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내용에 대해 이건 실제와 다르다!라고 반박하셔도 할말이 없습니다.이미 전쟁전개가 너무 엉터리더라도 이해를 부탁드린다고 경고를 드렸습니다.......ㅠㅠ
2.말위에서 사랑하는 법
한달뒤 유리아에 자국의 공주가 유리아군에게 능욕당하고 죽었다면서 이를 보복하겠다는 사신이 문서를 전달한 것과 동시에 40만이 넘는 힛타이트군이 페토사막건너편에서 나타났다.이에 유리아는 자국의 무죄를 주장하면서 힛타이트의 침략에 대해서 반드시 보복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대유리아동맹은 이번일은 책임소재를 따지기 곤란하고 힛타이트의 선공으로 시작된 전쟁이므로 일단 추이를 살펴보겠다는 발표를 했다.
"폐하,즉각 우리도 개전을 선언하고 힛타이트를 도와 공격을 개시해야 합니다."
"아직 충분한 보급물자가 준비되어 있지 않네."
"최소한 유리아에 힛타이트쪽에만 전력을 투입하는건 위험하다는 인식을 갖게 만들어야 합니다.이대로 힛타이트가 유리아에게 패하면 유리아는 후방의 걱정없이 우리에게 전력을 투입할수 있게 됩니다!"
로키안황제 로푸스5세의 심복인 발렌타인은 답답해 미칠 지경이었다.원래의 작전개요는 힛타이트가 전력을 기울여 공격해올때 유리아가 동방의 대유리아동맹에 신경쓰느라 힛타이트쪽에 전력을 기울이지 못하게 만들어 힛타이트에게 받는 피해가 가증되게 만들고 유리아가 소집한 예비병력을 힛타이트에게 투입해서 여유가 없게 될때 자신들도 공격을 개시한다는 것이라 로키안이나 기타동맹국들의 전쟁준비는 좀 느슨한 편이었다.자신들의 개입시점을 최저 3개월후정도로 계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이 계산은 유리아의 예비병력규모를 낮게 평가하고 있는 대유리아동맹의 정보탓이었다.실제 유리아가 가용한 예비병력을 모두 소집할 경우 양쪽 전선에 충분히 투입할 여력이 있었다.)
그런데 유리아의 대응은 그들의 예상과 반대로 나왔다.동맹국병력을 합쳐 무려 100만명을 국경에 배치하고 있던 로키안을 무시라도 하듯이 이쪽엔 30만명만을 남겨둔채 힛타이트쪽에 무려 60만에 가까운 병력을 투입한 것이다.자칫 힛타이트가 조기에 패전하면 큰일이라고 판단한 발렌타인은 예정보다 일찍 전쟁에 개입할것을 주장했다.
"설사 유리아가 힛타이트쪽에 주력을 투입했다고 해도 힛타이트라면 패하기 전에 유리아의 전력을 최대한 줄여줄걸세,야만족끼리 싸워서 힘이 빠진 다음에 우리가 개입하는게 더 유리하지 않겠나?"
로키안제국의 원수인 차이튼공작의 말에 발렌타인은 속으로 한숨만 나왔다.뿌리깊은 민족우월주의에 젖어있는 동방의 귀족들은 자신들과 다른 민족인 힛타이트를 대등한 동맹국이 아닌 돈으로 고용된 용병정도로 밖에 치지 않았다.이들은 이번에 힛타이트가 완전히 망하던 말던 유리아에 최대한 피해만 주면 그만이라고 안이하게 생각했다.실용주의자인 발렌타인은 민족우월주의따위의 편협한 사상으로 생각의 폭을 좁힐 뜻은 전혀 없었다.애초에 발렌타인은 전쟁을 할거라면 힛타이트가 먼저 유리아와 싸워 진을 빼놓은 다음 공격하자는 안보다 조금 개전시기를 늦춰서 3개방면에서 동맹국들이 동시에 공격해 들어가는 안을 희망했었다.
"그러다가 만약 유리아가 힛타이트에게 조기결전으로 승리라도 하면 어쩌려고 하십니까?유리아가 힛타이트에 큰승리를 거둘경우 유리아는 전력으로 동쪽으로 공격해올겁니다.그럼 20년전의 전쟁때보다 헐씬 어려워집니다!"
"여하튼 일단 준비된 대로 하도록 하세,그럼 예정보다 좀 준비를 서둘러서 2달뒤에 공격하도록 하지,그렇게 의견을 절충하는게 어떤가?"
로푸스5세의 결정에 발렌타인은 따를수밖에 없었다.비록 근위대장으로 황제의 신임을 받고 있지만 전군총사령관인 차이튼공작이 그런 자신을 은근히 견제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므로 강하게 의견을 주장하기가 곤란했던 것이다.
"너무 신경쓰지 말게,확실히 준비를 하고 나서 공격하는게 더 낫지 않겠나?"
회의가 끝나고 자리를 함께한 절친한 친구인 스파르타쿠스의 말에 발렌타인은 고개를 저었다.
"자네 그때 그 끔찍한 상황을 겪고도 상황을 안이하게 생각하나?솔직히 아크황제의 그 무시무시한 여인들이라면 어떤 사태가 일어날지 모른단 말일세!"
흑마법사 토벌중 경험했던 후궁군단(?)의 끔찍한 전력을 떠올린 스파르타쿠스는 쓴 웃음을 지었다.
사실 발렌타인은 유리아에 이번전쟁을 시작하는 자체를 반대하는 입장이었다.어렵게 국가개혁의 토대를 잡은만큼 이제 10년정도는 내정에 힘을 쏟기로 황제본인도 결심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아크황제가 즉위한 후 뜻을 바꾸어 자신의 대에 유리아를 멸망시키거나 최소한 국력을 약소화시키겠다고 설쳐대니 미칠지경이었다.상대방과 자신의 능력을 잘 판단하던 이전의 황제와는 다른 사람같았다.
"일단 국가를 반석같은 경지에 올려놓고 나서 유리아와 경쟁해도 충분한데.........."
발렌타인은 답답했다.숙청한 대귀족들에게서 로키안에 끌려와 노예가 되어 버렸던 자들을 해방시켜 토지를 나눠주고 로키안의 국민으로 정착시키는 작업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타국에서 끌려와 노예가 된 이들을 잘 달래어서 로키안의 국민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살아나가게 하는데는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현재 상태에서 무조건 토지만 나눠주고 해방노예들을 징집해서 병력으로 무조건 끌어들이는 것은 그들에게 또다른 반발을 불러일으킬수 있었다.
"폐하께서는 자네나 나처럼 소드마스터가 아니니 자신이 살아 있는 시간동안에 결과를 보고 싶으시겠지."
"마음 급하다고 새싹을 잡아당겨봐야 꽃이 빨리 피지는 않네."
황제가 이해가 간다는 듯이 중얼거리는 스파르타쿠스의 말을 발렌타인은 칼같이 끊어버렸다.
"만약 힛타이트가 유리아에 별 타격을 주지 못하고 참패해버리면 문제는 심각해,오히려 우리가 유리아의 공격을 전력으로 받아야 한단 말일세."
과거 얀대제의 시대에 유리아가 파죽지세의 동정을 중단해야 했던 것은 힛타이트의 후방교란이 가장 큰 이유였다.로푸스5세는 힛타이트를 마치 소모품처럼 취급해버리려고 했지만 그들이 없다면 유리아는 거침없이 동쪽으로 공격해올 것이다.
"하긴 이제 제대로 된 동맹국으로 지내기에는 틀렸지........."
스파르타쿠스의 중얼거림에 발렌타인은 속이 터졌다.로푸스5세는 이번공격에 힛타이트를 끌어들이기 위해 힛타이트에서 이번공격에 참여하지 않으면 공물을 끊어버리겠다는 협박을 가했었다.이미 20년넘는 세월동안 동방에서 보내져오는 풍부한 공물에 길들여져있던 힛타이트로서는 거부하기 힘든 협박이었다.하지만 의외로 이 제안을 받은 힛타이트는 자신들이 오히려 적극적으로 나서 스스로 공주를 전쟁명분의 희생물로 삼고 전쟁규모를 로키안에서 생각한것보다 더 확대했다.그러나 이런 협박을 받은 이상 앞으로 전쟁에서 이기든 지든 힛타이트가 자신들의 제대로 된 동맹국으로 남기는 틀렸다.
"웬지 그 페이라는 여자를 맞이하신 뒤부터 폐하가 변하신것 같단 말야."
"또 그 소린가?너무 신경과민인것같네."
발렌타인은 황제가 갑자기 마음이 변한 것과 페이라는 여자가 황제의 측실로 등장한 시점이 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것을 수상쩍게 여겼다.원래 귀족가문의 제대로 된 여인들을 빼고는 성노로 얼마쯤 데리고 있다가 버려버리던 황제가 노예로 팔려온 여자를 정식의 측실로 삼은것만 해도 이례적인 일이었다.그래서 황제 몰래 그녀의 신분을 감사해보기까지 했지만 별 이상은 없었다.빈민출신인 그녀가 태어난 빈민촌의 사람들 수백명에게 탐문조사를 했지만 그나이때까지 처녀를 지킨것이 거친 빈민촌으로선 신기할만큼 조신한 여인이었고 부모도 굶어죽어 배고픔을 견디다못해 노예상에게 스스로를 팔았다는것뿐이었다.
"감사에서도 별 이상이 없었고 페이마마가 황실에서 별로 안좋은 일을 한것도 아니잖나?자네가 너무 안 좋은 쪽으로만 보는 것 같아."
"그런 걸까......"
아직도 의심이 풀리지 않은 눈초리로 그는 황궁뒷뜰에서 열리는 페이의 생일잔치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는 갑자기 서두르던 황제가 느긋해진 것이 저 여자때문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다.
"하하,페이,즐거우냐?"
"네,페하,정말 고맙습니다."
자신의 품에 안겨 방긋방긋 웃는 페이를 바라보면서 로푸스5세는 늘그막에 찾아온 즐거움에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2년동안 페이를 안으면서 황제는 회춘이라는 말이 딱 걸맞게 건강을 되찾았다.그러면서도 페이는 황실에서 별로 적을 만들지 않는 조신한 태도를 보여 황제에게 호감을 더했다.얼마전 황제가 그녀를 위한 정원이라도 하나 만들어주겠다고 하자 오히려 자신으로선 과분하다면서 다만 빈민이었을때 이따금 멀리서 훔쳐본 야외에서 생일잔치를 하는 귀족들이 너무 부러웠다면서 자신도 생일잔치를 해보고 싶다는 소박한 소원을 말했던 것이다.이에 페이가 더욱 귀엽게 느껴진 황제는 오늘 4월 9일을 페이의 생일로 정해주고 대대적인 잔치를 열었다.늙은 황후는 정원보다 생일잔치라는 소박한 소원을 말한 후궁을 가엾게 여기고 축하의 인사를 전해주었을뿐 별로 투기를 부리진 않았다.
"하하,말년에 이런 귀여운 아이를 얻은 것도 정말 복이군,내가 뭐하러 젊었을때 하프엘프따위를 안아서 마린같은 년을 낳았을까?진작 이런 아이를 만나지 못한 것이 정말 후회스럽군."
페이를 안고 행복한 생각에 잠겨있는 로푸스5세와 달리 그런 황제에게 안겨있는 페이,아니 화이트드래곤의 고룡 카시오페아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인간의 취향정도를 맞춰주는건 일도 아니지,워낙 권모술수에 찌들어 살던 자이니 순진한 여인을 오히려 갈망하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맞았어,그나저나 유희전에 미리 빈민촌에서 정신마법으로 인간들의 기억을 조정해놓길 잘했지뭐야?그 발렌타인이라는 인간 확실히 로키안에서는 인재라고 할만하군,작은일도 허술하게 넘어가는 일이 없으니........그럼 인제 배우들은 무대에 다 올려놓은 셈이니 난 느긋하게 무대나 감상해야지,후후후......"
만약 로푸스 5세가 자신의 품에 안긴 가녀린 여인의 속셈을 알았다면 심장마비로 열번은 쓰러지고도 남았을 것이다.
유리아 서북부를 지키는 서부방면군 로폴트후작은 이미 짐작하고 있었지만 40만의 힛타이트군의 규모에 기가 질렸다.전원 기마병으로 구성되는 군대답게 이동속도가 엄청나 곳곳에 잠복하고 있던 병사들의 마법통신에 의한 보고가 들어오기 바쁘게 쉴새없이 유리아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이미 선두는 사막지대를 빠져나오고 있었다.
"아버님,부디 저한테 출전명령을 내려주십시오,저 유목민들한테 뜨거운 맛을 보여주겠습니다!"
제국기사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아크와 동갑인 23세의 나이에 소드익스퍼트에 진입하여 우수한 검사라는 평을 받고 있는 로폴트후작의 외아들 맥시밀리엄이 아버지에게 출전을 요청했다.아버지가 담당하는 서부지역에서 종군할것을 강력히 요청하여 이곳으로 온 맥시밀리엄은 힛타이트군에 겁을 먹기보다는 공을 세우고 싶어 안달이 났다.그가 알고 있는 힛타이트는 제대로 된 마법사도,마나를 다룰줄 아는 기사도 없이 고작 전원기마병이라는 기동력을 이용해 약탈후 잽싸게 도망갈줄이나 아는 도적떼일뿐이다.이제 숫자가 늘어나서 공격해 왔다지만 정면으로 맞붙으면 무서워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거기다 이제 서부방면군 20만뿐 아니라 북부방면군과 중앙군에서 차출한 40만가까운 병력이 후방에서 모이고 있으니 그들보다 먼저 공을 세우고 싶은 욕심에 맥시멜리엄은 안달이 나있었다.
"어제 알려준 힛타이트군에 대한 주의사항은 숙지했겠지?"
다급한 맥시밀리엄과는 달리 아버지 로폴트후작은 느긋했다.오호장군들보다 헐씬 떨어지는 소드익스퍼트중급의 검실력으로 그들과 대등한 위치에 서고 뛰어난 임기응변으로 "여우"라는 별명을 가진 지장답게 이사람의 속마음을 아는 것은 매우 힘들다고 한다.
"물론입니다.아버님!"
사실은 "물론"이 아니었다.맥시밀리엄은 아버지에게 서부전선에 대한 설명을 들을때 생각한 것은 힛타이트군은 마법사가 별로 없고 마나를 사용할수 있는자가 극소수라서 만만하겠다는 생각뿐이었다.
"보고에 따르면 3천명정도가 지금 사막을 벗어나서 정찰조격으로 탐색중이라는구나,네가 수도에서 데려온 병력 3천명으로 한번 상대해봐라."
"감사합니다,아버님!"
"잠깐!"
"네?"
맥시밀리엄이 뒤를 돌아보자 로폴트후작이 아들에게 질문했다.
"네가 데려온 병력만으로 가능하겠느냐?원하면 지원을 붙이고 싶다만....."
"하하하,아버님,그런 마적놈들은 그정도로도 충분합니다.염려마십시오!"
맥시밀리엄은 신이 나서 군막을 나섰다.자신이 직접 데려온 병력으로 상대해보라는 말에 더욱더 신이 났다.이제 전장에만 나가면 군공이 굴러떨어질것같은 기분이었다.
"끌끌....녀석,적을 얕보면 필패라고 가르쳤을텐데 전혀 머릿속에 들어있지 않은 모양이군,몸으로 한번 호되게 고생을 해봐야지......."
막사를 나서는 아들의 등뒤를 바라보면서 혀를 차던 로폴트후작은 등뒤의 커튼을 걷었다.4개의 크고작은 인영이 그뒤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이렇게 되어 버렸으니 좀 도와주셔야겠습니다.마침 저들한테는 약한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었으니까 차라리 잘 되었지요,그저 목숨만 붙어서 돌아올수 있게만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로폴트후작의 부탁을 들은 인영들은 소리없이 군막의 뒷문으로 밖으로 나섰다.군영에서는 맥시밀리엄이 이끄는 3천의 병력이 힛타이트군을 맞으러 나서고 있었다.
"이 마적놈들아,감히 유리아국경을 침범하다니 간이 부었구나!어서 사죄하고 항복하지 못할까!"
포진을 마친 맥시밀리엄은 기세좋게 나서서 힛타이트군에게 큰소리를 쳤다.힛타이트군역시 대장급인듯한자가 나와 맞받아쳤다.
"이 비열한 유리아놈들아!우리의 공주를 함정에 빠뜨리고 무슨 헛소리냐!뜨거운 맛을 보여주마!"
그리고선 곧바로 좌익에서 기마대가 쏟아져 나와서 공격을 개시했다.맥시밀리엄은 자신도 기병대를 이끌고 맞서려고 했으나 뜻밖에 힛타이트기병은 맞부딪치기 전에 화살을 잔뜩 쏟아붓고는 말머리를 돌려버렷다.그러나 그 짧은 순간에 쏟아진 화살들은 뜻밖에 매우 강력했다.일반보병이 사용하는 석궁은 아예 사거리,관통력에서 전혀 상대가 안된다는 것을 한눈에 알아볼수 있는 그 화살은 중장기병의 갑옷도 여지없이 관통해버렸다.정신을 못차리는 사이 이번엔 우익이 공격해와서는 마찬가지로 화살을 퍼붓고 다시 돌아섰다.약이 오른 맥시밀리엄은 부대에 배속된 4써클 마법사에게 마법으로 상대하라고 했지만 이번엔 양쪽에서 쇄도해들어오는 기마대에게 어느쪽부터 대응해야 할지 몰라 허둥대다가 또 화살밥만 잔뜩먹고 말았다.
"이,이놈들....돌격!저놈들을 잡아랏!"
유리아군이 전진하기 시작하자 힛타이트군은 당황한듯 포진이 흐트러지면서 후퇴하기 시작했다.그러나 힛타이트의 기마대는 후퇴하면서도 강궁을 날려댔고 화살을 맞은 유리아군은 예외없이 쓰러졌지만 여태 우롱당한데 분통이 터져있던 맥시밀리엄은 부하들을 다그쳐 악착같이 쫓아갔다.그러나 승리하고 있다고 믿고 마구 쫓아가던 유리아군의 진격속도가 후퇴하면서도 날아오는 화살때문에 자꾸 느려지는 순간 8개의 부대로 나뉘어 돌아선 힛타이트군은 동시에 2~3개의 부대가 서로 다른 방향에서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면서 초전처럼 아슬아슬한 거리까지 들이닥쳐 화살을 쏟아붓고 되돌아서는 파상공세를 교대로 행했다.맥시밀리엄은 당황해서 마법사로 하여금 반격하게 하려고 했지만 사방에서 덮쳐오는 힛타이트군에 당황한 마법사가 단발적으로 행하는 마법은 기껏해야 몇십명정도에게 손실을 주는 정도였다.결국 쏟아지는 화살비를 견디다 못해서 맥시밀리엄이 후퇴를 명하여 돌아서는 순간 이번엔 힛타이트군에서 아직까지 등장하지 않고 있던 중기병이 나타나 쇄도해 들어왔다.유리아군의 중장기병만은 못했지만 여태 화살공격을 퍼붓던 기마대보다 충실한 갑옷을 갖춘 중기병들은 이미 절반이상이 전사하고 공황상태에 빠져있던 유리아군을 학살하기 시작했다.맥시밀리엄은 마나를 사용할수 있는 기사 십수명과 함께 이들에 맞서 수십명을 베었지만 이미 무너지는 전세를 어쩔수 없었다.결국 맥시밀리엄은 기사들과 함께 말을 돌려 달아나기 시작했다.그러나 힛타이트군의 추격은 악랄했다.멀리달아나는 병사들은 화살세례에 쓰러지고 낙오된 병사들은 중기병의 창칼에 희생되었다.맥시밀리엄은 그나마 동행하고 있던 마법사 시텐의 실드(방어)주문때문에 겨우 몸을 피했지만 4써클인 시텐의 마법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고 곧 뒤쫓아온 힛타이트병사들 2~3백명에게 포위되었다.
"호호호,이제 끝났어."
지휘관급인듯한 여인이 옆에 마법사 시텐과 2명의 호위병밖에 남지 않은 맥시밀리엄을 바라보면서 웃음소리를 내자 맥시밀리엄은 모욕을 견디지 못하고 치를 떨었다.하지만 그 모욕감보다 적을 너무 얕보았다는 자책감이 그의 어깨를 짓눌러왔다.이미 화살 몇대를 얻어맞은 맥시밀리엄이 죽음을 각오했을때 갑자기 힛타이트병사들 사이에서 폭렬주문 익스플로전이 폭발했다.
- 쿠아앙
시텐의 주문과는 차원이 다른 위력의 마법이 단 한방에 2백명가까운 병사들을 날려버렸다.
"뭐,뭐야!"
힛타이트병사들의 지휘관여인이 미처 손쓸틈도 없이 하늘에서 날개달린 미녀가 나타나면서 창을 휘두르자 창끝에서 스파크와 함께 엄청난 전기충격이 떨어지고 나머지 병사들도 모조리 쓰러졌다.힛타이트여인은 찌릿찌릿한 감각을 참으면서 가까스로 몸을 일으켜 도망가려고 했지만 그의 앞을 맨주먹의 아름다운 금발여인이 막아섰다.
"비,비켯!"
그러나 손에 아무것도 들지 않고 있다고 얕보던 여인의 손끝이 빛이나더니 힛타이트여인이 휘두르는 칼을 한방에 떨궈 버리고는 몸의 몇부분을 손끝으로 짚어대자 그녀는 삽시간에 제압되어 버렸다.
"이,이년들이....."
그나마 전기충격을 좀 약하게 받은 힛타이트여인의 호위병들이 달려들면서 여인을 구하려고 했지만 옆에서 있던 금발의 여기사가 남은 자들을 혼자서 모조리 베어버렸다.삽시간에 300명가깝던 힛타이트의 병사들은 단 4명의 여인들에게 몇분도 안되어 전멸한 것이다.
"다,당신들은....아!리사님,엘리자베스님,클라리아님,앤님!"
이따금 무도회에 나타날때마다 화제를 집중시키는 아크의 여인들은 수도내의 젊은이들에게 유명하다.자신을 구한 것이 아크의 여인들이라는 걸 알고는 맥시밀리엄은 안도하면서도 동시에 여자들에게 구함받은것이 부끄러웠다.
"자,서두르죠."
"이리 모이세요."
오렌지색 로브를 걸친 동안의 호빗소녀 앤이 모두를 모이게 하고 순간이동주문을 걸었다.마법사 시텐은 저 어려보이는 호빗소녀가 10여명가까운 사람들을 한꺼번에 순간이동주문으로 이동시키려하자 감탄을 감출수 없었다.4써클인 자신으로선 꿈도 못꿀일인것이다.
삽시간에 맥시밀리엄과 아크의여인들,포로가된 힛타이트병사 3~4명은 순간이동주문으로 전장에서 사라졌다.
"왜.......처음부터 그분들을 함께 보내주지 않으셨습니까!그랬다면 이렇게 처참하게는........"
돌아오자마자 회복주문도 받지 않고 아버지 로폴트후작에게 달려간 맥시밀리엄은 울부짖듯이 외쳤다.하지만 로폴트후작은 능글맞게 맥시밀리엄을 쳐다보면서 딴청을 부렸다.
"분명히 지원을 붙여주마 했는데 네가 거절했을텐데?"
"그,그런......놈들은 저희보다 병력이 많았습니다.거기다 어찌나 비겁한지......."
변명하는 맥시밀리엄에게 다가온 로폴트후작은 아들의 몸에 박힌 화살들을 하나씩 뽑기 시작했다.갑옷덕에 뼈까지는 닿지 않았지만 살속을 파고 들어온 화살이 뽑히는 감촉에 맥시밀리엄은 얼굴을 찡그렸다.
"으흠,그래도 최근 지급되는 비단셔츠는 잘 챙겨입었구나.중앙군이나 다른 방면군에서는 최근에야 비단셔츠가 지급되기 시작했지만 서부에서는 주무기가 화살이라서 예전부터 비단셔츠가 많이 보급되고 있지,이걸 입으면 화살이 잘 못 뚫는데다가 화살을 뽑을때 깨끗이 뽑기 쉽지."
"으윽!"
화살을 뽑고난 로폴트후작은 다른 화살한대를 더 뽑으면서 말을 이어갔다.
"그리고 확실히 말해두는데 적군은 너희보다 많지 않았다.순차적으로 쉴새없이 몰려드는 기세때문에 너희가 착각한 것이지."
"그,그런!"
나머지 화살을 뽑은 로폴트후작은 맥시밀리엄의 어깨를 툭 치면서 냉정한 태도로 비웃듯이 말했다.
"그리고 비겁이라.........너 그 소리는 동쪽의 얼간이들이 20년전에 우리한테 해대던 소리라는거 모르느냐?자신이 모르는 전법을 사용하는게 비겁일까,그럼 서로 죽고 죽이는 전장에서 비겁이란 개념이 통용된다는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느냐?전쟁은 검술시합이 아니다!정해진 룰따위는 없어!"
아버지의 말에 맥시밀리엄은 적을 얕보고 나섰던 자신이 한없이 부끄럽게 느껴졌다.그러나 억울한 심정은 여전했다.
"그럼 처음부터 빈마마들을 붙여주셨다면 이런 결과는........."
"아니,그건 일부러 그런 결과를 위해서 그렇게 보낸 거다."
"네?"
맥시밀리엄은 깜짝 놀랐다.어떻게 부하들을 사지로 보낼수 있단 말인가?
"지금부터 우리는 힛타이트에 연속으로 패해서 그들이 우리를 압도하고 있다고 믿게 만든다음 그들을 레블루안에 준비된 함정까지 끌어들여야 한다.그래서 초반엔 일단 크게 져줄 생각이었다."
자신과 부하들이 미끼역활에 불과했다는 것에 맥시밀리엄은 분노로 전신이 부들부들 떨렸다.
"하지만 그정도로 처참하게 패할줄은 몰랐다.원래는 네가 후퇴할때 그분들께서 지원해주시기로 되어 있었다.절대 그들을 쫓지는 마시라고 미리 경고해두었고,도대체 전원 기병으로 구성된 부대를 대부분이 보병으로 구성된 부대로 ?아가는건 무슨 배짱이냐?그 바람에 마마들께서도 곧바로 쫓아가지 못하시고 나한테 마법통신으로 확인해보시느라고 지원이 늦은 거였다."
이제 질책으로 바뀌어가는 아버지의 태도에 맥시밀리엄은 삽시간에 기가 죽었다.확실히 그 상황에서 돌격을 명한 것은 자신의 실수였다.상식적으로도 같은 숫자의 병력이라도 보병비율이 높은 부대로 전원 기병인 부대를 장시간 추격한다는 것은 말이 안되었다.
"힛타이트군의 공격패턴은 우리군의 일반병들이 소지하는 석궁보다 사거리와 관통력에서 우수한 자신들의 활로 아슬아슬한 거리에서 공격해서 진을 빼놓고 그것을 연달아 부대를 나누어 반복한다.차츰 그런식으로 진을 빼놓다가 일부러 상대방에게 밀리는듯한 인상을 주면서 서서히 후퇴하지,그들의 기마병은 후퇴하면서도 활을 쏠수있는 자들이기 때문에 승리하는걸로 착각하고 추격하는 적들에게 꾸준히 손실을 주지.그리고는 그때부터 병력을 총동원한 파상공세로 들어온다.그래서 마치 살점을 차례로 뜯어대듯이 적에게 타격을 주고는 마지막으로 지친 적들에게 그때까지 전투에 참여하지 않고 있던 무장과 갑옷을 충실히 갖춘 중기병들이 덤벼들어 마무리를 짓는다.일반적으로 전투초반에 돌격해오는 우리들의 중장기병들과는 성격이 다르지.어제 브리핑에서 충분히 설명했을텐데?"
맥시밀리엄은 아버지의 말에 반박할수 없었다.어제 아버지는 힛타이트에 대한 주의사항을 위와 같이 설명해준다음 대처하는 방법까지 설명해주었기 때문이다.
"힛타이트군은 전원 기병에다가 대부분 우수한 활로 무장하는 대신 마법사와 마나를 다룰줄 아는 기사가 거의 없기 때문에 잘 정돈된 진형에 정면돌격해오기는 힘들다.그래서 초반에 놈들의 가벼운 공격이 시작될때 놈들의 활과 사거리가 대등한 장궁부대와 마법사로 일단 반격하면 놈들이 주춤해지고 그때 그들에게 마법으로 공격하면 어느정도 피해를 줄수 있다고 어제 가르쳤을텐데 실전에선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더구나."
엘프들이 유리아의 병사들을 위하여 제작해준 인간용의 장궁은 엘프들의 활만은 못하지만 보통보병들이 장비로 지참하고 있는 석궁을 압도하는 놀라운 연사속도와 사거리를 가진대신 연마가 까다로와 유리아군에서는 병사들의 10분의 1정도만이 장궁을 사용한다.그래서 이들과 기병을 사용하는 기교는 유리아의 지휘관들의 주요 테크닉중하나로 꼽힌다.
맥시밀리엄은 부끄러워 견딜수가 없었다.마법사와 장궁병들을 효과적으로 사용했다면 최소한 힛타이트군에게 그렇게 깨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사실 힛타이트군의 전법에 대한 대응은 강군이라는 유리아군도 위의 로폴트후작이 말한 소극적인 전법외에는 뚜렷한 것이 없었다.일단 백병전으로 들어가면 유리아군은 힛타이트를 압도할 능력이 있었지만 힛타이트군은 절대 자신에게 불리한 그런 전투에는 말려들지 않았다.자신들이 불리하면 전원 기마병력이라는 기동력을 바탕으로 미련없이 후퇴해버리는 힛타이트군은 강군이라는 유리아로서도 골칫거리였다.이들에게 야전에서 완승을 거둔 단 한번의 경우는 시라니안을 비롯한 자국이 보유한 대마법사급(7써클이상) 마법사 4명을 한꺼번에 투입해서 대형마법을 난사하고 힛타이트병사들보다 압도적인 사거리의 활을 사용할수 있는 자국의 엘프사단1만명을 전부 투입한 전투가 유일했다.힛타이트인들이 쓰는 활을 모방해 제작하자는 의견도 나왔지만 제작과 사용의 문제보다도 관리의 까다로움이 심해 활에 목숨을 걸고 사는 힛타이트인들이 아닌 이상 어차피 그런 활을 사용하는 병사들을 키우는 것은 기존의 장궁병을 키워내는 것과 크게 다를바가 없다는 것 때문에 결국 그것도 무산되었고 저들이 쳐들어왔을때 요충지에서 함부로 나서지 않는 것외에 뾰족한 수단이 없어 20년전의 휴전이후 기껏해야 수백,수천의 단위로 변경을 어지럽히는 힛타이트군을 위해서 20만의 수비군을 서부곳곳에 배치해두어야만 했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9써클 마법사 사라와 앤 외에도 여러가지 비장의 카드가 준비되어 있고 이번에야말로 20년동안 유리아서북부를 괴롭혀온 우환거리였던 힛타이트를 완벽하게 박살내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담긴 계획을 중앙에서 황제와 기타 여러장군들과 함께 완성한 로폴트후작은 자신의 역량을 총동원해서 그들을 준비된 함정으로 끌어들일 생각이었다.그래서 철없는 아들을 이번에 확실히 단련시킬 생각으로 위험에 내던진 것이엇다.
"이미 지나간 일은 어쩔수 없다.전장이란 곳은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오만함을 가졌다가는 절대 살아남을수 없다는 걸 이번일로 똑똑히 기억해둬라.앞으로도 대여섯번은 더 져줘야 하니까 각오해둬라,이미 한번 경험했으니 이번같은 실수는 앞으로 없겠지."
아버지의 말에 맥시밀리엄은 수긍하면서도 불만이 많았다.
"그럼 어제 브리핑에서 좀더 강조해주셨어도 피해가 조금은 줄었을 거 아닙니까?"
"젊었을때는 남의 말이 쉽게 들어오지 않거든,경험으로 그들이 만만치않다는걸 확실히 기억하라고 그랬다.생각보다 피해가 만만치 않았지만."
"폐하도 저와 동갑인데 그럼 폐하도 그래야 됩니까?"
아들의 불만섞인 반박에 로폴트후작은 히죽거리면서 아들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어렸을때부터 자신을 놀려먹을때 짓던 아버지의 표정에 맥시밀리엄은 불안해졌다.
"너도 소드마스터,9써클마스터,피스트마스터,대정령사가 낀 부인들을 잔뜩 데리고 있다면 설사 이런 전쟁 아니라 드래곤 레어에 쳐들어간다고 해도 따로 신경안쓰마."
맥시밀리엄은 질렸다는듯이 고개를 내저었다.
"그냥 몸으로 때우겠습니다."
"그편이 더 쉽겠지?"
맥시밀리엄을 치료를 위해 신관들에게 보낸 로폴트후작은 수하장수들과 함께 앞으로 힛타이트를 끌어들이기 위한 유인작전을 숙의햇다.그러나 같은 시간 그의 군주인 아크가 하고 있는 짓을 알았다면 로폴트는 아들을 목숨이 간당간당하는 장소에 보냈던 것을 조금 후회했을지도 모른다.
서부로 진군하고 있던 중앙군의 막사에 도착한 리사일행들이 끌고온 힛타이트포로들은 심문을 위해서 정보부로 넘겨졌다.다만 여인만은 아크가 신분이 범상치않은것 같다면서 직접 데려갔다.
"이름이 뭐지?"
엘리자베스와 리사에게 끌려온 힛타이트여인의 이름을 물어보면서 아크는 흥미진진한 눈초리로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거친 유목생활탓인지 피부는 약간 까무잡잡하고 거칠었지만 몸에 꽉끼는 힛타이트인들의 전투복아래에서 다 드러난 몸매는 매우 싱싱해보였고 이목구비도 잘 빠진 편이었다.
"흥!"
아크의 질문에 힛타이트여인은 고개를 훽 돌려버렸다.그리고는 퉁명스럽게 말을 이어갔다.
"나를 잡은 건 이분들이에요.그러니까 나한테 명령을 할 권리는 저분들밖에 없어요!"
리사가 난감하다는듯이 아크를 바라보자 아크는 웃으면서 힛타이트여인에게 다시 질문했다.
"글쎄,리사와 엘리자베스도 내 소유인데?그러면 나한테도 네게 명령을 내릴 권리가 있는 거 아닌가?"
여인은 그말에 놀란 눈치였다.자신과 부하들을 순식간에 처치했던 강력한 여인들이 모두 아크의 여인들이라는데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눈초리였다.
"흥!보아하니 높은 귀족인 모양인데 보나마나 권력으로 저분들을 차지했겠죠,실제로는 저분들한테 꼼짝도 못하는거죠?"
놀리는듯한 여인의 말에 아크는 미소를 지으면서 엉뚱한 생각에 잠겼다.
"그러고보니까 나 루시하고 파린한테는 확실히 질거고 사라한테는 마법,아테나한테는 검,이리나한테는 정령술로 지겠네?그거 말고도 각자들의 특기에서는 한수접어줘야되고........."
포로로 잡혀왔으면서도 겁없이 자신을 약올리려고 하는듯한 여인의 태도가 오히려 재미있게 느껴진 아크는 여인의 볼을 꼬집으면서 물었다.
"글쎄,내가 어느정도 수준인지 아가씨한테 설명해줘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렇게 딱딱하게 굴어도 되겠어?듣자하니 힛타이트에서는 약탈당한 여인의 경우 남자한테 소유권이 있다고 들었는데?"
"당신이 직접 잡은게 아니잖아요?"
"호오~ ,힛타이트인를 세운 마룬족의 이야기에 대해서 몇가지를 들었는데 약탈에서 얻은 여인을 자신의 부인으로 삼은 족장도 있더군,그 족장의 부인은 그 족장한테 잡힌 거였을까?그 부하들이 잡았을 거라고 생각되는데?"
여인은 할말이 없었다.사실 자신이 한 말은 그저 트집잡기에 불과했던 것이다.하지만 이왕 당할 거라면 더 시비나 실컷 걸어보고 싶었다.어차피 자신에게 희망은 없다고 생각하고 있던 참이었다.
"흥,그래봐야 당신이 우리의 풍습을 그대로 따를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나요?"
"호오,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아크는 여인과의 말싸움이 점점 재미있게 느껴졌다.그냥 천천히 자신의 여인으로 조교해보는 것도 재미있겠지만 과연 이대로 어디까지 갈지 가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았다.
"우리는 모든 일상사를 말위에서 할수 있는 자들이죠,과연 이런 걸 당신이 다 할수 있을까요?"
자기가 포로로 잡혀온건지 시집을 온건지 주제파악도 못하는 억지성이 다분한 소리였지만 갑자기 엉뚱한 생각이 떠오른 아크는 여인을 쳐다보면서 히죽 웃었다.그 미소가 불안하게 느껴진 여인이 몸을 움츠릴때 갑자기 얼굴을 여인앞에 들이댄 아크가 능글맞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말위에서라......그럼 이건 어때,당신의 처녀를 말위에서 차지해주는 건 말야?"
"그,그건!"
흠칫 놀란 여인을 껴안고 자리에서 일어난 아크는 여인을 끌고 자신의 애마인 질풍에게로 갔다.엘리자베스와 리사를 비롯한 여인들이 그럴줄알았다는 듯한 표정으로 뒤를 따랐다.
"이미 오늘하루는 여기서 숙영하기로 했으니까 내일 새벽까지는 돌아올께,클라이스트경한테는 잘 변명해줘,그럼 다녀오지."
"아무래도........황궁에 방하나 비우라고 전해야겠죠?"
여인을 태우고 말을 군영을 빠져나가는 아크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엘리자베스가 중얼거리는 말에 앤이 고개를 끄덕였다.
"에휴,저녁에 루시언니하고 통신할때 전할께요."
"이번 전쟁이 끝나면 황궁을 개축해야 되지 않을까 싶네요."
리사가 두손들었다는듯이 고개를 흔들면서 대답했다.깐깐하고 고지식한 클라이스트에게 황제가 호위병도 없이 포로와 함께 말을 타러나갔다는 것을 어떻게 변명해야 할지 머리가 지끈거렸다.리사는 사라와 아테나가 있는 군막으로 사정을 설명하기 위해서 발길을 돌렸다.
"으,으?!"
"어때,내 말다루는 솜씨도 괜찮지?"
여인은 아크의 말에 반박할수 없었다.말자체도 뛰어난 말이었지만 아크의 승마실력은 결코 기마민족이라는 힛타이트인보다 그리 떨어지는 수준이 아니었다.최고속력으로 질주하면서도 한손만으로 고삐를 쥔채 다른 손으로는 여인의 몸 이곳저곳을 주물러대고 이따금 여인의 입술을 탐닉하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
"후후,이럴때 이게 소용될줄이야........."
아크는 문득 어렸을때를 떠올렸다.어렸을때 아버지와 어머니의 충격적인 관계장면(1부 2화참조)을 지켜본 아크는 그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아버지와 어머니를 계속 피하다가 마침 다리를 다친 질풍을 직접 보살피겠다는 핑계로 항시 마굿간담당인 한스와 붙어있다가 부상이 회복된후 잠시 방목장으로 보내진 질풍을 따라가 방목장에서 5개월동안 함께 있었다.당시 아크는 어린 나이에 소드유저에 막 진입했던 터라 상으로 휴식기간을 줄 생각이었던 황제는 아크가 질풍과 함께 자연을 벗삼아 살아가는 것을 허락해주었다.5개월동안 말과 함께 하면서 말의 습성을 익히고 질풍과 붙어 있었던 아크는 상당한 수준의 승마술을 익힐수 있었던 것이다.
이제 좀 기가 죽은 듯한 여인을 바라보던 아크는 아예 고삐를 놓고 양쪽다리에 힘을 주어 몸을 고정시키면서 여인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으,으으음......"
"이런 거치장스러운건 필요없겠지!"
기마민족이라도 발가벗고 말을 타본경험이 여자한테 있을리가 없다.차가운 바람이 알몸을 ?고 지나가는듯한 감각에 여인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여기가 조금은 젖어 있어야 나를 받아들일수 있지 않을까?"
옷을 모두 벗겨낸 아크가 몸을 찰싹 밀착시키면서 자신의 음부를 만져오자 여인은 소름이 오싹 돋았다.하지만 어릴때부터 말과 함께 생활한다는 자신들도 하기 힘든 대단한 승마실력이라고 생각했다.
아직 남자경험이 없는 여인은 남자의 손이 닿는 것에 대해 소름이 끼친다는 태도였지만 전속력으로 달리고 있는 말에서 균형을 잡기 위해 아크의 목뒤로 손을 뻗어 매달리지 않을수 없다.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경장을 입고있는 아크의 상체에 말이 흔들릴때마다 탄력좋은 유방이 비벼질수밖에 없었다.
"하하!내가 좋아 죽겠다는거야?이거 쑥쓰러운데."
"그,그런게 아니라......"
여인의 몸을 돌려 앞을 향하게 한 아크는 한손으로 말고삐를 잡은체로 다른 손을 앞으로 돌려 그녀의 전신을 주물렀다.질품의 빠른 속력에 비례한 차가운 바람이 자신의 몸을 스쳐가는 도중에 전신을 더듬고 있는 아크의 손길에 여인은 진저리를 쳤지만 말위에서 도망갈 다른 방법이 없었다.
"아아,그,그만 둬요."
자신의 가슴을 주물러오는 아크의 손길에 여인은 점점 숨이 가빠졌다.여태 수많은 여인을 섭렵해온 아크는 여자의 몸을 처음에 애무할때 상대방이 자극을 느끼는 성감대를 찾아내는 정도는 이미 익숙해져 있었다.부드럽게 손안에 들어오는 살을 움켜쥐었다가 풀어주고 비비면서 이따금 손가락으로 끝의 유두를 주무르고 꼬집으면서 자극해오는 아크의 손길에 여인은 자신도 모르게 달아오르고 있었다.자신의 가슴을 가지고 놀더 아크가 등뒤에서 목덜미에 뜨거운 숨을 불어넣자 여인은 자신도 모르게 신음소리를 냈다.
"아,아아아......"
어느새 아크의 손은 여인의 하체로 다시 내려갔다.이제 조금씩 그곳도 달아오르기 시작한 것을 느낀 아크는 여인의 꽃잎위를 살살 주무르다가 그 위쪽에 숨어 있는 클리토리스를 찾아내 드러나게 했다.이미 여자를 자극하는데는 익숙한 아크의 손길이 음핵을 부드럽게 자극하기 시작하자 여인은 자신도 모르게 달아올랐다.
"하아,하아앗!"
여지껏 스스로 그곳을 자극해본적은 없는 것은 아니었다.그러나 아크의 손길은 여인스스로 그곳을 자극할때보다 헐씬 능숙했고 또한 사람을 미치게 만들었다.그곳이 점점 단단하게 발기해오는 것과 동시에 여인의 아래쪽 균열사이에서 배어나오는 애액이 말안장을 적시고 있었다.
"좋아,이제 넣어도 되겠는데?"
"아,아냐....."
다시 여인의 몸을 자신쪽으로 돌아보게 한 아크는 잔뜩 성이난 물건을 꺼내 여인의 젖은 꽃잎쪽으로 이끌었다.뜨겁고 단단한 아크의 자지가 하체에 닿는 감촉에 여인은 몸부림을 치고 싶었지만 달리는 말위에서 어쩔방법이 없었다. 살짝 젖어 있는 꽃잎을 밀어제치면서 안으로 밀고 들어온 아크의 물건은 흔들리는 말위의 충격과 여인의 체중으로 인해 단숨에 쑤욱 질안으로 밀고들어왔다.
"싫어엇!"
여인은 절규했지만 달리 저항할 방법이 없었다.미처 제대로 된 저항도 없이 여인의 안으로 파고들어온 아크의 물건은 단번에 처녀막을 뚫고 깊숙히 들어왔다.그 고통에 여인은 절로 눈물이 흘러나왔다.이제 여인에게서 나오는 신음소리는 흥분에 의한 것이 아니라 고통에 의한 것이었다.
눈물과 함께 여인이 훌쩍거리기 시작할때 아크는 고통에 이를 악물고 있는 여인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포개고 부드럽게 바람에 휘날리는 여인의 머릿결을 쓸어내렸다.
"으으응."
자신의 입술의 빗장을 강제로 열면서 침입해오는 아크의 혀를 여인은 제대로 저항하지 못하고 받아들였다.안에 들어온 아크의 혀가 휘감기면서 그녀의 입안의 감각을 자극해오자 여인은 차츰 자신도 모르게 그 동작을 받아들였다.입속에서 혀가 엉키면서 올라오는 자극이 차츰 하체의 고통을 조금씩 잊게 해주었다.
그동안에도 말이 질주하면서 위에서 올라오는 진동때문에 아크의 물건은 저절로 여인의 안으로 파들어오면서 애액과 피가 섞인 액체가 안장을 적시고 있었다.
"흐으응,아아앙......"
점점 아크의 물건이 찔러 들어오는 것을 즐기게 된 여인은 어느새 아크의 물건이 찔러들어올때마 몸을 활처럼 휘면서 더욱더 아크를 깊숙히 받아들였다.어느새 아크의 목을 감싸안은 팔다리에 힘을 주면서 다리로도 아크의 허리를 꽉 감아 달라붙고 있었다.
그런 여인의 몸놀림에 아크도 더욱자극했는지 말의 진동뿐아니라 자신의 허리를 이용한 움직임에도 박차를 가해서 잔뜩 여인의 질안에 자신의 물건을 밀어붙였다.
"하아아앗!"
여인의 비명소리와 함께 질이 강하게 수축해오는 것을 느낀 아크가 하체에 힘을 주고 여인의 안에 자신의 욕망을 분출했다.말위에 올라탄 주인이 절정에 달한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질풍은 달리는 속도를 전혀 늦추지 않았다.어느새 해가 져버린 주변 풍경은 암혹속으로 묻히고 있었다.
뛰어난 명마인 질풍에 올라타고 한참을 달린끝에 군영과는 꽤 거리가 멀어져 버렸다.아크는 다시 군영으로 말을 달리면서 이제 돌아가서 고지식한 클라이스트에게 한소리단단히 들을 것을 생각하니 머리가 아파왔다.
"어때,힛타이트 사람들만큼 하는 것 같아?"
이제 완전히 굴복한듯 자신의 품에 안겨있는 여인에게 묻는 아크에게 여인은 수줍은 태도로 대답했다.
"저희들도.....이런 거 할때는 땅에서 해요."
완전히 순종적인 태도를 보이는 여인에게 아크는 처음의 질문을 다시 했다.
"이름이 뭐지?"
"호에룬이에요."
호에룬이란 이름을 들은 아크는 잠시 머리를 갸우뚱거렸다.정보브리핑에서 확실히 들었던 이름인 것이다.
"아,힛타이트 국왕의 남은 딸이름과 같네,힛타이트 국법으로 왕위계승권에서 우선순위라는,힛타이트에선 그이름이 많이 쓰이나 보군."
"전데요."
"응?"
"제가.....그 호에룬 맞는데요."
순간 아크는 고삐를 놓치고 질풍에서 굴러 떨어질뻔했다...........
ps.혹시 승마경험이 있으신 분이 말을 타면서 이런 일은 절대 불가능하다고 반박하시면 할말이 없습니다.여태 경마장에는 가봤습니다만 승마를 해볼 경험은 없었던 소시민올습니다.^^;;
2.말위에서 사랑하는 법
한달뒤 유리아에 자국의 공주가 유리아군에게 능욕당하고 죽었다면서 이를 보복하겠다는 사신이 문서를 전달한 것과 동시에 40만이 넘는 힛타이트군이 페토사막건너편에서 나타났다.이에 유리아는 자국의 무죄를 주장하면서 힛타이트의 침략에 대해서 반드시 보복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대유리아동맹은 이번일은 책임소재를 따지기 곤란하고 힛타이트의 선공으로 시작된 전쟁이므로 일단 추이를 살펴보겠다는 발표를 했다.
"폐하,즉각 우리도 개전을 선언하고 힛타이트를 도와 공격을 개시해야 합니다."
"아직 충분한 보급물자가 준비되어 있지 않네."
"최소한 유리아에 힛타이트쪽에만 전력을 투입하는건 위험하다는 인식을 갖게 만들어야 합니다.이대로 힛타이트가 유리아에게 패하면 유리아는 후방의 걱정없이 우리에게 전력을 투입할수 있게 됩니다!"
로키안황제 로푸스5세의 심복인 발렌타인은 답답해 미칠 지경이었다.원래의 작전개요는 힛타이트가 전력을 기울여 공격해올때 유리아가 동방의 대유리아동맹에 신경쓰느라 힛타이트쪽에 전력을 기울이지 못하게 만들어 힛타이트에게 받는 피해가 가증되게 만들고 유리아가 소집한 예비병력을 힛타이트에게 투입해서 여유가 없게 될때 자신들도 공격을 개시한다는 것이라 로키안이나 기타동맹국들의 전쟁준비는 좀 느슨한 편이었다.자신들의 개입시점을 최저 3개월후정도로 계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이 계산은 유리아의 예비병력규모를 낮게 평가하고 있는 대유리아동맹의 정보탓이었다.실제 유리아가 가용한 예비병력을 모두 소집할 경우 양쪽 전선에 충분히 투입할 여력이 있었다.)
그런데 유리아의 대응은 그들의 예상과 반대로 나왔다.동맹국병력을 합쳐 무려 100만명을 국경에 배치하고 있던 로키안을 무시라도 하듯이 이쪽엔 30만명만을 남겨둔채 힛타이트쪽에 무려 60만에 가까운 병력을 투입한 것이다.자칫 힛타이트가 조기에 패전하면 큰일이라고 판단한 발렌타인은 예정보다 일찍 전쟁에 개입할것을 주장했다.
"설사 유리아가 힛타이트쪽에 주력을 투입했다고 해도 힛타이트라면 패하기 전에 유리아의 전력을 최대한 줄여줄걸세,야만족끼리 싸워서 힘이 빠진 다음에 우리가 개입하는게 더 유리하지 않겠나?"
로키안제국의 원수인 차이튼공작의 말에 발렌타인은 속으로 한숨만 나왔다.뿌리깊은 민족우월주의에 젖어있는 동방의 귀족들은 자신들과 다른 민족인 힛타이트를 대등한 동맹국이 아닌 돈으로 고용된 용병정도로 밖에 치지 않았다.이들은 이번에 힛타이트가 완전히 망하던 말던 유리아에 최대한 피해만 주면 그만이라고 안이하게 생각했다.실용주의자인 발렌타인은 민족우월주의따위의 편협한 사상으로 생각의 폭을 좁힐 뜻은 전혀 없었다.애초에 발렌타인은 전쟁을 할거라면 힛타이트가 먼저 유리아와 싸워 진을 빼놓은 다음 공격하자는 안보다 조금 개전시기를 늦춰서 3개방면에서 동맹국들이 동시에 공격해 들어가는 안을 희망했었다.
"그러다가 만약 유리아가 힛타이트에게 조기결전으로 승리라도 하면 어쩌려고 하십니까?유리아가 힛타이트에 큰승리를 거둘경우 유리아는 전력으로 동쪽으로 공격해올겁니다.그럼 20년전의 전쟁때보다 헐씬 어려워집니다!"
"여하튼 일단 준비된 대로 하도록 하세,그럼 예정보다 좀 준비를 서둘러서 2달뒤에 공격하도록 하지,그렇게 의견을 절충하는게 어떤가?"
로푸스5세의 결정에 발렌타인은 따를수밖에 없었다.비록 근위대장으로 황제의 신임을 받고 있지만 전군총사령관인 차이튼공작이 그런 자신을 은근히 견제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므로 강하게 의견을 주장하기가 곤란했던 것이다.
"너무 신경쓰지 말게,확실히 준비를 하고 나서 공격하는게 더 낫지 않겠나?"
회의가 끝나고 자리를 함께한 절친한 친구인 스파르타쿠스의 말에 발렌타인은 고개를 저었다.
"자네 그때 그 끔찍한 상황을 겪고도 상황을 안이하게 생각하나?솔직히 아크황제의 그 무시무시한 여인들이라면 어떤 사태가 일어날지 모른단 말일세!"
흑마법사 토벌중 경험했던 후궁군단(?)의 끔찍한 전력을 떠올린 스파르타쿠스는 쓴 웃음을 지었다.
사실 발렌타인은 유리아에 이번전쟁을 시작하는 자체를 반대하는 입장이었다.어렵게 국가개혁의 토대를 잡은만큼 이제 10년정도는 내정에 힘을 쏟기로 황제본인도 결심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아크황제가 즉위한 후 뜻을 바꾸어 자신의 대에 유리아를 멸망시키거나 최소한 국력을 약소화시키겠다고 설쳐대니 미칠지경이었다.상대방과 자신의 능력을 잘 판단하던 이전의 황제와는 다른 사람같았다.
"일단 국가를 반석같은 경지에 올려놓고 나서 유리아와 경쟁해도 충분한데.........."
발렌타인은 답답했다.숙청한 대귀족들에게서 로키안에 끌려와 노예가 되어 버렸던 자들을 해방시켜 토지를 나눠주고 로키안의 국민으로 정착시키는 작업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타국에서 끌려와 노예가 된 이들을 잘 달래어서 로키안의 국민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살아나가게 하는데는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현재 상태에서 무조건 토지만 나눠주고 해방노예들을 징집해서 병력으로 무조건 끌어들이는 것은 그들에게 또다른 반발을 불러일으킬수 있었다.
"폐하께서는 자네나 나처럼 소드마스터가 아니니 자신이 살아 있는 시간동안에 결과를 보고 싶으시겠지."
"마음 급하다고 새싹을 잡아당겨봐야 꽃이 빨리 피지는 않네."
황제가 이해가 간다는 듯이 중얼거리는 스파르타쿠스의 말을 발렌타인은 칼같이 끊어버렸다.
"만약 힛타이트가 유리아에 별 타격을 주지 못하고 참패해버리면 문제는 심각해,오히려 우리가 유리아의 공격을 전력으로 받아야 한단 말일세."
과거 얀대제의 시대에 유리아가 파죽지세의 동정을 중단해야 했던 것은 힛타이트의 후방교란이 가장 큰 이유였다.로푸스5세는 힛타이트를 마치 소모품처럼 취급해버리려고 했지만 그들이 없다면 유리아는 거침없이 동쪽으로 공격해올 것이다.
"하긴 이제 제대로 된 동맹국으로 지내기에는 틀렸지........."
스파르타쿠스의 중얼거림에 발렌타인은 속이 터졌다.로푸스5세는 이번공격에 힛타이트를 끌어들이기 위해 힛타이트에서 이번공격에 참여하지 않으면 공물을 끊어버리겠다는 협박을 가했었다.이미 20년넘는 세월동안 동방에서 보내져오는 풍부한 공물에 길들여져있던 힛타이트로서는 거부하기 힘든 협박이었다.하지만 의외로 이 제안을 받은 힛타이트는 자신들이 오히려 적극적으로 나서 스스로 공주를 전쟁명분의 희생물로 삼고 전쟁규모를 로키안에서 생각한것보다 더 확대했다.그러나 이런 협박을 받은 이상 앞으로 전쟁에서 이기든 지든 힛타이트가 자신들의 제대로 된 동맹국으로 남기는 틀렸다.
"웬지 그 페이라는 여자를 맞이하신 뒤부터 폐하가 변하신것 같단 말야."
"또 그 소린가?너무 신경과민인것같네."
발렌타인은 황제가 갑자기 마음이 변한 것과 페이라는 여자가 황제의 측실로 등장한 시점이 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것을 수상쩍게 여겼다.원래 귀족가문의 제대로 된 여인들을 빼고는 성노로 얼마쯤 데리고 있다가 버려버리던 황제가 노예로 팔려온 여자를 정식의 측실로 삼은것만 해도 이례적인 일이었다.그래서 황제 몰래 그녀의 신분을 감사해보기까지 했지만 별 이상은 없었다.빈민출신인 그녀가 태어난 빈민촌의 사람들 수백명에게 탐문조사를 했지만 그나이때까지 처녀를 지킨것이 거친 빈민촌으로선 신기할만큼 조신한 여인이었고 부모도 굶어죽어 배고픔을 견디다못해 노예상에게 스스로를 팔았다는것뿐이었다.
"감사에서도 별 이상이 없었고 페이마마가 황실에서 별로 안좋은 일을 한것도 아니잖나?자네가 너무 안 좋은 쪽으로만 보는 것 같아."
"그런 걸까......"
아직도 의심이 풀리지 않은 눈초리로 그는 황궁뒷뜰에서 열리는 페이의 생일잔치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는 갑자기 서두르던 황제가 느긋해진 것이 저 여자때문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다.
"하하,페이,즐거우냐?"
"네,페하,정말 고맙습니다."
자신의 품에 안겨 방긋방긋 웃는 페이를 바라보면서 로푸스5세는 늘그막에 찾아온 즐거움에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2년동안 페이를 안으면서 황제는 회춘이라는 말이 딱 걸맞게 건강을 되찾았다.그러면서도 페이는 황실에서 별로 적을 만들지 않는 조신한 태도를 보여 황제에게 호감을 더했다.얼마전 황제가 그녀를 위한 정원이라도 하나 만들어주겠다고 하자 오히려 자신으로선 과분하다면서 다만 빈민이었을때 이따금 멀리서 훔쳐본 야외에서 생일잔치를 하는 귀족들이 너무 부러웠다면서 자신도 생일잔치를 해보고 싶다는 소박한 소원을 말했던 것이다.이에 페이가 더욱 귀엽게 느껴진 황제는 오늘 4월 9일을 페이의 생일로 정해주고 대대적인 잔치를 열었다.늙은 황후는 정원보다 생일잔치라는 소박한 소원을 말한 후궁을 가엾게 여기고 축하의 인사를 전해주었을뿐 별로 투기를 부리진 않았다.
"하하,말년에 이런 귀여운 아이를 얻은 것도 정말 복이군,내가 뭐하러 젊었을때 하프엘프따위를 안아서 마린같은 년을 낳았을까?진작 이런 아이를 만나지 못한 것이 정말 후회스럽군."
페이를 안고 행복한 생각에 잠겨있는 로푸스5세와 달리 그런 황제에게 안겨있는 페이,아니 화이트드래곤의 고룡 카시오페아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인간의 취향정도를 맞춰주는건 일도 아니지,워낙 권모술수에 찌들어 살던 자이니 순진한 여인을 오히려 갈망하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맞았어,그나저나 유희전에 미리 빈민촌에서 정신마법으로 인간들의 기억을 조정해놓길 잘했지뭐야?그 발렌타인이라는 인간 확실히 로키안에서는 인재라고 할만하군,작은일도 허술하게 넘어가는 일이 없으니........그럼 인제 배우들은 무대에 다 올려놓은 셈이니 난 느긋하게 무대나 감상해야지,후후후......"
만약 로푸스 5세가 자신의 품에 안긴 가녀린 여인의 속셈을 알았다면 심장마비로 열번은 쓰러지고도 남았을 것이다.
유리아 서북부를 지키는 서부방면군 로폴트후작은 이미 짐작하고 있었지만 40만의 힛타이트군의 규모에 기가 질렸다.전원 기마병으로 구성되는 군대답게 이동속도가 엄청나 곳곳에 잠복하고 있던 병사들의 마법통신에 의한 보고가 들어오기 바쁘게 쉴새없이 유리아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이미 선두는 사막지대를 빠져나오고 있었다.
"아버님,부디 저한테 출전명령을 내려주십시오,저 유목민들한테 뜨거운 맛을 보여주겠습니다!"
제국기사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아크와 동갑인 23세의 나이에 소드익스퍼트에 진입하여 우수한 검사라는 평을 받고 있는 로폴트후작의 외아들 맥시밀리엄이 아버지에게 출전을 요청했다.아버지가 담당하는 서부지역에서 종군할것을 강력히 요청하여 이곳으로 온 맥시밀리엄은 힛타이트군에 겁을 먹기보다는 공을 세우고 싶어 안달이 났다.그가 알고 있는 힛타이트는 제대로 된 마법사도,마나를 다룰줄 아는 기사도 없이 고작 전원기마병이라는 기동력을 이용해 약탈후 잽싸게 도망갈줄이나 아는 도적떼일뿐이다.이제 숫자가 늘어나서 공격해 왔다지만 정면으로 맞붙으면 무서워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거기다 이제 서부방면군 20만뿐 아니라 북부방면군과 중앙군에서 차출한 40만가까운 병력이 후방에서 모이고 있으니 그들보다 먼저 공을 세우고 싶은 욕심에 맥시멜리엄은 안달이 나있었다.
"어제 알려준 힛타이트군에 대한 주의사항은 숙지했겠지?"
다급한 맥시밀리엄과는 달리 아버지 로폴트후작은 느긋했다.오호장군들보다 헐씬 떨어지는 소드익스퍼트중급의 검실력으로 그들과 대등한 위치에 서고 뛰어난 임기응변으로 "여우"라는 별명을 가진 지장답게 이사람의 속마음을 아는 것은 매우 힘들다고 한다.
"물론입니다.아버님!"
사실은 "물론"이 아니었다.맥시밀리엄은 아버지에게 서부전선에 대한 설명을 들을때 생각한 것은 힛타이트군은 마법사가 별로 없고 마나를 사용할수 있는자가 극소수라서 만만하겠다는 생각뿐이었다.
"보고에 따르면 3천명정도가 지금 사막을 벗어나서 정찰조격으로 탐색중이라는구나,네가 수도에서 데려온 병력 3천명으로 한번 상대해봐라."
"감사합니다,아버님!"
"잠깐!"
"네?"
맥시밀리엄이 뒤를 돌아보자 로폴트후작이 아들에게 질문했다.
"네가 데려온 병력만으로 가능하겠느냐?원하면 지원을 붙이고 싶다만....."
"하하하,아버님,그런 마적놈들은 그정도로도 충분합니다.염려마십시오!"
맥시밀리엄은 신이 나서 군막을 나섰다.자신이 직접 데려온 병력으로 상대해보라는 말에 더욱더 신이 났다.이제 전장에만 나가면 군공이 굴러떨어질것같은 기분이었다.
"끌끌....녀석,적을 얕보면 필패라고 가르쳤을텐데 전혀 머릿속에 들어있지 않은 모양이군,몸으로 한번 호되게 고생을 해봐야지......."
막사를 나서는 아들의 등뒤를 바라보면서 혀를 차던 로폴트후작은 등뒤의 커튼을 걷었다.4개의 크고작은 인영이 그뒤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이렇게 되어 버렸으니 좀 도와주셔야겠습니다.마침 저들한테는 약한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었으니까 차라리 잘 되었지요,그저 목숨만 붙어서 돌아올수 있게만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로폴트후작의 부탁을 들은 인영들은 소리없이 군막의 뒷문으로 밖으로 나섰다.군영에서는 맥시밀리엄이 이끄는 3천의 병력이 힛타이트군을 맞으러 나서고 있었다.
"이 마적놈들아,감히 유리아국경을 침범하다니 간이 부었구나!어서 사죄하고 항복하지 못할까!"
포진을 마친 맥시밀리엄은 기세좋게 나서서 힛타이트군에게 큰소리를 쳤다.힛타이트군역시 대장급인듯한자가 나와 맞받아쳤다.
"이 비열한 유리아놈들아!우리의 공주를 함정에 빠뜨리고 무슨 헛소리냐!뜨거운 맛을 보여주마!"
그리고선 곧바로 좌익에서 기마대가 쏟아져 나와서 공격을 개시했다.맥시밀리엄은 자신도 기병대를 이끌고 맞서려고 했으나 뜻밖에 힛타이트기병은 맞부딪치기 전에 화살을 잔뜩 쏟아붓고는 말머리를 돌려버렷다.그러나 그 짧은 순간에 쏟아진 화살들은 뜻밖에 매우 강력했다.일반보병이 사용하는 석궁은 아예 사거리,관통력에서 전혀 상대가 안된다는 것을 한눈에 알아볼수 있는 그 화살은 중장기병의 갑옷도 여지없이 관통해버렸다.정신을 못차리는 사이 이번엔 우익이 공격해와서는 마찬가지로 화살을 퍼붓고 다시 돌아섰다.약이 오른 맥시밀리엄은 부대에 배속된 4써클 마법사에게 마법으로 상대하라고 했지만 이번엔 양쪽에서 쇄도해들어오는 기마대에게 어느쪽부터 대응해야 할지 몰라 허둥대다가 또 화살밥만 잔뜩먹고 말았다.
"이,이놈들....돌격!저놈들을 잡아랏!"
유리아군이 전진하기 시작하자 힛타이트군은 당황한듯 포진이 흐트러지면서 후퇴하기 시작했다.그러나 힛타이트의 기마대는 후퇴하면서도 강궁을 날려댔고 화살을 맞은 유리아군은 예외없이 쓰러졌지만 여태 우롱당한데 분통이 터져있던 맥시밀리엄은 부하들을 다그쳐 악착같이 쫓아갔다.그러나 승리하고 있다고 믿고 마구 쫓아가던 유리아군의 진격속도가 후퇴하면서도 날아오는 화살때문에 자꾸 느려지는 순간 8개의 부대로 나뉘어 돌아선 힛타이트군은 동시에 2~3개의 부대가 서로 다른 방향에서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면서 초전처럼 아슬아슬한 거리까지 들이닥쳐 화살을 쏟아붓고 되돌아서는 파상공세를 교대로 행했다.맥시밀리엄은 당황해서 마법사로 하여금 반격하게 하려고 했지만 사방에서 덮쳐오는 힛타이트군에 당황한 마법사가 단발적으로 행하는 마법은 기껏해야 몇십명정도에게 손실을 주는 정도였다.결국 쏟아지는 화살비를 견디다 못해서 맥시밀리엄이 후퇴를 명하여 돌아서는 순간 이번엔 힛타이트군에서 아직까지 등장하지 않고 있던 중기병이 나타나 쇄도해 들어왔다.유리아군의 중장기병만은 못했지만 여태 화살공격을 퍼붓던 기마대보다 충실한 갑옷을 갖춘 중기병들은 이미 절반이상이 전사하고 공황상태에 빠져있던 유리아군을 학살하기 시작했다.맥시밀리엄은 마나를 사용할수 있는 기사 십수명과 함께 이들에 맞서 수십명을 베었지만 이미 무너지는 전세를 어쩔수 없었다.결국 맥시밀리엄은 기사들과 함께 말을 돌려 달아나기 시작했다.그러나 힛타이트군의 추격은 악랄했다.멀리달아나는 병사들은 화살세례에 쓰러지고 낙오된 병사들은 중기병의 창칼에 희생되었다.맥시밀리엄은 그나마 동행하고 있던 마법사 시텐의 실드(방어)주문때문에 겨우 몸을 피했지만 4써클인 시텐의 마법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고 곧 뒤쫓아온 힛타이트병사들 2~3백명에게 포위되었다.
"호호호,이제 끝났어."
지휘관급인듯한 여인이 옆에 마법사 시텐과 2명의 호위병밖에 남지 않은 맥시밀리엄을 바라보면서 웃음소리를 내자 맥시밀리엄은 모욕을 견디지 못하고 치를 떨었다.하지만 그 모욕감보다 적을 너무 얕보았다는 자책감이 그의 어깨를 짓눌러왔다.이미 화살 몇대를 얻어맞은 맥시밀리엄이 죽음을 각오했을때 갑자기 힛타이트병사들 사이에서 폭렬주문 익스플로전이 폭발했다.
- 쿠아앙
시텐의 주문과는 차원이 다른 위력의 마법이 단 한방에 2백명가까운 병사들을 날려버렸다.
"뭐,뭐야!"
힛타이트병사들의 지휘관여인이 미처 손쓸틈도 없이 하늘에서 날개달린 미녀가 나타나면서 창을 휘두르자 창끝에서 스파크와 함께 엄청난 전기충격이 떨어지고 나머지 병사들도 모조리 쓰러졌다.힛타이트여인은 찌릿찌릿한 감각을 참으면서 가까스로 몸을 일으켜 도망가려고 했지만 그의 앞을 맨주먹의 아름다운 금발여인이 막아섰다.
"비,비켯!"
그러나 손에 아무것도 들지 않고 있다고 얕보던 여인의 손끝이 빛이나더니 힛타이트여인이 휘두르는 칼을 한방에 떨궈 버리고는 몸의 몇부분을 손끝으로 짚어대자 그녀는 삽시간에 제압되어 버렸다.
"이,이년들이....."
그나마 전기충격을 좀 약하게 받은 힛타이트여인의 호위병들이 달려들면서 여인을 구하려고 했지만 옆에서 있던 금발의 여기사가 남은 자들을 혼자서 모조리 베어버렸다.삽시간에 300명가깝던 힛타이트의 병사들은 단 4명의 여인들에게 몇분도 안되어 전멸한 것이다.
"다,당신들은....아!리사님,엘리자베스님,클라리아님,앤님!"
이따금 무도회에 나타날때마다 화제를 집중시키는 아크의 여인들은 수도내의 젊은이들에게 유명하다.자신을 구한 것이 아크의 여인들이라는 걸 알고는 맥시밀리엄은 안도하면서도 동시에 여자들에게 구함받은것이 부끄러웠다.
"자,서두르죠."
"이리 모이세요."
오렌지색 로브를 걸친 동안의 호빗소녀 앤이 모두를 모이게 하고 순간이동주문을 걸었다.마법사 시텐은 저 어려보이는 호빗소녀가 10여명가까운 사람들을 한꺼번에 순간이동주문으로 이동시키려하자 감탄을 감출수 없었다.4써클인 자신으로선 꿈도 못꿀일인것이다.
삽시간에 맥시밀리엄과 아크의여인들,포로가된 힛타이트병사 3~4명은 순간이동주문으로 전장에서 사라졌다.
"왜.......처음부터 그분들을 함께 보내주지 않으셨습니까!그랬다면 이렇게 처참하게는........"
돌아오자마자 회복주문도 받지 않고 아버지 로폴트후작에게 달려간 맥시밀리엄은 울부짖듯이 외쳤다.하지만 로폴트후작은 능글맞게 맥시밀리엄을 쳐다보면서 딴청을 부렸다.
"분명히 지원을 붙여주마 했는데 네가 거절했을텐데?"
"그,그런......놈들은 저희보다 병력이 많았습니다.거기다 어찌나 비겁한지......."
변명하는 맥시밀리엄에게 다가온 로폴트후작은 아들의 몸에 박힌 화살들을 하나씩 뽑기 시작했다.갑옷덕에 뼈까지는 닿지 않았지만 살속을 파고 들어온 화살이 뽑히는 감촉에 맥시밀리엄은 얼굴을 찡그렸다.
"으흠,그래도 최근 지급되는 비단셔츠는 잘 챙겨입었구나.중앙군이나 다른 방면군에서는 최근에야 비단셔츠가 지급되기 시작했지만 서부에서는 주무기가 화살이라서 예전부터 비단셔츠가 많이 보급되고 있지,이걸 입으면 화살이 잘 못 뚫는데다가 화살을 뽑을때 깨끗이 뽑기 쉽지."
"으윽!"
화살을 뽑고난 로폴트후작은 다른 화살한대를 더 뽑으면서 말을 이어갔다.
"그리고 확실히 말해두는데 적군은 너희보다 많지 않았다.순차적으로 쉴새없이 몰려드는 기세때문에 너희가 착각한 것이지."
"그,그런!"
나머지 화살을 뽑은 로폴트후작은 맥시밀리엄의 어깨를 툭 치면서 냉정한 태도로 비웃듯이 말했다.
"그리고 비겁이라.........너 그 소리는 동쪽의 얼간이들이 20년전에 우리한테 해대던 소리라는거 모르느냐?자신이 모르는 전법을 사용하는게 비겁일까,그럼 서로 죽고 죽이는 전장에서 비겁이란 개념이 통용된다는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느냐?전쟁은 검술시합이 아니다!정해진 룰따위는 없어!"
아버지의 말에 맥시밀리엄은 적을 얕보고 나섰던 자신이 한없이 부끄럽게 느껴졌다.그러나 억울한 심정은 여전했다.
"그럼 처음부터 빈마마들을 붙여주셨다면 이런 결과는........."
"아니,그건 일부러 그런 결과를 위해서 그렇게 보낸 거다."
"네?"
맥시밀리엄은 깜짝 놀랐다.어떻게 부하들을 사지로 보낼수 있단 말인가?
"지금부터 우리는 힛타이트에 연속으로 패해서 그들이 우리를 압도하고 있다고 믿게 만든다음 그들을 레블루안에 준비된 함정까지 끌어들여야 한다.그래서 초반엔 일단 크게 져줄 생각이었다."
자신과 부하들이 미끼역활에 불과했다는 것에 맥시밀리엄은 분노로 전신이 부들부들 떨렸다.
"하지만 그정도로 처참하게 패할줄은 몰랐다.원래는 네가 후퇴할때 그분들께서 지원해주시기로 되어 있었다.절대 그들을 쫓지는 마시라고 미리 경고해두었고,도대체 전원 기병으로 구성된 부대를 대부분이 보병으로 구성된 부대로 ?아가는건 무슨 배짱이냐?그 바람에 마마들께서도 곧바로 쫓아가지 못하시고 나한테 마법통신으로 확인해보시느라고 지원이 늦은 거였다."
이제 질책으로 바뀌어가는 아버지의 태도에 맥시밀리엄은 삽시간에 기가 죽었다.확실히 그 상황에서 돌격을 명한 것은 자신의 실수였다.상식적으로도 같은 숫자의 병력이라도 보병비율이 높은 부대로 전원 기병인 부대를 장시간 추격한다는 것은 말이 안되었다.
"힛타이트군의 공격패턴은 우리군의 일반병들이 소지하는 석궁보다 사거리와 관통력에서 우수한 자신들의 활로 아슬아슬한 거리에서 공격해서 진을 빼놓고 그것을 연달아 부대를 나누어 반복한다.차츰 그런식으로 진을 빼놓다가 일부러 상대방에게 밀리는듯한 인상을 주면서 서서히 후퇴하지,그들의 기마병은 후퇴하면서도 활을 쏠수있는 자들이기 때문에 승리하는걸로 착각하고 추격하는 적들에게 꾸준히 손실을 주지.그리고는 그때부터 병력을 총동원한 파상공세로 들어온다.그래서 마치 살점을 차례로 뜯어대듯이 적에게 타격을 주고는 마지막으로 지친 적들에게 그때까지 전투에 참여하지 않고 있던 무장과 갑옷을 충실히 갖춘 중기병들이 덤벼들어 마무리를 짓는다.일반적으로 전투초반에 돌격해오는 우리들의 중장기병들과는 성격이 다르지.어제 브리핑에서 충분히 설명했을텐데?"
맥시밀리엄은 아버지의 말에 반박할수 없었다.어제 아버지는 힛타이트에 대한 주의사항을 위와 같이 설명해준다음 대처하는 방법까지 설명해주었기 때문이다.
"힛타이트군은 전원 기병에다가 대부분 우수한 활로 무장하는 대신 마법사와 마나를 다룰줄 아는 기사가 거의 없기 때문에 잘 정돈된 진형에 정면돌격해오기는 힘들다.그래서 초반에 놈들의 가벼운 공격이 시작될때 놈들의 활과 사거리가 대등한 장궁부대와 마법사로 일단 반격하면 놈들이 주춤해지고 그때 그들에게 마법으로 공격하면 어느정도 피해를 줄수 있다고 어제 가르쳤을텐데 실전에선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더구나."
엘프들이 유리아의 병사들을 위하여 제작해준 인간용의 장궁은 엘프들의 활만은 못하지만 보통보병들이 장비로 지참하고 있는 석궁을 압도하는 놀라운 연사속도와 사거리를 가진대신 연마가 까다로와 유리아군에서는 병사들의 10분의 1정도만이 장궁을 사용한다.그래서 이들과 기병을 사용하는 기교는 유리아의 지휘관들의 주요 테크닉중하나로 꼽힌다.
맥시밀리엄은 부끄러워 견딜수가 없었다.마법사와 장궁병들을 효과적으로 사용했다면 최소한 힛타이트군에게 그렇게 깨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사실 힛타이트군의 전법에 대한 대응은 강군이라는 유리아군도 위의 로폴트후작이 말한 소극적인 전법외에는 뚜렷한 것이 없었다.일단 백병전으로 들어가면 유리아군은 힛타이트를 압도할 능력이 있었지만 힛타이트군은 절대 자신에게 불리한 그런 전투에는 말려들지 않았다.자신들이 불리하면 전원 기마병력이라는 기동력을 바탕으로 미련없이 후퇴해버리는 힛타이트군은 강군이라는 유리아로서도 골칫거리였다.이들에게 야전에서 완승을 거둔 단 한번의 경우는 시라니안을 비롯한 자국이 보유한 대마법사급(7써클이상) 마법사 4명을 한꺼번에 투입해서 대형마법을 난사하고 힛타이트병사들보다 압도적인 사거리의 활을 사용할수 있는 자국의 엘프사단1만명을 전부 투입한 전투가 유일했다.힛타이트인들이 쓰는 활을 모방해 제작하자는 의견도 나왔지만 제작과 사용의 문제보다도 관리의 까다로움이 심해 활에 목숨을 걸고 사는 힛타이트인들이 아닌 이상 어차피 그런 활을 사용하는 병사들을 키우는 것은 기존의 장궁병을 키워내는 것과 크게 다를바가 없다는 것 때문에 결국 그것도 무산되었고 저들이 쳐들어왔을때 요충지에서 함부로 나서지 않는 것외에 뾰족한 수단이 없어 20년전의 휴전이후 기껏해야 수백,수천의 단위로 변경을 어지럽히는 힛타이트군을 위해서 20만의 수비군을 서부곳곳에 배치해두어야만 했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9써클 마법사 사라와 앤 외에도 여러가지 비장의 카드가 준비되어 있고 이번에야말로 20년동안 유리아서북부를 괴롭혀온 우환거리였던 힛타이트를 완벽하게 박살내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담긴 계획을 중앙에서 황제와 기타 여러장군들과 함께 완성한 로폴트후작은 자신의 역량을 총동원해서 그들을 준비된 함정으로 끌어들일 생각이었다.그래서 철없는 아들을 이번에 확실히 단련시킬 생각으로 위험에 내던진 것이엇다.
"이미 지나간 일은 어쩔수 없다.전장이란 곳은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오만함을 가졌다가는 절대 살아남을수 없다는 걸 이번일로 똑똑히 기억해둬라.앞으로도 대여섯번은 더 져줘야 하니까 각오해둬라,이미 한번 경험했으니 이번같은 실수는 앞으로 없겠지."
아버지의 말에 맥시밀리엄은 수긍하면서도 불만이 많았다.
"그럼 어제 브리핑에서 좀더 강조해주셨어도 피해가 조금은 줄었을 거 아닙니까?"
"젊었을때는 남의 말이 쉽게 들어오지 않거든,경험으로 그들이 만만치않다는걸 확실히 기억하라고 그랬다.생각보다 피해가 만만치 않았지만."
"폐하도 저와 동갑인데 그럼 폐하도 그래야 됩니까?"
아들의 불만섞인 반박에 로폴트후작은 히죽거리면서 아들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어렸을때부터 자신을 놀려먹을때 짓던 아버지의 표정에 맥시밀리엄은 불안해졌다.
"너도 소드마스터,9써클마스터,피스트마스터,대정령사가 낀 부인들을 잔뜩 데리고 있다면 설사 이런 전쟁 아니라 드래곤 레어에 쳐들어간다고 해도 따로 신경안쓰마."
맥시밀리엄은 질렸다는듯이 고개를 내저었다.
"그냥 몸으로 때우겠습니다."
"그편이 더 쉽겠지?"
맥시밀리엄을 치료를 위해 신관들에게 보낸 로폴트후작은 수하장수들과 함께 앞으로 힛타이트를 끌어들이기 위한 유인작전을 숙의햇다.그러나 같은 시간 그의 군주인 아크가 하고 있는 짓을 알았다면 로폴트는 아들을 목숨이 간당간당하는 장소에 보냈던 것을 조금 후회했을지도 모른다.
서부로 진군하고 있던 중앙군의 막사에 도착한 리사일행들이 끌고온 힛타이트포로들은 심문을 위해서 정보부로 넘겨졌다.다만 여인만은 아크가 신분이 범상치않은것 같다면서 직접 데려갔다.
"이름이 뭐지?"
엘리자베스와 리사에게 끌려온 힛타이트여인의 이름을 물어보면서 아크는 흥미진진한 눈초리로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거친 유목생활탓인지 피부는 약간 까무잡잡하고 거칠었지만 몸에 꽉끼는 힛타이트인들의 전투복아래에서 다 드러난 몸매는 매우 싱싱해보였고 이목구비도 잘 빠진 편이었다.
"흥!"
아크의 질문에 힛타이트여인은 고개를 훽 돌려버렸다.그리고는 퉁명스럽게 말을 이어갔다.
"나를 잡은 건 이분들이에요.그러니까 나한테 명령을 할 권리는 저분들밖에 없어요!"
리사가 난감하다는듯이 아크를 바라보자 아크는 웃으면서 힛타이트여인에게 다시 질문했다.
"글쎄,리사와 엘리자베스도 내 소유인데?그러면 나한테도 네게 명령을 내릴 권리가 있는 거 아닌가?"
여인은 그말에 놀란 눈치였다.자신과 부하들을 순식간에 처치했던 강력한 여인들이 모두 아크의 여인들이라는데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눈초리였다.
"흥!보아하니 높은 귀족인 모양인데 보나마나 권력으로 저분들을 차지했겠죠,실제로는 저분들한테 꼼짝도 못하는거죠?"
놀리는듯한 여인의 말에 아크는 미소를 지으면서 엉뚱한 생각에 잠겼다.
"그러고보니까 나 루시하고 파린한테는 확실히 질거고 사라한테는 마법,아테나한테는 검,이리나한테는 정령술로 지겠네?그거 말고도 각자들의 특기에서는 한수접어줘야되고........."
포로로 잡혀왔으면서도 겁없이 자신을 약올리려고 하는듯한 여인의 태도가 오히려 재미있게 느껴진 아크는 여인의 볼을 꼬집으면서 물었다.
"글쎄,내가 어느정도 수준인지 아가씨한테 설명해줘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렇게 딱딱하게 굴어도 되겠어?듣자하니 힛타이트에서는 약탈당한 여인의 경우 남자한테 소유권이 있다고 들었는데?"
"당신이 직접 잡은게 아니잖아요?"
"호오~ ,힛타이트인를 세운 마룬족의 이야기에 대해서 몇가지를 들었는데 약탈에서 얻은 여인을 자신의 부인으로 삼은 족장도 있더군,그 족장의 부인은 그 족장한테 잡힌 거였을까?그 부하들이 잡았을 거라고 생각되는데?"
여인은 할말이 없었다.사실 자신이 한 말은 그저 트집잡기에 불과했던 것이다.하지만 이왕 당할 거라면 더 시비나 실컷 걸어보고 싶었다.어차피 자신에게 희망은 없다고 생각하고 있던 참이었다.
"흥,그래봐야 당신이 우리의 풍습을 그대로 따를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나요?"
"호오,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아크는 여인과의 말싸움이 점점 재미있게 느껴졌다.그냥 천천히 자신의 여인으로 조교해보는 것도 재미있겠지만 과연 이대로 어디까지 갈지 가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았다.
"우리는 모든 일상사를 말위에서 할수 있는 자들이죠,과연 이런 걸 당신이 다 할수 있을까요?"
자기가 포로로 잡혀온건지 시집을 온건지 주제파악도 못하는 억지성이 다분한 소리였지만 갑자기 엉뚱한 생각이 떠오른 아크는 여인을 쳐다보면서 히죽 웃었다.그 미소가 불안하게 느껴진 여인이 몸을 움츠릴때 갑자기 얼굴을 여인앞에 들이댄 아크가 능글맞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말위에서라......그럼 이건 어때,당신의 처녀를 말위에서 차지해주는 건 말야?"
"그,그건!"
흠칫 놀란 여인을 껴안고 자리에서 일어난 아크는 여인을 끌고 자신의 애마인 질풍에게로 갔다.엘리자베스와 리사를 비롯한 여인들이 그럴줄알았다는 듯한 표정으로 뒤를 따랐다.
"이미 오늘하루는 여기서 숙영하기로 했으니까 내일 새벽까지는 돌아올께,클라이스트경한테는 잘 변명해줘,그럼 다녀오지."
"아무래도........황궁에 방하나 비우라고 전해야겠죠?"
여인을 태우고 말을 군영을 빠져나가는 아크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엘리자베스가 중얼거리는 말에 앤이 고개를 끄덕였다.
"에휴,저녁에 루시언니하고 통신할때 전할께요."
"이번 전쟁이 끝나면 황궁을 개축해야 되지 않을까 싶네요."
리사가 두손들었다는듯이 고개를 흔들면서 대답했다.깐깐하고 고지식한 클라이스트에게 황제가 호위병도 없이 포로와 함께 말을 타러나갔다는 것을 어떻게 변명해야 할지 머리가 지끈거렸다.리사는 사라와 아테나가 있는 군막으로 사정을 설명하기 위해서 발길을 돌렸다.
"으,으?!"
"어때,내 말다루는 솜씨도 괜찮지?"
여인은 아크의 말에 반박할수 없었다.말자체도 뛰어난 말이었지만 아크의 승마실력은 결코 기마민족이라는 힛타이트인보다 그리 떨어지는 수준이 아니었다.최고속력으로 질주하면서도 한손만으로 고삐를 쥔채 다른 손으로는 여인의 몸 이곳저곳을 주물러대고 이따금 여인의 입술을 탐닉하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
"후후,이럴때 이게 소용될줄이야........."
아크는 문득 어렸을때를 떠올렸다.어렸을때 아버지와 어머니의 충격적인 관계장면(1부 2화참조)을 지켜본 아크는 그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아버지와 어머니를 계속 피하다가 마침 다리를 다친 질풍을 직접 보살피겠다는 핑계로 항시 마굿간담당인 한스와 붙어있다가 부상이 회복된후 잠시 방목장으로 보내진 질풍을 따라가 방목장에서 5개월동안 함께 있었다.당시 아크는 어린 나이에 소드유저에 막 진입했던 터라 상으로 휴식기간을 줄 생각이었던 황제는 아크가 질풍과 함께 자연을 벗삼아 살아가는 것을 허락해주었다.5개월동안 말과 함께 하면서 말의 습성을 익히고 질풍과 붙어 있었던 아크는 상당한 수준의 승마술을 익힐수 있었던 것이다.
이제 좀 기가 죽은 듯한 여인을 바라보던 아크는 아예 고삐를 놓고 양쪽다리에 힘을 주어 몸을 고정시키면서 여인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으,으으음......"
"이런 거치장스러운건 필요없겠지!"
기마민족이라도 발가벗고 말을 타본경험이 여자한테 있을리가 없다.차가운 바람이 알몸을 ?고 지나가는듯한 감각에 여인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여기가 조금은 젖어 있어야 나를 받아들일수 있지 않을까?"
옷을 모두 벗겨낸 아크가 몸을 찰싹 밀착시키면서 자신의 음부를 만져오자 여인은 소름이 오싹 돋았다.하지만 어릴때부터 말과 함께 생활한다는 자신들도 하기 힘든 대단한 승마실력이라고 생각했다.
아직 남자경험이 없는 여인은 남자의 손이 닿는 것에 대해 소름이 끼친다는 태도였지만 전속력으로 달리고 있는 말에서 균형을 잡기 위해 아크의 목뒤로 손을 뻗어 매달리지 않을수 없다.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경장을 입고있는 아크의 상체에 말이 흔들릴때마다 탄력좋은 유방이 비벼질수밖에 없었다.
"하하!내가 좋아 죽겠다는거야?이거 쑥쓰러운데."
"그,그런게 아니라......"
여인의 몸을 돌려 앞을 향하게 한 아크는 한손으로 말고삐를 잡은체로 다른 손을 앞으로 돌려 그녀의 전신을 주물렀다.질품의 빠른 속력에 비례한 차가운 바람이 자신의 몸을 스쳐가는 도중에 전신을 더듬고 있는 아크의 손길에 여인은 진저리를 쳤지만 말위에서 도망갈 다른 방법이 없었다.
"아아,그,그만 둬요."
자신의 가슴을 주물러오는 아크의 손길에 여인은 점점 숨이 가빠졌다.여태 수많은 여인을 섭렵해온 아크는 여자의 몸을 처음에 애무할때 상대방이 자극을 느끼는 성감대를 찾아내는 정도는 이미 익숙해져 있었다.부드럽게 손안에 들어오는 살을 움켜쥐었다가 풀어주고 비비면서 이따금 손가락으로 끝의 유두를 주무르고 꼬집으면서 자극해오는 아크의 손길에 여인은 자신도 모르게 달아오르고 있었다.자신의 가슴을 가지고 놀더 아크가 등뒤에서 목덜미에 뜨거운 숨을 불어넣자 여인은 자신도 모르게 신음소리를 냈다.
"아,아아아......"
어느새 아크의 손은 여인의 하체로 다시 내려갔다.이제 조금씩 그곳도 달아오르기 시작한 것을 느낀 아크는 여인의 꽃잎위를 살살 주무르다가 그 위쪽에 숨어 있는 클리토리스를 찾아내 드러나게 했다.이미 여자를 자극하는데는 익숙한 아크의 손길이 음핵을 부드럽게 자극하기 시작하자 여인은 자신도 모르게 달아올랐다.
"하아,하아앗!"
여지껏 스스로 그곳을 자극해본적은 없는 것은 아니었다.그러나 아크의 손길은 여인스스로 그곳을 자극할때보다 헐씬 능숙했고 또한 사람을 미치게 만들었다.그곳이 점점 단단하게 발기해오는 것과 동시에 여인의 아래쪽 균열사이에서 배어나오는 애액이 말안장을 적시고 있었다.
"좋아,이제 넣어도 되겠는데?"
"아,아냐....."
다시 여인의 몸을 자신쪽으로 돌아보게 한 아크는 잔뜩 성이난 물건을 꺼내 여인의 젖은 꽃잎쪽으로 이끌었다.뜨겁고 단단한 아크의 자지가 하체에 닿는 감촉에 여인은 몸부림을 치고 싶었지만 달리는 말위에서 어쩔방법이 없었다. 살짝 젖어 있는 꽃잎을 밀어제치면서 안으로 밀고 들어온 아크의 물건은 흔들리는 말위의 충격과 여인의 체중으로 인해 단숨에 쑤욱 질안으로 밀고들어왔다.
"싫어엇!"
여인은 절규했지만 달리 저항할 방법이 없었다.미처 제대로 된 저항도 없이 여인의 안으로 파고들어온 아크의 물건은 단번에 처녀막을 뚫고 깊숙히 들어왔다.그 고통에 여인은 절로 눈물이 흘러나왔다.이제 여인에게서 나오는 신음소리는 흥분에 의한 것이 아니라 고통에 의한 것이었다.
눈물과 함께 여인이 훌쩍거리기 시작할때 아크는 고통에 이를 악물고 있는 여인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포개고 부드럽게 바람에 휘날리는 여인의 머릿결을 쓸어내렸다.
"으으응."
자신의 입술의 빗장을 강제로 열면서 침입해오는 아크의 혀를 여인은 제대로 저항하지 못하고 받아들였다.안에 들어온 아크의 혀가 휘감기면서 그녀의 입안의 감각을 자극해오자 여인은 차츰 자신도 모르게 그 동작을 받아들였다.입속에서 혀가 엉키면서 올라오는 자극이 차츰 하체의 고통을 조금씩 잊게 해주었다.
그동안에도 말이 질주하면서 위에서 올라오는 진동때문에 아크의 물건은 저절로 여인의 안으로 파들어오면서 애액과 피가 섞인 액체가 안장을 적시고 있었다.
"흐으응,아아앙......"
점점 아크의 물건이 찔러 들어오는 것을 즐기게 된 여인은 어느새 아크의 물건이 찔러들어올때마 몸을 활처럼 휘면서 더욱더 아크를 깊숙히 받아들였다.어느새 아크의 목을 감싸안은 팔다리에 힘을 주면서 다리로도 아크의 허리를 꽉 감아 달라붙고 있었다.
그런 여인의 몸놀림에 아크도 더욱자극했는지 말의 진동뿐아니라 자신의 허리를 이용한 움직임에도 박차를 가해서 잔뜩 여인의 질안에 자신의 물건을 밀어붙였다.
"하아아앗!"
여인의 비명소리와 함께 질이 강하게 수축해오는 것을 느낀 아크가 하체에 힘을 주고 여인의 안에 자신의 욕망을 분출했다.말위에 올라탄 주인이 절정에 달한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질풍은 달리는 속도를 전혀 늦추지 않았다.어느새 해가 져버린 주변 풍경은 암혹속으로 묻히고 있었다.
뛰어난 명마인 질풍에 올라타고 한참을 달린끝에 군영과는 꽤 거리가 멀어져 버렸다.아크는 다시 군영으로 말을 달리면서 이제 돌아가서 고지식한 클라이스트에게 한소리단단히 들을 것을 생각하니 머리가 아파왔다.
"어때,힛타이트 사람들만큼 하는 것 같아?"
이제 완전히 굴복한듯 자신의 품에 안겨있는 여인에게 묻는 아크에게 여인은 수줍은 태도로 대답했다.
"저희들도.....이런 거 할때는 땅에서 해요."
완전히 순종적인 태도를 보이는 여인에게 아크는 처음의 질문을 다시 했다.
"이름이 뭐지?"
"호에룬이에요."
호에룬이란 이름을 들은 아크는 잠시 머리를 갸우뚱거렸다.정보브리핑에서 확실히 들었던 이름인 것이다.
"아,힛타이트 국왕의 남은 딸이름과 같네,힛타이트 국법으로 왕위계승권에서 우선순위라는,힛타이트에선 그이름이 많이 쓰이나 보군."
"전데요."
"응?"
"제가.....그 호에룬 맞는데요."
순간 아크는 고삐를 놓치고 질풍에서 굴러 떨어질뻔했다...........
ps.혹시 승마경험이 있으신 분이 말을 타면서 이런 일은 절대 불가능하다고 반박하시면 할말이 없습니다.여태 경마장에는 가봤습니다만 승마를 해볼 경험은 없었던 소시민올습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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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
접속일 | 2024-11-23 | ||
서명 |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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