 떨어져나왔다.

"예."
"그럼 이만... 그간 많은 신세졌습니다."

신세라..... 누가 누구한테 신세를 진것일까. 그러는 사이 사나에는 조용히 발걸음을 옮겼다. 한걸음 한걸음 그렇게 그간 정든 집에서 서서히 멀어졌다.
전날밤 실컷 울어서 그런지 더는 울음이 나오지 않았다. 한결 홀가분한 기분이 들었다.

"잠시만요. 제수씨."

한참 가다가 뒤에서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돌아보니 남식이 뛰어오는 중이었다.

"왜 그러세요?"

급하게 뛰어오느라고 가쁜 숨을 내쉬느라고 얼른 대답을 하지 않고 뜸들이다가 어느정도 안정이 되자 그녀에게 대답한다.

"배타는데까지 배웅해드리겠습니다."
"아니, 됐어요. 저 혼자 가도 되요."
"괜찮다니요. 인천까지 가는데 혼자서는 않돼요. 제가 들어드릴께요. 가방 이리 주세요."

그녀의 다리를 내려다 보면서 그렇게 남식이 동행을 할 것을 요구하였다.
한동안 망설이는 듯 하더니 결국 가방을 건내주었다.

"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

사나에의 가방을 건내받고는 남식이 앞장을 섰다.
자신이 살던 동네를 벗어나고 기차 역으로 향하였다.
막차에 올라타고 둘은 자리를 잡는다. 이게 첫 기차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별로 타지 않았다.

"정말로 뭐라고 죄송하다고 말을 드려야 할지...."
"죄송하다니요. 그렇지 않아요. 다 저를 생각해서 그러신건데...."

차가 출발을 하고 어느정도 지나자 가슴속에 묵혀두었던 말을 꺼냈다.
사실 남식은 사나에가 혼자가는 것이 걱정되었다기 보단 너무 몹쓸짓을 해서 ?아내는 것 같은 자신이 아니 가족들을 대신해서 사과라도 할 생각으로 죄책감을 조금이라도 덜어볼 생각으로 이렇게 동행을 하는 것이었다.

"이런 말이 어떻게 들리실지 몰라도......"

말하다 말고 잠시 뜸을 들이는 남식, 사나에는 다음 어떤 말이 나올지 기다리고 있었다.

"제수씨는 아직 젊으세요. 그리고 얼마든지 다시 시작가능하고요. 그러니....."
"알겠습니다. 아주버님 그만 하세요. 충분히 알아들었으니까요."

뭘 말하려는지 눈치를 챘는지 남식의 다음말을 중간에 가로막고 더는 못하게 하였다.
더 들었다가는 참지 못하고 또 터트릴 것 같은 자신의 심정 때문에 말이다.
그렇게 두사람은 더는 말을 잇지 못하였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아침 햇살이 비춰지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어느덧 목적지까지 도착을 하였다.
기차역을 나오고 두사람은 인력거를 타고 항구로 갔다. 항구에 도착을 하자 남식은 놀라움을 감추지못하였다. 항구에는 수도없이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었다.
큰 짐이랑 보따리를 든 웬지 모르게 불안해 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을 보호하며 항구 주위를 순시하던 경찰과 헌병들, 군 병력등이 보였다.

"이제 가보세요. 아주버님 더 동행하였다가는 큰일 날거 같아요."

한쪽을 바라보면서 그렇게 남식에게 돌아가라고 한다. 그녀가 보는 쪽으로 남식이 시선을 돌렸다. 한 사람이 배를 타려고 줄서있는 사람에게 달려들면서 악을 썼다.
그 모습을 본 주위를 순회하던 경찰들이 달려와서 그자를 잡아끌고 갔다.
그를 한쪽으로 끌고가던 일경들은 돌아가면서 발길질과 주먹질로 폭행을 가하였다. 그리고 어느정도 손을 봐주자 기절해있는 사람을 한쪽구석으로 내던지면서 다시 주변 경계를 선다.

아마도 저사람은 오늘 떠나는 일본 사람들 중에 감정이 있거나 채무 관련 때문에 저렇게 달려드는게 아닌가 싶다.
그렇지 않다면은 떠나는 일본인들을 상대로 시비를 걸거나 털어서 뭔가를 챙기려는 건달이아닌지.....
어느쪽이던 간에 그는 때를 잘못잡은 것이다.
이렇게 철통같이 자국민들의 안전한 귀항을 위해 경계를 서는데 이런 짓을 하다니. 죽음을 자초하는 격이 아닐까.
그래도 떠나는 마당이라고 조선인들을 행여라도 자극을 하는 것이 아닌가 싶어서 죽이거나 하는 일은 자제하는 것 같다. 적당히? 손을 봐주는 것으로 끝내는 것이 아닐까.

"그럼, 안녕히 가세요. 더 도와드리지 못해서 죄송해요."
"그런 말씀 마시라니까요. 그럼 저 가볼께요."

그리고는 남식에게 가방을 건내받고는 배로 향하였다. 잠시동안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 보다가 그녀가 배에 오르는 것을 보고 남식도 발걸음을 돌렸다.

"부디 다 잊으시고 행복하게 다시 시작하세요."

처음으로 누군가를 위해서 마음속으로 기도라는 것을 하였다. 얼마나 갔을까. 다시 뒤로 돌아보았다.
그녀는 이미 안으로 들어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뱃고동이 울리면서 이제 출항하였다. 멀어져가는 배를 바라보면서 손을 흔들었다.
보이지도 않고 어디쯤에 있는지도 모르는 자신을 볼수도 없고 봐주지도 않는 누군가를 위해서 남식은 손을 흔들었다.
서서히 배가 항구에서 멀어지자 남식도 이제 발길을 돌린다. 뭔가 후련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이 기분을 애써 떨쳐버리려는 듯 자신이 낼 수 있는 속도를 내서 그곳을 벗어난다.
이제 일행이 없이 단신이 된 남식은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면서 집으로 돌아왔다.

"너 왔니?"

집에 돌아오자 남식을 맞이한 것은 어머니였다. 그런데 어머니 안색이 심상치 않다.

"예. 왜그러세요. 어디 아프세요."
"너 왔구나"

안방에서 다른 목소리가 들려오더니 모습을 드러낸다. 형 남준이었다.

"형 벌써 왔어요?"
"너 막내보지 못했니?"
"막내요? 형이랑 같이 있지 않았어요."
"그게 아니고 제수씨 데려다 주면서 혹시 그녀석 보지 않았느냐고....."

점점 모를 소리만 해대는 형을 의아한 눈으로 보던 남식은 형이 불쑥 내미는 쪽지를 건내받고는 얼굴이 그 종이처럼 햐얗게 질리고 만다.

"이 쟈식이....."

남준이 내민 쪽지에 내용은 남식도 경악을 하게 만들고도 남은 내용이었다.

-그 사람 데려다주고 바로 돌아올께요. 오래 걸리지 않을테니까 걱정 붙들어매시고요. 그리고 이런 계획은 좀더 들키지 않게 신경써가면서 세우시는 것이 좋아요. 몰랐다면은 모를까 알게된 이상은 모른척 하기 힘들었거든요. 그럼 돌아올때까지 어머니 부탁해요.-

남준이 이 쪽지를 발견하게 된 것은 오늘 세벽이었다. 어제 벌초가 끝나고 깊은 잠이 들었는데 세벽에 깨어나보니 옆에 동생이 없었다는 것이었다. 변소 갔으려니 생각을 하였는데 옆에 이 쪽지가 있어서 보니까 이런 내용이 적혀 있었다는 것이다.
그것을 보곤 바로 집으로 달려왔고 어머니한테 들으니 남영은 온적이 없다고 한다. 그리고 사나에랑 남식은 아침일찍 인천까지 동행하였다고하고.......

"이 녀석 우리 계획을 알고 있었나봐."
"그런거 같아요."

스스로 감각이 민감하다고 자부하는 남식도 허탈해한다. 뛰는 놈위에 나는 놈이 있다더니 막내 녀석이 완전히 그짝이지 않은가.

"어떻게 하니. 그럼 일본으로 가서 데려와야 하는거 아니니."

걱정에 찬 어머니 말씀에 한동안 둘은 말이 없다가 결국 어쩔수 없다는 듯 고개를 흔든다.

"그럴 필요 없을거 같아요. 이런 식으로 떼어놓는 것보단 스스로 마음 정리 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좋을거 같아요."
"그래도......."
"막내도 이제 어른이에요. 철부지가 아니에요. 그렇게 하는게 좋겠어요. 이래 저래 마음 정리하고 한다면은 길어야 한달 정도 있다가 돌아올거예요. 걱정 붙들어매세요."

그렇게 둘은 어머니를 안심을 시킨다. 그것외에는 아무런 방법도 없고 어떠한 해결책이 있을수 없으니까 말이다.
물론 돌아오면은 멋대로 사라진 것에 대해서 잔소리를 함과 동시에 따끔한 맛을 보여 줘야겠다는 연장자로써 집안의 가장으로써의 다짐까지 함께하면서......


배는 거칠 것 없이 바다위를 가르면서 달리고 있지만은 그 위에 있는 사람들은 정말로 따분하기 이를데없다.
그도 그럴것이 몇시간동안 할 일없이 서있거나 앉아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니까 말이다.
그나마 가족들이나 동행이 있는 사람들의 경우 무료한 시간 떼울수 있지만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예기가 다르다.
사나에가 여기에 속한다. 그는 지금 혼자이다. 그리고 아무도 아는 사람 없이 배위에 서성거리고 있다. 같은 동포들과 같이 있다지만은 그래도 남이랑 다를봐 전혀없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그녀는 배를 타는 것에 신경 쓴 나머지 투숙할 객실을 잡아두는 것을 생각지 못했다. 그래서 지금 짐을 들고 갑판위를 서성거리고 있다.
사나에 혼자만이 아닌 다른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객실이야 정해져있지만은 배를 타는 사람 전부가 투숙할 정도는 아니니까 말이다.
끝도 없는 바다를 바라 보는 중에 문득 옆으로 시선이 돌아간다. 누군가가 자신을 바라보는 것 같았다. 처음에는 그냥 자신처럼 구경이나하는 사람인가 하였지만은 시간이 지나면서 그렇지 않다는 것을 서서히 느끼기 시작하였다. 마치 뭔가를 노리는 것처럼 말이다.
사나에는 서서히 상대를 관찰하기 시작하였다. 나이는 40대쯤 되어보이는 중년인인데 계속 그녀를 바라본다.
서서히 불안해지자 자리를 옮겼다. 하지만은 짐까지 들고있는데다가 다리를 저는 터라서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그녀가 절면서 가는 것을 본 상대는 따라온다.
내색을 하지 않고 침착하게 피하지만은 상대는 자신을 드러내놓고 따라온다.
그제서야 사나에는 혹시나 하는 것이 사실로 되는 것이 아닌가 하며 불안해하기 시작한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붐비는 곳의 경우 치한들이 생길수 있다는 소리를 전에 들은적이있었다.
그리고 부녀자들을 상대로한 불미스러운 일들이 비일비재한다고 말이다.
사나에의 발걸음이 더욱 빨라지기 시작한다. 하지만은 침착함을 서서히 상실하면서 얼굴색이 하얗게 변한다.

"누구한테 가서 도움을 청하지."

이런 생각뿐이었다. 뒤의 사람이 더욱 자신에게 가까이 다가온다. 그러다가 갑판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으로향하던 중 사나에는 뭔가에 부딧혀 쓰러졌다.

"악!!"
"괜찮아."
"예. 괜찮아요?"

쓰러진 자신에게 말을 건낸 상대. 물론 자신의 안위를 걱정해서 그럴 것인데 이상하게 대놓고 반말로 하는 것이 이상하다. 보통 처음 보거나 모르는 사람의 경우 존댓말로 하는 것이 예의가 아닌가. 그리고 더욱 이상한 것은....... 어디선가 들어본적이 있는 목소리라는 것이다.
일어서면서 자기 앞에 서있는 부H힌 그를 올려다 보는 순간..........

"헉!!"

순간 사나에는 기절을 하고 만다. 너무 긴장해서 그럴까. 아니면은........

"무슨 일이에요."

아까 사나에를 따라오던 중년의 남자가 다가온다.

"아무일도 아니에요. 이사람이 몸이 않좋아서..... 기절을 한거 같네요."
"일행이요?"

상대는 조심스레 물어보았다.

"예. 이사람 남편입니다. 너무 바닷바람 오래쐬서 그런가. 들어가봐야겠네요."

자신을 남편이라고 소개한 사람은 그녀를 일으켜세우고 업으면서 짐가방을 들고 계단을 내려간다.
남은 중년인은 아쉽다는 듯이 미련을 둔 듯 그들이 사라진쪽을 한동안 바라만 보더니 발걸음을 돌렸다.

"좋다 말았네."

그러다가 그는 다른 뭔가를 발견한 듯이 서둘러 자리를 옮겼다.

눈을 뜬다. 아주 천천히 그러자 주변이 밝아지고 눈이 부시기까지 한다. 밝은 빛에 눈이 적응이 되지 않아서인지 아주 천천히 눈꺼플을 떼기 시작한다.
그리고 곧 밝아진 사방, 빛에 적응이 되자 그제서야 주변을 둘러보곤 일어선다.

"여긴 어디지."

아마도 객실인거 같은데...... 자신이 왜 여기있을까.
그러다가 문득 생각이 났다. 조금전에 자신을 ?아왔던 이상한 남자

"혹시....."

자신의 몸을 살펴보았다. 옷차림은 아까 그대로였다. 그리고 사나에는 치맛자락을 들추고는 그 안으로 손을 넣었다.

"이상하네."

혹시라도 그 이상한 사람에게 봉변이라도 당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 살펴보았지만은 아무런 흔적도 없었다.
자신이 왜 여기 있을까. 그리고 아까 그사람이 자신을 데려온것일까.
그러다가.......

"아니야. 뭔 생각을......."

조금전 마지막 순간에 본 그 얼굴.
절대 있을수 없다. 아마도 자신이 헛것을 본것일게다. 지금쯤 자신이 일본으로 돌아간 사실을 알게 되고 망연자실하거나 아니면은 맘 정리하고 새 생활을 계획하고 있을 그 사람을 여기서 왜 본단 말인가.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 중 문이 열리면서 누군가 들어온다. 문이 열리자 사나에는 바짝 긴장을 한다. 누굴까. 아마도 자기를 여기로 데려온 사람일건데...... 일단 불한당이나 치한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며 맘을 가라앉혔다.

"다, 당신....."

문이 열리고 곧 모습을 드러낸 상대. 그것은 사나에 자신의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정신 들었어."

그녀를 바라보면서 침대에 걸쳐앉는다. 분명히 그 사람 모습이고 그의 목소리이다.

"당신........ 당신이에요?"

아직도 믿어지지 않은 듯이 되뭍는다.

"겨우 하루 않봤을뿐인데 서방님 얼굴 잊다니."

그말에 자신이 잘못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사나에의 얼굴이 밝아진다.

"어떻게... 여기에......."

하지만은 남영은 사나에의 말에 대답을 않고 그녀를 끌어앉고는 침대에 떪쨈?

"아직 일본까지 갈려면은 멀었으니까 푹 쉬어."

둘은 그렇게 침대에 누운 상태에서 서로를 바라보며 가만히 있었다.
아직도 믿을수 없는 표정으로 남영을 바라보는 사나에.
그런 사나에를 따스한 시선을 주면서 그녀의 얼굴을 만져주는 남영.
그렇게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자 남영이 몸을 일으키며 이불을 편다.

"잠시 눈좀 부쳐야겠어. 당신도 한숨 자."
"예."

그리고는 두사람은 한이불을 덮었다. 이불안에서 사나에는 남영의 손을 꽉 잡는다.
혹시라도 자다가 사라지진 않을까하는 생각에서 말이다.
그런 사나에를 꼭 끌어앉고는 남영은 눈을 감는다. 얼마후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사나에도 그렇게........

남영이 그녀의 계획을 알게된 것은 벌초하러가기 이틀전이다. 둘째형이랑 시장에 간다는말에 같이가자고 하는 그에게 그럴 필요없다는 소리에 이상하게 느끼고는 그녀의 뒤를 밟게 된다.
집 근처 공터에서 그들이 말하는 것을 듣게 되었다.
곧 벌초하러 갈것이며 그때 그녀는 일본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런 그녀가 원망스러웠고 못하게 할려고 생각을 하였다. 하지만은 생각을 바꿨다. 그렇게밖에 떠날 수밖에 없었던 그녀의 심정은 어떨는지......
그래서 속는줄 알면서 그녀의 계획대로 충실?하게 움직였다.
하지만은 그날 벌초를 끝내고 큰형이랑 같이 잠을 잤다. 하지만은 그일 때문에 잠을 도저히 잘수가 없었고 갈등을 하였다..
그러다가 형이 깊은 잠에 빠져드는 것을 보고는 결국 결단을 내렸다.

"이대로 보낼수 없다."

어떻게 보낼것인지 그런 생각도 없이 단지 그냥 보낼수 없다는 마음에 몰래빠져나왔다.
그리고 밤길을 달려 결국 인천에 도착을 하였고 그곳에서 밤을 지샜다. 그리고 먼저 배에 올라타고 객실을 잡아놓은뒤에 그녀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과연 그녀의 계획대로 그녀는 나타났다. 자신의 둘째형이랑 같이 말이다.
그렇게 배에 올라타는 것을 본 남영은 그녀랑 거리를 두면서 그녀를 살펴보았다.

"무사히 도착할때까지 지켜줄게."

그렇게 멀찍이서 바라보면서 자신과 그녀에게 되뇌이었다. 그런데......
이상한 놈이 그녀 주변에 얼쩡거리기 시작하였다. 처음에는 예쁜 여자를 엿보는 그런 놈인가 싶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놈의 태도가 서서히 눈에 거슬리기 시작할 정도였고 급기야 그것을 눈치챈 그녀가 자리를 피하기 시작한거였다.
그리고 그놈은 대놓고 그녀를 따라오기 시작하였고...... 그대로 놔x다가는 뭔 일 생기지 않을까하는 맘에 결국 모습을 드러내게 된 것이다.

얼마나 잠들었을까. 남영이 눈을 떴다. 그리고 몸을 비틀어 옆에 누워있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언제나 봐도 아름다운 그녀. 한동안 그렇게 보다가 몸이 찌뿌등한지 일으키고는 기지개를 폈다.

"흐음."

문득 고개를 돌려보니 이불이 옆으로 흘러내려가 있는 것이다. 이불을 끌어당겨 그녀에게 덮어주려는 순간 남영은 하던 것을 멈추고 한곳에 시선이 집중되었다.
잠들어있는 사나에의 옷차림이 흩어져있었고 그리고 그 흐트려져있는 옷 사이로 그녀의 젖가슴이 살짝 내비춰있는 모습이보였다.
한동안 그렇게 그녀의 그곳을 바라다보다가 무의식중에 그녀의 그곳에 손이갔다.
드러나있는 부분만 보다 그것으로 만족하기 힘든지 옷을 더 들추었다. 그리고 곧 드러나는 아담한 그녀의 가슴

"아름다워"

솔찍한 남영의 소감이었다. 그러다가 손은 그녀의 젖가슴을 만지기 시작하였다. 처음에는 손가락으로 잠시 눌러보고 하다가 사나에가 아무런 반응이 없고 세상모르고 자는 것을 보곤 더욱 용기가 갔다.
그래서 손으로 그녀의 젖가슴을 감싸쥐었다. 그리고 아주 천천히 감싸쥔 손으로 가슴을 누르고 비비기 시작하였다.

"아흐음."

갑자기 사나에가 뒤척이면서 돌아뗄患?
그러자 남영도 덩달아 놀래서 그녀에게서 손을 땐다. 혹시라도 깨어나지 않을까하는 마음에...
하지만은 사나에는 더 이상 아무런 반응도 없이 깊은 잠에 빠져들어 있었다.

"휴으"

혹시라도 자신의 행동을 그녀가 보진 않았을까하는 생각에 가슴졸였는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다가 남영의 머릿속에 다른 뭔가가 떠오른다. 한여자의 모습을... 그것도 알몸의.....

"내가 뭔 생각을 하는거야."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다름아닌 지혜였다. 그녀가 자신에게 고백을 하고 몸을 맏기려고 할때의 모습을 말이다.
그때 처음으로 여자의 몸이란 것을 보았다.
그녀의 부풀어오른 가슴이랑 그리고 늘씬한 몸매와 다리....

"당신은 어떤 모습일까."

자신이 떠올린 지혜의 모습은 뭐랄까. 그녀랑 사나에랑 비교하는 것이 아닐지...
그녀처럼 사나에도 같은 아름다운 몸을 가지고 있을까. 아니면은 더욱 근사하고 눈이 부신...
한번 호기심이 생기자 남영도 더욱 그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였다.
옆의 사나에의 잠든 것을 확인을 하고는 그녀에게 천천히 다가간다.
아무래도 그녀의 전신을 보긴 힘들었다. 그러다가 깨어나면은 어쩌려고......
그녀의 치마를 들추었다. 그리고 곧 드러난 다리와 허리사이의 그곳이 보였다.
그녀의 팬티의 앞부분을 만지작 거렸다.

"으음"

남영이 그곳을 만지자 동시에 그녀의 입에서 신음성이 흘러나온다.
다시 그녀의 그곳을 살짝 문지르기 시작한다.

"아흐"

더욱 자극이 되는지 반응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이곳이 뭐기에......"

신기하였다. 궁금하였고...... 그녀의 팬티를 살짝 천천히 내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곧 드러난 그녀의 은밀한 곳.....
남영은 하마터면은 신음성이 나올뻔하였다. 그곳에는 털이 솟아나있었다.
자신의 성기 주변에 나있는 털들처럼 말이다. 여자인 그녀에게도 이런곳이 있다니
지혜의 전신을 볼때는 이런게 있었던가.....
그녀의 털들을 만지고 또 만졌다. 느낌이 판이하게 다르다.
그러다가 약간 그 아랫부분에 꽉 다물어있는 갈색의 부분이 나왔다.
그곳에 손을 대자 그 부분이 둘로 나누어지면서 열리기 시작한다.
곧 드러난 그녀의 속살들.......
여자들의 은밀한 곳이 이런곳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순간 남영은 뭔가가 자신의 몸에서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뭔가 터진 그러면서도 시원하면서도 뜨거운 뭔가를 말이다.
곧 그원인을 알수 있었다. 곧 자신의 하체에 전해진 찐득찐득한 감촉들을 말이다.

"이런!!"

그와 동시에 자신도 이성을 되찾았다. 조금전까지만 해도 그녀의 여체 탐험에 두근거리고 설레이던 기분에 몸이 타들어갈 것 같았는데 이젠 그렇지 않다.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가슴은 들추어져있고 치마는 올려져서 그녀의 하체를 다 내보인 상태였다.

"정신차려. 이제 서서히 정리해야 하는데....... 뭐하는 짓이야."

자신이 그녀를 동행하게된 근본적인 이유를 망각을 하는 것을 스스로 깨닫고 자책을 하는 중이다. 자신이 왜 그녀랑 동행을 하던가. 원만한, 상처없는 이별을 위해서가 아니었던가.
그런데 지금 이런 짓을 하다니.
내려진 팬티를 다시 올리고 들추어진 젖가슴도 원래대로 해놓고 옷 매무새를 바로잡았다.
그리고 그녀에게 이불을 다시 덮어주었다.
자신의 팬티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찐득찐득한 액체가 묻어나온다.

"이제 이러는 것도 얼마 않남았네."

눈을 감았다. 다시 잠을 청하였다. 이미 빠져나갈 것은 다 빠져나간 상태라서 그런지 어떤 잡생각도 들지 않아서 바로 잠을 들수있었다.

뱃고동 소리가 울려퍼지고 선체에 도착하였다는 선원들의 목소리가 울렸다.
사나에랑 남영은 짐들을 정리하며 밖으로 나왔다. 많은 사람들이 배에서 내리고있는 중이었다.
행여라도 그인파들에 의해서 그녀가 다칠까봐 신경을 써가면서 그녀를 인도하였다.
사나에가 사는 곳은 나가사키현 운젠이었다. 배에서 내린 두사람은 인력거를 불렀고 그렇게 두사람은 주변 경치를 구경하면서 목적지로 향하였다.
일본도 상황이 않좋기는 조선이랑 다를봐없었다. 곳곳에 공습으로 파괴된 건물들이 눈에띄였고 많은 부랑자들과 걸인들이 거리에 나와있었다.
예기를 들으니 나가사키현의 중심도시 나가사키 시에 엄청난 위력의 신형 폭탄(원자폭탄)이 떨어져서 도시 하나가 날아갔다고 하였다.
그나마 이제 전쟁이 끝났고 전후 복구 작업이 진행중이라고 한다.
곧 둘은 목적지에 도착한다. 인력거에서 내린 두사람은 한참을 걸어갔다. 조금만 더가보니 넓은 정원의 아담한 목조 건물 하나가 나타났다.

"저의 집이에요."
"그래."

이제 그녀의 집에 다온 것이다. 서서히 남영도 마음의 준비를 하기 시작하였다.

"사나에!!"

누군가가 사나에의 이름을 불렀다. 그 목소리가 들려온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자 기모노를 입은 한여인이 두사람을 향해서 뛰어오고 있었다

"아케미!!"

상대를 알아본 사나에가 그녀에게 다가간다. 남영이 보니까 사나에랑 거의 동갑 아니 약간 어려보인다. 아마도 친한 친구이거나 친척이 아닐까.

"그간 어떻게 지냈어."
"잘지냈지. 그건 그렇고 아케미는 그동안 어떻게 지냈어."

그녀의 물음에 아케미란 여자는 대답을 피하고 얼굴을 붉힌다. 그러다가 아케미는 저기 떨어져있는 한 남자를 보게된다. 누구냐는 듯이 의아한 시선을 사나에에게 보낸다.

"이런 내정신좀 봐. 소개할게."

아케미의 손을 붙잡고는 남영 앞으로 데리고 간다.

"남편이야. 이름은 박남영이고....."
"남편?...."

순간 아케미의 얼굴이 미묘하게 변한다. 왜 그런진 알수 없지만은......

"박남영이라고 합니다."

조선식 이름이라서 약간 알아듣기 뭣하지만은 그래도 이해하는데 지장은 없는지 고개를 끄덕인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그녀가 남영에게 인사를 건낸다.

"이쪽은 이마니시 아케미라고 저의 어머니 되세요."

사나에의 소개에 잠시 남영의 표정이 야릇해진다. 그녀의 이름 다음으로 이어진 존칭

"어머니?"

사나에에게 고개를 돌렸다. 혹시라도 자신이 잘 못들은게 아닌지... 아니면은 그녀가 잘못 말한게 아닌지........
하지만은 태연한 아무렇지 않는 모습에 자신이 잘못들은게 아닌 그녀가 잘못 말한게 아니란 것을 알수가 있었다.

"그...러세요? 몰라뵈었습니다. 초면에 실례가...."
"아니, 괜찮습니다. 그럴수도 있지요."

약간 어색한 사위와 장모?와의 상견례를 마치자 사나에가 말했다.

"아버지는 어디계셔?"
"현청 사람들이랑 만나고 계실걸."
"거긴 왜?"
"직장 없어진것이나 다름없으니까 어떻게 따로 자리하나 얻어볼까하고 분주하고 계시거든. 이제 쉴때도 됐는데......"

아케미의 말에 고개를 사나에는 끄덕인다.
둘의 이야기로 봐서는 아마도 그녀의 아버지는 조선땅에서의 일자리를 상실한뒤에 지금 홀로지내는 중인 것 같다. 조선 총독부나 그 공직에 있던 사람들이 다 일본으로 돌아왔지만은 그들을 흡수할만한 여유가 일본에는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아주 고위급의 연줄이 되는 경우에는 가능하겠지만은 그것은 아주 소수의 경우이고 대다수의 인력들은 사실상 실직이나 다름이 없다.
이마니시 이쿠오의 경우도 거기에 해당된다.

"이런!! 내 정신좀 봐. 어서 들어와. 사람을 이렇게 계속 길거리에 세워두다니."

반가워서 예기하는데 정신이 팔려서 중요한 것을 잊었다는 것을 안 아케미는 두사람을 안으로 청하였다.
아케미의 안내를 받으면서 남영과 사나에는 안으로 들어간다.
두사람을 안으로 안내를 한 아케미는 이들을 대접하기 위해서 자리를 잠시 비웠다.
그녀가 자리를 비우자 남영은 사나에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해달라고 하였다.

"어머니라고?"
"아!! 당신 아직 잘 모르시겠네요."

그러고 보니 남영에게 자신의집안에 대해서 별로 예기한적이 없다는 것을 알고는 설명을 해준다.
이마니시 아케미는 아버지랑 4촌지간이며 현재 16살로 사나에 보다 2살 아래라고 하였다.
아케미랑 사나에는 어렷을때부터 같이 자랐고 친하게 지냈다고 한다.
그래서 언니 동생이라고 칭하며 지냈다. 아버지랑 아케미랑 결혼한 것은 얼마전이라고 하며 현재 임신중이라고 하였다.

"그런데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반말에다가 이름을 함부로 불러?"
"우리끼리 있을때는 그렇게 부르기로 했어요. 물론 아버지 계시거나 사람 많을때는 아니지만은..."

그렇게 예기하는 사나에의 얼굴에는 별다른 부담감이 없어 보이고 아무렇지 않아하였다.
그녀의 모습에 처음에는 황당하기까지 하다가 나중에는 어느정도 이해가 되었다.
사실 계모랑 의붓 자식간에는 사이가 나쁘다거나 원수지간이라는 것이 통념인 조선사회에서 본다면은 이해가 않될 일인지 모른다.
전해오는 구전동화라던가 옛날 이야기에서는 그들 관계는 경우에따라서 목숨이 오고갈 정도로 급박하게 진행이 된다. 그래서 그런 사회에서 지낸 남영에게는 아마도 이런 모습이 의아해 보일법 할 것이다. 아니 남영이 아닌 다른 조선인들에게도 마찬가지일진 몰라도...
여긴 조선땅이 아니니까 그렇게 생각하고 넘어가기로 하였다.
그리고 조선에서와는 달리 일본은 친족간에 결혼도 가능하다고 하였으니까.

조금 지나자 아케미가 마실 것을 내왔다. 그리고 그들은 그간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하며 시간을 보냈다. 모녀?지간이라는 것이 무색할 정도로 사나에랑 아케미는 절친하게 지냈고 아무런 허울도 없어보였다.

"그런데 몇 달 됐어?"

사나에가 아케미의 배를 보면서 물었다.

"2달됐어. 중요한 때니까 몸조심해야한데.."
"그래야지. 그건 그렇고 아들일까 아니면은 딸일까. 나 남동생 생겼으면은 좋겠는데..."

기뻐하면서 대답하는 사나에를 보면서 아케미의 얼굴이 붉어진다.

"아직 한참 멀었는데......"

누가 이둘을 보고 모녀지간이라고 할까. 의아해하겠지만은 더 이상 그런 생각은 남영의 머릿속에서 사라지고 다정한 이들을 보느라니 시간가는줄 몰랐다.

"어!! 오셨나봐."

밖에서 들리는 문열리는 소리에 아케미가 일어나자 사나에도 그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오셨어요"
"응 그래. 잘 지냈고...."

자신을 맞이하는 아케미를 바라보는 이쿠오, 않본지 오래됐지만은 그간 더 늙어진 것 같았다. 그를 보자 남영도 자리에서 일어선다.

"여보. 사나에 왔어요."
"아!! 그래. 어디있니."

안으로 들어오자 자신을 맞이하는 딸을 보고 이쿠오의 얼굴이 밝아진다.

"아버지!!"
"오! 사나에. 돌아왔구나. 얼마만이냐. 그런데.......??"

반갑게 딸을 맞이하는 이쿠오 그런데 딸의 뒤편에 서있는 한 사람을 보고 얼굴색이 변한다.
마치 벌레씹은 표정으로.....

"오랫만에 뵙습니다."

이쿠오가 자신을 알아보자 인사를 하였다. 하지만은 남영의 인사를 받는 이쿠오의 모습은 그렇게 밝진 않았다.

"자네가 왠일로 이곳에..... 사나에 너......."

사나에에게 시선을 돌려서 의문에 가득한 시선을 보낸다.
그런 아버지의 시선을 차마 바라보지 못하다가 아버지를 향해서 고개를 흔들었다.
그제서야 어떻게 돌아갔는지 짐작한 이쿠오의 안색은 더욱 창백해진다.

"못난 녀석, 내가 보낸 편지 분명히 받지 않았어."

편지라는 말에 남영의 머릿속에서도 뭔가 떠오른다. 해방되고 얼마되지 않아서 그가 딸에게 보냈던 편지..... 그 중에 이혼이라는 소리도 언급되었다는 것도 떠올렸다.
그렇다면은 이쿠오의 지금 행동이 짐작이 갔다.

"그게.. 그게....."
"너 뭔 생각으로 이러는 거니."

이쿠오의 언성이 높아지자 아케미가 이쿠오에게 다가간다. 그리고 몸을 밀착시키면서 이쿠오의 손을 자신의 배에다가 살짝 가져다댄다.

"화내시면은 몸에 않좋아요."

그녀의 말한마디에 이쿠오의 표정이 변한다. 그리고 그녀의 배를 보면서 화를 누그러뜨린다.
임신중인 그녀를 의식을 해서 그런것일게다.

"미안, 미안해."

애써 표정 관리하면서 그녀에게 사과를 하자 아케미는 더욱 미소지으면서 화제를 다른데로 돌렷다.

"오랫만에 만났는데 오붓하게 예기나 하세요. 이리 앉아요. 곧 저녁 차려올께요."
"저도 거들께요. 어머니."

사나에가 같이 있기 민망한지 아케미를 따라 나선다. 이번에는 어머니라고 존칭하면서 말이다. 하긴 아버지가 함께 있으니 그럴만도 할 것이다. 사나에랑 아케미가 같이 자리를 뜨자 두사람만 남았다.

"앉게나."
"아니, 아닙니다. 전 이만 돌아가보겠습니다."

돌아간다는 말에 이쿠오의 얼굴이 미묘해진다.

"오자마자 바로 간다고......"
"예. 저사람 혼자 보내기 뭣해서 같이 동행한겁니다. 이제 집에 도착하였으니 당연히 전 돌아가야죠."

남영의 말에 이쿠오의 얼굴이 밝아진다. 듣던중 반가운 소리라는 듯이.....

"그리고 따로 필요한 것들은 우편으로 보내드리지요. 그래도 괜찮으실는지..."

따로 필요한것의 의미를 이쿠오도 알아들은 듯 고개를 끄덕인다. 전과는 달라진 상당히 우호적인 시선으로 남영을 바라본다.

"오기전에 하진 않고..."
"차마 그렇게까지 하진 못하였거든요."

그말에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그럴수 있지. 뭐 상관없어. 그래봤자 시간문제니까."

이들이 말하는 것은 다름아닌 이혼을 위한 법적인 절차를 말한다. 이쿠오는 딸에게 이혼을 한뒤에 일본으로 오라고 언급하였는데 그러지 않았던 것을 책망하던거였다.
그것을 눈치챈 남영이 그에 대한 언급을 하자 어느정도 화가 누그러졌다.

"이만 돌아가 보겠습니다. 그럼.."

자리에서 일어서면서 간단한 인사를 건내고 문밖으로 가자 사나에가 와서 가로막는다.

"어디가세요."

그녀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서로의 시선이 마주칠뿐이다.

"이제 가봐야해."

그런 남영의 모습에서 그런 의미가 담긴 시선을 받자 사나에는 드디어 올것이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뭐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은 그래도 이렇게나 빨리......
그녀가 서있는 곳을 비키면서 걸음을 옮기려고 하자 사나에가 붙잡는다.

"당신....."

하지만은 그녀랑 얼굴이 마주치자 더는 말을 잇지 못한다. 간절한 애절한 그 모습에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꼭 가야만 해요"

그녀의 얼굴에는 그렇게 써져있었다. 아무런 대답도 할수 없었다.
그러다가 뒤에서 이쿠오랑 아케미가 다가왔다.
그런 두사람을 보고 안타까워하는 아케미, 하지만은 이쿠오는 달랐다. 딸에게 그만 들어오라고 눈짓을 보낸다.
아버지랑 남영을 번갈아 보면서 혼란스러워 하던 사나에는 마음을 가라앉힌 듯 남영를 바라보면서 입을 연다.

"배멀미...... 때문에 고생하셧잖아요. 그래서 몸도 성치 않는데...... 지금가시면은 큰일나면은 어쩌려고요."

나온 말이 겨우 배멀미였다. 느닷없는 배멀미라는 말에 이쿠오가 황당해하였다
그건 남영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은 그녀의 얼굴에서 그말의 의미를 알수 잇었다.
배멀미는 아마도 급하게 대충 만들어낸 단어일 것이다. 급하게 못하게 할만한 대안을 찾던중 그게 불쑥 아무 생각없이 나온 말이 아닐는지....
하지만은 그게 어떤것이든 간에 그녀의 마음을 이해하는데 무리는 없었다.
그녀가 하고자 하는말의 의미를 알고는 차마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한동안 그녀를 바라보다가....

"완치될때까지 신세지겠습니다."

뒤에 있는 이쿠오랑 아케미를 향해서 그렇게 말을 하자 사나에의 안색이 밝아진다.
반면 이쿠오의 얼굴은 표정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엉망이 된다.
하지만은 아케미가 다가가며 눈짓을 하자 잠시 침묵하더니 말없이 안으로 들어간다.
아케미가 사나에를 바라보며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남영이 사나에를 바라보자 그녀의 얼굴에서는 한줄기 눈물이 흘렀다.

"고마워요"

아마도 그녀가 속으로 이렇게 외치고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 남영은 예정에 없이 사나에의 집에 더 지내게 되었다.


"부르셨어요."
"그래 앉아라."

아버지의 부름을 받고 온 사나에. 하지만은 사나에의 표정은 담담하기만 하다. 뭔 이유 때문에 불려왔는지 뭔 예기가 나올지 알고 있는 듯이.......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거냐."

딸은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것이 더욱 이쿠오의 심사가 뒤틀리는지 인상을 팍 찡그린다.

"내가 말했을텐데.... 정리하고 돌아오라고... 그런데 이게 뭐냐. 동행한거야 그렇다치고 왜 이렇게 붙들어두는지 말해. 어서....."

이쿠오가 화내는 것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거의 한달 넘게 사나에는 남영과 같이 이 집에 기거를 하고 있었다.
물론 외형상 그의 병간호때문이라곤 하지만은 배멀미 때문에 이렇게까지 간호받는 것을 곧이 곧대로 들을 아버지가 아니다.
문이 열리고 아케미가 차를 가지고 들어온다. 이내 방안 공기의 흐름을 보고 뭔가를 느꼈는지 이쿠오의 옆에 다가간다.

"차 한잔 하세요. 사나에도 들어."
"예. 어머니."

두사람에게 한잔씩 건내면서 자신도 찻잔을 들고 한모금 마신다. 그리고 이쿠오의 가까이 다가가 앉으면서 미소를 보냈다.
그녀는 이런 생활이 익숙한 듯 능숙하게 남편을 다독거린다. 이쿠오도 아케미가 있는 곳에서는 언성을 높이거나 화를 잘내지 않는 편이다.
사나에가 그런 두사람의 모습을 보고 입을 연다.

"잘 어울리시네요. 두분..."

갑자기 자신들 예기를 하자 둘의 표정은 의아해진다.

"어머니, 아버지 서로 사랑하세요?"
"........."

갑작스런 사나에의 말에 둘은 묵묵 부답이었다.

"갑자기 뭔 소리니."
"왜 그렇게 당황하세요. 사랑하는지 않하는지 물어본건데....."

물론 대답하지 못할것이 없는 질문이지만은 그래도 대답하기 그런 것 같다.
이쿠오은 올해로 55살이다. 아케미는 16살이고.... 하지만은 그들의 결합은 왠지 무리가 있어보인다. 남들이 보기에는..... 비록 두사람은 화목하게 지내고 의지하며 살지만은 사랑이라는 단어에 대해서 깊히 생각해본적이 없다.
그런 것을 거론하기에는 둘에게 너무 않 어울리는것이고 어쩌면은 낮뜨거운 단어일지 모른다.

"물론 사랑하지. 사랑하니까 이렇게 있는거잖아."

난처해하는 이쿠오를 대신해서 아케미가 나섰다. 대답하지 못하는 남편이 야속하지만은 그 심정을 어느정도 이해하는 듯 자신이 나서는 것이다.
아케미가 대답을 하자 한동안 그녀를 바라보다 아버지쪽에다가 고개를 돌린다.

"저도 그래요. 사랑하니까 이러는 거예요"

그말에 이쿠오의 안색이 변한다. 마치 한방 먹은 듯이.......

"즐기라고 붙여준거지 누가 그딴거나 하라고 그런줄 알어."
"전 즐기고 싶다고 한적 없어요."
"너.."

언성이 높아가자 아케미가 이쿠오의 손을 잡는다. 그러자 화를 누그러뜨리며 진정하며 입을 열었다.

"그간 딴 감정이 생긴거 같은데........ 그렇다고 쳐. 하지만은 너희들은 이시점에서 어울리지 않아. 그러니...."
"잘해보라면서 저사람이랑 연결해준게 누구였지요?"
"그건...... 그땐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야. 이렇게 될것이라곤 예상 못했으니까."
"그건 저도 마찬가지예요. 하지만은 더 이상은 아버진 관여하지 마세요. 결혼 한건 저였고 나머지 일도 제가 결정해요. 아시겠어요."
"그럼 어떻게 결정을 할거란 말이냐. 말을 해봐라."

말을 못한다. 사실 마땅한 방법이나 서로간에 만족이란 것을 절충할만한 대안이란게 있을 리가 없으니까 말이다.

"당장 대답하라고 하는 건 그렇잖아요. 천천히 시간을 두고 생각해보라고 하세요."

두사람 사이의 분위기가 험악해지는 것을 느낀 아케미가 중간에 끼어들었다.
차마 그녀의 간섭을 뿌리치진 못하겠는지 더는 뭐라고 하지 않고 침묵을 지키다가 갑자기 뭔가 생각이 난 듯 사나에에게 물었다.

"너, 조선에 집 처분하라고 했는데 어떻게 됐니?"

그말에 사나에가 잠시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

"그정도 집을 선뜻 사겠다는 사람도 없었어요. 그렇게 팔기 쉬운줄 아세요."
"그럼 그대로 있다 그말이니?"
"예."

사나에의 말에 이쿠오는 아쉬운 듯 한숨을 내쉰다. 얼마전에 들은 소식으로는 조선땅에 미군정이 시작되었다고 들었다. 그리고 선포된 것이 조선땅에서의 일본인 재산들 전부 몰수한다는 소식도 함께 말이다.
총독부가 점유하고 있던 국유지라던가 국가 재산들은 물론 일본인들이 남겨둔 재산까지 전부다 말이다. 거기에는 조선땅에서의 자신이 살던 집도 포함이 된다는 소리이다.
한두푼 하던 것도 아니고 그만한 집이 넘어간다는데 아무렇지 않다는 것은 말이 않된다.
아버지의 표정을 조심스레 살피던 사나에는 자신의 거짓말이 먹혔고 아무렇지 않게 넘어갈수 있을거 같아서 안심했다.
그집 처분했고 그 돈 전부다 시댁에 남겨 놓고 온 것을 곧이 곧대로 예기하면은 않되기 때문이다.

"죄송해요. 이래저래 정신도 없고 해서 그만......."
"됐다. 그 예긴 그만해라"

그런데로 넘어가자 사나에는 속으로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큰 돈인 것은 잘 알지만은 그래도 자신들 집안의 재력으로 보면은 당장 없다고 해서 큰일 날것은 아니니까 그렇게 손쉽게 시댁에다가 맡길 생각을 할수 있었다. 그리고 아버지에게서 아무런 질책도 받지 않고 조용히 넘어갈수 있을거라는 계산까지 말이다.

"그럼 저 이만 가볼께요."
"잠깐......"
"왜그러세요"

사나에가 나갈려고 하자 이쿠오는 뭔가 생각이 난 듯 딸을 불러세운다.

"세이치 한번 볼 생각 없느냐?"
"예?"

난데 없이 튀어나온 이름에 사나에는 당황한다.

"얼마전에 그 녀석을 만났는데 너한테 아직 미련이 남아있는......"
"그만 가볼께요. 안녕히 주무세요."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생각할 것도 없다는 듯이 물러갔다.
그런 딸아이를 바라보는 이쿠오의 눈길은 결코 곱지 않았다.

"이렇게 될줄 알았으면은 결혼 시키지 않는 거였는데......"
"홧김에 결혼이라는 것을 시키다니.... 경솔했어요. 당신"

아케미의 말에 공감을 하는 듯 이쿠오가 고개를 끄덕인다.
자신이 생각을 해봐도 너무 감정에 치우치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그렇지. 사나에도 그렇고..... 당신도 그렇고......."

문득 아케미에게로 시선이 옮겨진다. 아케미가 이쿠오에게 안기면서 말한다.

"우리 결혼한거 가지고 경솔하다니. 그런 말이 어디있어요. 후회하시는 거예요"
"이런 늙은이에게 시집오기에는 당신은 너무 아까워."
"우리 애기 듣겠어요. 그런말 다시는 하지 말아요."

아케미가 더욱 이쿠오의 품안에 파고들자 서서히 신체의 일부가 그에 자극을 받아서 이쿠오의 신경을 자극한다.
품안에서 아케미를 떼네고 그녀에게 입을 맞춘다. 이쿠오가 자신에게 입을 맞추자 아케미가 입을 열어주었다. 그리고 두사람의 혀가 오고가며 타액을 교환해 마신다.
그렇게 한동안 달아오른 두사람이 떨어졌다.
아케미가 천천히 자신이 입고 있는 기모노를 벗는다. 곧 드러난 하얀 나신이 눈이 부셨다. 앳된 모습에 약간은 불러나온 배가 자세히 살펴 보면은 임신중인 것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벗은 기모노를 잘 정리를 하여 옆자리에 놓고 이쿠오 앞에 앉았다. 천천히 그녀의 몸을 감상을 하던 이쿠오가 자리에 일어서자 그녀는 이쿠오의 옷을 벗겨준다. 아케미의 시중을 받으며 옷이 몸에서 떨어져나가자 그렇게 서로 알몸이 된 두사람은 천천히 엉겨붙는다.

"아아....."
"허음....."

두사람의 신음성이 방안에 울려퍼진다. 처음은 아니지만은 아케미는 이런 일을 치를때가 가장 힘들다는 것을 잘 안다. 이쿠오의 말에 의하면은 자주하고 능숙해지면은 아픈 것은 사라진다고 하지만은 그게 언제가 될진 알수가 없었다.
천천히 이쿠오의 성기가 아케미의 질속으로 들어간다. 아주 천천히 가해지는 것이라 큰 아픔은 아니지만은 그래도 그녀로써는 힘든 것은 사실이다.
이를 악물던 아케미가 더는 참기 힘들어하듯 비명을 지른다.

"아악..... 아퍼..."
"헉헉.... 출석출석...."

아케미가 아파하자 그에 자극을 받은 이쿠오가 하체에 힘을 가해서 그녀의 깊은 곳으로 압박해들어간다. 두사람의 살 부팃히는 소리가 방안에 울려퍼졌다.

"허엉....아흑......아...... ."
"아아... 헉헉헉....."

천천히 아픔이 사라지면서 그에 동반한 환희를 맛보기 시작을 하자 아케미가 몸을 비튼다. 하지만은 이쿠오가 그녀를 세차게 끌어 안아서 저지한다. 자신의 움직임이 막히자 더욱 몸 비틈이 격렬해진다.
고통과 환희에 발버둥을 치는 아케미, 그런 그녀를 애무를 하면서 누르는 이쿠오 어느덧 둘의 움직임이 멈췄다.

"하악.....읍......"
"읍읍.... 어업.... 헉......"

동시에 격하게 들려오는 쾌감에 젖은 신음성 그것을 끝으로 두사람의 움직임은 멈췄다.
이쿠오는 자신의 분신들이 다 빠져나가자 그녀의 몸위로 축 늘어졌다.
아케미는 자신의 몸을 가로지르는 그 뜨거움에 취해서 한동안 무아지경에 휘말려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두사람은 서로의 품에 안기며 잠을 청하였다.

"안녕히 주무세요."
"잘자."

아케미가 이쿠오의 품안에 파고들자 더욱 그녀를 안아주면서 둘은 서로 살을 맞대며 잠이 들었다.
방안에서의 신음 소리가 끊기고 얼마후 코고는 소리가 들려오자 발걸음을 옮긴다.
처음에는 방문을 나서고 갈려고 하였지만은 곧 들려오는 비음소리에 그만 정신이 팔려서 이렇게 줄곧 서있었다.
다정한 두사람의 웃음소리에서 그리고 곧 들려오는 신음소리에서 아파하는 아케미의 목소리에 그렇게 정신이 팔려서 말이다.
살짝 문을 비스듬히 열고 엿봤다. 좁은 문 사이로 보이는 아버지랑 아케미가 뒤엉킨 모습을 ....하지만은 고개를 곧 돌렸다.

"난, 왜 난..... 어째서....."

살을 맞대며 비명을 지르며 괴로워하는 아케미가 부러웠다. 아버지와 아케미의 모습, 그것을 보고 자신의 처지가 생각나서 잡념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이다.
천천히 방문을 열었다. 안에 들어가니 남영이 잠들어 있었다.
배멀미때문이라는 구실로 한달 넘게 잡아두고 있었다.
그런 자신의 의도대로 남편은 중환자?역활을 충실히 해주었다. 하지만은 하루 하루가 지날때마다 사나에의 마음도 편치 않다.

자신의 남편, 하지만 처음 이쿠오가 맺어줄때는 남편이 아닌 즐기기 위한 노리개 역할이었다.

"맘에 드는 상대 골라줬으니까 한번 즐겨보거라. 조센징이고 뭐고 그런거 않따질 거면은 말이다. 싫증 나면은 언제든지 말해라."

아버지가 남영에게 결혼 제의 의사를 타진한뒤에 아마도 저쪽에서 허락을 할것이라는 예기를 자신에게 전하고 덧붙인 말이었다.
노리개, 자신이 원하던 것은 그게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지만은 아버지는 막무가내였다.
하지만은 막을 수 없었다. 그 사람이랑 이어지게 된다는 것을 상기하면서 말이다.
처음 우연히 만난 남자이지만은 왠일인지 사나에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아버지 점심을 가져다 드릴려고 총독부에 들렀을 때 그 사람이 신검 받으러 간다는 사실을 알고는 그곳으로 물어서 찾아가려다가 아버지에게 들켰다.

"거길 왜 가려는 거니?"

왜 그곳을 딸이 가려는 것인지 캐어묻다가 결국 사나에는 아버지에게 실토를 한다. 맘에 드는 사람 오늘 오다 만났다고 그리고 오늘 신검 받는다고 말이다.

"그래!!"

그렇게 대답을 하는 아버지의 모습이 왠지 불길했다. 음흉한 목소리와 표정을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이더니 사나에를 데리고 신검장으로 데려갔다.
멀리서 이래 저래 살펴 보던 사나에는 그 사람을 찾았다.

"저놈이라고......?"

멀리서 그를 바라보는 아버지의 표정이 더욱 음침해졌다.

"알았다. 이만 집으로 가보거라."
"예."

아버지의 말에 사나에는 집으로 돌아갔다. 그날 퇴근한 아버지가 뜻밖의 말을 꺼냈다.

"그놈이 그렇게 마음에 드니."
"그게......"

처음 만난 사람을 보고 왠지 설레였던 것은 사실이지만은 함부로 말을 할수없는데다가 확신을 하지못하기에 얼른 대답을 못한다.

"결혼 하고 싶은거니?"
"결혼이요?"

그 말에 사나에가 더욱 놀란다. 결혼.... 그런 것은 생각도 한적이 없는데 아버지가 불쑥 꺼내니 당연할 것이다. 그리고 더욱 놀란 것은 조선인이라면은 치를 떠는 분이 그렇게 말하니까 말이다.

"그게 저, 저는....."
"하고 싶다면은 내가 그 녀석에게 예기하마. 책임지고 성사 시켜줄 수 있다."
"예?"

놀라움은 극에 달한다. 하지만은 그 놀라움은 이쿠오의 다음 말로인해서 경악으로 바뀐다.

"조선 놈들이 너를 데리고 즐겼듯이 이젠 니가 그놈들을 데리고 즐기거라."

놀랍다 못해 경악을 금치 못하는 사나에.

"저, 아버지 그건.... 전 그게 아니예요."
"그렇게 마음에 든다면은 당연히 우리 딸의 부탁인데 들어줘야지. 결혼하는 거 성사시키마."

아버지에게 있어서의 결혼은 완전히 다른 의미인 것 같다. 사나에가 알고 있는 것은 그게 아닌데........
더는 딸의 말을 들어보지 않았다.
며칠뒤 이쿠오는 그 새파란 조선인의 이름이 박남영이라고 알려줬고 결혼 제의를 하였으며 생각을 해보겠다는 대답을 했다고 사나에에게 전해줬다.

"생각 한다고 했지만은 생각하고 자시고 할 것 없을 거다. 그렇게 만들어 두었거든."

한달이라는 여유기간을 정해뒀고 징집 면제를 조건으로 미끼를 던졌다고 하였다.
그런 아버지가 야속하고 부담스러웠지만은 그러는 한편으로 그와의 혼담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귀를 귀울엿다.
얼마후 사나에는 아버지에게서 상대쪽에서 결혼 승낙을 받았고 자신을 만나고 싶다는 예기를 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자리를 마련해줬다.
정식으로 첫 대면을 하는 자리, 길거리에서 우연이 아닌 의도된 곳에서 주선된 만남을 말이다.
그렇게 사나에는 남영과 정식으로 만남을 가졌고 그때부터 그에게 이끌리기 시작하였다.
아버지의 의도가 어떻든 간에 이사람이랑 결혼을 한다는 사실에 만족을하였고 결국 이렇게 된 것이다.
그렇게 두사람이 지내는 동안 그렇게 편한 생활은 아니지만은 사나에는 만족을 하였고 살아가는 재미란 것을 서서히 느끼면서 그렇게 현실에 만족이란 것을 하엿다.
하지만은 그것도 오래가진 못하였다. 그리고 지금 자신의 처지가 그런 상태지 않는가.

누워 있는 남영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조금전에 엿보았던 아케미와 아버지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모습을 떠올리다가 남영과 자신이 그렇게 엉켜있는 것을 상상하였다.

"왜 이러지. 내가....."

잡념에 사로잡히다가 현실로 돌아왔다. 그리고 애써 자신을 진정 시킨다. 이제 남편이랑 자신이 헤어져야 한다는 현실은 피해갈수 없었다. 하지만은 그게 생각처럼 행동으로 옮길수가 없다. 그것이 현실로 이루어져 한달 동안 붙잡아두고 있지 않은가.
하지만은 언제까지 이렇게 계속 유지할수 있을까. 아버진 그렇다 쳐도 남편도 언제까지나 이렇게 있을거 같지 않았다.


"이런 곳도 다 있다니"

남영은 신기한 듯 주변을 둘러본다. 온천이란 것이 어떤것인지 들어보긴 하였지만은 이렇게 본적은 처음이라서 그렇다.
마냥 자리에 누워있자니 답답하고 짜증이 나던 차에 사나에게 몸이나 풀겸 온천에 한번 가보는 것이 어떻느냐고 하자 호기심이 자극해서 결국 오게 되었다.
다른데 간 것이 아니라 사나에 집에서 보게 되었다. 사나에 집 뒤쪽에 우거진 삼림숲이 있고 그 숲 한가운데에 온천이 있었던 것이다.

"집안 사람들이 간혹 이곳에 들러서 요양을 하시곤 해요. 지금은 아무도 없거든요. 한번 가보세요."

그렇게 소개를 한뒤에 가는 길을 알려주었다. 남영은 사나에랑 같이 가고자 하였지만은 아버지가 집안 어른들이랑 따로 선약을 하여서 같이 가야하기 때문에 혼자가라고 하였다.
그렇게 혼자서 가게 되었다. 한달 동안 배멀미라는 구실로 자리에 누워지내다가 이런 좋은 구경을 하게 된터라서 들뜬 상태였다.
온천에 몸을 담그자 처음엔 너무 뜨거워 얼른 나오다가 천천히 발을 담그기 시작하면서 몸을 넣었다. 그리고 얼마후 그 뜨거움에 적응이 되었고 즐기기 시작하였다.
뜨거운 온천에 몸을 담그면서 시원스레 땀을 빼내면서 수영?도 하고 지냈다.

"신선 놀음이 따로 없구나."

솔찍한 남영의 소감이다. 주변을 바라다 보았다. 울창한 삼림에 둘러싸운 적막이 감도는 숲에서의 온천욕이 남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나저나 이제 어쩐다."

그렇게 한가로이 즐기다가 다시 현실로 돌아온다. 그간 한달동안 늘어지게 있었지만은 한시도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던 생각을 말이다.

"정식으로 말을 하고 눈딱감고 정리한다"

하지만은 고개를 저었다. 그녀가 응해줄지도 미지수였고 응해준다고 해도 자신 스스로 일사천리로 시행할수 있을지도 장담 못한다. 그 문제 때문에 이렇게 죽도 밥도 않되는 것이 아닌가.

"세상사는 것이 왜 이렇게 복잡하고 어렵기만 하지."
"뭘 그렇게 생각을 하세요?
"?!!"

상념에 사로잡혀서 혼잣말로 중얼거리던 남영에게 들려오는 목소리, 그 목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고개를 돌렷다.

"헉"

순간 남영은 입이 벌어졌다.

"저도 들어갈께요."

아케미였다. 그런데..... 그녀를 바라보는 순간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그녀는 수건 한 장만 몸에 두른채 건너편에 서있었다.
그런 남영을 보고 희한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아케미가 탕안으로 들어왔다.
들어오는 그녀 모습을 보면서 남영은 애써 놀란 가슴을 진정 시키켰다. 그러면서도 내심 시선이 그녀에게로 향하였다. 수건으로 가리긴 하였지만은 그래도 밖으로 드러난 상체랑 가느다란 다리, 그리고 몸을 탕안에 담그자 젖은 수건을 통해서 비춰지는 은밀한 부분들.....
본능적으로 시선이 가지 않을 리가 없으니까 말이다.

"아!! 조선사람이었지요?"
"예?."

갑작스레 아케미가 던진 질문에 남영은 놀랐다.

"미안해요. 조선사람이라는 것 깜빡하였어요. 조선에서는 이런 것을 금기시 한다지요?"
"예. 그렇긴 해요. 그런데 그런거 어디서 들어셨어요?"

자신보다 상당히 어려보이지만은 보기보단 남달리 잘 아는 것 같기에 호기심에 물어보았다.

"어렷을때부터 조선에 자주 건너갔어요. 사나에도 만나고 오빠도 만나고...... 그러다 보니 조선에 대해서 많이 들었어요. 어느정도 알고 있긴 하지만은 그렇게 깊히 알진 못해요."
"그러세요."
"남녀가 유별하다거나 부부라도 엄격한 규율에 의해서 만나거나 방도 함께 사용하지 못하는 곳이 조선의 가정이라고 들었어요. 그리고 남자도 그렇다고 하고요."
"맞는 말이네요."

아마도 그녀가 들은 것은 엄격한 모범과 전통이 전해오는 명문 종가집을 예로해서 들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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