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실 천일야화. 그 세번째 이야기.
-회장 딸래미- 1
한 그룹의 사옥 보안실에 근무하다 보면 당연히 높으신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이곳도 그러하여, 회장과 그 인척들이 수시로 들락거리며, 들어와 있는 계열사 또한 회장의 친인척이나 자제들이 경영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모 철강회사에 회장 딸래미가 근무한다. 매일 휴대폰만 들고 돌아다니는데 참 보기 안좋다.
자정무렵.
성준은 심야시간이 되고, 돌아다니는 사람이 없게 되자 문을 모두 잠궈버렸다. 이제 빌딩에는 시설팀 당직자를 제외하고 아무도 없다. 새벽에 문을 열고 미화 아주머니들이 출근하기까지 혼자 있어야 하는 것이다. 문득 담배 생각이 난 그는 뒷편의 오피스텔과 마주보고 있는 문을 열고 나가 담배를 물었다. 한숨이 절로 나온다. 난 지금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것인가.
한참 담배를 입에 물고 굴려가며 연기를 빨아들이고 있을때, 저 멀리서 흰색 코드를 입은 여자가 머리를 쓸어올리며 다가온다. 지금은 자정. 놀다 들어오는 오피스텔 거주자겠지.
"어? 퇴근 안하세요?"
누구지..."
"저에요."
아. 회장 딸래미다.
"네에... 저희 24시간 근무에요. 이제 들어오시나봐요?"
"네."
"아.. 그럼 들어가십시오."
"수고하세요..."
오피스텔로 쏙 들어간다. 그다지 딸리는 외모도 아니고, 회장의 딸래미인만큼 돈도 많을테니 어디 잘생긴 남자랑 데이트라도 하고 술이라도 한잔 걸치고 들어오겠지. 알게 뭔가. 흣... 그리 생각한 성준은 그냥 보안실로 돌아와 쓰러지듯 의자에 드러눕고 눈을 감아버렸다. 이제 세시간 채 못되게 눈을 붙이고 나면 하루가 다시 시작된다.
"아... 피곤하네."
스으으윽. 회전문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몸 피곤하다는 생각은 저만치 날아가고 튕기듯 일어난 성준은 벽에 가려진 회전문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이시간에 누구란말인가. 주말 저녁에 아무도 없어야 정상인데.
"계세요?"
불꺼진 어두운 로비에서 여자 목소리가 들려온다. 누구지? 불을 켠 성준의 앞쪽에 회장 딸래미가 있다. 손에 과일을 깎아 담은 쟁반을 들고.
"계셨구나."
"무슨 일이십니까?"
"잠도 안올 것 같고, 출출하실 것 같아서요."
"아... 잠이 안오세요?"
"네. 뭐 좀..."
"들어오시죠. 날이 춥습니다."
딸래미의 쟁반을 받아두고 의자를 내준 성준은 커피포트에 물을 붓고 스위치를 올렸다. 과일 조금 먹을테니 녹차가 적당하렸다. 어차피 커피랑 녹차뿐이지만.
"무슨 일이라도 있으세요?"
"뭐... "
그러고보니 이 여자는 회장의 적손이 아니라 작은 사모님의 딸이라고 했던 것 같다. 일테면 서자라고 해야할까. 적당한 표현을 찾지 못하겠다. 아무튼 그런 관계로 부족한 것 없이 지내기는 하지만 언제까지 그럴 것은 아닐테고, 결국 회장님 돌아가시면 재산다툼부터 시작해서 힘든 일이 많을테니 열심히 살아야겠다 싶어 경력도 쌓을 겸 직장생활을 하는거라고, 그러던 와중에 간혹 있었던 안좋은 일이 있었을 뿐이라고, 그렇게 말하는 그녀의 입에서 옅은 술냄새가 났다. 말은 그리해도 입이 고급인지, 소주냄새는 아니다. 양주라도 마셨겠지.
"저기...그..."
"강성준입니다. 그냥 강주임이라고 하시면 되요."
"네. 강주임님. 주임님은 일하는거 힘들지 않으세요? 매일 격일로 밤새시려면."
"힘들죠. 하하... 요즘은 춥기까지 하구요."
성준이 덜덜 떠는 듯한 제스처를 보이자 이 여자 슬쩍 웃음을 보인다. 평소부터 잘 웃고 다니긴 했지만, 속사정이 그리 편한 사람이 뭐 얼마나 많겠는가. 다 그런거다.
"전 이곳이 싫습니다. 전 자리지키기나 하려고 취직한게 아니거든요."
그녀도 이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기억났다. 용역업체와 계약하고 직접 면접을 봤을때, 그가 돌아가고 이력서에 적혀있던 내용이 작은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젊은 사람답지 않은, 험한 경력이 이력서를 두장 가득 메우고 있더라는 것이다. 사실 경호업체에서 일했던 현장을 늘어놓았을 뿐이지만, 그런거 전혀 모르고 살아온 사람들 눈에 어디 그게 아무것도 아닌것으로 보이겠는가. 게다가 특수부대 출신이라니. 흔치 않은 젊은이임은 분명하다.
"그러실 것 같아요. 저도 이곳이 싫어요."
눈초리가 절대 곱지는 않겠지. 그래도 환하게 웃는 이 여자 이제는 안쓰러울 정도다.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주임님은?"
"스물일곱입니다. 아가씨는요?"
"아가씨라고 하지 말아요."
"비서들이..."
"그건 그거구요."
갑자기 표정을 바꾼 그녀가 고개를 휙 돌린다. 아가씨라는 표현, 적손도 아닌데 별로 듣고싶진 않을 것이다. 아무리 애교가 많아 회장의 총애를 받는다고 해도, 적손들에게 그녀는 후일 재산이 새어나갈 구멍에 불과할 것. 그녀를 대함에 있어 아무래도 서운함이 있겠지.
"박희정이에요."
"네..."
"그렇게 부르세요. 전 스물넷이에요."
"그렇군요."
또 한참을 침묵한다. 또 그녀가 먼저 말을 꺼낸다. 녹차로 입술을 축이고서.
"오빠라고 해도 돼요?"
"보는 눈이 있는데요."
"남들 없을때만."
"그러시지요."
"남들 없을때 말 놓고, 희진아 하고 불러주시면 안돼요?"
"그...."
"친하게 지내고 싶어요."
"그.... 후움. 그러시지요."
"헤헷."
이여자 왜이러나. 얼굴 한가득 측은한 표정 담고있다. 마음 약해지게스리.
"오빠..."
"으응?" 어색어색...ㅡ,.ㅡ
"추워. 여기 왜이렇게 추워요?"
"헤에. 있을만 한데."
"이 쪼끄만 난로밖에 없잖아."
"뭐... 살다보면...이랄까. 이래도 벌써 일년 넘었어."
"벌써 그렇게 됐나..."
"아. 녹차 더줄까?"
"네에~"
다시 커피포트 스위치를 올리고 기다리는 동안, 그녀가 기대온다. 성준은 놀라지 않았다. 왠지 그럴것 같았다.
"여기 옥상 본적 있어?"
"아니..."
"가볼래?"
솔직히 그동안 여자만날 시간이 없어서 이곳으로 부르고, 대기실을 이용한 적이 있다. 옥상은 분위기 잡기에 최적의 장소. 조금만 들어오면 바람을 막아줄 장소도 있고 나름대로 야경도 끝내주는 곳이다. 그녀를 데리고 올라갔다. 춥다고 징징대길래 두꺼운 오버코트 입혀서.
"오.... 이런데가 있었네."
"종종 애용하시길."
"이런건 어떻게 알았대?"
"흐흐. 선수거든."
"허어... 못살아."
"아가씨가 못살 이유가 어디있나요오오~"
"아가씨라고 하지 말라니까?"
"그럼 아줌마냐?"
툭탁거리며 금새 친해졌다. 성준이 농을 거는 사이에도 간헐적으로 몸을 떨던 그녀가 다시 그에게 붙어온다. 아무래도 춥긴 추웠고, 무엇보다 짧은 치마차림이라 바람이 파고 들어갈테지."
"내려갈까?"
"응."
나란히 손을 잡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온다. 회장 딸이라는걸 아는 사람은 다 안다. 들키면 골치아프기 때문에 성준은 화물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조명이 없는 벽을 따라 이동해 보안실로 돌아왔다.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누가 가르쳐주지도 않았는데 감시카메라 피하는 정도는 이제 껌이다.
"흐응.... 몰랐는데 책이 많군."
"남는시간에 뭐해. 책이나 보지. 컴퓨터도 없고."
"컴퓨터 필요해?"
"필요하긴 한데 지급이 안돼."
"흐.... 그거 내가 해결해줄까?"
"네가? 무슨수로?"
"빽쓰는것고 좋은일에 쓰면 좋은거지. 아빠 조르려고."
"허... 날 죽여라. 퍽이나 좋은소리 들리겠다."
"에에. 괜찮아. 믿어봐. 아아. 가서 자야겠다."
"그...그래..."
그리고 3일 뒤 컴퓨터가 배달되었다. 포장도 뜯지 않은 신품이다. 인터넷도 연결되고, 이제 야간에 심심하진 않겠다고 좋아하기에는 상당히 미심쩍다. 연결하자마자 회사 인트라넷의 메신저에 메세지가 뜬다.
-오빠. 컴터 해결해줬으니 밥 사요. 냐하하~-
고양이같은것... 왠지 불안하다....
-회장 딸래미- 1
한 그룹의 사옥 보안실에 근무하다 보면 당연히 높으신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이곳도 그러하여, 회장과 그 인척들이 수시로 들락거리며, 들어와 있는 계열사 또한 회장의 친인척이나 자제들이 경영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모 철강회사에 회장 딸래미가 근무한다. 매일 휴대폰만 들고 돌아다니는데 참 보기 안좋다.
자정무렵.
성준은 심야시간이 되고, 돌아다니는 사람이 없게 되자 문을 모두 잠궈버렸다. 이제 빌딩에는 시설팀 당직자를 제외하고 아무도 없다. 새벽에 문을 열고 미화 아주머니들이 출근하기까지 혼자 있어야 하는 것이다. 문득 담배 생각이 난 그는 뒷편의 오피스텔과 마주보고 있는 문을 열고 나가 담배를 물었다. 한숨이 절로 나온다. 난 지금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것인가.
한참 담배를 입에 물고 굴려가며 연기를 빨아들이고 있을때, 저 멀리서 흰색 코드를 입은 여자가 머리를 쓸어올리며 다가온다. 지금은 자정. 놀다 들어오는 오피스텔 거주자겠지.
"어? 퇴근 안하세요?"
누구지..."
"저에요."
아. 회장 딸래미다.
"네에... 저희 24시간 근무에요. 이제 들어오시나봐요?"
"네."
"아.. 그럼 들어가십시오."
"수고하세요..."
오피스텔로 쏙 들어간다. 그다지 딸리는 외모도 아니고, 회장의 딸래미인만큼 돈도 많을테니 어디 잘생긴 남자랑 데이트라도 하고 술이라도 한잔 걸치고 들어오겠지. 알게 뭔가. 흣... 그리 생각한 성준은 그냥 보안실로 돌아와 쓰러지듯 의자에 드러눕고 눈을 감아버렸다. 이제 세시간 채 못되게 눈을 붙이고 나면 하루가 다시 시작된다.
"아... 피곤하네."
스으으윽. 회전문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몸 피곤하다는 생각은 저만치 날아가고 튕기듯 일어난 성준은 벽에 가려진 회전문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이시간에 누구란말인가. 주말 저녁에 아무도 없어야 정상인데.
"계세요?"
불꺼진 어두운 로비에서 여자 목소리가 들려온다. 누구지? 불을 켠 성준의 앞쪽에 회장 딸래미가 있다. 손에 과일을 깎아 담은 쟁반을 들고.
"계셨구나."
"무슨 일이십니까?"
"잠도 안올 것 같고, 출출하실 것 같아서요."
"아... 잠이 안오세요?"
"네. 뭐 좀..."
"들어오시죠. 날이 춥습니다."
딸래미의 쟁반을 받아두고 의자를 내준 성준은 커피포트에 물을 붓고 스위치를 올렸다. 과일 조금 먹을테니 녹차가 적당하렸다. 어차피 커피랑 녹차뿐이지만.
"무슨 일이라도 있으세요?"
"뭐... "
그러고보니 이 여자는 회장의 적손이 아니라 작은 사모님의 딸이라고 했던 것 같다. 일테면 서자라고 해야할까. 적당한 표현을 찾지 못하겠다. 아무튼 그런 관계로 부족한 것 없이 지내기는 하지만 언제까지 그럴 것은 아닐테고, 결국 회장님 돌아가시면 재산다툼부터 시작해서 힘든 일이 많을테니 열심히 살아야겠다 싶어 경력도 쌓을 겸 직장생활을 하는거라고, 그러던 와중에 간혹 있었던 안좋은 일이 있었을 뿐이라고, 그렇게 말하는 그녀의 입에서 옅은 술냄새가 났다. 말은 그리해도 입이 고급인지, 소주냄새는 아니다. 양주라도 마셨겠지.
"저기...그..."
"강성준입니다. 그냥 강주임이라고 하시면 되요."
"네. 강주임님. 주임님은 일하는거 힘들지 않으세요? 매일 격일로 밤새시려면."
"힘들죠. 하하... 요즘은 춥기까지 하구요."
성준이 덜덜 떠는 듯한 제스처를 보이자 이 여자 슬쩍 웃음을 보인다. 평소부터 잘 웃고 다니긴 했지만, 속사정이 그리 편한 사람이 뭐 얼마나 많겠는가. 다 그런거다.
"전 이곳이 싫습니다. 전 자리지키기나 하려고 취직한게 아니거든요."
그녀도 이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기억났다. 용역업체와 계약하고 직접 면접을 봤을때, 그가 돌아가고 이력서에 적혀있던 내용이 작은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젊은 사람답지 않은, 험한 경력이 이력서를 두장 가득 메우고 있더라는 것이다. 사실 경호업체에서 일했던 현장을 늘어놓았을 뿐이지만, 그런거 전혀 모르고 살아온 사람들 눈에 어디 그게 아무것도 아닌것으로 보이겠는가. 게다가 특수부대 출신이라니. 흔치 않은 젊은이임은 분명하다.
"그러실 것 같아요. 저도 이곳이 싫어요."
눈초리가 절대 곱지는 않겠지. 그래도 환하게 웃는 이 여자 이제는 안쓰러울 정도다.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주임님은?"
"스물일곱입니다. 아가씨는요?"
"아가씨라고 하지 말아요."
"비서들이..."
"그건 그거구요."
갑자기 표정을 바꾼 그녀가 고개를 휙 돌린다. 아가씨라는 표현, 적손도 아닌데 별로 듣고싶진 않을 것이다. 아무리 애교가 많아 회장의 총애를 받는다고 해도, 적손들에게 그녀는 후일 재산이 새어나갈 구멍에 불과할 것. 그녀를 대함에 있어 아무래도 서운함이 있겠지.
"박희정이에요."
"네..."
"그렇게 부르세요. 전 스물넷이에요."
"그렇군요."
또 한참을 침묵한다. 또 그녀가 먼저 말을 꺼낸다. 녹차로 입술을 축이고서.
"오빠라고 해도 돼요?"
"보는 눈이 있는데요."
"남들 없을때만."
"그러시지요."
"남들 없을때 말 놓고, 희진아 하고 불러주시면 안돼요?"
"그...."
"친하게 지내고 싶어요."
"그.... 후움. 그러시지요."
"헤헷."
이여자 왜이러나. 얼굴 한가득 측은한 표정 담고있다. 마음 약해지게스리.
"오빠..."
"으응?" 어색어색...ㅡ,.ㅡ
"추워. 여기 왜이렇게 추워요?"
"헤에. 있을만 한데."
"이 쪼끄만 난로밖에 없잖아."
"뭐... 살다보면...이랄까. 이래도 벌써 일년 넘었어."
"벌써 그렇게 됐나..."
"아. 녹차 더줄까?"
"네에~"
다시 커피포트 스위치를 올리고 기다리는 동안, 그녀가 기대온다. 성준은 놀라지 않았다. 왠지 그럴것 같았다.
"여기 옥상 본적 있어?"
"아니..."
"가볼래?"
솔직히 그동안 여자만날 시간이 없어서 이곳으로 부르고, 대기실을 이용한 적이 있다. 옥상은 분위기 잡기에 최적의 장소. 조금만 들어오면 바람을 막아줄 장소도 있고 나름대로 야경도 끝내주는 곳이다. 그녀를 데리고 올라갔다. 춥다고 징징대길래 두꺼운 오버코트 입혀서.
"오.... 이런데가 있었네."
"종종 애용하시길."
"이런건 어떻게 알았대?"
"흐흐. 선수거든."
"허어... 못살아."
"아가씨가 못살 이유가 어디있나요오오~"
"아가씨라고 하지 말라니까?"
"그럼 아줌마냐?"
툭탁거리며 금새 친해졌다. 성준이 농을 거는 사이에도 간헐적으로 몸을 떨던 그녀가 다시 그에게 붙어온다. 아무래도 춥긴 추웠고, 무엇보다 짧은 치마차림이라 바람이 파고 들어갈테지."
"내려갈까?"
"응."
나란히 손을 잡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온다. 회장 딸이라는걸 아는 사람은 다 안다. 들키면 골치아프기 때문에 성준은 화물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조명이 없는 벽을 따라 이동해 보안실로 돌아왔다.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누가 가르쳐주지도 않았는데 감시카메라 피하는 정도는 이제 껌이다.
"흐응.... 몰랐는데 책이 많군."
"남는시간에 뭐해. 책이나 보지. 컴퓨터도 없고."
"컴퓨터 필요해?"
"필요하긴 한데 지급이 안돼."
"흐.... 그거 내가 해결해줄까?"
"네가? 무슨수로?"
"빽쓰는것고 좋은일에 쓰면 좋은거지. 아빠 조르려고."
"허... 날 죽여라. 퍽이나 좋은소리 들리겠다."
"에에. 괜찮아. 믿어봐. 아아. 가서 자야겠다."
"그...그래..."
그리고 3일 뒤 컴퓨터가 배달되었다. 포장도 뜯지 않은 신품이다. 인터넷도 연결되고, 이제 야간에 심심하진 않겠다고 좋아하기에는 상당히 미심쩍다. 연결하자마자 회사 인트라넷의 메신저에 메세지가 뜬다.
-오빠. 컴터 해결해줬으니 밥 사요. 냐하하~-
고양이같은것... 왠지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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