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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5 00:52 439회 0건
PART FOUR - the clue

「 사형에서 노예형으로 감형된 반역죄인 혹은 반역죄인의 가족들은 5인의 마법사와 1개 기사단으로 구성된 "제국황실노예부"에서 관리하도록 하며 이를 원로원에서 직접 관할한다. "제국노예부"는 철저한 비밀유지와 관리로 반역죄로 노예형이 구형된 제국의 귀족이 타 왕국의 불순한 의도의 도구로 사용되는 것을 방지하고 또한 제국의 권위를 손상시키지 않도록 한다. 노예형을 받은 반역죄인 혹은 반역죄인의 가족은 본 조항에 따라 ...(중략)... 본 조항은 원로회의 및 "제국노예부" 소속 마법사 외에는 철저히 비밀로 하여 제국법이 정하는 바가 충실히 이행될 수 있도록 한다. 」
개정 제국법 제10조 1-12항

EARTH 20th, KRANDOR 338

" 페릴! "

" 네. "

이제 막 사람들의 식사가 끝난 후 설거지를 하고 있던 페릴은 베스가 부르는 소리를 듣고 소리가 들려온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이곳에서는 언제나 많은 수의 인원이 식사를 하고 그들이 사용하는 그릇이나 접시의 양도 엄청났기 때문에 그녀의 앞에는 산더미 같은 설거지 거리가 쌓여 있었고 언제나 이 많은 설거지를 하는 것은 주방에 소속된 하녀인 페릴의 몫이었다.

" 부르면 냉큼 달려오지 않고 뭐하는거야? 어디서 건방지게 고개만 살짝 돌리고 있어. 한동안 매를 맞지 않아서 근질근질 한가보지? "

" 아... 아니에요. "

페릴은 베스의 말에 물에 젖은 손을 앞치마에 대충 닦으며 급히 그녀의 앞으로 뛰어갔다.

" 넌 언제나 그게 문제야. 도대체 이 머리속엔 뭐가 들어있니? "

베스는 손가락으로 페릴의 이마를 쿡쿡 찌르며 빈정거리듯 말했다.

" 흠흠. 카밀라 아가씨 공부하실 시간이니까 얼른 가봐. "

한동안 페릴을 괴롭힐 생각에 즐거워하던 베스는 자신이 왜 페릴을 불렀는지 생각해내고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 네. "

페릴은 베스를 향해 살짝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 바쁜 걸음으로 주방을 나섰다. 그런 페릴의 모습을 노려보던 베스는 그녀의 등뒤에 대고 소리를 질렀다.

" 야! "

" 네? "

페릴은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며 대답했다.

" 그 꼴로 카밀라 아가씨께 가려는 것은 아니겠지? "

페릴은 베스의 말에 무심코 고개를 숙여 자신의 몸을 살펴보다가 좀 전에 설거지를 하면서 입고 있던 앞치마가 아직 그대로 있다는 것을 깨닫고 허겁지겁 앞치마를 묶고 있던 끈을 풀기 시작했다.

" 어떻게 하나부터 열까지 일일이 말을 해야 알아듣니? 아무래도 안되겠다. 아가씨 공부 끝나면 설거지 다 해놓고 지하실에 가 있어! "

" 그... 그런... "

앞치마를 풀던 손을 멈추고 베스를 바라보는 페릴의 눈에는 두려움이 가득했다. 페릴은 베스가 하는 말의 의미를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그녀의 두 눈에는 금방이라도 흘러내릴 것 같은 눈물이 가득 고여 있었다.

" 싫어? 지금 반항하는 거야? "

" 아니에요... 그저... "

하고 싶었던 말을 다 하지 못하고 고개를 푹 숙이는 페릴의 눈에서는 그녀의 마음을 대변하는 서러운 눈물이 흘러내렸고 베스는 얼굴에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으며 그녀의 가녀린 어깨가 조금씩 들썩이는 것을 차가운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 RoL -


카밀라의 방 문 앞에 선 페릴은 손등으로 눈물을 닦아내며 심호흡을 한번 하고 조그마한 손을 들어 커다란 나무문에 힘껏 노크를 했다. 그녀의 작은 손으로는 웬만큼 해서는 소리가 들리지 않기 때문에 노크를 할 때마다 손이 아플 것을 예상하고 마음의 준비를 해야만 하는 페릴이었다.

" 카밀라 아가씨, 페릴입니다. "

" 들어와. "

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간 페릴은 카밀라와 레기나 외에 또 한 사람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카밀라가 그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것을 본 페릴은 방 한쪽에 조용히 서서 그들의 대화가 끝나기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 잘 좀 부탁해요. "

" 아이고, 카밀라 아가씨. 말씀 낮추세요. 저같이 미천한 것을 찾아주신 것만으로도 영광인데 부탁이라니요. "

지금 목에 길다란 줄을 걸고 카밀라를 향해 호들갑스럽게 손을 내젓고 있는 여자는 지오니아였고 귀족들의 옷을 만들어 주는 기술자라는 신분은 라이오트라 왕국에서 오래 전부터 제국에 파견해 놓은 지오니아의 또 다른 모습이었다. 그녀는 원활한 정보 수집 활동을 위해 귀족들의 부인이나 딸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신분으로 가장을 했고 지금은 제국 내에서도 옷을 만드는 기술자로 꽤 이름이 알려진 상태였다. 평민이 아닌 몰락한 귀족집안의 딸로 위장한 지오니아는 자신에게 옷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는 귀족부인들과 꽤 두터운 친분을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오랜 기간 동안 그들로부터 알아낸 많은 정보들을 라이오트라 왕국에 전달하고 있었다.

" 아무튼 파티 전까지는 가능하겠죠? "

" 지금 여기저기서 주문이 밀려오고 있긴 하지만 아가씨 것은 제가 특별히 만들어 드릴 테니 걱정 놓으세요. "

기분을 맞춰주기 위해 누구에게나 하는 지오니아의 의도적인 말이었지만 그런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는 카밀라는 그녀를 향해 웃으며 연신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일주일 후에 다시 한번 찾아 뵐께요. "

" 알겠어요. 꼭 그렇게 해줘요. "

지오니아는 우아한 동작으로 인사를 하고 자신이 가지고 왔던 물건들을 챙기기 시작했다. 작은 가방에 목에 걸고 있던 줄과 손목에 감고 있던 둥그런 모양의 천으로 된 물건까지 챙겨 넣은 지오니아는 다시 한번 카밀라와 레기나를 향해 가벼운 목례를 건네고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때마침 고개를 들어 지오니아를 바라보던 페릴은 고개를 돌려 자신을 바라보는 그녀와 눈길이 마주치자 급히 고개를 숙였고 지오니아는 그런 페릴을 한차례 훑어보며 자신의 머리 속에 그 모습을 또렷이 새겨두었다. 이것은 헤르난 왕자의 밀명을 받고 있는 지오니아의 새로 생긴 습관 중 하나였다.

" 카밀라 아가씨, 이제 공부를 시작하시죠. "

" 아아... 오늘은 새로 옷을 맞춰서 기분도 좋은데 그냥 쉬면 안될까요? "

지오니아가 밖으로 나간 것을 확인한 레기나는 카밀라를 재촉했고 아직도 교양학을 배우는 것에 익숙해지지 못한 카밀라가 귀찮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 카밀라 아가씨. "

" 하아~ "

카밀라는 단호한 표정의 레기나와 방 한쪽에 서서 벌써부터 잔뜩 겁먹은 표정으로 자신을 훔쳐보고 있는 페릴을 번갈아 쳐다보며 나지막한 한숨을 내쉬었다.

" 페릴. "

페릴은 레기나가 자신을 부르자 그녀의 옆으로 다가가 이제 몇 번이나 해봐서 익숙한 동작으로 치마를 걷어 올리고 속옷을 벗어 몇 번 접은 뒤 한쪽에 내려놓았다. 원래는 그냥 속옷을 아래로 내리기만 하면 되었지만 얼마 전 매를 맞다가 중심을 잃고 쓰러질 때 속옷에 발이 걸려 바닥에 머리를 부딪친 이후로 카밀라의 제안에 의해 속옷을 완전히 벗어 두기로 했던 것이다. 페릴은 다시 몸을 아래로 숙이며 치마를 허리위로 끌어올린 다음 양 손으로 발목을 잡았다.

" 이제 곧 있으면 황실 파티에 참석하셔야 하니 오늘은 황실 파티에서의 예절에 대해 공부하겠습니다. "

페릴은 머리로 피가 몰리는 것을 느끼며 카밀라의 움직임과 레기나의 말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물론 고개를 들어 그녀가 움직이는 것을 볼 수는 없었지만 페릴은 카밀라의 움직임이 만들어 내는 소리를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생각으로 눈을 감고 귀를 기울였다. 첫날 맞은 매질의 고통에 비할 수는 없지만 이렇게 언제 날아올지도 모를 매를 기다리는 시간이 계속 매를 맞는 것보다 몇 배는 더 긴장되고 떨린다는 것을 알게 된 페릴이 나름대로 생각해낸 방법이었다.

" 저를 황실의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인사를 해보세요. "

레기나가 카밀라에게 뭔가 동작을 시킬 때는 긴장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페릴은 발목을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 휘익~ ]

" 흐읍! "

아니다 다를까 카밀라의 동작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레기나는 페릴의 엉덩이를 향해 손에 들고 있던 검은색 회초리를 휘둘렀고 아직까지도 검은색 회초리가 만들어내는 고통에 익숙해지지 못한 페릴은 가까스로 비명을 참아냈다.

" 좀 더 천천히 그리고 동작이 끊어지지 않게 다시 해보세요. "

[ 휘이익~ ]

" 아으~읍! "

[ 휘익~ ]

" 아악~! "

평상시엔 한두대만 맞으면 한동안 쉴 수 있었는데 오늘따라 유난히 카밀라가 실수를 많이 하는지 계속 해서 회초리가 날아들었고 계속되는 매질에 급기야 페릴은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페릴은 도저히 고통을 참을 수가 없었는지 그대로 주저 앉으며 양손으로 엉덩이를 문지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카밀라의 공부가 끝날 때까지 이런 고통이 계속된다는 것을 알고 있는 페릴로서는 그저 카밀라가 레기나의 맘에 들게 움직여 주기를 바라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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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2016-08-11
접속일 2024-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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