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하루에 마흔 잔도 마신적이 있었다. 그러다 어느 날 녹차를 마시게 되었고, 녹차를 마시면서 크림이 든 커피를 멀리 하게 되었다. 그 이후로 얼마 전까지 커피를 마시게 되면 꼭 블랙으로 마셨다.
나른한 오전, 소나기가 와서 다행이다.
화분들이 둘러 있는 테이블의 나무의자에 앉아 있을 때, 아내가 김이 오르는 커피를 가져왔다. 재떨이에 담배를 걸쳐 놓고 원두의 향을 맡아본다. 커피잔 옆의 종지 크기의 주전자 모양의 도자기에는 크림이 담겨 있을 테다.
김창완이 이렇게 노랠 불렀지. "나는 참 바보다. 엄마만 봐도 좋은 걸." 노래를 흥얼흥얼 거리며 크림을 커피에 붓는다. "나는 참 바보다. 크림만 봐도 좋은 걸."
잘 풀리지 않는 크림을 천천히 저으며 나는 그녀의 향기를 맡는다. 그때 그 광고가 나오지 않았다면 나는 아직도 커피는 블랙일 텐데...
<견딜 수 없는, 미쳐 버리고 싶은>. 동생 부부와 홍원항에서 횟감과 더불어 술을 마시고 올라오는 길에 동서가 읽던 책의 제목이었다. 짧은 글 이었지만 충분히 자극적이고 사람의 관계에 대하여 잠시 생각하게 해준 글이었다. 물론 속웃음을 지으며 "밀란 쿤데라도 이런 생각을 하는군..."이라는 생각도 했었다.
아내와 나, 그리고 동생의 아내. 시시콜콜한 이야기는 별로 하고 싶지 않다. 여기에 오르는 소설의 몇 부분들을 짜깁기하면 우리 셋의 출발과 현재의 이야기가 바로 나오기에.
커피 잔을 놓고 재떨이의 담배를 물었을 때, 두 개의 손이 나의 뒤에서 목을 타고 내려와 가슴을 부드럽게 쓰다듬는다. 동생의 아내가 어느새 뒤에 와 있었다. 고개를 돌리자 그녀가 입술을 가져온다. 베란다 창 안에서 아내가 힐끗 우리를 바라보더니 토라진 것처럼 샐쭉 입술을 내밀지만 웃음이 어려있다.
처음은 쉽지 않지만, 처음은 어색하지만, 두 번 세 번째에는 그렇지 않았다. 거실에서 술판을 벌이며 셋이 섹스를 벌이던 그 날, 사정 후의 나른함에도 여자들의 혀 끝에는 자르르한 전기가 왔다. 거실바닥을 쓰다듬던 손에 텔레비전의 리모콘이 잡혔고 생각없이 버튼을 눌렀을 때, 광고가 나오고 있었다.
<커피에는 동서 프리마>
머리를 강타하는 광고였다. 아! 커피에는 동서 프리마. 나는 그 날부터 동서의 몸에서 흐른 사랑의 크림을 탄 커피를 마신다.
나른한 오전, 소나기가 와서 다행이다.
화분들이 둘러 있는 테이블의 나무의자에 앉아 있을 때, 아내가 김이 오르는 커피를 가져왔다. 재떨이에 담배를 걸쳐 놓고 원두의 향을 맡아본다. 커피잔 옆의 종지 크기의 주전자 모양의 도자기에는 크림이 담겨 있을 테다.
김창완이 이렇게 노랠 불렀지. "나는 참 바보다. 엄마만 봐도 좋은 걸." 노래를 흥얼흥얼 거리며 크림을 커피에 붓는다. "나는 참 바보다. 크림만 봐도 좋은 걸."
잘 풀리지 않는 크림을 천천히 저으며 나는 그녀의 향기를 맡는다. 그때 그 광고가 나오지 않았다면 나는 아직도 커피는 블랙일 텐데...
<견딜 수 없는, 미쳐 버리고 싶은>. 동생 부부와 홍원항에서 횟감과 더불어 술을 마시고 올라오는 길에 동서가 읽던 책의 제목이었다. 짧은 글 이었지만 충분히 자극적이고 사람의 관계에 대하여 잠시 생각하게 해준 글이었다. 물론 속웃음을 지으며 "밀란 쿤데라도 이런 생각을 하는군..."이라는 생각도 했었다.
아내와 나, 그리고 동생의 아내. 시시콜콜한 이야기는 별로 하고 싶지 않다. 여기에 오르는 소설의 몇 부분들을 짜깁기하면 우리 셋의 출발과 현재의 이야기가 바로 나오기에.
커피 잔을 놓고 재떨이의 담배를 물었을 때, 두 개의 손이 나의 뒤에서 목을 타고 내려와 가슴을 부드럽게 쓰다듬는다. 동생의 아내가 어느새 뒤에 와 있었다. 고개를 돌리자 그녀가 입술을 가져온다. 베란다 창 안에서 아내가 힐끗 우리를 바라보더니 토라진 것처럼 샐쭉 입술을 내밀지만 웃음이 어려있다.
처음은 쉽지 않지만, 처음은 어색하지만, 두 번 세 번째에는 그렇지 않았다. 거실에서 술판을 벌이며 셋이 섹스를 벌이던 그 날, 사정 후의 나른함에도 여자들의 혀 끝에는 자르르한 전기가 왔다. 거실바닥을 쓰다듬던 손에 텔레비전의 리모콘이 잡혔고 생각없이 버튼을 눌렀을 때, 광고가 나오고 있었다.
<커피에는 동서 프리마>
머리를 강타하는 광고였다. 아! 커피에는 동서 프리마. 나는 그 날부터 동서의 몸에서 흐른 사랑의 크림을 탄 커피를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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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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