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마르키안군도 점령
"야,이 바보같은 놈들아!"
자칭 마르키안 연합군주,타국에선 해적왕으로 불리는 남자 애꾸눈 잭은 너무나 어이없는 일에 분통이 터져서 미칠지경이었다.마르키안 해적들중 열손가락안에 꼽는다는 대두목중 하나인 와차비의 선단이 완전히 박살이 나고 1척만 남았다는 것은 둘째치고 그들이 해온일이 너무 어이가 없었던 것이다.
"너무 상대방이 강력했습니다.저희들이 그나마 살아남고 저들을 포로로 잡아온것만 해도 다행......"
"다행은 뭐가 다행이야!이 등신같은 자식들아,차라리 너희들이 전부다 전멸해버리든가,아니면 저쪽을 전부다 죽이던가 했어야지,이도 저도 아니고 도대체 웬 화근덩이를 불러온거n!"
와차비도 전사해서 유일하게 남은 간부급선원이라는 버크라는 자의 변명에 잭은 더욱더 불같이 화를 냈다.
버크라는 자의 설명에 따르면 와차비가 전에 자신의 동생을 잡아간 원한이 있어서 뼈에 사무치게 미워하던 파렌하잇을 해치울 절호의 기회라면서 자신의 휘하해적들을 모조리 끌고 가서 공격한 선단이 의외로 무시무시한 검사와 마법사들이 있어서 선단은 거의 전멸하고 적함을 충각으로 부딪쳐 침몰시켜 수영을 할줄모르는 기사들을 겨우 사로잡아 싸움에 이길수는 있었지만 정작 파렌하잇은 남은 배로 도망가버려 잡지도 못한데다 포로로 잡아왔다는 사람이 문제였다.바로 대륙최강대국유리아제국의 황자인 아크황자와 그의 부인들,그리고 호위기사들이라는 것이다.
유리아가 어떤 나라이던가,평범한 평민들 한둘이 타국에 피해를 입어도 전쟁도 불사하는 나라다.그런데 그나라의 황위계승자를 납치했다니,이거야 잠자는 드래곤 콧구멍을 쑤신 격 아닌가?물론 유리아는 해군력이 약해 직접적인 보복을 가해오긴 힘들것이다.그러나 유리아가 플로린에 압력을 가하는 방법을 쓴다던가 하면 설사 토벌까지는 않더라도 자신들의 활동은 위축되지 않을수 없었다.자신들의 뇌물을 받아먹은 귀족들도 목숨이 소중할테니 유리아의 비위를 거슬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와차비도 이런 걸 모르지는 않았을텐데 아무리 파렌하잇에 대한 원한이 크더라도 이런짓을 벌여단 말인가?차라리 저들을 몰살시켰다면 그냥 모른척할수도 있지만 파렌하잇이 도망갔다면 이미 모든것이 들통났을 것이다.
"이미 벌어진 일은 할수 없고 수습할 방법을 찾아봅시다."
해적들의 대두목급들중 가장 교활하고 또한 잔인하다는 평을 받는 꾸아송이 나섰다.그는 뛰어난 머리로 해적들의 모사꾼으로 자타가 공인하고 있었다.
"그렇습니다.비록 이번에 평화회담을 갖는다지만 원래 유리아와 동방국가들의 사이가 나쁘다는 것은 잘 알려진 일,어쩌면 플로린에서는 우리가 아크황자를 해치기를 내심 바라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또한명의 대두목 아도람의 의견에 꾸아송은 고개를 저었다.
"아도람,그건 안되오,확실히 동방국가들이 그런걸 내심 바라고 있더라도 자칫하면 우리에게 책임을 떠넘길지도 모르오,아니,거의 그럴거요.가뜩이나 노예무역규모가 줄어들면서 우리와 동방귀족들의 연결고리는 점차 약해지고 있는 판이니까."
"음,그러면 어찌해야겠나?"
잭의 물음에 잠시 숨을 고른 꾸아송이 의견을 제시했다.
"일단 유리아에 사신을 보내 황자가 무사함을 알립시다.그리고 대유리아동맹에도 아크황자가 우리손에 있음을 알리고 그들의 반응을 일단 살펴보는겁니다.거기에 따라 반응을 정하기로 하고 일단은 아크황자를 해쳐서는 절대 안됩니다."
꾸아송의 말에 크게 흠잡을데가 없었으므로 잭은 거기에 따르기로 했다.
"이봐,버크,황자는 어디있나?"
"예,일단 그와 호위기사를 함께 가두고,부인들은 따로 수감시켰습니다."
"부인들?"
"여자들이라고 무시할게 아닙니다.저희선단을 박살내는데 그들의 능력이 절대적이었습니다."
잭은 다른 대두목들과 함께 버크의 안내로 감방으로 향했다.아크와 그의 호위기사들이 마나사용을 방해하는 손발에 족쇄를 찬채 구속되어 있었다.
"이거 중요한 인질인데 저렇게 대접해도 되나?"
"해전 경험이 없었을텐데 어찌나 강한지 무시무시할 정도였습니다.자유롭게 놔두면 어떤일이 벌어질지 모릅니다.배가 가라앉아 물을 먹고 기절하지 않았으면 저희의 적수가 아니었습니다."
진저리를 치는 버크의 대답에 대륙최강의 기사인 소드마스터와 그호위들이라면 그럴수도 있겠다 싶어서 잭도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몇일 놔뒀다가 조금 기가 꺾이면 그때 다시 잘 대해서 환심을 사기로 합시다.소드마스터라면 육지에서는 우리중 누구도 적수가 안됩니다."
꾸아송의 의견에 동의한 잭은 이번엔 아크의 부인들을 보러 갔다.그들이 갇혀있는 방을 틈새로 살펴본 잭의 눈이 휘둥그래졌다.
"저,저럴수가!저 많은 미인들이 모두 아크황자의 부인들이란 말인가?"
잭이 놀라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기사,신관,엘프등이 섞여 있는 아크의 부인들은 평생 노예무역과 해적질로 여러여자를 봐온 잭도 경험해본적이 없는 일급의 미인들이었다.다른 대두목들도 족쇄를 차고 있는 여인들을 한번씩 쳐다보고는 모두 침을 질질 흘렸다.
그중에서도 냉정한 꾸아송이 제일 먼저 이성을 찾고 다른 대두목들을 다독였다.
"모두들 정신 차리시오,저들은 황자의 여인,무례를 범하면 깊은 원한이 생깁니다.딴 생각들은 품지마시오."
꾸아송의 말에 다른 대두목들은 입맛을 쩍쩍다시며 정신을 차렸다.두목급들인만큼 그런 정도의 분별력은 있었다.그들은 빨리 돌아가서 다른 여자노예들에게라도 욕정을 풀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일단 서둘러 유리아와 플로린에 사신을 보내고 그들의 전갈을 받아오면 다음에 얘기를 정하기로 하세."
"저희는 이제 어떻게 합니까?"
"일단 버크 자네가 와차비의 선단은 잔여인원과 추가인원으로 부하들을 다시 편성해보게,그리고 그후의 편성은 그다음에 논의하세."
와차비선단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았다는 중급간부 버크의 물음에 잭은 일단 재편성을 맡겼다.하지만 돌아서는 버크의 입가에 웃음이 배어 있다는 것을 잭은 미처 알지 못했다.
몇시간뒤 해적단의 서신을 가진 쾌속선 2척이 각각 유리아와 플로린으로 향했다.전속력으로 플로린으로 향하던 함선은 얼마후 플로린군함과 마주쳤다.
"플로린 군함입니다!"
"우린 플로린에 서신을 전하러 온거다.이번엔 싸울 필요없으니 백기를 올리고 중대한 전갈이 있다고 신호를 보내라."
선장의 지시대로 신호를 마치자 플로린군함에서도 답신이 왔다.
"뭐라고 하나?"
"네,<알았다><기다리고><있었다> 이상입니다."
"뭐!?"
선장은 뭔가 이상하게 느껴졌고 그 불안은 적중했다.플로린 함선에서 대마법사나 가능하다는 화염계궁극주문 헬파이어가 날아든것이다.
"으악!"
"회,회피하라!"
"불가능합니다!으아악!"
헬파이어에 적중된 함선이 삽시간에 침몰하고 해적들은 침몰하는 함선과 운명을 함께 했다.
"후후,너희의 전갈은 필요가 없다.곧 있으면 너희 해적들은 사라질테니까,그전에 본국에 너희와 결탁한 쓰레기같은 귀족들에게 이야기가 흘러들어가면 곤란하지."
선수에서 미소를 짓고 있는 파렌하잇의 옆에는 방금 헬파이어주문으로 해적선을 한방에 침몰시킨 사라가 역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같은 시간 유리아쪽으로 향하던 함선도 앤이 타고 있던 플로린 군함에 의해 최후를 맞고 있었다.
마르키안 해적들의 본부 랑카섬에 밤이 찾아들자 아크의 부인들이 수감되어 있는 감방앞에 한 인영이 나타났다.해적들의 대두목중 하나인 나르카스였다.
"흐흐흐,잭은 너무 소심해,배가 지나간 흔적은 남지않는 법인데 저런 미인들을 곱게 모셔두기만 하라는 말인가?"
해적들중 보기 드물게 금발의 미남자인데다가 호색한인 나르카스는 아크의 부인들에게 손을 대지 말라는 두목의 지시에 불만이 많았다.여태 수많은 여인을 섭렵한 그의 눈에도 아크의 여인들은 결코 맘에 들지 않는 여인이 없었다.자신의 욕망을 활활 태울만한 화원을 발견한 나르카스는 완전히 욕망의 포로가 되어 있었다.
"후후,듣자 하니 7써클 마법사라는 아크의 첫째부인 사라라는 여자는 파렌하잇과 함께 도망가는데 성공했다니 나머지 여인들은 저 구속만으로도 충분히 묶어둘수 있지,이 섬에 있는 동안 하나씩 모두 내것으로 조교해주마,아마 황자가 권력으로 여기저기서 여인들을 끌어모았겠지만 도저히 만족시켜주지는 못했을터,내 육봉으로 길들여주면 앞으로 저런 황자따위의 물건으론 도저히 만족하지 못할거다.그렇게 내 성노로 만들어서 보내놓으면 육지에도 좋은 연줄이 생기는것 아니겠나?크하하하......"
자물쇠를 따고 나르카스가 안에 들어서자 여인들은 모두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그것을 겁에 질린것으로 판단한 나르카스는 최대한 무게를 잡으면서 말했다.
"하하하,모두 기분이 어떠시오?나는 마르키안연합의 대표중 최고의 풍류남아인 나르카스라 하오,그대들은 여태 귀한 몸으로 살아왔을지 모르나 이제 암컷으로 남자를 만족시키면서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야 하오.그러나 너무 염려하지 마시오.이 나르카스는 다른 거친 바다사나이들과 달리 여인들에게 매우 친절한 남자라오.오히려 여태 경험하지 못한 쾌락으로 천상의 즐거움을 맛보게 해줄것을 약속하오,나는 여인들의 의견을 존중하는 신사이기도 하지,자,누가 먼저 천상의 쾌락을 맛보겠소?"
나르카스의 자화자찬에 잠시 서로를 멀뚱멀뚱 쳐다보던 여인들중 리사가 손을 들었다.
"오,벌써 순응하시기로 하셨나보구료,잘 생각했소,말만 잘 들으면....꽥!"
나르카스는 비명과 함께 쓰러졌다.그가 리사의 가슴을 더듬으려는 순간 리사가 피스트마스터의 발길질로 그의 사타구니를 걷어차버린 것이었다.
"나참 기가 막혀서 말이 안 나오네,하도 같잖아서 어디까지 헛소리하나 좀 들어주려고 했더니만."
"뭐,저 멍청한 놈 덕분에 이리나언니가 자물쇠따는 수고는 덜었네요."
"천상의 쾌락을 주기엔 너무 빈약한 것 같은데?"
나르카스의 물건을 발로 짓이기면서 리사가 이죽거렸다.여인들은 단단히 채워진 것으로 알고 있던 족쇄들을 털어내면서 일제히 일어서고 있었다.
"어,어떻게?"
"넌 알 필요 없어."
물건이 부서지는 고통속에서도 겨우 이상황에 의문을 표시한 나르카스였지만 리사는 무시하고 목을 꺾어 버렸다.뒤이어 엘레나의 손가락끝에서 피어나온 독무가 그의 시체를 흔적도 없이 녹여버렸다.
"자,서두르자."
어느새 경비병들을 제압한 아테나와 사이나가 아크와 레드드래곤기사단들이 갇혀 잇는 방을 열었다.
"아크,조금 더 고생하셔야겠네요."
"고생은,다만 당신을 안을수 없는게 안타까울 뿐이지,자,계획대로 시작해."
여인들을 따라서 레드드래곤의 기사들중 10여명이 어둠속으로 사라졌다.
하루종일 여러가지 생각으로 고민하다 술의 힘을 빌어 골아떨어진 잭의 방으로 히끄무레한 안개가 스며들더니 어느새 여인의 형상으로 바뀌었다.
"쳇,인제 뱀파이어가 아니라서 피는 먹어봐야 맛도 없는데,하지만 할수 없지,일주일동안이라도 확실한 지배를 위해서는 피를 빨아내야 하니까."
밤에만 뱀파이어의 능력을 사용가능한 에밀리가 고운입술을 잭의 목덜미로 가져갔다.그입술사이에서 번쩍이는 송곳니가 목에 박히고 얼마의 시간후 에밀리가 입을 열었다.
"일어나라,잭."
에밀리의 명령에 잭이 침상에서 몸을 일으켜 에밀리앞에 무릎을 꿇었다.눈초리는 마치 몽유병자같았다.
"너는 누구냐?"
"예,저는 애꾸눈 잭이고 에밀리님의 종입니다."
잭이 자신의 지배하에 들어온 것을 확인한 에밀리는 아크에게 명령받은 지시를 잭에게 주입하기 시작했다.
같은 시간 꾸아송의 방
"도대체,왜 와차비가 파렌하잇의 배를 공격한건지 이해가 안가는군,파렌하잇에게 당한 원한은 크지만 제이득을 누구보다 챙기는 자라 위험을 감수할만한 위인은 못되는데 말이야."
매사에 세심한 꾸아송은 마르키안 해적들의 운명을 바꿔놓을지 모르는 이번사태를 생각해보느라 잠도 오지 않았다.
"아크의 부린 사라의 주문때문에 많은 함선을 잃고 마지막에 아크황자가 탄배에 격돌해서 백병전을 벌이던 도중 배가 침몰한덕에 수영을 못하는 아크황자와 호위기사들,그리고 그의 부인들을 생포,파렌하잇은 나머지 잡히지 않은 그의 부인들을 구조해서 후퇴함,왜 파렌하잇이 그렇게 순순히 후퇴했을까?"
꾸아송은 정황에서 이상한 부분을 발견했다.살아돌아온 해적들의 전력은 배한척도 운용하기 힘든수준,파렌하잇에게 두척이 남아 있었다면 아크가 포로로 잡혔다고 해도 차라리 좀더 끈질기게 덤벼드는게 낫지 않았을까?이렇게 호위임무를 쉽게 포기하면 꼬장꼬장한 성격때문에 연줄도 별로 없는 파렌하잇은 모든 책임을 뒤집어쓸 위험이 높았다.그러느니 끝까지 덤벼보는게 낫지 않았을까?
"가만!그러고보니 생존자들을 데리고 온 버크란 자는 딸이 노예가 될까봐 억지로 선단에 가담했던자!혹시?"
꾸아송은 서둘러 옷을 챙겨입으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무래도 이상해!다시한번 상황을 챙겨봐야,끄으윽!"
꾸아송은 갑자기 뒤에서 가는 실같은 것이 목을 죄어오는것을 느꼈다.졸리는 느낌은 삽시간에 서늘한 느낌으로 바뀌고 그의 생각은 더이상 이어지지 않았다.
"휴,해적들의 모사꾼이라더니 역시 눈치가 빠르군,리나,처리하렴."
꾸아송의 등뒤로 접근해 그가 알아차리기도 전에 은사로 목을 잘라버린 레나가 리나에게 지시하자 그녀의 손끝에서 피어안 독무가 역시 시신을 흔적도 없이 녹여버렸다.
"자,라투스경,어서요."
그녀들을 따라온 레드드래곤의 기사라투스가 손에 쥐고 있던 변신마법스크롤을 찢었다.9써클 마법사인 사라가 만든 스크롤은 그의 모습을 완벽하게 꾸아송으로 만들어주었다.
"서두르자.아직도 많이 남았어."
이날밤 해적들의 대두목급들은 모두 바꿔치기 당하거나 에밀리의 노예가 되었다.
다음날 마르키안 군도의 전해적들은 각 섬들에 30~40명정도의 경비병력만 남기고 랑카섬으로 모두 집결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주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으므로 순찰과 감시를 강화하라는 지시를 받고 있던 해적들은 어리둥절했지만 대두목들의 명령에 따르지 않을수 없었다.
드디어 본거지 랑카섬에 무려 7만5천에 달하는 해적들이 모두 모여 북적대고 있을 무렵 마르키안의 수원지위에 새워진 샘의 탑에 버크와 그를 따르는 몇몇 선원들,그리고 아크와 헨더슨을 비롯한 9명의 레드드래곤기사들이 나타났다.마르키안군도의 수원지를 좌지우지할수 있는 이곳은 창문도 없는 강철의 탑으로 되어 있어 입구에서 3~4명만 지켜도 절대 쳐들어오기 힘든 구조로 되어 있었다.
"아니,버크 자네가 여기는 웬일인가?그리고 아크황자는 감방에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이곳의 경비담당인 라이슨이 의문을 표시했다.이곳은 섬에서 가장 중요한 곳중의 하나로 외인을 함부로 데려올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아,이제부터 아크황자를 귀빈으로 모시라는 지시가 내려왔다네,그래서 이곳을 구경시켜 드리라는 잭두목의 지시를 받았지."
"난 그런 지시를 받은 적이 없네,일단 확인해봐야겠으니 기다리게,으윽!"
버크가 찌르는 단도에 심장을 찔린 라이슨이 그대로 숨을 거두었다.옆에 서있던 경비병들도 헨더슨과 아크의 검에 목이 날라갔다.
"혹시라도 이 수원지를 이용해 최후발악을 하려는 놈들이 나오면 곤란하지,헨더슨경,기사들 8명을 여기 남겨둘테니 반드시 지켜야만 하오."
"염려마십시오,전하."
얼마후 랑카항구안에 모인 7만5천의 병력에게 무장해제지시가 내려졌다.선원들은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했으나 섞여 있는 배반자들을 골라내기 위한 조처라는 두목들의 지시에 어쩔수 없이 따랐다.무기를 버린 그들의 옆을 못보던 선원들이 창을 들고 메꿨다.
거대한 랑카항을 한눈에 내려다볼수 있는 탑위에 애꾸눈잭과 11명의 대두목들이 늘어섰다.부두만으로는 모자라 항구에 정박한 배들의 갑판위까지 메우고 있던 해적들은 불안한눈초리로 두목들의 말을 기다렸다.
"지금부터 해적왕으로서의 마지막 지시를 내린다.오늘로 마르키안연합은 해산한다.그리고 마르키안군도는 유리아로 편입될 것이다."
아무것도 아닌것처럼 태연하게 내려진 지시에 해적들은 쇼크를 극복하지 못하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당황해서 대답을 하지 못했다.하지만 옆에서 있던 처음보는 선원들이 그 명령과 동시에 겉에 창칼로도 뚫을수없는 비늘피부를 가진 머맨전사들로 변하자 그들은 삽시간에 공포에 질렸다.
"그들은 유리아에서 파견한 유리아군이다.순순히 지시에 따르면 유리아의 양민으로 살아가거나 희망에 따라서 정식유리아해군에 편입될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절대 용서치 않을 것이다."
곧이어 내려온 협박에 해적들은 설사 저항하고 싶다고 해도 저항을 포기하지 않을수 없다.보통 전투형태의 머맨들은 창칼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는 비늘과 괴력으로 인해 소드유저급이 아니면 상대하기 힘든 상대다.그런 머맨들이 무려 자신들의 반수가까운 3~4만명이 주변에 무기도 없는 자신들을 포위하고 있는데 저항할 방법이 없었다.
"드래곤오크씹는 소리하지마라! 잭,자유의 바다사나이들을 팔아먹을 셈이냐!"
일부러 머맨들의 감시하에도 두지 않고 무기도 절반만 뺏은 해적들중에서도 특권층에 속하는 구 게르마니아부흥세력출신들인 라이폰선단의 해적들이 저항하고 나섰다.구게르마니아부흥세력들로부터 비롯되었다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이들은 일명 해적중의 귀족들로 섬주민들뿐아니라 해적들에게도 상전노릇을 하고 매번 이익금분배에도 우선권을 요구하고 나서 해적들사이에도 반감이 큰자들이었다.아크는 일부러 이들은 전부 숙청해버리기 위해서 이들의 두목인 라이폰은 바꿔치기하지 않았다.
"하하,자유의 사나이들?그야말로 드래곤에게 씹힌 오크가 비웃을 일이다.여태 공존해온 주민들을 노예로 팔아넘기고 동지들위에 군림해온 네놈들이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느냐?과연 자유의 바다사나이들을 걱정해서 하는 소린지,네놈들의 특권이 없어지는 것이 억울해서 하는 소린지 동지들에게 물어봐라!"
잭의 반론에 이들의 두목인 라이폰은 미칠지경이었다.저인간이 어디가 돌아서 저런 소리를 하는건지 알수가 없었다.주변의 해적들을 돌아보니 평소 그들의 행실을 기억하고 있던 해적들은 전혀 라이폰을 지지하지 않는 듯했다.
"동지들이여!저 배반자 잭과 패거리를 없에고 바다사나이의 낙원 랑카를 구하자!돌격!"
마침,잭이 있는 탑 가장 근처에 있던 라이폰패거리들은 일제히 탑으로 돌격해 들어갔다.그들의 앞을 아크와 헨더슨이 주축이된 10인의 레드드래곤기사들이 막아섰다.
"어차피 사라져주는게 더 좋을자들,단번에 없애 버리시오."
아크의 오라블레이드의 섬광이 빛나고 뒤이어 레드드래곤의 기사들이 덤벼들었다.아크의 오라블레이드에 단숨에 10여명이 베어나가고 전원소드익스퍼트상급으로 이루어진 레드드래곤기사들이 그들을 마구 베어넘겼다.뒤이어 탑근처에 있던 천여명의 머멘들이 3천여명의 라이폰의 부하들을 마구 학살하기 시작하자 마나를 사용할줄아는 기사들이 없는 해적들은 그들의 적수가 될수 없었다.
일부 인원들은 그 아수라장에서 몰래 빠져나가 수원지를 차지하고 마지막 발악을 해보려고 했으나 미리 아크가 보내두었던 레드드래곤의 기사들의 경비를 뚫지 못하고 모두 죽음을 당했다.끝까지 저항한 라이폰의 부하들은 그댓가로 다른 해적들은 모두 무사했지만 그들과 남은 가족들은 모두 노예로 팔리는 운명을 맞이했다.
같은 시각 3~40명씩 남아서 주민들을 감시하고 있던 해적들도 일제히 봉기한 반란군들에 포위되어 모두 항복했다.
원래 아크는 해적선의 남은 한척의 함선에 생포된 것으로 위장하고 버크와 함께 랑카섬에 잠입하면서 신디아를 하얀뿔일족에게 보냈다.머메이드인 신디아는 쾌속선보다 헐씬 빠르게 일족에게 도착했고 그들의 군주인 아크의 명령을 받은 하얀뿔일족은 무려 4만의 머맨전사들을 랑카로 보내고 3만의 머메이드들을 동원해서 캐시의 비스트마스터의 능력으로 연락을 받은 무기가 부족했던 반란군들에게 무기들을 전달해주었다.바닷속을 자유롭게 누비는 머맨들은 랑카의 항구에 잠입해서 물속에서 대기했다.
그리고,자신은 섬안에서 대두목들을 바꿔치기한다음 속전속결로 일을 끝내버린 것이었다.수백년동안 남쪽 바다를 지배해온 마르키안 해적들의 종말에는 단 4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터무니없는 일이군,머맨들의 지배자라니......"
장악이 끝난 랑카에 입항하여 상황을 둘러본 파렌하잇은 머맨들을 동원할 거라는 설명을 아크에게 들었지만 저 수효를 보고는 기가 막혔다.보통 바다에서 일급선원 4~5명의 몫을 충분히 하고 물속에서 자유로운 머맨들은 최고의 바다전사였다.저런 전사들이 무려 4만이라니......
"하넬리아,당신일족도 저정도 숫자가 될려나?"
"택도 없어요,우리 일족은 싸울수 있는 머맨전사들을 전부다 모아도 5천명이 될까말까지만 하얀뿔일족은 가장 젊은 전사들로만 4만명을 모을수 있는 숫자로는 최대규모의 일족이에요.전에 일족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자를 자신들의 군주로 모시겠다고 하얀뿔일족이 맹세했다는 건 들었지만 아크황자가 그럴줄은 몰랐네요.신디아의 배우자라는데서 눈치챘어야 했는데요.그런데 그서류는 어떻게 하실 생각이에요?부패한 귀족들을 처리하는데 사용하실 건가요?"
비록 해적 함선2척을 사라와 앤이 처치하는데 도와준것 뿐이지만 도와주었다는 명목으로 파렌하잇에게 보답을 하고 싶다고 하자 파렌하잇은 해적들과 본국귀족들의 서신과 뇌물거래명부를 차지하게 해줄것을 요구햇다.
"후,한둘이어야 그렇게 하지,이걸 터뜨려봐야 오히려 내가 다칠걸?다만 유리아에 이용되는 걸 막기 위해서 뺏았을 뿐이야."
내용을 확인한 파렌하잇은 기가 막혔다.도대체 본국의 고위귀족들중 해적들의 뇌물을 안 받아먹은 자들이 오히려 더 소수였던 것이다.
한편 같은 시간 해적왕잭의 방이었던 곳을 차지한 아크는 감방생활동안 더러워진 몸을 씻기위해 욕탕에 몸을 담구고 있었다.옆에서는 캐시가 시중을 위해 알몸에 타월한장을 두른채 따라 들어왔다.
"나,난 이런 거 처음이다냥,하지만 앞으로 배우면 잘 할테니 이해해줘라냥."
얼굴을 히면서 몸을 비비꼬던 캐시는 아크를 팔다리를 주무르고 씻기기 시작했다.
"그러지 말고 너도 욕조안으로 들어와."
아크의 지시에 얼굴이 더 붉어지면서 캐시는 타월을 벗고 알몸으로 욕조안에 들어왔다.같이 뜨거운 물에 몸을 담군채 아크의 몸을 씻기는 캐시를 멈추게 하고 아크의 다음지시가 떨어졌다.
"이제 가슴을 사용해봐.비누를 새로 붇혀서."
아크의 지시에 앙증맞은 가슴위에 비누를 묻히고 거품을 일게한 캐시는 가슴을 이용해 아크의 전신을 이곳저곳 문지르기 시작했다.미끈한 비누거품에 미끄러지는 부드러운 가슴의 감각이 아크를 기분좋게 했다.
상반신을 다 씻긴 캐시는 물에 잠긴 하반신을 씻기기 시작했다.하지만 자신도 물속에 잠겨야 하기 때문에 이따금 머리를 들고 숨을 내쉬어야 했다.
"아래는 너도 가슴으로만 하지 말고 여기를 사용해서 씻어."
듬성듬성한 수풀이 돋은 꽃잎과 엉덩이를 주무르면서 말하는 아크의 명령에 부끄러워 고개를 숙이면서 다시 아크의 다리를 자신의 사타구니사이에 끼우고는 왕복운동을 하기도 하고 엉덩이에 비누거품을 묻혀 문지르기도 했다.
"냐아아~냐아아앙......"
마치 그움직임이 자위행위라도 되는 양 달아올라버린 자신의 몸을 주체못하고 캐시는 신음소리를 토했다.서서히 캐시의 꽃잎사이의 동굴에서 애액이 스며나오기 시작했다.
"자,마무리는 침실에서 하자."
달아올라버린 캐시를 안고 침실로 들어온 아크는 캐시의 입술을 대뜸 덮치면서 마음껏 탐닉하기 시작했다.살살 파고들어가 혀를 감아가면서 캐시의 입안을 탐닉하는 아크의 손길은 캐시의 귀여운 젖가슴과 엉덩이를 마음껏 주무르면서 몸을 자극하고 있었다.캐시의 입안을 마음껏 맛보고 자신의 타액을 캐시에게 흘려보내 맛보게 한 아크는 이윽고 자신의 물건을 캐시에게 내밀었다.이미 펠라치오를 경험해본적 있는 캐시는 아크가 원하는 것을 알고 아크의 무릎사이에 순순히 무릎을 꿇었다.
캐시는 서서히 아크의 물건을 혀끝으로 뿌리쪽에서부터 ?아올라오기 시작했다.아크의 물건을 혀로 감아가면서 애무해올라오는 그녀의 몸짓에 아크의 물건은 점점 캐시의 침투성이로 변해갔다.
캐시의 촉촉한 혀에 애무받은 아크의 물건이 그 애무에 달아올라 꿈틀꿈틀 경련하고 있었다.머리좋은 묘인족답게 캐시는 두번째에 이미 능숙한 테크닉을 보이기 시작했다.마치 혀로 마사지하듯이 물건에 꾹꾹 압력을 주면서 동시에 보드랍게 자극하는 그녀의 테크닉에 아크의 물건은 점점 달아올랐다.
이윽고 손끝으로 부드럽게 뿌리족을 말아 올리면서 아크의 물건을 끝에서부터 삼킨 캐시는 물건을 머금고 검고 윤기가 흐르는 머리카락을 휘날리면서 앞뒤로 왕복운동을 시작했다.그 빨아들이는 느낌에 달아오른 아크가 캐시의 머리를 누르면서 물건을 목구멍까지 집어넣었다.하지만 목구멍까지 집어넣는것은 캐시로서는 아직 무리였는지 그녀의 얼굴은 새빨개지면서 괴로워했다.
"으흠,목구멍까지 넣는 것은 다음번에 해보기로 하자."
캐시를 침상에 눕힌 아크는 캐시의 허벅지를 좌우로 벌리고 그 계곡사이에 얼굴을 묻고 내음을 음미했다.자신의 음부앞에서 뜨거운 숨결을 내뿜는 아크의 몸짓에 캐시는 절로 몸을 비틀었다.
"냐,냐아아......"
"좋은 냄새가 나는구나,캐시."
듬성듬성한 음모로 수풀을 이룬 캐시의 계곡은 벌어진 꽃잎사이로 보이는 부드러운 빛깔이 처녀지의 느낌을 주고 있었다.그 꽃잎의 상단에는 아직 발기하지 않은 음핵의 끝이 살짝 수줍게 얼굴을 내보이고 있었다.
"으음,귀여워 캐시."
꽃잎을 벌리고 이미 계속된 애무로 배어나온 애액을 머금고 있는 속살들 드러나게 한 아크는 혀를 내밀어 그동굴안의 부드러운 점막을 자극하면서 애액을 빨아먹었다.캐시는 처음 받아보는 자극에 무서움을 느끼며 몸으 오그리려고 했지만 아크는 허락하지 않았다.이윽고 튼튼히 솟아오른 아크의 물건이 자신의 꽃잎위를 더듬자 캐시는 벌벌 떨었다.
"냐아,무섭다냥."
"조금만 참으렴.어차피 한번은 거쳐야 하니까."
굳어버린 캐시의 몸을 풀어주기 위해 양손을 캐시의 가슴위로 가져간 아크는 가슴을 부드럽게 애무하면서 그위의 유두를 살살 간질엿다.동시에 아크의 물건은 서서히 캐시의 동굴안을 채워가기 시작했다.
"냐아,사,살살 해라냥."
공포에 질려서 아크를 와락 껴안는 캐시의 보지는 처음 들어오는 남자의 물건에 저항하려는 듯 문을 닫으려고 애㎲嗤?그것을 자극으로 받아들인 아크의 자지는 서서히 캐시의 처녀막까지 들어왔고 아크가 허리에 힘을 주는 것과 동시에 단번에 처녀지가 뚫려버렸다.
"냐아,아프다냥!"
고통에 아크의 등을 묘인족특유의 긴 손톱으로 긁어버린 캐시의 몸짓에 잠깐 놀라 동작을 정지햇던 아크였지만 이윽고 정복감을 만끽하면서 왕복운도을 시작했다.처음으로 받아들이는 남자의 물건이 캐시의 부드러운 속살을 찔러올때마다 캐시는 아크를 힘껏 끌어안으면서 경련했다.
"냐아,냐아아!"
"좋았어,캐시,이제 간다!"
캐시의 허리를 살짝 들어올리면서 더욱더 깊이 물건을 찔러넣은 아크는 캐시의 안에 자신의 정액을 가득 채워넣었다.아크가 물건을 빼내자 캐시의 처녀혈과 애액,아크의 정액이 섞인 액체가 흘러나와 침상을 적셨다.
3일후 순간이동마법으로 도착한 치엔터와 6써클마법사 커크백작이 중심이 된 유리아의 선발대에 머맨들의 통제권을 임시로 넘기고 사후처리를 부탁한 아크는 다음날 다시 평화회담을 위해 출발하기로 했다.이곳에서 메디아까지는 쾌속선으로 전력으로 일주일정도이므로 12일정도 남은 평화회의까지는 아슬아슬하게 맞출수 있을 것이었다.
아크는 파렌하잇과 버크,그리고 봉기군의 지도자였던 아카스타와 자리를 함께 했다.
"파렌하잇경,지금부터 경에게 정식으로 제안할게 있습니다.강제로 권유는 하지 않겠으니 너무 무례하게 생각지 마십시오."
"말씀하십시오,전하."
"저희 유리아로 전향하셔서 해군을 맡아주시지 않겠습니까?유리아의 차기황위계승자의 이름을 걸고 해군총사령관직을 보장하겠습니다."
파렌하잇은 쓴웃음을 지었다.사실 어느정도 예상하고 있었던 일이다.해군경험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유리아로선 해군함대의 지휘능력자가 한사람이라도 아쉬울 터였다.하지만 파렌하잇은 전장에서 기교를 발휘할수는 있어도 이런 부분에선 고지식하기 짝이 없었다.
"저는 플로린의 장수로서 사랑하는 하넬리아와 함께 하는 삶에 만족하고 있습니다.해적들을 보자 말자 항복부터 하려고 한 겁많은 장수를 너무 과대평가하시는 듯 합니다."
"그건 겁이 많아서가 아니라 자신의 전력을 냉정히 살펴보고 내린 결단이었습니다.자고록 적을 알기도 힘들지만 자신을 냉정히 판단하기는 더 힘들다고 햇습니다.제가 해군에 대해선 문외한일지도 모르지만 당신이 뛰어난 인물이라는 것만큼은 장담할수 있습니다."
"파렌하잇,사실 내가 전하께 그대를 설득해 달라고 부탁했다네,현재 플로린의 썩은 실정으론 자네는 도저히 능력을 발휘하기 힘들거라네.차라리 유리아에 와서 자네 능력을 발휘해볼 기회를 얻지 않겠나?나는 자네라면 기꺼이 그 밑에서 일할 수 있네."
버크의 말에 파렌하잇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사실 플로린과 로키안에서는 부패한고위귀족들의 장벽때문에 제능력을 발휘하지 못한 젊은 장수들이 실력주의를 선택하고 있는 유리아로 넘어가는 일이 다반사였다.다만 자신들의 밥그릇에만 정신이 팔린 귀족들은 오히려 그런일을 자신의 무능력한 자식들이 자리를 차지할수 있는 기회로 여기고 별로 신경쓰지도 않았다.
"자네는 조국에 배반당한 처지이니 어떤 행동을 취하건 상관않겠네.하지만 나는 조국을 배반할수는 없네.부디 유리아에서 공명을 이루기를 친구로서 기원하겠네."
아크에게 예를 취한 파렌하잇은 방을 나서버렸다.아크는 입맛을 쩍쩍 다시면서 버크에게 말했다.
"역시 안되겠군요.과연 파렌하잇경은 훌륭한 사람입니다."
"안되었지만 플로린에서 능력을 발휘하기는 힘들겁니다.참 아까운 사람이지요."
"그럼 처음 얘기대로 유리아해군을 맡는건 버크경이 맡아주셔야겠습니다."
"제 능력으로는......,"
"어차피 버크경외에는 해군을 아는 사람이 유리아에서는 없습니다.그리고 아카스타님께는 후작위가 내려질 겁니다.유리아의 귀족은 타국과는 좀 위치가 다릅니다만 앞으로 마르키안관리에 전력을 기울여주셨으면 합니다."
"네?"
아카스타는 놀랐다.그는 사실 하프엘프로서 대륙에서 차별을 견디다 못해 마르키안으로 넘어온 사람이었다.뛰어난 학자이면서 소드익스퍼트의 검사이기도 한 그는 뛰어난 지식과 인품으로 대륙에서 여러가지 고통끝에 마르키안으로 밀려들어온 난민들의 존경을 받고 이번 봉기를 주도했지만 설마 제대로 된 국가에서 자신같은 인간도 엘프도 아닌 혼혈아에게 작위를 내릴거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다.
"죄송합니다만 후작위는 거둬주십시오."
"네?"
"제가 그런 높은 귀족자리를 받으면 섬사람들에게 제가 작위를 위해서 이곳을 팔았다는 오해를 사고 앞으로 이곳이 유리아의 영토로 귀속되는데 장애가 됩니다.처음 말씀드린 것처럼 이곳에 있는 수인족들을 비롯한 이종족들과 하프엘프같은 혼혈족을 위한 공간을 확보해주시는 것만으로도 저희는 만족합니다."
"저역시 유리아의 해군을 총괄할 위치는 너무 부담스럽습니다.거둬 주십시오."
작위를 거절하는 두사람들에게 쓴웃음을 지은 아크는 별수 없이 말을 바꿨다.
"휴우,정말 청렴결백하시군요.그럼 두분께 자작위를 내릴테니 보좌역이라도 해주시기 바랍니다.그리고 차후 두분이 공을 세우시면 그 공에 걸맞는 작위를 올려드리지요."
그것까지 사양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 두사람은 아크에게 예를 표했다.두사람을 내보낸 아크는 본국과 통신마법으로 연결된 마법수정구를 연결시켰다.
<그거 아깝구나,그 파렌하잇이란 장수 보고서 내용만으로도 아주 유능해보였는데 말이다.>
통신구로 상황을 보고받은 얀대제는 파렌하잇을 끌어들이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다.이미 전부터 파렌하잇의 유능함은 유리아에도 알려져 있었다.이때의 얀대제의 느낌은 틀리지 않아 파렌하잇은 나중에 아크가 즉위하고 일어나는 대륙통일전쟁에서 플로린해군을 이끌고 유리아해군을 크게 괴롭히는 명장으로 이름을 날린다.
"어쩔수 없는 일이죠,더 말씀하실 건 없습니까?"
아크의 대답에 잠시 생각을 가다듬던 얀이 입을 열었다.
<지금 생각해본건데 이제 그냥 거기서 핑계를 대고 귀환하는게 어떠냐?이번 여행에서 마르키안을 얻은 것만으로도 엄청난 성과다.거기다 지금까지 네가 보여준 일행들의 위력때문에 놈들이 다른 마음을 품을 확률은 더 높아졌다.>
"중요한 맹세가 있어서 여기서 끝낼수는 없습니다.무슨일이 벌어지더라도 잘 대처할테니 염려마시기 바랍니다."
사실 드래곤로드와 이번에 뒤에 숨어있는 고대마도문명과 연결된 마법사의 정체를 파악하기로 약속한 이상 아크도 여기서 여행을 중단할수는 없었다.아크본인도 그자가 누군지 확인하기를 원했고 자신의 파티의 능력이라면 어떤 난관도 해결할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어쩔수 없다는 태도로 얀은 아크에게 대답햇다.
<좋다,앞으로 블랙팬텀과 동방지역의 정보조직에 대한 통제권을 내게 넘기겠다.설사 전쟁으로 확대되는 일이라도 네 안전과 관련된 일이라면 망설일 필요없다.>
아크와 통신마법을 끊은 얀대제는 곁에 있던 틸피츠에게 명령했다.
"틸피츠공작,앞으로 국경지역에서의 무장시위를 관두고 대신 예비병력소집규모를 100만까지 늘리시오.그리고 군에는 언제든 출동준비를 갖춰두라고 하시오."
"폐,폐하!"
"어설픈 자극은 오히려 놈들에게 만만해 보일수 있소,어차피 무력시위를 안 한다고 해도 우리의 그정도 동태는 저놈들도 파악하고 있을테니 아크일행에게 허튼 짓을 할경우 자신들도 끝장날 각오를 하라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오."
틸피츠는 얀의 결단을 이미 말릴수 없다는 것을 절감했다.얀은 신하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지만 한번 결정한 일에 대한 권위감은 남이 넘보기 힘든 사람이었다.
"굳이 그럴 필요 있나?너무 과민반응아닐까?"
얀과 단둘이 되자 시라니안이 편한 말로 의문을 표시했다.
"아니,이제부터 진짜 아크가 위험하네.아크는 마르키안을 장악함으로써 동방의 부패한 귀족들의 자금줄의 하나를 끊은 셈이 되었어.그 미련하고 욕심많은 돼지새끼들은 국가의 장래에는 무심해도 자기들 밥그릇챙기기에는 예민하다네.미친짓을 벌일 확률이 높아진 셈이지.그리고 하나 더 로키안의 로푸스 5세가 어떤 생각을 품고 있는지 걱정스러워."
시라니안도 거기에는 고개를 끄덕였다.로푸스5세는 사실 얀에 못지 않은 인물로 효웅으로 불리던 자로서 과거 이간책을 사용해서 플로린의 검신이라고 불리던 공고나백작을 함정에 몰아넣어 죽게 만들고 메디아와 플로린을 압박하던 인물이었다.국내의 부패한 귀족들의 발목잡기와 갑자기 서방에서 혜성처럼 나타난 유리아에 의해 최강대국에 등극하는데 실패하고 대유리아동맹을 이용해 대륙정세를 고정시키는데 만족해야했지만 만만치 않은 인물이라는 것은 확실했다.
"이번에 아크를 함정에 빠뜨리려고 했다는 배후의 두놈에 대해서는 이미 블랙팬텀이 확보를 했지,끝내 그 마법사의 정체만은 밝히지 못했지만 이상한건 그 두놈이 워낙 조무라기라는 거야.뭐 배경은 관두고라도 이따위놈들한테 일을 맡기면 성공할 확률은 그 마법사가 아무리 대단하더라도 뒷처리만으로도 버거울텐데 로푸스정도되는 인물이 왜 그렇게 했는지 이해가 안가."
"그럼 차라리 아크들을 돌아오게 하는게 어때?그럼 음모도 끝날거아냐?"
"앞으로 유리아의 황제가 될녀석이 한번 결심한 걸 도중에 끝나게 하긴 싫군,저렇게 본인이 끝까지 해보겠다는데 말야.그리고......처음 우리가 파악했던 아크일행전력에 문제가 있더군."
"뭐?"
얀의 말에 시라니안은 어리둥절해졌다.최강의 검사라는 소드마스터인 아크와 8써클 마스터인 사라의 조합에 일류의 여인들의 능력에 뭐가 더 추가된단 말인가?
"먼저,그 아테나라는 아이,소드익스퍼트가 아니라 그아이도 소드마스터였더군,시아버지한테도 안 밝혔다니 너무하잖아?"
"에!?"
시라니안은 어이가 없어서 턱을 벌렸다.여성 소드마스터는 300년전의 호레니아가 여태 검세력의 역사에서는 유일무이했던 것이다.
"그리고,이리나 그 엘프아이,단순한 정령사가 아니라 5대정령왕을 모두 소환가능하다는 대정령사였더군."
"엑!"
다시 시라니안의 턱이 또한단 올라갔다.인간들에겐 정령사의 맥이 끊긴지 백년이 지났고 엘프중에서도 대정령사급은 맥이 끊긴지 천년이 넘었다고 들었다.아무리 엘프라지만 정령왕들을 모두 소환할수 있다니?그것도 아직 200살도 안된 엘프로서는 젊은 나이로서 말이다.
"다음,앤이라는 호빗아이,7써클 마스터에다가 그것도 네크로맨서였더구만."
"끄,끄으윽....."
결국 시라니안의 턱은 빠지고 말았다.체질에 좌우를 받고 특수한 기술을 사용하는 네크로맨서 대마법사급은 일반마법사의 9써클 마스터보다 희귀한 존재였다.
"거기다 이번여행에서 소드마스터와 맞먹는 피스트마스터도 합류하고 그외에도......어?"
서류를 살펴보면서 계속 말을 늘어놓으려던 얀은 시라니안의 꼴을 보고 웃음을 터뜨렷다.
"와하하하!도대체 그꼴이 뭔가?"
겨우 턱을 맞춘 시라니안이 회복주문을 건 다음 겨우 입을 열었다.
"도,도대체....."
"그리고, 재미있는게 있는데 말야 그 아크한테 있는 메이드여자아이들인 루시와 파린이라는 메이드여자아이들말인데 후라이팬하고 빗자루로 오라블레이드비슷한 능력을 사용하더라는군,블랙팬텀도 너무 황당해서 믿어지지 않는다고 썼지만."
시라니안은 정말 쓰러지고 싶어졌다.아크는 하이엘프의 능력이 일부이어진적에 쉽게 달성한 편이지만 소드마스터의 능력은 검과 사람이 완전히 합일될정도로 검과 자신을 동일시한다는 경지가 아니면 이룰수 없다는 것이었다.그런 것을 후라이팬과 빗자루로 메이드여자아이들이 해낸단 말인가?
"그밖에 여자아이들도 한몫단단히 하는 아이들이고.....사실 이건 엄청난 전력의 호위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위험요소기도 하지,놈들이 한번 욕을 먹을 각오를 하고라도 이런 엄청난 전력들이 자신들의 품안에 있을때 해치워버리고 싶은 욕구를 느끼기도 할테니까."
"그,그런.......차라라 돌아오라고 하는게 낫잖아!"
시라니안은 아예 절규했다.지금 말한 전력정도면 소드마스터한명을 일반군사몇만의 가치에 해당한다고 말하는 만큼 거의 20만대군정도의 가치가 있다고 보아도 좋다.가히 대국의 전쟁에서도 승패를 좌우할 정도의 전력인 것이다.저쪽에서 정말 음모를 꾸밀지도 모르는 것이다.
"그러니까 말인데 내가 약한 모습을 보이면 저놈들이 함부로 일을 꾸밀지도 모르니까 아크가 귀환할때까지 건강한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거든.저번에 말한 나푸아의 축복좀 만들어주겠나?"
"뭣!안돼!"
시라니안이 펄쩍 뛰었다.나푸아는 저승의 신의 이름이다.저승의신의 이름을 딴 이 약은 어떤 상태에서든 1년간 수명을 연장시켜주는 효과가 있다.거기다 놀라운 것은 10개월동안 완벽한 건강상태를 보인다는 것이다.하지만 대신 남은 2개월동안은 겉으론 멀쩡해보이지만 전신의 근육이 찢어지고 뒤틀리는듯하고 피가 마르는 듯한 고통을 겪으면서 죽어야 한다.거기다 너무 고통스러워서 자살하고 싶어져도 목을 베어버리거나 몸을 산산히 박살내는 수준이 아니면 죽지도 못한다.원래 만드는것도 8써클이상의 마법사만 가능하지만 이런 부작용때문에 사용하는 일이 드물다.
"아크가 돌아올때까지 빈틈을 보이지 않을 필요가 있네.어차피 이상태로는 1년정도버티면 많이 버티는거라는거 자네도 알고 있잖아."
"그냥 돌아오라고 해!어차피 그런 모험을 할 필요는 없잖아!"
미친듯이 성을 내는 시라니안에게 잠깐 서글픈 웃음을 지은 얀이 입을 열었다.
"돌이켜보면 황제라는 자리를 열심히 해왔다고 생각하지만 희한도 많이 남아,내가 원치도 않는 여인들을 맞이해야 했고,정말 사랑하는 사람은 수십년동안 기다리게 했지,그리고 내 피를 받은 아들하나를 이미 죽음으로 몰아넣었고 이번엔 직접 죽여야 할것같네.하지만 아크라는 녀석은 쿠안점령이후에 정말 거침이 없어,제마음에 드는 여자는 전부 손에 넣었고 그러면서도 자기일에 따로 지장도 주지 않았어.그녀석만이라도 저하고싶은대로 거침없이 나아가는 삶을 살게 해주고 싶어.녀석이 해보고 싶은 일이라니까 끝까지 해내게 해주고 싶은 것 뿐이야."
한참동안 대답이 없던 시라니안이 몸을 확 돌렸다.
"자네....."
"젠장,그거 만들기가 쉬운일인줄알아?한 몇일 쳐박혀서 골을 싸매야 되니까 기다리고 있어!"
문을 거칠게 닫고 나간 시라니안을 지켜보면서 얀은 미소를 지었다.
일주일 뒤 제국의 신하들은 갑자기 건강한 모습으로 어전회의를 연 황제를 보고 기뻐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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