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이 장 빨간머리의 여해적
"수고하셨습니다."
풍덩 빠져들어 버릴 것처럼 맑은 창공 위에서 작열하는 태양. 그 빛을 반사한 바다는 비취색으로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그 위를 당당하게 항해하는 대형선박 남해의 매. 순풍으로 한껏 돛을 부풀리고, 바다의 평원을 질주하는 범선의 모습은 가슴이 저릴 정도로 웅대했다. 그것은 바다의 왕자를 떠올리게 할 만한 품격을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갑판은 축 늘어질 정도로 더웠다. 마치 프라이팬 위에 있는 착각이 들게 했다. 마법아이템을 이용해 냉기를 쐬는 데에도 한계가 있기에, 선원들은 모두 땀을 폭포처럼 흘리고 있다.
여선원들은 모두 브래지어를 안하고 있었다. 그 때문에 얇은 천에 땀이 배어들며 맨 살에 달라붙어, 유방의 형태를 그대로 내보이면서, 유두의 돌기까지 완전히 드러나 있다.
이성(異性)의 시선이 있다면 조금은 조심을 하겠지만, 원래부터 여자만 있는 배가 아닌가. 존재하는 이성(異性)은 오직 남자의 숫자에는 들어가지 않는 꼬맹이 하나뿐이라, 몸가짐에 신경을 쓸 마음은 없었다.
이러한 반라의 누님들에 당황해서 허둥대는 것은 오히려 리카르도였다. 그는 눈 둘 곳을 찾지 못해 곤란했다..
가장 말단 선원 따위가, 냉기를 쐬기 위한 마법아이템같은 걸 사용할 수 있을 리 없으므로, 그는 더위를 잊기 위해 필사적으로 대걸레 질에 집중하고 있었다. 문득 기척을 느끼고 고개를 드니, 선장인 이시스가 리카르도가 일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아마도 선내를 시찰하는 도중인 모양이다.
반라의 여자들 속에서, 오직 한 명 이시스 선장은 달랐다. 푸른 상의에 하얀 바지, 그리고 목에는 하얀스카프, 해군 고급장교의 정식 제복을 빠짐없이 갖추고 있다. 그럼에도 겉으로 보기에도 한치의 더위도 느끼지 않는 것 같았다. 다른 이들과는 동떨어진 그녀의 금욕적인 모습은 인간이 아닌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과연 단련된 사람은 다르구나, 하고 리카르도는 늘상스럽게 받아들였다.
게다가 그녀는 항상 엄격하게 부하들을 질책하기 때문에 다가서기 어려웠다. 그녀가 그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그 장소에는 긴장감이 증대되곤 했다.
그런 그녀이기에, 모든 선원들에게 존경을 받는 것은 아니었지만, 능력에 관해서는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다.
리카르도에게도, 그의 정체를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티는 눈곱만큼도 내지 않고, 다른 선원들과 똑같이 대했다.
"...수고"
한마디 격려를 남긴 이시스는 그대로 걸어가버렸다. 그 걸음걸음마다에 절도가 배어 있어 군인의 귀감이라고 할만했다. 그 뒷모습을 홀린 듯 바라보며, 전송하던 리카르도는 히익하는 소리를 지르며 펄쩍 뛰었다.
목덜미에 뭔가 차가운 것이 닿았던 것이다. 놀라서 뒤를 돌아보자, 짓궂은 웃음을 띤 마리온이 마법으로 차갑게 한 오렌지쥬스가 든 컵을 한 손에 들고 있었다.
"자. 마셔."
해상생활중에는 항상 야채가 부족하다. 그것을 보충하기 위해 럼주는 필수물품으로 선원들의 식사에는 반드시 술이 지급되었다. 럼주의 배급이 끊어지면 선원들이 반란을 일으키는 것도 정당하게 여겨질 정도로, 생사가 걸린 문제였다.
그리고 견습선원들처럼 아직 미성년인 이들을 위해서는 오렌지쥬스가 대용되고 있다. 원래는 식사 때만 나오는 거지만........
리카르도가 이상하게 생각하며 시선을 움직이자, 돛대 아래 그늘에서, 마리온의 악우들인 마사와 지미가 키득거리고 있었다.
전형적인 미소녀의 외모를 한 지미가, 입술에 손가락을 대고 비밀 이라는 신호를 보냈다. 견습요리사의 권한을 이용해서 친구들에게 돌린 모양이다.
그리고 그 남은 걸 마리온이 리카르도에게 준 것이다.
일을 시킬 때나, 업무를 가르칠 때는 가차없이 막대하는 상사긴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맘씨 좋은 여자애 였다. 감사를 표하고, 넘겨받은 쥬스를 한모금 마시고 차가운 컵을 뺨에 대었다.
마리온은 배의 난간에 허리를 기대고, 시원한 바람을 즐기듯 건강미 넘치는 다리를 어깨넓이로 벌리곤 피부에 달라붙은 셔츠의 가슴부분을 들어 손으로 펄럭였다.
명백하게 리카르도를 이성으로 의식하지 않는 태도다. 하지만 사춘기의 소년의 입장에서는, 그런 그녀의 건강한 색기(色氣)가 눈부셨다. 리카르도는 자신도 모르게 얼굴을 붉히곤,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그 모습을 보고 소년의 내심을 짐작한 건지, 마리온은 짓궂은 웃음을 띠우며 입을 열었다.
"네가 선장한테 반한 건 이해하는데. 아무리 애태워도 결국은 이루지지 못할 사랑이야. 너 같은 꼬맹이를 상대해줄 리가 없잖아."
"그런 거 아니에요!"
뭔가 어처구니없는 오해를 산 모양이라고 생각한 리카르도는 피하고 있던 시선을 앞으로 돌리고, 강하게 부정했다.
마리온은 리카르도의 따가운 시선을 햇볕에 그을린 탄력넘치는 피부로 막아내며, 재밌다는 듯 소년을 쳐다봤다.
"흠 그러냐? 네가 이 배에 배속된 건 이시스 선장을 짝사랑 한 네가 애원했기 때문이라는 소문을 들었는데."
"그렇지 않아요. 나도 어째서 내게 이배에 타게 된 건지 모른단 말이에요."
"뭐, 그렇다고 해두지."
실제로 마리온 자신도 그런 소문은 믿지 않았지만 연하의 소년을 놀리는 것이 즐거워 꺼낸 말이었다.
이 이야기는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리카르도는 오렌지 쥬스를 홀짝거리면서 화제를 돌렸다.
"그런데 우리들은 지금 해적을 퇴치하러 가는 거죠? 그 두목이라는 여해적 스칼렛은 어떤 사람이에요?"
"....에엣!"
마리온은 신기한 물건이라도 발견한 것처럼 리카르도의 얼굴을 어이없이 쳐다봤다.
"왜 그러세요?"
"너 말야. 귀하게 컸을라고 전부터 생각하긴 했지만, 진짜 아무것도 모르는 구나."
"........ 모르는 게 이상한 거에요?"
고개를 숙이는 리카르도에게 마리온은 단호하게 대답했다.
"이상해."
이렇게 단호한 대답을 들으니 반론 할 말이 없다. 리카르도는 괜히 오렌지 쥬스만 마셨다.
마리온이 재미있게 되었다고 생각했는지 그녀의 악우(惡友)들에게 손짓을 해 불렀다.
"마사, 지미, 잠깐 내 말 좀 들어봐, 이 꼬맹이가 말이야, 스칼렛을 모른다고 하는데."
"에엑, 진짜 몰라? 의적(義賊) 스칼렛을 모르다니, 대체 어디 시골구석에서 온 거야?"
"와, 진짜 세상물정 하나도 모르는구나."
견습마법사인 마사, 견습요리사인 지미가, 마치 신기한 동물이라도 보는 것처럼 리카르도의 주위를 둘러쌌다.
곤혹스러워 하는 리카르도의 코끝을 손가락으로 튕긴 마리온이, 선배다운 자세로 설명을 시작했다.
"아무리 그래도 해군제4함대사령관 시그레인님은 알고 있겠지?"
"네, 그거야 당연히."
신체 구석구석까지 전부 알고 있다고 까지는 말할 수 없다.
(비단처럼 매끄러운 피부에, 풍만한 젖가슴. 거기다 보지의 조임이 얼마나 굉장한데요. 그리고 느끼고 있을 때의 얼굴은 또 엄청나게 섹시해요. 평소의 청순한 얼굴만 본 사람은 그 표정은 절대 상상할 수 없을 걸요.)
시그레인의 이름을 듣는 것만으로도 그 몸과 마음이 녹아드는 달콤한 쾌감이 떠올라, 반사적으로 양물에 혈액이 몰려들었다.
"그 시그레인님이 배를 타고, 전선에서 활약하실 때, 그분의 양쪽날개라고 불리던 이가 우리배의 선장인 이시스랑, 스칼렛이야."
"엣?"
경악한 리카르도는 너무나 소중한 오렌지쥬스를 바닥에 떨어트리고 말았다. 소년의 반응에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은 세 명의 작은 소녀들은, 여러가지를 가르쳐주었다.
"딱딱한 이시스랑 호방한 스칼렛은 호흡이 잘 맞는 골든 콤비로서 수많은 무공을 세웠어"
마리온의 말을 마사가 잘난체하듯 보충했다.
"이시스 선장이 지장이라고 한다면, 스칼렛은 맹장이야. 한마디로 돌격대장이었단 말이지."
"사브리나 격퇴전 때는 그 사브리나 여왕 비슈누랑 일기토도 했었대."
양손을 모으고 꿈꾸는 소녀처럼 말한 지미의 말을 마사가 가로챘다.
"그건 음유시인이 부른 영웅담에 나온 거잖아. 진짜 있었던 일인지 아닌지는 모르는 거야."
"하지만 어떤 음유시인이든 반드시 집어넣는 명장면이란 말야."
항상 침착한 지미가 웬일인지 얼굴색까지 바꾸며 발끈했다. 보고 있던 마리온이 둘을 말렸다.
"뭐 진짠지 가짠지는 나도 모르지만, 그 스칼렛과 비슈누의 싸움은 꽤 있었을 법하잖아."
"...... 그거야 그렇지."
쓴웃음을 지으며 마사도 동의했고, 지미는 반드시 진실일거라는 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스칼렛은 굉장히 유명한 호걸인 것 같다. 비슈누를 격퇴했던 것은 시그레인의 능력에 의한 것 이라는 거 외에는, 그 세부적인 내용은 파악하지 못하고 있던 리카르도는 멍하니 듣고만 있었다.
게다가 그녀들의 말투를 들어보면, 도적에 대한 미움은 느껴지지 않고, 마치 동경을 품은 듯한 열정이 전해져 온다.
"어, 어째서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 해적 따위가 된 거에요?"
약간 기분 나쁜 듯한 목소리로 리카르도가 묻자, 세 사람은 얼굴을 마주봤다.
"뭔지 모르는 군의 부정에 말려들어서, 죄 없이 투옥된 다음에 도망쳤다고 들었는데."
"엥? 내가 듣기로는 그 원숭이 해군제독이 권력을 이용해 몸을 요구했기 때문에, 군대에서 나갔다고 했어."
"아니야. 스칼렛님은 한곳에 머무르지 않는 자유인이기 때문에 군 조직과 적성이 맞지 않아서, 자유의 바다를 찾아서 여행을 하고 있는 거야."
마리온, 마사, 지미 세 사람은 각각 다른 대답을 했다. 전설적인 사람이다 보니 진상은 어둠 속에 가려진 것 같다.
"하지만 옛날은 어떤 사람이었던 해적이잖아요. 그런 사람들 때문에 생활물자가 부족해져서 물가가 올라가잖아요.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에요."
"그러니까, 네가 어린애라는 거야."
두 살 정도의 차이밖에 나지 않는 주제에, 마리온이 누님행세를 했다.
"비취해는 여러나라의 영해가 복잡하게 얽혀있어서 정규군이 제대로 수비를 할 수 없어. 그래서 각 상선은 그 해역의 해적들에게 일정한 통행료를 지불하고 항로의 안전을 보장받고 있는 거야."
"엣?"
상상해본 적도 없는 바다의 현실에, 리카르도는 무심켜 숨을 삼켰다.
(바다 위에서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었던 건가!)
해적에 대한 생각이 근본적으로 변해버린 리카르도는 가벼운 현기증을 느꼈다.
바다사람들 사이의 암묵적인 약속도 모른 자신은 확실히 그녀들에게 바보 취급당해도 할 수 없는, 물정 모르는 어린애였다.
"그래서 스칼렛은 그런 해적들을 잘 통제하고 있어. 성질 나쁜 해적단은 없애버리지. 우리들이 할 말은 아니지만, 왠만한 해군보다 훨씬 서민들에게 고마운 존재인거야."
해적 질을 하면서 겉으로는 상인을 표방하고 뒤에서는 국가권력의 일부와 연을 맺고 있는 자들이 있다. 그런 악덕상인이나 부폐한 정치가 무리를 스칼렛이 해적 질로 없앤다는 것이다. 또 사람도 거의 죽이지도 않고 포로로 잡은 후, 몸값을 받고 해방시켜준다고 한다.
그렇게 행동하기 때문에, 비취해 연안의 서민들에게 열광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다.
"이 근처 바다는 보기에만 예쁘지, 그 속은 완전 진흙탕이야~♪”
마리온은 가볍게 흥얼거리듯 상당히 심각한 내용의 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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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아침은 좋구나."
견시수로서의 임무를 맡아 돛대 정상에 올라간 리카르도는 상쾌한 아침공기를 즐기고 있었다. 배에 탄지도 벌써 십일 째가 되자 몸도 상당히 익숙해져서, 약간의 여유도 생겼다.
오늘은, 아침 안개가 껴서 시계가 나빴기 때문에 진지하게 견시 임무를 수행하는 것도 쓸데 없는 짓이라, 다소 긴장이 빠져서 아래 쪽에서 움직이는 사람들을 내려다 보았다.
배 자체는 일단 가만히 나둬도 움직이고 있으니 선원들은 일견 편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시스 선장은 결코 선원들을 놀게 놔두지 않았다.
배의 청소, 훈련, 돛대나 그물 손질 등 어떻게든 할 일을 만들어 낸다. 그것들은 단조로운 작업의 연속인데도 선원들의 사기는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었다. 과연 그 시그레인의 심복이라 할만했다. 아직은 모르는 게 많은 리카르도가 봐도 존경스러운 사람이었다.
그리고 또 한 명, 시그레인의 심복이라 불리던 여인을 떠올리고 한숨을 내쉬었다.
"의적이라.... 다 쓸데없는 소리야."
해적은 아무리 좋게 말해도 범죄자다. 그런 이들이 의적으로 불리며 서민들의 신망을 얻는 상태는 국가적으로 보았을 때 상당히 문제가 있는 일이었다.
"비취해는 난잡한 바다지. 작은 국가와 해적들이 난립하고, 언제나 어느 한구석에서는 누군가의 피가 흐르고 있어. 왜 아바마마와 형님은 이런 바다를 통일해서 평화와 영광을 이룩할 생각을 안 하고 있는 걸까? 내륙에 있는 연합왕국과의 싸움에 말려드는 것보다, 이쪽이 쉽고 이익도 클 텐데......"
소년이 스스로의 판단에 대한 자신감이 깊어갈 때 어디선가 가슴을 울리는 피리 소리가 들려왔다.
"어? 무슨 소리지......"
리카르도는 귀를 기울였다.
"오카리나 소리...."
높아가는 피리 소리. 선원들 중 누군가가 연주하고 있는 걸까?
모두 젊고 아름답지만, 거친 누님들이라 풍류와는 인연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 중에는 예외도 있었던 모양이다.
"조악하지만 강한 힘이 느껴지는 음색이야"
궁정의 악사에 견줄만한 실력은 아니지만 나름대로의 기백이 느껴졌다.
무심코 귀를 기울이고 있으려니, 조금씩 소리가 커졌다. 소리는 아래에서 들리는 것이 아니라, 정면에서 들리는 것이었다. 그 말은 즉 연주자가 이 배에 타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앗!"
자신의 사고에 위화감을 느낀 리카르도는 순간적으로 경직되었다.
이 배에 타고 있지 않은 연주자. 그게 뜻하는 말은
"좌현에 선박 출현!"
리카르도가 외쳤다. 그리고 그것과 동시에 안개가 갈라지면서 나타나는 배가 있었다.
"늦었어! 어째서 이렇게 가까이 올 때까지 알아차리지 못한 거야!"
"죄송합니다!"
아래에 있던 항해사의 노성에 리카르도는 황급히 사과했다.
그 배는 남국의 매 보다는 한 단계 작았다.
하지만 상선 중에서는 충분히 큰 편이였다. 아마 백명 정도는 탈 수 있을 정도로 보인다.
그 배의 돛대 꼭대기. 리카르도와 같은 감시대 위에, 한 명의 여인이 서있었다. 그녀가 오카리나를 불고 있었다.
배가 전체적으로 남국의 매 호가 더 컸기에, 감시대의 위치도 더 높아서 리카르도의 위치에서는 그녀가 내려다 보였다.
큰 체격의 여자였다. 키도 평균적인 남자보다 컸다. 이목구비가 뚜렷한 얼굴에, 눈동자는 아침햇빛에 빛나는 바닷빛이었다. 그녀의 화려하고도 굳세 보이는 미모는 강열한 인상을 풍겼다.
오카라나같이 섬세한 악기를 연주하고 있음에도, 그녀의 표정은 맹렬했다. 연주에 취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고무시키고 있는 것이다.
나이는 이십대 후반. 탄력과 풍만함을 갖춘 그녀의 지체는 속칭 다이너마이트 바디라고 불릴만한 몸매를 가지고 있었다.
푸룽푸룽하는 소리가 들릴 듯한 풍만한 가슴과 잘록한 허리, 팽팽한 엉덩이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육체미가 그대로 드러내는 의상을 입고 있었다.
검은 색 바탕에 금색테두리의 뷔스티에는 양 어깨와 가슴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고, 허리를 조인 끈 사이로 앙증맞은 배꼽까지 그대로 보인다. 그리고 팔에는 검은 색 긴 장갑을 끼고 있다.
허리를 감은 얇은 치마는, 진한 루비색이었고, 한쪽에 깊은 슬릿이 들어가 있어, 강풍에 따라 망토처럼 흩날렸다.
당연히 그 안쪽이 훤히 드려다 보인다. 하얀 허벅지는 물론, 검은 색의 섹시한 팬티까지 엿보인다. 아마도 보이는 것을 전제로 한 속옷일 것이다.
다리를 감싸고 있는 것 역시 검정색바탕에 테두리가 금색인 롱 부츠.
그 외에 액세서리로, 황금으로 된 목걸이와 팔찌, 반지 따위를 하고 있다. 노출이 많은 쿨하고 섹시한 드레스차림이다.
허리에는 가죽벨트를 하고 있는데, 거기엔 황금색 자루의 단검을 달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가 머리에 쓰고 있는 검은색의 커다란 모자에는 해골이 들어간 해적마크가 새겨져 있었다. (옛날 이야기에 나오는 해적선장모자를 말하는 것이다.)
그 호기로운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모두가 아연해져 있는 동안 정체를 간파한 것은 이시스였다.
"..........스칼렛."
그 이름이 선원들 사이에 물결치듯 퍼져갔다.
(이 사람이....... 여해적 스칼렛)
리카르도는 다시 찬찬히 살펴보았다.
여해적도 옛 친구를 발견한 모양이다. 오카리나의 연주를 멈추고, 모자를 벗은 뒤 우아하게 예를 표했다. 적금(赤金)빛을 띤 곱슬머리가 바닷바람에 날렸다.
그녀가 다시 고개를 들었을 대 붉은 입술 끝이 히죽 올라갔다. 그것은 사냥감을 앞에둔 맹금류같은 미소였다.
풍성한 붉은 머리카락과 풍만한 바디라인을 가진 미녀. 아니 그런 겉모습뿐만 아니라, 내면에서도 분출하는 생명의 빛이, 그녀의 미모를 더욱 아름답게 하고 있었다. 짜증날 정도로 멋진 여자다. 한번 보면 결코 잊혀지지 않을 개성을 가지고 있다.
리카르도의 등에 찌르르 하는 전율이 흘렀다. 매료된 것은 그 혼자만이 아닌 것 같았다.
"총원 전투배치. 전투를 준비해라. 적들이 올라온다!"
이시스의 분노한 외침을 듣고서야, 자신들의 위치로 돌아온 선원들이 우당탕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는 동안 해적선에서 마법탄 두 세발이 동시에 날아왔다. 그에 지지 않고 두배가 넘는 해군의 마법탄이 날아갔다.
"무기를 들어라, 백병진이다."
갑작스러운 엄청난 충돌. 배가 강제로 접선된 것이다. 두 척의 배는 격렬하게 흔들렸다. 인공적인 대지진에 선원들은 우르르 넘어졌다. 리카르도도 그에 휩쓸려 감시대에서 떨어질뻔했지만 겨우 기둥을 잡고 바로 설수 있었다.
그러는 중에도 이시스와 스칼렛 둘은, 경이적인 평형감각을 발휘해 똑바로 서있었다. 그리고 두척의 배 사이에 널판지가 걸리고 백병전이 시작되었다.
좁은 판자다리를 사이에 두고, 해적과 군인이 충돌했지만, 그곳은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정도의 공간에 불과했다. 그 전선이 돌파 당하면 바로 총력전이 될 것이다.
공중에 홀로 있는 리카르도는 그대로 있을 지 아래로 내려가야 할지 고민했지만, 자신이 내려가봤자 도움이 될 자신이 없었기에, 그저 허둥대면서 보고 있었다. 아니 공중에 있는 것은 그 혼자가 아니었다. 다른 편에 스칼렛도 있었다.
양배의 중앙돛대 위이므로, 실제로는 상당한 거리가 있지만 주위에 아무도 없기에, 감각적으로는 손이 닿을 듯한 거리였다.
"상당히 귀여운 아이가 있었잖아."
위쪽을 올려다보는 여해적 스칼렛은 석궁을 손에 들고 있었다. 그리고 그 화살 끝은 리카르도를 향했다..
"헉!"
도망갈 곳은 없다. 화살에 맞는다. 태어나서 처음 느끼는 죽음의 위기에 리카르도의 몸은 얼어붙은 듯 움직이지 않았다.
아침바다를 생각나게 하는 눈동자에 웃음이 스치며 금빛을 발했다. 그리고 화살이 발사되었다.
"히익!"
자기가 생각해도 칠칠치 못한 비명을 토하며 필사적으로 몸을 숙였다. 파직 하는 소리가 귓가에 들렸지만 아무데도 아프지 않았다. 조심조심 화살의 행방을 찾으니 돛대 중앙에 명중했다.
화살 끝에는 밧줄이 묶여 있었다. 그 끝을 따라가자 석궁을 옆구리에 낀 여해적이 왼손을 들어 허리에서 단검을 뺐다. 칼날이 붉은 빛을 띤 것으로 보아 마법검이었다.
빨간머리의 여해적은 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소년을 향해 가볍게 한쪽 눈을 찡긋했다.
(위, 윙크받았다)
리카르도가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를 모르고 시선을 이리저리 돌리고 있을 때, 여해적은 감시대를 두른 낮은 나무울타리 위에 올라섰다. 그리고 밧줄을 한 손으로 잡고, 적금발(赤金髮)을 흩날리며, 마치 묘기라도 부리는 것처럼 단번에 뛰어내린 그녀가 목표로 한 곳은....
"선장!"
여해적의 생각 치도 못한 기습에 갑판에서는 비명소리고 터졌다. 마치 독수리 같은 습격. 그 강렬한 참격을 직접 받아내는 어리석은 짓을 이시스가 범 할리 없었다.
날씬한 몸을 옆으로 굴려 거리를 벌렸다.
붉은 빛의 마법검이, 이시스가 남긴 잔상을 가차없이 베었다.
갑판에 뛰어내린 스칼렛은 밧줄을 놓았고, 이시스는 군도를 뽑았다.
"여, 이시스 오랜만."
"아아, 헤어지고 처음이군."
리카르도가 감시대에서 내려다 보자 열기가득한 푸른 눈과 깊게 가라앉은 밤색 눈동자가, 서로를 마주보고 있었다.
마리온과 그녀의 친구들에게 들은 이야기 대로라면, 예전엔 같은 선장 아래서 공을 다투던 두사람이 일년 만에 재회한 것이다. 그리고 둘은 모두 선장이 되어 있다. 한 사람은 군함이고, 다른 한 사람은 해적선이지만...
쌓인 회포를 풀기에는 두 사람의 입장은 너무나 달라져 있다. 해군과 해적, 둘은 결코 섞일 수 없는 숙적이나 마찬가지다.
"네가 나를 토벌하러 온다는 소릴 듣고, 인사하러 온 거야."
말이 끝나기도 전에 빠르게 단검이 바람을 가르고, 낭창낭창한 군도가 휘둘러졌다. 서로에게 적의를 품은 군도와 단검이 빠르게 교차했다. 리카르도가 보는 앞에서 두사람은 최선을 다해 상대를 공격했다.
현란한 스칼렛의 단검과 실질강건한 이시스의 도. 하나부터 열까지 대조적인 두 사람이 진심으로 싸우면 누가 이길까. 그것은 일년전 에트루리아 해군 내에서도 분분하게 논의되었지만 실제로 대결이 이루어 진 적은 없었다.
검무를 추듯 싸우는 스칼렛과 두텁고 틈이 없는 검기를 구사하는 이시스. 다른 자들이 결코 끼어들 수 없는 공방이었다.
"스칼렛, 한가지 질문이 있다!"
"뭔데?"
"어째서, 해적에 몸을 던진 거냐."
냉엄한 얼굴을 한 이시스의 밤색 눈동자는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지만, 그 안에는 다른 사람들이 결코 알아챌 수 없는 깊은 애정이 담겨 있었다.
"후후후, 대답해줄 의리 같은 건 없잖아, 말하자면 운명의 장난이랄까."
"장난치지마! 내가 사라졌을 때 선장님이 느낄 슬픔을 상상 못했던 거냐!"
이시스가 말하는 선장은 물론 시그레인이다. 그녀는 아끼던 부하에게 배신당했다. 확실히 그녀가 느꼈을 아픔을 짐작할 만 하다.
이시스의 강렬한 참격을 스칼렛은 가벼운 스텝으로 피하곤, 날카로운 찌르기를 가했다. 하지만 그 움직임은 읽힌 듯 했다. 관성의 법칙을 무시하는 것처럼 돌아온 군도가 수평으로 베여졌다.
스칼렛은 아슬아슬하게 몸을 숙였다. 도가 지나간 후에 빨간 머리카락 몇 가닥이 바람이 날렸다.
"여전히 대단한 실력이구나. 지금 현재, 비취해에서 나와 호각으로 싸울 수 있는 건, 이시스 너뿐이야. 시그레인은 지위가 올라가서 현역에서 물러났으니까 말이야."
"투항해라. 이전의 정을 봐서 내가 책임을 지고, 이제까지의 죄과는 묻지 않도록 하겠다."
"고지식한 이시스의 약속은 만금의 가치가 있지. 하지만 이제 와서 그런 썩은 나라에 미련 따위는 없어."
이시스의 신중한 제안에, 스칼렛은 어깨를 으쓱해 거절하고, 히죽 사악해 보이는 웃음을 띠웠다.
"그보다 너 정도의 여자가 언제까지 국가의 개로 있는 건 아까운 일이야. 내 부하로 들어 오지 않을래. 우리들이 이 비취해를 통합하자. 내가 해적왕. 네가 보좌가 되는 거야. 싫다면 그 반대도 좋고."
"그런 헛소리를!"
이시스는 격앙된 소리를 지르며, 다시 가열찬 베기를 날렸다. 그것은 방금 전까지보다 더욱 아슬아슬한 공방이었다. 이시스의 군복 이곳 저곳이 잘리고, 하늘색 브래지어가 엿보였다. 스칼렛의 섹시 드레스의 가슴부위도 찢어졌지만, 속옷이 아니라, 맨살이 그대로 비치는 걸로 보아 노브라인 것 같다.
이전의 전우와 싸워야하는 고충으로 이시스가 아랫입술을 꽉 깨물고 잇는 데 비해 스칼렛은 즐거워 보였다.
검정과 빨강으로 이뤄진 옷을 입은 미녀와 파랑과 흰색 옷은 미인이 시시각각 위치를 바꾸며 추는 가볍고도 위험한 댄스.
(괴, 굉장해, 무도회를 보고 있는 것 같아.)
작열하는 공격과 완벽한 방어의 연속. 달인이라 불릴 만한 레벨에 달한 기(技)는 사람을 매료시키는 마력이 있었다. 그것이 설사 살벌한 죽음을 품고 있음에도.
리카르도는 시간의 경과도 잊은 채 그 싸움에 빠져들었다. 그것은 다른 선원들도 마찬가지였다.
그 때 갑자기 먼 해상에서 황색의 마법탄이 쏘아져 올랐다. 뭔가 의미가 담긴 신호탄이 틀림없다.
해적선에서 굵은 뿔피리 소리가 울려 퍼졌다.
"칫. 벌써 끝인가. 조금 더 즐겨보고 싶었는데 말야."
불만스러운 얼굴을 한 스칼렛은 몸을 뒤로 뺐다.
"어디 가는 거냐! 이대로 도망치게 놓아둘 거 같으냐!"
"정말이지 넌 하나도 변하지 않았구나~♪"
다시 휘둘러진 춤추는 듯한 일격을 이시스는 군도로 받았다.
스칼렛은 그대로 힘을 주어, 단검과 군도를 겹친 채로 앞으로 다가왔다. 그 결과 두 사람의 어깨가 맞닿았다. 힘겨루기다. 당연히 움직임은 멎었다.
"뭘 하고 있는 거냐! 일제히 돌격하라. 이 불온한 자들을 퇴치하라!"
이시스의 명령에 의해 병사들은 정신을 차렸다.
도적토벌은 스포츠와 다르다. 진지하게 일기토를 지켜준다는 건 웃기지도 않는 일이다. 다른 선원들이 지시에 따를 때, 스칼렛은 머리를 앞으로 쭉 내밀어, 이시스의 얇은 입술을 덮었다.
"흡!"
앞으로 돌격하려던 선원들도 깜짝 놀라 제자리에 멈추고, 냉정침착한 이시스도, 눈을 하얗게 뜨고 동요했다. 스칼렛이 거기에 더해 혀까지 집어넣어려 하자, 이시스는 반사적으로 몸을 떨어뜨렸다.
"후후후. 잘 먹었어♪"
자신의 관능적인 입술을 혀로 핥은 스칼렛은, 이번에야말로 몸을 뒤로 빼 달아났다.
그리고 선박가장자리로 퇴각, 마치 다리에 날개라도 단 것처럼 도약했다. 해적선의 함교가 낮았기에 그녀는 쉽게 자신의 배로 돌아갔다.
"이시스, 오늘은 이 정도로 용서해줘."
웃음 소리와 동시에 양쪽 배는 반대편으로 크게 밀려났고, 스칼렛의 배와 이시스의 배는 그렇게 완전히 반대방향으로 흘러갔다. 아무래도 여기는 조수가 지나가는 길목이었던 모양이다. 스칼렛은 이 조류의 변화를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던 것이 틀림없다.
"......"
이시스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이제 와서 추격을 명하기에는 무리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손해를 계산해봐도 서로 간에 몸을 사렸기 때문이지, 사상자도 나오지 않았다. 즉 철두철미하게, 스칼렛의 생각대로 놀아난 것이다.
"이게 스칼렛. 그리고 이시스의 실력......"
사라져가는 배를 바라보면서, 감시대 위의 리카르도는 멍하게 중얼거렸다. 이시스는 패배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지만 리카르도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멋지게 해적선을 격퇴한 것이다.
소년의 머릿속에서 두사람의 일기토 신이 재현되었다. 이어서 여자끼리의 키스신을 반추했다. 다음 순간 두 사람의 나체를 상상하고, 또 섹스를 할 때 보여줄 그녀들의 치태를 망상 했다.
"핫!"
정신을 차린 리카르도는 잽싸게 자리에 쭈그리고 앉았다. 반바지 속에서 자지가 발기해, 텐트를 치고 있었다.
(이런 모습을 다른 사람들이 봤다간 창피해 죽을 거야...."
청소년의 고통 따위는 눈곱만큼도 모르는 이시스는 부하에게 보고를 받고 신경질적으로 자신의 입술을 손으로 문지르고는 침을 뱉었다. 평소의 그녀라면 생각할 수 없는 야만적인 행동이었지만, 동성에게 입술을 빼앗긴 쇼크가 그 정도로 심각했던 것이다. 갈 곳 없는 분노를 토할 곳을 찾던 이시스는 빗물 받는 통을 단칼에 베어버린 뒤에야 군도를 칼집에 넣었다.
이시스가 이렇게까지 감정을 드러내고 노기를 참지 못하는 모습은, 그녀를 안지 오래된 선원들도 본적 없는 일이었다. 평소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 인간이 격노하면 어떻게 되는 가를 보여주는 무서운 모습이다.
바늘 떨어지는 소리도 들릴 만큼 조용해진 갑판에, 겨우 발기를 가라앉힌 리카르도가 조심조심 돛대에서 내려왔다. 숙연해져 있는 일동을 앞에 두고 혼자 심호흡을 하고 있던 이시스고 고함을 쳤다.
"리카르도, 네가 견시수였군."
"넷!"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리카르도는 등을 곧추세우고 대답했다.
"어째서 적이 그렇게까지 가까이 올 때까지 몰랐었나."
"죄송합니다."
리카르도로서도 할 말이 없었다. 이시스의 날카로운 안광은 소년의 불알을 오그라들게 만들기에 충분한 박력이 있었다.
대부분의 선원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중앙 돛대에 등을 향한 채 서서 리카르도는 그대로 돛대에 묶였다.
"내일 아침에 풀어주도록."
엄한 명령을 남긴 이시스가 그대로 돌아가려 하자, 리카르도는 조심스럽게 질문을 했다.
"저, 화장실은....."
"그대로 봐라."
농담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시스의 밤색눈동자는 전혀 웃고 있지 않았다.
깐깐해 보이는 얼굴이라고 생각하고는 있었지만, 실제론 악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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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카르도, 괜찮아~"
밤, 혼자서 마스트에 묶여있는 리카르도 옆에, 녹색 두건을 한 마리온이, 친구인 마사와 지미를 데리고 면회를 왔다.
"이시스 정말 너무하네. 견시를 제대로 못한 건 사실이지만, 이렇게까지 한 건 자기 화풀이잖아."
마음 착한 미소녀 지미가 자기 일처럼 화를 냈지만, 지적인 미소녀 마사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이시스 선장은 그런 감정적인 짓은 하지 않아. 애송이에게 항해의 엄격함을 가르쳐주기 위해서 선장이 쓴 방법이야. 우리들도 모두 한번 당한 적 있잖아."
"아, 그러고 보니..."
지미는 그녀의 하얀 리본이 흔들릴 정도로 강하게 짝하고 손뼉을 쳤다.
지금까지의 행동으로 보아, 지미는 스칼렛의 팬. 마사는 이시스의 팬인 것 같다.
중용을 지키는 마리온이 묶여있는 소년에게 충고했다.
"물이 마시고 싶더라도 참아. 화장실이 가고 싶어지면, 진짜 지옥이니까."
"응"
작게 고개를 끄덕인 리카르도를 보고, 마사가 곰곰이 생각하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근데 말야. 이녀석 무지하게 귀엽지 않아."
"그렇기야 하지. 그래서 나도 모르게 괴롭히고 싶어진다니까."
그는 괴롭힘 당하고 있었던 건가... 상당히 힘들게 일을 시킨다는 생각은 했었지만.... 마리온의 말에 리카르도는 처음으로 그것을 자각했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기분이 나쁘지 않은 것은 마리온의 뒤끝 없는 쾌활한 성격과 호의를 느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게 묶여서 움직이지 못하는 미소년은 꽤 달아오르지 않아?"
"응. 짓궂은 장난을 치고 싶어져."
"할까?"
멍하게 있던 지미가 꿈을 꾸는 것처럼 말하자, 마사가 동의하고, 마리온이 결단을 내렸다.
세 여자아이의 요사한 웃음을 보며, 리카르도는 식은 땀을 흘렸다.
"저, 저기... 농담은 그만두세요."
"괜찮아. 넌 그냥 입다물고 가만히 있으면 되니까♪"
"하지 마요. 그만, 저리가~~!"
리카르도는 필사적으로 다리를 오므리고 저항했지만, 그 노력은 무용해서, 반바지와 팬티를 빼앗기고 말았다.
세여자아이는 벗겨진 그의 다리 사이를 뚫어져라 응시했다.
"작다아!"
솔직하게 소리치는 마리온을, 보라색 로브를 걸친 마사가 말렸다.
"잠깐 마리온, 그건 남자애한테는 하면 안 되는 말이야."
"엣, 그런거야?"
"자 봐 바, 애가 확실히 상처 입은 얼굴을 하고 있잖아."
리카르도는 다른 사람과 비교해본 적도 없었고, 시그레인이 아무 말도 해주지 않았기 때문에, 아마 평범한 크기일 거라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여자아이들에게 잠지가 작다는 소리를 듣는 것은 가슴을 둔기로 맞은 것처럼 충격이었다.
(내건 작아. 작아. 작아.........)
당장이라도 울먹일 것 같은 소년의 얼굴을 본 마리온은, 다급하게 사죄했다.
"미안해, 미안해. 하지만 말이야, 사내애의 자지는 커질 수 있잖아. 어떻게 하면 커지는 거야?"
"그건 성적으로 흥분할 때야."
당연하다는 듯 말하는 마사에게 마리온은 다시 물었다.
"어떻게 하면 성적으로 흥분하는데?"
"역시 여자의 알몸을 보면 되지 않을까?"
"여자의 알몸이라.."
눈동자를 빛낸 마리온은, 두명의 친구들을 데리고 뒤쪽으로 돌아가, 머리를 맞대고 의논을 시작했다.
"에엣, 그렇게까지 하자고?"
"재미있을 것 같잖아."
"그럼. 저 애 어떤 표정을 지을까?"
이런 단편적인 말이 들려왔지만 리카르도로서는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건지 제대로 알 수 없었다. 이윽고 의견을 통일한 세 여자아이가, 요사한 웃음을 얼굴에 가득 띠우고 , 리카르도를 앞에 두고 나란히 섰다.
"리카르도! 주목! 하나, 둘. 셋!"
세 여자아이는 입고 있는 옷을 쥐고, 단번에 들어 올렸다.
물론 세사람은 브래지어 따위는 하지 않았다. 그 결과 밤하늘을 가득 채운 별빛 아래, 세 쌍 여섯 개의 유방이 밖으로 튀어 나왔다. 셋은 당연히 유방까지 햇볕에 그을리지는 않았다. 시그레인만큼 투명할 정도로 희지는 않지만, 건강한 살색을 띠고 있었다.
크기는 지미, 마사, 마리온 순이다.
시그레인의 잘 숙성된 과일과는 다른 신선함으로 가득한 젊고 탄력 있는 과일들이었다.
젖가슴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당연히 마리온도 뺨에 홍조를 띠우고 있었지만, 경악한 소년의 얼굴에 만족한 듯 장난기 가득한 웃음을 짓고 가슴을 내밀었다.
"어때, 너. 지금까지 엄마가슴밖에 본 적 없지. 게다가 세 사람 걸 동시에 보다니 정말 행운아야."
"아휴, 그런 빈약가슴을 보여주면서 뭐가 자랑스러운 건지...."
보라색 로브 사이로 가슴을 보여주고 있는 마사도 역시 뺨에 홍조를 띠고 있었지만, 냉정하게 말했다.
마리온은 얼굴을 더욱 붉히면서 친구를 잡아먹을 듯 노려봤다.
"무슨 소리야! 내 가슴은 아직 자라는 중이란 말이야!"
"너네 엄마를 봤을 때 그 정도가 한계일 거야."
마리온도 그 말에는 반론을 할 수 없었던 듯 분루를 삼켰다.
그 사이 역시 얼굴을 붉히고 있던 지미가, 자신의 커다란 가슴을 양손으로 쥐고 주물럭거리는 걸 보여주며 말했다.
"어때? 우리도 억지로 네 자지를 봤으니까, 너도 우리 가슴을 자세히 봐도 괜찮아."
지미의 말에, 마리온과 마사도 다시 리카르도의 정면에서 자신들의 가슴을 문지르며 보여주었다.
세 사람은 자신들이 하는 것이 부끄러운 행동이라는 걸 자각은 하고 있는지 얼굴을 새빨갛게 붉혔고, 그것을 보고 있는 소년도 얼굴이 달아올랐다.
그녀들은 소년이 동정이라는 생각에 빠져, 누님행세를 거였지만, 시그레인에게 여자를 품는 법에 대해 심오한 가르침을 받은 리카르도는 눈 앞의 맛있어 보이는 과일들을 먹는 상상으로 침을 삼켰다.
"아, 커졌다."
마치 죽순이 자라는 것처럼, 남근이 쑥쑥 부풀어올랐다.
세 여자아이는 숨을 멈추고 호기심을 가득 드러내며, 관찰을 하는 동안 잠지는 배꼽아래까지 부풀어 올랐다.
"이게 그 말로만 듣던 자지가 발기한 모습인가. 흐음. 이건 큰 걸까, 작은 걸까. 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어."
유심하게 눈으로 관찰하기만 하던 마리온은, 결국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손을 내밀었다.
조심조심 내민 손으로, 남근의 끄트머리를 만졌다. 다음 순간 마치 위험한 폭탄이라도 건드린 것처럼, 화들짝 손을 뗐다.
"흡"
리카르도는 터져나올 뻔한 신음을 삼켰다 이런 모습으로 잠지를 만져지는 것은 굴욕적인 일이었지만, 여자아이 손의 감촉이 말할 수 없을 만큼 기분이 좋았다. 그것을 인정하는 것이 두려웠다.
필사적으로 자신의 욕정과 싸우는 소년의 자지를 다시 마리온의 손가락이 조심조심 다가와 만졌다. 그리고 만져도 괜찮다는 것을 알아차린 건지, 기둥을 손으로 감싸 쥐었다. 땀이 베인 뜨거운 손에 닿은 부분에서부터 꼬리뼈를 타고, 아찔한 쾌감이 질주했다. 소년이 맛본 성감 따위는 전혀 모르는 활기찬 여자아이는, 신중하게 문지르면서 감촉을 확인했다.
"근데 딱딱하긴 딱딱하구나."
"딱딱해?"
"응 굉장히 딱딱해. 그리고 상당히 탄력이 있는 거 같아."
마사의 질문에 대답한 마리온은 귀두 끝을 손으로 쥐고 아래로 꾹 눌렀다가 손가락을 뗐다. 육봉은 기세 좋게 원래 자리로 되돌아와 리카르도의 아랫배에 부딪혔다.
"와, 굉장해, 재미있어. 나도 해볼래."
환성을 지른 지미도 손을 뻗었다. 그녀는 남근을 옆으로 당겼다가 손을 놓았다. 이번에는 장해물이 없었기에, 자지는 오락가락 힘있게 좌우로 춤을 췄다.
마리온과 지미는 교대로 육봉을 움직이게 하며 놀았지만 마사는 불알에 흥미를 보이고 있었다.
"이 주머니 속에 있는 것이 정낭이겠지. 앗. 탱글 탱글해. 이 안에 정액이 가득 뭉쳐있는 거구나."
그녀들도 혼자였다면 부끄러워서 이런 짓은 하지도 못했겠지만, 셋이 함께이기에, 전혀 그런 티를 내지 않았다. 새빨개진 얼굴로 열이라도 있는 듯 촉촉해진 눈동자를 빛내며 남자의 성기를 신기한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았다.
"그만해요. 아아. 그만. 제발. 부탁이니까..."
처음에는 바다의 남자답게, 단호하게 화를 내는 듯 하던 리카르도였지만, 그 목소리는 점점 연약해져 갔다.
소년은 초점을 잃은 눈으로 뜨거운 숨을 토했고, 소녀들의 손안에 있는 육봉은 점점 질량과 경도를 늘려갔다.
경험이 없는 여자애들은 그것이 어떤 사태의 전조인지 전혀 몰랐다. 눈을 빛내며 시시각각 변화하는 남근을 흥미롭게 지켜봤다.
리카르도는 항문과 아랫배에 힘을 주며 필사적으로 버텼다.
"크으으으으....."
전신에서 땀이 방울방울 흘러내린다. 희롱당하는 성기를 앞으로 내미는 것처럼 등이 활처럼 휘어졌다.
소년의 노력을 전혀 모르는 소녀들은 무심하게 남성기를 희롱했다.
"이, 이제 그만!!"
비통한 단말마와 함께 소녀들은 손안에서 귀여운 남근이 발딱발딱 경련했다.
"굉장해. 팔딱거리고 있어."
마리온이 감탄의 소리를 지른 순간이었다. 여자아이들 손안에 있던 육봉 끝에서, 흰색의 진한 체액이 분출했다.
퓨퓨퓨퓨퓨퓨퓨퓨퓨퓨우우우우웃.
남근은 마치 독사가 독이라도 뿜는 것 같은 기세로 주위로 머리를 흔들며 머리온의 두건에서부터 얼굴, 그리고 가슴에까지 뜨거운 체액을 뿌렸다. 마리온은 두건이라도 쓰고 있으니까 괜찮았다. 마사와 지미는 머리카락까지 희고 진한 액체가 스며들었다.
깜짝 놀란 세 여자아이는 멍청히 얼굴로 뿌려지는 뜨거운 체액을 맞았다.
활화산 같은 분출도 결국 끝났다. 잠시 후 마리온이 입을 열었다.
"어마, 이건 설마 정액?"
"설마가 아니라 정액이 아니면 대체 뭐겠어?"
보라색 로브에 뿌려진 정액을 보면서 마사도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답했고, 지미는 코를 킁킁거렸다.
"냄새가 엄청 나. 이게 수컷의 냄새구나~"
세 명의 처녀 여아들은 꿀꺽 침을 삼켰다. 저마다 손에 뿌려진 정액의 냄새를 맡고 조심조심 혀끝을 대 맛을 봤다.
마리온이 얼굴을 찡그렸다.
"나 말야, 물고기 알은 상당히 좋아하는데, 이건 이상해, 전혀 맛이 없어."
"그건 네가 아직 어린애라서 그런 거야. 술을 우리가 마셔도 별로 맛이 없었잖아. 하지만 어른들은 좋아하잖아. 그것과 똑같아. 어른이 되면, 이렇게 싱싱한 정액은 이세상에서 가장 달콤하고 맛있는 게 될 거야."
"진짜 그럴까?"
마사의 설명에 마리온은 의심스럽다는 듯 대답했다.
그러던 중 여자애들에게 성을 희롱 당하고 있던 소년은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저항했다.
"이제, 만족했죠. 지금까지 일은 이시스 선장이나 다른 사람들한테 말하지 않을 테니까 바지를 원래대로 돌려주세요."
"애가 참 시끄럽네. 다른 사람들한테 들리잖아."
모두에게 말하지 않겠다는 말이 마치 협박처럼 들려서 기분이 상한 것 같다.
근데 갑자기 마리온이 반바지를 벗어버리고, 하얀 팬티도 벗었다.
머리 색과 똑같이 짙은 주황색 음모가 드러났다. 놀란 리카르도나 친구들의 시선을 무시하고, 자신이 벗어낸 속옷을 리카르도의 입에 쑤셔 넣었다.
"그, 그 정도론 금방 뱉어낼 거야."
마사도 역시 반바지와 팬티를 벗었다. 그리곤 속옷의 다리를 넣는 부분을 리카르도의 귀에 걸어 마치 복면처럼 씌웠다.
"그럼 나도...."
두 친구의 행동에 촉발된, 어른스러운 여자아이 지미마저도, 하의를 모두 벗고 알몸이 되어 속옷을 리카르도의 머리에 씌웠다.
방금 막 벗어 따끈따끈한 체취가 스며있는 팬티로 얼굴이 뒤 덮였다.
세 종류의 냄새가 섞여서, 냄새를 구별할 수 없지만, 젊어서 분비물이 많 은만큼 상당히 강렬한 암컷의 냄새였다.
눈이 따끔따끔할 정도의 여성의 냄새가, 입 속은 물론, 비강으로 폐까지 스며들 만큼 가득했다.
남자로서 굴욕적인 모습이지만, 탐스러운 냄새를 즐기는 것을 참을 수 있을 리 없다.
(시그레인의 보지와는 전혀 다른 냄새야. 아, 그런가, 시그레인은 언제나 향수를 뿌리고 있으니까 냄새를 모르는 구나. 이게 생으로 맡아지는 여자아이의 냄새구나. 아아.)
시그레인의 페로몬 가득한 냄새를 아주 좋아했던 리카르도는 바다의 소녀들에게서 맡아지는 냄새도 역시 참을 수 없을 만큼 좋았다.
그리고, 눈 앞에는 상의를 가슴 위까지 끌어올리고, 하반신은 완전히 나체가 된 세명의 미소녀가 있다. 남근은 순식간에 부활해버렸다.
이 한심스런 모습을, 왕궁에서 리카르도를 따르던 신하들이 봤다면 눈물을 흘렸을 것이다.
"오오 역시 귀여운 얼굴을 했어도 남자는 남자구나. 보지 냄새가 좋은가 보지."
소년을 놀리면서 마리온은 남근을 희롱했다.
"이건 그러니까, 여자로 치면 클리토리스 같은 거지."
"아마 그렇겠지."
"그럼, 이거 벗겨지겠네."
마사의 동의를 받은 마리온은 갑자기, 귀두를 감싼 얇은 피부를 벗기기 시작했다.
"으으으읏!"
시그레인에 의해 벗기는 데 익숙해졌다고는 해도, 아직은 공기가 닿는 것만으로 자극이 되어버리는 어린 자지였다. 따끔따끔한 아픔과 쾌감이 겹쳐, 새빨간 점막이 점점 부풀어 올랐다.
"오옷, 벗겨진다, 벗겨진다."
마리온은 남자의 고뇌는 전혀 모른 채 재미있다는 듯이 포경을 벗겨버렸다.
리카르도의 자지는 물론, 전신이 작게 경련하고 있었지만, 그런 건 소녀들에게는 조금도 신경 쓰이지 않았다.
어른스러운 지미가 탄성을 질렀다.
"우와, 예쁜 핑크색이야. 이거 꽤 맛있어 보여. 저기 나, 조금만 핥아봐도 돼?"
"우웁"
입안이 팬티로 채워져 있는 리카르도가 대답할 수 있을 리 없다. 하지만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시그레인에게 배웠다. 이렇게 벗겨져서 아플 때는, 여자가 침이 가득 묻은 혀로 핥아주면, 더할 나위 없는 쾌감이 온다는 걸.
마리온이 벗긴 귀두를 견습요리사가 할짝 할짝 맛을 보듯 핥았다. 막 정액을 토한 후라 민감해져 있는 귀두의 뒷부분에서부터 구멍까지 희롱 당하는 것은 고통이기도 했지만, 쾌감도 있었다.
고통이 조금씩 사라져가고, 달콤한 쾌감만이 남는다.
"나도, 나도 핥아 보고 싶어."
"지미이이, 나도 핥게 해줘."
마리온이 오른 쪽에서, 마사가 왼쪽에서 머리를 가까이 했다. 지미는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지구들에게도 자리를 양보해, 자신은 아래쪽에서 핥았다. 새빨갛게 부풀어 오른 귀두를 좌우와 아래쪽에서 세여자아이의 혀가 할짝할짝 핥는다. 마치 사탕 같은 걸로 착각한 것처럼 열심이다.
순식간에 타액으로 코팅된 귀두. 이제 쾌감만 있을 뿐 고통은 없다. 또 소녀들의 뜨거운 숨결과 콧김도 기분 좋았다.
(하아, 얘네들의 혀, 굉장히 매끄럽고 기분 좋아.)
그만하라는 말은 이제 전혀 떠오르지 않았다.
시그레인의 테크닉과 비교하면, 한참은 부족한 세 사람이지만, 협동심은 굉장했다.
호기심에 따라 춤추는 혀에 따라 남근이 부풀었다.
리카르도는 이제 얌전해졌다.
육봉은 점점 부풀어올라, 귀두도 점점 두꺼워졌다. 그곳을 소녀들의 혀가 날름날름 핥는다.
"웃"
소년이 작게 신음하며 사정이 시작되었다.
퓨우우우우우우우!
희고 탁한 액체가 소녀들의 코앞에서 분출했다. 이번에도 전혀 피하지 않고 소녀들은 얼굴로 받았다.
마리온이 경이로움으로 가득한 소리를 질렀다.
"우와, 또 나왔다!"
"어쩔 수 없잖아. 어린 남자애니까 참을성이 부족한 거야. 그 대신 몇번이고 할 수 있다....고, 지미 좀 봐, 맛있게 먹고 있어."
마사의 멍한 시선이 닿은 곳에는 귀두를 입에 문 지미가 쪽쪽 빨아 마시며, 꿀꺽꿀꺽 소리를 내고 있었다.
가장 어른스러워 보이는 소녀가, 가장 대담한 일을 솔선해서 하고 있다. 감탄한 마리온과 마사, 리카르도의 주목을 받으면서, 최후의 한 방울까지 깨끗하게 마신 지미는 자지에서 얼굴을 떼고 말했다."
"아아, 맛있었어♪"
마리온도 코 밑에 뿌려진 정액을 혀를 내밀어 핥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응 익숙해지니까 맛있는 것 같아♪"
"확실히 처음에는 비리고 맛없었지만, 자꾸자꾸 먹고 싶어지는 맛이야."
얼굴에 달라붙은 정액을 손가락으로 닦아서 핥으면서 마사도 동의했다.
마리온과 마사와 지미는, 정액범벅이 된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았다가, 묶여있는 소년에게 시선을 보냈다.
세명의 처녀 애들은 마치 정액에 취한 것 같은 표정으로 혀로 입술을 핥았다.
"흡!"
깊은 사정의 여운에 잠겨 있던 소년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그리고 음탕하기 그지없는 고문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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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수척해 보이는데, 그렇게 힘들었었니?"
다음날, 리카르도를 돛대에서 풀어준 이시스는, 고개를 갸웃했다.
"아뇨. 괜찮습니다."
징벌보다 훨씬 힘겨운 시련을 이겨 낸 리카르도는 배 안으로 들어가, 그물침대에 쓰러져 죽은 듯이 잠들었다.
제 2 장 빨간머리의 여해적이 끝났습니다.
제 3 장 파란의 선상생활로 이어집니다.
"수고하셨습니다."
풍덩 빠져들어 버릴 것처럼 맑은 창공 위에서 작열하는 태양. 그 빛을 반사한 바다는 비취색으로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그 위를 당당하게 항해하는 대형선박 남해의 매. 순풍으로 한껏 돛을 부풀리고, 바다의 평원을 질주하는 범선의 모습은 가슴이 저릴 정도로 웅대했다. 그것은 바다의 왕자를 떠올리게 할 만한 품격을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갑판은 축 늘어질 정도로 더웠다. 마치 프라이팬 위에 있는 착각이 들게 했다. 마법아이템을 이용해 냉기를 쐬는 데에도 한계가 있기에, 선원들은 모두 땀을 폭포처럼 흘리고 있다.
여선원들은 모두 브래지어를 안하고 있었다. 그 때문에 얇은 천에 땀이 배어들며 맨 살에 달라붙어, 유방의 형태를 그대로 내보이면서, 유두의 돌기까지 완전히 드러나 있다.
이성(異性)의 시선이 있다면 조금은 조심을 하겠지만, 원래부터 여자만 있는 배가 아닌가. 존재하는 이성(異性)은 오직 남자의 숫자에는 들어가지 않는 꼬맹이 하나뿐이라, 몸가짐에 신경을 쓸 마음은 없었다.
이러한 반라의 누님들에 당황해서 허둥대는 것은 오히려 리카르도였다. 그는 눈 둘 곳을 찾지 못해 곤란했다..
가장 말단 선원 따위가, 냉기를 쐬기 위한 마법아이템같은 걸 사용할 수 있을 리 없으므로, 그는 더위를 잊기 위해 필사적으로 대걸레 질에 집중하고 있었다. 문득 기척을 느끼고 고개를 드니, 선장인 이시스가 리카르도가 일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아마도 선내를 시찰하는 도중인 모양이다.
반라의 여자들 속에서, 오직 한 명 이시스 선장은 달랐다. 푸른 상의에 하얀 바지, 그리고 목에는 하얀스카프, 해군 고급장교의 정식 제복을 빠짐없이 갖추고 있다. 그럼에도 겉으로 보기에도 한치의 더위도 느끼지 않는 것 같았다. 다른 이들과는 동떨어진 그녀의 금욕적인 모습은 인간이 아닌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과연 단련된 사람은 다르구나, 하고 리카르도는 늘상스럽게 받아들였다.
게다가 그녀는 항상 엄격하게 부하들을 질책하기 때문에 다가서기 어려웠다. 그녀가 그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그 장소에는 긴장감이 증대되곤 했다.
그런 그녀이기에, 모든 선원들에게 존경을 받는 것은 아니었지만, 능력에 관해서는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다.
리카르도에게도, 그의 정체를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티는 눈곱만큼도 내지 않고, 다른 선원들과 똑같이 대했다.
"...수고"
한마디 격려를 남긴 이시스는 그대로 걸어가버렸다. 그 걸음걸음마다에 절도가 배어 있어 군인의 귀감이라고 할만했다. 그 뒷모습을 홀린 듯 바라보며, 전송하던 리카르도는 히익하는 소리를 지르며 펄쩍 뛰었다.
목덜미에 뭔가 차가운 것이 닿았던 것이다. 놀라서 뒤를 돌아보자, 짓궂은 웃음을 띤 마리온이 마법으로 차갑게 한 오렌지쥬스가 든 컵을 한 손에 들고 있었다.
"자. 마셔."
해상생활중에는 항상 야채가 부족하다. 그것을 보충하기 위해 럼주는 필수물품으로 선원들의 식사에는 반드시 술이 지급되었다. 럼주의 배급이 끊어지면 선원들이 반란을 일으키는 것도 정당하게 여겨질 정도로, 생사가 걸린 문제였다.
그리고 견습선원들처럼 아직 미성년인 이들을 위해서는 오렌지쥬스가 대용되고 있다. 원래는 식사 때만 나오는 거지만........
리카르도가 이상하게 생각하며 시선을 움직이자, 돛대 아래 그늘에서, 마리온의 악우들인 마사와 지미가 키득거리고 있었다.
전형적인 미소녀의 외모를 한 지미가, 입술에 손가락을 대고 비밀 이라는 신호를 보냈다. 견습요리사의 권한을 이용해서 친구들에게 돌린 모양이다.
그리고 그 남은 걸 마리온이 리카르도에게 준 것이다.
일을 시킬 때나, 업무를 가르칠 때는 가차없이 막대하는 상사긴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맘씨 좋은 여자애 였다. 감사를 표하고, 넘겨받은 쥬스를 한모금 마시고 차가운 컵을 뺨에 대었다.
마리온은 배의 난간에 허리를 기대고, 시원한 바람을 즐기듯 건강미 넘치는 다리를 어깨넓이로 벌리곤 피부에 달라붙은 셔츠의 가슴부분을 들어 손으로 펄럭였다.
명백하게 리카르도를 이성으로 의식하지 않는 태도다. 하지만 사춘기의 소년의 입장에서는, 그런 그녀의 건강한 색기(色氣)가 눈부셨다. 리카르도는 자신도 모르게 얼굴을 붉히곤,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그 모습을 보고 소년의 내심을 짐작한 건지, 마리온은 짓궂은 웃음을 띠우며 입을 열었다.
"네가 선장한테 반한 건 이해하는데. 아무리 애태워도 결국은 이루지지 못할 사랑이야. 너 같은 꼬맹이를 상대해줄 리가 없잖아."
"그런 거 아니에요!"
뭔가 어처구니없는 오해를 산 모양이라고 생각한 리카르도는 피하고 있던 시선을 앞으로 돌리고, 강하게 부정했다.
마리온은 리카르도의 따가운 시선을 햇볕에 그을린 탄력넘치는 피부로 막아내며, 재밌다는 듯 소년을 쳐다봤다.
"흠 그러냐? 네가 이 배에 배속된 건 이시스 선장을 짝사랑 한 네가 애원했기 때문이라는 소문을 들었는데."
"그렇지 않아요. 나도 어째서 내게 이배에 타게 된 건지 모른단 말이에요."
"뭐, 그렇다고 해두지."
실제로 마리온 자신도 그런 소문은 믿지 않았지만 연하의 소년을 놀리는 것이 즐거워 꺼낸 말이었다.
이 이야기는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리카르도는 오렌지 쥬스를 홀짝거리면서 화제를 돌렸다.
"그런데 우리들은 지금 해적을 퇴치하러 가는 거죠? 그 두목이라는 여해적 스칼렛은 어떤 사람이에요?"
"....에엣!"
마리온은 신기한 물건이라도 발견한 것처럼 리카르도의 얼굴을 어이없이 쳐다봤다.
"왜 그러세요?"
"너 말야. 귀하게 컸을라고 전부터 생각하긴 했지만, 진짜 아무것도 모르는 구나."
"........ 모르는 게 이상한 거에요?"
고개를 숙이는 리카르도에게 마리온은 단호하게 대답했다.
"이상해."
이렇게 단호한 대답을 들으니 반론 할 말이 없다. 리카르도는 괜히 오렌지 쥬스만 마셨다.
마리온이 재미있게 되었다고 생각했는지 그녀의 악우(惡友)들에게 손짓을 해 불렀다.
"마사, 지미, 잠깐 내 말 좀 들어봐, 이 꼬맹이가 말이야, 스칼렛을 모른다고 하는데."
"에엑, 진짜 몰라? 의적(義賊) 스칼렛을 모르다니, 대체 어디 시골구석에서 온 거야?"
"와, 진짜 세상물정 하나도 모르는구나."
견습마법사인 마사, 견습요리사인 지미가, 마치 신기한 동물이라도 보는 것처럼 리카르도의 주위를 둘러쌌다.
곤혹스러워 하는 리카르도의 코끝을 손가락으로 튕긴 마리온이, 선배다운 자세로 설명을 시작했다.
"아무리 그래도 해군제4함대사령관 시그레인님은 알고 있겠지?"
"네, 그거야 당연히."
신체 구석구석까지 전부 알고 있다고 까지는 말할 수 없다.
(비단처럼 매끄러운 피부에, 풍만한 젖가슴. 거기다 보지의 조임이 얼마나 굉장한데요. 그리고 느끼고 있을 때의 얼굴은 또 엄청나게 섹시해요. 평소의 청순한 얼굴만 본 사람은 그 표정은 절대 상상할 수 없을 걸요.)
시그레인의 이름을 듣는 것만으로도 그 몸과 마음이 녹아드는 달콤한 쾌감이 떠올라, 반사적으로 양물에 혈액이 몰려들었다.
"그 시그레인님이 배를 타고, 전선에서 활약하실 때, 그분의 양쪽날개라고 불리던 이가 우리배의 선장인 이시스랑, 스칼렛이야."
"엣?"
경악한 리카르도는 너무나 소중한 오렌지쥬스를 바닥에 떨어트리고 말았다. 소년의 반응에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은 세 명의 작은 소녀들은, 여러가지를 가르쳐주었다.
"딱딱한 이시스랑 호방한 스칼렛은 호흡이 잘 맞는 골든 콤비로서 수많은 무공을 세웠어"
마리온의 말을 마사가 잘난체하듯 보충했다.
"이시스 선장이 지장이라고 한다면, 스칼렛은 맹장이야. 한마디로 돌격대장이었단 말이지."
"사브리나 격퇴전 때는 그 사브리나 여왕 비슈누랑 일기토도 했었대."
양손을 모으고 꿈꾸는 소녀처럼 말한 지미의 말을 마사가 가로챘다.
"그건 음유시인이 부른 영웅담에 나온 거잖아. 진짜 있었던 일인지 아닌지는 모르는 거야."
"하지만 어떤 음유시인이든 반드시 집어넣는 명장면이란 말야."
항상 침착한 지미가 웬일인지 얼굴색까지 바꾸며 발끈했다. 보고 있던 마리온이 둘을 말렸다.
"뭐 진짠지 가짠지는 나도 모르지만, 그 스칼렛과 비슈누의 싸움은 꽤 있었을 법하잖아."
"...... 그거야 그렇지."
쓴웃음을 지으며 마사도 동의했고, 지미는 반드시 진실일거라는 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스칼렛은 굉장히 유명한 호걸인 것 같다. 비슈누를 격퇴했던 것은 시그레인의 능력에 의한 것 이라는 거 외에는, 그 세부적인 내용은 파악하지 못하고 있던 리카르도는 멍하니 듣고만 있었다.
게다가 그녀들의 말투를 들어보면, 도적에 대한 미움은 느껴지지 않고, 마치 동경을 품은 듯한 열정이 전해져 온다.
"어, 어째서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 해적 따위가 된 거에요?"
약간 기분 나쁜 듯한 목소리로 리카르도가 묻자, 세 사람은 얼굴을 마주봤다.
"뭔지 모르는 군의 부정에 말려들어서, 죄 없이 투옥된 다음에 도망쳤다고 들었는데."
"엥? 내가 듣기로는 그 원숭이 해군제독이 권력을 이용해 몸을 요구했기 때문에, 군대에서 나갔다고 했어."
"아니야. 스칼렛님은 한곳에 머무르지 않는 자유인이기 때문에 군 조직과 적성이 맞지 않아서, 자유의 바다를 찾아서 여행을 하고 있는 거야."
마리온, 마사, 지미 세 사람은 각각 다른 대답을 했다. 전설적인 사람이다 보니 진상은 어둠 속에 가려진 것 같다.
"하지만 옛날은 어떤 사람이었던 해적이잖아요. 그런 사람들 때문에 생활물자가 부족해져서 물가가 올라가잖아요.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에요."
"그러니까, 네가 어린애라는 거야."
두 살 정도의 차이밖에 나지 않는 주제에, 마리온이 누님행세를 했다.
"비취해는 여러나라의 영해가 복잡하게 얽혀있어서 정규군이 제대로 수비를 할 수 없어. 그래서 각 상선은 그 해역의 해적들에게 일정한 통행료를 지불하고 항로의 안전을 보장받고 있는 거야."
"엣?"
상상해본 적도 없는 바다의 현실에, 리카르도는 무심켜 숨을 삼켰다.
(바다 위에서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었던 건가!)
해적에 대한 생각이 근본적으로 변해버린 리카르도는 가벼운 현기증을 느꼈다.
바다사람들 사이의 암묵적인 약속도 모른 자신은 확실히 그녀들에게 바보 취급당해도 할 수 없는, 물정 모르는 어린애였다.
"그래서 스칼렛은 그런 해적들을 잘 통제하고 있어. 성질 나쁜 해적단은 없애버리지. 우리들이 할 말은 아니지만, 왠만한 해군보다 훨씬 서민들에게 고마운 존재인거야."
해적 질을 하면서 겉으로는 상인을 표방하고 뒤에서는 국가권력의 일부와 연을 맺고 있는 자들이 있다. 그런 악덕상인이나 부폐한 정치가 무리를 스칼렛이 해적 질로 없앤다는 것이다. 또 사람도 거의 죽이지도 않고 포로로 잡은 후, 몸값을 받고 해방시켜준다고 한다.
그렇게 행동하기 때문에, 비취해 연안의 서민들에게 열광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다.
"이 근처 바다는 보기에만 예쁘지, 그 속은 완전 진흙탕이야~♪”
마리온은 가볍게 흥얼거리듯 상당히 심각한 내용의 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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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아침은 좋구나."
견시수로서의 임무를 맡아 돛대 정상에 올라간 리카르도는 상쾌한 아침공기를 즐기고 있었다. 배에 탄지도 벌써 십일 째가 되자 몸도 상당히 익숙해져서, 약간의 여유도 생겼다.
오늘은, 아침 안개가 껴서 시계가 나빴기 때문에 진지하게 견시 임무를 수행하는 것도 쓸데 없는 짓이라, 다소 긴장이 빠져서 아래 쪽에서 움직이는 사람들을 내려다 보았다.
배 자체는 일단 가만히 나둬도 움직이고 있으니 선원들은 일견 편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시스 선장은 결코 선원들을 놀게 놔두지 않았다.
배의 청소, 훈련, 돛대나 그물 손질 등 어떻게든 할 일을 만들어 낸다. 그것들은 단조로운 작업의 연속인데도 선원들의 사기는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었다. 과연 그 시그레인의 심복이라 할만했다. 아직은 모르는 게 많은 리카르도가 봐도 존경스러운 사람이었다.
그리고 또 한 명, 시그레인의 심복이라 불리던 여인을 떠올리고 한숨을 내쉬었다.
"의적이라.... 다 쓸데없는 소리야."
해적은 아무리 좋게 말해도 범죄자다. 그런 이들이 의적으로 불리며 서민들의 신망을 얻는 상태는 국가적으로 보았을 때 상당히 문제가 있는 일이었다.
"비취해는 난잡한 바다지. 작은 국가와 해적들이 난립하고, 언제나 어느 한구석에서는 누군가의 피가 흐르고 있어. 왜 아바마마와 형님은 이런 바다를 통일해서 평화와 영광을 이룩할 생각을 안 하고 있는 걸까? 내륙에 있는 연합왕국과의 싸움에 말려드는 것보다, 이쪽이 쉽고 이익도 클 텐데......"
소년이 스스로의 판단에 대한 자신감이 깊어갈 때 어디선가 가슴을 울리는 피리 소리가 들려왔다.
"어? 무슨 소리지......"
리카르도는 귀를 기울였다.
"오카리나 소리...."
높아가는 피리 소리. 선원들 중 누군가가 연주하고 있는 걸까?
모두 젊고 아름답지만, 거친 누님들이라 풍류와는 인연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 중에는 예외도 있었던 모양이다.
"조악하지만 강한 힘이 느껴지는 음색이야"
궁정의 악사에 견줄만한 실력은 아니지만 나름대로의 기백이 느껴졌다.
무심코 귀를 기울이고 있으려니, 조금씩 소리가 커졌다. 소리는 아래에서 들리는 것이 아니라, 정면에서 들리는 것이었다. 그 말은 즉 연주자가 이 배에 타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앗!"
자신의 사고에 위화감을 느낀 리카르도는 순간적으로 경직되었다.
이 배에 타고 있지 않은 연주자. 그게 뜻하는 말은
"좌현에 선박 출현!"
리카르도가 외쳤다. 그리고 그것과 동시에 안개가 갈라지면서 나타나는 배가 있었다.
"늦었어! 어째서 이렇게 가까이 올 때까지 알아차리지 못한 거야!"
"죄송합니다!"
아래에 있던 항해사의 노성에 리카르도는 황급히 사과했다.
그 배는 남국의 매 보다는 한 단계 작았다.
하지만 상선 중에서는 충분히 큰 편이였다. 아마 백명 정도는 탈 수 있을 정도로 보인다.
그 배의 돛대 꼭대기. 리카르도와 같은 감시대 위에, 한 명의 여인이 서있었다. 그녀가 오카리나를 불고 있었다.
배가 전체적으로 남국의 매 호가 더 컸기에, 감시대의 위치도 더 높아서 리카르도의 위치에서는 그녀가 내려다 보였다.
큰 체격의 여자였다. 키도 평균적인 남자보다 컸다. 이목구비가 뚜렷한 얼굴에, 눈동자는 아침햇빛에 빛나는 바닷빛이었다. 그녀의 화려하고도 굳세 보이는 미모는 강열한 인상을 풍겼다.
오카라나같이 섬세한 악기를 연주하고 있음에도, 그녀의 표정은 맹렬했다. 연주에 취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고무시키고 있는 것이다.
나이는 이십대 후반. 탄력과 풍만함을 갖춘 그녀의 지체는 속칭 다이너마이트 바디라고 불릴만한 몸매를 가지고 있었다.
푸룽푸룽하는 소리가 들릴 듯한 풍만한 가슴과 잘록한 허리, 팽팽한 엉덩이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육체미가 그대로 드러내는 의상을 입고 있었다.
검은 색 바탕에 금색테두리의 뷔스티에는 양 어깨와 가슴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고, 허리를 조인 끈 사이로 앙증맞은 배꼽까지 그대로 보인다. 그리고 팔에는 검은 색 긴 장갑을 끼고 있다.
허리를 감은 얇은 치마는, 진한 루비색이었고, 한쪽에 깊은 슬릿이 들어가 있어, 강풍에 따라 망토처럼 흩날렸다.
당연히 그 안쪽이 훤히 드려다 보인다. 하얀 허벅지는 물론, 검은 색의 섹시한 팬티까지 엿보인다. 아마도 보이는 것을 전제로 한 속옷일 것이다.
다리를 감싸고 있는 것 역시 검정색바탕에 테두리가 금색인 롱 부츠.
그 외에 액세서리로, 황금으로 된 목걸이와 팔찌, 반지 따위를 하고 있다. 노출이 많은 쿨하고 섹시한 드레스차림이다.
허리에는 가죽벨트를 하고 있는데, 거기엔 황금색 자루의 단검을 달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가 머리에 쓰고 있는 검은색의 커다란 모자에는 해골이 들어간 해적마크가 새겨져 있었다. (옛날 이야기에 나오는 해적선장모자를 말하는 것이다.)
그 호기로운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모두가 아연해져 있는 동안 정체를 간파한 것은 이시스였다.
"..........스칼렛."
그 이름이 선원들 사이에 물결치듯 퍼져갔다.
(이 사람이....... 여해적 스칼렛)
리카르도는 다시 찬찬히 살펴보았다.
여해적도 옛 친구를 발견한 모양이다. 오카리나의 연주를 멈추고, 모자를 벗은 뒤 우아하게 예를 표했다. 적금(赤金)빛을 띤 곱슬머리가 바닷바람에 날렸다.
그녀가 다시 고개를 들었을 대 붉은 입술 끝이 히죽 올라갔다. 그것은 사냥감을 앞에둔 맹금류같은 미소였다.
풍성한 붉은 머리카락과 풍만한 바디라인을 가진 미녀. 아니 그런 겉모습뿐만 아니라, 내면에서도 분출하는 생명의 빛이, 그녀의 미모를 더욱 아름답게 하고 있었다. 짜증날 정도로 멋진 여자다. 한번 보면 결코 잊혀지지 않을 개성을 가지고 있다.
리카르도의 등에 찌르르 하는 전율이 흘렀다. 매료된 것은 그 혼자만이 아닌 것 같았다.
"총원 전투배치. 전투를 준비해라. 적들이 올라온다!"
이시스의 분노한 외침을 듣고서야, 자신들의 위치로 돌아온 선원들이 우당탕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는 동안 해적선에서 마법탄 두 세발이 동시에 날아왔다. 그에 지지 않고 두배가 넘는 해군의 마법탄이 날아갔다.
"무기를 들어라, 백병진이다."
갑작스러운 엄청난 충돌. 배가 강제로 접선된 것이다. 두 척의 배는 격렬하게 흔들렸다. 인공적인 대지진에 선원들은 우르르 넘어졌다. 리카르도도 그에 휩쓸려 감시대에서 떨어질뻔했지만 겨우 기둥을 잡고 바로 설수 있었다.
그러는 중에도 이시스와 스칼렛 둘은, 경이적인 평형감각을 발휘해 똑바로 서있었다. 그리고 두척의 배 사이에 널판지가 걸리고 백병전이 시작되었다.
좁은 판자다리를 사이에 두고, 해적과 군인이 충돌했지만, 그곳은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정도의 공간에 불과했다. 그 전선이 돌파 당하면 바로 총력전이 될 것이다.
공중에 홀로 있는 리카르도는 그대로 있을 지 아래로 내려가야 할지 고민했지만, 자신이 내려가봤자 도움이 될 자신이 없었기에, 그저 허둥대면서 보고 있었다. 아니 공중에 있는 것은 그 혼자가 아니었다. 다른 편에 스칼렛도 있었다.
양배의 중앙돛대 위이므로, 실제로는 상당한 거리가 있지만 주위에 아무도 없기에, 감각적으로는 손이 닿을 듯한 거리였다.
"상당히 귀여운 아이가 있었잖아."
위쪽을 올려다보는 여해적 스칼렛은 석궁을 손에 들고 있었다. 그리고 그 화살 끝은 리카르도를 향했다..
"헉!"
도망갈 곳은 없다. 화살에 맞는다. 태어나서 처음 느끼는 죽음의 위기에 리카르도의 몸은 얼어붙은 듯 움직이지 않았다.
아침바다를 생각나게 하는 눈동자에 웃음이 스치며 금빛을 발했다. 그리고 화살이 발사되었다.
"히익!"
자기가 생각해도 칠칠치 못한 비명을 토하며 필사적으로 몸을 숙였다. 파직 하는 소리가 귓가에 들렸지만 아무데도 아프지 않았다. 조심조심 화살의 행방을 찾으니 돛대 중앙에 명중했다.
화살 끝에는 밧줄이 묶여 있었다. 그 끝을 따라가자 석궁을 옆구리에 낀 여해적이 왼손을 들어 허리에서 단검을 뺐다. 칼날이 붉은 빛을 띤 것으로 보아 마법검이었다.
빨간머리의 여해적은 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소년을 향해 가볍게 한쪽 눈을 찡긋했다.
(위, 윙크받았다)
리카르도가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를 모르고 시선을 이리저리 돌리고 있을 때, 여해적은 감시대를 두른 낮은 나무울타리 위에 올라섰다. 그리고 밧줄을 한 손으로 잡고, 적금발(赤金髮)을 흩날리며, 마치 묘기라도 부리는 것처럼 단번에 뛰어내린 그녀가 목표로 한 곳은....
"선장!"
여해적의 생각 치도 못한 기습에 갑판에서는 비명소리고 터졌다. 마치 독수리 같은 습격. 그 강렬한 참격을 직접 받아내는 어리석은 짓을 이시스가 범 할리 없었다.
날씬한 몸을 옆으로 굴려 거리를 벌렸다.
붉은 빛의 마법검이, 이시스가 남긴 잔상을 가차없이 베었다.
갑판에 뛰어내린 스칼렛은 밧줄을 놓았고, 이시스는 군도를 뽑았다.
"여, 이시스 오랜만."
"아아, 헤어지고 처음이군."
리카르도가 감시대에서 내려다 보자 열기가득한 푸른 눈과 깊게 가라앉은 밤색 눈동자가, 서로를 마주보고 있었다.
마리온과 그녀의 친구들에게 들은 이야기 대로라면, 예전엔 같은 선장 아래서 공을 다투던 두사람이 일년 만에 재회한 것이다. 그리고 둘은 모두 선장이 되어 있다. 한 사람은 군함이고, 다른 한 사람은 해적선이지만...
쌓인 회포를 풀기에는 두 사람의 입장은 너무나 달라져 있다. 해군과 해적, 둘은 결코 섞일 수 없는 숙적이나 마찬가지다.
"네가 나를 토벌하러 온다는 소릴 듣고, 인사하러 온 거야."
말이 끝나기도 전에 빠르게 단검이 바람을 가르고, 낭창낭창한 군도가 휘둘러졌다. 서로에게 적의를 품은 군도와 단검이 빠르게 교차했다. 리카르도가 보는 앞에서 두사람은 최선을 다해 상대를 공격했다.
현란한 스칼렛의 단검과 실질강건한 이시스의 도. 하나부터 열까지 대조적인 두 사람이 진심으로 싸우면 누가 이길까. 그것은 일년전 에트루리아 해군 내에서도 분분하게 논의되었지만 실제로 대결이 이루어 진 적은 없었다.
검무를 추듯 싸우는 스칼렛과 두텁고 틈이 없는 검기를 구사하는 이시스. 다른 자들이 결코 끼어들 수 없는 공방이었다.
"스칼렛, 한가지 질문이 있다!"
"뭔데?"
"어째서, 해적에 몸을 던진 거냐."
냉엄한 얼굴을 한 이시스의 밤색 눈동자는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지만, 그 안에는 다른 사람들이 결코 알아챌 수 없는 깊은 애정이 담겨 있었다.
"후후후, 대답해줄 의리 같은 건 없잖아, 말하자면 운명의 장난이랄까."
"장난치지마! 내가 사라졌을 때 선장님이 느낄 슬픔을 상상 못했던 거냐!"
이시스가 말하는 선장은 물론 시그레인이다. 그녀는 아끼던 부하에게 배신당했다. 확실히 그녀가 느꼈을 아픔을 짐작할 만 하다.
이시스의 강렬한 참격을 스칼렛은 가벼운 스텝으로 피하곤, 날카로운 찌르기를 가했다. 하지만 그 움직임은 읽힌 듯 했다. 관성의 법칙을 무시하는 것처럼 돌아온 군도가 수평으로 베여졌다.
스칼렛은 아슬아슬하게 몸을 숙였다. 도가 지나간 후에 빨간 머리카락 몇 가닥이 바람이 날렸다.
"여전히 대단한 실력이구나. 지금 현재, 비취해에서 나와 호각으로 싸울 수 있는 건, 이시스 너뿐이야. 시그레인은 지위가 올라가서 현역에서 물러났으니까 말이야."
"투항해라. 이전의 정을 봐서 내가 책임을 지고, 이제까지의 죄과는 묻지 않도록 하겠다."
"고지식한 이시스의 약속은 만금의 가치가 있지. 하지만 이제 와서 그런 썩은 나라에 미련 따위는 없어."
이시스의 신중한 제안에, 스칼렛은 어깨를 으쓱해 거절하고, 히죽 사악해 보이는 웃음을 띠웠다.
"그보다 너 정도의 여자가 언제까지 국가의 개로 있는 건 아까운 일이야. 내 부하로 들어 오지 않을래. 우리들이 이 비취해를 통합하자. 내가 해적왕. 네가 보좌가 되는 거야. 싫다면 그 반대도 좋고."
"그런 헛소리를!"
이시스는 격앙된 소리를 지르며, 다시 가열찬 베기를 날렸다. 그것은 방금 전까지보다 더욱 아슬아슬한 공방이었다. 이시스의 군복 이곳 저곳이 잘리고, 하늘색 브래지어가 엿보였다. 스칼렛의 섹시 드레스의 가슴부위도 찢어졌지만, 속옷이 아니라, 맨살이 그대로 비치는 걸로 보아 노브라인 것 같다.
이전의 전우와 싸워야하는 고충으로 이시스가 아랫입술을 꽉 깨물고 잇는 데 비해 스칼렛은 즐거워 보였다.
검정과 빨강으로 이뤄진 옷을 입은 미녀와 파랑과 흰색 옷은 미인이 시시각각 위치를 바꾸며 추는 가볍고도 위험한 댄스.
(괴, 굉장해, 무도회를 보고 있는 것 같아.)
작열하는 공격과 완벽한 방어의 연속. 달인이라 불릴 만한 레벨에 달한 기(技)는 사람을 매료시키는 마력이 있었다. 그것이 설사 살벌한 죽음을 품고 있음에도.
리카르도는 시간의 경과도 잊은 채 그 싸움에 빠져들었다. 그것은 다른 선원들도 마찬가지였다.
그 때 갑자기 먼 해상에서 황색의 마법탄이 쏘아져 올랐다. 뭔가 의미가 담긴 신호탄이 틀림없다.
해적선에서 굵은 뿔피리 소리가 울려 퍼졌다.
"칫. 벌써 끝인가. 조금 더 즐겨보고 싶었는데 말야."
불만스러운 얼굴을 한 스칼렛은 몸을 뒤로 뺐다.
"어디 가는 거냐! 이대로 도망치게 놓아둘 거 같으냐!"
"정말이지 넌 하나도 변하지 않았구나~♪"
다시 휘둘러진 춤추는 듯한 일격을 이시스는 군도로 받았다.
스칼렛은 그대로 힘을 주어, 단검과 군도를 겹친 채로 앞으로 다가왔다. 그 결과 두 사람의 어깨가 맞닿았다. 힘겨루기다. 당연히 움직임은 멎었다.
"뭘 하고 있는 거냐! 일제히 돌격하라. 이 불온한 자들을 퇴치하라!"
이시스의 명령에 의해 병사들은 정신을 차렸다.
도적토벌은 스포츠와 다르다. 진지하게 일기토를 지켜준다는 건 웃기지도 않는 일이다. 다른 선원들이 지시에 따를 때, 스칼렛은 머리를 앞으로 쭉 내밀어, 이시스의 얇은 입술을 덮었다.
"흡!"
앞으로 돌격하려던 선원들도 깜짝 놀라 제자리에 멈추고, 냉정침착한 이시스도, 눈을 하얗게 뜨고 동요했다. 스칼렛이 거기에 더해 혀까지 집어넣어려 하자, 이시스는 반사적으로 몸을 떨어뜨렸다.
"후후후. 잘 먹었어♪"
자신의 관능적인 입술을 혀로 핥은 스칼렛은, 이번에야말로 몸을 뒤로 빼 달아났다.
그리고 선박가장자리로 퇴각, 마치 다리에 날개라도 단 것처럼 도약했다. 해적선의 함교가 낮았기에 그녀는 쉽게 자신의 배로 돌아갔다.
"이시스, 오늘은 이 정도로 용서해줘."
웃음 소리와 동시에 양쪽 배는 반대편으로 크게 밀려났고, 스칼렛의 배와 이시스의 배는 그렇게 완전히 반대방향으로 흘러갔다. 아무래도 여기는 조수가 지나가는 길목이었던 모양이다. 스칼렛은 이 조류의 변화를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던 것이 틀림없다.
"......"
이시스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이제 와서 추격을 명하기에는 무리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손해를 계산해봐도 서로 간에 몸을 사렸기 때문이지, 사상자도 나오지 않았다. 즉 철두철미하게, 스칼렛의 생각대로 놀아난 것이다.
"이게 스칼렛. 그리고 이시스의 실력......"
사라져가는 배를 바라보면서, 감시대 위의 리카르도는 멍하게 중얼거렸다. 이시스는 패배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지만 리카르도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멋지게 해적선을 격퇴한 것이다.
소년의 머릿속에서 두사람의 일기토 신이 재현되었다. 이어서 여자끼리의 키스신을 반추했다. 다음 순간 두 사람의 나체를 상상하고, 또 섹스를 할 때 보여줄 그녀들의 치태를 망상 했다.
"핫!"
정신을 차린 리카르도는 잽싸게 자리에 쭈그리고 앉았다. 반바지 속에서 자지가 발기해, 텐트를 치고 있었다.
(이런 모습을 다른 사람들이 봤다간 창피해 죽을 거야...."
청소년의 고통 따위는 눈곱만큼도 모르는 이시스는 부하에게 보고를 받고 신경질적으로 자신의 입술을 손으로 문지르고는 침을 뱉었다. 평소의 그녀라면 생각할 수 없는 야만적인 행동이었지만, 동성에게 입술을 빼앗긴 쇼크가 그 정도로 심각했던 것이다. 갈 곳 없는 분노를 토할 곳을 찾던 이시스는 빗물 받는 통을 단칼에 베어버린 뒤에야 군도를 칼집에 넣었다.
이시스가 이렇게까지 감정을 드러내고 노기를 참지 못하는 모습은, 그녀를 안지 오래된 선원들도 본적 없는 일이었다. 평소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 인간이 격노하면 어떻게 되는 가를 보여주는 무서운 모습이다.
바늘 떨어지는 소리도 들릴 만큼 조용해진 갑판에, 겨우 발기를 가라앉힌 리카르도가 조심조심 돛대에서 내려왔다. 숙연해져 있는 일동을 앞에 두고 혼자 심호흡을 하고 있던 이시스고 고함을 쳤다.
"리카르도, 네가 견시수였군."
"넷!"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리카르도는 등을 곧추세우고 대답했다.
"어째서 적이 그렇게까지 가까이 올 때까지 몰랐었나."
"죄송합니다."
리카르도로서도 할 말이 없었다. 이시스의 날카로운 안광은 소년의 불알을 오그라들게 만들기에 충분한 박력이 있었다.
대부분의 선원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중앙 돛대에 등을 향한 채 서서 리카르도는 그대로 돛대에 묶였다.
"내일 아침에 풀어주도록."
엄한 명령을 남긴 이시스가 그대로 돌아가려 하자, 리카르도는 조심스럽게 질문을 했다.
"저, 화장실은....."
"그대로 봐라."
농담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시스의 밤색눈동자는 전혀 웃고 있지 않았다.
깐깐해 보이는 얼굴이라고 생각하고는 있었지만, 실제론 악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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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카르도, 괜찮아~"
밤, 혼자서 마스트에 묶여있는 리카르도 옆에, 녹색 두건을 한 마리온이, 친구인 마사와 지미를 데리고 면회를 왔다.
"이시스 정말 너무하네. 견시를 제대로 못한 건 사실이지만, 이렇게까지 한 건 자기 화풀이잖아."
마음 착한 미소녀 지미가 자기 일처럼 화를 냈지만, 지적인 미소녀 마사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이시스 선장은 그런 감정적인 짓은 하지 않아. 애송이에게 항해의 엄격함을 가르쳐주기 위해서 선장이 쓴 방법이야. 우리들도 모두 한번 당한 적 있잖아."
"아, 그러고 보니..."
지미는 그녀의 하얀 리본이 흔들릴 정도로 강하게 짝하고 손뼉을 쳤다.
지금까지의 행동으로 보아, 지미는 스칼렛의 팬. 마사는 이시스의 팬인 것 같다.
중용을 지키는 마리온이 묶여있는 소년에게 충고했다.
"물이 마시고 싶더라도 참아. 화장실이 가고 싶어지면, 진짜 지옥이니까."
"응"
작게 고개를 끄덕인 리카르도를 보고, 마사가 곰곰이 생각하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근데 말야. 이녀석 무지하게 귀엽지 않아."
"그렇기야 하지. 그래서 나도 모르게 괴롭히고 싶어진다니까."
그는 괴롭힘 당하고 있었던 건가... 상당히 힘들게 일을 시킨다는 생각은 했었지만.... 마리온의 말에 리카르도는 처음으로 그것을 자각했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기분이 나쁘지 않은 것은 마리온의 뒤끝 없는 쾌활한 성격과 호의를 느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게 묶여서 움직이지 못하는 미소년은 꽤 달아오르지 않아?"
"응. 짓궂은 장난을 치고 싶어져."
"할까?"
멍하게 있던 지미가 꿈을 꾸는 것처럼 말하자, 마사가 동의하고, 마리온이 결단을 내렸다.
세 여자아이의 요사한 웃음을 보며, 리카르도는 식은 땀을 흘렸다.
"저, 저기... 농담은 그만두세요."
"괜찮아. 넌 그냥 입다물고 가만히 있으면 되니까♪"
"하지 마요. 그만, 저리가~~!"
리카르도는 필사적으로 다리를 오므리고 저항했지만, 그 노력은 무용해서, 반바지와 팬티를 빼앗기고 말았다.
세여자아이는 벗겨진 그의 다리 사이를 뚫어져라 응시했다.
"작다아!"
솔직하게 소리치는 마리온을, 보라색 로브를 걸친 마사가 말렸다.
"잠깐 마리온, 그건 남자애한테는 하면 안 되는 말이야."
"엣, 그런거야?"
"자 봐 바, 애가 확실히 상처 입은 얼굴을 하고 있잖아."
리카르도는 다른 사람과 비교해본 적도 없었고, 시그레인이 아무 말도 해주지 않았기 때문에, 아마 평범한 크기일 거라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여자아이들에게 잠지가 작다는 소리를 듣는 것은 가슴을 둔기로 맞은 것처럼 충격이었다.
(내건 작아. 작아. 작아.........)
당장이라도 울먹일 것 같은 소년의 얼굴을 본 마리온은, 다급하게 사죄했다.
"미안해, 미안해. 하지만 말이야, 사내애의 자지는 커질 수 있잖아. 어떻게 하면 커지는 거야?"
"그건 성적으로 흥분할 때야."
당연하다는 듯 말하는 마사에게 마리온은 다시 물었다.
"어떻게 하면 성적으로 흥분하는데?"
"역시 여자의 알몸을 보면 되지 않을까?"
"여자의 알몸이라.."
눈동자를 빛낸 마리온은, 두명의 친구들을 데리고 뒤쪽으로 돌아가, 머리를 맞대고 의논을 시작했다.
"에엣, 그렇게까지 하자고?"
"재미있을 것 같잖아."
"그럼. 저 애 어떤 표정을 지을까?"
이런 단편적인 말이 들려왔지만 리카르도로서는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건지 제대로 알 수 없었다. 이윽고 의견을 통일한 세 여자아이가, 요사한 웃음을 얼굴에 가득 띠우고 , 리카르도를 앞에 두고 나란히 섰다.
"리카르도! 주목! 하나, 둘. 셋!"
세 여자아이는 입고 있는 옷을 쥐고, 단번에 들어 올렸다.
물론 세사람은 브래지어 따위는 하지 않았다. 그 결과 밤하늘을 가득 채운 별빛 아래, 세 쌍 여섯 개의 유방이 밖으로 튀어 나왔다. 셋은 당연히 유방까지 햇볕에 그을리지는 않았다. 시그레인만큼 투명할 정도로 희지는 않지만, 건강한 살색을 띠고 있었다.
크기는 지미, 마사, 마리온 순이다.
시그레인의 잘 숙성된 과일과는 다른 신선함으로 가득한 젊고 탄력 있는 과일들이었다.
젖가슴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당연히 마리온도 뺨에 홍조를 띠우고 있었지만, 경악한 소년의 얼굴에 만족한 듯 장난기 가득한 웃음을 짓고 가슴을 내밀었다.
"어때, 너. 지금까지 엄마가슴밖에 본 적 없지. 게다가 세 사람 걸 동시에 보다니 정말 행운아야."
"아휴, 그런 빈약가슴을 보여주면서 뭐가 자랑스러운 건지...."
보라색 로브 사이로 가슴을 보여주고 있는 마사도 역시 뺨에 홍조를 띠고 있었지만, 냉정하게 말했다.
마리온은 얼굴을 더욱 붉히면서 친구를 잡아먹을 듯 노려봤다.
"무슨 소리야! 내 가슴은 아직 자라는 중이란 말이야!"
"너네 엄마를 봤을 때 그 정도가 한계일 거야."
마리온도 그 말에는 반론을 할 수 없었던 듯 분루를 삼켰다.
그 사이 역시 얼굴을 붉히고 있던 지미가, 자신의 커다란 가슴을 양손으로 쥐고 주물럭거리는 걸 보여주며 말했다.
"어때? 우리도 억지로 네 자지를 봤으니까, 너도 우리 가슴을 자세히 봐도 괜찮아."
지미의 말에, 마리온과 마사도 다시 리카르도의 정면에서 자신들의 가슴을 문지르며 보여주었다.
세 사람은 자신들이 하는 것이 부끄러운 행동이라는 걸 자각은 하고 있는지 얼굴을 새빨갛게 붉혔고, 그것을 보고 있는 소년도 얼굴이 달아올랐다.
그녀들은 소년이 동정이라는 생각에 빠져, 누님행세를 거였지만, 시그레인에게 여자를 품는 법에 대해 심오한 가르침을 받은 리카르도는 눈 앞의 맛있어 보이는 과일들을 먹는 상상으로 침을 삼켰다.
"아, 커졌다."
마치 죽순이 자라는 것처럼, 남근이 쑥쑥 부풀어올랐다.
세 여자아이는 숨을 멈추고 호기심을 가득 드러내며, 관찰을 하는 동안 잠지는 배꼽아래까지 부풀어 올랐다.
"이게 그 말로만 듣던 자지가 발기한 모습인가. 흐음. 이건 큰 걸까, 작은 걸까. 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어."
유심하게 눈으로 관찰하기만 하던 마리온은, 결국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손을 내밀었다.
조심조심 내민 손으로, 남근의 끄트머리를 만졌다. 다음 순간 마치 위험한 폭탄이라도 건드린 것처럼, 화들짝 손을 뗐다.
"흡"
리카르도는 터져나올 뻔한 신음을 삼켰다 이런 모습으로 잠지를 만져지는 것은 굴욕적인 일이었지만, 여자아이 손의 감촉이 말할 수 없을 만큼 기분이 좋았다. 그것을 인정하는 것이 두려웠다.
필사적으로 자신의 욕정과 싸우는 소년의 자지를 다시 마리온의 손가락이 조심조심 다가와 만졌다. 그리고 만져도 괜찮다는 것을 알아차린 건지, 기둥을 손으로 감싸 쥐었다. 땀이 베인 뜨거운 손에 닿은 부분에서부터 꼬리뼈를 타고, 아찔한 쾌감이 질주했다. 소년이 맛본 성감 따위는 전혀 모르는 활기찬 여자아이는, 신중하게 문지르면서 감촉을 확인했다.
"근데 딱딱하긴 딱딱하구나."
"딱딱해?"
"응 굉장히 딱딱해. 그리고 상당히 탄력이 있는 거 같아."
마사의 질문에 대답한 마리온은 귀두 끝을 손으로 쥐고 아래로 꾹 눌렀다가 손가락을 뗐다. 육봉은 기세 좋게 원래 자리로 되돌아와 리카르도의 아랫배에 부딪혔다.
"와, 굉장해, 재미있어. 나도 해볼래."
환성을 지른 지미도 손을 뻗었다. 그녀는 남근을 옆으로 당겼다가 손을 놓았다. 이번에는 장해물이 없었기에, 자지는 오락가락 힘있게 좌우로 춤을 췄다.
마리온과 지미는 교대로 육봉을 움직이게 하며 놀았지만 마사는 불알에 흥미를 보이고 있었다.
"이 주머니 속에 있는 것이 정낭이겠지. 앗. 탱글 탱글해. 이 안에 정액이 가득 뭉쳐있는 거구나."
그녀들도 혼자였다면 부끄러워서 이런 짓은 하지도 못했겠지만, 셋이 함께이기에, 전혀 그런 티를 내지 않았다. 새빨개진 얼굴로 열이라도 있는 듯 촉촉해진 눈동자를 빛내며 남자의 성기를 신기한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았다.
"그만해요. 아아. 그만. 제발. 부탁이니까..."
처음에는 바다의 남자답게, 단호하게 화를 내는 듯 하던 리카르도였지만, 그 목소리는 점점 연약해져 갔다.
소년은 초점을 잃은 눈으로 뜨거운 숨을 토했고, 소녀들의 손안에 있는 육봉은 점점 질량과 경도를 늘려갔다.
경험이 없는 여자애들은 그것이 어떤 사태의 전조인지 전혀 몰랐다. 눈을 빛내며 시시각각 변화하는 남근을 흥미롭게 지켜봤다.
리카르도는 항문과 아랫배에 힘을 주며 필사적으로 버텼다.
"크으으으으....."
전신에서 땀이 방울방울 흘러내린다. 희롱당하는 성기를 앞으로 내미는 것처럼 등이 활처럼 휘어졌다.
소년의 노력을 전혀 모르는 소녀들은 무심하게 남성기를 희롱했다.
"이, 이제 그만!!"
비통한 단말마와 함께 소녀들은 손안에서 귀여운 남근이 발딱발딱 경련했다.
"굉장해. 팔딱거리고 있어."
마리온이 감탄의 소리를 지른 순간이었다. 여자아이들 손안에 있던 육봉 끝에서, 흰색의 진한 체액이 분출했다.
퓨퓨퓨퓨퓨퓨퓨퓨퓨퓨우우우우웃.
남근은 마치 독사가 독이라도 뿜는 것 같은 기세로 주위로 머리를 흔들며 머리온의 두건에서부터 얼굴, 그리고 가슴에까지 뜨거운 체액을 뿌렸다. 마리온은 두건이라도 쓰고 있으니까 괜찮았다. 마사와 지미는 머리카락까지 희고 진한 액체가 스며들었다.
깜짝 놀란 세 여자아이는 멍청히 얼굴로 뿌려지는 뜨거운 체액을 맞았다.
활화산 같은 분출도 결국 끝났다. 잠시 후 마리온이 입을 열었다.
"어마, 이건 설마 정액?"
"설마가 아니라 정액이 아니면 대체 뭐겠어?"
보라색 로브에 뿌려진 정액을 보면서 마사도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답했고, 지미는 코를 킁킁거렸다.
"냄새가 엄청 나. 이게 수컷의 냄새구나~"
세 명의 처녀 여아들은 꿀꺽 침을 삼켰다. 저마다 손에 뿌려진 정액의 냄새를 맡고 조심조심 혀끝을 대 맛을 봤다.
마리온이 얼굴을 찡그렸다.
"나 말야, 물고기 알은 상당히 좋아하는데, 이건 이상해, 전혀 맛이 없어."
"그건 네가 아직 어린애라서 그런 거야. 술을 우리가 마셔도 별로 맛이 없었잖아. 하지만 어른들은 좋아하잖아. 그것과 똑같아. 어른이 되면, 이렇게 싱싱한 정액은 이세상에서 가장 달콤하고 맛있는 게 될 거야."
"진짜 그럴까?"
마사의 설명에 마리온은 의심스럽다는 듯 대답했다.
그러던 중 여자애들에게 성을 희롱 당하고 있던 소년은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저항했다.
"이제, 만족했죠. 지금까지 일은 이시스 선장이나 다른 사람들한테 말하지 않을 테니까 바지를 원래대로 돌려주세요."
"애가 참 시끄럽네. 다른 사람들한테 들리잖아."
모두에게 말하지 않겠다는 말이 마치 협박처럼 들려서 기분이 상한 것 같다.
근데 갑자기 마리온이 반바지를 벗어버리고, 하얀 팬티도 벗었다.
머리 색과 똑같이 짙은 주황색 음모가 드러났다. 놀란 리카르도나 친구들의 시선을 무시하고, 자신이 벗어낸 속옷을 리카르도의 입에 쑤셔 넣었다.
"그, 그 정도론 금방 뱉어낼 거야."
마사도 역시 반바지와 팬티를 벗었다. 그리곤 속옷의 다리를 넣는 부분을 리카르도의 귀에 걸어 마치 복면처럼 씌웠다.
"그럼 나도...."
두 친구의 행동에 촉발된, 어른스러운 여자아이 지미마저도, 하의를 모두 벗고 알몸이 되어 속옷을 리카르도의 머리에 씌웠다.
방금 막 벗어 따끈따끈한 체취가 스며있는 팬티로 얼굴이 뒤 덮였다.
세 종류의 냄새가 섞여서, 냄새를 구별할 수 없지만, 젊어서 분비물이 많 은만큼 상당히 강렬한 암컷의 냄새였다.
눈이 따끔따끔할 정도의 여성의 냄새가, 입 속은 물론, 비강으로 폐까지 스며들 만큼 가득했다.
남자로서 굴욕적인 모습이지만, 탐스러운 냄새를 즐기는 것을 참을 수 있을 리 없다.
(시그레인의 보지와는 전혀 다른 냄새야. 아, 그런가, 시그레인은 언제나 향수를 뿌리고 있으니까 냄새를 모르는 구나. 이게 생으로 맡아지는 여자아이의 냄새구나. 아아.)
시그레인의 페로몬 가득한 냄새를 아주 좋아했던 리카르도는 바다의 소녀들에게서 맡아지는 냄새도 역시 참을 수 없을 만큼 좋았다.
그리고, 눈 앞에는 상의를 가슴 위까지 끌어올리고, 하반신은 완전히 나체가 된 세명의 미소녀가 있다. 남근은 순식간에 부활해버렸다.
이 한심스런 모습을, 왕궁에서 리카르도를 따르던 신하들이 봤다면 눈물을 흘렸을 것이다.
"오오 역시 귀여운 얼굴을 했어도 남자는 남자구나. 보지 냄새가 좋은가 보지."
소년을 놀리면서 마리온은 남근을 희롱했다.
"이건 그러니까, 여자로 치면 클리토리스 같은 거지."
"아마 그렇겠지."
"그럼, 이거 벗겨지겠네."
마사의 동의를 받은 마리온은 갑자기, 귀두를 감싼 얇은 피부를 벗기기 시작했다.
"으으으읏!"
시그레인에 의해 벗기는 데 익숙해졌다고는 해도, 아직은 공기가 닿는 것만으로 자극이 되어버리는 어린 자지였다. 따끔따끔한 아픔과 쾌감이 겹쳐, 새빨간 점막이 점점 부풀어 올랐다.
"오옷, 벗겨진다, 벗겨진다."
마리온은 남자의 고뇌는 전혀 모른 채 재미있다는 듯이 포경을 벗겨버렸다.
리카르도의 자지는 물론, 전신이 작게 경련하고 있었지만, 그런 건 소녀들에게는 조금도 신경 쓰이지 않았다.
어른스러운 지미가 탄성을 질렀다.
"우와, 예쁜 핑크색이야. 이거 꽤 맛있어 보여. 저기 나, 조금만 핥아봐도 돼?"
"우웁"
입안이 팬티로 채워져 있는 리카르도가 대답할 수 있을 리 없다. 하지만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시그레인에게 배웠다. 이렇게 벗겨져서 아플 때는, 여자가 침이 가득 묻은 혀로 핥아주면, 더할 나위 없는 쾌감이 온다는 걸.
마리온이 벗긴 귀두를 견습요리사가 할짝 할짝 맛을 보듯 핥았다. 막 정액을 토한 후라 민감해져 있는 귀두의 뒷부분에서부터 구멍까지 희롱 당하는 것은 고통이기도 했지만, 쾌감도 있었다.
고통이 조금씩 사라져가고, 달콤한 쾌감만이 남는다.
"나도, 나도 핥아 보고 싶어."
"지미이이, 나도 핥게 해줘."
마리온이 오른 쪽에서, 마사가 왼쪽에서 머리를 가까이 했다. 지미는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지구들에게도 자리를 양보해, 자신은 아래쪽에서 핥았다. 새빨갛게 부풀어 오른 귀두를 좌우와 아래쪽에서 세여자아이의 혀가 할짝할짝 핥는다. 마치 사탕 같은 걸로 착각한 것처럼 열심이다.
순식간에 타액으로 코팅된 귀두. 이제 쾌감만 있을 뿐 고통은 없다. 또 소녀들의 뜨거운 숨결과 콧김도 기분 좋았다.
(하아, 얘네들의 혀, 굉장히 매끄럽고 기분 좋아.)
그만하라는 말은 이제 전혀 떠오르지 않았다.
시그레인의 테크닉과 비교하면, 한참은 부족한 세 사람이지만, 협동심은 굉장했다.
호기심에 따라 춤추는 혀에 따라 남근이 부풀었다.
리카르도는 이제 얌전해졌다.
육봉은 점점 부풀어올라, 귀두도 점점 두꺼워졌다. 그곳을 소녀들의 혀가 날름날름 핥는다.
"웃"
소년이 작게 신음하며 사정이 시작되었다.
퓨우우우우우우우!
희고 탁한 액체가 소녀들의 코앞에서 분출했다. 이번에도 전혀 피하지 않고 소녀들은 얼굴로 받았다.
마리온이 경이로움으로 가득한 소리를 질렀다.
"우와, 또 나왔다!"
"어쩔 수 없잖아. 어린 남자애니까 참을성이 부족한 거야. 그 대신 몇번이고 할 수 있다....고, 지미 좀 봐, 맛있게 먹고 있어."
마사의 멍한 시선이 닿은 곳에는 귀두를 입에 문 지미가 쪽쪽 빨아 마시며, 꿀꺽꿀꺽 소리를 내고 있었다.
가장 어른스러워 보이는 소녀가, 가장 대담한 일을 솔선해서 하고 있다. 감탄한 마리온과 마사, 리카르도의 주목을 받으면서, 최후의 한 방울까지 깨끗하게 마신 지미는 자지에서 얼굴을 떼고 말했다."
"아아, 맛있었어♪"
마리온도 코 밑에 뿌려진 정액을 혀를 내밀어 핥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응 익숙해지니까 맛있는 것 같아♪"
"확실히 처음에는 비리고 맛없었지만, 자꾸자꾸 먹고 싶어지는 맛이야."
얼굴에 달라붙은 정액을 손가락으로 닦아서 핥으면서 마사도 동의했다.
마리온과 마사와 지미는, 정액범벅이 된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았다가, 묶여있는 소년에게 시선을 보냈다.
세명의 처녀 애들은 마치 정액에 취한 것 같은 표정으로 혀로 입술을 핥았다.
"흡!"
깊은 사정의 여운에 잠겨 있던 소년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그리고 음탕하기 그지없는 고문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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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수척해 보이는데, 그렇게 힘들었었니?"
다음날, 리카르도를 돛대에서 풀어준 이시스는, 고개를 갸웃했다.
"아뇨. 괜찮습니다."
징벌보다 훨씬 힘겨운 시련을 이겨 낸 리카르도는 배 안으로 들어가, 그물침대에 쓰러져 죽은 듯이 잠들었다.
제 2 장 빨간머리의 여해적이 끝났습니다.
제 3 장 파란의 선상생활로 이어집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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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 |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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