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멧돼지는 자신의 뒤로 거의 다 따라왔고, 도망쳐도 지옥 끝까지 쫓아올 기세다.
‘싸우자!’
멧돼지의 돌진을 피하기 위해 몸을 돌림과 동시에 격하게 틀었다.
#멧돼지의 돌진력은 상상을 불허할 정도로 강하다. 하지만 갑자기 방향을 틀 경우 균형을 제대로 잡지 못한다.
유일한 멧돼지의 약점이라고 할 수 있었다.
“반궁자성(反躬自省)! 조룡탐해(鳥龍探海)!”
반궁자성을 사용하여 몸을 움츠리며 조룡탐해를 사용한다.
그러면 반궁자성으로 인해 움츠러든 몸이 빠르게 펴지며 조룡탐해의 공격력이 대폭 상승한다.
퍼어어억!
콰드드득!
김범인의 주먹이 멧돼지의 관자놀이와 정확하게 부딪혔다. 동시에 김범인의 주먹에서 나는 소리인지, 아니면 멧돼지의 관자놀이에서 나는 소리인지 알 수 없는 괴음이 울려 퍼졌다.
“끄아아악!”
끄라라라라라!
김범인과 멧돼지에게서 동시에 비명이 울려 퍼졌다.
멧돼지의 관자놀이가 움푹 파이며 피가 솟구쳤다. 그리고 김범인의 주먹이 튕겨 나갔다.
주춤.
김범인과 멧돼지가 동시에 거리를 벌리고 물러났다.
멧돼지는 관자놀이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본능적으로 물러난 것이고, 김범인은 자신의 주먹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물러난 것이다.
둘 다 엄청난 고통으로 인해 잔뜩 일그러진 표정을 짓고 있었다.
‘부, 부러지지는 않았어.’
김범인은 고통이 느껴지는 자신의 주먹을 보며 생각했다.
천천히 손목을 돌리며 뼈가 부러졌는지 확인해봤다.
철우공에 의해 몸뿐만이 아니라 주먹같은 곳도 단단해지는 모양이었다.
‘하긴, 그렇지 않고서야 저런 파괴력이 나올 리가 없지.’
반궁자성의 반동력을 이용해서 조룡탐해를 사용했다고는 하지만, 4등급 밖에 오르지 않은 스킬에 불과하다.
제대로된 파괴력이 나올 리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철우공의 효과가 조룡탐해에도 적용된다는 말이다.
‘시펄! 지금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잖아!’
그렇다.
효과가 적용을 되던 말던 중요한 것은 눈앞에 있는 멧돼지다.
멧돼지는 어느새 고통이 사라졌는지 크륵크륵 거리며 다시금 돌진할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네까짓 놈한테 지면 앞으로 계속 채집이랑 제작만 해야 된단 말이다!’
김범인은 이를 빠드득 갈며 생각했다.
이런 깨알같은 상황에 닥친 것도 1년째다.
게임속인지 아니면 현실인지 구분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아는 유일한 단서가 바로 ??? 퀘스트다.
레벨 100을 빠르게 달성해서 ??? 퀘스트를 확인해야 했다.
그런데 멧돼지 따위가 자신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었다.
분노가 치솟기 시작했다.
아무리 변종이면 뭐하랴?
이보다 강한 것들이 천지에 널려 있을지 누가 알까?
이 빌어먹을 멧돼지도 이기지 못하면 자신은 평생을 채집과 제조, 조각을 하며 레벨을 올려야한다.
“덤벼라 이 개멧돼지 새꺄!”
패기다.
패기만 있으면 남자는 어떤 상황에서도 이길 수 있다.
김범인은 온몸에 패기 넘치게 외치며 먼저 달려들었다.
“풍운사기(風雲乍起)! 끼랴아앗!”
김범인의 주먹에서 바람과 구름이 일어났다.
아니, 주먹이 바람과 구름처럼 멧돼지를 향해 쏟아지기 시작했다.
꾸르르륵!
퍽.
멧돼지 또한 김범인의 복부를 들이받았다. 하지만 그 짧은 거리에서 제대로 된 돌진력이 나올 리가 없었다.
김범인은 자신의 복부가 들이받혔다는 것은 신경 쓰지 않고 멧돼지의 전신을 빠르게 후려치기 시작했다.
‘니가 먼저 죽나, 내가 먼저 죽나 해보자!’
김범인의 입에서 끼야앗! 하는 괴상망측한 기합이 터져나왔다.
퍼버버버버버버버버버버버버버벅!
김범인의 주먹이 멧돼지의 얼굴을 집중적으로 후려치기 시작했다.
단단하고 질기며 두꺼운 가죽으로 둘러싸인 몸을 때려봤자, 허공에 삽질을 하는 것과 같은 기분을 느낀 것이다.
처음에는 자신을 때리는 김범인에게 맞서 공격을 하던 멧돼지는 점차 자신의 정신이 흐릿해지는 것을 느꼈다.
치사하고 더럽게(?) 자신의 얼굴만 집중적으로 때리는 것이다.
그것도 움푹 파인 관자놀이를 말이다.
“나무아미타불! 공즉시색! 심기일체! 무량수불!”
김범인은 자신이 뭐라 지껄이는지도 모르는채, 마구 떠들며 주먹을 사정없이 휘둘렀다.
풍운사기는 끝난지 오래다.
내공도 철철 흘러 넘치건만 마구잡이로 주먹을 휘두르기 시작한 것이다.
“왼손은 거들뿐!”
김범인의 오른손이 멧돼지의 콧속에 틀어박혔다. 동시에 왼손도 다른 콧속에 틀어박혔다.
꾸, 꾸륵?
흐릿해지는 정신가운데서 멧돼지는 김범인의 행각에 의문을 품었다.
불안했다.
저 인간이 무슨 짓을 벌일지는 모르지만, 자신의 콧구멍 속에 손을 집어넣은 것이 엄청나게 불안했다.
“가위바위보라고 아냐? 대답은 하지 않아도 돼.”
김범인이 히죽 웃으며 물었다.
푸륵!
멧돼지는 고개를 흔들려 했다. 하지만 흔들수가 없었다.
김범인의 주먹이 자신의 콧구멍에 틀어박혀 있었기 때문이었다.
“가위바위……보!”
김범인은 주먹을 활짝 피며 외쳤다.
“조룡탐해!”
주먹을 활짝 핌과 동시에 조룡탐해를 사용했다.
꾸에에에에에에엑!
멧돼지의 비명이 숲을 뒤흔들었다.
NO. 8 춘약에 당한 여인
멧돼지는 처참한 모습으로 쓰러졌다.
콧구멍에서 검붉은 핏줄기를 흘리며 말이다.
김범인은 자신의 손이 찝찝한지, 나뭇잎에 손을 비비며 피를 닦아냈다.
그냥 피면 그나마 찝찝하지도 않았을 건만, 다른 곳도 아니고 하필 멧돼지의 콧구멍 속에 집어넣었다.
어째서 자신이 그런 짓을 저질렀는지는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였다.
“자! 그럼 해체를 해보실까?!”
찝찝한 마음도 언제냐는 듯, 김범인은 활짝 펴진 얼굴이 되어 인벤토리 창에서 비수를 꺼내 들었다.
“도축!”
김범인은 비수를 들고 외쳤다.
“……응? 아참! 도축 스킬을 배우지 않았구나!”
김범인은 어째서 도축 스킬이 발동하지 않나 싶었더니, 여태껏 도축 스킬을 배우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제길, 여태껏 가장 중요한 것을 깜빡하고 있었다니…… 이런 멍청한 놈!”
자신의 멍청한 머리를 탓하는 김범인이다.
김범인은 잠시 고민하더니 스킬을 사용하지 않고 도축을 하기 시작했다.
김범인이 도축을 하는 방법을 알 리가 없다.
그저 흔하게 널리 알려져 있듯이 멧돼지의 배를 가르기 시작했다.
“이렇게 하면 아이템이 나오려나…….”
아니, 그 전에 앞서 도축을 하더라도 아이템이 정말로 나올지가 의문이 앞섰다.
푹, 쭈우욱!
비수를 멧돼지의 배에 꽂은 뒤 쭉 당겼다.
멧돼지의 가죽은 무척이나 질기고 단단해서 들어나기만 할뿐, 잘 잘리지가 않았다.
“흡!”
양 손으로 자루를 잡고 얼굴을 붉게 달아오르고 몸이 파들파들 떨리도록 온 힘을 가하자, 그제야 가죽은 잘라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내 다시 난관에 부딪히고 말았다.
배의 가죽은 잘라냈으나, 잘라진 내부에 있는 수많은 장기들과 피내음이 김범인의 코와 눈, 머리를 괴롭히는 것이다.
“으엇. 이거 어떻게 하지?!”
솔직히 도축을 할 줄만 알았더라면 어떻게든 했을 터이지만, 막상 배를 갈라보니 수습할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에라 모르겠다. 일단 인벤토리 창에 넣자.”
결국 김범인은 도축은 뒤로 한 채 멧돼지의 시체를 인벤토리 창에 집어넣었다. 그런데 인벤토리 창에 집어넣은 멧돼지 시체의 이름이 ‘??? 멧돼지’ 라고 표시되는 것이 아닌가?
‘이거 네임드 몬스터였나?’
몬스터 앞에 무언가 별칭이 붙을 경우에는 일반 몬스터가 아니라, 특수한 몬스터를 말한다.
네임드 몬스터 기존 몬스터에 비해서 더욱 강력하거나, 특수한 이유에 의해 강해진 몬스터들을 말한다.
어째 멧돼지가 더럽게 크다 했더니, 네임드 몬스터일 줄은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
“뭐, 아무래도 어때?”
중요한 것은 네임드 몬스터를 잡았다는 것이 아니다.
빠르게 사냥을 해서 레벨 업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김범인은 인벤토리 창에서 건량을 꺼내 씹어 삼키며 스탯창을 열었다.
청풍(김범인)
직업 수련자 LV 50 ( 11.8 % )
생명력 5378 / 7350 내력 458 / 458
( 1400 0 ) ( 200 0 )
힘 137 ( 132 0 ) 민첩 97 ( 92 0 )
체력 116 ( 111 0 ) 지능 39 ( 34 0 )
지혜 19 ( 14 0 ) 운 41 ( 36 0 )
보너스 스탯 0
치명타 0 ( 0 0 ) 회복력 31 ( 30 0 )
저항력 화(火) 9 수(水) 7
목(木) 5 금(金) 0
토(土) 0 광(光) 0
암(暗) 0 뇌(雷) 0
독(毒) 10
네임드 몬스터라 그런지 경험치는 무력 9.2%나 줬다.
한 마리를 잡은 것 치고는 엄청난 경험치에 혀를 둘렀지만, 생명력 또한 2000이라는 엄청난 수치가 깎인 것을 보고는 다시 혀를 둘렀다.
“쩝쩝. 이거 네임드 몬스터를 잡는 건 좋은 선택이 아닌 것 같은데?”
네임드 몬스터가 아무리 경험치를 많이 준다고는 하지만, 그에 비례해서 줄어드는 생명력이 너무나 많다. 그리고 시간 또한 많이 든다.
이것저것 여러 가지를 따지자면 비효율이라 할 수 있었다.
“음음. 뭐 설마 네임드 몬스터가 사방 천지에 깔려 있겠어?”
김범인은 괜한 걱정을 했다는 듯 피식 웃고 말았다.
네임드 몬스터가 괜히 네임드 몬스터가 아니다.
강하지만 보기 드물다.
즉, 희귀한 몬스터라 할 수 있었다.
“자자, 이제 체력도 다 찼겠다. 바로 움직이자!”
시간은 곧 금이다.
김범인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빠르게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사실, 김범인이 알지 못하는 것이 한 가지 있었다.
김범인이 들어온 이 숲은 포악한 짐승들이 많기로 유명한 숲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포악한 짐승들은 변종이기로도 유명하다 못해 악명을 떨치고 있었다.
“이런 미친! 여기가 아마존인줄 아나! 어째서 아나콘다가 있는 거야!! 으아아아아!”
잠시 후, 김범인의 비명이 숲에 울려 퍼졌다.
***
“끄응.”
김범인은 너무나 큰 상처를 입고는 의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전신에 날카로운 뿔과 이빨로 인해 큰 상처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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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심스럽게 줄 서 봅니다.
‘싸우자!’
멧돼지의 돌진을 피하기 위해 몸을 돌림과 동시에 격하게 틀었다.
#멧돼지의 돌진력은 상상을 불허할 정도로 강하다. 하지만 갑자기 방향을 틀 경우 균형을 제대로 잡지 못한다.
유일한 멧돼지의 약점이라고 할 수 있었다.
“반궁자성(反躬自省)! 조룡탐해(鳥龍探海)!”
반궁자성을 사용하여 몸을 움츠리며 조룡탐해를 사용한다.
그러면 반궁자성으로 인해 움츠러든 몸이 빠르게 펴지며 조룡탐해의 공격력이 대폭 상승한다.
퍼어어억!
콰드드득!
김범인의 주먹이 멧돼지의 관자놀이와 정확하게 부딪혔다. 동시에 김범인의 주먹에서 나는 소리인지, 아니면 멧돼지의 관자놀이에서 나는 소리인지 알 수 없는 괴음이 울려 퍼졌다.
“끄아아악!”
끄라라라라라!
김범인과 멧돼지에게서 동시에 비명이 울려 퍼졌다.
멧돼지의 관자놀이가 움푹 파이며 피가 솟구쳤다. 그리고 김범인의 주먹이 튕겨 나갔다.
주춤.
김범인과 멧돼지가 동시에 거리를 벌리고 물러났다.
멧돼지는 관자놀이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본능적으로 물러난 것이고, 김범인은 자신의 주먹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물러난 것이다.
둘 다 엄청난 고통으로 인해 잔뜩 일그러진 표정을 짓고 있었다.
‘부, 부러지지는 않았어.’
김범인은 고통이 느껴지는 자신의 주먹을 보며 생각했다.
천천히 손목을 돌리며 뼈가 부러졌는지 확인해봤다.
철우공에 의해 몸뿐만이 아니라 주먹같은 곳도 단단해지는 모양이었다.
‘하긴, 그렇지 않고서야 저런 파괴력이 나올 리가 없지.’
반궁자성의 반동력을 이용해서 조룡탐해를 사용했다고는 하지만, 4등급 밖에 오르지 않은 스킬에 불과하다.
제대로된 파괴력이 나올 리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철우공의 효과가 조룡탐해에도 적용된다는 말이다.
‘시펄! 지금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잖아!’
그렇다.
효과가 적용을 되던 말던 중요한 것은 눈앞에 있는 멧돼지다.
멧돼지는 어느새 고통이 사라졌는지 크륵크륵 거리며 다시금 돌진할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네까짓 놈한테 지면 앞으로 계속 채집이랑 제작만 해야 된단 말이다!’
김범인은 이를 빠드득 갈며 생각했다.
이런 깨알같은 상황에 닥친 것도 1년째다.
게임속인지 아니면 현실인지 구분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아는 유일한 단서가 바로 ??? 퀘스트다.
레벨 100을 빠르게 달성해서 ??? 퀘스트를 확인해야 했다.
그런데 멧돼지 따위가 자신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었다.
분노가 치솟기 시작했다.
아무리 변종이면 뭐하랴?
이보다 강한 것들이 천지에 널려 있을지 누가 알까?
이 빌어먹을 멧돼지도 이기지 못하면 자신은 평생을 채집과 제조, 조각을 하며 레벨을 올려야한다.
“덤벼라 이 개멧돼지 새꺄!”
패기다.
패기만 있으면 남자는 어떤 상황에서도 이길 수 있다.
김범인은 온몸에 패기 넘치게 외치며 먼저 달려들었다.
“풍운사기(風雲乍起)! 끼랴아앗!”
김범인의 주먹에서 바람과 구름이 일어났다.
아니, 주먹이 바람과 구름처럼 멧돼지를 향해 쏟아지기 시작했다.
꾸르르륵!
퍽.
멧돼지 또한 김범인의 복부를 들이받았다. 하지만 그 짧은 거리에서 제대로 된 돌진력이 나올 리가 없었다.
김범인은 자신의 복부가 들이받혔다는 것은 신경 쓰지 않고 멧돼지의 전신을 빠르게 후려치기 시작했다.
‘니가 먼저 죽나, 내가 먼저 죽나 해보자!’
김범인의 입에서 끼야앗! 하는 괴상망측한 기합이 터져나왔다.
퍼버버버버버버버버버버버버버벅!
김범인의 주먹이 멧돼지의 얼굴을 집중적으로 후려치기 시작했다.
단단하고 질기며 두꺼운 가죽으로 둘러싸인 몸을 때려봤자, 허공에 삽질을 하는 것과 같은 기분을 느낀 것이다.
처음에는 자신을 때리는 김범인에게 맞서 공격을 하던 멧돼지는 점차 자신의 정신이 흐릿해지는 것을 느꼈다.
치사하고 더럽게(?) 자신의 얼굴만 집중적으로 때리는 것이다.
그것도 움푹 파인 관자놀이를 말이다.
“나무아미타불! 공즉시색! 심기일체! 무량수불!”
김범인은 자신이 뭐라 지껄이는지도 모르는채, 마구 떠들며 주먹을 사정없이 휘둘렀다.
풍운사기는 끝난지 오래다.
내공도 철철 흘러 넘치건만 마구잡이로 주먹을 휘두르기 시작한 것이다.
“왼손은 거들뿐!”
김범인의 오른손이 멧돼지의 콧속에 틀어박혔다. 동시에 왼손도 다른 콧속에 틀어박혔다.
꾸, 꾸륵?
흐릿해지는 정신가운데서 멧돼지는 김범인의 행각에 의문을 품었다.
불안했다.
저 인간이 무슨 짓을 벌일지는 모르지만, 자신의 콧구멍 속에 손을 집어넣은 것이 엄청나게 불안했다.
“가위바위보라고 아냐? 대답은 하지 않아도 돼.”
김범인이 히죽 웃으며 물었다.
푸륵!
멧돼지는 고개를 흔들려 했다. 하지만 흔들수가 없었다.
김범인의 주먹이 자신의 콧구멍에 틀어박혀 있었기 때문이었다.
“가위바위……보!”
김범인은 주먹을 활짝 피며 외쳤다.
“조룡탐해!”
주먹을 활짝 핌과 동시에 조룡탐해를 사용했다.
꾸에에에에에에엑!
멧돼지의 비명이 숲을 뒤흔들었다.
NO. 8 춘약에 당한 여인
멧돼지는 처참한 모습으로 쓰러졌다.
콧구멍에서 검붉은 핏줄기를 흘리며 말이다.
김범인은 자신의 손이 찝찝한지, 나뭇잎에 손을 비비며 피를 닦아냈다.
그냥 피면 그나마 찝찝하지도 않았을 건만, 다른 곳도 아니고 하필 멧돼지의 콧구멍 속에 집어넣었다.
어째서 자신이 그런 짓을 저질렀는지는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였다.
“자! 그럼 해체를 해보실까?!”
찝찝한 마음도 언제냐는 듯, 김범인은 활짝 펴진 얼굴이 되어 인벤토리 창에서 비수를 꺼내 들었다.
“도축!”
김범인은 비수를 들고 외쳤다.
“……응? 아참! 도축 스킬을 배우지 않았구나!”
김범인은 어째서 도축 스킬이 발동하지 않나 싶었더니, 여태껏 도축 스킬을 배우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제길, 여태껏 가장 중요한 것을 깜빡하고 있었다니…… 이런 멍청한 놈!”
자신의 멍청한 머리를 탓하는 김범인이다.
김범인은 잠시 고민하더니 스킬을 사용하지 않고 도축을 하기 시작했다.
김범인이 도축을 하는 방법을 알 리가 없다.
그저 흔하게 널리 알려져 있듯이 멧돼지의 배를 가르기 시작했다.
“이렇게 하면 아이템이 나오려나…….”
아니, 그 전에 앞서 도축을 하더라도 아이템이 정말로 나올지가 의문이 앞섰다.
푹, 쭈우욱!
비수를 멧돼지의 배에 꽂은 뒤 쭉 당겼다.
멧돼지의 가죽은 무척이나 질기고 단단해서 들어나기만 할뿐, 잘 잘리지가 않았다.
“흡!”
양 손으로 자루를 잡고 얼굴을 붉게 달아오르고 몸이 파들파들 떨리도록 온 힘을 가하자, 그제야 가죽은 잘라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내 다시 난관에 부딪히고 말았다.
배의 가죽은 잘라냈으나, 잘라진 내부에 있는 수많은 장기들과 피내음이 김범인의 코와 눈, 머리를 괴롭히는 것이다.
“으엇. 이거 어떻게 하지?!”
솔직히 도축을 할 줄만 알았더라면 어떻게든 했을 터이지만, 막상 배를 갈라보니 수습할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에라 모르겠다. 일단 인벤토리 창에 넣자.”
결국 김범인은 도축은 뒤로 한 채 멧돼지의 시체를 인벤토리 창에 집어넣었다. 그런데 인벤토리 창에 집어넣은 멧돼지 시체의 이름이 ‘??? 멧돼지’ 라고 표시되는 것이 아닌가?
‘이거 네임드 몬스터였나?’
몬스터 앞에 무언가 별칭이 붙을 경우에는 일반 몬스터가 아니라, 특수한 몬스터를 말한다.
네임드 몬스터 기존 몬스터에 비해서 더욱 강력하거나, 특수한 이유에 의해 강해진 몬스터들을 말한다.
어째 멧돼지가 더럽게 크다 했더니, 네임드 몬스터일 줄은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
“뭐, 아무래도 어때?”
중요한 것은 네임드 몬스터를 잡았다는 것이 아니다.
빠르게 사냥을 해서 레벨 업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김범인은 인벤토리 창에서 건량을 꺼내 씹어 삼키며 스탯창을 열었다.
청풍(김범인)
직업 수련자 LV 50 ( 11.8 % )
생명력 5378 / 7350 내력 458 / 458
( 1400 0 ) ( 200 0 )
힘 137 ( 132 0 ) 민첩 97 ( 92 0 )
체력 116 ( 111 0 ) 지능 39 ( 34 0 )
지혜 19 ( 14 0 ) 운 41 ( 36 0 )
보너스 스탯 0
치명타 0 ( 0 0 ) 회복력 31 ( 30 0 )
저항력 화(火) 9 수(水) 7
목(木) 5 금(金) 0
토(土) 0 광(光) 0
암(暗) 0 뇌(雷) 0
독(毒) 10
네임드 몬스터라 그런지 경험치는 무력 9.2%나 줬다.
한 마리를 잡은 것 치고는 엄청난 경험치에 혀를 둘렀지만, 생명력 또한 2000이라는 엄청난 수치가 깎인 것을 보고는 다시 혀를 둘렀다.
“쩝쩝. 이거 네임드 몬스터를 잡는 건 좋은 선택이 아닌 것 같은데?”
네임드 몬스터가 아무리 경험치를 많이 준다고는 하지만, 그에 비례해서 줄어드는 생명력이 너무나 많다. 그리고 시간 또한 많이 든다.
이것저것 여러 가지를 따지자면 비효율이라 할 수 있었다.
“음음. 뭐 설마 네임드 몬스터가 사방 천지에 깔려 있겠어?”
김범인은 괜한 걱정을 했다는 듯 피식 웃고 말았다.
네임드 몬스터가 괜히 네임드 몬스터가 아니다.
강하지만 보기 드물다.
즉, 희귀한 몬스터라 할 수 있었다.
“자자, 이제 체력도 다 찼겠다. 바로 움직이자!”
시간은 곧 금이다.
김범인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빠르게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사실, 김범인이 알지 못하는 것이 한 가지 있었다.
김범인이 들어온 이 숲은 포악한 짐승들이 많기로 유명한 숲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포악한 짐승들은 변종이기로도 유명하다 못해 악명을 떨치고 있었다.
“이런 미친! 여기가 아마존인줄 아나! 어째서 아나콘다가 있는 거야!! 으아아아아!”
잠시 후, 김범인의 비명이 숲에 울려 퍼졌다.
***
“끄응.”
김범인은 너무나 큰 상처를 입고는 의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전신에 날카로운 뿔과 이빨로 인해 큰 상처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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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심스럽게 줄 서 봅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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