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부-------------------------------
혜선과 나의 눈빛이 조금 사납게 변해서인지 주춤거렸다.
아니겠지란 생각을 하고 싶지만 정확히 우리 앞으로 와서 한마디 뱉었다.
“뭐야. 한번 더 해보잔 소리야?”
“아닙니다. 혹시 용병이십니까?”
“용병?”
“네. 그게 아니라면 무장을 하셨는데도 자유분방하시니 정규군은 아닌듯 해서 말입니다. 용병이시면 저희를 받아주십시오.”
허참 웃기지도 않구만.
자유분방이라 말하지만 내 하는 꼬라지가 어딘가 건달풍이 보인단 말이지.
게다가 받아달라니.
난 남자에게 관심이 없는데.
“됐어. 난 용병도 아니고 너희를 받을 이유도 없어.”
“제발 부탁드립니다. 용병이 아니시라면 저희 용병을 인수 하시면 됩니다.”
“귀찮게 하지 말고 꺼져. 난 냄새나는 남자는 싫어.”
그 말에 욱 했을까?
한 놈이 덤벼들려고 했지만 혜선의 손짓에 소리소문 없이 날아가 버렸다.
“이 정도도 못 막으면 나와 같이 일할 수준도 안돼. 그러니 꺼져.”
냉정하게 말하고 돌아섰다.
솔직히 실력이라도 있으면 몰라도 전부 초급 익스퍼트도 못되는 것들이라 데리고 다녀봐야 밥이나 축내지 써먹을 때가 있겠어?
혜선과 방으로 돌아와서 용병에 대해서 토론을 했다.
아인의 말을 들어보면 용병에 대한 메리트가 상당한 듯 했다.
우선 어디에 묶으는 집단이 아니라는 점이다.
실력을 인정받으면 제국에서 귀족의 직위와 함께 병사를 거느리게 된다.
그건 어디까지나 그 제국에서나 영향을 끼칠 뿐이다.
물론 내 본래 실력인 소드마스터를 뛰어넘은 경지라면 당장 공작에 준하는 직급을 얻겠지만 그래도 황제의 아래에서 일해야 한다.
내가 누구인가?
천상천하 유아독존 아닌가?
내 위에 누군가를 둔다는 것은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되는 일이다.
그런 내가 녹을 먹으며 살 수 있다고는 생각해 본적도 없다.
그리고 듣기론 꽤 실력 있는 용병들은 국가차원에서 대우를 해준다는 소리다.
그들에게 돈을 받고 일을 해주지만 결코 그들의 아래에 있지 않다는 소리지.
대표적인 예로 용병국이 있는 듀란제국에는 불사조용병단, 들소용병단, 와이번용병단이 있는데 이들은 어떠한 제약을 받지도 않고 자신들의 세력을 꾸리고 있다.
용병국이라 불릴 정도로 세력이 강한 곳이다.
그렇다는 것은 내가 제대로 된 용병단을 구성하면 그들처럼 대단한 위세를 누릴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아인. 그럼 내가 용병단을 만드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간단해요. 우선 용병길드로 가셔서 등록금을 조금 내시면 바로 가입되요.”
“뭐야. 그렇게 간단해? 근데 돈은 얼마나 드는거야?”
“지금 돈이 없으면 일을 맡아서 번 뒤에 줘도 되구요 아마 지금 당장 하신다면 5골드 정도면 충분할 거예요.”
(잠시 돈의 단위에 대해서....
1골드=100실버=10전
1골드를 쉽게 생각해서 100만원이라보면 1실버는 1만원 1전은 1천원에 해당함.)
“흠. 생각보다 많은 금액은 아니군. 그래도 일반인들이 가입하려면 꽤 힘들겠어.”
“그래도 가입하는 건 문제가 되지 않아요. 신청을 하고 일거리를 받으면 그것을 처리하고 조금씩 내도 상관없으니까요.”
“그래도 되나?”
“네 어짜피 길드에 낼 돈을 떼먹을 수는 없어요. 만약 그렇다면 일을 받지 못하니까요. 길드에서 주는 표식이 없으면 어디서도 용병으로 먹고 살 수는 없으니까요. 그냥 몸으로 뛰는 것은 예외지만 용병단장이 되려면 절대적으로 가입비를 내야해요.”
내가 돈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아인의 말을 들어보니 돈이 없더라도 용병단을 만드는 것에는 크게 문제가 없어보였다.
그만큼 일을 열심히 하면 된다는 소리니까.
어딜가나 부지런한 놈들이 돈을 벌게 마련이지.(지금 현사회는 개판이지만...)
“그럼 우리도 용병단을 만들도록 하자. 신분증도 없는 판국에 확실한 증명이 될 무엇이 필요한데 내가 보기엔 용병단이 최적이구만.”
“안그래도 여쭤볼려고 했어요. 아무래도 여행엔 용병만큼 좋은게 없으니까요. 임무 때문이라도 이곳저곳을 가야하니까 용병들의 신분은 확실하게 보장해 주거든요.”
“그럼 아인이 용병길드로 가서 신청하고 일거리가 있으면 받아오도록 해.”
“근데 주인님. 신청은 직접가셔야 하는데요. 그래야 서류처리가 빨라요.”
“귀찮게 시리. 그럼 나랑 같이 가자. 혜선은 혜미 돌보고 있어.”
나와 아인은 용병길드 사무실을 물어보고 그곳으로 갔다.
사무실에선 가입은 물론 일을 알선해 주는 역할도 가지고 있어 사람이 무척 많았다.
다행히 신규로 가입하는 창구는 비어 있어 바로 신청이 가능했다.
“흠. 용병단을 새로 만드시려구요?”
“그러니 이렇게 왔지.”
“후후. 그러시겠죠. 그럼 용병단 이름은 무엇으로 할까요?”
“드래곤용병단.”
“넷? 다시 말씀해 주시겠어요?”
“귀 어둡나?”
“그게 아니라...”
아인의 표정을 보니 조금 심각하긴 한가보다.
“드래곤용병단이라고.”
“손님. 그 이름은 사용이 금지되어 있는데요.”
“무슨 소리야. 내 맘대로 지으면 그만이지.”
“거기엔 사연이 있어서요. 다른 이름으로 하시면 안될까요?”
뭔 놈의 이름에 사연이 있다고.
하지만 그놈을 대신해서 우리의 아인이 다시 설명에 들어갔다.
예전에 잘나가는 용병단이 있었다.
현재 최고의 세력이라는 불사조용병단과도 맞먹을 정도로 강력한 단체였다.
그들이 최후로 받은 임무가 드래곤의 척살이었고 1500살 정도의 성룡이었지만 힘들게 임무를 마칠 수 있었다.
이들은 드래곤슬레이어란 칭호까지 얻으며 방자해졌고 자신들의 용병단 이름을 드래곤용병단이라고 바꾸었다.
당시 좀 약한 드래곤의 사체에 관심이 많았던 왕국들은 이들에게 드래곤을 처치해줄 것을 요구했고 한번의 경험을 토대로 3마리의 드래곤을 잡아들였다.
그야말로 용병계에선 전설로 통하게 되었지만 단한가지 실수로 이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드래곤 세계에선 성룡에 대한 죽음은 타의든 자의든 상관하지 않는다.
다만 헤츨링 즉 500살 미만의 어린 드래곤은 일족의 보호를 넘어 드래곤 사회 전체의 보호를 받게 되어 있다.
개체수가 적은데다 잘 낳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헤츨링을 드래곤용병단이 죽여버렸기에 단 한명도 살아남지 못하고 드래곤들에게 죽임을 당했다.
그러면서 드래곤로드의 일갈이 터졌다.
“누구든 드래곤이 들어가는 호칭을 쓴다면 반드시 그 댓가를 치르게 해주겠다.”
그 뒤로는 아무리 뛰어난 기사단이나 용병단 상단도 드래곤이 들어가는 호칭을 쓰지 않았다.
괜히 이름에 목숨걸 필요가 없기에 암묵적으로 꺼리는 이름을 내가 쓰고자 하니 놀랄 수밖에 없지.
“그래서 내가 쓰면 안된다는 소리야?”
“손님. 아무래도 자제하시는게 용병단에 도움이 될 겁니다.”
“니 생각은 어때?”
아인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주인님 생각대로 하세요.”
짜식들이 드래곤로드도 괜찮다고 하는데 지들이 지랄이야.
“그래. 그럼 드래곤용병단으로 해.”
사무관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서류를 작성했다.
“성함은 어떻게 되십니까?”
“제갈천.”
“총 몇분이나 되시죠?”
“현재는 나까지 4명.”
“자 처리 되었습니다. 가입비 5골드... 아니 3골드만 받겠습니다.”
“오 말 안해도 깎아주네. 착하군.”
아인이 돈을 지불하자 사무관은 안됐다는 표정으로 우릴 봤다.
얼마 안있어 사라질 거란 생각을 했겠지.
“그럼 일거리가 있는지 알아볼까?”
이미 사무관과 떠든 소리가 있어서인지 주위의 시선이 맘에 들지 않았다.
금방 사라질 용병단에게 누가 일거리를 주겠냐는 눈빛들.
아인에게 순서를 기다리게 하고 난 대기석에 앉았다.
아인의 미모에 홀려있던 놈들도 아인을 불쌍하게 보고 있었고 내게는 대놓고 적대감을 표시했다.
마치 예쁜 여자를 죽이려고 작정한 놈이 아니냐는...
그런 찝찝함 속에서 신선한 시선이 느껴졌다.
호기심 반에 의심 반을 섞은 눈빛.
좀 초라해 보이는 복장의 남자가 날 바라보고 있었다.
“어이 이봐. 거기. 이리 와봐.”
다짜고짜 반말을 내 뱉었지만 그자는 얌전히 내게 다가왔다.
“내게 보내는 그 시선의 정체가 뭔지 말해봐.”
차림새는 허름하지만 소드익스퍼트 초급의 실력임을 한눈에 알아봤다.
그 정도 실력이 있으니 내가 반말을 해도 내 실력을 짐작 못하니 자신보다 위라고 생각했을 테고 이렇게 얌전히 왔을 것이다.
“조금 전 용병단을 만드시는 것을 봤습니다. 정말 이름을 그대로 쓰실 겁니까?”
“당연하지. 왜 내가 그 이름을 쓰면 안된다는 법이라도 있나?”
“아닙니다. 하지만 예전부터의 소문에 따르면 얼마 안있어 사라질 용병단인지라...”
“헛소리 집어치고 내게 용건이 있는거 같은데 그거나 말해봐.”
“뭐 저도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오.”
케리라는 이 사람은 만다왕국의 변방에 위치한 실론이란 지역의 기사였다.
그곳은 마스터의 숲과도 인접해 있는 곳으로 실론이란 영지 자체가 어찌보면 만다왕국의 방패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다.
수많은 기사들이 마스터의 숲으로 도전을 갈 때는 괜찮았지만 점점 발길이 끊기자 숲에 서식하던 몬스터들의 개체수가 증가하여 마을 민병대까지 동원해야 겨우 막을 정도였다.
처음엔 그저 20여 마리만 쳐들어오다가 이젠 아주 대대적으로 쳐들어오고 있었다.
주로 오크가 그 주범이었지만 가끔은 오우거들도 마을을 덮치기도 했다.
용병을 고용하여 막아보기도 했지만 마을이 피폐해지면서 지불할 돈 조차 딸리기 시작하자 용병들 사이에서도 소문이 자자하여 누구도 그곳으로 가려하지 않았다.
결국 마을 사람들이 하나둘 떠날 지경에 이르렀지만 만다왕국의 지원조차 끊긴 시점에 자체방어만으로 힘들어 다시 용병을 구하려 이렇게 나왔다고 했다.
“어이 케리. 아직도 미련을 못 버렸나? 용병들은 돈이 없으면 안 움직인다니까.”
케리를 아는 듯한 용병이 비웃으며 말을 걸었다.
“돈은 있어. 하지만 그건 오크들을 물리쳐야만 얻을 수 있을 뿐이야.”
“또 그 소리야? 확실하지도 않는 것에 과연 목숨을 걸 용병이 있을까?”
“그건 무슨 소리야?”
“네. 사실 지금 오크들이 점령하고 있는 요새에는 지하에 금광이 있습니다. 그것을 발견하고 요새를 지었는데 채광을 시작해보지도 못하고 오크들에게 빼앗겨 버렸죠. 그동안 쉬쉬하고 있어서 지금은 누구도 믿지 않지만 분명 그곳엔 금광이 있어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정말로 금광이 있다면 그것의 개발권을 놓고 해볼만한 도박이라 생각됐다.
아직도 줄을 서고 있는 아인을 불렀다.
“아인. 그만 기다리고 이리 와봐.”
“네 주인님.”
난 아인에게 케리에게 들은 말을 들려주고 그곳을 확인해 보라고 했다.
‘주인님. 저자가 하는 말 사실인데요. 왜 사람들이 믿지 않는지 궁금하네요.’
‘사실이란 말이지. 그럼 이 일은 우리가 하도록하지.’
“케리. 정말 그곳에 금광이 있는게 확실한가?”
“정말입니다. 저도 봤다니까요. 다만 저와 함께 봤던 사람들이 모두 죽어서 확인 시켜 드릴순 없지만 제가 하는 말엔 조금의 거짓도 없다는 것을 약속합니다.”
“킬킬킬. 케리 그건 전에도 써먹은 수법이잖아. 그 용병단 아마 몰살당했지? 꽤나 실력을 인정 받던 곳인데 말야.”
옆에서 끼어드는 놈의 면상을 구겨주고 싶었지만 참고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일을 내가 받도록 하지. 영광으로 알라고.”
“정말 입니까? 정말 맡아 주시겠습니까?”
“근데 이런 일도 길드에 수수료를 내야하나?”
그때까지 우릴 지켜만 보던 그 사무관이 한마디 했다.
“직접 의뢰를 받을 실 때는 수수료를 내실 필요가 없습니다. 수수료는 저의 길드에서 주선해 주는 일에만 내시면 됩니다. 근데 정말 그 일을 하실 생각이십니까? 도박일지도 모르는 일인데다 그곳 사정을 제대로 아신다면 생각이 달라지실 텐데요.”
케리는 사무관의 말에 얼굴이 흑빛이 되었지만 내가 한 말에 다시 화색이 돌았다.
“사내는 한 입으로 두말하는게 아니지. 일단 계약서를 작성하자고. 일이 성공했을 경우 광산의 이익금은 6:4 어때?”
“설마 6을 가지신다는...”
“어이. 내가 도둑인가? 4을 내가 가지도록하지. 이만하면 된거 아냐?”
“그래도...”
“금광의 양이 많다면 충분할거라 생각했는데 그건 아닌가 보군. 빨리 결정해. 아니면 없었던 일로 하던지.”
아인의 조사에 따르면 20년 정도를 파내도 남을 만큼 많은 양이 매장되어 있다고 했다.
케리가 그 사실을 알고 있다면 내 조건을 거절하지 못할 것이다.
자신들이 개발을 한다고 해도 차후에 용병들을 고용하는 비용까지 충분할 테니까.
심각하게 고민을 하던 케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자신의 주군에게 어떻해서든 용병을 데리고 간다고 했으니까.
게다가 내가 지은 이름이 금기되는 이름이라 설사 성공한다고 해도 1~2년 정도만 주면 된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좋군. 그럼 내일 당장 그곳으로 가는 것으로 하지. 낼 보자고.”
말을 마치고 혜선이 있는 방으로 돌아왔다.
내일 부터는 아마도 정말 여행다운 여행이 시작될 것이다.
ps 윽 추천수가 올라가다 말았네요
그래도 그만큼 많은 관심을 보여주셔서 고마워요
간만에 등산을 했더니 피곤하네요
운동할 시간을 따로 가지지 못해서
맘 먹고 산을 올랐더니 지금은 삭신이 나른해요
건강을 챙기시는 여러분들 되세요
혜선과 나의 눈빛이 조금 사납게 변해서인지 주춤거렸다.
아니겠지란 생각을 하고 싶지만 정확히 우리 앞으로 와서 한마디 뱉었다.
“뭐야. 한번 더 해보잔 소리야?”
“아닙니다. 혹시 용병이십니까?”
“용병?”
“네. 그게 아니라면 무장을 하셨는데도 자유분방하시니 정규군은 아닌듯 해서 말입니다. 용병이시면 저희를 받아주십시오.”
허참 웃기지도 않구만.
자유분방이라 말하지만 내 하는 꼬라지가 어딘가 건달풍이 보인단 말이지.
게다가 받아달라니.
난 남자에게 관심이 없는데.
“됐어. 난 용병도 아니고 너희를 받을 이유도 없어.”
“제발 부탁드립니다. 용병이 아니시라면 저희 용병을 인수 하시면 됩니다.”
“귀찮게 하지 말고 꺼져. 난 냄새나는 남자는 싫어.”
그 말에 욱 했을까?
한 놈이 덤벼들려고 했지만 혜선의 손짓에 소리소문 없이 날아가 버렸다.
“이 정도도 못 막으면 나와 같이 일할 수준도 안돼. 그러니 꺼져.”
냉정하게 말하고 돌아섰다.
솔직히 실력이라도 있으면 몰라도 전부 초급 익스퍼트도 못되는 것들이라 데리고 다녀봐야 밥이나 축내지 써먹을 때가 있겠어?
혜선과 방으로 돌아와서 용병에 대해서 토론을 했다.
아인의 말을 들어보면 용병에 대한 메리트가 상당한 듯 했다.
우선 어디에 묶으는 집단이 아니라는 점이다.
실력을 인정받으면 제국에서 귀족의 직위와 함께 병사를 거느리게 된다.
그건 어디까지나 그 제국에서나 영향을 끼칠 뿐이다.
물론 내 본래 실력인 소드마스터를 뛰어넘은 경지라면 당장 공작에 준하는 직급을 얻겠지만 그래도 황제의 아래에서 일해야 한다.
내가 누구인가?
천상천하 유아독존 아닌가?
내 위에 누군가를 둔다는 것은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되는 일이다.
그런 내가 녹을 먹으며 살 수 있다고는 생각해 본적도 없다.
그리고 듣기론 꽤 실력 있는 용병들은 국가차원에서 대우를 해준다는 소리다.
그들에게 돈을 받고 일을 해주지만 결코 그들의 아래에 있지 않다는 소리지.
대표적인 예로 용병국이 있는 듀란제국에는 불사조용병단, 들소용병단, 와이번용병단이 있는데 이들은 어떠한 제약을 받지도 않고 자신들의 세력을 꾸리고 있다.
용병국이라 불릴 정도로 세력이 강한 곳이다.
그렇다는 것은 내가 제대로 된 용병단을 구성하면 그들처럼 대단한 위세를 누릴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아인. 그럼 내가 용병단을 만드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간단해요. 우선 용병길드로 가셔서 등록금을 조금 내시면 바로 가입되요.”
“뭐야. 그렇게 간단해? 근데 돈은 얼마나 드는거야?”
“지금 돈이 없으면 일을 맡아서 번 뒤에 줘도 되구요 아마 지금 당장 하신다면 5골드 정도면 충분할 거예요.”
(잠시 돈의 단위에 대해서....
1골드=100실버=10전
1골드를 쉽게 생각해서 100만원이라보면 1실버는 1만원 1전은 1천원에 해당함.)
“흠. 생각보다 많은 금액은 아니군. 그래도 일반인들이 가입하려면 꽤 힘들겠어.”
“그래도 가입하는 건 문제가 되지 않아요. 신청을 하고 일거리를 받으면 그것을 처리하고 조금씩 내도 상관없으니까요.”
“그래도 되나?”
“네 어짜피 길드에 낼 돈을 떼먹을 수는 없어요. 만약 그렇다면 일을 받지 못하니까요. 길드에서 주는 표식이 없으면 어디서도 용병으로 먹고 살 수는 없으니까요. 그냥 몸으로 뛰는 것은 예외지만 용병단장이 되려면 절대적으로 가입비를 내야해요.”
내가 돈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아인의 말을 들어보니 돈이 없더라도 용병단을 만드는 것에는 크게 문제가 없어보였다.
그만큼 일을 열심히 하면 된다는 소리니까.
어딜가나 부지런한 놈들이 돈을 벌게 마련이지.(지금 현사회는 개판이지만...)
“그럼 우리도 용병단을 만들도록 하자. 신분증도 없는 판국에 확실한 증명이 될 무엇이 필요한데 내가 보기엔 용병단이 최적이구만.”
“안그래도 여쭤볼려고 했어요. 아무래도 여행엔 용병만큼 좋은게 없으니까요. 임무 때문이라도 이곳저곳을 가야하니까 용병들의 신분은 확실하게 보장해 주거든요.”
“그럼 아인이 용병길드로 가서 신청하고 일거리가 있으면 받아오도록 해.”
“근데 주인님. 신청은 직접가셔야 하는데요. 그래야 서류처리가 빨라요.”
“귀찮게 시리. 그럼 나랑 같이 가자. 혜선은 혜미 돌보고 있어.”
나와 아인은 용병길드 사무실을 물어보고 그곳으로 갔다.
사무실에선 가입은 물론 일을 알선해 주는 역할도 가지고 있어 사람이 무척 많았다.
다행히 신규로 가입하는 창구는 비어 있어 바로 신청이 가능했다.
“흠. 용병단을 새로 만드시려구요?”
“그러니 이렇게 왔지.”
“후후. 그러시겠죠. 그럼 용병단 이름은 무엇으로 할까요?”
“드래곤용병단.”
“넷? 다시 말씀해 주시겠어요?”
“귀 어둡나?”
“그게 아니라...”
아인의 표정을 보니 조금 심각하긴 한가보다.
“드래곤용병단이라고.”
“손님. 그 이름은 사용이 금지되어 있는데요.”
“무슨 소리야. 내 맘대로 지으면 그만이지.”
“거기엔 사연이 있어서요. 다른 이름으로 하시면 안될까요?”
뭔 놈의 이름에 사연이 있다고.
하지만 그놈을 대신해서 우리의 아인이 다시 설명에 들어갔다.
예전에 잘나가는 용병단이 있었다.
현재 최고의 세력이라는 불사조용병단과도 맞먹을 정도로 강력한 단체였다.
그들이 최후로 받은 임무가 드래곤의 척살이었고 1500살 정도의 성룡이었지만 힘들게 임무를 마칠 수 있었다.
이들은 드래곤슬레이어란 칭호까지 얻으며 방자해졌고 자신들의 용병단 이름을 드래곤용병단이라고 바꾸었다.
당시 좀 약한 드래곤의 사체에 관심이 많았던 왕국들은 이들에게 드래곤을 처치해줄 것을 요구했고 한번의 경험을 토대로 3마리의 드래곤을 잡아들였다.
그야말로 용병계에선 전설로 통하게 되었지만 단한가지 실수로 이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드래곤 세계에선 성룡에 대한 죽음은 타의든 자의든 상관하지 않는다.
다만 헤츨링 즉 500살 미만의 어린 드래곤은 일족의 보호를 넘어 드래곤 사회 전체의 보호를 받게 되어 있다.
개체수가 적은데다 잘 낳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헤츨링을 드래곤용병단이 죽여버렸기에 단 한명도 살아남지 못하고 드래곤들에게 죽임을 당했다.
그러면서 드래곤로드의 일갈이 터졌다.
“누구든 드래곤이 들어가는 호칭을 쓴다면 반드시 그 댓가를 치르게 해주겠다.”
그 뒤로는 아무리 뛰어난 기사단이나 용병단 상단도 드래곤이 들어가는 호칭을 쓰지 않았다.
괜히 이름에 목숨걸 필요가 없기에 암묵적으로 꺼리는 이름을 내가 쓰고자 하니 놀랄 수밖에 없지.
“그래서 내가 쓰면 안된다는 소리야?”
“손님. 아무래도 자제하시는게 용병단에 도움이 될 겁니다.”
“니 생각은 어때?”
아인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주인님 생각대로 하세요.”
짜식들이 드래곤로드도 괜찮다고 하는데 지들이 지랄이야.
“그래. 그럼 드래곤용병단으로 해.”
사무관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서류를 작성했다.
“성함은 어떻게 되십니까?”
“제갈천.”
“총 몇분이나 되시죠?”
“현재는 나까지 4명.”
“자 처리 되었습니다. 가입비 5골드... 아니 3골드만 받겠습니다.”
“오 말 안해도 깎아주네. 착하군.”
아인이 돈을 지불하자 사무관은 안됐다는 표정으로 우릴 봤다.
얼마 안있어 사라질 거란 생각을 했겠지.
“그럼 일거리가 있는지 알아볼까?”
이미 사무관과 떠든 소리가 있어서인지 주위의 시선이 맘에 들지 않았다.
금방 사라질 용병단에게 누가 일거리를 주겠냐는 눈빛들.
아인에게 순서를 기다리게 하고 난 대기석에 앉았다.
아인의 미모에 홀려있던 놈들도 아인을 불쌍하게 보고 있었고 내게는 대놓고 적대감을 표시했다.
마치 예쁜 여자를 죽이려고 작정한 놈이 아니냐는...
그런 찝찝함 속에서 신선한 시선이 느껴졌다.
호기심 반에 의심 반을 섞은 눈빛.
좀 초라해 보이는 복장의 남자가 날 바라보고 있었다.
“어이 이봐. 거기. 이리 와봐.”
다짜고짜 반말을 내 뱉었지만 그자는 얌전히 내게 다가왔다.
“내게 보내는 그 시선의 정체가 뭔지 말해봐.”
차림새는 허름하지만 소드익스퍼트 초급의 실력임을 한눈에 알아봤다.
그 정도 실력이 있으니 내가 반말을 해도 내 실력을 짐작 못하니 자신보다 위라고 생각했을 테고 이렇게 얌전히 왔을 것이다.
“조금 전 용병단을 만드시는 것을 봤습니다. 정말 이름을 그대로 쓰실 겁니까?”
“당연하지. 왜 내가 그 이름을 쓰면 안된다는 법이라도 있나?”
“아닙니다. 하지만 예전부터의 소문에 따르면 얼마 안있어 사라질 용병단인지라...”
“헛소리 집어치고 내게 용건이 있는거 같은데 그거나 말해봐.”
“뭐 저도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오.”
케리라는 이 사람은 만다왕국의 변방에 위치한 실론이란 지역의 기사였다.
그곳은 마스터의 숲과도 인접해 있는 곳으로 실론이란 영지 자체가 어찌보면 만다왕국의 방패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다.
수많은 기사들이 마스터의 숲으로 도전을 갈 때는 괜찮았지만 점점 발길이 끊기자 숲에 서식하던 몬스터들의 개체수가 증가하여 마을 민병대까지 동원해야 겨우 막을 정도였다.
처음엔 그저 20여 마리만 쳐들어오다가 이젠 아주 대대적으로 쳐들어오고 있었다.
주로 오크가 그 주범이었지만 가끔은 오우거들도 마을을 덮치기도 했다.
용병을 고용하여 막아보기도 했지만 마을이 피폐해지면서 지불할 돈 조차 딸리기 시작하자 용병들 사이에서도 소문이 자자하여 누구도 그곳으로 가려하지 않았다.
결국 마을 사람들이 하나둘 떠날 지경에 이르렀지만 만다왕국의 지원조차 끊긴 시점에 자체방어만으로 힘들어 다시 용병을 구하려 이렇게 나왔다고 했다.
“어이 케리. 아직도 미련을 못 버렸나? 용병들은 돈이 없으면 안 움직인다니까.”
케리를 아는 듯한 용병이 비웃으며 말을 걸었다.
“돈은 있어. 하지만 그건 오크들을 물리쳐야만 얻을 수 있을 뿐이야.”
“또 그 소리야? 확실하지도 않는 것에 과연 목숨을 걸 용병이 있을까?”
“그건 무슨 소리야?”
“네. 사실 지금 오크들이 점령하고 있는 요새에는 지하에 금광이 있습니다. 그것을 발견하고 요새를 지었는데 채광을 시작해보지도 못하고 오크들에게 빼앗겨 버렸죠. 그동안 쉬쉬하고 있어서 지금은 누구도 믿지 않지만 분명 그곳엔 금광이 있어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정말로 금광이 있다면 그것의 개발권을 놓고 해볼만한 도박이라 생각됐다.
아직도 줄을 서고 있는 아인을 불렀다.
“아인. 그만 기다리고 이리 와봐.”
“네 주인님.”
난 아인에게 케리에게 들은 말을 들려주고 그곳을 확인해 보라고 했다.
‘주인님. 저자가 하는 말 사실인데요. 왜 사람들이 믿지 않는지 궁금하네요.’
‘사실이란 말이지. 그럼 이 일은 우리가 하도록하지.’
“케리. 정말 그곳에 금광이 있는게 확실한가?”
“정말입니다. 저도 봤다니까요. 다만 저와 함께 봤던 사람들이 모두 죽어서 확인 시켜 드릴순 없지만 제가 하는 말엔 조금의 거짓도 없다는 것을 약속합니다.”
“킬킬킬. 케리 그건 전에도 써먹은 수법이잖아. 그 용병단 아마 몰살당했지? 꽤나 실력을 인정 받던 곳인데 말야.”
옆에서 끼어드는 놈의 면상을 구겨주고 싶었지만 참고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일을 내가 받도록 하지. 영광으로 알라고.”
“정말 입니까? 정말 맡아 주시겠습니까?”
“근데 이런 일도 길드에 수수료를 내야하나?”
그때까지 우릴 지켜만 보던 그 사무관이 한마디 했다.
“직접 의뢰를 받을 실 때는 수수료를 내실 필요가 없습니다. 수수료는 저의 길드에서 주선해 주는 일에만 내시면 됩니다. 근데 정말 그 일을 하실 생각이십니까? 도박일지도 모르는 일인데다 그곳 사정을 제대로 아신다면 생각이 달라지실 텐데요.”
케리는 사무관의 말에 얼굴이 흑빛이 되었지만 내가 한 말에 다시 화색이 돌았다.
“사내는 한 입으로 두말하는게 아니지. 일단 계약서를 작성하자고. 일이 성공했을 경우 광산의 이익금은 6:4 어때?”
“설마 6을 가지신다는...”
“어이. 내가 도둑인가? 4을 내가 가지도록하지. 이만하면 된거 아냐?”
“그래도...”
“금광의 양이 많다면 충분할거라 생각했는데 그건 아닌가 보군. 빨리 결정해. 아니면 없었던 일로 하던지.”
아인의 조사에 따르면 20년 정도를 파내도 남을 만큼 많은 양이 매장되어 있다고 했다.
케리가 그 사실을 알고 있다면 내 조건을 거절하지 못할 것이다.
자신들이 개발을 한다고 해도 차후에 용병들을 고용하는 비용까지 충분할 테니까.
심각하게 고민을 하던 케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자신의 주군에게 어떻해서든 용병을 데리고 간다고 했으니까.
게다가 내가 지은 이름이 금기되는 이름이라 설사 성공한다고 해도 1~2년 정도만 주면 된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좋군. 그럼 내일 당장 그곳으로 가는 것으로 하지. 낼 보자고.”
말을 마치고 혜선이 있는 방으로 돌아왔다.
내일 부터는 아마도 정말 여행다운 여행이 시작될 것이다.
ps 윽 추천수가 올라가다 말았네요
그래도 그만큼 많은 관심을 보여주셔서 고마워요
간만에 등산을 했더니 피곤하네요
운동할 시간을 따로 가지지 못해서
맘 먹고 산을 올랐더니 지금은 삭신이 나른해요
건강을 챙기시는 여러분들 되세요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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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 |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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