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FOUR - the clue
세실리안은 헤르난의 질문을 듣고 며칠 전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린, 지금쯤이면 라이오트라로 넘겨졌을지도 모르는 한장의 서류를 기억해 내고 이곳의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인물을 향해 미친 듯이 뛰어가고 있었다.
" 어디 있는가? "
" 무... 무슨 말씀이신지... "
다짜고짜 문을 박차고 들어와 알 수 없는 질문을 하는 세실리안을 바라보는 남자는 자신이 뭔가 실수를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눈에 보일 정도로 몸을 떨며 말했다.
" 며칠 전에 도착한 정보 말이다! "
" 그건... "
" 아직 보내지 않았겠지? 그렇지? "
그 남자는 떨리는 손을 들어 방 한쪽에 놓여 있는 투박한 나무 상자를 가리켰다.
" 저기에... "
그의 손이 가리키는 곳에서 술 상자로 위장한 서류함을 발견한 세실리안은 그 앞으로 달려가 검을 뽑아 들고 상자를 향해 힘껏 휘둘렀다. 그녀는 자물쇠가 달린 부분이 완전히 잘려져 나간 상자의 뚜껑을 열고 정신 없이 서류들을 뒤지기 시작했다.
" 아니야... 아니야... "
세실리안은 계속 똑 같은 말을 중얼거리며 확인한 서류를 아무렇게나 던져버렸다. 그녀의 행동에 겁을 집어먹은 정보담당 관리는 차마 그녀의 행동을 제지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날려 다니는 서류들을 멍하게 쳐다보고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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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OD 3rd, KRANDOR 331
" 아무도 가까이 오지마! "
크리엘은 황당한 표정으로 헤르난의 앞을 가로막고 있는 사람을 바라보았다.
크리엘의 손에 잡혀 인질로 이용되는 것보다 목숨을 걸고 이 상황에서 벗어나는 쪽을 선택한 헤르난은 그들이 쉽사리 활을 쏠 수 없도록 크리엘과 접근전을 벌였었고 실제로 한동안은 독화살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헤르난이라고 해도 일제히 달려들어 자신의 뒤쪽을 공격하는 병사들을 무시하고 크리엘만을 상대할 수는 없었다. 신분을 감추기 위해 들고 있던 어설픈 무기들을 버리고 늘 사용하는 검을 손에 잡은 델시미아의 병사들은 아까와는 달리 헤르난에게 엄청난 위협을 주었다. 만약 헤르난이 독화살 때문에 조급해하지 않았다면 충분히 그들을 상대할 수 있었겠지만 상황은 그에게 마음을 가다듬을 만한 여유를 주지 않았고 크리엘은 그가 자신과 또 한 병사의 공격을 피하고 잠시 주춤하는 사이에 간격을 벌리며 발사 명령을 내렸던 것이다.
독화살로 인해 왼쪽 팔꿈치 윗부분의 피부에 상처를 입은 헤르난 역시 크리엘과 마찬가지의 표정으로 양팔을 벌려 자신의 앞을 막아선 사람을 바라보았다. 용병으로 보이는 복장을 한 그 사람은 약간은 헐렁한 옷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여자임을 나타내는 몸의 곡선을 완전히 가리지 못하고 있었다. 게다가 조금 전에 들린 목소리는 그 여자가 아직 나이 어린 소녀라는 사실을 알게 해 주었다.
" 뭐하는 놈이냐? "
크리엘은 화살에 상처를 입고 비틀거리는 헤르난의 모습을 즐겁게 구경하고 있다가 방해를 받아서 화가 났는지 그 소녀를 향해 거친 말투로 소리를 질렀다. 그러나 그 소녀는 그의 말에는 신경도 쓰지 않고 몸은 그대로 둔 채 고개만 돌려 헤르난의 상태를 살폈다.
" 괜찮으십니까? "
" 아직까지는... "
헤르난은 오른손으로 왼팔의 상처를 누른 채 델시미아 병사들을 뛰어넘어 자신의 앞에 버티고 서있는 소녀의 질문에 답했다. 소녀는 헤르난의 대답을 듣고 다시 고개를 돌려 크리엘을 노려보기 시작했다.
" 철모르고 날뛰는 애송이가 또 하나 있었군. "
헤르난과는 달리 크리엘은 아직 자신의 눈앞에 있는 사람이 여자라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헤르난은 소녀와 자신을 한꺼번에 욕하는 크리엘의 말을 듣고 다시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꼈지만 섣불리 행동하다가는 둘 다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에 지금의 상황을 빠져나갈 방법을 생각해 보았다.
" 아무래도 어렵겠군... "
그의 짐작이었지만 자신의 편이 한 명 더 늘어났다고 해도 아직은 나이 어린 소녀에게 큰 기대를 할 수는 없었다. 더욱이 점점 왼팔이 마비되어 오는 것을 느끼고 있는 헤르난에게 상황은 더욱 절망적일 수 밖에 없었다.
" 어쩔 수 없군. "
독이 더 퍼지기 전에 왼팔을 잘라내기로 마음먹은 헤르난이 막 자신의 검을 들어 왼쪽 어깨 부위로 가져가는 순간 활을 든 병사들이 있는 부근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 이봐! 세실리안! 그렇게 갑자기 혼자 달려나가면 어쩌자는 거야! 앙? "
" 쟤를 누가 말리겠어. "
헤르난은 고개를 돌려 목소리가 들려온 쪽을 바라보았다. 헤르난은 그곳에서 소녀와 일행인 듯 보이는 남자가 자신의 팔에 목이 졸려 정신을 잃은 병사를 바닥에 내려놓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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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RTH 26th, KRANDOR 338
" 휴우... "
한참 동안 관리의 방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고 있던 세실리안은 힘들게 자신이 원하는 서류를 찾아내고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세실리안은 서류에 적힌 정보가 발생한 날짜를 확인했다.
" 제국력 336년 암(暗)월... 이거야! "
방의 주인인 정보담당 관리는 한바탕 폭풍이라도 불고간 것처럼 보이는 방안을 둘러보고 흩어져 있는 엄청난 양의 서류들을 다시 정리해야 한다는 생각에 눈앞이 캄캄해 지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그것은 세실리안의 관심 밖의 일이었다. 세실리안은 서류를 찾아낸 기쁨을 얼굴에 그대로 드러내며 들어왔을 때와 마찬가지의 속도로 밖으로 달려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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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성격은 여전하군. "
헤르난은 웃는 얼굴로 세실리안을 보며 농담을 던졌고 순간 세실리안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세실리안이 급하게 달려나갈 때 이미 그녀가 뭔가 제피엘과 관련된 정보를 놓치고 있었다는 사실을 짐작했던 헤르난은 세실리안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 죄송합니다. 왕자님. "
세실리안은 허리를 숙여 사죄하며 그대로 손에 들고 온 서류를 공손히 헤르난에게 넘겨주었다.
「 발생일자 : DARK 12th, 제국력 336년
발생위치 : 크란도르 제국 수도 크라센트시 외곽에 위치한 노예경매장
내용 : 정체를 밝히지 않은 한 노인(귀족이었던 것으로 추정됨)이 이 날 경매에 열두번째로 나온 여자 노예를 보통 거래되는 가격의 2배에 가까운 금액으로 구입함. 노인이 구입한 노예는 단 한명으로 이 노예가 나오기 이전까지 전혀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됨. ...(중략)... 노인은 노예를 구입한 직후 마차를 타고 경매장을 떠났으며 이후 제국의 기사로 보이는 인물들이 노인의 행방을 수소문하고 다녔던 사실이 확인됨. ...(후략) 」
서류를 읽은 헤르난은 자신의 추리가 적중했다는 것을 확인하고 고개를 돌려 세실리안과 지오니아를 보며 물었다.
" 제피엘이 사라진 날짜는? "
" 암월 11일 입니다. "
" 딱 맞아 떨어지는군. 분명히 제피엘은 이날 경매에 티에르 공작의 딸인 리시안느가 나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공작부인도 공작과 함께 감금형을 받았으니 만일 리시안느가 아닌 다른 여자일 가능성은 없다. 그 노인이 정체가 제피엘이 확실하다면 그런 엄청난 금액을 들여 다른 사람을 구해 낼 이유가 없는 것이고. "
" 하지만... "
지금까지 침묵을 지키고 있던 지오니아가 입을 열어 들릴 듯 말 듯 한 목소리를 냈다. 세실리안은 그런 지오니아를 무서운 눈빛으로 노려보았다.
" 감히... "
" 괜찮다. 무슨 생각인지 말해보라. "
헤르난은 한 손을 들어 세실리안의 행동을 막으며 지오니아를 향해 말했다.
" 이건... 제 짧은 생각이지만... "
지오니아는 세실리안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자신의 생각을 말하기 시작했다. 만약 평상시였다면 왕자와 이렇게 마주하며 얘기할 수 없었겠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따질 상황이 아니었다.
" 비록 보통 가격의 2배나 되는 금액이라고는 하지만 노인이 사용한 돈과 제피엘이라는 마법사가 재산을 처분해서 만든 돈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그분을 구해낸 다음의 일을 위해 사용할 돈이라고 하기엔 남는 금액이 너무 크다고 생각됩니다. 단순히 입찰에 충분한 돈을 준비하려는 생각이었다면 굳이 마법물품과 서적까지 팔아버릴 필요는 없었을 것입니다. "
이미 헤르난이 읽은 서류의 내용을 알고 있었던 지오니아는 헤르난과 세실리안이 둘 다 놓치고 있는 부분을 정확하게 지적해 냈다. 헤르난은 지오니아의 설명을 들으며 자신이 놓치고 있었던 부분에 대해 다시 생각을 해보았다.
" 다른 용도가 있었을 것이라는 말인가? "
" 네, 그렇습니다. 헤르난 왕자님. "
" 좋은 지적이군. 분명히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부분이야. "
지오니아는 황송하다는 듯 바닥에 한쪽 무릎을 대고 엎드려 예를 취했다.
" 일어나라. 그대는 충분히 인정 받을만한 자격이 있다. 그리고 그만한 돈이 또 다른 곳에 사용되었다면 평범한 일은 아닐터. 이에 대한 조사를 병행하도록 하라. "
헤르난은 말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로 걸어갔다. 서쪽 대지를 붉게 물들이며 오늘의 마지막 남은 기운을 뿜어내는 지(地)월의 태양은 그것을 바라보는 헤르난에게 새로운 기대와 희망을 심어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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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오트라 왕국의 정보력은 당시 제국을 포함한 5개의 나라 중에서 수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반면 라이오트라의 군사력은 5개의 나라 중 네번째로 평가되고 있는데 이것은 군사력 3위인 델시미아가 레이온 지방을 차지하기 위해 계속해서 침공을 했던 사실로 증명된다. 라이오트라는 군사력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정보력을 중시했던 것이다. 일개 정보원에 불과했던 지오니아 시므넬라가 그 공로를 인정 받아 제국 정보담당관의 자리에까지 올랐다는 것은 라이오트라의 정보 중심의 정책을 잘 보여주고 있다. 」
제국정보부 편찬 "대륙 전쟁의 역사" 中
세실리안은 헤르난의 질문을 듣고 며칠 전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린, 지금쯤이면 라이오트라로 넘겨졌을지도 모르는 한장의 서류를 기억해 내고 이곳의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인물을 향해 미친 듯이 뛰어가고 있었다.
" 어디 있는가? "
" 무... 무슨 말씀이신지... "
다짜고짜 문을 박차고 들어와 알 수 없는 질문을 하는 세실리안을 바라보는 남자는 자신이 뭔가 실수를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눈에 보일 정도로 몸을 떨며 말했다.
" 며칠 전에 도착한 정보 말이다! "
" 그건... "
" 아직 보내지 않았겠지? 그렇지? "
그 남자는 떨리는 손을 들어 방 한쪽에 놓여 있는 투박한 나무 상자를 가리켰다.
" 저기에... "
그의 손이 가리키는 곳에서 술 상자로 위장한 서류함을 발견한 세실리안은 그 앞으로 달려가 검을 뽑아 들고 상자를 향해 힘껏 휘둘렀다. 그녀는 자물쇠가 달린 부분이 완전히 잘려져 나간 상자의 뚜껑을 열고 정신 없이 서류들을 뒤지기 시작했다.
" 아니야... 아니야... "
세실리안은 계속 똑 같은 말을 중얼거리며 확인한 서류를 아무렇게나 던져버렸다. 그녀의 행동에 겁을 집어먹은 정보담당 관리는 차마 그녀의 행동을 제지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날려 다니는 서류들을 멍하게 쳐다보고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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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OD 3rd, KRANDOR 331
" 아무도 가까이 오지마! "
크리엘은 황당한 표정으로 헤르난의 앞을 가로막고 있는 사람을 바라보았다.
크리엘의 손에 잡혀 인질로 이용되는 것보다 목숨을 걸고 이 상황에서 벗어나는 쪽을 선택한 헤르난은 그들이 쉽사리 활을 쏠 수 없도록 크리엘과 접근전을 벌였었고 실제로 한동안은 독화살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헤르난이라고 해도 일제히 달려들어 자신의 뒤쪽을 공격하는 병사들을 무시하고 크리엘만을 상대할 수는 없었다. 신분을 감추기 위해 들고 있던 어설픈 무기들을 버리고 늘 사용하는 검을 손에 잡은 델시미아의 병사들은 아까와는 달리 헤르난에게 엄청난 위협을 주었다. 만약 헤르난이 독화살 때문에 조급해하지 않았다면 충분히 그들을 상대할 수 있었겠지만 상황은 그에게 마음을 가다듬을 만한 여유를 주지 않았고 크리엘은 그가 자신과 또 한 병사의 공격을 피하고 잠시 주춤하는 사이에 간격을 벌리며 발사 명령을 내렸던 것이다.
독화살로 인해 왼쪽 팔꿈치 윗부분의 피부에 상처를 입은 헤르난 역시 크리엘과 마찬가지의 표정으로 양팔을 벌려 자신의 앞을 막아선 사람을 바라보았다. 용병으로 보이는 복장을 한 그 사람은 약간은 헐렁한 옷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여자임을 나타내는 몸의 곡선을 완전히 가리지 못하고 있었다. 게다가 조금 전에 들린 목소리는 그 여자가 아직 나이 어린 소녀라는 사실을 알게 해 주었다.
" 뭐하는 놈이냐? "
크리엘은 화살에 상처를 입고 비틀거리는 헤르난의 모습을 즐겁게 구경하고 있다가 방해를 받아서 화가 났는지 그 소녀를 향해 거친 말투로 소리를 질렀다. 그러나 그 소녀는 그의 말에는 신경도 쓰지 않고 몸은 그대로 둔 채 고개만 돌려 헤르난의 상태를 살폈다.
" 괜찮으십니까? "
" 아직까지는... "
헤르난은 오른손으로 왼팔의 상처를 누른 채 델시미아 병사들을 뛰어넘어 자신의 앞에 버티고 서있는 소녀의 질문에 답했다. 소녀는 헤르난의 대답을 듣고 다시 고개를 돌려 크리엘을 노려보기 시작했다.
" 철모르고 날뛰는 애송이가 또 하나 있었군. "
헤르난과는 달리 크리엘은 아직 자신의 눈앞에 있는 사람이 여자라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헤르난은 소녀와 자신을 한꺼번에 욕하는 크리엘의 말을 듣고 다시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꼈지만 섣불리 행동하다가는 둘 다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에 지금의 상황을 빠져나갈 방법을 생각해 보았다.
" 아무래도 어렵겠군... "
그의 짐작이었지만 자신의 편이 한 명 더 늘어났다고 해도 아직은 나이 어린 소녀에게 큰 기대를 할 수는 없었다. 더욱이 점점 왼팔이 마비되어 오는 것을 느끼고 있는 헤르난에게 상황은 더욱 절망적일 수 밖에 없었다.
" 어쩔 수 없군. "
독이 더 퍼지기 전에 왼팔을 잘라내기로 마음먹은 헤르난이 막 자신의 검을 들어 왼쪽 어깨 부위로 가져가는 순간 활을 든 병사들이 있는 부근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 이봐! 세실리안! 그렇게 갑자기 혼자 달려나가면 어쩌자는 거야! 앙? "
" 쟤를 누가 말리겠어. "
헤르난은 고개를 돌려 목소리가 들려온 쪽을 바라보았다. 헤르난은 그곳에서 소녀와 일행인 듯 보이는 남자가 자신의 팔에 목이 졸려 정신을 잃은 병사를 바닥에 내려놓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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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RTH 26th, KRANDOR 338
" 휴우... "
한참 동안 관리의 방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고 있던 세실리안은 힘들게 자신이 원하는 서류를 찾아내고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세실리안은 서류에 적힌 정보가 발생한 날짜를 확인했다.
" 제국력 336년 암(暗)월... 이거야! "
방의 주인인 정보담당 관리는 한바탕 폭풍이라도 불고간 것처럼 보이는 방안을 둘러보고 흩어져 있는 엄청난 양의 서류들을 다시 정리해야 한다는 생각에 눈앞이 캄캄해 지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그것은 세실리안의 관심 밖의 일이었다. 세실리안은 서류를 찾아낸 기쁨을 얼굴에 그대로 드러내며 들어왔을 때와 마찬가지의 속도로 밖으로 달려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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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성격은 여전하군. "
헤르난은 웃는 얼굴로 세실리안을 보며 농담을 던졌고 순간 세실리안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세실리안이 급하게 달려나갈 때 이미 그녀가 뭔가 제피엘과 관련된 정보를 놓치고 있었다는 사실을 짐작했던 헤르난은 세실리안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 죄송합니다. 왕자님. "
세실리안은 허리를 숙여 사죄하며 그대로 손에 들고 온 서류를 공손히 헤르난에게 넘겨주었다.
「 발생일자 : DARK 12th, 제국력 336년
발생위치 : 크란도르 제국 수도 크라센트시 외곽에 위치한 노예경매장
내용 : 정체를 밝히지 않은 한 노인(귀족이었던 것으로 추정됨)이 이 날 경매에 열두번째로 나온 여자 노예를 보통 거래되는 가격의 2배에 가까운 금액으로 구입함. 노인이 구입한 노예는 단 한명으로 이 노예가 나오기 이전까지 전혀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됨. ...(중략)... 노인은 노예를 구입한 직후 마차를 타고 경매장을 떠났으며 이후 제국의 기사로 보이는 인물들이 노인의 행방을 수소문하고 다녔던 사실이 확인됨. ...(후략) 」
서류를 읽은 헤르난은 자신의 추리가 적중했다는 것을 확인하고 고개를 돌려 세실리안과 지오니아를 보며 물었다.
" 제피엘이 사라진 날짜는? "
" 암월 11일 입니다. "
" 딱 맞아 떨어지는군. 분명히 제피엘은 이날 경매에 티에르 공작의 딸인 리시안느가 나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공작부인도 공작과 함께 감금형을 받았으니 만일 리시안느가 아닌 다른 여자일 가능성은 없다. 그 노인이 정체가 제피엘이 확실하다면 그런 엄청난 금액을 들여 다른 사람을 구해 낼 이유가 없는 것이고. "
" 하지만... "
지금까지 침묵을 지키고 있던 지오니아가 입을 열어 들릴 듯 말 듯 한 목소리를 냈다. 세실리안은 그런 지오니아를 무서운 눈빛으로 노려보았다.
" 감히... "
" 괜찮다. 무슨 생각인지 말해보라. "
헤르난은 한 손을 들어 세실리안의 행동을 막으며 지오니아를 향해 말했다.
" 이건... 제 짧은 생각이지만... "
지오니아는 세실리안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자신의 생각을 말하기 시작했다. 만약 평상시였다면 왕자와 이렇게 마주하며 얘기할 수 없었겠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따질 상황이 아니었다.
" 비록 보통 가격의 2배나 되는 금액이라고는 하지만 노인이 사용한 돈과 제피엘이라는 마법사가 재산을 처분해서 만든 돈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그분을 구해낸 다음의 일을 위해 사용할 돈이라고 하기엔 남는 금액이 너무 크다고 생각됩니다. 단순히 입찰에 충분한 돈을 준비하려는 생각이었다면 굳이 마법물품과 서적까지 팔아버릴 필요는 없었을 것입니다. "
이미 헤르난이 읽은 서류의 내용을 알고 있었던 지오니아는 헤르난과 세실리안이 둘 다 놓치고 있는 부분을 정확하게 지적해 냈다. 헤르난은 지오니아의 설명을 들으며 자신이 놓치고 있었던 부분에 대해 다시 생각을 해보았다.
" 다른 용도가 있었을 것이라는 말인가? "
" 네, 그렇습니다. 헤르난 왕자님. "
" 좋은 지적이군. 분명히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부분이야. "
지오니아는 황송하다는 듯 바닥에 한쪽 무릎을 대고 엎드려 예를 취했다.
" 일어나라. 그대는 충분히 인정 받을만한 자격이 있다. 그리고 그만한 돈이 또 다른 곳에 사용되었다면 평범한 일은 아닐터. 이에 대한 조사를 병행하도록 하라. "
헤르난은 말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로 걸어갔다. 서쪽 대지를 붉게 물들이며 오늘의 마지막 남은 기운을 뿜어내는 지(地)월의 태양은 그것을 바라보는 헤르난에게 새로운 기대와 희망을 심어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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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오트라 왕국의 정보력은 당시 제국을 포함한 5개의 나라 중에서 수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반면 라이오트라의 군사력은 5개의 나라 중 네번째로 평가되고 있는데 이것은 군사력 3위인 델시미아가 레이온 지방을 차지하기 위해 계속해서 침공을 했던 사실로 증명된다. 라이오트라는 군사력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정보력을 중시했던 것이다. 일개 정보원에 불과했던 지오니아 시므넬라가 그 공로를 인정 받아 제국 정보담당관의 자리에까지 올랐다는 것은 라이오트라의 정보 중심의 정책을 잘 보여주고 있다. 」
제국정보부 편찬 "대륙 전쟁의 역사" 中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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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
접속일 | 2024-11-03 | ||
서명 |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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