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안실..
나는 새엄마_한달전 아버지와 결혼한 아버지의 11번째 아내_인 그녀와 함께 아버지가 누워있는 이곳 영안실을 찾았다. 함께 들어온 남자가 수많은 냉장고들 가운데 하나를 열어놓고는 밖으로 나갔다.
내 옆에 있는 그녀는 비록 아버지의 노예였지만 자신의 주인이며 남편이었던 사람이 죽었기 때문인지 이곳에 오는 내내 시끄럽게 흐느꼈고 지금도 손수건으로 입을 가린채 울먹이고 있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다가가 누군가의 모습을 감추고 있는 흰 천을 걷어 내렸다.
"우흐흐흐흑!!. 흐윽!... 우흑... 흐으으윽!!!.."
그녀는 아버지의 창백한 얼굴을 보자마자 그대로 내 등에 얼굴을 묻으며 울음을 터뜨렸다.
착찹한 심정이다.
그리 좋은 아버지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아버지의 죽음은 내게 제법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아버지는 총으로 살해당했다. 그리고 아버지를 죽인 범인은 아버지의 심장을 쏜후 자신의 입에 그 총을 물고 방아쇠를 당겼다.
아버지를 살해한 사람은 육군장교중에서 아버지와 제법 친분이 있던 사람이었다. 경찰에서는 평소 아버지와 친했던 그가 아버지를 살해하고 자신도 자살한 이유를 몰랐지만 나는 알고 있다.
아마 불륜일 것이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어린시절 철없던 내가 무작위로 조교했던 여자들 중에 그 여자가 있었다. 그녀가 마음에 들어서가 아니라 그녀의 딸이 내게 건방지게 굴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난 그녀와 그녀의 어머니, 두 여자를 같이 조교해 버렸다. 그러니 육군장교였던 그의 아내와 딸이 나에게 조교된 것이다.
아버지는 내가 그녀들을 조교했다는 사실을 알았을때 처음으로 나를 때렸다. 그때가 초등학교 6학년때의 일이었다. 그때 이후로 난 여자를 조교하는 것을 조심하고 그녀들을 만나지 않으려했지만 여자의 기쁨을 알아버린 그녀와 그녀의 딸은 끈질기게 나를 찾아왔고 결국 그들 모녀는 나와 아버지의 노예가 되었다.
아마도 그가 아버지를 살해한 것은 이것 때문일것이다. 아버지를 죽인 그 육군장교의 집에서 그의 아내와 딸이 알몸으로 그의 총에 맞아 죽어있었다는 사실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아버지가 죽은 이유는 결국 나때문이라는 결론이었다.
뭐.. 언젠가 이런 결말을 예상하지 못한 것도 아니었지만... 아버지의 사망원인이 나라는 것은 그리 좋은 기분은 아니었다.
슬프진 않았다. 슬프지 않으니 눈물도 당연히 흐르지 않았다. 다만 복잡할 뿐이었다. 뭔가 화가나는 것 같기도하고 웃음이 나올것 같기도 하다.
이게 뭔가? 수많은 여자를 정복해 쾌락에 울부짓게 만들던 그가 지금 누워있다. 영원히 깨어날 수 없는 깊은 잠에 빠져버렸다.
"쳇.."
고개를 돌렸다. 열받아서 눈물이 나롱것만 같았다. 뭔가.. 뭔가 이 분노를 식힐 방법이 필요했다. 그러지 않으면 내가 어떻게 되어 버릴것만 같았다. 그리고.. 내 눈에 그녀가 보였다.
"흐으윽.. 응? 뭐..뭘하는 거야? 이런데서 도데체 뭘 하려는 거야!!"
"가만있어!!"
나는 아버지의 11번째 아내인 그녀를 벽에 밀어붙이고 그녀의 스커트 속으로 손을 집어 넣었다. 그녀는 저항하려 했지만 그녀의 힘에 밀릴 내가 아니었다. 반항하는 그녀의 팬티를 찢어버리고 그녀의 보지에 강제로 손가락을 쑤셔 넣었다.
"아악! 아파!! 빼!! 빼란 말야! 이 나쁜놈아!! 어떻게.. 어떻게.... 으흐흐흑!!!"
그녀는 나를 두손으로 팍팍 쳤지만 이 내 잠잠해지며 내 어깨에 얼굴을 묻고 입술을 깨물었다. 느끼지 않으려는 노력일 것이다. 하지만 이미 아버지에게 길들여진 그녀의 속살은 금새 끈적하고 미끈거리는 애액을 내기 시작했다. 얼마지나지 않아 그녀의 보지는 지금 당장 자지를 쑤셔도 될만큼 흠뻑 젖었다. 그제야 나는 그녀의 보지에서 손가락을 빼냈다. 그리고 아버지의 시신에 다가갔다.
"아버지.. 당신이 제일 좋아하던.. 여자의 보짓물입니다."
천천히 그의 새파란 입술에 내 손가락에 흥건히 묻은 끈적한 애액을 묻혔다.
"맛있나요? 맛있나 보군요.. 후훗."
어째서일까? 무표정하지만 애액에 반짝이는 그의 입술이 미소를 지은듯 보였다.
"귀신도.... 조교할수 있을까? 귀신은 해본적 없지만.. 당신이라면 가능하겠죠? ................. 지옥에서.. 다시 만나죠. 아버지.."
그것으로 끝이었다. 더는 할말도.. 하고 싶은 행동도 없었다. 그녀도 나의 행동을 이해했는지 가만히 어깨를 들썩이며 고개를 숙일뿐이었다. 아니.. 마지막으로 할 말이 남았다.
"편히 쉬십시오."
"으흐흐흐흑!!! 으으으윽!!!.. 우흐흐으윽!!!"
그녀는 고개를 숙이는 나를 보며 다시 울음을 터뜨렸다.
하루종일 아무 생각도 없이 멍하니 있어보는게 얼마만일까? 소파에 몸을 편히 기대고 멍하니 있으니 웬지 나른해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좋은 아버지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아버지의 죽음이 충격인걸까?
"아버지의 영혼이 어떻게 됐는지 혹시 알아?"
분명 내 곁에는 아무도 없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그곳에서 그녀의 모습이 나타나 내 옆에 앉았다.
"이미 갔을때부터 빈껍데기 뿐이던데 내가 어떻게 알아? 그건 너도 잘아는거 아냐?"
훗. 그런가...
여전히 퉁명스런 그녀의 목소리였지만 오늘만큼은 그녀도 날 건드리지 않기로한 모양이다.
"너희가 천국이라 생각하는 천계와 지옥이라 생각하는 마계는 인간의 영혼을 불러들이는 곳이 아냐. 인간이 죽으면 그 영혼은 계속해서 인간계를 떠돌며 새로운 생명에 깃들 뿐이지. 네 아버지였던 그도 아마 이 세계 어딘가에서 새로운 생명으로 태어나게 될거야. 인간들말로는 윤회라고 하지."
"그래..."
아버지의 유서는 단 하나. 나에게 쓰여진 것뿐이었다. 어차피 노예에 불과한 그 여자에겐 아버지의 유서는 필요가 없으니까.
「성진아. 이 편지를 보고 있을 쯤이면 난 아마 다른 누군가에게 살해 당했을것 같구나. 혹 다른 사고로 죽었을 수 도 있지만 아무튼 이 편지는 내가 죽었을 경우를 대비해 써놓는다. 길게 하진 않으마. 아마.. 길게 써봐야 네게 귀찮을 뿐일테니까.」
하아.. 이 사람. 유서라는걸 쓰면서도 이러고 싶을까? 내 아버지이고 이미 이 세상에 없는 사람이긴 하지만 한숨이 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미안하다. 그리고 고맙다.
난 그 날 네게 여자를 가르친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단 한번뿐인 인생인데 마음껏 즐겨야 하지 않겠느냐.」
언젠가 아주 유행했던 노래 가사가 생각난다.
-아부쥐~는 말하셧쥐. 인생을 즐겨라~
「하지만 난 후회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네게 그것은 너무 큰 충격이 아니었을까 했으니까. 하지만 넌 내 생각이상으로 바르게 자라 주었다. 넌 정말 자랑스런 나의 아들이다.」
훗. 바르게 자라다니.. 다른 사람이 알면 미쳤다는 소릴들을 얘길하시는 군요. 하긴... 그렇게 자라고도 이정도면.. 바르게 컸다고 말할 수 있겠죠. 후후.
「뭐... 이쯤 해두고 넘아가겠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바르게 커줘서 고맙다.」
도데체 그 바르게의 기준이 뭡니까?
「이제 유산 이야기를 하마. 회사는 다른 이의 손에 넘어갈 것이다.회사일을 가르친 적은 없으니 네가 손을 쓰기도 전에 아마 다른 사람들이 미리 손을 쓰겠지. 그래서 일부러 회사는 다른 사람들에게 주기로 했다. 그렇다고 해도 걱정은 마라. 네 계좌로 약 200억 정도 넣어뒀으니까. 아니 네 계좌는 아니지만 내 새 아내일 그녀의 계좌에 있으니 알아서 쓰거라. 있을리는 없겠지만 혹시라도 그 여자가 유산으로 그 돈을 원한다면 그냥 줘도 괜찮다. 따로 네 계좌에 50억은 있으니까. 집안에도 혹시나 해서 5억정도는 놔뒀단다.」
이..이봐요. 당신 내 아버지 맞수? 그 많은 돈을 어느새... 아니 그것보다. 혹시나 싶어서 남겨둔게 도데체 몇개야?
「그리고 마지막인데.. 네 엄마 말이다...」
에?
「그녀는... 내 생에 유일하게 진심으로 사랑했던 여인이다. 그리고 완벽히 조교를 하고도 내 것으로 만들지 못한 유일한 여성이기도 하지... 네게는 네 엄마가 죽었다고 했지만... 실은 그녀는 살아있다.」
뭐...?
「내가 있는 곳에선 내게서 벗어날 수 없다며 외국으로 도망가버린 여자이지. 아무튼... 집에 있는 내 책상의 맨 아래 서랍을 보면 그 밑에 숨겨진 네 엄마의 사진을 찾을 수 있을거다. 봉투가 2개인데.. 웬만하면 작은 봉투만보고 큰 봉투는 보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이유는 충분히 짐작하리라 생각한다.」
네네.. 이해하고 말고요. 저도.. 제 엄마의 그런 사진은 별로 보고 싶지 않습니다.
「짧게 끝낸다고 필요한 이야기만 줄었는데도 꽤 길구나. 만약에.. 네 엄마를 만난다면 미안하다고 전해다오. 혹시 그녀가 마음에 든다면 말리진 않겠지만 네 엄마라는 사실만 기억해라.
그럼 이만... 정말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하겠다.
잘 자라줘서 정말 고맙다. 그리고 사랑한다 아들아.」
"쳇... 한마디라니.. 두마디 잖습니까.. 쿡.."
피식 웃음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시야가 흐려졌다.
하하... 뭐야. 눈물? 큭.. 웃긴다. 큭큭큭...
"쿡쿡... 하하하하.. 아하하하하.."
뭔가 웃길일도 없는데 웃음이 터져나왔다. 갑자기 나의 얼굴을 보드라운 손이 감싸더니 몸이 기울어지고 내 머리는 물컹하고 폭신한 무언가에 얹어졌다. 이건...
"이번만이야."
쿡쿡... 뭐야? 위로? 네가? 악마인 네가 인간인 날 위로한다고?? 그것도 마왕의 딸인 도도한 네가??
"아하하하하. 큭큭큭큭... 크하하하하하하."
뭐가 그렇게 웃긴걸까. 이렇게 시원하게 웃으면서도 눈에서 흐르는 눈물과 가슴이 답답한 이유는...
그리고 그 날 거의 반쯤 미친 상태였던 나는 반쯤 제정신인 상태에서 그녀를 덮쳤다.
*************
흠... 제목이 악마와 계약인데... 별로 계약이랄 듯한 장면은 없습니다..^^;;
뒤에 설명하겠지만.. 카라와 응응응!하는 것으로 계약 성립!이랄까요??ㅋ
아무튼 도입부는 이것으로 끝입니다.
즐독하세요..^^
p.s. 참 이거 본작은 아주 오래전에 잠깐 썼던 "피의맹약"입니다..^^;;
머.. 거의 다 바꼈으니까.. 창작이라고 생각해도 무관할꺼에요..ㅋㅋ
나는 새엄마_한달전 아버지와 결혼한 아버지의 11번째 아내_인 그녀와 함께 아버지가 누워있는 이곳 영안실을 찾았다. 함께 들어온 남자가 수많은 냉장고들 가운데 하나를 열어놓고는 밖으로 나갔다.
내 옆에 있는 그녀는 비록 아버지의 노예였지만 자신의 주인이며 남편이었던 사람이 죽었기 때문인지 이곳에 오는 내내 시끄럽게 흐느꼈고 지금도 손수건으로 입을 가린채 울먹이고 있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다가가 누군가의 모습을 감추고 있는 흰 천을 걷어 내렸다.
"우흐흐흐흑!!. 흐윽!... 우흑... 흐으으윽!!!.."
그녀는 아버지의 창백한 얼굴을 보자마자 그대로 내 등에 얼굴을 묻으며 울음을 터뜨렸다.
착찹한 심정이다.
그리 좋은 아버지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아버지의 죽음은 내게 제법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아버지는 총으로 살해당했다. 그리고 아버지를 죽인 범인은 아버지의 심장을 쏜후 자신의 입에 그 총을 물고 방아쇠를 당겼다.
아버지를 살해한 사람은 육군장교중에서 아버지와 제법 친분이 있던 사람이었다. 경찰에서는 평소 아버지와 친했던 그가 아버지를 살해하고 자신도 자살한 이유를 몰랐지만 나는 알고 있다.
아마 불륜일 것이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어린시절 철없던 내가 무작위로 조교했던 여자들 중에 그 여자가 있었다. 그녀가 마음에 들어서가 아니라 그녀의 딸이 내게 건방지게 굴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난 그녀와 그녀의 어머니, 두 여자를 같이 조교해 버렸다. 그러니 육군장교였던 그의 아내와 딸이 나에게 조교된 것이다.
아버지는 내가 그녀들을 조교했다는 사실을 알았을때 처음으로 나를 때렸다. 그때가 초등학교 6학년때의 일이었다. 그때 이후로 난 여자를 조교하는 것을 조심하고 그녀들을 만나지 않으려했지만 여자의 기쁨을 알아버린 그녀와 그녀의 딸은 끈질기게 나를 찾아왔고 결국 그들 모녀는 나와 아버지의 노예가 되었다.
아마도 그가 아버지를 살해한 것은 이것 때문일것이다. 아버지를 죽인 그 육군장교의 집에서 그의 아내와 딸이 알몸으로 그의 총에 맞아 죽어있었다는 사실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아버지가 죽은 이유는 결국 나때문이라는 결론이었다.
뭐.. 언젠가 이런 결말을 예상하지 못한 것도 아니었지만... 아버지의 사망원인이 나라는 것은 그리 좋은 기분은 아니었다.
슬프진 않았다. 슬프지 않으니 눈물도 당연히 흐르지 않았다. 다만 복잡할 뿐이었다. 뭔가 화가나는 것 같기도하고 웃음이 나올것 같기도 하다.
이게 뭔가? 수많은 여자를 정복해 쾌락에 울부짓게 만들던 그가 지금 누워있다. 영원히 깨어날 수 없는 깊은 잠에 빠져버렸다.
"쳇.."
고개를 돌렸다. 열받아서 눈물이 나롱것만 같았다. 뭔가.. 뭔가 이 분노를 식힐 방법이 필요했다. 그러지 않으면 내가 어떻게 되어 버릴것만 같았다. 그리고.. 내 눈에 그녀가 보였다.
"흐으윽.. 응? 뭐..뭘하는 거야? 이런데서 도데체 뭘 하려는 거야!!"
"가만있어!!"
나는 아버지의 11번째 아내인 그녀를 벽에 밀어붙이고 그녀의 스커트 속으로 손을 집어 넣었다. 그녀는 저항하려 했지만 그녀의 힘에 밀릴 내가 아니었다. 반항하는 그녀의 팬티를 찢어버리고 그녀의 보지에 강제로 손가락을 쑤셔 넣었다.
"아악! 아파!! 빼!! 빼란 말야! 이 나쁜놈아!! 어떻게.. 어떻게.... 으흐흐흑!!!"
그녀는 나를 두손으로 팍팍 쳤지만 이 내 잠잠해지며 내 어깨에 얼굴을 묻고 입술을 깨물었다. 느끼지 않으려는 노력일 것이다. 하지만 이미 아버지에게 길들여진 그녀의 속살은 금새 끈적하고 미끈거리는 애액을 내기 시작했다. 얼마지나지 않아 그녀의 보지는 지금 당장 자지를 쑤셔도 될만큼 흠뻑 젖었다. 그제야 나는 그녀의 보지에서 손가락을 빼냈다. 그리고 아버지의 시신에 다가갔다.
"아버지.. 당신이 제일 좋아하던.. 여자의 보짓물입니다."
천천히 그의 새파란 입술에 내 손가락에 흥건히 묻은 끈적한 애액을 묻혔다.
"맛있나요? 맛있나 보군요.. 후훗."
어째서일까? 무표정하지만 애액에 반짝이는 그의 입술이 미소를 지은듯 보였다.
"귀신도.... 조교할수 있을까? 귀신은 해본적 없지만.. 당신이라면 가능하겠죠? ................. 지옥에서.. 다시 만나죠. 아버지.."
그것으로 끝이었다. 더는 할말도.. 하고 싶은 행동도 없었다. 그녀도 나의 행동을 이해했는지 가만히 어깨를 들썩이며 고개를 숙일뿐이었다. 아니.. 마지막으로 할 말이 남았다.
"편히 쉬십시오."
"으흐흐흐흑!!! 으으으윽!!!.. 우흐흐으윽!!!"
그녀는 고개를 숙이는 나를 보며 다시 울음을 터뜨렸다.
하루종일 아무 생각도 없이 멍하니 있어보는게 얼마만일까? 소파에 몸을 편히 기대고 멍하니 있으니 웬지 나른해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좋은 아버지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아버지의 죽음이 충격인걸까?
"아버지의 영혼이 어떻게 됐는지 혹시 알아?"
분명 내 곁에는 아무도 없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그곳에서 그녀의 모습이 나타나 내 옆에 앉았다.
"이미 갔을때부터 빈껍데기 뿐이던데 내가 어떻게 알아? 그건 너도 잘아는거 아냐?"
훗. 그런가...
여전히 퉁명스런 그녀의 목소리였지만 오늘만큼은 그녀도 날 건드리지 않기로한 모양이다.
"너희가 천국이라 생각하는 천계와 지옥이라 생각하는 마계는 인간의 영혼을 불러들이는 곳이 아냐. 인간이 죽으면 그 영혼은 계속해서 인간계를 떠돌며 새로운 생명에 깃들 뿐이지. 네 아버지였던 그도 아마 이 세계 어딘가에서 새로운 생명으로 태어나게 될거야. 인간들말로는 윤회라고 하지."
"그래..."
아버지의 유서는 단 하나. 나에게 쓰여진 것뿐이었다. 어차피 노예에 불과한 그 여자에겐 아버지의 유서는 필요가 없으니까.
「성진아. 이 편지를 보고 있을 쯤이면 난 아마 다른 누군가에게 살해 당했을것 같구나. 혹 다른 사고로 죽었을 수 도 있지만 아무튼 이 편지는 내가 죽었을 경우를 대비해 써놓는다. 길게 하진 않으마. 아마.. 길게 써봐야 네게 귀찮을 뿐일테니까.」
하아.. 이 사람. 유서라는걸 쓰면서도 이러고 싶을까? 내 아버지이고 이미 이 세상에 없는 사람이긴 하지만 한숨이 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미안하다. 그리고 고맙다.
난 그 날 네게 여자를 가르친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단 한번뿐인 인생인데 마음껏 즐겨야 하지 않겠느냐.」
언젠가 아주 유행했던 노래 가사가 생각난다.
-아부쥐~는 말하셧쥐. 인생을 즐겨라~
「하지만 난 후회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네게 그것은 너무 큰 충격이 아니었을까 했으니까. 하지만 넌 내 생각이상으로 바르게 자라 주었다. 넌 정말 자랑스런 나의 아들이다.」
훗. 바르게 자라다니.. 다른 사람이 알면 미쳤다는 소릴들을 얘길하시는 군요. 하긴... 그렇게 자라고도 이정도면.. 바르게 컸다고 말할 수 있겠죠. 후후.
「뭐... 이쯤 해두고 넘아가겠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바르게 커줘서 고맙다.」
도데체 그 바르게의 기준이 뭡니까?
「이제 유산 이야기를 하마. 회사는 다른 이의 손에 넘어갈 것이다.회사일을 가르친 적은 없으니 네가 손을 쓰기도 전에 아마 다른 사람들이 미리 손을 쓰겠지. 그래서 일부러 회사는 다른 사람들에게 주기로 했다. 그렇다고 해도 걱정은 마라. 네 계좌로 약 200억 정도 넣어뒀으니까. 아니 네 계좌는 아니지만 내 새 아내일 그녀의 계좌에 있으니 알아서 쓰거라. 있을리는 없겠지만 혹시라도 그 여자가 유산으로 그 돈을 원한다면 그냥 줘도 괜찮다. 따로 네 계좌에 50억은 있으니까. 집안에도 혹시나 해서 5억정도는 놔뒀단다.」
이..이봐요. 당신 내 아버지 맞수? 그 많은 돈을 어느새... 아니 그것보다. 혹시나 싶어서 남겨둔게 도데체 몇개야?
「그리고 마지막인데.. 네 엄마 말이다...」
에?
「그녀는... 내 생에 유일하게 진심으로 사랑했던 여인이다. 그리고 완벽히 조교를 하고도 내 것으로 만들지 못한 유일한 여성이기도 하지... 네게는 네 엄마가 죽었다고 했지만... 실은 그녀는 살아있다.」
뭐...?
「내가 있는 곳에선 내게서 벗어날 수 없다며 외국으로 도망가버린 여자이지. 아무튼... 집에 있는 내 책상의 맨 아래 서랍을 보면 그 밑에 숨겨진 네 엄마의 사진을 찾을 수 있을거다. 봉투가 2개인데.. 웬만하면 작은 봉투만보고 큰 봉투는 보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이유는 충분히 짐작하리라 생각한다.」
네네.. 이해하고 말고요. 저도.. 제 엄마의 그런 사진은 별로 보고 싶지 않습니다.
「짧게 끝낸다고 필요한 이야기만 줄었는데도 꽤 길구나. 만약에.. 네 엄마를 만난다면 미안하다고 전해다오. 혹시 그녀가 마음에 든다면 말리진 않겠지만 네 엄마라는 사실만 기억해라.
그럼 이만... 정말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하겠다.
잘 자라줘서 정말 고맙다. 그리고 사랑한다 아들아.」
"쳇... 한마디라니.. 두마디 잖습니까.. 쿡.."
피식 웃음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시야가 흐려졌다.
하하... 뭐야. 눈물? 큭.. 웃긴다. 큭큭큭...
"쿡쿡... 하하하하.. 아하하하하.."
뭔가 웃길일도 없는데 웃음이 터져나왔다. 갑자기 나의 얼굴을 보드라운 손이 감싸더니 몸이 기울어지고 내 머리는 물컹하고 폭신한 무언가에 얹어졌다. 이건...
"이번만이야."
쿡쿡... 뭐야? 위로? 네가? 악마인 네가 인간인 날 위로한다고?? 그것도 마왕의 딸인 도도한 네가??
"아하하하하. 큭큭큭큭... 크하하하하하하."
뭐가 그렇게 웃긴걸까. 이렇게 시원하게 웃으면서도 눈에서 흐르는 눈물과 가슴이 답답한 이유는...
그리고 그 날 거의 반쯤 미친 상태였던 나는 반쯤 제정신인 상태에서 그녀를 덮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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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제목이 악마와 계약인데... 별로 계약이랄 듯한 장면은 없습니다..^^;;
뒤에 설명하겠지만.. 카라와 응응응!하는 것으로 계약 성립!이랄까요??ㅋ
아무튼 도입부는 이것으로 끝입니다.
즐독하세요..^^
p.s. 참 이거 본작은 아주 오래전에 잠깐 썼던 "피의맹약"입니다..^^;;
머.. 거의 다 바꼈으니까.. 창작이라고 생각해도 무관할꺼에요..ㅋㅋ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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