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 소심한 성격에다가 평범하기 그지없다.
자신은 그것에 대충대충 만족하며 살아가는 모양이었지만, 진첨검신에서 자신은 다르다.
현실과는 동떨어진 게임 속.
그 안에서도 현실과 똑같은 것은 싫었던 것이다.
그렇게 자신을 꾸몄다.
그리고 그것은 하나의 습관이 되었다.
‘사냥의 기본은 추적.’
김범인은 날카로운 눈매로 주위를 살폈다.
동물들은 인간의 냄새가 풍기면 우선은 몸을 숨긴다. 그리고 자신보다 약한지 강한지 탐색하기 시작한다.
자신을 해칠만한 인간인지, 그렇지 않을 인간인지 살핀다.
그것은 모두 자기보호라는 본능적인 행동이다.
김범인은 그것을 알고 있다.
지금의 늑대들은 AI가 뛰어나지만, 더 뛰어날 뿐 기본적인 것은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늑대들이 그렇다면 다른 동물들 또한 마찬가지리라.
‘여기는 누구의 영역이냐!’
숲은 동물들이 많다.
육식이든 초식이든 말이다. 그리고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기 마련이다.
영역을 구축하는 방법은 두 가지로 나뉜다.
자신의 배설물로 표시하는 방법과 몸을 비벼 냄새를 남기는 방법이다.
김범인의 코는 개 코가 아니다.
몸을 비며 냄새를 남긴 것을 맡을 수 없다.
그렇다면 배설물을 찾아야했다.
김범인은 조심스럽게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바람은 좋군.’
바람이 앞에서 불어오고 있었다.
바람을 등지고 있으면 자신의 냄새가 동물들에게 흘러 들어간다.
사냥을 제대로 시작하기도 전에 초부터 치고 들어가는 것이다.
김범인은 히죽 웃었다.
온몸에 긴장감이 솟아나며 희열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과거의 진천검신으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그때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약한 상대이다.
천년이무기를 상대하던 진천검신.
그저 육식동물을 상대하는 지금의 자신.
너무나 차이가 난다.
‘그래도 좋다!’
김범인에게는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지금의 희열을 즐기고 싶었다.
“음?”
조심스럽게 걷던 김범인의 코로 꾸리꾸리한 냄새가 흘러들어왔다.
‘럭키!’
딱 맡아봐도 배설물의 냄새였다.
김범인은 냄새를 따라 이동했다.
“얼마 안 됐군.”
배설물은 따끈따끈했다.
싸질러 놓은 지 얼마 안 된 모양이었다.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이 주변은 배설물의 주인 영역이다.
‘한 마리라는 건데…….’
배설물로 자신의 영역을 표시하는 경우는 혼자라는 것이다.
짝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두 마리, 새끼까지 생각한다면 그 이상이다.
“으, 더러워.”
김범인은 나뭇가지로 배설물을 파헤치기 시작했다.
어떤 동물인지 확실하게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동물 추적 스킬이 생성되었습니다.
“동물 추적 스킬? 이런 것도 있었나?”
김범인은 자신의 귓가를 울리는 시스템 알림음에 고개를 갸웃했다.
재생스킬에 이어 처음 보는 스킬이었다.
하지만 이는 김범인의 오해였다.
동물 추적이라는 스킬은 사냥꾼이라는 직업을 가지면 획득할 수 있는 스킬이다.
김범인은 전투에 관련된 스킬을 파악하고 있어서 모른 것뿐인 것이다.
동물 추적 (액티브) 무(無)등급 : 0.00%
“액티브 스킬?”
아리송하다.
사용한다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김범인은 궁금하기 그지없었다.
“궁금할 때는 직접 해보면 되지! 동물 추적!”
동물 추적 스킬이 발동되었습니다.
김범인은 동물 추적 스킬을 사용했다.
그러자 배설물의 주위로 굵은 노란선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호오! 그런 것이구먼!”
김범인은 굵은 노란 선을 보자마자 무엇을 뜻하는 지 알아차렸다.
굵은 노란 선은 배설물에서부터 한쪽으로 쭉 이어져가고 있었다.
즉, 그것을 따라가다 보면 배설물의 주인과 만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동물 추적이라는 스킬은 좋은 스킬이었군.”
김범인은 히죽 웃으며 노란 선을 따라가기 시작했다.
한참을 따라가고 있었을까?
김범인은 난관에 도착하게 되었다.
“어라? 선이 얇아지고 있네?”
노란 선을 점점 얇아지고 있었다.
조금만 더 간다면 아예 사라질 정도였다.
“동물 추적!”
동물 추적 스킬이 발동되었습니다.
동물 추적 스킬을 다시 한 번 사용해도 노란 선이 다시 굵어지는 일은 없었다.
“흐음. 배설물의 냄새를 따라 추적하는 스킬인 것 같은데…….”
동물 추적 스킬은 배설물의 냄새를 따라 추적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며 배설물의 냄새가 옅어지면 옅어질수록 노란 선은 얇아진다.
김범인이 추측하는 동물 추적 스킬이란 이런 것이었다.
이는 어느 정도는 맞는 것이었다.
다만 스킬을 사용할 수 있는 대상이 배설물만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동물 추적 스킬은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배설물만이 아니라 동물의 작은 흔적으로도 말이다.
그리고 그 흔적을 남긴 동물에 따라 선의 색도 바뀐다.
노란 선 같은 경우에는 김범인보다 레벨이 조금 낮은 동물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초록 선이 뜨면 김범인과는 동급이라는 뜻이다.
붉은 선이 뜨면 김범인에게는 위험한 동물이라는 뜻이고, 마지막으로 회색 선이 뜨면 상대해도 경험치조차 주지 않는 동물이라는 뜻이다.
그런 의미로 볼 때, 배설물의 주인은 김범인보다는 조금 레벨이 낮은 동물이라는 뜻이었다.
부스럭.
“응?”
얇지는 선에서 고민하고 있던 김범인의 주위에서 풀들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김범인은 고개를 돌려 그곳을 바라봤다.
“씨…씨펄!”
김범인은 자신의 눈앞에 나타난 짐승을 보고는 욕설을 뱉었다.
크르르르륵!
팔만한 길이의 뿔.
네발짐승이 분명하건만 자신과 비견되는 크기.
눈병이라도 걸렸는지 시뻘겋게 출혈되어 있는 눈.
마지막으로 예전에 자신의 복부를 꿰뚫었던 녀석과 같은 생김새.
“조, 존나 큰 멧돼지네…!”
지금까지의 날카로운 분위기는 어디다가 버려버린 것 마냥 순식간에 사라졌다.
거대 멧돼지를 보고 질려버린 것이다.
사람이라면 당연할지도 몰랐다.
김범인의 키는 180cm이다.
멧돼지가 두 발로 섰을 때도 아니고 네발로 있을 때 높이가 180cm이다. 그렇다면 얼마나 크다는 것일까?
직접 보지 않는다면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카악, 퉤!”
김범인은 걸쭉한 가래침을 바닥에 뱉었다.
자신이 쫄았다는 사실에 오기를 부리는 것이다.
자신은 예전과 다르다.
레벨 10, 레벨 20때와 같이 찌질 하지 않았다.
“시펄, 오늘 거대 멧돼지 고기 한 번 먹어보자!”
김범인은 멧돼지의 눈을 응시하며 목을 풀었다.
뚜두둑.
목에서 거친 소리가 들리자 긴장감이 다시금 살아나기 시작했다.
“후우…….”
김범인은 마음을 진정시키며 날카로운 눈초리로 멧돼지의 약점을 살피기 시작했다.
‘몸은 두터운 가죽으로 되어 있고, 근육은 무척이나 질기겠지. 그렇다면 다리를 노려야하는 건가?’
날카로운 눈초리로 멧돼지의 전신을 살피며 생각했다.
멧돼지는 언제라도 김범인을 들이받으려는 듯 크륵크륵 거리고 있었다.
“찾았다! 네 녀석의 약점을!”
김범인은 눈을 부릅뜨며 멧돼지를 향해 외쳤다.
크, 크륵?
멧돼지는 김범인의 갑작스러운 외침에 당황한 듯 주춤거렸다.
김범인은 자신의 얼굴을 양손으로 덮고 웃기 시작했다.
“큭큭큭큭. 네 녀석의 약점은…….”
크르르르륵…!
“없다!”
김범인이 없다! 라고 말함과 동시에 뒤를 돌아 재빠르게 도망가기 시작했다.
멧돼지는 갑작스러운 상황에 제대로 인지를 하지 못하고 김범인의 뒤꽁무리를 바라봤다.
“에이 씨펄! 미친! 하필 처음 만난 놈이 저런 씹사기 몬스터야!”
김범인은 자신의 처지를 한탄했다.
두 발은 쉴새없이 움직이고 있었고 고개는 뒤를 자주 확인하며 멧돼지가 오는지 확인했다.
참으로 더러운 세상이 아닐 수가 없었다.
크르르르르르르륵!
“오오미! 운지하시겠네!?”
그렇게 빨리 달리고 또 달렸건만, 멧돼지는 금세 따라오기 시작했다.
무척이나 분노한 것 같은 것은 착각이라 생각하고 싶었다.
“제길! 어떻게 하지?”
약점이라고는 보이지도 않았다.
마치 2009년에 개봉됐던 영화 차X에서 나오는 변종 식인 멧돼지 같지 않은가?
크롸라라락!
“오쉣!”
멧돼지가 빠르게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동시에 김범인의 머리가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멧돼지의 지능은 대략 어린아이의 수준이다.
TV에서 보면 농작물 피해를 주는 멧돼지들은 사람이 있을 때와 없을 때를 확연하게 구분한다. 하지만 어린아이의 수준이 어디 가겠는가?
결국은 어린아이의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그래도 저 녀석은 대략 청소년이라 봐야하려나?’
일반적인 멧돼지는 그렇지만 저 녀석이 어딜 봐서 일반적이겠는가?
아무리 적게 봐도 10대 중반은 된다고 봐야할지도 몰랐다.
‘그래도 난 어른이잖아?’
김범인은 다시 생각했다.
저녀석이 10대 중반의 청소년이라면 자신은 성인이다.
청소년의 지능을 가지고 있는 멧돼지한테 지는 것은 뭔가 굴욕적이다.
김범인은 몸을 재빠르게 돌렸다.
어차피 멧돼지는 자신의 뒤로 거의 다 따라왔고, 도망쳐도 지옥 끝까지 쫓아올 기세다.
‘싸우자!’
멧돼지의 돌진을 피하기 위해 몸을 돌림과 동시에 격하게 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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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넷...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그럼 한 번 먹어보겠습니다...
자신은 그것에 대충대충 만족하며 살아가는 모양이었지만, 진첨검신에서 자신은 다르다.
현실과는 동떨어진 게임 속.
그 안에서도 현실과 똑같은 것은 싫었던 것이다.
그렇게 자신을 꾸몄다.
그리고 그것은 하나의 습관이 되었다.
‘사냥의 기본은 추적.’
김범인은 날카로운 눈매로 주위를 살폈다.
동물들은 인간의 냄새가 풍기면 우선은 몸을 숨긴다. 그리고 자신보다 약한지 강한지 탐색하기 시작한다.
자신을 해칠만한 인간인지, 그렇지 않을 인간인지 살핀다.
그것은 모두 자기보호라는 본능적인 행동이다.
김범인은 그것을 알고 있다.
지금의 늑대들은 AI가 뛰어나지만, 더 뛰어날 뿐 기본적인 것은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늑대들이 그렇다면 다른 동물들 또한 마찬가지리라.
‘여기는 누구의 영역이냐!’
숲은 동물들이 많다.
육식이든 초식이든 말이다. 그리고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기 마련이다.
영역을 구축하는 방법은 두 가지로 나뉜다.
자신의 배설물로 표시하는 방법과 몸을 비벼 냄새를 남기는 방법이다.
김범인의 코는 개 코가 아니다.
몸을 비며 냄새를 남긴 것을 맡을 수 없다.
그렇다면 배설물을 찾아야했다.
김범인은 조심스럽게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바람은 좋군.’
바람이 앞에서 불어오고 있었다.
바람을 등지고 있으면 자신의 냄새가 동물들에게 흘러 들어간다.
사냥을 제대로 시작하기도 전에 초부터 치고 들어가는 것이다.
김범인은 히죽 웃었다.
온몸에 긴장감이 솟아나며 희열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과거의 진천검신으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그때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약한 상대이다.
천년이무기를 상대하던 진천검신.
그저 육식동물을 상대하는 지금의 자신.
너무나 차이가 난다.
‘그래도 좋다!’
김범인에게는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지금의 희열을 즐기고 싶었다.
“음?”
조심스럽게 걷던 김범인의 코로 꾸리꾸리한 냄새가 흘러들어왔다.
‘럭키!’
딱 맡아봐도 배설물의 냄새였다.
김범인은 냄새를 따라 이동했다.
“얼마 안 됐군.”
배설물은 따끈따끈했다.
싸질러 놓은 지 얼마 안 된 모양이었다.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이 주변은 배설물의 주인 영역이다.
‘한 마리라는 건데…….’
배설물로 자신의 영역을 표시하는 경우는 혼자라는 것이다.
짝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두 마리, 새끼까지 생각한다면 그 이상이다.
“으, 더러워.”
김범인은 나뭇가지로 배설물을 파헤치기 시작했다.
어떤 동물인지 확실하게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동물 추적 스킬이 생성되었습니다.
“동물 추적 스킬? 이런 것도 있었나?”
김범인은 자신의 귓가를 울리는 시스템 알림음에 고개를 갸웃했다.
재생스킬에 이어 처음 보는 스킬이었다.
하지만 이는 김범인의 오해였다.
동물 추적이라는 스킬은 사냥꾼이라는 직업을 가지면 획득할 수 있는 스킬이다.
김범인은 전투에 관련된 스킬을 파악하고 있어서 모른 것뿐인 것이다.
동물 추적 (액티브) 무(無)등급 : 0.00%
“액티브 스킬?”
아리송하다.
사용한다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김범인은 궁금하기 그지없었다.
“궁금할 때는 직접 해보면 되지! 동물 추적!”
동물 추적 스킬이 발동되었습니다.
김범인은 동물 추적 스킬을 사용했다.
그러자 배설물의 주위로 굵은 노란선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호오! 그런 것이구먼!”
김범인은 굵은 노란 선을 보자마자 무엇을 뜻하는 지 알아차렸다.
굵은 노란 선은 배설물에서부터 한쪽으로 쭉 이어져가고 있었다.
즉, 그것을 따라가다 보면 배설물의 주인과 만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동물 추적이라는 스킬은 좋은 스킬이었군.”
김범인은 히죽 웃으며 노란 선을 따라가기 시작했다.
한참을 따라가고 있었을까?
김범인은 난관에 도착하게 되었다.
“어라? 선이 얇아지고 있네?”
노란 선을 점점 얇아지고 있었다.
조금만 더 간다면 아예 사라질 정도였다.
“동물 추적!”
동물 추적 스킬이 발동되었습니다.
동물 추적 스킬을 다시 한 번 사용해도 노란 선이 다시 굵어지는 일은 없었다.
“흐음. 배설물의 냄새를 따라 추적하는 스킬인 것 같은데…….”
동물 추적 스킬은 배설물의 냄새를 따라 추적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며 배설물의 냄새가 옅어지면 옅어질수록 노란 선은 얇아진다.
김범인이 추측하는 동물 추적 스킬이란 이런 것이었다.
이는 어느 정도는 맞는 것이었다.
다만 스킬을 사용할 수 있는 대상이 배설물만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동물 추적 스킬은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배설물만이 아니라 동물의 작은 흔적으로도 말이다.
그리고 그 흔적을 남긴 동물에 따라 선의 색도 바뀐다.
노란 선 같은 경우에는 김범인보다 레벨이 조금 낮은 동물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초록 선이 뜨면 김범인과는 동급이라는 뜻이다.
붉은 선이 뜨면 김범인에게는 위험한 동물이라는 뜻이고, 마지막으로 회색 선이 뜨면 상대해도 경험치조차 주지 않는 동물이라는 뜻이다.
그런 의미로 볼 때, 배설물의 주인은 김범인보다는 조금 레벨이 낮은 동물이라는 뜻이었다.
부스럭.
“응?”
얇지는 선에서 고민하고 있던 김범인의 주위에서 풀들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김범인은 고개를 돌려 그곳을 바라봤다.
“씨…씨펄!”
김범인은 자신의 눈앞에 나타난 짐승을 보고는 욕설을 뱉었다.
크르르르륵!
팔만한 길이의 뿔.
네발짐승이 분명하건만 자신과 비견되는 크기.
눈병이라도 걸렸는지 시뻘겋게 출혈되어 있는 눈.
마지막으로 예전에 자신의 복부를 꿰뚫었던 녀석과 같은 생김새.
“조, 존나 큰 멧돼지네…!”
지금까지의 날카로운 분위기는 어디다가 버려버린 것 마냥 순식간에 사라졌다.
거대 멧돼지를 보고 질려버린 것이다.
사람이라면 당연할지도 몰랐다.
김범인의 키는 180cm이다.
멧돼지가 두 발로 섰을 때도 아니고 네발로 있을 때 높이가 180cm이다. 그렇다면 얼마나 크다는 것일까?
직접 보지 않는다면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카악, 퉤!”
김범인은 걸쭉한 가래침을 바닥에 뱉었다.
자신이 쫄았다는 사실에 오기를 부리는 것이다.
자신은 예전과 다르다.
레벨 10, 레벨 20때와 같이 찌질 하지 않았다.
“시펄, 오늘 거대 멧돼지 고기 한 번 먹어보자!”
김범인은 멧돼지의 눈을 응시하며 목을 풀었다.
뚜두둑.
목에서 거친 소리가 들리자 긴장감이 다시금 살아나기 시작했다.
“후우…….”
김범인은 마음을 진정시키며 날카로운 눈초리로 멧돼지의 약점을 살피기 시작했다.
‘몸은 두터운 가죽으로 되어 있고, 근육은 무척이나 질기겠지. 그렇다면 다리를 노려야하는 건가?’
날카로운 눈초리로 멧돼지의 전신을 살피며 생각했다.
멧돼지는 언제라도 김범인을 들이받으려는 듯 크륵크륵 거리고 있었다.
“찾았다! 네 녀석의 약점을!”
김범인은 눈을 부릅뜨며 멧돼지를 향해 외쳤다.
크, 크륵?
멧돼지는 김범인의 갑작스러운 외침에 당황한 듯 주춤거렸다.
김범인은 자신의 얼굴을 양손으로 덮고 웃기 시작했다.
“큭큭큭큭. 네 녀석의 약점은…….”
크르르르륵…!
“없다!”
김범인이 없다! 라고 말함과 동시에 뒤를 돌아 재빠르게 도망가기 시작했다.
멧돼지는 갑작스러운 상황에 제대로 인지를 하지 못하고 김범인의 뒤꽁무리를 바라봤다.
“에이 씨펄! 미친! 하필 처음 만난 놈이 저런 씹사기 몬스터야!”
김범인은 자신의 처지를 한탄했다.
두 발은 쉴새없이 움직이고 있었고 고개는 뒤를 자주 확인하며 멧돼지가 오는지 확인했다.
참으로 더러운 세상이 아닐 수가 없었다.
크르르르르르르륵!
“오오미! 운지하시겠네!?”
그렇게 빨리 달리고 또 달렸건만, 멧돼지는 금세 따라오기 시작했다.
무척이나 분노한 것 같은 것은 착각이라 생각하고 싶었다.
“제길! 어떻게 하지?”
약점이라고는 보이지도 않았다.
마치 2009년에 개봉됐던 영화 차X에서 나오는 변종 식인 멧돼지 같지 않은가?
크롸라라락!
“오쉣!”
멧돼지가 빠르게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동시에 김범인의 머리가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멧돼지의 지능은 대략 어린아이의 수준이다.
TV에서 보면 농작물 피해를 주는 멧돼지들은 사람이 있을 때와 없을 때를 확연하게 구분한다. 하지만 어린아이의 수준이 어디 가겠는가?
결국은 어린아이의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그래도 저 녀석은 대략 청소년이라 봐야하려나?’
일반적인 멧돼지는 그렇지만 저 녀석이 어딜 봐서 일반적이겠는가?
아무리 적게 봐도 10대 중반은 된다고 봐야할지도 몰랐다.
‘그래도 난 어른이잖아?’
김범인은 다시 생각했다.
저녀석이 10대 중반의 청소년이라면 자신은 성인이다.
청소년의 지능을 가지고 있는 멧돼지한테 지는 것은 뭔가 굴욕적이다.
김범인은 몸을 재빠르게 돌렸다.
어차피 멧돼지는 자신의 뒤로 거의 다 따라왔고, 도망쳐도 지옥 끝까지 쫓아올 기세다.
‘싸우자!’
멧돼지의 돌진을 피하기 위해 몸을 돌림과 동시에 격하게 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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