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마왕조교를 기대하신 많은 분들의 바램을 배반하게 되어서 죄송함다.....--;;여자마왕으로 스토리를 전환해볼까도 생각했지만 이미 반쯤 써둔 상태라 그냥 그대로 갑니다.이번편의 또하나의 특징은........엣찌씬이 한번도 없습니다!여태 연재도중 엣찌씬이 하나도 없는건 이번이 처음 아닐지.....야설의 본분을 망각한 이번 사태에 반성을......만우절이라 그런지 횡설수설이 심합니다.다음편에서는 줄리아의 귀축조교로 반드시 이번의 아쉬움을 해소....
28.갈취당한 마왕
<원한을 갚고 싶지 않은가......>
줄리아는 갑자기 머릿속에서 울려퍼지는 가느다란 목소리에 깜짝 놀라 고개를 두리번 거렸다.그러나 아르는 줄리아의 행동을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쳐다볼 따름이었다.
<이제 마계와의 연결은 이루어졌다.마지막 완성은 단 그대의 심장에서 솟아나는 싱싱한 피,그리고 그대의 생명으로 너의 바램은 이루어지리라......>
"나,난......."
<그대가 가장 사랑하는 아버지가 아크란 자때문에 죽어 버렸고.......너는 내 생명을 바쳐서라도 그 복수를 하겠다고 하지 않았느냐.......너는 내 아버지를 사랑한것은 껍데기에 불과했구나?>
"아니야,난 아버지를 사랑해!"
<그렇다면 그 단검으로 네 가슴을 찔러라,그 싱싱한 핏방울이 마법진에 떨어질때 너의 바램이 이루어지리라.>
"그,그래,난 아버지를 사랑해,그러니까 아버지의 원수를 갚으려면 뭐든 할수 있어........"
멍한 눈빛의 줄리아가 천천히 단검을 들고 마법진의 한가운데로 걸어가더니 단검을 들어 가슴으로 가져갔다.
"주,줄리아!"
"이 멍청아!클라인씨는 살아 있어!"
아르가 돌변한 상황에 정신을 못 차리고 머뭇거리고 있을 때 드디어 갈레반이 죽으면서 위장마법진들이 멈춰 진짜 마법진의 위치를 파악한 아크들이 들이닥쳤다.아크가 제일 먼저 뛰어들면서 줄리아에게 외치는 소리에 줄리아는 깜짝 놀라서 정신을 차렸다.그리고는 정신없이 아크에게 덤벼들어 매달렸다.
"저,정말이야!아버지가,아버지가......."
그런 줄리아의 뺨을 아크가 정말 모질게도 후려쳤다.단번에 줄리아의 뺨이 시뻘겋게 부어올랐다.
"바보같은 계집애......진실도 모르면서 천둥벌거숭이처럼 굴어?"
아크의 태도에 기가 죽은 줄리아는 머뭇거리면서 다시 물었다.이미 아버지가 살아 있다는 말을 의심해볼 여력도 없이 줄리아는 독기가 사그라들어 있었다.
"저,정말 아버지가 살아 있나요?"
"어리석은 것!네가 한 짓을 들으면 스스로 목숨을 끊으실 거다!"
"아아........."
줄리아는 아크의 말에 힘이 빠져서 자리에 주저앉았다.아버지가 살아 있다지만 자신은 모든 인간들에게 저주받는 흑마법사라는 존재가 되어 버렸다는 절망감이 그제서야 줄리아의 몸을 가득 채웠다.마왕소환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던 아크일행과 제정신이 아니던 줄리아와 아르는 미처 마법진으로 걸어가는 한 그림자를 보지 못했다.
"으윽!"
"앗!"
"저,저....죽지 않았나?"
갑자기 죽은 줄로만 알았던 갈레반이 마법진으로 걸어가 자신의 오른쪽 가슴을 찌르자 아르는 깜짝 놀랐다.원래 갈레반은 심장이 왼쪽에 있지 않고 오른쪽에 있는 사람이라 처음에 칼에 찔렸을 때 죽지 않았었다.하지만 독이 묻은 단검에 찔리는 순간 마나가 흐트러져 마법을 쓸수없게 되자 죽은 척 하며 기회를 보고 있던 것이었다.
"흐흐,제물은 나같은 자로도 충분하다.이제......"
갈레반은 미처 말을 마치지 못하고 죽었다.마법진의 광채가 더욱더 강해지면서 그속에서 검은 인영이 나타나자 일순간 긴장했던 일행들은 그 모습을 자세히보고는 웃음을 터뜨렸다.
"와하하하!"
"도,도대체 저건 뭐야."
"얼굴에 저 넓적한 자국은 뭐야?"
나타난 마왕은 황소,인간,염소의 세개의 얼굴이 한 머리에 달리고 거대한 체구의 모습은 마계의 36마왕중 하나인 아스모데우스의 모습인 듯한데 영 초라해보였다.원래 이 마왕은 아름다운 황금관을 쓰고 다크드래곤(마룡이 죽으면 마계로 가서 다크드래곤이 된다고 한다)을 타고 입에서는 불을 뿜으면서 거대한 깃발과 한번 그릇에 담그면 어떤 것이건 그 그릇에 담긴 것을 그릇이 없어질때까지 퍼낼수 있는 마법의 국자를 오른손과 왼손에 들고 나타난다고 하는데 도대체 그 행색이 전설과 달리 초라하기 짝이 없었다.
머리에 쓴 관은 보석들이 모조리 빠져서 처량하기 짝이 없는데다가 깃발은 여기저기 기워대서 누더기같고 마법의 국자는 아예 없었다.거기다 다크드래곤은 완전히 뼈가 앙상해서 마치 본드래곤(해골병사인 스켈레톤과 비슷한 존재로 보면 된다.드라코리치와 비교하면 헐씬 약한 존재)같았다.거기다 세개의 얼굴중 두개는 뭔가 넓적한 것에 맞은 듯한 상처자국이 남아 있었다.
자신을 보면서 낄낄대는 아크일행을 보면서 얼굴이 시뻘개진 아스모데오스가 분노했다.
"이,이 하찮은 인간들이......"
"우리한테도 하찮다고 할수 있을까?"
드래곤로드 캘리오프스와 실버일족장로 네이란이 쏘아보자 아스모데우스는 긴장했다.그는 단번에 이들의 정체를 알수 있었다.
"드래곤 로드인가......"
원래 마왕의 진실된 힘이라면 드래곤로드가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약했다.하지만 마계에서 소환되는 마족은 마계에서만큼 풀파워를 낼수가 없었다.하지만 그렇더라도 원래는 드래곤로드를 두려워할 필요까지는 없지만 지금의 아스모데우스는 드래곤로드에게 뻗댈수 없는 이유가 있었다.
"드래곤로드여,나의 이번 물질계강림의 목표는 세계멸망이 아니다.한가지 잊어버린 물건을 찾고 싶어서다."
"뭐?"
드래곤로드는 깜짝 놀랐다.마왕인 아스모데우스가 물질계에서 "잊어버린"물건이라니?그렇다면 아스모데우스는 최근 물질계에 강림한적이 있단 말인가?
"다,당신 아무도 모르게 물질계에 나타난 적이 있었단 말인가?"
"한 천오백년전쯤에......뿌드득!너 드래곤로드라면 그 마왕보다 더 사악한 마리우스라는 놈에 대해서 알고 있겠지?"
아스모데우스의 세개의 얼굴이 동시에 이를 갈았다.마리우스의 이름에 로드가 깜짝 놀랐다.
"하이엘프인 마리우스님 말인가!"
"그렇다,그 망할......."
"어쭈,살려서 보내줬더니 은혜도 모르고......."
갑자기 루시가 끼어들자 잠시 어리둥절했던 아스모데우스는 루시를 다시 뜯어보고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너,너!바로 그 싸가지 없는 드래곤 메이드........"
"어쭈!이 살려달라고 빌때는 언제고?"
순간 아스모데우스는 화가 머리끝까지 솟구쳤다.엄청난 마기를 뿜으면서 덤벼드는 마왕에게 루시가 자신만만한 태도로 외쳤다.
<엎어져라>
루시의 용언에 삽시간에 아스모데우스는 머리를 땅바닥에 쳐박으면서 고꾸라졌다.그모습을 보면서 로드는 의아해했다.
"확실히 라미루시아의 힘은 강해져있어 마왕급이라도 물질계강림의 상태로는 1대1로 이기기 힘들것이다.하지만 어디까지나 막상막하의 수준이라는 거지,저렇게 몰아붙일 수준은 아닌데......."
"도대체 어떻게 된거야?"
너무 차원이 다른 존재들의 대결에 미처 끼어들지못하던 아크가 그제서야 루시에게 물어보자 루시는 아스모데우스를 제압한채로 설명해주었다.
천오백년전 아직 마리우스가 죽기전에 우연히 마리우스는 마계마왕의 소환을 시도하던 흑마법사를 발견했다.원래 마리우스는 물질계의 일 자체에 신경을 쓰지않고 대부분 관외자의 상태로 구경만 한다는 주의라서 여태 마왕소환같은 일이 이루어질 경우 드래곤들이나 인간의 용사들을 간접적으로 도와주는데 그치고 별로 개입하지 않았으나(마리우스의 수십만년의 생애동안 마왕소환을 시도한 흑마법사는 여럿 있었다.)이번에는 바로 그가 보는 눈앞에서 벌어지다시피 한 일이라 마리우스도 어쩔수 없이 소환된 아스모데우스와 싸웠다.
원래 본래의 하이엘프상태였다면 마리우스는 절대로 아스모데우스의 1대1상대는 될수 없다.하지만 그때의 마리우스는 수십만년동안 물질계에서 살면서 드래곤로드도 넘어서 거의 하급신급의 힘을 축적한 상태였다.아스모데우스가 본래힘을 다 발휘해도 막상막하인 존재와 자기힘을 다 내지도 못 하면서 겨뤘으니 승부는 뻔했다.
하지만 마리우스는 짖궂었다.그냥 쓰러뜨리면 역소환되는 아스모데우스를 제압해서 자신의 힘을 담은 밧줄로 꽁꽁묶은 다음 한 천년쯤 종으로 부리고 역소환시키겠다고 하자 당황한 아스모데우스는 마리우스에게 빌고 또 빌었다.
원래 아스모데우스는 마계의 도서관담당자라 대단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마왕이었다.아스모데우스를 얼르면서 하나씩 그 지식을 뺏아낸 마리우스는 마지막에는 아스모데우스의 마력의 원천인 마법의 국자를 뺏고 마법의 깃발은 갈기갈기 찢은 다음 자신의 마력을 넣은 천으로 기워넣어 수선조차 못하게 만들고는 마지막으로 루시에게 후라이팬으로 아스모데우스의 얼굴을 후려치게 해서 역소환시켜버린 것이었다.
"그런 커다란 일이 있었으면 나한테 알려줬어야 할 거 아닌가!"
로드는 기가 막혔다.마왕소환이라는 거대한 일이 자신도 모르는 새 끝난 적이 있었다는데 어이가 없어 정신을 차릴수가 없었다.
"뭐 별 탈도 없었잖아요......."
루시가 우물쭈물하면서 잘못을 빈 쪽은 엉뚱하게도 아크였다.
"주인님,죄송해요......."
"벌은 나중에 받자."
태연하게 루시에게 대답하면서 머리를 쓰다듬는 아크를 보고는 로드는 경악해서 쓰러질 지경이었다.
"저,저......왜 그 인간한테 미안한 거냐 말이닷!"
로드가 보기에 저건 호랑이가 쥐새끼한테 고양이처럼 아양을 떨며 얼굴을 부벼대는 것 같이 보였다.이 어이없는 장면에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드래곤로드에게 아스모데우스가 제안을 해왔다.
"로드,제안이 있다."
"뭔가?"
"어차피 나를 쓰러뜨려봐야 역소환될 뿐......나와 거래하지 않겠나?"
"마족과 무슨 거래란 말인가?"
당치않다는 듯 고개를 흔드는 로드에게 아스모데우스가 간절한 태도로 애원했다.
"다른 게 아니다.전에 마리우스란 놈한테 뺏긴 마법의 국자를 되찾게 해주면 얌전히 돌아갈 뿐 아니라 너희에게 과거 창세의 신마전쟁이후 아직도 이 대륙곳곳에 묻혀 있는 오리하르콘과 미스릴의 위치를 가르쳐주겠다."
그 말에 드래곤로드는 깜짝 놀랐다.미스릴과 오리하르콘은 물질계에 존재하는 금속중 영원히 물질의 순환법칙에 포함되지 않고 불멸하는 금속,이 두가지 금속은 신들이 물질계에 창조한 생물들에게 내린 선물로서 물질계에서 양이 더늘어나는일도 줄어드는 일도 없이 파괴와 변형은 있을지언정 그성질그대로 세계가 창조되었을때부터 존재해오고 있다.
하지만 이것중 인간과 드래곤들에게 실제로 존재된 양은 아주 적고 실제로는 현재 인간들,또는 드래곤들에게 있는 미스릴과 오리하르콘의 양의 몇배정도가 아직도 유란대륙곳곳에 묻혀 있다고 한다.
"그것을 네가 어찌 안단 말인가?"
"원래 자신에게 해가 되는 것일수록 알아차리기 쉬운법도 있는 법이다."
미스릴과 오리하르콘은 마족에게는 극성의 금속,마족은 그기운을 극도로 싫어하니 거꾸로 어디 있는지 알수도 있겠다 싶었다.아스모데우스로서는 자신을 해칠수도 있는 존재를 적에게 넘겨주는 거나 다름없었지만 지난 천오백년동안 이루말할수없는 고통을 당한 아스모데우스로서는 마력의 원천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었다.
마리우스에게 보석을 뺏겨 썰렁한 왕관과 너덜너덜해진 또하나의 보물인 마법의 깃발을 수리하려면 자신의 마력이 꼭 필요했으나 마력의 원천인 국자를 뺏기는 바람에 그것들을 회복시키지 못해 정말 썰렁한 모습으로 천오백년을 마계에서 다른 마왕들의 비아냥을 감수하면서 살아야 했다.그의 상전인 마신들은 병신같은 짓을 하고 왔다며 그를 전혀 도와주지도 않았고 다른 마왕들도 마찬가지였다.오죽하면 타고다니는 다크드래곤에게 공급할 마력이 없어서 다크드래곤이 앙상해졌겠나?천오백년전에 루시의 후라이팬에 맞은 상처자국을 치유할 마력조차 부족해서 그대로 놔둔 상황이었다.
로드가 루시를 쳐다보았다.미스릴과 오리하르콘이라면 드래곤로드로서도 탐나지 않을수없는 존재였다.어차피 여기서 쓰러뜨려봐야 아스모데우스는 마계로 돌아갈 뿐이니 알아서 돌아간다면 손해도 아니다.
"음,그거 어디 있는지 알고는 있는데........"
루시가 조금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자 아스모데우스가 간절한 표정으로 매달렸다.
"부탁이다.그 국자만 돌려준다면 네게는 보물을 더 주마."
"주인님,어떡할까요?"
루시가 아크를 쳐다보면서 묻자 아스모데우스는 세개의 얼굴이 동시에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그가 보기에 아크는 루시와 로드와는 비교도 할수없는 약한 존재였던 것이다.
"저놈뭐야,고작해야 인간의 소드마스......엑!그 재수없는 마리우스놈의 냄새가 난다!"
아크에게서 마리우스의 핏줄을 느낀 아스모데우스가 공포스러운 표정을 지었다.마리우스의 기억은 그로서는 다시는 떠올리기조차 싫은 것이었다.사실 아스모데우스는 마리우스가 물질계에 이제는 없다는 것을 알고 소환에 응한 것이었다.그가 살아있었다면 물질계로 나올 것을 쉽게 결심하지 못했으리라.
"뭐,나쁠거 없잖아?"
"알겠습니다.주인님."
아스모데우스의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크가 고개를 끄덕이자 루시가 순간이동주문으로 잠시 사라졌다가 거대한 국자를 다시 들고 나타났다.그런데 그 국자는 마치 오물통에라도 빠졌던 듯 퀴퀴한 냄새가 피어올랐다.
"라,라미루시아,이 냄새가 뭔가?"
지독한 냄새에 코를 막고 물어보는 로드의 말에 루시가 웃으면서 대답했다.
"네,마리우스님이 천오백년전에 농부들한테 거름뜨는데 쓰라면서 줬었거든요."
"뭐!"
갑자기 로드는 적색산맥 기슭의 한 전설적인 농가의 얘기가 떠올랐다.그 농장에는 질좋은 거름이 끝없이 솟아나는 거름통이 있는데 도대체 그 거름이 천오백년째 끊어지지 않고 나와서 그 농장은 매년 거름을 따로 모으지 않아도 충분히 주고도 남는다는 것이었다.
"서,설마......."
"마리우스님이 이걸 다른 용도에 쓰면 악용될수도 있다면서.....저기,다들 왜 머리를......"
확실히 어떤 그릇에 담긴 것이든 계속 퍼낼수 있는 이 국자의 마력은 가령 재물욕에 사용한다던가 하면 큰 파장을 일으킬수도 있을 것이었다.(다만 미스릴,오리하르콘같은 신의 힘이 담긴 것이라던가 몇가지 제한이 걸리는 물건은 있었다)하지만 그 국자로 퍼내는 것이 고작 거름이었으니 천오백년동안 대단한 주목을 받지 못했던 것이다.그리고 천오백년동안 계속 끊임없이 나오는 거름의 비밀이 그 통에 있다고 생각하고 거름을 퍼내고 곡식이나 금을 담고 같은 시도를 해본적이 있었지만 퍼낼때 국자를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단지 계속 나오는 것은 거름뿐이라고 사람들이 생각해서 그 이후로는 별로 관심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마왕의 물건을 그런용도로 사용하라고 줘버렸다는 마리우스의 무책임함에 로드와 아크를 비롯한 모든 이들은 머리를 감싸쥐지 않을수 없었다.
"도대체.....수십만년을 뭐하런 산겨?"
"그영감 피가 나한테도.......악용될거 걱정한거 좋아하네,보나마나 재미있으니까 그런거야!"
"이가 아크하고 내 아기한테도 그런 엽기성이 유전되면 어쩌지......"
하지만 뭣보다 분통이 터진것은 아스모데우스였다.자신의 소중한 마력의 원천이 천오백년동안이나 그런용도로 사용되어 왔다는데 치를 떨지 않을수 없었다.
"으,으으으......."
"되찾기 싫은건가?"
루시의 말에 아스모데우스는 꾹 참고 국자를 돌려받을수밖에 없었다.드디어 천오백년만에 마력을 회복한 아스모데우스는 약속대로 드래곤로드에게 미스릴과 오리하르콘이 묻혀있는 곳을 가르쳐주고 루시에게는 따로 순금백톤과 다이아 500키로그램,애메랄드500키로그램을 주었다.거대한 보화의 산에 아크와 여인들은 벌린입을 다물지 못하고 깜짝 놀랐다.
"자,난 이제......"
"잠깐!아직 확인할게 있다."
갑자기 아크가 끼어들자 아스모데우스는 찜찜한 표정을 지었다.힘으로 보면 아스모데우스로서는 벌레같은 존재였지만 마리우스의 핏줄이 들어간데다가 이자리에서 최강의 강자라는 루시의 주인이라는 아크는 영 불편한 존재였다.
"뭔가?"
"당신은 소환을 위해서 줄리아를 꾈때 줄리아의 아버지가 죽었다고 했다.내가 알기로 마족은 소환과 관련된 일만큼은 절대 거짓말을 할수없다는 걸로 아는데?"
아스모데우스는 소스라치게 놀랐다.원래 마족은 교활하기 짝이 없는 존재,하지만 원래 물질계에 나타나면 안되는 그들의 제약을 풀어주는 것이 소환이므로 마족은 소환에 관련된 일로 물질계와 접촉을 할때 절대 거짓말을 해선 안된다.실제로 교활한 마족들은 계약등을 할때는 말장난등으로 빠져나갈곳을 준비해두는 법이지만 아스모데우스는 좀체로 있기 힘든 마왕소환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어차피 죽일 생각이었던 줄리아에 대해 신경을 쓰지 못했던 것이었다.
"그,그게......"
원래 물질계에서 패해서 마족이 역소환된다고 해도 힘이 약화되서 당분간 마계에서 죽어지내는 것밖에는 제약이 없지만 위의 제약을 어겼을 경우 속은자를 달래서 용서받지 못하면 소멸까지의 징계도 당할수가 있었다.
"이,이봐!협상하자.저 여자아이에게 따로 금화 10톤과 다이아 50키로,애메랄드 50키로를 주마."
"에이.....좀 더 쓰지?"
"으아악!이 마족보다 끔찍한 인간아!세상에 마왕을 등쳐먹으려고 드냐?"
아크의 개념을 상실한 태도에 아스모데우스가 기가 막혀할때 아크가 조건을 제시했다.
"첫번째,줄리아의 계약을 해제해라.하지만 마기만 거둬가고 마법의 힘은 높아진채로 놔둬라."
아스모데우스는 울상을 지었다.원래 마족들이 자신의 힘을 인간들에게 나눠주고 흑마법사를 만들어내는 것은 소환까지는 안 가더라도 흑마법사의 소원을 조금 들어주고 그가 죽었을때 그의 영혼을 차지해서 노예로 만들수 있고 그것의 가치는 마계로서는 보물보다 귀한 것이기 때문이다.그런데 계약은 해제하고 흑마법사의 마기는 없애주면서 마법은 그냥 놔두라니?완전히 날도둑놈심보 아닌가?그러나 아크의 속셈은 다른데 있었으니......
"이 계집애가 흑마법의 제약에 묶여 있는 이상
"두번째,마도문명의 마법석(다키아에서 방어마법진에 사용한 것)은 당신들이 만드는 것을 도와주었다고 들었는데 그것의 비밀과 제조법을 알려다오."
"그것의 원재료는 마계의 물질로 마신님의 궁전에만 있는 것이다.지금 또 만들어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럼 이지스에 박혀 있는 메두사도 마계의 물건이었나?"
"메두사는 마도문명의 것이라고 인간들에게 전해져 오지만 사실은 신의 축복으로 만들어진 물건이다.원래 마도문명의 마법석은 흑마법사들이 마계에서 비슷한 재료를 받아내서 그것을 흉내내어 만든 것일 뿐이다."
"그럼 약점만 가르쳐다오."
할수없이 아크의 말대로 마법석의 약점을 가르쳐준 아스모데우스는 줄리아와 계약한 중급마족 제로니모를 불러내 줄리아의 계약을 해제시켜주고 보물까지 내주어야 했다.
"세상에.....마왕을 공갈협박하는 인간이라니......"
어이가 없는 표정으로 지켜보는 다른 이들의 시선속에서 결국 아스모데우스는 완전히 알거지가 되어 피눈물을 흘리며 마계로 돌아갔다.
아스모데우스가 마계로 돌아간 뒤 줄리아와 아르의 처리문제에 대해서 잠시 논의가 있었다.드래곤의 입장에서 흑마법사는 보는 족족 죽이는 것이 관례였지만 어차피 마계와의 계약은 깨어진데다가 드래곤들로서는 엄청난 보물인 미스릴과 오리하르콘을 얻었으므로 줄리아와 아르의 신병을 아크가 책임지는 조건으로 용서해주기로 했다.그리고 황궁에서 잡무에 열중하고 있던 웜급드래곤들에겐 루시와 줄리아의 몫으로 받은 보물의 절반을 나눠주는 것으로 레어를 뒤집어놓은 것을 용서받았다.드레니어스를 비롯한 드래곤들은 마음같아서는 팔자에도 없는 인간들의 종살이까지 하게 만든 줄리아를 용서하고 싶지 않았지만 루시가 무서우니 그정도로 타협할수밖에 없었다.아스모데우스가 알려준 미스릴과 오리하르콘 매장지 6곳중 1곳은 아크들에게 주어졌다.그래봐야 용량은 갑옷서너벌을 만들기에 조금 부족할정도밖에 안 되지만 그 둘의 희소성을 생각하면 엄청난 가치였다.
드래곤들이 돌아간 다음 줄리아는 완전히 기가 죽어 있었다.아버지가 죽었다고 아크는 물론 유리아제국까지 망하게 하겠다고 설쳤는데 정작 아버지는 클라인의 입장을 가엾게 여긴 아크의 아버지 얀이 살려두었고 거기다 그후로 자신을 비밀리에 꾸준히 찾고 있었다니 자신은 완전히 미친 지랄을 떤 격 아닌가?하지만 아버지의 안부가 걱정이 된 줄리아가 조심스럽게 아크에게 물었다.
"저어,아버지는....."
줄리아에게 손을 들어 말을 멈추게 한 아크는 나머지여인들에게는 일단 본영으로 돌아가 있으라고 하고 루시에게 아르와 줄리아만 데리고 드래곤산맥으로 가자고 했다.결국 마왕소환이란 어쩌면 대륙전체의 운명을 바꿀수도 있었던 거대한 사건은 이렇게 싱거운 결말로 끝이 나고 말았다.
ps.참고로 위의 마왕의 모습은 솔로몬왕의 마법서에 나온다는 72마왕의 모습중 이름과 일부모습을 빌렸습니다.국자라는 아이템은 원래의 마왕의 모습에는 없습니다.
다크드래곤의 설정은 예전에 광무암무님이 야문에서 설명해주셨던 설정을 추가해봤습니다.(다만 여기서는 그렇게 강력한 존재는 아닙니다)
그리고 드래곤이 리치가 된 존재의 정확한 발음은 드라코리치가 맞는듯하더군요.인터넷에서는 한군데도 드라고리치라고 쓴곳이 없고 전부 드라코리치로 되어 있었습니다.나중에 앞쪽에서 사용한 이름은 다시 고치겠습니다.
참고로 신-마족-드래곤간의 힘관계를 설명드리면 먼저 신은 17명의 주신급과 그 밑의 수백명의 하급신,마는 3명의 마신과 36마왕급이 최상위로 각각 대칭되는 위치입니다.양자간을 비교하면 신보다는 마쪽이 조금 쌈은 더 잘 하는 편입니다.(대신인 주피터를 빼면 나머지 신들은 동급의 존재와 일대일로 대결하면 좀 딸리는 편입니다.)
마왕의 경우 실제 본래의 파워는 드래곤들을 헐씬 압도합니다.설사 드래곤로드라고 해도 1대1로는 쨉도 안 될 정도지요.하지만 현재 단절되어 있는 마계에서 물질계로 넘어오려면 소환을 받았다고 해도 실제 힘이 많이 깎이므로 막상 강림했을때의 힘으로는 드래곤로드가 1대1로 상대하기 약간 버거운 정도입니다.특히 힘이 많이 증폭되어 있는 루시의 경우는 1대1로도 이길수 있을 정도입니다.(루시는 현재 열받으면 대륙의 제국하나말아먹는건 쉬운일입니다.)
그런데 전회에서는 왜 로드가 그렇게 오버를 했냐하면 마왕이 막상 그자리를 도망가서 힘을 구축하면 까다로운 상대가 되기 때문입니다.물론 로드와 장로급들이 모이면 마왕도 잡을수 있지만 그 밑의 드래곤들,특히 아직 고룡이 못된 드래곤의 경우는 마왕과 만나면 한방감도 안되거든요.그래서 긴장해있는것같지 않은 루시에게 경각심을 주려고 했는데 루시가 오버를 하자 질책을 했던 거죠.
다음편에서는 줄리아의 조교장면이후 다시 인간의 전쟁으로 돌아갑니다.그래도 판타지니까 이런 장면도 좀 있어야죠? ^^
28.갈취당한 마왕
<원한을 갚고 싶지 않은가......>
줄리아는 갑자기 머릿속에서 울려퍼지는 가느다란 목소리에 깜짝 놀라 고개를 두리번 거렸다.그러나 아르는 줄리아의 행동을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쳐다볼 따름이었다.
<이제 마계와의 연결은 이루어졌다.마지막 완성은 단 그대의 심장에서 솟아나는 싱싱한 피,그리고 그대의 생명으로 너의 바램은 이루어지리라......>
"나,난......."
<그대가 가장 사랑하는 아버지가 아크란 자때문에 죽어 버렸고.......너는 내 생명을 바쳐서라도 그 복수를 하겠다고 하지 않았느냐.......너는 내 아버지를 사랑한것은 껍데기에 불과했구나?>
"아니야,난 아버지를 사랑해!"
<그렇다면 그 단검으로 네 가슴을 찔러라,그 싱싱한 핏방울이 마법진에 떨어질때 너의 바램이 이루어지리라.>
"그,그래,난 아버지를 사랑해,그러니까 아버지의 원수를 갚으려면 뭐든 할수 있어........"
멍한 눈빛의 줄리아가 천천히 단검을 들고 마법진의 한가운데로 걸어가더니 단검을 들어 가슴으로 가져갔다.
"주,줄리아!"
"이 멍청아!클라인씨는 살아 있어!"
아르가 돌변한 상황에 정신을 못 차리고 머뭇거리고 있을 때 드디어 갈레반이 죽으면서 위장마법진들이 멈춰 진짜 마법진의 위치를 파악한 아크들이 들이닥쳤다.아크가 제일 먼저 뛰어들면서 줄리아에게 외치는 소리에 줄리아는 깜짝 놀라서 정신을 차렸다.그리고는 정신없이 아크에게 덤벼들어 매달렸다.
"저,정말이야!아버지가,아버지가......."
그런 줄리아의 뺨을 아크가 정말 모질게도 후려쳤다.단번에 줄리아의 뺨이 시뻘겋게 부어올랐다.
"바보같은 계집애......진실도 모르면서 천둥벌거숭이처럼 굴어?"
아크의 태도에 기가 죽은 줄리아는 머뭇거리면서 다시 물었다.이미 아버지가 살아 있다는 말을 의심해볼 여력도 없이 줄리아는 독기가 사그라들어 있었다.
"저,정말 아버지가 살아 있나요?"
"어리석은 것!네가 한 짓을 들으면 스스로 목숨을 끊으실 거다!"
"아아........."
줄리아는 아크의 말에 힘이 빠져서 자리에 주저앉았다.아버지가 살아 있다지만 자신은 모든 인간들에게 저주받는 흑마법사라는 존재가 되어 버렸다는 절망감이 그제서야 줄리아의 몸을 가득 채웠다.마왕소환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던 아크일행과 제정신이 아니던 줄리아와 아르는 미처 마법진으로 걸어가는 한 그림자를 보지 못했다.
"으윽!"
"앗!"
"저,저....죽지 않았나?"
갑자기 죽은 줄로만 알았던 갈레반이 마법진으로 걸어가 자신의 오른쪽 가슴을 찌르자 아르는 깜짝 놀랐다.원래 갈레반은 심장이 왼쪽에 있지 않고 오른쪽에 있는 사람이라 처음에 칼에 찔렸을 때 죽지 않았었다.하지만 독이 묻은 단검에 찔리는 순간 마나가 흐트러져 마법을 쓸수없게 되자 죽은 척 하며 기회를 보고 있던 것이었다.
"흐흐,제물은 나같은 자로도 충분하다.이제......"
갈레반은 미처 말을 마치지 못하고 죽었다.마법진의 광채가 더욱더 강해지면서 그속에서 검은 인영이 나타나자 일순간 긴장했던 일행들은 그 모습을 자세히보고는 웃음을 터뜨렸다.
"와하하하!"
"도,도대체 저건 뭐야."
"얼굴에 저 넓적한 자국은 뭐야?"
나타난 마왕은 황소,인간,염소의 세개의 얼굴이 한 머리에 달리고 거대한 체구의 모습은 마계의 36마왕중 하나인 아스모데우스의 모습인 듯한데 영 초라해보였다.원래 이 마왕은 아름다운 황금관을 쓰고 다크드래곤(마룡이 죽으면 마계로 가서 다크드래곤이 된다고 한다)을 타고 입에서는 불을 뿜으면서 거대한 깃발과 한번 그릇에 담그면 어떤 것이건 그 그릇에 담긴 것을 그릇이 없어질때까지 퍼낼수 있는 마법의 국자를 오른손과 왼손에 들고 나타난다고 하는데 도대체 그 행색이 전설과 달리 초라하기 짝이 없었다.
머리에 쓴 관은 보석들이 모조리 빠져서 처량하기 짝이 없는데다가 깃발은 여기저기 기워대서 누더기같고 마법의 국자는 아예 없었다.거기다 다크드래곤은 완전히 뼈가 앙상해서 마치 본드래곤(해골병사인 스켈레톤과 비슷한 존재로 보면 된다.드라코리치와 비교하면 헐씬 약한 존재)같았다.거기다 세개의 얼굴중 두개는 뭔가 넓적한 것에 맞은 듯한 상처자국이 남아 있었다.
자신을 보면서 낄낄대는 아크일행을 보면서 얼굴이 시뻘개진 아스모데오스가 분노했다.
"이,이 하찮은 인간들이......"
"우리한테도 하찮다고 할수 있을까?"
드래곤로드 캘리오프스와 실버일족장로 네이란이 쏘아보자 아스모데우스는 긴장했다.그는 단번에 이들의 정체를 알수 있었다.
"드래곤 로드인가......"
원래 마왕의 진실된 힘이라면 드래곤로드가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약했다.하지만 마계에서 소환되는 마족은 마계에서만큼 풀파워를 낼수가 없었다.하지만 그렇더라도 원래는 드래곤로드를 두려워할 필요까지는 없지만 지금의 아스모데우스는 드래곤로드에게 뻗댈수 없는 이유가 있었다.
"드래곤로드여,나의 이번 물질계강림의 목표는 세계멸망이 아니다.한가지 잊어버린 물건을 찾고 싶어서다."
"뭐?"
드래곤로드는 깜짝 놀랐다.마왕인 아스모데우스가 물질계에서 "잊어버린"물건이라니?그렇다면 아스모데우스는 최근 물질계에 강림한적이 있단 말인가?
"다,당신 아무도 모르게 물질계에 나타난 적이 있었단 말인가?"
"한 천오백년전쯤에......뿌드득!너 드래곤로드라면 그 마왕보다 더 사악한 마리우스라는 놈에 대해서 알고 있겠지?"
아스모데우스의 세개의 얼굴이 동시에 이를 갈았다.마리우스의 이름에 로드가 깜짝 놀랐다.
"하이엘프인 마리우스님 말인가!"
"그렇다,그 망할......."
"어쭈,살려서 보내줬더니 은혜도 모르고......."
갑자기 루시가 끼어들자 잠시 어리둥절했던 아스모데우스는 루시를 다시 뜯어보고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너,너!바로 그 싸가지 없는 드래곤 메이드........"
"어쭈!이 살려달라고 빌때는 언제고?"
순간 아스모데우스는 화가 머리끝까지 솟구쳤다.엄청난 마기를 뿜으면서 덤벼드는 마왕에게 루시가 자신만만한 태도로 외쳤다.
<엎어져라>
루시의 용언에 삽시간에 아스모데우스는 머리를 땅바닥에 쳐박으면서 고꾸라졌다.그모습을 보면서 로드는 의아해했다.
"확실히 라미루시아의 힘은 강해져있어 마왕급이라도 물질계강림의 상태로는 1대1로 이기기 힘들것이다.하지만 어디까지나 막상막하의 수준이라는 거지,저렇게 몰아붙일 수준은 아닌데......."
"도대체 어떻게 된거야?"
너무 차원이 다른 존재들의 대결에 미처 끼어들지못하던 아크가 그제서야 루시에게 물어보자 루시는 아스모데우스를 제압한채로 설명해주었다.
천오백년전 아직 마리우스가 죽기전에 우연히 마리우스는 마계마왕의 소환을 시도하던 흑마법사를 발견했다.원래 마리우스는 물질계의 일 자체에 신경을 쓰지않고 대부분 관외자의 상태로 구경만 한다는 주의라서 여태 마왕소환같은 일이 이루어질 경우 드래곤들이나 인간의 용사들을 간접적으로 도와주는데 그치고 별로 개입하지 않았으나(마리우스의 수십만년의 생애동안 마왕소환을 시도한 흑마법사는 여럿 있었다.)이번에는 바로 그가 보는 눈앞에서 벌어지다시피 한 일이라 마리우스도 어쩔수 없이 소환된 아스모데우스와 싸웠다.
원래 본래의 하이엘프상태였다면 마리우스는 절대로 아스모데우스의 1대1상대는 될수 없다.하지만 그때의 마리우스는 수십만년동안 물질계에서 살면서 드래곤로드도 넘어서 거의 하급신급의 힘을 축적한 상태였다.아스모데우스가 본래힘을 다 발휘해도 막상막하인 존재와 자기힘을 다 내지도 못 하면서 겨뤘으니 승부는 뻔했다.
하지만 마리우스는 짖궂었다.그냥 쓰러뜨리면 역소환되는 아스모데우스를 제압해서 자신의 힘을 담은 밧줄로 꽁꽁묶은 다음 한 천년쯤 종으로 부리고 역소환시키겠다고 하자 당황한 아스모데우스는 마리우스에게 빌고 또 빌었다.
원래 아스모데우스는 마계의 도서관담당자라 대단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마왕이었다.아스모데우스를 얼르면서 하나씩 그 지식을 뺏아낸 마리우스는 마지막에는 아스모데우스의 마력의 원천인 마법의 국자를 뺏고 마법의 깃발은 갈기갈기 찢은 다음 자신의 마력을 넣은 천으로 기워넣어 수선조차 못하게 만들고는 마지막으로 루시에게 후라이팬으로 아스모데우스의 얼굴을 후려치게 해서 역소환시켜버린 것이었다.
"그런 커다란 일이 있었으면 나한테 알려줬어야 할 거 아닌가!"
로드는 기가 막혔다.마왕소환이라는 거대한 일이 자신도 모르는 새 끝난 적이 있었다는데 어이가 없어 정신을 차릴수가 없었다.
"뭐 별 탈도 없었잖아요......."
루시가 우물쭈물하면서 잘못을 빈 쪽은 엉뚱하게도 아크였다.
"주인님,죄송해요......."
"벌은 나중에 받자."
태연하게 루시에게 대답하면서 머리를 쓰다듬는 아크를 보고는 로드는 경악해서 쓰러질 지경이었다.
"저,저......왜 그 인간한테 미안한 거냐 말이닷!"
로드가 보기에 저건 호랑이가 쥐새끼한테 고양이처럼 아양을 떨며 얼굴을 부벼대는 것 같이 보였다.이 어이없는 장면에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드래곤로드에게 아스모데우스가 제안을 해왔다.
"로드,제안이 있다."
"뭔가?"
"어차피 나를 쓰러뜨려봐야 역소환될 뿐......나와 거래하지 않겠나?"
"마족과 무슨 거래란 말인가?"
당치않다는 듯 고개를 흔드는 로드에게 아스모데우스가 간절한 태도로 애원했다.
"다른 게 아니다.전에 마리우스란 놈한테 뺏긴 마법의 국자를 되찾게 해주면 얌전히 돌아갈 뿐 아니라 너희에게 과거 창세의 신마전쟁이후 아직도 이 대륙곳곳에 묻혀 있는 오리하르콘과 미스릴의 위치를 가르쳐주겠다."
그 말에 드래곤로드는 깜짝 놀랐다.미스릴과 오리하르콘은 물질계에 존재하는 금속중 영원히 물질의 순환법칙에 포함되지 않고 불멸하는 금속,이 두가지 금속은 신들이 물질계에 창조한 생물들에게 내린 선물로서 물질계에서 양이 더늘어나는일도 줄어드는 일도 없이 파괴와 변형은 있을지언정 그성질그대로 세계가 창조되었을때부터 존재해오고 있다.
하지만 이것중 인간과 드래곤들에게 실제로 존재된 양은 아주 적고 실제로는 현재 인간들,또는 드래곤들에게 있는 미스릴과 오리하르콘의 양의 몇배정도가 아직도 유란대륙곳곳에 묻혀 있다고 한다.
"그것을 네가 어찌 안단 말인가?"
"원래 자신에게 해가 되는 것일수록 알아차리기 쉬운법도 있는 법이다."
미스릴과 오리하르콘은 마족에게는 극성의 금속,마족은 그기운을 극도로 싫어하니 거꾸로 어디 있는지 알수도 있겠다 싶었다.아스모데우스로서는 자신을 해칠수도 있는 존재를 적에게 넘겨주는 거나 다름없었지만 지난 천오백년동안 이루말할수없는 고통을 당한 아스모데우스로서는 마력의 원천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었다.
마리우스에게 보석을 뺏겨 썰렁한 왕관과 너덜너덜해진 또하나의 보물인 마법의 깃발을 수리하려면 자신의 마력이 꼭 필요했으나 마력의 원천인 국자를 뺏기는 바람에 그것들을 회복시키지 못해 정말 썰렁한 모습으로 천오백년을 마계에서 다른 마왕들의 비아냥을 감수하면서 살아야 했다.그의 상전인 마신들은 병신같은 짓을 하고 왔다며 그를 전혀 도와주지도 않았고 다른 마왕들도 마찬가지였다.오죽하면 타고다니는 다크드래곤에게 공급할 마력이 없어서 다크드래곤이 앙상해졌겠나?천오백년전에 루시의 후라이팬에 맞은 상처자국을 치유할 마력조차 부족해서 그대로 놔둔 상황이었다.
로드가 루시를 쳐다보았다.미스릴과 오리하르콘이라면 드래곤로드로서도 탐나지 않을수없는 존재였다.어차피 여기서 쓰러뜨려봐야 아스모데우스는 마계로 돌아갈 뿐이니 알아서 돌아간다면 손해도 아니다.
"음,그거 어디 있는지 알고는 있는데........"
루시가 조금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자 아스모데우스가 간절한 표정으로 매달렸다.
"부탁이다.그 국자만 돌려준다면 네게는 보물을 더 주마."
"주인님,어떡할까요?"
루시가 아크를 쳐다보면서 묻자 아스모데우스는 세개의 얼굴이 동시에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그가 보기에 아크는 루시와 로드와는 비교도 할수없는 약한 존재였던 것이다.
"저놈뭐야,고작해야 인간의 소드마스......엑!그 재수없는 마리우스놈의 냄새가 난다!"
아크에게서 마리우스의 핏줄을 느낀 아스모데우스가 공포스러운 표정을 지었다.마리우스의 기억은 그로서는 다시는 떠올리기조차 싫은 것이었다.사실 아스모데우스는 마리우스가 물질계에 이제는 없다는 것을 알고 소환에 응한 것이었다.그가 살아있었다면 물질계로 나올 것을 쉽게 결심하지 못했으리라.
"뭐,나쁠거 없잖아?"
"알겠습니다.주인님."
아스모데우스의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크가 고개를 끄덕이자 루시가 순간이동주문으로 잠시 사라졌다가 거대한 국자를 다시 들고 나타났다.그런데 그 국자는 마치 오물통에라도 빠졌던 듯 퀴퀴한 냄새가 피어올랐다.
"라,라미루시아,이 냄새가 뭔가?"
지독한 냄새에 코를 막고 물어보는 로드의 말에 루시가 웃으면서 대답했다.
"네,마리우스님이 천오백년전에 농부들한테 거름뜨는데 쓰라면서 줬었거든요."
"뭐!"
갑자기 로드는 적색산맥 기슭의 한 전설적인 농가의 얘기가 떠올랐다.그 농장에는 질좋은 거름이 끝없이 솟아나는 거름통이 있는데 도대체 그 거름이 천오백년째 끊어지지 않고 나와서 그 농장은 매년 거름을 따로 모으지 않아도 충분히 주고도 남는다는 것이었다.
"서,설마......."
"마리우스님이 이걸 다른 용도에 쓰면 악용될수도 있다면서.....저기,다들 왜 머리를......"
확실히 어떤 그릇에 담긴 것이든 계속 퍼낼수 있는 이 국자의 마력은 가령 재물욕에 사용한다던가 하면 큰 파장을 일으킬수도 있을 것이었다.(다만 미스릴,오리하르콘같은 신의 힘이 담긴 것이라던가 몇가지 제한이 걸리는 물건은 있었다)하지만 그 국자로 퍼내는 것이 고작 거름이었으니 천오백년동안 대단한 주목을 받지 못했던 것이다.그리고 천오백년동안 계속 끊임없이 나오는 거름의 비밀이 그 통에 있다고 생각하고 거름을 퍼내고 곡식이나 금을 담고 같은 시도를 해본적이 있었지만 퍼낼때 국자를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단지 계속 나오는 것은 거름뿐이라고 사람들이 생각해서 그 이후로는 별로 관심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마왕의 물건을 그런용도로 사용하라고 줘버렸다는 마리우스의 무책임함에 로드와 아크를 비롯한 모든 이들은 머리를 감싸쥐지 않을수 없었다.
"도대체.....수십만년을 뭐하런 산겨?"
"그영감 피가 나한테도.......악용될거 걱정한거 좋아하네,보나마나 재미있으니까 그런거야!"
"이가 아크하고 내 아기한테도 그런 엽기성이 유전되면 어쩌지......"
하지만 뭣보다 분통이 터진것은 아스모데우스였다.자신의 소중한 마력의 원천이 천오백년동안이나 그런용도로 사용되어 왔다는데 치를 떨지 않을수 없었다.
"으,으으으......."
"되찾기 싫은건가?"
루시의 말에 아스모데우스는 꾹 참고 국자를 돌려받을수밖에 없었다.드디어 천오백년만에 마력을 회복한 아스모데우스는 약속대로 드래곤로드에게 미스릴과 오리하르콘이 묻혀있는 곳을 가르쳐주고 루시에게는 따로 순금백톤과 다이아 500키로그램,애메랄드500키로그램을 주었다.거대한 보화의 산에 아크와 여인들은 벌린입을 다물지 못하고 깜짝 놀랐다.
"자,난 이제......"
"잠깐!아직 확인할게 있다."
갑자기 아크가 끼어들자 아스모데우스는 찜찜한 표정을 지었다.힘으로 보면 아스모데우스로서는 벌레같은 존재였지만 마리우스의 핏줄이 들어간데다가 이자리에서 최강의 강자라는 루시의 주인이라는 아크는 영 불편한 존재였다.
"뭔가?"
"당신은 소환을 위해서 줄리아를 꾈때 줄리아의 아버지가 죽었다고 했다.내가 알기로 마족은 소환과 관련된 일만큼은 절대 거짓말을 할수없다는 걸로 아는데?"
아스모데우스는 소스라치게 놀랐다.원래 마족은 교활하기 짝이 없는 존재,하지만 원래 물질계에 나타나면 안되는 그들의 제약을 풀어주는 것이 소환이므로 마족은 소환에 관련된 일로 물질계와 접촉을 할때 절대 거짓말을 해선 안된다.실제로 교활한 마족들은 계약등을 할때는 말장난등으로 빠져나갈곳을 준비해두는 법이지만 아스모데우스는 좀체로 있기 힘든 마왕소환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어차피 죽일 생각이었던 줄리아에 대해 신경을 쓰지 못했던 것이었다.
"그,그게......"
원래 물질계에서 패해서 마족이 역소환된다고 해도 힘이 약화되서 당분간 마계에서 죽어지내는 것밖에는 제약이 없지만 위의 제약을 어겼을 경우 속은자를 달래서 용서받지 못하면 소멸까지의 징계도 당할수가 있었다.
"이,이봐!협상하자.저 여자아이에게 따로 금화 10톤과 다이아 50키로,애메랄드 50키로를 주마."
"에이.....좀 더 쓰지?"
"으아악!이 마족보다 끔찍한 인간아!세상에 마왕을 등쳐먹으려고 드냐?"
아크의 개념을 상실한 태도에 아스모데우스가 기가 막혀할때 아크가 조건을 제시했다.
"첫번째,줄리아의 계약을 해제해라.하지만 마기만 거둬가고 마법의 힘은 높아진채로 놔둬라."
아스모데우스는 울상을 지었다.원래 마족들이 자신의 힘을 인간들에게 나눠주고 흑마법사를 만들어내는 것은 소환까지는 안 가더라도 흑마법사의 소원을 조금 들어주고 그가 죽었을때 그의 영혼을 차지해서 노예로 만들수 있고 그것의 가치는 마계로서는 보물보다 귀한 것이기 때문이다.그런데 계약은 해제하고 흑마법사의 마기는 없애주면서 마법은 그냥 놔두라니?완전히 날도둑놈심보 아닌가?그러나 아크의 속셈은 다른데 있었으니......
"이 계집애가 흑마법의 제약에 묶여 있는 이상
"두번째,마도문명의 마법석(다키아에서 방어마법진에 사용한 것)은 당신들이 만드는 것을 도와주었다고 들었는데 그것의 비밀과 제조법을 알려다오."
"그것의 원재료는 마계의 물질로 마신님의 궁전에만 있는 것이다.지금 또 만들어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럼 이지스에 박혀 있는 메두사도 마계의 물건이었나?"
"메두사는 마도문명의 것이라고 인간들에게 전해져 오지만 사실은 신의 축복으로 만들어진 물건이다.원래 마도문명의 마법석은 흑마법사들이 마계에서 비슷한 재료를 받아내서 그것을 흉내내어 만든 것일 뿐이다."
"그럼 약점만 가르쳐다오."
할수없이 아크의 말대로 마법석의 약점을 가르쳐준 아스모데우스는 줄리아와 계약한 중급마족 제로니모를 불러내 줄리아의 계약을 해제시켜주고 보물까지 내주어야 했다.
"세상에.....마왕을 공갈협박하는 인간이라니......"
어이가 없는 표정으로 지켜보는 다른 이들의 시선속에서 결국 아스모데우스는 완전히 알거지가 되어 피눈물을 흘리며 마계로 돌아갔다.
아스모데우스가 마계로 돌아간 뒤 줄리아와 아르의 처리문제에 대해서 잠시 논의가 있었다.드래곤의 입장에서 흑마법사는 보는 족족 죽이는 것이 관례였지만 어차피 마계와의 계약은 깨어진데다가 드래곤들로서는 엄청난 보물인 미스릴과 오리하르콘을 얻었으므로 줄리아와 아르의 신병을 아크가 책임지는 조건으로 용서해주기로 했다.그리고 황궁에서 잡무에 열중하고 있던 웜급드래곤들에겐 루시와 줄리아의 몫으로 받은 보물의 절반을 나눠주는 것으로 레어를 뒤집어놓은 것을 용서받았다.드레니어스를 비롯한 드래곤들은 마음같아서는 팔자에도 없는 인간들의 종살이까지 하게 만든 줄리아를 용서하고 싶지 않았지만 루시가 무서우니 그정도로 타협할수밖에 없었다.아스모데우스가 알려준 미스릴과 오리하르콘 매장지 6곳중 1곳은 아크들에게 주어졌다.그래봐야 용량은 갑옷서너벌을 만들기에 조금 부족할정도밖에 안 되지만 그 둘의 희소성을 생각하면 엄청난 가치였다.
드래곤들이 돌아간 다음 줄리아는 완전히 기가 죽어 있었다.아버지가 죽었다고 아크는 물론 유리아제국까지 망하게 하겠다고 설쳤는데 정작 아버지는 클라인의 입장을 가엾게 여긴 아크의 아버지 얀이 살려두었고 거기다 그후로 자신을 비밀리에 꾸준히 찾고 있었다니 자신은 완전히 미친 지랄을 떤 격 아닌가?하지만 아버지의 안부가 걱정이 된 줄리아가 조심스럽게 아크에게 물었다.
"저어,아버지는....."
줄리아에게 손을 들어 말을 멈추게 한 아크는 나머지여인들에게는 일단 본영으로 돌아가 있으라고 하고 루시에게 아르와 줄리아만 데리고 드래곤산맥으로 가자고 했다.결국 마왕소환이란 어쩌면 대륙전체의 운명을 바꿀수도 있었던 거대한 사건은 이렇게 싱거운 결말로 끝이 나고 말았다.
ps.참고로 위의 마왕의 모습은 솔로몬왕의 마법서에 나온다는 72마왕의 모습중 이름과 일부모습을 빌렸습니다.국자라는 아이템은 원래의 마왕의 모습에는 없습니다.
다크드래곤의 설정은 예전에 광무암무님이 야문에서 설명해주셨던 설정을 추가해봤습니다.(다만 여기서는 그렇게 강력한 존재는 아닙니다)
그리고 드래곤이 리치가 된 존재의 정확한 발음은 드라코리치가 맞는듯하더군요.인터넷에서는 한군데도 드라고리치라고 쓴곳이 없고 전부 드라코리치로 되어 있었습니다.나중에 앞쪽에서 사용한 이름은 다시 고치겠습니다.
참고로 신-마족-드래곤간의 힘관계를 설명드리면 먼저 신은 17명의 주신급과 그 밑의 수백명의 하급신,마는 3명의 마신과 36마왕급이 최상위로 각각 대칭되는 위치입니다.양자간을 비교하면 신보다는 마쪽이 조금 쌈은 더 잘 하는 편입니다.(대신인 주피터를 빼면 나머지 신들은 동급의 존재와 일대일로 대결하면 좀 딸리는 편입니다.)
마왕의 경우 실제 본래의 파워는 드래곤들을 헐씬 압도합니다.설사 드래곤로드라고 해도 1대1로는 쨉도 안 될 정도지요.하지만 현재 단절되어 있는 마계에서 물질계로 넘어오려면 소환을 받았다고 해도 실제 힘이 많이 깎이므로 막상 강림했을때의 힘으로는 드래곤로드가 1대1로 상대하기 약간 버거운 정도입니다.특히 힘이 많이 증폭되어 있는 루시의 경우는 1대1로도 이길수 있을 정도입니다.(루시는 현재 열받으면 대륙의 제국하나말아먹는건 쉬운일입니다.)
그런데 전회에서는 왜 로드가 그렇게 오버를 했냐하면 마왕이 막상 그자리를 도망가서 힘을 구축하면 까다로운 상대가 되기 때문입니다.물론 로드와 장로급들이 모이면 마왕도 잡을수 있지만 그 밑의 드래곤들,특히 아직 고룡이 못된 드래곤의 경우는 마왕과 만나면 한방감도 안되거든요.그래서 긴장해있는것같지 않은 루시에게 경각심을 주려고 했는데 루시가 오버를 하자 질책을 했던 거죠.
다음편에서는 줄리아의 조교장면이후 다시 인간의 전쟁으로 돌아갑니다.그래도 판타지니까 이런 장면도 좀 있어야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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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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