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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도를 꿈꾸며(개정)1 - 2부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5 01:01 500회 0건
"다녀오겠습니다."
"조심해서 다녀오세요. 그리고 이거......"
"고마워. 그럼"

아침이 시작이 되고 남영은 어느때처럼 학교로 간다. 여느때랑 달라진 것이 있었다.
바로 예쁜 색시가 도시락 챙겨 주면서 배웅을 해주는 것이다.
이전에는 어머니께서 챙겨주셨다. 하지만은 몸이 불편할때가 많으신 모친이신지라 몸져 누우시는 일이 잦았다. 그래서 그때마다 아쉬운대로 남영이 직접 밥을 짓고 대충 도시락을 챙기곤 하였다. 어머니가 챙겨주시던 것이랑 남영이 직접 챙겨 먹던 것은 그저 그런 꽁 보리밥이나 밀밥에 김치쪽 몇 개 아니면은 고추장 약간 뿌려 놓은 것이 전부다이다.

그런데 얼마전부터는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도시락의 내용물이 맛깔스런것들로만 들어갔다.
백반 아니면은 볶은밥에 혹은 계란 말이에다가 고기 장조림까지 날마다 매뉴를 바꿔가면서 정성껏 장만한 도시락을 말이다.
어려운 집안 살림에 이런 것은 과거에 엄두도 못내던 것들인데 그리고 이런 전쟁중에 물자가 귀하던 때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리고 이전에도 없던 예쁜 색시가 잘다녀오세요. 하면서 배웅을 해준다. 모든 것이 새롭고 달라진 것 같다. 그리고 더욱 남영을 즐겁게 한다.
이 달라진 모든 것의 공통점은 남영이 결혼하였다는 것이랑 부인이 있기 때문이다.
사나에 친정에서 많이 도와줌으로해서 이런 여유를 가지게 되고 그리고 누릴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은 경제적인 넉넉함보단 부인이라는 존재에 남영의 마음은 더욱 즐겁기만하다.
집을 나서면서 중간에 몇 번이고 뒤를 돌아본다. 사나에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손을 흔들었다. 이만 들어가라는 남영의 손짓이다. 다시 사나에가 손을 흔든다. 그만 돌아보고 늦기 전에 서둘러 가라는 손짓이다.
그렇게 얼마 않되는 골목길에서 둘은 몇 번이고 그런 손짓을 반복을 하였다.
느그적 거리면서 지나던 골목길은 어느덧 지나쳤고 그리고 사나에도 시야에서 사라졌다.

"이런 늦겠네."

항상 이런다. 장가를 가서 그런지 잠시도 부인 곁에 떨어지는 것이 내키지 않은지 이런식을 반복을 매일 아침 한다. 그리고 그런때에는 학교 지각을 할지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을 않는다. 하지만은 부인이 시야에서 사라지고 나면은 그제서야 시간에 ?기게 되고 남영은 마라톤 선수인양 속도를 높인다.
그리고 아슬아슬하게 학교 정문에 도달한다.

"헉헉"
"어찌된게 요즘들어서 지각하는 일이 잦은가?"

정문의 수위가 한마디 하였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전에는 너무나도 일찍 도착을 해서 공부에만 열을 올리던 친구가 요 근래에 들어서는 지각하는 일이 잦은 아니 매일매일 그러니까 말이다.
오늘은 그래도 재시간에 학교 도착을 한셈이다. 상당히 모범생같아 보이는 사람이 왜 이럴까 궁금해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은 일단 숨을 돌린 남영은 그런 질문에 대답을 할 생각 없이 다시 속도를 높인다. 교실까지는 한창 더 남았으니까.

"공부 잘하고 모범생인 젊은이라고 들었는데....... 혹시 유곽이나 기생집에서 붙어 지내는거 아닌가 몰라."

혼잣말로 지레짐작하면서 남영의 멀어져가는 뒷모습을 보면서 수위는 무심결에 내뱉었다.
내노라 하는 집안의 자식들의 경우 돈이 철철 남아도는지 유곽이나 명월관 같은 요정에서 지세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리고 그런 애들의 경우 결석 아니면은 지각이 보통이다. 지각을 할때에는 술 냄새 풀풀 풍기면서 등교하거나 기생들이 부축을 해가면서 모시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학교수위로 있으면서 많은 사람들을 봐왔기에 누가 그런 인간인지 아닌지 한눈에 알수 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은 수위는 고개를 저었다. 그럴 것 같지 않아 보이고 요 근래에 들어서 지각 외에는 단 한번의 결석이 없는 젊은이니까 말이다.

학교도 예전같진 않다. 주위에 자신이 아는 사람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사라진 흔적들이 역력하다. 그들 대부분은 남자들이다. 왜 그들이 없느냐고.... 당연히 전쟁 터졌으니까 징집되었으니까 그렇지.
그럼으로 해서 학교의 남자 비율은 상당히 줄어들고 여성들의 비율이 높아졌다.
남영의 반에서도 그런 현상은 두드러진다. 곳곳에 동기들이 있던 자리는 빈자리들은 속출하고 황량하기까지 한다.

"오늘은 지각을 면했네."

땀을 뻘뻘 흘리면서 제 시간에 교실로 들어온 남영에게 누군가가 말을 건다.
윤지혜, 자신과 동갑인 동기이고 같은 학교 2학년 선배인 윤지석의 6촌 여동생이다.
그녀가 다가온다. 그리고 고개를 자신앞으로 숙이면서 뭔가 냄새를 맡는 듯이 킁킁거린다.

"왜 그래?"
"요즘들어서 지각하는게 잦아서 그러잖아. 술에 쩔어 있는 것도 아닌거 같고 기생이랑 놀아난거 같지도 않고....."

뭔가 정신 팔려서 그러는게 아닌가 싶어서 추측을 한거 같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술과 여자, 하지만은 술냄새, 동동구리모 같은 지분 냄새 같은 것이 전혀 나지 않는다.

"그런데 돈 퍼부을 만큼 우리집 넉넉하지 않아."
"그럼 뭐 때문인데......."

자꾸 추궁하는지 남영의 심기가 상한 듯이 인상쓴다.

"그거 알아서 뭐하게. 자꾸 마누라처럼 굴래."
"왜 인상쓰고 난리야!! 장가도 않간 애가 마누라는 뭔 마누라...."

남영은 결혼 사실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단촐하게 조용히 치른것인데다가 이른바 거래에 가까운 형식으로 이룬 결혼에 대해서 누군가 알게 되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결혼 사실 아는 사람은 극히 소수이다.
남영이 마누라라는 소리를 언급하자 지혜의 얼굴이 빨개진다. 주변사람들 들으라는 듯이 큰 소리 친것에 놀란것도 있지만은 그 크게 지른 소리중에 마누라라는 단어가 들어감으로 해서 주변의 시선이 자신에게 쏠리는 것을 감지하였기 때문이다.

"지혜 너 벌써부터 악처 노릇 하려는 거니. 그러면은 저 자식이 장가 들려고나 하겠니."
"연애는 저기 쉬는 시간 잔디 밭에서 오붓하게 하는 것이 좋을거다. 이런 백묵 가루 날리는 삭막한데서 하는 것보단 그게 낮지 않을까."
"이거 첫날밤 치를 때 남영이 너 어떻게 할지 걱정이 되는데....... 저런 강짜를 말이야. 우리가 창호지에 구멍 뚫어서 지켜보면서 응원 해줄께."

하나둘 비꼬는 어조로 두사람에게 말을 건낸다. 그말에 지혜의 얼굴이 더욱 빨개진다.

"누가 이런 애한테...... 말되는 소리좀 해."

얼른 해명을 하지만은 주변의 시선은 더욱 야릇해진다. 마치 신랑 신부 맞절을 하는 전통 혼례식에 서로 마주보고 있는 것인양 두사람이 지금 그런 상태인양 놀린다.
지혜가 상당히 신경질 적인면이 있는 아이인 것은 누구나 다 안다. 하지만은 아무한테나 이유없이 그러진 않는다.
단 한가지 예외의 대상이 있다. 바로 남영이다. 이유없이 이래저래 말걸면서 신경질 부리고 그리고 다투고...... 동기들은 그이유를 잘안다. 남영에게 관심이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그것을 부끄러워 말못하고 이런 식으로 강짜 부리는 것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그것으로 해서 학교에서 두사람은 이미 연인으로 낙인이 찍혔다.

시선을 남영에게 다시 돌리는 지혜, 하지만은 남영은 아무렇지 않는 듯이 무덤덤한 반응이다. 시비거는 것은 지혜쪽이 먼저이고 오해 받을 짓은 지혜쪽이 먼저 했으니까 자신도 그녀처럼 해명이나 부인한다느니 그럴 필요는 전혀 없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

"교수님 들어오신다. 자리에 앉어."

그말에 다들 시선은 두사람한테 떼어낸다. 그리고 다들 자리에 앉는다.
그리고 남영과 지혜도 각자 자리에 앉는다.
수업이 시작되었다. 다들 책을 펴고 그날 진도의 페이지를 찾아헤메인다.

땡땡땡........
종이 친다. 점심시간이다.

"오늘은 여기까지 합시다."
"차렷..... 경례."

수업을 마치고 다들 도시락을 꺼낸다. 이때 사람들은 두 부류로 나뉜다. 학교 잔디밭에 전망좋은 경치좋은 곳에 가서 밥을 먹는쪽이랑 교실에서 밥을 먹는 쪽이다.
하지만은 대부분 잔디밭에 가서 점심을 먹는다. 백묵 날리는 삭막한 교실보단 잔디밭이 나으니까 말이다. 이전이라면은 사람들이 많아서 교실에서 있는 경우가 많지만은 지금은그렇지 않다. 많은 정원이 줄어들어서 더욱 교실은 삭막하기 때문이다.
하지만은 그래도 교실에서 남아서 식사하는 사람은 하나 있다. 다름아닌 남영이다.
분위기니 경치니 그런거 잘 않따지기 때문이다.
도시락 뚜껑을 연다. 오늘은 뭘까. 궁금해진다.

"아니 뭘 이런 것을....... 하여간에 너무꼼꼼하단 말이야."

콩밥에다가 콩나물, 그리고 고등어 튀긴것이랑 마늘장아치이다.
항상 푸짐한 메뉴에다가 정갈하게 이래저래 담은 흔적, 보기만해도 흥겹기만하다.
젓가락을 들었다. 서방님을 위해 아침일찍 일어나서 정성껏 만든 음식 보기만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는 것을 떠올리면서 맛있게 먹었다.
반찬하나 않남기고 말이다.

"잘먹었다. 고마워. 우리 예쁜 색시"

옆에 있지도 않는 사나에를 떠올리면서 혼잣말로 중얼거린다. 옆에 있으면은 당장 입이라도 맞추는거 아닌가 모르겠다.
빈 도시락통 다시 보자기에싸서 가방에 집어 넣는다. 그때 교실밖에서 누군가가 달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은 그런거 신경쓰진 않고 남영은 오늘 배운 내용을 다시 한번 살펴 볼생각에 교과서를 꺼내들었다.

"너 여기서 뭐하는 거니."

낮익은 목소리. 지혜였다.

"뭐하긴 뭘해. 책보는거 않보여."
"그거 말고.... 밥은 먹지 않을거니."
"벌써 다먹었는데...... "
"다 먹었다고......"
"그래."

뭔가 말을 꺼내려다가 다시 쑥들어가는 듯이 다음말이 생각나지 않는 듯이 한동안 그녀에게서 침묵이 흘렀다. 그러다가 한참만에 지혜는 간신히 다음 말을 꺼냈다.

"정말로 점심 먹은거 맞어?"

밥 먹는거 가지고 취조하는 거 같아서 남영의 다음 말은 곱지 않게 튀어나왔다.

"이 세상에서 가장 더러운 것이 남 먹는거 가지고 시비걸거나 빤히 처다보는 거 알아 몰라."

그말에 지혜의 얼굴이 창백해진다. 그리고는 아무말 없이 교실을 나간다.

"하여간에 지겨워 죽겠네. 전생에 나랑 뭔 원수가 졌다고....."

남영이 이렇게 말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맨날 지혜는 신경건드리는 어조로 추근덕거리고..... 감당하는 것도 이만저만한 일이 아니다.
게다가 더욱 견디기 힘든 것은 그로 인해서 주위에는 예비 신랑 신부라는 잔소리까지 들어야 한다. 소크라테스와 그의 부인인 악처 크산티페 라는 칭호까지 말이다.
자신이 오해받을 짓을 하였다면은 모를까 하나에서 열까지 그녀가 벌인 일을 왜 자신이 감당을 해야 할까.
생각같아서는 몇 대 패주고 싶지만은 그렇게 할수 없었다. 말만 많은 힘없는 여자라는 이유도 있지만은 결정적인 이유는 자신이랑 가장 친한 윤지석 선배의 6촌동생이라는 것 때문이다. 그리고 윤지석이랑 같은 학교 다니는 것도 가장 큰 이유다.
즉 왠만하면은 그의 얼굴 봐서 참아야 한다 그말이다.
수업 종이 친다. 다시 수업 시작될 시간이다. 창밖을 보니까 선남 선녀들이 모여 있는 것이 보인다. 종치는 소리가 들리자 다들 건물안으로 들어온다.
다시 수업준비를 하였다.


"그간 안녕하셨어요. 제수씨."
"어머!! 어서 오세요. 저기..... 손님 오셨어요."

갑자기 맞이한 손님을 반갑게 맞이하는 사나에...... 그리고 남영에게 알린다. 하지만은 중간에 뭔가 망설이는 듯 뜸들이다가 손님 오셨어요. 로 남편에게 전한다.
윤지석이라는 이름을 알겠는데..... 뭐라고 칭해야 할지가 순간 막막하였다.
아주버님 이라고 해야할지...... 아니면은 지석씨라고 해야 할지..... 어느것이 좋을지 그리고 어색하지 않을는지...... 순간 갈등하다가 손님으로 바꾼것이다.

"선배님 어서오세요."
"그래 그간 잘지냈는가."

집안에 들어온 지석은 두사람을 처다본다. 신혼의 재미가 넘치는 그 두사람을 말이다.

"이런 내정신좀 봐. 뭐라도 차릴께요."
"아니 그렇게 신경쓰지 않으셔도 되요. 제수씨."
"아니에요. 금방 준비할테니까 기다려주세요. 그럼 이만...."

부엌으로 향한다. 그리고 방안에는 두사람만이 남았다.

"어머님께선 어디 계시나?"
"예. 절에 가 계세요."
"절?"
"예. 두분 형님들 때문에 말이에요."

전선에 나가있는 두 아들을 생각에 얌전히 있을 성질의 노모가 아니다. 하루라도 빨리 몸성히 돌아오기를 바라는 맘에 절에가서 치성을 드리는 것이다.

"그렇군. 마음고생이 심하겠네."
"어머님만 그렇겠어요. 아들둔 집안이라면은 누구나 그렇죠."

잠시후에 사나에가 상을 차려온다.

"급하게 준비한건데 입에 맞을지 모르겠네요."
"아니, 이정도면은 진수성찬이지요. 이거 올때마다 과분한 대접받는거 같네요."
"아니에요. 이 집엔 손님오는 일이 거의 없어서 적막한데 이렇게 방문해주시니.... 뭐 더필요한 것은 없으세요. 아침 술은......"

밖으로 나갈려고 하는 사나에를 보고 지석은 만류한다.

"술마시러 온 것 아닙니다. 그리고 이친구도 그렇게 술 못하고요. 이정도면은 됐습니다 제수씨."
"그래도......."
"그정도면은 됐으니까 당신도 이리 와 앉아."

남영의 말에 사나에는 자리에 와 앉는다.

"전에도 보고 지금도 보고 느끼는 것이지만은 이거 장가 못간 사람 서러워서 살겠나."
"선배님도 얼른 하나 건지세요."
"그러면은 좋겠지만은 그게 쉬워야지. 그리고 이렇게 몸도 성치 않은데....."

그렇다. 외관상 별 이상 없어보이지만은 지석은 이미 한쪽눈을 실명을 한 상태이다.

"조만간에 좋은 배필이 생길거에요. 저처럼......"

사나에가 말하다가 말끝을 흐린다. 너무 나서는거 같아서 그리고 자랑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에 말이다.

"그래요. 저도 제수씨같은 참한 분이면은 당장 갈 생각입니다."

그렇게 이런 저런 예기가 오고간다. 이렇게까지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이집에서 근래에 없었다.어느덧 시간이 흘렀다.

"어머. 곧 어머님 오실 시간이네요. 전 이만....."
"벌써 그렇게 됐어. 그만 가봐."

사나에가 자리를 일어선다.

"아참!! 저녁 드시고 가시지 그러세요."
"아니에요. 조금 있다가 갈생각입니다. 그러실 필요 없으세요."
"그래도......."
"너무 많이 먹어서 더 들어갈 자리 없으니까 그러거든요. 괜찮습니다. 제수씨."
"예. 그럼."

사나에가 자리를 비우자 지석은 남영을 바라본다. 갑작스런 선배의 날카로워 보이는 시선을 마주하자 순간 당황한다.

"왜 갑자기 그런 눈을 하고 그래요."
"지혜한테 너 뭔짓 했어."

지혜? 그렇다. 그녀때문인거구나. 얼마전에 으르렁 거린일 때문에 아마도 지석에게 일러바친것일게다. 그래서 이렇게 뭐라고 예기하러 온것일것이고.

"그 예기 때문에 이렇게 찾아오신거에요"
"그런이유도 있지만은....... 다른 이유도 있거든. 그나저나 니가 뭔짓을 했기에 지혜가 그렇게 울고 불고 하는 거니?"

울고 불고라고....... 대충 어떤 식으로 지석에게 일러바친것인지 알 것 같았다.

"저도 그러고 싶지 않았어요. 여태껏 선배 얼굴 봐서 참고 참았는데..... 하루 이틀도 아니고.."

그간 지혜와의 일들을 속시원히 털어놓는다. 그로 인해서 학교에서는 자신은 소크라테스라는 칭호가 붙고 지혜는 크산티페로 불리우게 된 일들을 말이다.
남영의 말에 지석의 얼굴은 똥싶은 표정으로 바뀐다. 지혜가 상대적으로 신경질적이고 화를 잘내는 것은 잘 알고 있었지만은 그정도일것이라고는 짐작도 못했기에 말이다.

"결혼하면은 매맞는 남편이 될것이라는 둥 악처 들여놓게 된다는 둥 이 소리 듣는게 하루이틀인줄 알아요. 제가 오해 받을짓을 한다면은 몰라도 전혀 그렇지 않잖아요. 지혜가 다 벌려놓은 일인데........"
"그래도 그렇게 하는 것 보단 그러려니 하고 참아 줄순 없을까. 너 한테 관심이 있는거 같던데......"

관심있다는 것을 그런 식으로 표출을 한단 말인가. 그리고 그걸 곱게 봐줄 사람이 누가 있을까.

"그런 식의 관심 사절입니다. 지겨워서 정말로 학교 못다니겠어요."

그렇게 지혜의 일로 서로 언성을 높이면서 옥신각신 하다가 지석은 자리에 일어섰다.

"잘먹고 갑니다. 제수씨."
"뭐 제대로 대접한것도 없는데..... 자주 놀러 오세요. 아니 당신이 신경써서 모셔와야 하는거 아니에요."
"그러는게 좋겠지."
"이만 가보겟습니다."
"선배님 저 앞까지 바래다 드리겠습니다. 가시죠. 당신 들어가봐."
"예."

두사람은 골목길을 나선다. 반가운 손님 가시는 길을 사나에는 한동안 바라만 보다가 집안으로 들어갔다.

"너 장가 한번 잘간거 같구나."
"셈나시는 겁니까?"

집사람이랑 자신이 너무 눈치 보지 않고 깨가 쏟아지게 행동해서 저러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에 남영은 피식 웃으면서 맞받아친다.

"아참 아까 다른 이유 때문에 찾아왔다고 하셨는데...... 뭣 때문에 그러신거에요. 지혜 문제 때문에 그만 지나친거 같은데...."

지혜 이야기를 거론하자 핏대를 세우면서 서로 언성을 높이는 통에 한가지 놓쳤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너, 결혼한 사실 학교에 아는 사람 없지."
"예? 예 그런데요....... 선배님 말고는 아무도......"

갑자기 그 예긴 왜 하는것인지......

"그 사실 누구에게도 알리지마. 지금 그대로 아무도 알지 못하게 말이야."
"뭔 뜻으로 그러는 거에요."

결혼 사실 알리지 말라니...... 뭔 의도로 이사람이 이러는 것일까 이해가 않가는 남영이었다.

"내말대로 해."
"왜 그러시는거예요."

지석은 더는 예기 할 생각이 없다는 듯이 입을 다물었다.

"이만 들어가봐라. 그리고 내가 한말 명심하고....."
"저 선배.....!!"

자신의 말을 마찬뒤 지석은 남영의 다음 질문을 무시하면서 제 갈길을 간다.
그런 지석을 보자 남영은 황당하지않을수가 없었다.

"결혼 사실 누구에게도 알리지 말라니."

저 사람이 왜 저러는 것일까? 알수가 없었다.
도무지 이해할수 없는 말 한마디 때문에 남영은 심기가 편치 못하다.

"뭔가 이유가 있는거 같은데........"

지석은 그렇게 말 함부로 하는 사람이 아니다. 자신이 아는한......
다른 숨겨진 뭔뜻이 있을거라는 생각이 앞섰다. 그러다가 주변이 서서히 어두워지는 것을 느꼈다.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다니. 어머님 오실 시간 지난 것을 느낀 남영은 집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지석의 알수 없는 태도는 학교에서 가서 언제든 따지기로 하고 말이다.

집에 들어와보니 어머니께선 이미 와 계셨다. 사나에는 저녁상 차리고 기다리고 있었다.
저녁을 들고 나서 남영은 방안에서 잠시 밀린 공부를 하고 있었다.
얼마있다가 사나에가 들어왔다.

"공부하세요."
"응"

남영의 옆자리에 와 앉는다. 둘 사이에 적막이 흐른다. 이럴때가 남영에게는 상당히 곤혹스럽다.
결혼을 하였는데........ 그리고 한창 금술이 좋을때인데........
하지만은 그런 좋은 시간을 활용?을 할줄 모르기 때문이다.
사실 연예경험이 전무하고 남녀간의 정에 대해서 제대로 알지 못하고 표현을 할지 모르는 남영으로써는 이렇게 단둘이 있을 때 과연 어떻게 해야 할지가 최대의 고민이었다.
물론 사나에는 별다른 눈치나 바램같은거없이 조용히 앉아 지내지만은 결코 그녀의 속마음은 그런 겉모습과 똑같지 않다는 것 짐작하는거 어렵지 않다.
표정 관리를 제대로 하면서 애써 모르는척 공부에만 열을 올린다.

"저기........."

한참후에 사나에가 입을 열었다. 그제서야 남영은 책에서 시선을 떼고 사나에에게 옮긴다.

"응, 왜?"
"어머님께서 절에 가시는거 그만두게 할수 없을까요?"
"갑자기 왜......"

느닷없이 어머니 예기가 나온다. 뭔소리인가 싶어서 남영은 다음 말에 귀를 귀울인다.

"나이도 나이인데다가 건강도 그렇게 좋지 않아보이시는데...... 사흘에 한번 절에 가서 치성 드리는거 아무래도 무리가 아닐까 해서요."

그렇다. 그건 남영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다. 아울러 여러차례 절에 가시는 것 만류하려고 하였지만은 소용이 없었다.
사실 어머니 심정 이해 못하는거 아니다. 장남과 차남이 전장에 있는데 어느 부모가 마음 편할까. 그래서 남영도 더는 말리지 못하고 옆에서 지켜보기만 할뿐이다.

"그건 나도 그렇게 생각을 하는데........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아. 형님들 무사귀환하기만을 기다리시는 심정에 저러시는데....."
"그렇겠네요."
"가지 말라고 하는 것 보단 몸 상하지 않게끔 잘 챙겨드리고 돌봐드리는게 제일일거야."

남영의 말에 사나에는 고개를 공감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녀를 바라다 보던 남영은 문득 한숨을 내쉬었다. 군대간 두분 형님들.......
그리고 자신은 면제받았고....... 뭔가 미안하고 안스러운...... 죄책감이 들었다.
형님들은 전장에서 고생을 하는데 동생은 이렇게 편하게 지내고 있다는 것
물론 집안에서 남영보고 전장에 가라는 소리 하는사람 없고 눈치 주는 사람도 전혀 없다. 절대못하게 하려고 발버둥을 치던 어머니가 아닌가. 그리고 그렇게 해서 지금 이렇게 지내고...
하지만은 상황이 상황인지라 왠지 죄를 짓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깐....... 혹시....."

뭔가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예? 왜그러세요"

남영의 중얼거림에 사나에는 의아한 듯 쳐다본다.

"아니, 아니야. 아무것도....... 잠깐 딴 생각을 하느라고.."
"예."

그런 사나에의 시선이 뭣한 듯 화제를 다른데로 돌린다.

"이런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당신도 피곤할텐데 우리 그만 잘까."
"예. 이부자리 펼께요."

사나에도 시계를 보고는 자리에서 일어선다. 개어놓은 이불을 펴서 자리를 만든다.

"잠깐 변소에 다녀올게."
"예. 그러세요."

남영은 방문을 나선다. 그리고 문을 닫으면서 이부자리 펴는 사나에를 잠시 바라다 본다.
그리고 마당에 나와서는 변소로 향한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 할수야 있나."

조금전에 떠오른 것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두분 형님들 문제였다.
사나에의 아버지, 장인어른을 통해서 두 형님들을 빼낼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말이다.
자신을 면제시켜줄정도로 영향력있는 분이니까 어쩌면은 가능할거라는 계산에서 말이다.
하지만은 그건 사나에 집안에도 적지 않는 무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나에 아버지의 직책상 입대전에 면제 시키는 것이라면은 모를까 전방에 있는 전장에서 활동중인 군인을 빼내오는 것까지 가능할지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 큰형의 경우는 군의관으로 지내는 중이다. 그런 전문 인력들이 딸려서 납치 형식에 가까운 징집을 하지 않았던가. 그런 그를어떻게 빼내올수 있을까. 그것도 전쟁중에......

그리고 이래저래 생각하는 도중에 장인어른, 사나에 아버지의 얼굴을 떠올렸다.
마치 거래에 가까운 억지 결혼을 주도한 인물, 물론 그 결혼에는 서로간에 적지 않는 댓가라는 것이 있었다. 흠이 있는(신체적인 이상 외에도 다른 뭔가가, 구체적으로 뭔지 제대로 알지 못하고 알수도 없지만은) 자신의딸과의 결혼을 미끼로 면제시켜주는 것.
사나에와 결혼을 함으로 해서 많은 혜택이라는 것을 보긴 하였지만은 그에 못지 않게 서로간에 오고 갔다고 스스로 생각을 한다. 그리고 빚을 지거나 신세진 것이 아니라고 자부를 하는 중이다.
그런데 형님들 이야기를 해서 선처를 요청한다? 설령 가능하다고 해도 뭔가 오고 가는 것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쪽에서 저쪽에다가 건내줄수 있는 것이 뭐가 있을까? 그렇게 남아나는 살림도 아니고 다른 뭔가 있는것도 아닌데....... 상당한 부담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든다.
그리고 결혼을 해서 장인어른이 돼었지만은 사나에 아버지에 대해서 남영은 그렇게 썩 좋은 인상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일본사람, 조선 사람이라는 것을 배제하더라도 그를 봤을 때 남영은 왠지 모를 주눅이 들었다. 차가운 시선에다가 마치 하등한 족속으로 자신이랑 어머니를 바라보던 얼굴.
자신의 딸이랑 결혼을 시키지만은 사위를 맞이하는 장인어른의 자상한 모습은 아니었다.
그리고 그로 인해서 사나에 아버지랑 결혼이후에 마주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
사나에야 가끔 친정에 들르긴 하지만은.........
하여간에 그런 사람이랑 뭔가 거래를 하고 빚을 지는 일은 내키진 않는다. 그래서 애써 그런 생각을떨친 것이다.

"사실상 방법은 없는 거네."

사나에 아버지의 배경 무시못하는 것이지만은 그래도 그것을 활용할 생각은 없다. 아니 활용할 능력과 방법을 모른다고 해야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골치아픈 생각 떨쳐버리면서 남영은 변소로 향한다.
주변을 바라보고 변소 안으로 들어간다. 그리고는 문을 닫고 잠근다.
변소에서 볼일 보는데 문을 그렇게 잠글필요까지야 있을까?
하지만은 변소에서는 꼭 일반 상식적인 볼일만 보진 않는다.

바지를 내린다. 그리고 팬티도 같이 내린다. 그리고 곧 드러난다. 남영의 굵직한 성기가 말이다.

"결혼하고 이걸 해야하다니. 결혼을 왜 한거니."

그리고는 한손을 성기로 향한다. 그리고 성기의 중간을 잡고는 천천히 아주 천천히 힘있게 앞으로 뒤로 왔다 갔다하면서 비벼댄다.
얼마후에 성기는 빨개지고 서서히 커져간다.

"아, 흐음....."

성기가 빨개지고 그리고 달아오른다. 성기뿐만 아니라 온몸까지 달아오르는 것 같다.
성기에서 전해오는 쾌감이 극에 달한다.

"하아....헉헉......흑......흑"

극에 도달하기 시작을 하자 그에 비례해서 성기를 잡은 남영의 한손이 비벼대는 속도가 높아졌다. 서서히 절정에 도달한다. 그것을 즐기고 느끼는 와중에서도 밖을 내다보는 것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 누군가가 보면 않되는 양.

"윽, 헉....."

......동시에 아주 작은 소리이지만은 남영의 단발적인 신음이 흘렀다. 동시에 남영의 나머지 한손이 성기 앞에다 가져다 댄다. 성기 앞에서 작은 구멍을 통해서 하얀 멀건 액체들이 뿜어져 나왔다.
한손으로 받는 동안 나머지 한손은 비벼대는 것을 계속하였다. 아니 할수있는한 낼수 있는 속도를 더해서 말이다.

"헉헉헉........휴으...."

힘겨운 숨결에 맞춰서 절정에 도달을 한 쾌락이 서서히 사라진다. 그리고 다시 이성적인 상태로 남영은 돌아왔다.
성기에서 손을떼었다. 축 늘어지면서 사그러들고 있지만은 얼마나 비벼댔는지 벌겋게 달았는 것은 여전하다.
사정의 흔적이 고여있는 한손을 들었다.
하얗고 끈적끈적한 액체들이 남영의 손바닥에서 고여있었다.
나머지 한손을 그 위로 포개었다. 그리고 두 손바닥을 문질러대기 시작하였다.
싹싹 문지르면서 그렇게 비비면서 말이다. 그리고 남영의 손은 마치 화장품이라도 바른것인양 멀건 끈적한 액체들로 범벅이 되었다.

"훅"

그 두 손바닥에다가 입으로 바람을 불었다. 손이 서서히 말라갔다.
그리고 남영은 변소를 나왔다. 바깥 공기가 상당히 상쾌했다.
조금전의 행위로 인해서 변소안의 좁은 한정된 공간은 뜨거운 열기로 가득차 있는거 같았다.

마당의 세숫대야에 간다. 그리고 양수기로 물을 좀 퍼올려서 대야에 담는다.
그리고 두 손을 대야에 담그고 씻는다.
손이 마치 달팽이 진을 바른것인양 미끈거리고 쉽게 없어지지 않았다.
하지만은 꼼꼼히 문지르고 비벼대다 보니까 그런것들은 다 씻겨 나갔다.
그리고 씻은 물은 하수구로 버리고 수건으로 손을 닦은뒤에 다시 방으로 향하였다.
이미 사나에는 이부자리를 펴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남영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었다.

"오늘 고생 많았지."

잠자리에 들기전에 그녀에게 건내는 남편으로써의 위로의 말.
그런 남영이 고마운지 미소를 띄우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수고 많았어. 그만 자지."
"예."

사나에가 일어나면서 방안의 호롱불을 끈다. 불이 꺼지고 방안은 어두워진다.
두사람은 이불속으로 들어가고 서로 품에 안긴다. 사나에가 더욱 남영의 품안에 파고든다.
그런 그녀를 더욱 따스하게 끌어 안아준다. 하지만은 그것뿐이다. 그이상 어떤 변화도 없었다. 두사람에게는.........
매일밤 잠들기 전에 남영은 이렇게 변소에 다녀온다. 그리고 그렇게 다녀오고 나면은 이렇게 일상적인 무의미한 잠자리를 치른다.
변소안에서 그렇게 진을 빼고 난뒤에는 그에겐 어떤 욕구도 전해오지 않는다.
아니 욕구가 전해올려면은 어느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데 그 어느정도의 시간동안 그녀는 잠들어 버린다. 그리고 남영 역시 잠들어버리고...... 매일밤이 이렇다.
결혼후 신혼 첫날밤에서부터 지금까지 말이다.

"오늘은 늦지 않았네."
"시비걸게 없으니까 심심한가보네."

아침부터 재수없게 지혜의 잔소리이다. 정말이지 짜증이 난다. 이런 잔소리 사나에가 하는 것이라면은 귀엽다 못해 앙증맞게 보일진 모르지만은 그렇지않은 이상은 스트레스일뿐이다.

"아니 그게 아니고...... 난 단지...."
"그럴 시간 있으면은 공부나 하도록 해. 그 시간에 나같으면은 점수하나 더 따겠네."

남영의 말에 지혜는 아무런 대꾸도 없이 자리로 돌아간다. 오늘따라 지혜의 태도가 영 석연치 않다. 허구헌날 짜증나게 물고 늘어지고 신경질부리던 그녀인데..... 오늘따라 얌전한 것 같다.

"왠일이지? 선배가 단단히 타일렀나?"

아무래도 지석이 뭔가 손을 쓴 모양이다.

점심시간이 되었다. 다들 전망좋은 잔디밭에 나가서 도시락을 먹는다. 하지만은 남영은 홀로 남아서 혼자만의 점심을 즐기는 중이다.

"사나에도 있으면은 좋을텐데.."

정성어린 그녀의 손길이 닿은 도시락의 맛을 음미하면서 남영은 사나에를 떠올리고 있었다.
옆에 그녀가 앉아서 자신에게 찬을 떠먹여주는 장면을 말이다.
이렇게 오붓하게 둘만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 남영의 바램이다. 집안에서야 어머니 계시니 만큼 그것을 바랠수야 없고 엄두도 못낸다. 그리고 이래저래 그녀나 남영이나 할 일이 이만저만 한 것이 아니니까 말이다.

"그런데 이게 왜 서는 거야?"

한창 그녀 생각을 하는 도중에 바지 가랑이에서 뭔가가 꿈틀거리고 열을 내뿜는다.
시도때도 없이 솟아나는 성기가 사람 얼굴 붉히게 한다. 주변을 살피면서 남영은 얼른 바지속에 손을 집어넣는다. 어색하게 솟아나서 상대적으로 표가 나는 성기를 대충 세워서 또淺 팬티속에다가 고정을 킨다.
이렇게 하고 나서 얼마후에 사그러들며 원상 복구 될 것이다.

"한번 해볼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단 한번 일을 저지른다면은 말이다.
결혼한지 얼마나 돼었는데 아직까지 관계한번 치르지 않았다는 것은 말이 않된다. 자신이 불구가 아닌 이상은 말이다.
하지만은 그 말이 않되는 경우가 지금 현실로 일어나는 중이다.
어머니의 분부 때문에 말이다. 일본사람 피가 섞인 손주 절대 용납할수 없다는 것 말이다.
그말을 차마 거역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래서 이렇게까지 별의 별 수를 다써가면서 겨우겨우 버티고있는 중이 아닌가.
하지만은 그것도 한계가 있는법, 혈기왕성한 나이에 아리따운 부인을 두고도 참는다는 것은 여간 여러운일이 아니다.
그래서 남영의 마음속에는 이따금씩 유혹이라는 것이 일었다.
단 한번, 한번이면은 어떨까?
하지만은 그때마다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그랬다가 어떤 사태에 직면하게 될지 알수가 없기 때문이다.
단한번 일을 저지르는거야 어려울게 없다. 그리고 그녀 역시 거부하지도 않을거고...
문제는 그 이후의 일이다. 만일에 그 일로 인해서 자식이 생긴다면은.....
일본 며느리 맞이한것에 그런데로 참고 지내던 모친은 그 성정을 폭발시킬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그로 인해서 사나에는 적지 않는 상처를 입게 되고 모진 수모를 격게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망설이고 머뭇거리는 것이 아닌가.
뒷감당을 전혀 할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이예기다.
그렇게 이래저래 생각을 하는 동안 불끈 솟았던 성기는 서서히 사그러들기 시작을 하였다.
그런 가랑이 사이의 격동을 보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결혼이라는게 뭘까?"

스스로 이런 질문을 던지는 것이 우습다.

"뭔 생각을 하는 거니?"

낯익은 목소리, 돌아다보았다. 지혜였다. 이래저래 생각을 하느라고 그녀가 들어오는 기척을 듣지 못한거였다.

"도시락 한번 푸짐하네."
"어? 어어"

자신의 도시락을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쳐다보자 남영은 남은 음식 마저 먹기 시작을 한다.

"같이 먹어도 될까?"
"그래 그렇게 해."

내키지 않지만은 그래도 합석을 허락하였다. 맛깔스런 반찬보고 같이 먹자는데 거절을 하면은 스스로가 쪼잔하게 보일거 같아서 허락을 한거였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공손하게 제의하는데 더 이상 뭐라고 할수 있을까.
지혜가 자신의 도시락을 꺼내들었다. 살펴보니 꽤 괜찮은 것들이었다.
먹으라는 뜻인지 도시락을 남영 가까이에 내밀었다. 하지만은 신경쓰지 않았다. 밥은 거의 다먹어가는데 남 반찬이 눈에 들어올리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아무말없이 도시락을 먹으면서 시간이 지났다. 밥을 다먹고 나서 남영은 빈 도시락 통을 정리해서 가방안에 넣고 책을 꺼낸다.
마저 다 먹지 않는 지혜는 먹다 말고 남영을 계속 바라본다.
처음에는 별로 신경을 쓰진 않았지만은 계속 자신을 바라보는 지혜의 시선이 왠지 거슬린다. 신경질내거나 시비거는 것이라면은 어떻게 해볼수 있지만은 그렇지 않고 조용하게 바라만 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였다. 그리고 평소에 않하던 짓이기에 더더욱 그러하였고......

"너 왜 그렇게 보는 거니?"

갑작스런 남영의 말에 순간 당황을 하였는지 지혜가 황급히 변명한다.

"아, 아니 미안, 잠시 다른 생각하다가......"
"너 오늘따라 이상한거 같은데....... 선배님이 단단히 뭐라고 했지?"

선배라면은 지석, 지혜의 6촌오빠를 말한다. 남영의 말에 지혜의 얼굴이 더욱 붉어진다.

"아, 아니야. 오빠가 뭘 어쨌는데......."

그녀답지가 않다. 왜 그럴까. 맨날 남영의 신경을 긁던 애가 이렇게 얌전하게 되다니?
종이 울렸다. 점심시간 끝이다. 곧 사람들이 들어올 것이다.
지혜도 남아있는 도시락 그대로 정리하고 가방안에 넣는다. 그리고 자신의 자리로 돌아간다.
그런 그녀를 보면서 이래저래 의문이 들었지만은 일단 접어두기로 하였다.
알고 싶은 것은 지석 선배에게 가서 물으면은 되니까. 전에 지나쳤던 이야기와 더불어서 오늘따라 이상한 지혜 이야기도 꺼내서 한꺼번에 해결하면은 되니까.

"선배님."

학교 마치고 교문 앞에서 기다리던 남영은 저멀리서 여러사람이랑 어울리면서 걸어나오는 지석을 알아보곤 소리친다.

"어, 너구나. 어쩐 일이니."
"이 친구는 누군데......"

지석의 일행중 하나가 남영에 대해서 묻는다.

"내 후배야. 같은 학교 1학년이고......"
"인사드립니다. 박남영이라고 합니다."

말투로 들어보니까 아마도 선배의 친구이거나 같은 학교 다니는 것 같았기에 인사를 건낸다.

"아, 그래. 반갑군. 난 이 학교 3학년일세. 이창국일세. 지석이랑 동창이지."
"입대라는 중간의 공백 때문에 난 2학년 이 애들은 3학년이지."
"이 애들이라니..... 형님이라고 불러야지. 아니면은 선배라던가"
"이 자식들이.... 학년 차이가지고 어른 행세 하려고 들어....."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서로 인사를 하고 소개를 하며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이렇게 만난것도 인연인데...... 어디가서 술이나 한잔하는게 어떤가."
"그거 좋지. 내가 잘아는데 있는데...... 같이 가지. 내가 한턱 쓸테니까."
"아니, 선배님들 저 술 잘......"
"그래. 이 친구 술 얼마나 잘하는데...... 너 당장 앞장서. 안내해라."

술못한다는 말과 더불어서 빠져나올려던 남영의 속내를 알아낸 듯 지석이 가운데 말을 끊어버리고 끌고간다.
그런 선배가 못마땅하였지만은 그렇다고 해서 속내를 보일순 없다.
그렇게 뜻하지 않는 상황에서 남영은 이들 일행이랑 동행을 하게 된다.

명월관..... 이들이 간곳은 종로에 있는 요정이었다.
경성(서울)에 있는 고급 요정들 중에서 손 꼽힐 정도로 콧대높은 요정이다.

"어서 오십시오."

흰 셔츠에 나비넥타이에 검은 정장을 입은 지배인이 일행을 맞이한다.
전번 국일관인가 하는곳에 가본적이 있는 남영이기에 이런 요정은 처음이 아니다.
눈에 띄게 한복을 곱게 입은 기생들이 돌아다니는 것이 보인다.
신식 정장의 지배인에 한복을 입은 기생들...... 영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이쪽으로 오십시오."

지배인은 그 중 하나의 얼굴을 알아보곤 습관처럼 그랬듯이 공손하게인사하며 안내를 한다.
잘은 몰라도 이들중 하나는 여기 단골인거 같다. 그렇다는 말은 부잣집이거나 영향력있는 집안이다 그소리인데......

"자, 자리에 다들 앉게."
"술상 내오고..... 어서 애들 보내."
"예. 그럼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손님의 주문에 지배인은 자리를 비운다.

"그렇게 얼빠진 표정은 삼가게. 누가 보면은 촌사람인줄 알겠구만."

남영의 표정을 바라본 일행중 하나가 한마디 한다.

"뭔 말을 그렇게 해. 이 친구 이런데 처음이라서 그런거지."

지석이 한마디 거들었다.

"그런가. 그러면은 설마 숫총각?"
"갑자기 그런 예기가 왜 나옵니까?"

숫총각 운운하자 남영의 얼굴이 빨개진다. 그 예기 들으면은 왜 이렇게 얼굴이 화끈거리는지..

"표정을 보니까 정말로 그런거 같은데......"
"그게 아닙니다. 전......."
"실은 그렇다네. 이 친구 노모랑 단둘이 지내지. 학교랑 생업에 바쁘다 보니까 그럴 여가가있어야지."

다시 중간의 말을끊는 지석, 이번에 남영은 선배를 다시 바라다 본다. 자신이 예기를 중간 중간에 끊어버리고 가로막는 것이 웬지 석연치 않다.
그리고 자신이 할려는 말이 뭔지 어느정도 잘 알고 있을 사람이 그렇게 나오니까 말이다.
하지만은 자리가 자리인 만큼 명목상 초정을 받은 입장에서는 얌전히있을 수밖에 없다.

잠시후 요리상이 나온다. 상다리 부러질까 걱정이 될 정도로 푸짐한고급 요리들이 나왔다. 그리고 상이 들어오고 나서 얼마 않되 기생들이 들어온다.

"어서 오십시오"

손님들을 향해서 절을 한다. 그리고 각자 한사람씩 정해서 옆에 와서 앉는다.
남영 옆에도 기생 하나가 자리를 잡았다. 얼굴에 미소를 머금으며 그녀가 술한잔 따라올린다.

"자, 한잔씩들 하세나"
"좋지."

각자 술을 들이킨다. 남영도 어쩔수 없이 한잔한다.
그렇게 화기애애한 술자리가 시작되었다. 그러다 보니 본래의 목적을 망각을 하고 남영 역시 분위기에 휩쓸리면서 즐기기 시작을 한다. 한창 분위기가 고조되던 중 누군가가 남영에게 말을꺼낸다.

"자네, 이런데 처음이라고?"
"예? 예 그렇습니다."
"그럼 아직 숫총각이겠네."

갑자기 숫총각 이야기가 나온다. 이런 고급 요정이 처음이라고 해서 숫총각이라는 소리가 말이 될까. 돈 많은 사람들이나 들락거리는 곳이라서 형편상 못오는 곳인데.....
그렇다면은 돈없는 서민들은 이곳에 오지 못하는 사람들은 전부 숫총각이라는 예기가 되지 않은가.

"저, 그게...."
"쑥스러워할거 없어. 그거 그렇게 챙피할거 없으니까 말이야."

챙피할 일은 아니란 것은 남영 역시 잘안다. 그런데 문제는 자리가 자리인만큼 어색한 대화가 아닐까. 옆에 기생들이 있는데 그런 소리를 한다는 것이 낯뜨거우니까.

"이 형님이 오늘 자네를 만난 기념으로 숫총각 신세를 면하세 해주지."
"예?"

이창국이라는 사람 술기운이 올랐는지 막나가는 거 같다. 남영은 술을 잘못해서 형식적으로 두어잔 마시고 말았지만은 이들은 아니다. 얼굴이 뻘개지고 서서히 인사불성 가까이 되어간다. 그런 상황에서 저렇게 튀어나온 소리가 예사롭지 않다.

"어이, 여기 월향이라는 종로 제일의 명기 대령하라고해. 아니, 그게 아니지.... 어디 조용한데 자리 마련해서 그곳에 보내도록해."
"예."

그리고 창국은 남영을 보면서 심각한 어조로 중얼거리기 시작하였다.

"오늘 새로운 세상을 한번 격어보게. 종로제일의 명기랑 그렇게 회포를 풀어보게."
"아, 저"

그런 남영을 지석이 제지를 한다. 남영은 지석을 빤히 쳐다본다.
옆사람을 고개로 가리키면서 끄덕거리는 지석.

"이들이 하라는대로 해."

아마도 이런 뜻이 아닐까. 오늘따라 지석의 행동이 영 못마땅하다. 자신이 결혼한 몸이라는 것이랑 제반적인 사정 다 아는 사람이 왜 이러는 것인지.......

"예기는 나중에 하기로 하고 지금은 즐기기나 해."

살며시 다가와서는 귓속말로 남영에게 전한다. 더 뭐라고 하고 싶지만은 일단은 참기로 한다.

얼마후 기생하나가 들어오고 일행중 한 사람에게 다가와서 귓속말을 건낸다.

"자, 자네 이만 가보게나"
"예? 어디로요?"

상대의 말에 남영은 집에 가보라는 소리인지 아니면은 어디로가라는 소리인지 분명한 대답을 요구하였다.

"따로 좋은 방에 자리 잡아 놨으니까 가서 한번 즐겨보라 그소리네."

다른 방에 가서 즐기라 그 소리였다. 뭐라고 더 말을 하려는 찰나 상대가 말을 가로 막는다.

"벌건 대낮에 이렇게 사람 많은데서 하는거 쑥스러울거 같아서 그런거니까 안심하게나."
"이 친구 안내해. 월향이 보고 잘 모시라고 해라."
"예. 자, 저를 따라오세요"

기생하나가 남영에게 다가와서 안내를 한다.
일단은 일어나서 자리를 떳다. 여기 죽치고 앉아봐야 싫다 좋다 그런 소리 늘어놔봐야 씨알도 않먹힐거 같기에 일단은 자리를 뜨는 것이다.
안내를 받으면서 남영은 명월관을 살펴본다. 상다리 부러질정도로 철철 넘칠정도의 음식상을 분주히 나르는 사람들이 보였다.
문밖에는 술취한 손님을 배웅하는 기생들도 보인다. 갖은 아양을 다 떨면서 또 오라는 농에 섞인 웃음소리까지 흘리면서 말이다.

"여기입니다."

안내하던 기생이 문을 열면서 안으로 들어가라고 손짓한다.
방안으로 들어갔다. 좁은 방이 나왔다. 그리고 그 안에는 주안상이 차려져 있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월향이 단장 끝나고 나면은 이곳으로 올것입니다. 그럼 좋은 시간 되십시오."

그리곤 안내하던 기생은 그렇게 자리를 비웠다.
주저앉는다. 그리곤 주변을 둘러본다. 주안상이 눈에 들어온다.

"일단은 먹고 보자. 음, 맛있네."

일류 요정에 속하는 명월관이니 만큼 술이랑 음식하나는 정말로 끝내주었다.
한번 음식에 손이가자 남영은 본격적으로 들기 시작하였다. 물론 조금전까지도 그들이랑 있으면서 먹긴 하였지만은 초면인데다가 초청을 받는 처지이기에 눈치없이 경박하게 염치없이 먹기만 할수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들이랑 떨어져 지내고 먹으라고 상 차려있는 중이니까 뭔 눈치를 더 볼까. 그래서 서슴치 않고 요리를 먹기 시작을 한다. 전쟁중에 물자가 귀한 시기에 이런 고급 요리를 맛볼수 있는 기회는 그리 흔치 않으니까 말이다.
스르릉.
방문이 열리고 한 여자가 들어온다. 그녀를 쳐다보았다. 분홍색 저고리에 빨간 치마를 입은 기생하나가 들어온다. 아마도 종로 제일의 명기라는 월향이라는 그녀일 것이다.
얼마나 단장을 하였는지 지분 냄새가 진동한다.

"처음 뵙겠습니다. 월향이라고 합니다."

그녀는 남영에게 점잖게 절을하면서 자신을 소개를 한다.

"그러세요. 저도 처음 뵙네요."

그리고는 계속 음식을 든다. 처음 소개를 하고 나서 월향은 상대의 다음 태도를 기다린다.
하지만은 상대는 음식을 먹기만 할뿐 더 이상 다른 행동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내가 잘못 들어왔나?"

분명히 자신은 오늘 숫총각이랑 잠자리를 같이 하기로 예정이 되어있었고 돈까지 건내받았다. 그런데 막상 와보니 아무 반응이 없다니. 스스로 자신이 방을 잘못찾아온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저기, 여기 오신 이창국님이랑 일행 맞으신가요?"
"예. 그런데요."

대답을 하면서도 상대는 계속 먹기만 한다. 분명히 제대로 찾아온 것은 분명한데 월향은 아리송하였다. 상대는 오늘 첫 경험을 하러온 총각이라는데 여자를 품으로 온것인지 아니면은 배를 채우러 온것인지 분간이 되지 않을 정도로 먹는데 정신이 팔려있지 않은가.

"저기......"
"아! 이런..... 그쪽도 들어요. 맛이 정말 좋네요. 혼자 먹기 넘 많은거 같은데 우리 같이 먹어요."

뭔가 눈치를 줄려고 하니까 같이 먹자고 한다.
월향은 기가 막혔다. 아무래도 못사는 집안 사람인거 같은데.... 그래도 요정에 와서 여자는안중에도 없이 음식에 정신이 팔려 있다니.
고급 기생으로써의 자존심때문인지 월향은 자리를 뜰 생각까지 한다. 하지만은 그건 생각일뿐이고 아주 맛있게 먹어대는 남영에게 시선이 고정됐다가 상에 차려져 있는 음식에 시선이 옮겨졌다. 손님이 눈치채지 않게 조심스레 말이다.
꿀꺽. 마른 침을 삼키면서 스스로 인내를 키웠다. 하지만은 인내심은 서서히 사그러들었다.
그리고는 몸을 일으키고는 남영의 앞자리로 다가갔다.

"식사전이신거 같은데........ 제가 반주 한잔 올리겠습니다."

상에 올라와 있는 술병을 들면서 한잔 따를려고 하자 남영이 제동을 걸었다.

"저 술못해요. 그쪽도 들어요. 음식은 먹으라고 있는거지 보라고 있는거 아니니까."

남영이 방금 한말에 월향은 마지못해서 그러는 듯이 수저를 들었다.

"그럼 감사히 먹겠습니다."

그리곤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튀김에 젓가락을 들었다.
그렇게 한젓가락 두 숟가락 움직이다보니 월향도 남영처럼 먹는데 몰입하였다.
이때 월향의 모습은 고급 기생이 아닌 3류 술집의 잡부처럼 소위말하는 매상 올리기의 일종인 안주빨 세우기랑 매우 유사하였다.
월향은 천천히 음식을 먹으면서 마음속으로는 이런 기회를 제공해준 저 샌님같은 인간에게 감사를 표하였다.
사실 월향은 이런 고급 요정에서 일하긴 하지만은 그렇게까지 진수성찬이라는 것을 먹어본 일이 드물다.
월향뿐만이 아니라 다른 기생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유는 여러 가지이다. 첫째는 몸매관리이다. 남아돌고 양은 물론 질까지 풍부한 곳이 이런 고급 요정이지만은 그래도 그들에게는 날씬하고 호리호리한 몸매를 항상유지하여야 한다. 웃음만 파는 것이 아닌 경우에 따라서는 수청까지 들어야 하는 처지이기에 외형상의 항상 표준적인 몸매를 유지하여야만 한다.
그리고 또 하나는 자존심때문이랄수 있다.
그런 진수성찬 들 기회는 손님들이랑 같이 있을때뿐이다. 하지만은 그렇게 맘놓고 먹을순 없다. 안주빨 세우는 잡부가 아닌 그들은 고급 기생이니까.
웃음이랑 애교를 부리면서 손님 비위를 맞추어주는 격이 다른 그들이니까 그렇다. 그러니 틈틈이 술 한잔 올리고 춤추고 애교 부리기 바쁜데 음식 먹을 기회가 어디 있을까.
어쩌다가 손님들이 귀엽다고 음식을 먹여주는 경우가 있지만은 그건 아주 적은 양이다. 그렇다고 해서 더 달라고 할순 없다.
그리고 그렇게 하면은 고급 기생으로써의 격이 떨어지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스스로 그런 행동을 금해야 하는 것은 교육 받을때부터 몸에 배였기에 그렇다.
손님 다 받은뒤에 남은 음식 들수도 있겠지만은 그렇지 못하다. 그렇게 물린 상은 일하는 인부들이나 하인들이 처리를 한다. 뭐 같이 가서 먹자고 할수도 있지만은 그들은 그렇지 못하다. 자존심이 있으니까 말이다.

어찌보면은 그런 면에서는 안주빨 세우면서 매상 올리는 삼류 술집의 잡부들이 부럽기까지 한 그들이다. 월향 역시 마찬가지이고...
그런데 오늘 괘짜를 만나서 그런 금제의 적용을 받지 않게 되었다. 일시적이나마....
간만에 배를 채우면서 포식이란 것을 하면서 오늘 운수대통한 날이라고 속으로 쾌재를 올리는 월향은 먹는 도중에도 간혹 남영에게 눈을 돌렸다. 하지만은 상대는 월향에게 눈길 하나 주지않는다.
그렇게 얼마 지내다가 상위의 음식들은 하나둘 사라지고 깨끗이 비워졌다.

"잘 먹었다. 없는데는 없어도 있는데는 있다는 것이 이런곳을 두고 하는 말인가."

남영의 말에 월향은 공감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인다. 전쟁통에 남아나는 것이 없긴 하지만은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런것들은 해당되지 않는다.
그런 고위직의 권력자나 부자들만 들락 날락하는 곳이니 만큼 당연히 일반사람들은 격어보지 못할만큼 넉넉한곳 중 하나가 이곳 명월관이니까 말이다.

"맛있게 드셨다니 다행이군요."
"그쪽도 마찬가지 아닌가요"

남영의 말에 월향의 얼굴이 빨개진다. 개걸스럽진 않지만은 이 많은 음식들 비우는데 자신도 그에못지 않게 일조하였으니까 일종의 공범?이 아닌가.
뭐라고 말을 할까 고민을 하다가 상위에 올라와 있는 술병을 본다.

"이런..... 아직 한잔도 않하신거 같은데...... 제가 따라 올리겠습니다."
"아니 술 못한다니까요. 그쪽이나 마셔요. 그럼 이만...."

자리를 일어선다. 먹을거 다 먹은 이상 본전을 챙겼다는 듯이 아무런 미련이 없다는 듯이 말이다.
그런 남영을 보자니 기가 막혔지만은 어쨌든 손님은 손님이라 배웅을 하기 위해 일어섰다.

"이런!!"

막 문을 나서기 위해서 살짝 열리는 순간 남영의 얼굴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였다.
그리고는 살며시 닫고는 잠시 머뭇거린다.
그런 남영을 보고 의아해 하던 월향, 그러다가 남영이 다가온다.

"어!! 갑자기.... 어머나!!!"

갑자기 자신에게로 다가온 이 이상한 손님은 막 저고리를 풀어해친다.
그리고는 자신의 바지 허리띠를 풀고는 바지 단추도 풀어제꼈다.
갑작스런 상대의 태도에 의아해하면서도 본능적으로 그가 저고리를 풀어헤치자 얼른 손으로 가리면서 저고리 고름을 다시 맨다.
순간 월향의 머릿속엔 먹을거 다 먹고 나니까 그제서야 여자 생각이 나서 저러나 라고 단정지었다.
스르릉~
문이 열린다. 그리고 누군가가 들어온다.

"이야! 이거 한발 늦었네. 오늘 총각 신세 면하는 장면 보는가 했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오니까 일은 벌써 끝났다니..."
"그래 어땠는가 이 친구야. 새로운 세상이 말일세."

바지를 단추를 잠그면서 허리띠를 매는 남영은 쑥스러운 듯이 고개를 숙이면서 방문을 나선다.

"뭘 세삼스럽게 그런거 물어봐요. 저보다 먼저 경험한 선배들이 잘 아실거면서....."
"그래도 소감 한마디 해야지. 어떻냐니까."
"이런 자리에서 말하는 건 그러니까 그만 나가요. 색시 앞에 두고 챙피하게...."
"하하하"

호탕하게 웃으면서 그들은 월향의 눈앞에서 사라진다.
혼자 방안에 남겨진 월향은 처음에 영 알수 없는 표정을 짓다가 나중에는 웃음을 터트린다.
그제서야 진상을 알거 같기 때문이다.

"후배 녀석의 동정을 깨뜨리기 위해서 여기 데려오신거라 이말인데......."

그런데 그 후배라는 인간은 여색에는 관심없고 배만 채웠다.
그리고는 배 채운뒤에 나갈려고 하는 찰나에 자신의 웃옷 저고리를 풀어헤친다.
그리고 자신의 바지도 풀어제끼다가 다시 입었다.
그와 동시에 월향 자신도 순간 풀어헤친 저고리를 가리면서 다시 맸다.
그리고 갑자기 들어닥친 사람들.......
그들이 문열자마자 본 것은 막 일을 끝마친 것인양 오해하기 딱 알맞은 장면일 것이다.

"크흐흐흐, 그렇게 된거네."

어느정도 상황이 정리가 되자 월향은 웃음을 참지못하고 맘껏 웃었다.
이때껏 월향은 많은 사람들을 상대를 하였고 잠자리까지 같이하였다.
여색을 무지 밝히는 사내도 있지만은 그렇지 않는 샌님같은 숫기어린 총각들도 상당수 있었다.
그들은 여기 오기전에 청심환같은거 여러개 먹고 와서 술을 마시며 결국 일을 치른다.
일을 치르는 모습도 아주 과관인 경우도 많다. 기생의 웃옷을 풀어헤치고 가슴을 보자마자 그만 너무 흥분되어서 기절을 한다거나 아니면은 그만 진한 것을 바지에 싼다거나 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지 않으면은 넣자마자 바로 싸는 경우 등등 여러 가지 추태아닌 추태를 보인 경우가 상당수있었다.
오늘 수청을 들라고 예기를 듣는 순간 그런 부류의 사내놈이라고 생각을 하고 왔는데 예상외로 머리 좋은 축에 드는 놈이었다.

"문 열려다가 밖에서 그들이 오는 장면을 봤겠고 결국 그것을 생각을 해냈다 그말인데.... 그짧은 순간에? 제법하는데...."

그 짧은 순간에 그것을 구상을 해내고 그리고 적절히 타이밍을 맞춰서 실행에 옮겼다.
이거 보통 배짱이 아닌 이상 제빠른 두뇌 회전을 하지 않고는 어려운일일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왜 아직도 총각이야? 그리고 그런 잔머리 여기서 왜 굴리고..... 요정에서 그런짓한다고 해서 뭐라고 할사람 없을텐데"

그렇게 머리 잘돌아가고 눈치 빠른 인간이 여자 경험은 없이 아다를 유지한단 말인가.
보아하니 본인 돈 내고 한 것이 아닌 일행중 하나가 다 댄거 같은데 공짜라면은 마다할 사람이 없지 않을까?
알수가 없었다.

"어찌됐건 덕분에 잘먹었습니다. 손님"

자리에 없는 남영을 떠올리면서 혼잣말로 인사를 한다. 몸에 배인 습관때문인지 아니면은 마음에서 정말로 우러나오는 소리인진 모르지만은......

"오늘 정말로 신세 많이졌습니다. 선배님들"
"그래 즐거웠다니 다행이구만, 새로운 경험을 하였으니 이제 보다 남자답게 힘차게 살아보세."
"다음에 다시 그곳으로 가세나. 월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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