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민지
어머니의 장례는 신속하게 이루어졌다. 이미 한 번의 경험이 있기 때문인지 그다지 헤매는 것도 없었고 어려운 것도 없었다. 사람이 죽고 그것에 익숙해진다는 것이 왠지 씁쓸했지만 그런 것이 살아간다는 거겠지.
"뭐, 인생이 그런 거 아니겠어."
그렇게 스스로를 위로한다. 따지고 보면 내 탓이겠지만, 홀가분한 생각도 들었다. 날 얽여메던 올가미 하나가 사라진 셈이니까.
"그런데 내가 이렇게 매정한 인간이었던가?"
가만히 생각해 보면, 어머니의 죽음인데도 그다지 충격도 받지 않았다. 마치 어머니가 내게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말이다. 어쩌면 그 계약서를 사용한 대가일까? 그런 이야기도 있지 않은가, 악마와 계약을 하게 되면 인간이 인간이 아니게 된다고.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그냥 내가 싸가지 없는 것일 뿐이잖아."
계약서니 악마니 스스로가 악한 탓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 하다니 역시 난 인간이 덜 된 모양이다. 어쨌든 어머니는 그렇게 가셨다.
"그럼 계획을 세워볼까."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심하다 싶을 정도로 감정의 변화가 빨랐다. 이미 내 머릿속에는 민지를 쓰러뜨릴 궁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일차적인 목표는 우선 그녀는 "따먹자" 는 것에 있지만 그것도 큰 계획의 일부일 뿐이다. 그녀를 함락시킴으로서 그녀의 "재력"을 내 손을 넣을 생각이다.
그녀는 소위 "빵빵한" 집안의 외동딸이다. 그 돌 같은 대가리로 대학을 간 것도 돈으로 갔다는 소문이 파다할 정도다. 그녀를 함락시킨다고 해도 결혼까지는 무리겠고 거기까지는 생각도 없지만, 그녀의 개인적인 자금을 끌어다가 내가 사용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거기다가……공부만 못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돌머리니까 말야."
그것은 어릴 적에 자주 놀았던 내가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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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은 그녀를 불러내야만 한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계약서에 사인을 하게 한다.
"전화를 걸어 볼까나."
빠르게, 그녀의 휴대폰 번호를 누른다. 요즘에는 만나지 않고 있다고 하지만 번호정도는 알고 있다.
"누구야?"
다짜고짜, 반발. 역시 그녀답다. 난 애써 차분함을 가장하며 그녀에게 말한다.
"나야, 나."
"나가 누군데? 건방지게 굴지말고 이름을 말해."
"있잖아, 네 옆집에 살던……."
"아……그 사업하다 망했다던……."
보통 그런 소리를 당사자가 들을 때도 하던가? 버릇이 없는 건지, 머리가 나쁜 건지.
"그래, 나다."
"그런데 무슨 일이야? 돈이라도 빌려달라고?"
미친년, 아무리 내가 힘들어도 너 같은 년한테 돈을 빌릴 것 같냐?
"아니. 그런 것은 아니고. 좀 만나자고."
"너랑? 내가? 미쳤어? 쪽팔리게."
그래 나 같은 것하고 만나려면 쪽 팔리겠지. 외제 차도 없고 고급 옷도 없고 지갑도 헐렁하니까.
"……그러지 말고 잠깐 만나자, 할 이야기도 있고."
"그래? 무슨 이야긴데?"
"아니, 내가 들었는데 말야. 누가 네 욕하고 다니더라고, 네가 걸레라느니, 어쩌느니."
"그래? 정말? 어떤 년이야?"
어떤 년? 뭔가 집히는 것이 있는 모양이다. 대충 둘러댔는데 먹혔다.
"글세, 이름은 모르겠고 휴대폰 사진에 찍어 놓은 게 있으니까. 그거 보여줄게 나와라."
"그래?"
이후의 대화는 신속하게 끝났다. 그녀는 이제 자신이 먼저 나를 만나자고 했고 난 그러자고 했다. 전화를 끊고는 난 약속장소로 향하면서 아무 여자나 찍어 저장했다. 이걸로 대충 둘러댈 셈이다.
그리고 약속장소에 도착할 했다. 그녀는 그 자신을 욕했다는 여자가 신경이 쓰였던 것인지 미리 나와 씩씩거리며 비싼 차를 연거푸 들이키고 있었다.
"오랜만이네?"
"빨리 그년 얼굴이나 보여줘."
난 말 없이 조금 전 찍은 사진을 그녀에게 보여줬다. 그러자 그녀는 그것을 한 참을 보다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누구지? 잘 모르는 년인데."
"글세, 너 정도 되면 여기 저기 이런 소문도 퍼지고 그러겠지."
"하긴, 내가 좀 퀸카니까, 내가 모르는 년들이 날 욕할 수도 있겠지. 아는 년이었으면 박살냈을 텐데."
미친 년, 돈도 없으면 좃도 아닌 게 누굴 박살내. 하여튼 이래서 골빈 것들한테 돈을 쥐어주면 안 된다. 어쨌든 본론은 이게 아니고.
"요즘 학교는 다닐만 해?"
"그럭저럭."
"그래? 그럼 공부는 어때?"
"너, 지금 일부러 놀리려고 그러는 거지? 나 공부 못하는 거 알잖아, 대학도 가기 싫은 거 아버지가 억지로 집어넣은 거라구."
"그랬던가?"
"그딴 소리 자꾸 하면 나 간다?"
"미안, 미안."
하긴, 그녀 입장에서 이미 용건도 끝이 났는데, 내가 화를 자극하는 소리를 해 봐야 좋을 것 하나 없겠지. 안 그래도 나 같은 가난뱅이랑 같이 있는 것도 쪽팔릴 텐데, 미친년. 하여튼 이 년은 정말 패주고 싶다. 그저 자기 집이 좀 잘 산다고 다른 사람을 무시하는 꼴이라니, 예전에 우리 집이 좀 살 때는 그렇지도 않았는데 망하니까 바로 태도가 달라지는 거다. 그러니까 이런 년 따위는 어떻게 되도 상관없다.
"아니, 내가 공부 이야기를 꺼낸 건 다른 게 아니라, 혹시 가정교사 필요하지 않나 해서 말야."
"왜? 그딴 건 벌써 있는데."
"그래? 곤란한데……."
"왜?"
"아니, 내가 해볼까 해서."
"네가? 아하하하. 정말로?"
"그래."
"왠일이니? 네 존심에 내 가정교사라니, 그럼 내 돈을 받아가겠다는 거잖아? 그렇게 요즘 살기 힘들어?"
"씨발 년, 니 부모 돈이지 네 돈이냐? 그래 뭐든 좋다."
"그래, 거기다 원래 내가 좀 한 머리하잖아."
"그래, 예전부터 머리만은 좋았지, 그건 인정한다. 그래서 날 가르치시겠다고?"
"그래."
난 그녀가 승낙한다고 장담한다. 그만큼 허영심이 강한 인간이니까, 한때에 자신과 같은 부류의 인간이었던 내가 자신에게 고용된다고 생각하면 허락할 것이다. 물론 내가 자신을 가르친다는 우위적 입장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그녀는 돌대가리다. 거기까지 생각할 리가 없다. 그러니까 나에게 쪽팔림을 주고 자신의 허영심을 채우기 위해서라도 나를 고용할 것이다. 그리고는 정작 고용해서는 공부 대신 별의 별 쪽을 다 주겠지.
"좋아."
역시 예상대로였다. 그 이후로는 간단했다. 최대한 비굴하게 굴며 그녀의 비위를 맞추기만 하면 되니까. 그리고 바로 그녀의 집으로 향했다. 계약서를 작성하기 위해서였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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