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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ptness of Love - 11부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5 00:52 434회 0건
PART FOUR - the clue

WOOD 3rd, KRANDOR 331

한 올의 잡털도 섞이지 않은 순백의 털로 감싸인 백마를 탄 20세 정도 되어 보이는 남자가 한가롭게 동쪽을 향해 완만히 경사져 있는 언덕을 오르고 있었다. 급할 일이 전혀 없어서인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눈앞에 펼쳐진 경치를 천천히 감상하고 있던 남자는 언덕이 끊어지며 절벽을 이루고 있는 곳에서 말을 멈추고 자신의 발 밑에 깔려 있는듯한 목(木)월이라 그런지 더욱 검게 보일 정도로 푸른 숲에서부터 시작하여 멀리 그 웅장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산의 정상까지 시선을 옮기며 마치 그런 풍경을 자신의 머리 속에 새겨두려는 듯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 이것이 신이 내린 선물이라 불리는 라이오트라의 자연이 지닌 모습인가... "

라이오트라 왕국의 왕권을 물려받을 자는 20세가 되는 해에 왕국의 모든 곳을 다니며 자신의 눈으로 자신이 통치할 나라의 모습을 확인해 두어야 한다는 왕가의 전통에 따라 20세가 되는 생일날 왕궁 사람들의 전송을 받으며 길을 떠난 지 3개월, 헤르난은 그의 굳은 의지를 보여주는 눈빛으로 대륙을 통틀어 가장 아름답다고 정평이 나 있는 라이오트라 동쪽 국경지대에 와 있었다.

" 신이 주고 조상들이 지켜온 라이오트라의 대지... 이제 내가 지켜나가야 할 유산인 것인가? "

농사를 짓기 좋은 비옥한 토양의 평원이 펼쳐져 있는 것도 아닌 이 레이온 지방은 단지 아름다운 자연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주변 나라들의 부러움과 탐욕의 대상이 되어 왔다. 특히 레이온 지방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델시미아 왕국은 벌써 몇 번이나 이 지방을 차지하기 위해 무단으로 군대를 파견했고 라이오트라는 그것을 막아내기 위해 엄청난 양의 피를 흘릴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 나의 조국... 내가 사랑하고 지켜나가야 할 것들... "

잠시만 눈을 돌리고 있어도 시간은 금방 지나가 버린다. 이제 여행을 끝내고 돌아가면 정식으로 황태자의 칭호를 받게 될 헤르난이 라이오트라를 지키는 임무를 짊어지게 될 날도 먼 미래의 일이 아니었다. 이대로 멈추어 있게 된다면 분명 준비되지 않은 채로 자신이 라이오트라의 운명을 책임질 자리에 서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헤르난의 말 고삐를 잡고 있는 두 손에 힘이 들어가고 있었다.

" 다시 돌아오겠다. 라이오트라의 모든 것을 지켜낼 힘이 생겼을 때... "

헤르난은 스스로에게 약속하듯 그의 의지를 담아 말을 하며 말머리를 돌리고 왔던 길을 되돌아가기 시작했다.

" 훗~ 지금쯤 난리가 났겠군. "

수행이라는 명목이었지만 실상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따라온 열명의 기사가 잠시 휴식을 취하는 틈을 타 슬쩍 혼자서 이곳까지 왔던 헤르난은 그들이 자신이 없어진 것을 알고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을 것을 짐작하고 입가에 웃음을 지었다.

" 돌아가 볼까. "

그 때, 천천히 경치를 구경하며 왔던 것과는 반대로 말을 달려 길을 재촉하기 시작한 헤르난은 사람의 기척을 느끼며 막 속도를 올려 달려가려던 말의 고삐를 잡아채며 멈추어 서게 만들었다.

" 호위기사들인가? "

" 이런! "

멀지 않은 곳에서 느껴지는 기척을 좀 더 자세히 살피기 위해 정신을 집중하던 헤르난은 무엇인가가 자신을 향해 빠른 속도로 날아오는 것을 느끼고 급히 피하려 했지만 그것은 헤르난이 아니라 그가 타고 있는 말을 노리고 있었다.

[ 히히힝~ ]

멈춰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미처 그것을 피하내지 못한 헤르난의 말은 살갗에 박힌 화살의 고통에 울부짖으며 앞발을 번쩍 치켜들었다. 헤르난은 말을 진정시키며 이대로 있다가는 다음 번 공격을 피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고 급히 말에서 뛰어내리며 허리에 차고 있던 롱소드를 뽑아 들고 화살이 날아 온 방향을 향해 방어자세를 취했다.

" 어떤 놈들이냐! "

" 흐흐흐... "

헤르난이 서 있는 위치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나무 뒤에서 도적으로 보이는 사내가 그의 말에 대답이라도 하듯 음침한 웃음소리를 내며 걸어 나왔다. 그와 동시에 주위에 있는 나무 뒤에서도 얼핏 세어보기에도 족히 10명은 되는 사람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 중의 한 명은 헤르난이 타고 있던 말을 공격했던 것으로 보이는 활을 들고 있었다.

" 이거 예상치도 못한 수확인걸? "

" 크크크, 귀족 도련님께서는 어딘가 구경을 갈 때 호위를 데리고 다녀야 안전하다는 기본적인 여행수칙도 모르시나 보지? "

도적의 무리로 보이는 그들의 입에서는 계속해서 조롱 섞인 말들이 들려왔다.

" 이번에는 꽤나 두둑하게 벌 수 있겠어. 크흐흐... "

" 이게 무슨 짓들이냐! 당장 물러서라! "

헤르난은 그들을 향해 호통을 질렀지만 그들이 보기에 헤르난은 아직 솜털도 없어지지 않은 멋모르는 철부지일 뿐이었다.

" 하하하! 그래도 꽤 용감한데? 이런 상황에서도 떨지 않는 것만으로도 대단하다고 할 수 있지. "

그들의 두목으로 짐작되는 남자가 헤르난의 호통이 가소롭다는 듯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그러나 그 남자는 헤르난이 이런 도적들 열 명쯤은 우습게 여길 정도의 실력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헤르난은 이런 상황에서 긴장하는 것조차도 아깝다는 생각을 하며 그 남자를 바라보며 싸늘한 표정을 지었다.

" 애송이의 호통 정도에 겁먹을 사람들로 보였나, 우리들이? "

한 남자의 말에 여기저기서 동시에 웃음이 터져 나오며 잠시 주위가 소란스러워 졌다. 헤르난은 그들의 반응에는 전혀 아랑곳 하지 않고 날아오는 화살에 대비하기 위해 취하고 있던 방어자세를 풀고 허리를 쭉 편 채 다시 목청을 높여 외쳤다.

" 마지막 기회다! 이대로 물러간다면 목숨만은 살려둘 것이다! "

그들은 헤르난의 너무도 당당한 태도에 잠시 움찔했지만 이내 더 큰 소리로 웃으며 각자 자신들의 무기를 들어 올렸다.

" 크하하하! 용감한 줄 알았더니 완전히 하룻강아지군. 네놈의 그 말이 방금 네 명을 재촉했다는 것을 알아두어라! "

예의 그 남자는 화가 난 표정으로 말을 하고 나서 옆에 있던 남자에게 눈짓을 했다.

" 처치해버려! "

" 예! "

두목에게 명령을 받은 남자는 자신의 허리춤에 잔뜩 매달려 있는 단검들 중 하나를 뽑아 들고 헤르난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 이 몸의 단검에 죽을 수 있다는 걸 영광으로 생각해라! "

그 남자는 헤르난을 향해 달려가면서 왼손으로 다른 단검을 뽑으며 오른손에 들고 있던 단검을 던졌다. 그 남자의 달리는 속도까지 더해진 단검은 빠른 속도로 헤르난의 목을 노리고 날아 들었다. 그러나 헤르난은 단검을 피할 생각조차 하지 않는지 몸을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그대로 서 있다가 오른손에 잡고 있던 롱소드를 넓적한 부분이 앞으로 가도록 해서 자신의 몸 가운데로 들어올렸다.

[ 챙- ]

헤르난을 향해 날아오던 단검은 그가 들고 있는 롱소드의 검신에 부딪혀 힘을 잃고 아래로 떨어져 버렸다. 자신의 기술에 자신을 가지고 있던 그 남자는 예상치 못한 상황전개에 당황하며 왼손에 들고 있던 단검을 오른손에 바꿔 들고 다시 왼손으로 또 하나의 단검을 꺼내 들었다.

" 어디 이것도 막아봐라! "

그 남자는 달려가던 것을 멈추며 그 반동을 이용해 양손에 들고 있던 단검을 동시에 던졌다. 두개의 단검은 좀 전보다 더욱 빠른 속도로 날아갔지만 이번에도 역시 단검이 날아오는 방향을 순간적으로 확인하고 수직으로 세우고 있던 검을 비스듬히 눕힌 헤르난에게는 아무런 위협이 되지 못했다. 단검을 던지고 헤르난이 상처를 입고 피를 흘리는 모습을 상상하고 있던 남자는 공격할 생각조차 잊고 멍한 표정을 지었다.

" 그깟 장난감으로 뭘 어떻게 하자는 것인가? "

" 이이... 가만두지 않겠다! "

헤르난이 자신을 놀리는 말을 듣고 금방 분노해 버린 그 남자는 아까 던졌던 것보다 조금 더 긴 단검을 양손에 뽑아 들며 다시 헤르난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러나 헤르난을 향해 단검을 휘두르던 남자는 자신의 손목을 노리고 휘둘러오는 날카로운 검날을 보고 경악하며 급히 팔을 위로 들어올렸다. 방금 했던 공격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왼손의 단검으로 헤르난의 배를 찌르려던 그는 자신의 목에 겨눠진 롱소드에 그대로 움직임을 멈출 수 밖에 없었다.

" 상대가 어느 정도의 실력인지 가늠하는 법도 배우지 못했나보군. "

[ 푸르르~ ]

자신의 눈앞에 있는 남자를 죽일 생각까지는 하지 않고 있던 헤르난이 그에게 무기를 버리라는 말을 하려는 순간 자신의 말이 투레질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자신을 공격하던 남자의 목에 롱소드의 끝을 겨눈 채로 고개를 돌려 말의 상태를 확인했다. 말은 금방이라도 쓰려져 버릴 듯 입에 거품을 문 채 힘을 잃고 비틀거리고 있었다.

" 설마... "

그 남자는 헤르난이 말의 상태를 보며 놀라는 틈을 타 왼손의 단검으로 롱소드를 쳐내며 오른손의 단검으로 그의 목을 노리고 찔러 들어갔다.

" 멈춰라! 네 상대가 아니다! "

헤르난의 실력을 알아본 그들의 두목이 뒤늦게 소리를 질러 그 남자의 공격을 막으려 했지만 이미 헤르난은 뒤쪽으로 뛰어오르며 롱소드를 들고 있던 팔을 앞으로 쭉 뻗어냈다.

" 크으윽... "

계속된 실패에도 불구하고 공격이 성공할 것이라 굳게 믿고 있던 그 남자는 지금 일어난 상황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자신의 가슴에 깊숙이 박혀 있는 롱소드의 검신을 내려다 보았다.

" 이...런... "

헤르난은 뭔가 말을 하려다가 그대로 쓰러져 버리는 남자의 몸에서 검을 뽑아내고 이번에는 멀찌감치 떨어져 지켜보고 있는 도적의 무리를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들이 독을 사용했다는 사실이 헤르난의 마음을 조급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헤르난은 그들에게 다시 활을 쏠 기회를 주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며 더욱 빠르게 다리를 움직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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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속일 2024-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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