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포플리앙전투
베르토프가 억지로 잠을 청하고 있을때 오늘도 아크는 시아를 포플리앙에서 데려다가 정사를 나누고 있었다.남자들에게 당한 경험만 있을뿐 테크닉은 없었던 시아에게 갖가지 남자를 자극시키는 기술까지 가르쳐가면서 매일을 보냈지만 시아는 아직도 이것이 꿈이라고만 생각했다.오늘은 시아에게 펠라치오를 가르치려는 참이었다.
침상에 앉은 아크가 몸을 뒤로 젖히면서 다리를 벌리자 시아가 떨리는 눈초리로 그사이의 솟구친 물건을 쳐다보고만 있었다.시아로선 남자의 물건을 입으로 빤다는건 전혀 몰랐던 행위였다.
그런 시아를 옆에서 이리나가 재촉했다.
"자아,가르쳐준대로 시작하세요."
시아는 천천히 아크의 자지를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감싸쥐었다.
"천천히 끝에서부터 삼키세요.그리고 이쪽 손으로는 ......."
옆에서는 사이나가 천천히 시아의 다른 쪽손을 아크의 더 아래쪽의 불알쪽으로 이끌었다.시아는 참 신기하다고 생각했다.며칠동안 같은 꿈을 계속해서 꾸는 것도 그렇지만 평생본적도 없고 이야기만 들어본 엘프와 다크엘프가 자신이 정사를 나누는 것을 지도해주는 꿈을 꿀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시아의 가녀린 입술이 천천히 귀두끝에서부터 아크의 물건을 완전히 감쌌다.한쪽손으로는 아크의 자지의 뿌리쪽을 쓸어올리면서 반대쪽 손으로 아래쪽의 구슬을 애무하던 시아는 아크의 물건을 자신의 입안에 머금고 천천히 빨아들였다.
"아아,꿈속에서라지만 이런 일까지 하다니......"
시아는 자신의 안에 이렇게 음란한 욕망이 있었는가 생각했지만 뜻밖에 더러울것 같았던 남자의 물건을 빠는 것은 시아에게 쾌감을 가져다 주었다.자신의 입안에 들어온 아크의 물건을 열심히 혀로 감싸면서 ?아대면서 시아는 머리를 흔드는 왕복운동을 더욱더 빨리 했다.시아의 침으로 아크의 물건을 촉촉하게 젖었다.
"좋아,시아,간다!"
갑자기 시아가 열심히 빨고 있던 물건이 뻣뻣해지면서 아크는 손으로 시아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강하게 끌어당겼다.시아의 목구멍까지 들어온 아크의 물건에서 잔뜩 뜨꺼운 정액이 토해졌다.
"흐웁!"
자신의 목안으로 밀려들어오는 아크의 정액을 받아들이면서 시아는 의외로 역겹지 않다고 생각했다.오히려 쾌감까지 몰려왔다.정액을 한참 쏟아낸 아크의 물건에 힘이 빠지고 머리를 누르던 손도 치워지자 시아는 가뿐 숨을 몰아쉬었다.
"하아,하아........"
"자,이제 뒷처리까지 하도록 해."
아크가 다시 물건을 내밀자 시아는 정성스럽게 아크의 물건에 묻은 자신의 침과 정액을 깨끗이 ?아먹었다.그런 행위까지 시아에겐 이제 쾌감으로 다가왔다.
다음날 동이튼후 식사를 마친 포레프군은 진영을 나서 포진을 마치고 유리아군과 맞섰다.그래도 두메가 이끌고 왔던 군사들보단 훈련기간이 좀 길었기에 꼴사나운 모습은 보이지 않을수 있었다.
"흐흠,저번보다는 보기가 낫군."
"그래도 대단한 수준은 아닙니다."
포레프군의 포진을 바라보는 아크와 하인리히는 10배가까운 대군을 상대하는 것답지 않게 전혀 긴장감이 없었다.포레프군은 39만의 병력중 1만명을 진영수비로 남기고 38만명의 병력을 모조리 이끌고 나왔다.유리아군은 4만 5천의 병력중 힛타이트경기병 5천을 후방의 포플리앙성에서 혹시라도 공격해올것을 대비해 그쪽에 배치하고 3천명의 병력을 진영수비로 남겨두고 나왔다.
"돌격!"
"우와아!"
포레프군의 공격은 보병부터 시작되었다.하지만 기세가 시원치 않은 것이 지도층이 중심이 된 기병들은 후방에 죽치고 있으니 불안하지 않을수 없었다.하다못해 지원사격이라도 있다면 조금 낫겠건만 그들의 빈약한 활로는 사거리가 안되고 마법사들도 숨죽이고 있으니 아무리 상대방의 수가 자신들보다 적어도 애써 고함을 질러댔지만 불안하지 않을수 없었다.
"허헉!"
"으으으...."
먼저 유리아군에 포함되어 있던 엘프들의 화살이 날아들었다.엘프들의 궁술은 뻑뻑한 숲속에서도 목표물을 절대 놓치지 않을 정도다.결코 한사람에 화살 두개가 박히지도 않게 정확한 화살이 한대에 한명씩의 목숨을 정확히 앗아갔다.결코 빗나가지 않는 화살에 두려워하면서도 물러나면 자군의 마법사에게 죽을 것이라는 경고를 단단히 받고 있었기 때문에 기세를 타고 달려나가는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조금더 거리가 가까워지자 엘프들의 화살에 인간들의 장궁(엘프활을 인간들이 사용할수 있을만큼 약화시킨 활)들이 가세하고 아무리 머릿수를 믿고 있다고 해도 엄청난 화살비에 돌격의 기세가 주춤해질수밖에 없었다.기병도 아닌 보병,그것도 정예병이라고 볼수 없는 병력들은 화살의 공포에 제대로 전진하지 못하기 시작했다.화살의 비에 병사들이 겁을 먹으면서 시체뒤에 숨으려고만 들었다.
"저,저........."
전황을 살펴보던 장수들은 깜짝 놀랐다.원래 공격계획은 될수있는한 병사들을 최대한 넓게 펴져서 돌격해 들어가서 싸움을 난전으로 이끌어 적이 질적 우위를 발휘할수 없게 만드는 것이었지만 포플리앙근처의 지형은 원래 유리아군을 맞아 싸우기로 했던 평야지역보다 평탄한 지역이 좁아서 돌격부대의 폭을 자신보다 수가 헐씬 적은 유리아군과 비슷하게 좁히고 병력을 차례로 돌격시킨다는 계획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이 차례대로 돌격은 최선두의 병사들이 유리아군의 화살세례에 꼼짝도 안하고 제자리에서 벌벌 떨고 있는 바람에 유리아군의 화살사거리안에서 15만의 병사들이 옴쪽달싹못하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제기랄!"
보병부대의 돌격을 지휘하던 차무로는 미칠것만 같았다.처음에 좁은 대형으로 병사들을 연속으로 투입하자는 것은 상대방의 활이 자신들보다 우수하다고 해도 수가 적어 한번사격하고 나서 다시 활을 매기는 틈이 생길때마다 조금씩 전진이 가능할 것이고 희생이 있더라도 아군이 전진하면 그때 유리아군의 마법사들이 대형 마법을 사용할 것이고 그때마다 꾸준히 추가병력을 투입하면 아무리 유리아군의 마법사들이 뛰어나도 결국은 지칠 것이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엘프들이 섞여 있는 유리아궁수들의 연사는 상상을 초월하는데다가 3조가 교대로 화살을 날려대 병사들이 감히 앞으로 나서지도 못하게 만들었다.
"이거 난리났다.난전으로 이끌지 못하고 이렇게 우리끼리 뭉쳐있다가 마법에라도 당하면......."
"겁먹지 마라!이대로 있다가는 헛되이 죽을 뿐이다.어서 전진.....으헉!"
빗발치는 화살을 무릅쓰고 병사들을 이끌고 돌격하려던 차무로의 앞에 서있던 병사를 꿰뚫은 화살이 아직도 힘이 남아 그의 왼쪽 어깨에 꽂혔다.다행히 아무리 강궁이라도 사람하나를 꿰뚫은 화살이라 완전히 관통하지는 못했지만 그는 앞에서 넘어지는 시체에 깔려 버둥거렸다.시체를 치우고 일어나려고 애쓰는 그의 눈에 유리아군에서 날라온 섬광이 자군에게로 날라오는 것이 보였다.
"으으윽......"
차무로는 눈을 감아 버렸다.예정보다 헐씬 좁은 지역에 몰려있는 병사들사이에 떨어질 저 마법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뻔하게 보였기 때문이다.
꽈과광!
날아온 마법은 헬파이어였다.
원래 헬파이어는 화염계열의 궁극의 주문이고 위력에 있어서는 무쇠도 녹인다고 할정도지만 대규모전투에서 사용할때는 범위를 넓게 확산시켜야 하기 때문에 얼마나 확산시키느냐에 따라 위력이 달라진다.
9써클의 대마법사인 사라가 날린 헬파이어는 대인용의 최소한의 위력으로 최대한 확산시키도록 날렸고 삽시간에 포레프군 15만이 몰려 있는 지역을 덮어 버렸다.
"끄아악!"
"뜨,뜨거워,살려줘........"
그나마 비명이라도 지를 수 있었던 병사들은 헬파이어가 떨어진 지역에서 멀리 벗어나 있어 목숨이라도 건진 운좋은 병사들이었다.중심에 있던 병사들은 비명도 질러 보지 못하고 화염에 휩싸여 목숨을 잃었다.거기다 너무 좁은 지역에 많은 병사들이 몰려 있었기 때문에 주문한방에 5만의 병사들이 죽거나 전투불능이 되어 버렸다.살아남은 병사들도 공포로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했다.
원래 9써클의 대마법사는 10만대군에 필적한다고 계산한다.하지만 실제로는 상대방에 고써클마법사가 있으면 어떻게든 대응마법을 준비한다거나 대형마법에 걸릴 경우를 대비해서 병력을 최대한 산개하곤 하기 때문에 주문 한번에 5만명을 쓸어버린다는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이,이럴수가........"
차무로도 운이 좋은 편이었다.중심에서 멀리 벗어나 있었던데가 위에 시체가 덮어져 있어 약간의 화상만으로 살아 남았으니 말이었다.아비규환속에서 병사들에게 더이상 어쩌지도 못하고 있는 차무로의 눈에 옆에서 돌격해 들어가는 아군기병대의 모습이 보였다.
"미쳤군!"
넋이 나갈것같은 상황에서 차무로는 제대로 말도 안 나올 지경이었다.유리아군에는 지금까지 털끝만큼도 피해를 주지 못했다.그런 상황에서 저대로 돌격해 들어간다는 것은 자살행위였다.
"이럴거면 처음부터 기병들로 돌격해들어가던가 한꺼번에 총공격을 하던가 할것이지......"
차무로의 탄식과는 달리 보병들은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사실 본진에 있던 베르토프는 처음 돌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가 주문한방에 완전히 망가지는 것을 보고 기병들과 함께 전군을 동원해서 돌격해 들어가려고 했지만 뜻밖에 보병들은 전혀 움직이려 하지 않았다.
원래 도시국가들에서는 지도층들이 특권을 누리더라도 큰일이 나면 앞장을 서는 것이 규범이었다.그런데 그들이 모두 기병이라고 뒤에서 대기하고 있는 사이에 앞서서 돌격하던 병사들이 주문한방에 날라가는 모습을 본 병사들은 사나운 기세로 명령을 거부하다시피했다.마법사들의 마법으로 독려한다는 것도 도저히 불가능했다.이 상황에서 자군의 마법사들의 주문이 아군에 떨어졌다간 자중지란이 먼저 일어날것이었다.
어쩔수 없이 베르토프는 기병들을 스스로 이끌고 돌격을 지휘한 것이었다.
"인제 마지막을 장식할 땐가?앤,사라 부탁해!"
"분부대로요.......기가썬더!"
아크의 지시에 역시 9써클 마법사인 앤의 전격주문이 돌진해 들어오는 포레프군기병대에 떨어졌다.
전격계열의 최강주문인 기가썬더는 한방으로 기사몇십명은 숯덩이로 만들정도지만 일부러 앤은 충격으로 쓰러질 정도로만 위력을 약하게 해서 최대한 확산시켰다.기병의 돌격의 기세가 약해지는 순간 다시 한번 사라의 헬파이어가 날아들었다.
"아,안돼!이럴수가........"
주문의 충격에 놀라서 말에 굴러 떨어졌던 베르토프가 아르의 부축을 받아서 몸을 일으키고 있을때 이미 기병은 전멸직전이었다.주문으로 혼이 나가 있는 기병들에게 유리아기병들이 덤벼들어 결정타를 가하고 말에서 떨어져 쓰러진 병사들은 사나운 드워프보병들이 달려나와 사정없이 도끼로 목을 끊어놓고 있었다.포레프군에서 가장 정예인 병사들로 이루어져 있던 병사들이 힘없이 쓰러지고 있었다.
"지금이라도 다 함께 돌격해 들어가야 한다.지금은 그나마 유리아군과 아군이 섞여 있어,난전으로 들어가면 유리아군의 마법사들도 마법을 함부로 사용못해!"
"병사들이 통제불능입니다,강제로 돌격명령을 내리면 칼이라도 들이댈 기세입니다!"
화상을 입은 몸을 이끌고 본진으로 돌아온 차무로가 남은 보병들이라도 이끌고 공격해 들어가 베르토프를 도우려고 했지만 이미 겁을 잔뜩 집어먹은 병사들은 통제를 따르지 않았다.
"이래서 중간 지휘관들이라도 좀더 제대로 육성하자고 했는데........"
원래 좀더 전투의지가 있는 지도층이나 베르토프의 사상에 심취한 자들을 모조리 기병대로 몰아넣을게 아니라 보병들에도 적당히 배치해서 이들을 지휘관급으로 병사들을 이끌게 해야 전장에서 제대로 된 지휘체계를 확립할수 있을 것이라고 차무로가 주장했지만 이것은 마법사 타커의 반대로 무산되었다.전투를 결정짓는 것은 기병들이고 무엇보다 기병이 최우선적으로 정예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타커의 주장이었다.하지만 그 결과로 원래부터 정예군이 아니었던 포레프군의 지휘체계는 중간층지휘관의 절대적인 질적저하를 가져오고 말았다.
"재상!일단 몸을 피하셔야 합니다!"
블링크주문으로 난전중에 뛰어든 마법사 타커가 이미 전멸하다시피 한 기병들을 이끌고 항전하고 있는 베르토프를 억지로 잡아끌었다.얼마남지 않은 베르토프의 제자들이 결사적으로 스승의 탈출을 돕기 위해서 수준이 안되는 실력임에도 유리아군을 막아섰다.
"나,나도.....으윽!"
베르토프를 따라서 도망가려는 시아를 차지했던 남자중 한명인 쥬베는 앞을 막아서는 아테나의 칼에 몸이 두쪽으로 잘려버렸다.
"이놈까지 딱 9명이군,아크가 이놈들은 절대 놓치지 말고 죽여버리라고 했었지?"
이제 기병들은 전멸상태였다.거기다 말에서 떨어지면 냉혹한 드워프보병들이 포로로 잡지도 않고 목을 끊어 버렸기 때문에 생존자도 거의 없었다.
"파이어월!"
본진으로 돌아가려는 베르토프의 앞을 앤의 파이어월주문이 가로막았다.할수없이 베르토프를 데리고 돌아가던 기병들은 불꽃의 장벽을 피해서 말머리를 옆으로 꺾었다.그순간이었다.
"봐라!적장이 자신의 군대를 버리고 도망간다!"
유리아군이 일제히 함성을 질러대자 남은 포레프군은 공황상태에 빠졌다.베르토프는 단지 자신의 진행방향에 있는 주문을 피한 것뿐이었지만 그렇지 않아도 끔찍한 마법의 위력에 공포에 질려있던 병사들은 그저 말머리를 돌리는 것만을 보고 베르토프도 싸움을 포기했다고 생각하고는 일제히 흩어지기 시작했다.
"아,안돼!모두 멈춰,재상께서는 도망가는게 아니란 말이다!"
차무로가 병사들을 통제하려고 해도 소용이 없었다.거기다 이들을 원래 이끌었던 사람들은 대부분 저 기병들과 함께 목숨을 잃었다.
"빌어먹을!다 그 마법사 때문이다!"
차무로는 흩어지는 병사들을 바라보면서 이를 갈았다.베르토프는 원래 아무리 유리아군의 마법사와 비교가 안되는 마법사들이라고 해도 자군의 마법사들에게 마법의 시범을 아군에게도 자주 보여주고 마법에 대해서 병사들에게 자세히 알려주어 좀더 마법에 대한 면역을 길러주자고 했었다.마법이 금기시되어 제대로 견식해볼 기회가 없는 이곳에서는 사람들이 마법자체에 큰 공포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하지만 타커는 마법의 위력에 대해서 병사들이 알게 되면 싸우기도 전에 사기를 잃을지도 모른다면서 병사들에게 마법에 대해 잘 모르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아무래도 마법사의 의견쪽이 더 신뢰성이 있다고 생각한 베르토프는 계획을 취소했다.
하지만 마법을 제대로 경험해보지 못한 병사들이 대형주문을 접한 공포는 너무 심했다.몇달동안의 훈련조차 소용없이 지휘체계는 완전히 붕괴되어 버렸다.
베르토프는 결국 주문에 막혀서 본진으로 돌아오지도 못하고 병사들과 섞여 도망가버리고 차무로는 결국 남은 병사들을 이끌고 항복해 버렸다.수십만의 병사들을 이끌고 겨우 몇만의 유리아군에 참패한 이 전투는 마법사가 전혀 없는 전력으로 마법사,그것도 대마법사급이 있는 전력과 겨루는 것이 얼마나 무모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역사에 남았다.
주문한방으로 5만명을 해치운 사라는 "핑크의 마녀"라는 별명으로 이후 악명을 날렸다.
"으흐흑!내가 이제 살아서 무엇한단 말인가!"
제자중 일부와 마법사 타커,아르를 데리고 겨우 전장에서 벗어난 베르토프는 통곡을 하면서 절규했다.원래 베르토프는 아군이 무너지는 것을 보고 다시 유리아군에게 달려들어 최후까지 싸우려고 했으나 아르가 베르토프를 기절시켜 전장에서 탈출시킨 것이었다.
"최소한 사부님이 살아계셔야 다시 시작이라도 해볼수 있습니다."
"주인님,기운을 내세요.제가 목숨을 걸고라도 주인님을 지킬거에요."
제자들과 아르가 애써 베르토프를 위로하려고 했지만 베르토프는 모든 것이 끝장이라는 것을 알았다.수십년간 길렀던 제자들과 지지세력조차 한번의 싸움으로 전멸하다시피 했고 애써 도시국가를 결집하는 구심점으로 삼았던 시아도 싸움이 이렇게 된 이상 유리아군에게 포로가 되었을 것이다.이제 앞으로 이런 기회는 두번다시 찾아오지 못할 것이다.
"이미 나는 틀렸다.십만이 헐씬 넘는 사람들이 내가 세운 나라때문에 죽었거늘 어찌 나혼자 목숨을 건진단 말이냐........"
"하지만 사부...윽!"
베르토프를 격려하려는 제자의 가슴에서 갑자기 칼날이 튀어나왔다.흔비백산한 베르토프가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사이에 나머지 제자 세명도 뒤에서 날라드는 칼날에 유명을 달리했다.남은 것은 아르와 베르토프뿐이었다.
"타커!무슨 짓이요?"
베르토프는 갑자기 타커가 칼을 휘둘러 자신의 제자들을 쓰러뜨리자 놀라 어쩔줄 몰랐다.마법사로 알고 있었던 타커가 소드유저급의 검사들인 제자들을 기습이라고는 하지만 단번에 해치우다니?
"후후,내이름은 타커가 아니라오,아마 이얼굴로는 아니었지만 20여년전에 타키온이란 이름으로 만난적이 있었지요?"
"뭐,뭐라고!"
타커의 말에 베르토프는 심장이 멎어버릴것같은 충격을 받았다.
· · ·· · ·· · ·· · ·· · ·· · ·· · ·· · ·
"그럼 타키온후작이 예전에 베르토프와 만난 적이 있었단 말이오?"
"그렇습니다.폐하,그때는 저항세력지도자 마쿠오라는 가명을 사용했습니다."
멜라혼에서 아크가 베르토프의 책략을 타파했을 무렵에 본국에서 전 블랙팬텀단장이며 현재 정보부 장관인 타키온이 찾아왔다.
원래 정보부는 제국의 정보조직을 총괄하는 위치여야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가 않다.황제의 바로 직속인 블팩팬텀이 실제적으로 정보조직을 총괄하며 단지 정보부는 행정/관리조직에 가깝다.정보부장관은 블랙팬텀의 상관이어야 하지만 블랙팬텀은 행정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비밀조직이고 황제의 명만을 받들기 때문에 정보관련의 실무는 거의 블랙팬텀이 맡는다.다만 블랙팬텀은 대외비인 조직이기 때문에 블랙팬텀단장에게는 줄수있는 작위가 한정되어 있다.그래서 정보부장관은 블랙팬텀단장이 완전히 은퇴하기 전에 후작급의 작위를 내리기 위해 사용된다.아크는 즉위하고 나서 아버지 얀대제의 심복으로 오랫동안 충성한 타키온에게 정보부장관을 임명하면서 작위를 후작으로 높여주고 블랙팬텀단장에는 다크엘프론을 임명했었다.
그런데 정보업무의 실무에서 물러나 있었던 타키온이 과거 베르토프와 공작을 위해 만난적이 있었다면서 직접 힛타이트로 찾아온 것이었다.
원래 얀대제는 힛타이트와 원수관계가 된후 힛타이트에서 비유목민계열들을 독립시키기 위해 세력을 모으고 있던 베르토프를 힛타이트에 대한 카드로 활용할수 없을지 고려해본적이 있었고 이를 위해서 타키온을 보내서 베르토프와 교섭해본적이 있었다.
일단 타키온은 직접 힛타이트로 잠입해서 정보를 모으고 당시 마쿠오라는 가명을 사용하고 있던 베르토프와 접촉했으나 내린 결론은 도시국가들은 의견이 제대로 뭉쳐지지 않고 성향이 너무 폐쇄적이라 지원해줘봐야 제대로 힛타이트를 교란하지도 못하고 오히려 힛타이트에게 약점만 잡힐 것이라면서 교섭을 포기했었다.
원래 유리아에선 지역의 특이성을 감안해서 힛타이트의 독자적인 체계를 인정하려고 했지만 비유목계열의 도시국가들이 난립한 서부지역에서는 이것이 곤란하다고 판단했다.너무 많은 숫자의 도시국가가 각각 폐쇄적인 사회,특히 원시적인 공유재산체계를 유지하고 있어서 이것을 그냥 두고 보자니 너무 불안했다.과거 이들 도시국가들을 이끌고 유일하게 왕국을 세웠던 포레프연합국도 이들의 폐쇄적인 사회체계를 제대로 융화시키지 못한것이 오래가지 못한 이유였다.
그래도 사회가 안정이라도 되어 있다면 모르겠는데 3천년간의 경직된 사회체계에 베르토프와 같은 불만세력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었던 것이다.거기다 이들을 압박하던 유목민들이 유리아에 완패하자 이런 경향은 더욱 강해져있었다.이제 대륙통일을 위해서 동쪽으로 총력전을 벌여야 하는데 이곳에서 잦은 소요가 일어난다면 좋지 않고 동부지역은 독자적인 체계를 인정해주는 것보다 사유재산을 인정하는 체계로 개조하는게 낫다는게 재상치엔터의 판단이었다.
하지만 수십년동안 도시국가들에서 세력을 키워온 베르토프를 따르는 세력은 이곳에서 나라를 세우는 데는 부족해도 앞으로 유리아가 사회체계를 개조하는데 불안세력이 되는데는 충분하리란 것이 치엔터의 판단이었고 이번전쟁에서 가능한 베르토프의 지지세력과 기존도시국가들의 지도계층을 최대한 처치하고 새로 유리아에서 귀족들을 임명해서 통치체계를 수립하자고 치엔터는 주장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포레프연합국이 결정적인 전투까지 버텨주는 것이 유리아로서도 좋았다.이대로 포레프연합국이 다시 흩어지고 베르토프의 지지세력이 사회의 불만세력으로 잠재해 있는것이 앞으로 시작될 대륙통일전쟁에서는 더 불안요소였다.
그래서 포레프연합국이 저항을 포기하지 않도록 일부러 이곳에 추가로 병력을 보내지 않았다.원래 예비병력의 소집을 마친 상태였던 유리아군는 이곳에 적어도 20만정도의 병력을 추가로 파병할 여력이 있었다.그런데도 어차피 동쪽에서의 본격적인 개전은 내년에 있을 예정이었으므로 천천히 포레프연합국이 저항을 포기하지 않게 해서 단번에 저항세력이 될만한 자들을 일소하는 것이 유리아의 목적이었다.
거기에 더해서 과거의 경험으로 베르토프에 대해 어느정도 파악하고 있었던 타키온은 직접 포레프연합국에 침투해 공작하기로 했다.
어쌔신기술과 소드익스퍼트급의 검실력외에 5써클의 마법까지 사용할수 있었던 그는 사라의 변신마법으로 변장한후 타커라는 가명으로 신분을 위장해서 포레프군에 잠입했다.마법사가 극히 드물었던 그들에게서 타키온은 극히 우대를 받았고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교묘하게 조종할수 있었다.기병들을 일부러 지도계층과 베르토프의 제자들만으로 구성하도록 권한것은 이들을 한꺼번에 몰아서 전투중에 처치하기 위한 의도였다.
· · ·· · ·· · ·· · ·· · ·· · ·· · ·· · ·
"나는 어릿광대에 불과했단 말인가!"
그동안 타키온에게 철저하게 우롱당한 것을 깨달은 베르토프는 미친사람처럼 절규하면서 분노로 몸을 떨었다.아르도 성난 눈빛으로 타키온을 쏘아보았지만 타키온은 태연한 자세를 유지했다.
"이제 당신의 이용가치는 여기까지요,이제 그만 사라져 주셔야겠소."
타키온이 손가락을 튕겨 신호를 보내자 갑자기 주변에서 나타난 검은 갑옷의 기사들이 베르토프와 아르를 포위했다.다크엘프들이 포함된 블랙팬텀소속의 기사들이었다.
"무덤은 제대로 모셔드리지요."
이죽거리는 타키온의 말과 함께 서서히 다가오는 차가운 눈빛의 블랙팬텀대원들을 쳐다보던 아르가 갑자기 바닥에 뭔가를 터뜨리고 주변을 검은 연막이 가득 채웠다.
"아차!"
다잡은 먹잇감이라고 생각하고 있던 타키온은 허를 찔렸다.
"이런,목표를 이렇게 허술하게 놓쳐버리다니........정말 현역에선 물러날 때가 됐나 보군."
베르토프를 놓치고 혀를 차던 타키온이 옆의 기사에게 명령했다.
"윌리엄,대원 20명을 붙여주겠다.아마 베르토프는 내 독침에 맞았기 때문에 살기는 힘들겠지만 반드시 죽음을 확인해라."
"알겠습니다."
"주인님,기운내세요!"
"난 틀린것 같다,아르."
연막이 터지는 순간 타키온은 베르토프에게 독침을 날렸다.독침을 눈에 맞은 베르토프는 왼쪽눈을 실명한데다 독이 전신에 퍼지고 있어 겨우 아르덕에 자리를 피했지만 이미 살기는 힘들었다.아르역시 어쌔신이었지만 블랙팬텀이 사용하는 극독을 해독하기는 역부족이었다.
"아르,죽기전에 나와 약속해다오."
"주인님,죽으시면 안돼요!흑흑...."
서서히 몸이 굳어가는 베르토프를 더이상 잡아 끌지 못하고 안타까운 표정으로 쳐다보는 아르의 머리카락을 힘겹게 쓰다듬고는 베르토프는 말을 계속했다.
"첫째,절대로 내 복수는 하려고 들지 마라."
"주인님......"
아르는 베르토프를 안타까운 표정으로 지켜보면서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베르토프는 숨을 헐떡이면서도 유언을 계속했다.
"어릿광대노릇을 하고 있는 줄도 모르고 친구의 딸까지 창녀신세로 만들고 차마 못할 짓을 했다.이런 나는 복수니 뭐니 말할 가치도 없다.다크엘프와의 하프인 너의 수명은 앞으로도 100년도 넘게 남았지,나에 대한 건 잊어 버리고 네 행복을 찾으렴,이일은 애초에 너와 연관이 없었던 일이잖느냐."
"안돼요!저는 주인님 곁에 있는게 가장 행복해요!제발 살아주세요,부탁이에요..........."
자신의 품에 안기며 흐느끼는 아르를 이제 힘도 제대로 들어가지 않는 팔로 껴안고 베르토프는 유언을 계속했다.
"둘째,내 시체는 이대로 여기에 남겨 둬라,저들이 내 죽음을 확인하지 못하면 너를 끝까지 추격할 거다.저들이 내 죽은 시체에 모욕을 가하지는 않을테니 걱정하지 말고 가라,그리고 이제는 내 행복을 찾아라."
"주인님,돌아가시면 안돼요!"
식어가는 베르토프의 몸을 껴안고 아르는 울부짖었지만 유언을 마치고 베르토프는 숨을 거두었다.
이들의 흔적을 추적한 블랙팬텀대원들은 차갑게 식은 베르토프의 시신을 확인할수 있었다.
"윌리엄조장님,일단 베르토프의 시체는 확인했습니다만 그 하프 여자애는 어떻게 합니까?"
"그 계집애도 일류어쌔신인만큼 방치하면 무슨 일을 벌일지 모른다.일단 추적을 계속하도록."
한편 아군이 전멸하는 것을 포플리앙에서 지켜보던 나머지 포레프연합국의 사람들은 완전히 공황상태에 빠졌다.남은 병력으로 저항한다는 것은 불가능했지만 탈출한다는 것도 불가능했다.애초에 이곳에 남은 인원은 병력이 빈약해 전투가 벌어질때 유리아군의 후방을 교란할 엄두도 내지 못했는데 남은 병력으로 전투를 벌인다는 것은 의미가 없었다.남아 있던 베르토프의 제자 몇명이 시아를 데리고 탈출해보겠다고 했지만 시아가 거부했다.
"제가 탈출해서 할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요?더 무의미하게 사람들이 죽게 하지 말고 필요없는 싸움은 관두세요."
그동안 얼굴마담노릇만 해오던 시아였지만 이제 더이상 자신에게 부질없는 희망을 걸고 사람들이 죽어가는 것을 용납할수는 없기에 용기를 내어서 나선 것이었다.
항복을 요청하는 사신을 보내고 시아는 오히려 초연해졌다.유리아에선 포레프연합국을 정식의 국가가 아니라 반란세력으로 규정했기 때문에 항복을 한다고 해도 시아를 비롯한 수뇌부는 무사하기 힘들었다.시아는 자신이 모든 책임을 질테니 다른 사람들이라도 살려달라고 요청했지만 이미 결정적인 싸움을 끝낸 유리아에서 과연 요청을 수락할지는 미지수였다.곧바로 쳐들어오지 않는 것이 이상할 정도였다.
하지만 돌아온 사신의 보고는 뜻밖이었다.포레프연합국을 국가로 인정하지는 않지만 베스파시아를 구 포레프연합국의 정통왕손으로 인정하고 유리아의 수도 칸에 거처를 마련해주고 여생을 보장하겠다.그리고 나머지 인물들에게는 더이상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것이 유리아의 답변이었다.굳이 유리아로서는 앞으로의 통치에 방해가 될만한 거물급들은 깨끗이 청소해버렸기 때문에 굳이 싸울 필요도 없었다.
"휴우,생전 모르는 곳으로 끌려가게 되는거구나."
한숨을 내쉬면서도 시아는 목숨을 건지게 된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자조했지만 그동안의 일이 너무 허무하게 느껴졌다.
"끌려가더라도 요 며칠간 꾼 꿈이라도 계속 꿀수 있다면 좋겠다."
성으로 들어오는 유리아군을 시아는 직접 영접했다.
"베스파시아가 유리아 황제폐하의 자비에 감사드립........."
시아는 황제와 얼굴을 가까이 마주치는 순간 숨이 멎어 버릴것만 같았다.바로 요며칠동안 꿈에서 자신을 계속 안았던 남자와 너무 똑같은 얼굴이었던 것이다.
"이런,베스파시아양께서 너무 지치셨던 모양이군요."
아크는 시아를 부축하는 척하면서 나지막하게 속삭였다.
"아직 가르쳐줄게 많아,시아."
시아는 그말과 함께 자신의 비부가 젖어들어오는 것을 느끼면서 다리에 힘이 풀렸다.머릿속에서 아무것도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다.
이로써 유리아는 완벽하게 힛타이트 정벌을 마쳤다.유목민 지역은 기존의 씨족체계를 인정하는 상태에서 유리아황제에게 충성을 맹세하게 하고 도시국가지역은 일단 지도층의 5분의 4이상이 전사해 거의 사회체계가 붕괴되다시피했기 때문에 라이트후작에게 명해서 일단 유리아에서 파견한 행정관들과 함께 사회체제를 천천히 개편해나가도록 했다.
유리아로 회군하면서 아트는 유목민들에게서 힛타이트 경기병 5만의 차출을 요구했고 수장들은 이를 받아들였다.힛타이트경기병의 유용성을 확인한 아크는 이번에는 젊은이들이 많이 죽은 힛타이트에 많은 병력을 요구하지 않았지만 앞으로 유리아군에도 본격적으로 경기병을 활용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도시국가들에선 12세이하로 1만8천명의 소년들을 뽑아서 데려갔다.사라와 아테나등에게 명령해서 가능한 마법이나 검등에 재능이 있는 소년들을 뽑게 한 것은 앞으로 이들에게 이곳에서 금기시되어 왔던 문명들을 접하게 해서 교육시키고 충성심이 인정되는 자들을 귀족으로 임명해서 이지역을 동화시켜나갈 계획이었다.
포플리앙전투에서 전사한 사람들중 신원이 확인가능한 사람은 자신의 출신 도시국가로 돌려보내서 장사하게 해주었지만 베르토프는 그가 부활시키려고 했던 포레프연합국의 수도였던 포플리앙근처에 무덤을 만들어주었다.원래 국가에 대한 반란자는 무덤조차 만들어주지 않고 애도하는 것도 금지되지만 아크는 베르토프는 원래 유리아의 신하였던 사람이 아니고 그가 힛타이트왕실에 저항한 것은 예전부터니 유리아의 반역자로 치지 말고 애도를 표시하는 것도 금지하지 말라고 했다.
베르토프가 유리아에 농락당했다는 것까진 몰랐지만 평생동안의 목표를 바로 이루기 직전에 죽은 그의 지지자들이 이따금 찾아와 그의 무덤에 조의를 표했다.
유리아군이 자국으로 출발한 얼마후 베르토프의 무덤에 로브를 뒤집어써 얼굴을 알아볼수 없는 한 여인이 무덤에 찾아와 꽃을 바치고 한참동안 흐느꼈다.
"주인님,절대로 복수도 하지 말고,제 행복을 찾으라고 하셨죠?주인님의 복수를 위한 것도 아니라 다만 저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유리아 황제라는 놈을 반드시 죽이고 말겠어요.그놈이 죽어야 반드시 제가 행복해질수 있어요.꼭 지켜봐주세요.그놈이 어떻게 죽는지 말이에요."
용케 블랙팬텀의 추적조를 따돌린 시아였지만 과연 목표를 이룰수 있을까?
ps.무능작가의 능력탓에 위 내용을 복선으로 생각하실 독자분도 없으실것 같네요.^^;;여자들이 너무 금방 조교당한다는 지적이 들어와서 아르는 좀 조교가 오래걸리게 만들어 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베르토프가 억지로 잠을 청하고 있을때 오늘도 아크는 시아를 포플리앙에서 데려다가 정사를 나누고 있었다.남자들에게 당한 경험만 있을뿐 테크닉은 없었던 시아에게 갖가지 남자를 자극시키는 기술까지 가르쳐가면서 매일을 보냈지만 시아는 아직도 이것이 꿈이라고만 생각했다.오늘은 시아에게 펠라치오를 가르치려는 참이었다.
침상에 앉은 아크가 몸을 뒤로 젖히면서 다리를 벌리자 시아가 떨리는 눈초리로 그사이의 솟구친 물건을 쳐다보고만 있었다.시아로선 남자의 물건을 입으로 빤다는건 전혀 몰랐던 행위였다.
그런 시아를 옆에서 이리나가 재촉했다.
"자아,가르쳐준대로 시작하세요."
시아는 천천히 아크의 자지를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감싸쥐었다.
"천천히 끝에서부터 삼키세요.그리고 이쪽 손으로는 ......."
옆에서는 사이나가 천천히 시아의 다른 쪽손을 아크의 더 아래쪽의 불알쪽으로 이끌었다.시아는 참 신기하다고 생각했다.며칠동안 같은 꿈을 계속해서 꾸는 것도 그렇지만 평생본적도 없고 이야기만 들어본 엘프와 다크엘프가 자신이 정사를 나누는 것을 지도해주는 꿈을 꿀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시아의 가녀린 입술이 천천히 귀두끝에서부터 아크의 물건을 완전히 감쌌다.한쪽손으로는 아크의 자지의 뿌리쪽을 쓸어올리면서 반대쪽 손으로 아래쪽의 구슬을 애무하던 시아는 아크의 물건을 자신의 입안에 머금고 천천히 빨아들였다.
"아아,꿈속에서라지만 이런 일까지 하다니......"
시아는 자신의 안에 이렇게 음란한 욕망이 있었는가 생각했지만 뜻밖에 더러울것 같았던 남자의 물건을 빠는 것은 시아에게 쾌감을 가져다 주었다.자신의 입안에 들어온 아크의 물건을 열심히 혀로 감싸면서 ?아대면서 시아는 머리를 흔드는 왕복운동을 더욱더 빨리 했다.시아의 침으로 아크의 물건을 촉촉하게 젖었다.
"좋아,시아,간다!"
갑자기 시아가 열심히 빨고 있던 물건이 뻣뻣해지면서 아크는 손으로 시아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강하게 끌어당겼다.시아의 목구멍까지 들어온 아크의 물건에서 잔뜩 뜨꺼운 정액이 토해졌다.
"흐웁!"
자신의 목안으로 밀려들어오는 아크의 정액을 받아들이면서 시아는 의외로 역겹지 않다고 생각했다.오히려 쾌감까지 몰려왔다.정액을 한참 쏟아낸 아크의 물건에 힘이 빠지고 머리를 누르던 손도 치워지자 시아는 가뿐 숨을 몰아쉬었다.
"하아,하아........"
"자,이제 뒷처리까지 하도록 해."
아크가 다시 물건을 내밀자 시아는 정성스럽게 아크의 물건에 묻은 자신의 침과 정액을 깨끗이 ?아먹었다.그런 행위까지 시아에겐 이제 쾌감으로 다가왔다.
다음날 동이튼후 식사를 마친 포레프군은 진영을 나서 포진을 마치고 유리아군과 맞섰다.그래도 두메가 이끌고 왔던 군사들보단 훈련기간이 좀 길었기에 꼴사나운 모습은 보이지 않을수 있었다.
"흐흠,저번보다는 보기가 낫군."
"그래도 대단한 수준은 아닙니다."
포레프군의 포진을 바라보는 아크와 하인리히는 10배가까운 대군을 상대하는 것답지 않게 전혀 긴장감이 없었다.포레프군은 39만의 병력중 1만명을 진영수비로 남기고 38만명의 병력을 모조리 이끌고 나왔다.유리아군은 4만 5천의 병력중 힛타이트경기병 5천을 후방의 포플리앙성에서 혹시라도 공격해올것을 대비해 그쪽에 배치하고 3천명의 병력을 진영수비로 남겨두고 나왔다.
"돌격!"
"우와아!"
포레프군의 공격은 보병부터 시작되었다.하지만 기세가 시원치 않은 것이 지도층이 중심이 된 기병들은 후방에 죽치고 있으니 불안하지 않을수 없었다.하다못해 지원사격이라도 있다면 조금 낫겠건만 그들의 빈약한 활로는 사거리가 안되고 마법사들도 숨죽이고 있으니 아무리 상대방의 수가 자신들보다 적어도 애써 고함을 질러댔지만 불안하지 않을수 없었다.
"허헉!"
"으으으...."
먼저 유리아군에 포함되어 있던 엘프들의 화살이 날아들었다.엘프들의 궁술은 뻑뻑한 숲속에서도 목표물을 절대 놓치지 않을 정도다.결코 한사람에 화살 두개가 박히지도 않게 정확한 화살이 한대에 한명씩의 목숨을 정확히 앗아갔다.결코 빗나가지 않는 화살에 두려워하면서도 물러나면 자군의 마법사에게 죽을 것이라는 경고를 단단히 받고 있었기 때문에 기세를 타고 달려나가는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조금더 거리가 가까워지자 엘프들의 화살에 인간들의 장궁(엘프활을 인간들이 사용할수 있을만큼 약화시킨 활)들이 가세하고 아무리 머릿수를 믿고 있다고 해도 엄청난 화살비에 돌격의 기세가 주춤해질수밖에 없었다.기병도 아닌 보병,그것도 정예병이라고 볼수 없는 병력들은 화살의 공포에 제대로 전진하지 못하기 시작했다.화살의 비에 병사들이 겁을 먹으면서 시체뒤에 숨으려고만 들었다.
"저,저........."
전황을 살펴보던 장수들은 깜짝 놀랐다.원래 공격계획은 될수있는한 병사들을 최대한 넓게 펴져서 돌격해 들어가서 싸움을 난전으로 이끌어 적이 질적 우위를 발휘할수 없게 만드는 것이었지만 포플리앙근처의 지형은 원래 유리아군을 맞아 싸우기로 했던 평야지역보다 평탄한 지역이 좁아서 돌격부대의 폭을 자신보다 수가 헐씬 적은 유리아군과 비슷하게 좁히고 병력을 차례로 돌격시킨다는 계획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이 차례대로 돌격은 최선두의 병사들이 유리아군의 화살세례에 꼼짝도 안하고 제자리에서 벌벌 떨고 있는 바람에 유리아군의 화살사거리안에서 15만의 병사들이 옴쪽달싹못하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제기랄!"
보병부대의 돌격을 지휘하던 차무로는 미칠것만 같았다.처음에 좁은 대형으로 병사들을 연속으로 투입하자는 것은 상대방의 활이 자신들보다 우수하다고 해도 수가 적어 한번사격하고 나서 다시 활을 매기는 틈이 생길때마다 조금씩 전진이 가능할 것이고 희생이 있더라도 아군이 전진하면 그때 유리아군의 마법사들이 대형 마법을 사용할 것이고 그때마다 꾸준히 추가병력을 투입하면 아무리 유리아군의 마법사들이 뛰어나도 결국은 지칠 것이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엘프들이 섞여 있는 유리아궁수들의 연사는 상상을 초월하는데다가 3조가 교대로 화살을 날려대 병사들이 감히 앞으로 나서지도 못하게 만들었다.
"이거 난리났다.난전으로 이끌지 못하고 이렇게 우리끼리 뭉쳐있다가 마법에라도 당하면......."
"겁먹지 마라!이대로 있다가는 헛되이 죽을 뿐이다.어서 전진.....으헉!"
빗발치는 화살을 무릅쓰고 병사들을 이끌고 돌격하려던 차무로의 앞에 서있던 병사를 꿰뚫은 화살이 아직도 힘이 남아 그의 왼쪽 어깨에 꽂혔다.다행히 아무리 강궁이라도 사람하나를 꿰뚫은 화살이라 완전히 관통하지는 못했지만 그는 앞에서 넘어지는 시체에 깔려 버둥거렸다.시체를 치우고 일어나려고 애쓰는 그의 눈에 유리아군에서 날라온 섬광이 자군에게로 날라오는 것이 보였다.
"으으윽......"
차무로는 눈을 감아 버렸다.예정보다 헐씬 좁은 지역에 몰려있는 병사들사이에 떨어질 저 마법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뻔하게 보였기 때문이다.
꽈과광!
날아온 마법은 헬파이어였다.
원래 헬파이어는 화염계열의 궁극의 주문이고 위력에 있어서는 무쇠도 녹인다고 할정도지만 대규모전투에서 사용할때는 범위를 넓게 확산시켜야 하기 때문에 얼마나 확산시키느냐에 따라 위력이 달라진다.
9써클의 대마법사인 사라가 날린 헬파이어는 대인용의 최소한의 위력으로 최대한 확산시키도록 날렸고 삽시간에 포레프군 15만이 몰려 있는 지역을 덮어 버렸다.
"끄아악!"
"뜨,뜨거워,살려줘........"
그나마 비명이라도 지를 수 있었던 병사들은 헬파이어가 떨어진 지역에서 멀리 벗어나 있어 목숨이라도 건진 운좋은 병사들이었다.중심에 있던 병사들은 비명도 질러 보지 못하고 화염에 휩싸여 목숨을 잃었다.거기다 너무 좁은 지역에 많은 병사들이 몰려 있었기 때문에 주문한방에 5만의 병사들이 죽거나 전투불능이 되어 버렸다.살아남은 병사들도 공포로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했다.
원래 9써클의 대마법사는 10만대군에 필적한다고 계산한다.하지만 실제로는 상대방에 고써클마법사가 있으면 어떻게든 대응마법을 준비한다거나 대형마법에 걸릴 경우를 대비해서 병력을 최대한 산개하곤 하기 때문에 주문 한번에 5만명을 쓸어버린다는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이,이럴수가........"
차무로도 운이 좋은 편이었다.중심에서 멀리 벗어나 있었던데가 위에 시체가 덮어져 있어 약간의 화상만으로 살아 남았으니 말이었다.아비규환속에서 병사들에게 더이상 어쩌지도 못하고 있는 차무로의 눈에 옆에서 돌격해 들어가는 아군기병대의 모습이 보였다.
"미쳤군!"
넋이 나갈것같은 상황에서 차무로는 제대로 말도 안 나올 지경이었다.유리아군에는 지금까지 털끝만큼도 피해를 주지 못했다.그런 상황에서 저대로 돌격해 들어간다는 것은 자살행위였다.
"이럴거면 처음부터 기병들로 돌격해들어가던가 한꺼번에 총공격을 하던가 할것이지......"
차무로의 탄식과는 달리 보병들은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사실 본진에 있던 베르토프는 처음 돌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가 주문한방에 완전히 망가지는 것을 보고 기병들과 함께 전군을 동원해서 돌격해 들어가려고 했지만 뜻밖에 보병들은 전혀 움직이려 하지 않았다.
원래 도시국가들에서는 지도층들이 특권을 누리더라도 큰일이 나면 앞장을 서는 것이 규범이었다.그런데 그들이 모두 기병이라고 뒤에서 대기하고 있는 사이에 앞서서 돌격하던 병사들이 주문한방에 날라가는 모습을 본 병사들은 사나운 기세로 명령을 거부하다시피했다.마법사들의 마법으로 독려한다는 것도 도저히 불가능했다.이 상황에서 자군의 마법사들의 주문이 아군에 떨어졌다간 자중지란이 먼저 일어날것이었다.
어쩔수 없이 베르토프는 기병들을 스스로 이끌고 돌격을 지휘한 것이었다.
"인제 마지막을 장식할 땐가?앤,사라 부탁해!"
"분부대로요.......기가썬더!"
아크의 지시에 역시 9써클 마법사인 앤의 전격주문이 돌진해 들어오는 포레프군기병대에 떨어졌다.
전격계열의 최강주문인 기가썬더는 한방으로 기사몇십명은 숯덩이로 만들정도지만 일부러 앤은 충격으로 쓰러질 정도로만 위력을 약하게 해서 최대한 확산시켰다.기병의 돌격의 기세가 약해지는 순간 다시 한번 사라의 헬파이어가 날아들었다.
"아,안돼!이럴수가........"
주문의 충격에 놀라서 말에 굴러 떨어졌던 베르토프가 아르의 부축을 받아서 몸을 일으키고 있을때 이미 기병은 전멸직전이었다.주문으로 혼이 나가 있는 기병들에게 유리아기병들이 덤벼들어 결정타를 가하고 말에서 떨어져 쓰러진 병사들은 사나운 드워프보병들이 달려나와 사정없이 도끼로 목을 끊어놓고 있었다.포레프군에서 가장 정예인 병사들로 이루어져 있던 병사들이 힘없이 쓰러지고 있었다.
"지금이라도 다 함께 돌격해 들어가야 한다.지금은 그나마 유리아군과 아군이 섞여 있어,난전으로 들어가면 유리아군의 마법사들도 마법을 함부로 사용못해!"
"병사들이 통제불능입니다,강제로 돌격명령을 내리면 칼이라도 들이댈 기세입니다!"
화상을 입은 몸을 이끌고 본진으로 돌아온 차무로가 남은 보병들이라도 이끌고 공격해 들어가 베르토프를 도우려고 했지만 이미 겁을 잔뜩 집어먹은 병사들은 통제를 따르지 않았다.
"이래서 중간 지휘관들이라도 좀더 제대로 육성하자고 했는데........"
원래 좀더 전투의지가 있는 지도층이나 베르토프의 사상에 심취한 자들을 모조리 기병대로 몰아넣을게 아니라 보병들에도 적당히 배치해서 이들을 지휘관급으로 병사들을 이끌게 해야 전장에서 제대로 된 지휘체계를 확립할수 있을 것이라고 차무로가 주장했지만 이것은 마법사 타커의 반대로 무산되었다.전투를 결정짓는 것은 기병들이고 무엇보다 기병이 최우선적으로 정예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타커의 주장이었다.하지만 그 결과로 원래부터 정예군이 아니었던 포레프군의 지휘체계는 중간층지휘관의 절대적인 질적저하를 가져오고 말았다.
"재상!일단 몸을 피하셔야 합니다!"
블링크주문으로 난전중에 뛰어든 마법사 타커가 이미 전멸하다시피 한 기병들을 이끌고 항전하고 있는 베르토프를 억지로 잡아끌었다.얼마남지 않은 베르토프의 제자들이 결사적으로 스승의 탈출을 돕기 위해서 수준이 안되는 실력임에도 유리아군을 막아섰다.
"나,나도.....으윽!"
베르토프를 따라서 도망가려는 시아를 차지했던 남자중 한명인 쥬베는 앞을 막아서는 아테나의 칼에 몸이 두쪽으로 잘려버렸다.
"이놈까지 딱 9명이군,아크가 이놈들은 절대 놓치지 말고 죽여버리라고 했었지?"
이제 기병들은 전멸상태였다.거기다 말에서 떨어지면 냉혹한 드워프보병들이 포로로 잡지도 않고 목을 끊어 버렸기 때문에 생존자도 거의 없었다.
"파이어월!"
본진으로 돌아가려는 베르토프의 앞을 앤의 파이어월주문이 가로막았다.할수없이 베르토프를 데리고 돌아가던 기병들은 불꽃의 장벽을 피해서 말머리를 옆으로 꺾었다.그순간이었다.
"봐라!적장이 자신의 군대를 버리고 도망간다!"
유리아군이 일제히 함성을 질러대자 남은 포레프군은 공황상태에 빠졌다.베르토프는 단지 자신의 진행방향에 있는 주문을 피한 것뿐이었지만 그렇지 않아도 끔찍한 마법의 위력에 공포에 질려있던 병사들은 그저 말머리를 돌리는 것만을 보고 베르토프도 싸움을 포기했다고 생각하고는 일제히 흩어지기 시작했다.
"아,안돼!모두 멈춰,재상께서는 도망가는게 아니란 말이다!"
차무로가 병사들을 통제하려고 해도 소용이 없었다.거기다 이들을 원래 이끌었던 사람들은 대부분 저 기병들과 함께 목숨을 잃었다.
"빌어먹을!다 그 마법사 때문이다!"
차무로는 흩어지는 병사들을 바라보면서 이를 갈았다.베르토프는 원래 아무리 유리아군의 마법사와 비교가 안되는 마법사들이라고 해도 자군의 마법사들에게 마법의 시범을 아군에게도 자주 보여주고 마법에 대해서 병사들에게 자세히 알려주어 좀더 마법에 대한 면역을 길러주자고 했었다.마법이 금기시되어 제대로 견식해볼 기회가 없는 이곳에서는 사람들이 마법자체에 큰 공포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하지만 타커는 마법의 위력에 대해서 병사들이 알게 되면 싸우기도 전에 사기를 잃을지도 모른다면서 병사들에게 마법에 대해 잘 모르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아무래도 마법사의 의견쪽이 더 신뢰성이 있다고 생각한 베르토프는 계획을 취소했다.
하지만 마법을 제대로 경험해보지 못한 병사들이 대형주문을 접한 공포는 너무 심했다.몇달동안의 훈련조차 소용없이 지휘체계는 완전히 붕괴되어 버렸다.
베르토프는 결국 주문에 막혀서 본진으로 돌아오지도 못하고 병사들과 섞여 도망가버리고 차무로는 결국 남은 병사들을 이끌고 항복해 버렸다.수십만의 병사들을 이끌고 겨우 몇만의 유리아군에 참패한 이 전투는 마법사가 전혀 없는 전력으로 마법사,그것도 대마법사급이 있는 전력과 겨루는 것이 얼마나 무모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역사에 남았다.
주문한방으로 5만명을 해치운 사라는 "핑크의 마녀"라는 별명으로 이후 악명을 날렸다.
"으흐흑!내가 이제 살아서 무엇한단 말인가!"
제자중 일부와 마법사 타커,아르를 데리고 겨우 전장에서 벗어난 베르토프는 통곡을 하면서 절규했다.원래 베르토프는 아군이 무너지는 것을 보고 다시 유리아군에게 달려들어 최후까지 싸우려고 했으나 아르가 베르토프를 기절시켜 전장에서 탈출시킨 것이었다.
"최소한 사부님이 살아계셔야 다시 시작이라도 해볼수 있습니다."
"주인님,기운을 내세요.제가 목숨을 걸고라도 주인님을 지킬거에요."
제자들과 아르가 애써 베르토프를 위로하려고 했지만 베르토프는 모든 것이 끝장이라는 것을 알았다.수십년간 길렀던 제자들과 지지세력조차 한번의 싸움으로 전멸하다시피 했고 애써 도시국가를 결집하는 구심점으로 삼았던 시아도 싸움이 이렇게 된 이상 유리아군에게 포로가 되었을 것이다.이제 앞으로 이런 기회는 두번다시 찾아오지 못할 것이다.
"이미 나는 틀렸다.십만이 헐씬 넘는 사람들이 내가 세운 나라때문에 죽었거늘 어찌 나혼자 목숨을 건진단 말이냐........"
"하지만 사부...윽!"
베르토프를 격려하려는 제자의 가슴에서 갑자기 칼날이 튀어나왔다.흔비백산한 베르토프가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사이에 나머지 제자 세명도 뒤에서 날라드는 칼날에 유명을 달리했다.남은 것은 아르와 베르토프뿐이었다.
"타커!무슨 짓이요?"
베르토프는 갑자기 타커가 칼을 휘둘러 자신의 제자들을 쓰러뜨리자 놀라 어쩔줄 몰랐다.마법사로 알고 있었던 타커가 소드유저급의 검사들인 제자들을 기습이라고는 하지만 단번에 해치우다니?
"후후,내이름은 타커가 아니라오,아마 이얼굴로는 아니었지만 20여년전에 타키온이란 이름으로 만난적이 있었지요?"
"뭐,뭐라고!"
타커의 말에 베르토프는 심장이 멎어버릴것같은 충격을 받았다.
· · ·· · ·· · ·· · ·· · ·· · ·· · ·· · ·
"그럼 타키온후작이 예전에 베르토프와 만난 적이 있었단 말이오?"
"그렇습니다.폐하,그때는 저항세력지도자 마쿠오라는 가명을 사용했습니다."
멜라혼에서 아크가 베르토프의 책략을 타파했을 무렵에 본국에서 전 블랙팬텀단장이며 현재 정보부 장관인 타키온이 찾아왔다.
원래 정보부는 제국의 정보조직을 총괄하는 위치여야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가 않다.황제의 바로 직속인 블팩팬텀이 실제적으로 정보조직을 총괄하며 단지 정보부는 행정/관리조직에 가깝다.정보부장관은 블랙팬텀의 상관이어야 하지만 블랙팬텀은 행정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비밀조직이고 황제의 명만을 받들기 때문에 정보관련의 실무는 거의 블랙팬텀이 맡는다.다만 블랙팬텀은 대외비인 조직이기 때문에 블랙팬텀단장에게는 줄수있는 작위가 한정되어 있다.그래서 정보부장관은 블랙팬텀단장이 완전히 은퇴하기 전에 후작급의 작위를 내리기 위해 사용된다.아크는 즉위하고 나서 아버지 얀대제의 심복으로 오랫동안 충성한 타키온에게 정보부장관을 임명하면서 작위를 후작으로 높여주고 블랙팬텀단장에는 다크엘프론을 임명했었다.
그런데 정보업무의 실무에서 물러나 있었던 타키온이 과거 베르토프와 공작을 위해 만난적이 있었다면서 직접 힛타이트로 찾아온 것이었다.
원래 얀대제는 힛타이트와 원수관계가 된후 힛타이트에서 비유목민계열들을 독립시키기 위해 세력을 모으고 있던 베르토프를 힛타이트에 대한 카드로 활용할수 없을지 고려해본적이 있었고 이를 위해서 타키온을 보내서 베르토프와 교섭해본적이 있었다.
일단 타키온은 직접 힛타이트로 잠입해서 정보를 모으고 당시 마쿠오라는 가명을 사용하고 있던 베르토프와 접촉했으나 내린 결론은 도시국가들은 의견이 제대로 뭉쳐지지 않고 성향이 너무 폐쇄적이라 지원해줘봐야 제대로 힛타이트를 교란하지도 못하고 오히려 힛타이트에게 약점만 잡힐 것이라면서 교섭을 포기했었다.
원래 유리아에선 지역의 특이성을 감안해서 힛타이트의 독자적인 체계를 인정하려고 했지만 비유목계열의 도시국가들이 난립한 서부지역에서는 이것이 곤란하다고 판단했다.너무 많은 숫자의 도시국가가 각각 폐쇄적인 사회,특히 원시적인 공유재산체계를 유지하고 있어서 이것을 그냥 두고 보자니 너무 불안했다.과거 이들 도시국가들을 이끌고 유일하게 왕국을 세웠던 포레프연합국도 이들의 폐쇄적인 사회체계를 제대로 융화시키지 못한것이 오래가지 못한 이유였다.
그래도 사회가 안정이라도 되어 있다면 모르겠는데 3천년간의 경직된 사회체계에 베르토프와 같은 불만세력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었던 것이다.거기다 이들을 압박하던 유목민들이 유리아에 완패하자 이런 경향은 더욱 강해져있었다.이제 대륙통일을 위해서 동쪽으로 총력전을 벌여야 하는데 이곳에서 잦은 소요가 일어난다면 좋지 않고 동부지역은 독자적인 체계를 인정해주는 것보다 사유재산을 인정하는 체계로 개조하는게 낫다는게 재상치엔터의 판단이었다.
하지만 수십년동안 도시국가들에서 세력을 키워온 베르토프를 따르는 세력은 이곳에서 나라를 세우는 데는 부족해도 앞으로 유리아가 사회체계를 개조하는데 불안세력이 되는데는 충분하리란 것이 치엔터의 판단이었고 이번전쟁에서 가능한 베르토프의 지지세력과 기존도시국가들의 지도계층을 최대한 처치하고 새로 유리아에서 귀족들을 임명해서 통치체계를 수립하자고 치엔터는 주장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포레프연합국이 결정적인 전투까지 버텨주는 것이 유리아로서도 좋았다.이대로 포레프연합국이 다시 흩어지고 베르토프의 지지세력이 사회의 불만세력으로 잠재해 있는것이 앞으로 시작될 대륙통일전쟁에서는 더 불안요소였다.
그래서 포레프연합국이 저항을 포기하지 않도록 일부러 이곳에 추가로 병력을 보내지 않았다.원래 예비병력의 소집을 마친 상태였던 유리아군는 이곳에 적어도 20만정도의 병력을 추가로 파병할 여력이 있었다.그런데도 어차피 동쪽에서의 본격적인 개전은 내년에 있을 예정이었으므로 천천히 포레프연합국이 저항을 포기하지 않게 해서 단번에 저항세력이 될만한 자들을 일소하는 것이 유리아의 목적이었다.
거기에 더해서 과거의 경험으로 베르토프에 대해 어느정도 파악하고 있었던 타키온은 직접 포레프연합국에 침투해 공작하기로 했다.
어쌔신기술과 소드익스퍼트급의 검실력외에 5써클의 마법까지 사용할수 있었던 그는 사라의 변신마법으로 변장한후 타커라는 가명으로 신분을 위장해서 포레프군에 잠입했다.마법사가 극히 드물었던 그들에게서 타키온은 극히 우대를 받았고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교묘하게 조종할수 있었다.기병들을 일부러 지도계층과 베르토프의 제자들만으로 구성하도록 권한것은 이들을 한꺼번에 몰아서 전투중에 처치하기 위한 의도였다.
· · ·· · ·· · ·· · ·· · ·· · ·· · ·· · ·
"나는 어릿광대에 불과했단 말인가!"
그동안 타키온에게 철저하게 우롱당한 것을 깨달은 베르토프는 미친사람처럼 절규하면서 분노로 몸을 떨었다.아르도 성난 눈빛으로 타키온을 쏘아보았지만 타키온은 태연한 자세를 유지했다.
"이제 당신의 이용가치는 여기까지요,이제 그만 사라져 주셔야겠소."
타키온이 손가락을 튕겨 신호를 보내자 갑자기 주변에서 나타난 검은 갑옷의 기사들이 베르토프와 아르를 포위했다.다크엘프들이 포함된 블랙팬텀소속의 기사들이었다.
"무덤은 제대로 모셔드리지요."
이죽거리는 타키온의 말과 함께 서서히 다가오는 차가운 눈빛의 블랙팬텀대원들을 쳐다보던 아르가 갑자기 바닥에 뭔가를 터뜨리고 주변을 검은 연막이 가득 채웠다.
"아차!"
다잡은 먹잇감이라고 생각하고 있던 타키온은 허를 찔렸다.
"이런,목표를 이렇게 허술하게 놓쳐버리다니........정말 현역에선 물러날 때가 됐나 보군."
베르토프를 놓치고 혀를 차던 타키온이 옆의 기사에게 명령했다.
"윌리엄,대원 20명을 붙여주겠다.아마 베르토프는 내 독침에 맞았기 때문에 살기는 힘들겠지만 반드시 죽음을 확인해라."
"알겠습니다."
"주인님,기운내세요!"
"난 틀린것 같다,아르."
연막이 터지는 순간 타키온은 베르토프에게 독침을 날렸다.독침을 눈에 맞은 베르토프는 왼쪽눈을 실명한데다 독이 전신에 퍼지고 있어 겨우 아르덕에 자리를 피했지만 이미 살기는 힘들었다.아르역시 어쌔신이었지만 블랙팬텀이 사용하는 극독을 해독하기는 역부족이었다.
"아르,죽기전에 나와 약속해다오."
"주인님,죽으시면 안돼요!흑흑...."
서서히 몸이 굳어가는 베르토프를 더이상 잡아 끌지 못하고 안타까운 표정으로 쳐다보는 아르의 머리카락을 힘겹게 쓰다듬고는 베르토프는 말을 계속했다.
"첫째,절대로 내 복수는 하려고 들지 마라."
"주인님......"
아르는 베르토프를 안타까운 표정으로 지켜보면서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베르토프는 숨을 헐떡이면서도 유언을 계속했다.
"어릿광대노릇을 하고 있는 줄도 모르고 친구의 딸까지 창녀신세로 만들고 차마 못할 짓을 했다.이런 나는 복수니 뭐니 말할 가치도 없다.다크엘프와의 하프인 너의 수명은 앞으로도 100년도 넘게 남았지,나에 대한 건 잊어 버리고 네 행복을 찾으렴,이일은 애초에 너와 연관이 없었던 일이잖느냐."
"안돼요!저는 주인님 곁에 있는게 가장 행복해요!제발 살아주세요,부탁이에요..........."
자신의 품에 안기며 흐느끼는 아르를 이제 힘도 제대로 들어가지 않는 팔로 껴안고 베르토프는 유언을 계속했다.
"둘째,내 시체는 이대로 여기에 남겨 둬라,저들이 내 죽음을 확인하지 못하면 너를 끝까지 추격할 거다.저들이 내 죽은 시체에 모욕을 가하지는 않을테니 걱정하지 말고 가라,그리고 이제는 내 행복을 찾아라."
"주인님,돌아가시면 안돼요!"
식어가는 베르토프의 몸을 껴안고 아르는 울부짖었지만 유언을 마치고 베르토프는 숨을 거두었다.
이들의 흔적을 추적한 블랙팬텀대원들은 차갑게 식은 베르토프의 시신을 확인할수 있었다.
"윌리엄조장님,일단 베르토프의 시체는 확인했습니다만 그 하프 여자애는 어떻게 합니까?"
"그 계집애도 일류어쌔신인만큼 방치하면 무슨 일을 벌일지 모른다.일단 추적을 계속하도록."
한편 아군이 전멸하는 것을 포플리앙에서 지켜보던 나머지 포레프연합국의 사람들은 완전히 공황상태에 빠졌다.남은 병력으로 저항한다는 것은 불가능했지만 탈출한다는 것도 불가능했다.애초에 이곳에 남은 인원은 병력이 빈약해 전투가 벌어질때 유리아군의 후방을 교란할 엄두도 내지 못했는데 남은 병력으로 전투를 벌인다는 것은 의미가 없었다.남아 있던 베르토프의 제자 몇명이 시아를 데리고 탈출해보겠다고 했지만 시아가 거부했다.
"제가 탈출해서 할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요?더 무의미하게 사람들이 죽게 하지 말고 필요없는 싸움은 관두세요."
그동안 얼굴마담노릇만 해오던 시아였지만 이제 더이상 자신에게 부질없는 희망을 걸고 사람들이 죽어가는 것을 용납할수는 없기에 용기를 내어서 나선 것이었다.
항복을 요청하는 사신을 보내고 시아는 오히려 초연해졌다.유리아에선 포레프연합국을 정식의 국가가 아니라 반란세력으로 규정했기 때문에 항복을 한다고 해도 시아를 비롯한 수뇌부는 무사하기 힘들었다.시아는 자신이 모든 책임을 질테니 다른 사람들이라도 살려달라고 요청했지만 이미 결정적인 싸움을 끝낸 유리아에서 과연 요청을 수락할지는 미지수였다.곧바로 쳐들어오지 않는 것이 이상할 정도였다.
하지만 돌아온 사신의 보고는 뜻밖이었다.포레프연합국을 국가로 인정하지는 않지만 베스파시아를 구 포레프연합국의 정통왕손으로 인정하고 유리아의 수도 칸에 거처를 마련해주고 여생을 보장하겠다.그리고 나머지 인물들에게는 더이상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것이 유리아의 답변이었다.굳이 유리아로서는 앞으로의 통치에 방해가 될만한 거물급들은 깨끗이 청소해버렸기 때문에 굳이 싸울 필요도 없었다.
"휴우,생전 모르는 곳으로 끌려가게 되는거구나."
한숨을 내쉬면서도 시아는 목숨을 건지게 된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자조했지만 그동안의 일이 너무 허무하게 느껴졌다.
"끌려가더라도 요 며칠간 꾼 꿈이라도 계속 꿀수 있다면 좋겠다."
성으로 들어오는 유리아군을 시아는 직접 영접했다.
"베스파시아가 유리아 황제폐하의 자비에 감사드립........."
시아는 황제와 얼굴을 가까이 마주치는 순간 숨이 멎어 버릴것만 같았다.바로 요며칠동안 꿈에서 자신을 계속 안았던 남자와 너무 똑같은 얼굴이었던 것이다.
"이런,베스파시아양께서 너무 지치셨던 모양이군요."
아크는 시아를 부축하는 척하면서 나지막하게 속삭였다.
"아직 가르쳐줄게 많아,시아."
시아는 그말과 함께 자신의 비부가 젖어들어오는 것을 느끼면서 다리에 힘이 풀렸다.머릿속에서 아무것도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다.
이로써 유리아는 완벽하게 힛타이트 정벌을 마쳤다.유목민 지역은 기존의 씨족체계를 인정하는 상태에서 유리아황제에게 충성을 맹세하게 하고 도시국가지역은 일단 지도층의 5분의 4이상이 전사해 거의 사회체계가 붕괴되다시피했기 때문에 라이트후작에게 명해서 일단 유리아에서 파견한 행정관들과 함께 사회체제를 천천히 개편해나가도록 했다.
유리아로 회군하면서 아트는 유목민들에게서 힛타이트 경기병 5만의 차출을 요구했고 수장들은 이를 받아들였다.힛타이트경기병의 유용성을 확인한 아크는 이번에는 젊은이들이 많이 죽은 힛타이트에 많은 병력을 요구하지 않았지만 앞으로 유리아군에도 본격적으로 경기병을 활용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도시국가들에선 12세이하로 1만8천명의 소년들을 뽑아서 데려갔다.사라와 아테나등에게 명령해서 가능한 마법이나 검등에 재능이 있는 소년들을 뽑게 한 것은 앞으로 이들에게 이곳에서 금기시되어 왔던 문명들을 접하게 해서 교육시키고 충성심이 인정되는 자들을 귀족으로 임명해서 이지역을 동화시켜나갈 계획이었다.
포플리앙전투에서 전사한 사람들중 신원이 확인가능한 사람은 자신의 출신 도시국가로 돌려보내서 장사하게 해주었지만 베르토프는 그가 부활시키려고 했던 포레프연합국의 수도였던 포플리앙근처에 무덤을 만들어주었다.원래 국가에 대한 반란자는 무덤조차 만들어주지 않고 애도하는 것도 금지되지만 아크는 베르토프는 원래 유리아의 신하였던 사람이 아니고 그가 힛타이트왕실에 저항한 것은 예전부터니 유리아의 반역자로 치지 말고 애도를 표시하는 것도 금지하지 말라고 했다.
베르토프가 유리아에 농락당했다는 것까진 몰랐지만 평생동안의 목표를 바로 이루기 직전에 죽은 그의 지지자들이 이따금 찾아와 그의 무덤에 조의를 표했다.
유리아군이 자국으로 출발한 얼마후 베르토프의 무덤에 로브를 뒤집어써 얼굴을 알아볼수 없는 한 여인이 무덤에 찾아와 꽃을 바치고 한참동안 흐느꼈다.
"주인님,절대로 복수도 하지 말고,제 행복을 찾으라고 하셨죠?주인님의 복수를 위한 것도 아니라 다만 저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유리아 황제라는 놈을 반드시 죽이고 말겠어요.그놈이 죽어야 반드시 제가 행복해질수 있어요.꼭 지켜봐주세요.그놈이 어떻게 죽는지 말이에요."
용케 블랙팬텀의 추적조를 따돌린 시아였지만 과연 목표를 이룰수 있을까?
ps.무능작가의 능력탓에 위 내용을 복선으로 생각하실 독자분도 없으실것 같네요.^^;;여자들이 너무 금방 조교당한다는 지적이 들어와서 아르는 좀 조교가 오래걸리게 만들어 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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