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비윤리적인 내용과 묘사를 담고 있습니다.현실에서 이런 행위는 범죄행위입니다.현실과 환상을 구분해주시기 바랍니다.내용에는 SM,강간,고문등이 있을수 있습니다.]
저번에 인사드린다고 했는데 까먹어서 뒤늦게.....야문과 야전에서 첫번째 글의 댓글수가 야문은 100개,야전은 108개까지 올라와있더군요.중간부터 보시고 다시 처음글에서까지 댓글달아주신 독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댓글과 조회수가 뒤로 갈수록 줄어드는 걸 보면 워낙 글이 널뛰기처럼 이리갔다 저리갔다 하니까 많은 독자분들이 중간에 접으셨나 보네요.역시 능력 부족......그럼에도 꾸준히 끝까지 보시면서 관심가져주시는 독자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작은 관심이 제게는 졸작이나마 계속할수 있는 힘이 됩니다.^^
근데 또 앳찌씬 없네요.앞으로 2,3회정도 더 앳찌씬이 안 나올 것 같슴다.......ㅠㅠ
21.장군의 눈물
"이게 무슨 짓이냐!"
파렌하잇은 벌어진 상황을 도저히 이해할수가 없었다.왜 자신이 갑자기 죄수처럼 포박을 당해야 한단 말인가?
포로로 사로잡은 오스타프를 직접 호송해서 수도 로이텐으로 마법전송진으로 서둘러 오라는 통보에 파렌하잇은 조금 의아해했으나 이번 전쟁에서 잡힌 유리아의 가장 고급포로인만큼 그럴수도 싶겠다 싶어 부하들에 대한 위로는 부하장수들에게 맡기고 자신은 오스타프와 함께 전송진을 통한 순간이동마법으로 로이텐으로 향했다.
"무례를 용서하십시오.곧 절차를 끝내고 편히 모시겠습니다."
원래 귀족포로들은 힘을 줄이는 구속구를 채우고 포승은 하지 않는 것이 관례지만 위에서의 엄명때문에 할수없이 오스타프에게 포승까지 칭칭 묶어 둔게 파렌하잇으로서는 연장자인 오스타프에게 조금 미안했던 모양이다.
"나 한사람의 잘못으로 함대를 말아먹었는데 무슨 그런 걸 생각할 겨를이 있겠소?하지만 당신은 나같은 사람보다 현명하니 솔직히 말하겠소.이 전쟁이 더 이상 희망이 있다고 보는 거요?난 뭣 때문에 당신이 그 수모를 당하면서 이나라에 붙어 있는 걸 이해할수가 없소."
잡힌 사람이 잡은 사람한테 항복하라고 권하는 격이었지만 파렌하잇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면서 화내지 않고 대답했다.
"저는 저를 미워하는 몇몇 사람들때문이 아니라 제가 태어나고 자란 조국과 친지들을 위해 싸울 뿐입니다."
오스타프도 그렇게 말주변이 좋은 사람은 아니다.거기다 자신의 잘못때문에 헐씬 유리한 전력을 가지고도 참패했다는 자책감때문에 기가 죽어 있던 참이라 곧 입을 다물었다.
"경비병들을 물러나게 하십시오."
리스공작을 만나게 된 파렌하잇은 수도까지 파렌하잇을 데리고 온 경비병들을 물러나게 하고 파렌하잇 혼자 오스타프를 데리고 들어오라는 지시에 의아해하면서도 그대로 따랐다.하지만 커다란 방안에 들어서자 갑자기 몰려온 경비병들이 그의 목에 창을 들이대면서 다짜고짜 포박을 한 것이었다.
"이게 무슨짓이냐!섭정각하를 만나게 해다오!"
"여기있다,무슨 말이 하고 싶은가!"
다른쪽 문에서 리스공작이 기세가 등등해서 나타나자 파렌하잇이 물었다.
"왜 이러시는 겁니까?이유를 설명해 주십시오."
"흥,뻔뻔하구나!파렌하잇!네놈이 꾸미고 있던 반역음모는 이미 탄로나고 네르카네스를 비롯한 동조자들은 모두 사로잡혔다!"
파렌하잇은 리스공작의 말에 어이가 없었다.분명 네르카네스의 계획을 자신이 들은 것은 사실이었지만 단지 그뿐이었고 그후 네르카네스와 접촉조차 한 적도 없었다.그런데 자신이 반역이라니?
"터무니없는 소리요!"
"흥!네르카네스 그놈도 너와는 관련이 없다고 떠벌이더군!그러나 계획을 꾸미던 놈들의 서류에 반정이 성공하면 네놈을 제국원수,재상에 하노프공작을 모시겠다고 여기 적혀 있는데도 발뼘할테냐?이미 하노프 그놈도 체포되었다!"
하노프 공작은 전대의 플로린제국재상으로 몇년전 대륙평화회담에서 당시 지도층들의 무능을 보고 절망해서 나이를 핑계로 영지로 돌아가 낙향해 은둔하고 있던 사람이었다.(3부2~3편참조)네르카네스는 지명도가 높은 파렌하잇과 하노프공작을 내세워 사람들을 끌어들일 생각이었으나 이런 최악의 상황을 맞이한 것이었다.
"네놈의 죄상은 그것뿐이 아니다!"
어이가 없어 제대로 변명도 못하는 파렌하잇에게 리스가 차례로 죄목을 늘어놓았다.
1.네르카네스와의 반역모의
2.군자금의 개인착복 - 파렌하잇은 육군을 이끌고 북부로 행군할때 군량을 직접 이끌고 행군하는 전통을 깨고 동맹국에 돈을 지불하고 미리 지나갈 곳에 군량보급소를 설치하는 방법을 택했다.이것은 준비된 군량을 군자금으로 바꿀때 차익을 만들어내 몰래 착복하려던 것이 틀림없다.증거로 그의 영지는 20년전보다 헐씬 번영하고 있다.
3.신분제도의 문란을 조장 - 이번싸움에서 노잡이노예들에게 전투에서 승리하면 해방을 약속했다.
4.이번 전쟁에서 유독 파렌하잇만 전공을 세운 것은 유리아와의 밀약이 있기 때문이다.적과 내통한 것이 틀림없다
파렌하잇은 기가 막혀 말도 나오지 않았다.육군을 이끌고 행군할때 그런 방법을 택한 것은 보급부대를 따로 이끌고 가야하는 부담을 줄이는 것과 동시에 병사들이 언제나 정해진 위치에 제시간에 가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잊지 않도록 한 것이지 파렌하잇 개인은 단 한푼도 착복한 것이 없었다.거기다 확실한 물증도 없이 단순히 ~했음이 틀림없다라는 식의 혐의라니?
"정말로 제정신이 아닌 사람이었구나."
파렌하잇은 어이가 없어 화조차 제대로 나지 않았다.거기다 파렌하잇을 절망하게 한 것은 리스공작의 옆에 서있던 마하크 후작이란 자의 모습이었다.원래 이자는 남다른 처세술을 가지고 있어 리스공작의 부패한 대귀족숙청작업에서도 후작으로 작위를 강등당하는 것에 그치고 살아남은 자로서 플로린을 좀먹은 간신배중에서도 특출난 자들중의 하나였는데 리스와 함께 저자가 나타났다는 것은 리스가 이제 최소한의 도덕관념조차 상실했다는 뜻이었다.
"허.허.허......내가 유리아와 내통했다고?"
기가 막혀 제대로 웃지도 못하는 파렌하잇의 한탄에 리스가 오스타프에게 고개를 돌리면서 말했다.
"흥!이제 곧 밝혀질 것이다.오스타프!그대가 순순히 유리아와 파렌하잇간의 밀약을 밝히면 목숨만은 살려줄 것이다!"
사실 이런 행위는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세상에 적장을 죽게 만들고 자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면 어떤 장수가 그 기회를 포기하겠나?파렌하잇은 눈을 질끈 감으면서 자신의 최후를 직감했다.
"듣던대로 플로린의 리스공작이라는 놈은 정말 소인배였구나!"
갑자기 들려오는 오스타프의 말에 파렌하잇과 마하크까지 깜짝 놀랐다.갑자기 모욕을 당한 리스는 더 말할 나위도 없었다.
"뭐,뭐가 어째!"
"네놈이 파렌하잇이 밉다면 네놈이 바라는대로 처리해!네놈따위의 음모에 끼어들기는 싫으니까!"
오스타프가 조금의 머리만 있었어도 이때 리스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고 파렌하잇을 죽음에 몰아넣은 뒤 자신이 사는 것이 당연했겠지만 오스타프는 이미 죽고 싶은 마음뿐이었다.절대적인 우세의 전력을 가지고도 자신의 판단미스때문에 대함대를 전멸로 몰아넣었은 죄책감에 빠져 있던 오스타프는 차라리 죽으면 죽었지 더이상 살기 위해 다른 수작을 부리고 싶지 않았다.이것은 비록 자신을 몇번이나 골탕먹였지만 이곳까지 오면서 나눈 대화로 파렌하잇이라는 사람의 인품에는 감탄한 탓도 있었다.
"저,저런!여봐라!저 오스타프라는 놈을 즉각 끌고 가서 제대로 자백할 때까지 고문하라!저 파렌하잇이란 놈도 끌고 가랏!적장이 저렇게 감싸는 걸 봐도 내통한것이 틀림없다!"
파렌하잇은 자신을 끌고가는 병사들에게 저항조차 하지 않았다.이미 현실에 대한 절망이 그의 모든 희망과 기운을 빼앗아 버렸다.어두운 감방으로 끌려간 파렌하잇의 눈에서 여러 힘들던 상황에서도 흘려보지 않았던 눈물이 흘려내려 바닥을 적시고 있었다.
"그리고 오스타프경은 파렌하잇과의 밀착관계를 자백하라면서 모진 고문을 당한 끝에 숨을 거두었고 그가 숨을 거두자 리스공작은 오스타프경의 목을 베어 수도광장에 내걸어 전리품으로......."
론에게 자초지종의 설명을 들은 아크가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저번에 물러나게 하는 건데......"
오스타프는 과거 아버지 얀의 충복인 근위대장으로 얀의 냉혹한 내부숙청시 손발이 되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를 안 좋게 평가하는 사람이 많았다.그러나 아크는 오스타프가 사람이 우직하고 성실해 자신이 충성을 맹세한 얀의 명령에 충실히 따랐을 뿐이란 것을 잘 알고 있었다.그리고 근위대장을 오랬동안 맡은 것은 검술이 뛰어나고 시킨 일은 잘 하지만 많은 군사를 다루는 군사적 재능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그의 동료였던 오호장군이나 오스타르를 잘 아는 사람들은 그의 우직하고 충성스러운 성품을 좋게 여겨 남다른 우정을 과시해 2방면군 사령관 게스트란은 2방면군에 배속되었던 와이번들을 해군에 임시로 돌려줄 정도였고 소드마스터인 지그프리트와의 우정도 남달랐다.
그런 그를 해군사령관이란 중책을 맡긴 것은 유리아의 고위장수중 해군을 맡을만한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차라리 초기단계에서는 우직하게 밀고나가는 타입의 사람이 낫겠다 싶어 일단 그를 통해서 유리아해군이 경험을 쌓게 하고 그 후 해군에 익숙한 버크로 교체할 생각이었다.
아크는 원래 정말 해군사령관으로 점찍고 있었던 버크가 유리아군에서 어느정도 기반을 쌓은 만큼 오스타프를 육군으로 돌리고 버크를 해군사령관으로 임명할 생각이었다.그러나 오스타프가 파렌하잇에게 패한 경험만을 가지고 이대로 물러나기는 억울하다며 한번만 파렌하잇과 싸워볼 기회를 달라고 하자 어차피 유리아해군의 절대적인 우세였던만큼 버크에게 오스타프가 체면을 어느정도 세울만한 공적을 세우면 적당히 물러나게 하라고 밀명을 내린 다음 기회를 준것이었는데 이런 참혹한 결과를 맞을 줄은 몰랐다.
"2방면군의 게스트란 장군에게 출격준비를 하라고 전하라.본국의 예비병력으로 대기하고 있던 10군도 플로린전선에 투입하고 짐이 직접 순간이동으로 플로린에 가서 순간이동의 영향이 사라지는 대로 곧바로 공격을 개시한다."
"폐,폐하.올해가 이상기온이라 기온강하가 늦어졌을 뿐 이제 겨울......"
"우리 장수가 이런 모욕을 당했는데 더 이상 참고 있을 수 없소!"
아크는 치앤터의 만류를 그대로 끊어 버렸다.아크가 치앤터의 충고를 들어보지도 않고 끊어버리는 것은 보기드문 일이었지만 아크이하 유리아의 장수들의 분노는 엄청났다.
"페하,신들도 따라가게 해주십시오!"
구스타프와 지그프리트가 나섰다.이들은 오호장군으로 오스타프와의 동료였다.
"구스타프경은 다시 원수직에 복귀해야하지 않소?"
"하인리히와 맥시밀리엄같은 젊은이들이라면 충분히 이 늙은이들의 자리는 메꾸고도 남습니다.부디 오랜 벗의 원수를 갚을 기회를 주십시오."
간절한 눈초리로 아크를 바라보는 구스타프와 지그프리트에게 다시 시라니안이 가세했다.
"불쌍한 친구,옛날에는 황제를 호위해야 한다고 술한잔 같이 먹자면 언제나 사양하던 친구였는데 그렇게 어이없이 죽어버리다니.....나도 가겠네!"
결국 아크와 아크의 여인들,9써클 마스터 시라니안과 지그프리트,그리고 7써클 마법사까지 한명더 남부전선으로 이동하고 북부에서는 하인리히가 제국원수로 투에니강을 사이에 두고 로키안과 대처하기로 했다.이러면 저쪽에 소드마스터와 8써클 마법사가 있는 로키안에 잠시 열세가 되지만 어차피 전력이 괴멸한 동맹이 당분간 반격으로 나설수는 없고 대처정도에는 병력들만 남아 있어도 충분했다.
"폐하,잠시만 여유를 주십시오."
남부에 도착해 순간이동에 의한 여파를 회복하기 위해 휴식을 취하고 있는 아크에게 치앤터가 다가와 말했다.
"어떤 여유 말이오?"
"한 5일만 여유를 주시면 플로린을 싸울 필요도 없이 괴멸시켜 보이겠습니다."
"한시바삐 속전 속결이 필요하오."
본격적인 겨울이 오기 전에 한시바삐 승부를 보는게 좋다.물론 9써클 마법사세명의 공격이라면 날씨정도의 한계는 극복할수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겨울은 전쟁을 하기에는 좋은 계절이 아니다.한시바삐 플로린의 수도까지 쳐들어가 오스타프의 목을 되찾고 리스라는 놈을 밟아버리려면 서두를수록 좋다.어차피 플로린 전선의 병사들은 아크가 명령을 내리기 전부터 전시상황이었기 때문에 아크와 다른 여인들이 몸만 회복하면 곧바로 공격할 생각이었다.
"그래도 리스는 에밀리님의 숙부입니다.가능하면 본인의 손에는 피를 묻히지 않으시는게 좋지 않겠습니까?"
아크는 여자들을 사치스럽게 대해주지는 않지만 한명한명에 대한 배려는 자상하다.굳이 에밀리와 피가 들어간 자를 직접 죽이는 것은 좋을 것 없지 않겠느냐는 치엔터의 지적에 아크는 고개를 저었다.
"물론 에밀리를 챙겨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리스라는 놈을 살려 둘수는 없소."
"살려두겠다는 게 아닙니다.잠시간의 시간만 주시면 리스를 지옥에 떨어뜨려 주겠습니다."
결국 아크는 치엔터의 계획을 설명들은 다음 해보라고 했다.별로 손해볼것은 없는 일들이었고 어느정도 타당성이 있는 계획이라고 아크도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플로린의 서부지역 육군총사령관인 로블러스후작은 은밀한 만남을 원한 유리아의 이 불청객이 뭘 원하는지 짐작하기 힘들었다.영 항복을 권하러 온 사람같지가 않았던 것이다.
"확실히 플로린전선에서는 동맹국인 카푸안까지 합치면 수적으로 우위입니다.더구나 겨울의 싸움은 요새가 있는 방어군이 헐씬 유리한 법이지요.그러니 설사 9써클 마스터에 소드마스터가 수두룩한 유리아군이라도 격퇴할수도 있을 겁니다.그러면 로블러스경은 큰 공을 세우시는게 되겠지요?저 유명한 파렌하잇조차 불가능햇던 공을 세웠다고 칭찬이 자자할 겁니다."
파렌하잇의 이야기가 나오자 로블러스는 쓴 웃음을 지었다.원래 정권을 확고히 한 뒤 리스공작은 육군장수들을 두달에 한번꼴로 교체할만큼 한 자리에 붙여두질 않았다.병사들과 장수들이 밀착하면 곤란하다는 것이었다.그런데 로블러스는 현재 5달이나 자리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그것은 전군에 만연한 파렌하잇에 대한 신뢰와 호감의 분위기에 로블러스가 유독 반감을 보인것이 리스의 마음에 든 탓이었다.
"하고 싶은 말을 하시구려."
"아마 그런 공을 세우게 되면 장군께서는 명성이 자자해지시고 제국원수의 자리도 손에 넣게 되실지도 모를 겁니다."
"놀리지 마시오.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소.유리아에 투항할 경우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소?"
하지만 아무리 로블러스라도 파렌하잇에 대한 이번조처는 너무 심했다.도대체 공을 세우면 벌을 주는 법이 어디 있느냔 말이다.로블러스는 공을 세워봐야 중앙에 주목을 받아 살아남기 힘든데 9써클 마스터와 소드마스터가 수두룩한 유리아군에 목숨을 걸고 싸우고 싶지도 않았다.결국 플로린은 50만가까운 주력부대와 4분의 1가까운 영지가 로블러스의 항복과 함께 그대로 넘어갔다.기가 막힌 것은 그 대군중에 로블러스의 항복에 반발한 장수는 지극히 소수에 불과했다는 것이었다.이에 따라 남부의 또하나의 플로린 동맹국 카푸안은 삽시간에 주변의 플로린군이 적으로 바뀌어 적지에 휩싸인 격이 되어 버렸다.
"알려드리겠습니다."
여태 유리아군의 포로가 되어 있으면서도 시종일관 워터파이어에 대한 비밀을 지켜왔던 플로린 해군장수 칼빈은 파렌하잇의 상황을 전해듣고 한차례 통곡한뒤 버크에게 워터파이어의 제조비법을 모조리 알려주겠다고 약속했다.이로써 플로린해군은 단 하난 남아 있던 기술적우위마저 상실했다.
칼빈을 위로하고 나서 내심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던 버크는 갑자기 뛰어 들어온 해군 부사령관 알로폰이 하는 말에 더욱더 깜짝 놀랐다.
"쟌여 플로린 해군의 거의 전부로 보이는 함대가 백기를 꽂은 채 우리 해역으로 넘어 왔습니다!"
.....파렌하잇이 막 수도에서 포박되고 있을 무렵 파렌하잇의 부하장수들은 갑자기 해군본부에 도착해 파렌하잇은 제국원수로 임명되어 앞으로 전군을 통솔하게 되었으니 해군을 자신들에게 인계하고 파렌하잇을 도우러 수도로 올라가 보라는 리스의 심복들의 방문을 받았다.단순한 스랏슈는 기뻐했으나 하이네커는 갑자기 리스의 심복들을 모조리 체포하라고 부하들에게 명령했다.
"이게 무슨 짓이오!으아악!"
반박하려던 리스의 부하 골단은 갑자기 하이네커가 손가락을 잘라버리자 고통에 찬 비명을 내질렀다.그러나 하이네커는 골단의 목에 검을 들이대면서 그를 추궁했다.
"나머지 손가락도 잘리기 싫으면 솔직히 말해라.장군님은 어떻게 되신거냐?"
하이네커는 여태 파렌하잇을 못 죽여 안달이던 리스가 갑자기 파렌하잇을 제국원수로 임명해주겟다는 것을 믿지 않았다.무슨 사단이 났다는 걸 짐작한 하이네커의 매서운 추궁에 골단이 상황을 자백하자 해군장수들이 일제히 울분을 터뜨렸다.파렌하잇의 가족들조차 모조리 마법전송진을 통해 수도로 보내졌다는 말에 장수들은 기가 막혀 말도 나오지 않았다.
"이럴수는,이럴수는 없다!"
"수도로 가자!장군님을 구하자!"
하이네커가 울분을 참으면서 동료들을 달랬다.
"모두 진정하게,우리의 병력은 기껏해야 2만명을 조금 넘고 수도의 병력은 최소한 10만가까운 숫자야.기습도 아니고 저들이 미리 준비하고 있다면 힘들어."
"그렇다면 이대로 장군님을 죽게 놔두자는 건가?"
"우리까지 개죽음을 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유리아에 투항을 해서 이 원수를 갚도록 하세,조국은 우리를 버렸네!"
플로린의 다른 해군 장수들은 하이네커의 말에 일제히 울음을 터뜨렸다.너무나 억울했다.그렇게 갖은 어려움을 무릅쓰고 유리아와 대등하게 싸웠는데 결국에 이런 결말이라니........
"자네들은 그렇게 하도록 하게."
"스랏슈!"
"잘못되었다는게 아닐세,하지만 이대로 우리가 전부 넘어가 버리면 리스 그놈은 장군님이 정말 배신자였다고 씹어댈걸세.나는 장군님과 함께 죽으면서 리스그놈한테 한소리라도 해주고 말테니 자네들은 모쪼록 이 원수를 갚아주게."
눈물로 수도로 향하는 스랏슈를 전송한뒤 파렌하잇의 다른 심복부하였던 하이네커와 프랭카슨은 잔여함대전부를 이끌고 유리아에 투항해버린 것이었다.유리아가 그렇게도 원하도 플로린해군세력의 일소가 싸우지도 않고 이루어진 셈이었다.
또한 제국 서남부의 하노프공작의 아들 네르센은 아버지 하노프공작이 역적모의로 사로잡혔다는 것에 울분을 터뜨리며 반기를 들었고 파렌하잇의 목숨을 건 작전때문에 식량을 수송받을수 있었덕 북부에서는 파렌하잇의 체포에 반발한 민중들의 폭동이 잇달아 일어났다.9백년가까운 역사를 가진 대제국 플로린은 이렇게 자신의 안에서 허물어져 나가기 시작했다.
"이 모든 게 다 그놈 때문이야!"
"이 새끼 미쳤구만."
이번의 네르카네스의 리스공작 실각계획을 알아내 밀고한 덕에 권세를 회복했던 마하크는 이런 모든 일들이 파렌하잇때문이라고 외치면서 공식재판뒤 파렌하잇을 공개처형하겠다는 리스를 속으로 비웃으면서 자리를 피했다.
"침몰선에 함께 타서 죽을 필요는 없지.인제 유리아에 줄이나 대서 망하고 살아남을 방법이나 찾아야겠군."
이 처세술의 달인은 플로린과 운명을 같이하겠다는 충성심이라든가 망하는 나라를 구해보겠다는 열의같은 것은 전혀 없었다.중요한 것은 자신이 부귀영화를 누릴수 있느냐 없느냐였다.
이제 삼일뒤면 공개적으로 벌어지는 파렌하잇의 재판이 있었다.그러나 광기를 보이는 리스앞에서 파렌하잇을 변호해보겠다는 사람이 없었고 누가 나온다고 해도 파렌하잇이 살아날 확률은 전혀 없다고 다들 수근대고 있었다.
"파렌하잇의 딸년이 도망갔다고?"
어떻게 하면 유리아에 자신을 비싸게 팔수 있을까 고민하던 수도에 감금되었던 파렌하잇의 가족중 머메이드인 딸이 달아났다는 보고를 받았지만 별로 대수롭게 여기지는 않았다.기껏해야 연금술이나 조금 사용할 줄 안다는 여자아이가 할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ps.이야기가 요로코롬 흐르면 음,아크가 구해주고 딸도 먹겠군,하시겠지만 최소한 이번 재판은 좀 의외의 결과로 흐르게 될 겁니다.^^
저번에 인사드린다고 했는데 까먹어서 뒤늦게.....야문과 야전에서 첫번째 글의 댓글수가 야문은 100개,야전은 108개까지 올라와있더군요.중간부터 보시고 다시 처음글에서까지 댓글달아주신 독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댓글과 조회수가 뒤로 갈수록 줄어드는 걸 보면 워낙 글이 널뛰기처럼 이리갔다 저리갔다 하니까 많은 독자분들이 중간에 접으셨나 보네요.역시 능력 부족......그럼에도 꾸준히 끝까지 보시면서 관심가져주시는 독자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작은 관심이 제게는 졸작이나마 계속할수 있는 힘이 됩니다.^^
근데 또 앳찌씬 없네요.앞으로 2,3회정도 더 앳찌씬이 안 나올 것 같슴다.......ㅠㅠ
21.장군의 눈물
"이게 무슨 짓이냐!"
파렌하잇은 벌어진 상황을 도저히 이해할수가 없었다.왜 자신이 갑자기 죄수처럼 포박을 당해야 한단 말인가?
포로로 사로잡은 오스타프를 직접 호송해서 수도 로이텐으로 마법전송진으로 서둘러 오라는 통보에 파렌하잇은 조금 의아해했으나 이번 전쟁에서 잡힌 유리아의 가장 고급포로인만큼 그럴수도 싶겠다 싶어 부하들에 대한 위로는 부하장수들에게 맡기고 자신은 오스타프와 함께 전송진을 통한 순간이동마법으로 로이텐으로 향했다.
"무례를 용서하십시오.곧 절차를 끝내고 편히 모시겠습니다."
원래 귀족포로들은 힘을 줄이는 구속구를 채우고 포승은 하지 않는 것이 관례지만 위에서의 엄명때문에 할수없이 오스타프에게 포승까지 칭칭 묶어 둔게 파렌하잇으로서는 연장자인 오스타프에게 조금 미안했던 모양이다.
"나 한사람의 잘못으로 함대를 말아먹었는데 무슨 그런 걸 생각할 겨를이 있겠소?하지만 당신은 나같은 사람보다 현명하니 솔직히 말하겠소.이 전쟁이 더 이상 희망이 있다고 보는 거요?난 뭣 때문에 당신이 그 수모를 당하면서 이나라에 붙어 있는 걸 이해할수가 없소."
잡힌 사람이 잡은 사람한테 항복하라고 권하는 격이었지만 파렌하잇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면서 화내지 않고 대답했다.
"저는 저를 미워하는 몇몇 사람들때문이 아니라 제가 태어나고 자란 조국과 친지들을 위해 싸울 뿐입니다."
오스타프도 그렇게 말주변이 좋은 사람은 아니다.거기다 자신의 잘못때문에 헐씬 유리한 전력을 가지고도 참패했다는 자책감때문에 기가 죽어 있던 참이라 곧 입을 다물었다.
"경비병들을 물러나게 하십시오."
리스공작을 만나게 된 파렌하잇은 수도까지 파렌하잇을 데리고 온 경비병들을 물러나게 하고 파렌하잇 혼자 오스타프를 데리고 들어오라는 지시에 의아해하면서도 그대로 따랐다.하지만 커다란 방안에 들어서자 갑자기 몰려온 경비병들이 그의 목에 창을 들이대면서 다짜고짜 포박을 한 것이었다.
"이게 무슨짓이냐!섭정각하를 만나게 해다오!"
"여기있다,무슨 말이 하고 싶은가!"
다른쪽 문에서 리스공작이 기세가 등등해서 나타나자 파렌하잇이 물었다.
"왜 이러시는 겁니까?이유를 설명해 주십시오."
"흥,뻔뻔하구나!파렌하잇!네놈이 꾸미고 있던 반역음모는 이미 탄로나고 네르카네스를 비롯한 동조자들은 모두 사로잡혔다!"
파렌하잇은 리스공작의 말에 어이가 없었다.분명 네르카네스의 계획을 자신이 들은 것은 사실이었지만 단지 그뿐이었고 그후 네르카네스와 접촉조차 한 적도 없었다.그런데 자신이 반역이라니?
"터무니없는 소리요!"
"흥!네르카네스 그놈도 너와는 관련이 없다고 떠벌이더군!그러나 계획을 꾸미던 놈들의 서류에 반정이 성공하면 네놈을 제국원수,재상에 하노프공작을 모시겠다고 여기 적혀 있는데도 발뼘할테냐?이미 하노프 그놈도 체포되었다!"
하노프 공작은 전대의 플로린제국재상으로 몇년전 대륙평화회담에서 당시 지도층들의 무능을 보고 절망해서 나이를 핑계로 영지로 돌아가 낙향해 은둔하고 있던 사람이었다.(3부2~3편참조)네르카네스는 지명도가 높은 파렌하잇과 하노프공작을 내세워 사람들을 끌어들일 생각이었으나 이런 최악의 상황을 맞이한 것이었다.
"네놈의 죄상은 그것뿐이 아니다!"
어이가 없어 제대로 변명도 못하는 파렌하잇에게 리스가 차례로 죄목을 늘어놓았다.
1.네르카네스와의 반역모의
2.군자금의 개인착복 - 파렌하잇은 육군을 이끌고 북부로 행군할때 군량을 직접 이끌고 행군하는 전통을 깨고 동맹국에 돈을 지불하고 미리 지나갈 곳에 군량보급소를 설치하는 방법을 택했다.이것은 준비된 군량을 군자금으로 바꿀때 차익을 만들어내 몰래 착복하려던 것이 틀림없다.증거로 그의 영지는 20년전보다 헐씬 번영하고 있다.
3.신분제도의 문란을 조장 - 이번싸움에서 노잡이노예들에게 전투에서 승리하면 해방을 약속했다.
4.이번 전쟁에서 유독 파렌하잇만 전공을 세운 것은 유리아와의 밀약이 있기 때문이다.적과 내통한 것이 틀림없다
파렌하잇은 기가 막혀 말도 나오지 않았다.육군을 이끌고 행군할때 그런 방법을 택한 것은 보급부대를 따로 이끌고 가야하는 부담을 줄이는 것과 동시에 병사들이 언제나 정해진 위치에 제시간에 가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잊지 않도록 한 것이지 파렌하잇 개인은 단 한푼도 착복한 것이 없었다.거기다 확실한 물증도 없이 단순히 ~했음이 틀림없다라는 식의 혐의라니?
"정말로 제정신이 아닌 사람이었구나."
파렌하잇은 어이가 없어 화조차 제대로 나지 않았다.거기다 파렌하잇을 절망하게 한 것은 리스공작의 옆에 서있던 마하크 후작이란 자의 모습이었다.원래 이자는 남다른 처세술을 가지고 있어 리스공작의 부패한 대귀족숙청작업에서도 후작으로 작위를 강등당하는 것에 그치고 살아남은 자로서 플로린을 좀먹은 간신배중에서도 특출난 자들중의 하나였는데 리스와 함께 저자가 나타났다는 것은 리스가 이제 최소한의 도덕관념조차 상실했다는 뜻이었다.
"허.허.허......내가 유리아와 내통했다고?"
기가 막혀 제대로 웃지도 못하는 파렌하잇의 한탄에 리스가 오스타프에게 고개를 돌리면서 말했다.
"흥!이제 곧 밝혀질 것이다.오스타프!그대가 순순히 유리아와 파렌하잇간의 밀약을 밝히면 목숨만은 살려줄 것이다!"
사실 이런 행위는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세상에 적장을 죽게 만들고 자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면 어떤 장수가 그 기회를 포기하겠나?파렌하잇은 눈을 질끈 감으면서 자신의 최후를 직감했다.
"듣던대로 플로린의 리스공작이라는 놈은 정말 소인배였구나!"
갑자기 들려오는 오스타프의 말에 파렌하잇과 마하크까지 깜짝 놀랐다.갑자기 모욕을 당한 리스는 더 말할 나위도 없었다.
"뭐,뭐가 어째!"
"네놈이 파렌하잇이 밉다면 네놈이 바라는대로 처리해!네놈따위의 음모에 끼어들기는 싫으니까!"
오스타프가 조금의 머리만 있었어도 이때 리스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고 파렌하잇을 죽음에 몰아넣은 뒤 자신이 사는 것이 당연했겠지만 오스타프는 이미 죽고 싶은 마음뿐이었다.절대적인 우세의 전력을 가지고도 자신의 판단미스때문에 대함대를 전멸로 몰아넣었은 죄책감에 빠져 있던 오스타프는 차라리 죽으면 죽었지 더이상 살기 위해 다른 수작을 부리고 싶지 않았다.이것은 비록 자신을 몇번이나 골탕먹였지만 이곳까지 오면서 나눈 대화로 파렌하잇이라는 사람의 인품에는 감탄한 탓도 있었다.
"저,저런!여봐라!저 오스타프라는 놈을 즉각 끌고 가서 제대로 자백할 때까지 고문하라!저 파렌하잇이란 놈도 끌고 가랏!적장이 저렇게 감싸는 걸 봐도 내통한것이 틀림없다!"
파렌하잇은 자신을 끌고가는 병사들에게 저항조차 하지 않았다.이미 현실에 대한 절망이 그의 모든 희망과 기운을 빼앗아 버렸다.어두운 감방으로 끌려간 파렌하잇의 눈에서 여러 힘들던 상황에서도 흘려보지 않았던 눈물이 흘려내려 바닥을 적시고 있었다.
"그리고 오스타프경은 파렌하잇과의 밀착관계를 자백하라면서 모진 고문을 당한 끝에 숨을 거두었고 그가 숨을 거두자 리스공작은 오스타프경의 목을 베어 수도광장에 내걸어 전리품으로......."
론에게 자초지종의 설명을 들은 아크가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저번에 물러나게 하는 건데......"
오스타프는 과거 아버지 얀의 충복인 근위대장으로 얀의 냉혹한 내부숙청시 손발이 되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를 안 좋게 평가하는 사람이 많았다.그러나 아크는 오스타프가 사람이 우직하고 성실해 자신이 충성을 맹세한 얀의 명령에 충실히 따랐을 뿐이란 것을 잘 알고 있었다.그리고 근위대장을 오랬동안 맡은 것은 검술이 뛰어나고 시킨 일은 잘 하지만 많은 군사를 다루는 군사적 재능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그의 동료였던 오호장군이나 오스타르를 잘 아는 사람들은 그의 우직하고 충성스러운 성품을 좋게 여겨 남다른 우정을 과시해 2방면군 사령관 게스트란은 2방면군에 배속되었던 와이번들을 해군에 임시로 돌려줄 정도였고 소드마스터인 지그프리트와의 우정도 남달랐다.
그런 그를 해군사령관이란 중책을 맡긴 것은 유리아의 고위장수중 해군을 맡을만한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차라리 초기단계에서는 우직하게 밀고나가는 타입의 사람이 낫겠다 싶어 일단 그를 통해서 유리아해군이 경험을 쌓게 하고 그 후 해군에 익숙한 버크로 교체할 생각이었다.
아크는 원래 정말 해군사령관으로 점찍고 있었던 버크가 유리아군에서 어느정도 기반을 쌓은 만큼 오스타프를 육군으로 돌리고 버크를 해군사령관으로 임명할 생각이었다.그러나 오스타프가 파렌하잇에게 패한 경험만을 가지고 이대로 물러나기는 억울하다며 한번만 파렌하잇과 싸워볼 기회를 달라고 하자 어차피 유리아해군의 절대적인 우세였던만큼 버크에게 오스타프가 체면을 어느정도 세울만한 공적을 세우면 적당히 물러나게 하라고 밀명을 내린 다음 기회를 준것이었는데 이런 참혹한 결과를 맞을 줄은 몰랐다.
"2방면군의 게스트란 장군에게 출격준비를 하라고 전하라.본국의 예비병력으로 대기하고 있던 10군도 플로린전선에 투입하고 짐이 직접 순간이동으로 플로린에 가서 순간이동의 영향이 사라지는 대로 곧바로 공격을 개시한다."
"폐,폐하.올해가 이상기온이라 기온강하가 늦어졌을 뿐 이제 겨울......"
"우리 장수가 이런 모욕을 당했는데 더 이상 참고 있을 수 없소!"
아크는 치앤터의 만류를 그대로 끊어 버렸다.아크가 치앤터의 충고를 들어보지도 않고 끊어버리는 것은 보기드문 일이었지만 아크이하 유리아의 장수들의 분노는 엄청났다.
"페하,신들도 따라가게 해주십시오!"
구스타프와 지그프리트가 나섰다.이들은 오호장군으로 오스타프와의 동료였다.
"구스타프경은 다시 원수직에 복귀해야하지 않소?"
"하인리히와 맥시밀리엄같은 젊은이들이라면 충분히 이 늙은이들의 자리는 메꾸고도 남습니다.부디 오랜 벗의 원수를 갚을 기회를 주십시오."
간절한 눈초리로 아크를 바라보는 구스타프와 지그프리트에게 다시 시라니안이 가세했다.
"불쌍한 친구,옛날에는 황제를 호위해야 한다고 술한잔 같이 먹자면 언제나 사양하던 친구였는데 그렇게 어이없이 죽어버리다니.....나도 가겠네!"
결국 아크와 아크의 여인들,9써클 마스터 시라니안과 지그프리트,그리고 7써클 마법사까지 한명더 남부전선으로 이동하고 북부에서는 하인리히가 제국원수로 투에니강을 사이에 두고 로키안과 대처하기로 했다.이러면 저쪽에 소드마스터와 8써클 마법사가 있는 로키안에 잠시 열세가 되지만 어차피 전력이 괴멸한 동맹이 당분간 반격으로 나설수는 없고 대처정도에는 병력들만 남아 있어도 충분했다.
"폐하,잠시만 여유를 주십시오."
남부에 도착해 순간이동에 의한 여파를 회복하기 위해 휴식을 취하고 있는 아크에게 치앤터가 다가와 말했다.
"어떤 여유 말이오?"
"한 5일만 여유를 주시면 플로린을 싸울 필요도 없이 괴멸시켜 보이겠습니다."
"한시바삐 속전 속결이 필요하오."
본격적인 겨울이 오기 전에 한시바삐 승부를 보는게 좋다.물론 9써클 마법사세명의 공격이라면 날씨정도의 한계는 극복할수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겨울은 전쟁을 하기에는 좋은 계절이 아니다.한시바삐 플로린의 수도까지 쳐들어가 오스타프의 목을 되찾고 리스라는 놈을 밟아버리려면 서두를수록 좋다.어차피 플로린 전선의 병사들은 아크가 명령을 내리기 전부터 전시상황이었기 때문에 아크와 다른 여인들이 몸만 회복하면 곧바로 공격할 생각이었다.
"그래도 리스는 에밀리님의 숙부입니다.가능하면 본인의 손에는 피를 묻히지 않으시는게 좋지 않겠습니까?"
아크는 여자들을 사치스럽게 대해주지는 않지만 한명한명에 대한 배려는 자상하다.굳이 에밀리와 피가 들어간 자를 직접 죽이는 것은 좋을 것 없지 않겠느냐는 치엔터의 지적에 아크는 고개를 저었다.
"물론 에밀리를 챙겨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리스라는 놈을 살려 둘수는 없소."
"살려두겠다는 게 아닙니다.잠시간의 시간만 주시면 리스를 지옥에 떨어뜨려 주겠습니다."
결국 아크는 치엔터의 계획을 설명들은 다음 해보라고 했다.별로 손해볼것은 없는 일들이었고 어느정도 타당성이 있는 계획이라고 아크도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플로린의 서부지역 육군총사령관인 로블러스후작은 은밀한 만남을 원한 유리아의 이 불청객이 뭘 원하는지 짐작하기 힘들었다.영 항복을 권하러 온 사람같지가 않았던 것이다.
"확실히 플로린전선에서는 동맹국인 카푸안까지 합치면 수적으로 우위입니다.더구나 겨울의 싸움은 요새가 있는 방어군이 헐씬 유리한 법이지요.그러니 설사 9써클 마스터에 소드마스터가 수두룩한 유리아군이라도 격퇴할수도 있을 겁니다.그러면 로블러스경은 큰 공을 세우시는게 되겠지요?저 유명한 파렌하잇조차 불가능햇던 공을 세웠다고 칭찬이 자자할 겁니다."
파렌하잇의 이야기가 나오자 로블러스는 쓴 웃음을 지었다.원래 정권을 확고히 한 뒤 리스공작은 육군장수들을 두달에 한번꼴로 교체할만큼 한 자리에 붙여두질 않았다.병사들과 장수들이 밀착하면 곤란하다는 것이었다.그런데 로블러스는 현재 5달이나 자리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그것은 전군에 만연한 파렌하잇에 대한 신뢰와 호감의 분위기에 로블러스가 유독 반감을 보인것이 리스의 마음에 든 탓이었다.
"하고 싶은 말을 하시구려."
"아마 그런 공을 세우게 되면 장군께서는 명성이 자자해지시고 제국원수의 자리도 손에 넣게 되실지도 모를 겁니다."
"놀리지 마시오.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소.유리아에 투항할 경우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소?"
하지만 아무리 로블러스라도 파렌하잇에 대한 이번조처는 너무 심했다.도대체 공을 세우면 벌을 주는 법이 어디 있느냔 말이다.로블러스는 공을 세워봐야 중앙에 주목을 받아 살아남기 힘든데 9써클 마스터와 소드마스터가 수두룩한 유리아군에 목숨을 걸고 싸우고 싶지도 않았다.결국 플로린은 50만가까운 주력부대와 4분의 1가까운 영지가 로블러스의 항복과 함께 그대로 넘어갔다.기가 막힌 것은 그 대군중에 로블러스의 항복에 반발한 장수는 지극히 소수에 불과했다는 것이었다.이에 따라 남부의 또하나의 플로린 동맹국 카푸안은 삽시간에 주변의 플로린군이 적으로 바뀌어 적지에 휩싸인 격이 되어 버렸다.
"알려드리겠습니다."
여태 유리아군의 포로가 되어 있으면서도 시종일관 워터파이어에 대한 비밀을 지켜왔던 플로린 해군장수 칼빈은 파렌하잇의 상황을 전해듣고 한차례 통곡한뒤 버크에게 워터파이어의 제조비법을 모조리 알려주겠다고 약속했다.이로써 플로린해군은 단 하난 남아 있던 기술적우위마저 상실했다.
칼빈을 위로하고 나서 내심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던 버크는 갑자기 뛰어 들어온 해군 부사령관 알로폰이 하는 말에 더욱더 깜짝 놀랐다.
"쟌여 플로린 해군의 거의 전부로 보이는 함대가 백기를 꽂은 채 우리 해역으로 넘어 왔습니다!"
.....파렌하잇이 막 수도에서 포박되고 있을 무렵 파렌하잇의 부하장수들은 갑자기 해군본부에 도착해 파렌하잇은 제국원수로 임명되어 앞으로 전군을 통솔하게 되었으니 해군을 자신들에게 인계하고 파렌하잇을 도우러 수도로 올라가 보라는 리스의 심복들의 방문을 받았다.단순한 스랏슈는 기뻐했으나 하이네커는 갑자기 리스의 심복들을 모조리 체포하라고 부하들에게 명령했다.
"이게 무슨 짓이오!으아악!"
반박하려던 리스의 부하 골단은 갑자기 하이네커가 손가락을 잘라버리자 고통에 찬 비명을 내질렀다.그러나 하이네커는 골단의 목에 검을 들이대면서 그를 추궁했다.
"나머지 손가락도 잘리기 싫으면 솔직히 말해라.장군님은 어떻게 되신거냐?"
하이네커는 여태 파렌하잇을 못 죽여 안달이던 리스가 갑자기 파렌하잇을 제국원수로 임명해주겟다는 것을 믿지 않았다.무슨 사단이 났다는 걸 짐작한 하이네커의 매서운 추궁에 골단이 상황을 자백하자 해군장수들이 일제히 울분을 터뜨렸다.파렌하잇의 가족들조차 모조리 마법전송진을 통해 수도로 보내졌다는 말에 장수들은 기가 막혀 말도 나오지 않았다.
"이럴수는,이럴수는 없다!"
"수도로 가자!장군님을 구하자!"
하이네커가 울분을 참으면서 동료들을 달랬다.
"모두 진정하게,우리의 병력은 기껏해야 2만명을 조금 넘고 수도의 병력은 최소한 10만가까운 숫자야.기습도 아니고 저들이 미리 준비하고 있다면 힘들어."
"그렇다면 이대로 장군님을 죽게 놔두자는 건가?"
"우리까지 개죽음을 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유리아에 투항을 해서 이 원수를 갚도록 하세,조국은 우리를 버렸네!"
플로린의 다른 해군 장수들은 하이네커의 말에 일제히 울음을 터뜨렸다.너무나 억울했다.그렇게 갖은 어려움을 무릅쓰고 유리아와 대등하게 싸웠는데 결국에 이런 결말이라니........
"자네들은 그렇게 하도록 하게."
"스랏슈!"
"잘못되었다는게 아닐세,하지만 이대로 우리가 전부 넘어가 버리면 리스 그놈은 장군님이 정말 배신자였다고 씹어댈걸세.나는 장군님과 함께 죽으면서 리스그놈한테 한소리라도 해주고 말테니 자네들은 모쪼록 이 원수를 갚아주게."
눈물로 수도로 향하는 스랏슈를 전송한뒤 파렌하잇의 다른 심복부하였던 하이네커와 프랭카슨은 잔여함대전부를 이끌고 유리아에 투항해버린 것이었다.유리아가 그렇게도 원하도 플로린해군세력의 일소가 싸우지도 않고 이루어진 셈이었다.
또한 제국 서남부의 하노프공작의 아들 네르센은 아버지 하노프공작이 역적모의로 사로잡혔다는 것에 울분을 터뜨리며 반기를 들었고 파렌하잇의 목숨을 건 작전때문에 식량을 수송받을수 있었덕 북부에서는 파렌하잇의 체포에 반발한 민중들의 폭동이 잇달아 일어났다.9백년가까운 역사를 가진 대제국 플로린은 이렇게 자신의 안에서 허물어져 나가기 시작했다.
"이 모든 게 다 그놈 때문이야!"
"이 새끼 미쳤구만."
이번의 네르카네스의 리스공작 실각계획을 알아내 밀고한 덕에 권세를 회복했던 마하크는 이런 모든 일들이 파렌하잇때문이라고 외치면서 공식재판뒤 파렌하잇을 공개처형하겠다는 리스를 속으로 비웃으면서 자리를 피했다.
"침몰선에 함께 타서 죽을 필요는 없지.인제 유리아에 줄이나 대서 망하고 살아남을 방법이나 찾아야겠군."
이 처세술의 달인은 플로린과 운명을 같이하겠다는 충성심이라든가 망하는 나라를 구해보겠다는 열의같은 것은 전혀 없었다.중요한 것은 자신이 부귀영화를 누릴수 있느냐 없느냐였다.
이제 삼일뒤면 공개적으로 벌어지는 파렌하잇의 재판이 있었다.그러나 광기를 보이는 리스앞에서 파렌하잇을 변호해보겠다는 사람이 없었고 누가 나온다고 해도 파렌하잇이 살아날 확률은 전혀 없다고 다들 수근대고 있었다.
"파렌하잇의 딸년이 도망갔다고?"
어떻게 하면 유리아에 자신을 비싸게 팔수 있을까 고민하던 수도에 감금되었던 파렌하잇의 가족중 머메이드인 딸이 달아났다는 보고를 받았지만 별로 대수롭게 여기지는 않았다.기껏해야 연금술이나 조금 사용할 줄 안다는 여자아이가 할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ps.이야기가 요로코롬 흐르면 음,아크가 구해주고 딸도 먹겠군,하시겠지만 최소한 이번 재판은 좀 의외의 결과로 흐르게 될 겁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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