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수고와 시간이 비해서는 여전히 약한 스킬로 변한다.
진 육합권이라는 스킬로 바뀌는데, 바뀌는 것은 데미지와 내력의 소모뿐이었다.
그래서 김범인이 생각한 것은 마을의 서점에서 비급을 구해서 익하는 것이다.
사실, 일개 마을에서 파는 비급들이 얼마나 좋을 수 있게냐고 하겠지만, 김범인에게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어차피 좋은 비급들은 문파에 들어가거나 기연을 통해서밖에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좋아. 그렇게 하자.’
김범인은 마침내 결정했다.
마을 서점으로 가서 비급들을 사기로 말이다.
김범인은 마을로 이동한 뒤, 서점의 문을 열었다.
서점은 사람들이 잘 방문하지 않았는지 끼이익, 하는 거친 소리를 내며 열렸다.
“누구십니까?”
문이 열리는 소리와 동시에 젊은 남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듣기만 해도 예의가 바르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만들었다.
“저, 비급을 좀 사러 왔는데… 혹시 있습니까?”
김범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젊은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서점의 주인인가?’
서점 주인 치고는 조금 젊기는 했지만, 전형적인 공부벌레를 떠올리게 만드는 외모에 그냥 그렇구나 하면서 넘어갔다.
“네. 있습니다.”
젊은 남자는 있다고 대답하고는 서점 한쪽으로 향했다.
서점 크기는 그리 작은 크기는 아니었는데, 구석지로 향하는 것으로 봐서는 비급을 찾는 사람이 많은 것 같지 않았다.
‘뭐, 그건 둘째 치고… 서점에서 파는 최하급 비급을 구할 리가 없는 것이지.’
김범인이 잠시 생각하는 사이, 젊은 남자는 총 4권의 비급을 들고 나타났다.
“이게 저희 서점에 있는 모든 비급입니다.”
젊은 남자는 조금은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본인도 알고 있을 것이다.
자신의 서점에 있는 비급들이 비급이라는 취급도 받지 못할 정도라는 것을!
김범인은 젊은 남자의 손에 들려있는 4권의 비급을 받아서 봤다.
‘삼재심법, 철우공, 쾌운보, 음양반선경?“
삼재심법이야 흔하게 널리고 널린 심법이라고 할 수 있었고, 철우공 또한 흔하게 널린 외공이었다. 쾌운보라는 것 들어본 적이 없기에 뭐라고 할 수 없었으나, 보법이라는 것 정도는 알 수 있었다. 음양반선경은 이름만으로도 무슨 내용을 품고 있을지 예상이 가게 만들었다.
‘사야하나?’
김범인은 고민했다.
솔직히 심법에 외공, 보법까지 골고루 있었다. 완벽하게 만족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음양반선경이 그 부족한 것을 채워졌다.
이름만 봐도 딱 알지 않겠는가?
음양반선경(陰陽班宣經)!
남녀 간의 이치를 나누는 것을 베푸는 경!
이렇게 좋은 것을 사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서 만족하지 못한 것은 공격할 수 있는 스킬이었다.
‘음…… 이왕이면 권법서나 검법서 같은 게 있었으면 좋겠는데 말이야.’
아쉬웠다.
너무나 아쉬웠다.
하지만 다른 게 생각하기로 했다.
‘나중에 또 구하면 되지! 그래, 사자!’
김범인은 마침내 결정을 했다.
아쉬운 것은 아쉬운 것이지만, 나머지 것들은 만족스러웠다.
조금이라도 더 빠르게 익히고 더 빠르게 강해진다. 그리고 사냥을 통해 빠른 레벨업을 한다.
‘??? 라는 퀘스트! 그것을 확인해 봐야해!’
사실, 레벨 30이 달성되며 김범인의 퀘스트 창이 갱신되었었다. ???라고 표시되어 있던 퀘스트가 열람조건이 생겨난 것이었다.
열람 조건은 바로 레벨 100!
지금이 30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까마득하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김범인은 의지의 한국인이었다.
채집과 제작으로 이 정도 레벨까지 올렸는데, 앞으로 레벨 100까지 올리는 것도 못할쏘냐? 라고 생각하며 이를 꽉 깨문 것이었다.
“사겠습니다!”
“금 한 개.”
“예?”
조금 전까지만해도 의지를 불태우던 김범인이 멍한 표정이 되어 되물었다. 금 1개의 가치는 은 100개라고 할 수 있었다.
겨우 최하급의 비금이라 할 수 있는 것들 4개의 값치고는 너무나 비싼 것이었다.
조금 전까지 미안한 표정을 짓고 있던 젊은 남자의 표정이 순식간에 뒤바뀌었다.
철면피를 뒤집어썼는지, 무척이나 뻔뻔한 얼굴이었다.
‘자, 장사를 아주 잘하는 군.’
젊은데다가 공부벌레를 연상케 해서 방심했었건만, 전혀 상상 이상이었다.
‘아, 시발… 사야하나?’
순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가지고 있는 돈을 생각하면 금 1개쯤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이것과 그것은 별개였다.
덤탱이를 씌워 뒤통수가 빡! 맞은 그 느낌은 정말로 도그 같다고 할 수 있었다.
‘후우…….’
김범인은 심호흡을 하면서 마음을 차분하게 진정시키기 시작했다. 최하급 비급에 불과하다고는 하지만, 없으면 아쉬운 것이 자신이었다.
“주, 주십시오.”
김범인은 턱 끝까지 올라오려고 하는 욕설을 겨우 삼키며 힘겹게 말했다.
“감사합니다. 손님.”
남자의 얼굴이 환하게 바뀌며 김범인에게 고개를 숙였다.
김범인은 인벤토리 창을 열어 금 한 개를 꺼내 남자의 손이 얹었다. 바들바들 떨리고 있는 자신의 손이 무척이나 안타깝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
김범인은 장 씨 부녀네 집 뒤편에 있는 산으로 향했다.
‘산에 있는 기가 맑고 순도가 높다고 했던가?’
옛날에 길을 걷다가 누군가에게 들은 말이었다.
소위 말해서 ‘도를 아십니까?’였는데, 소심하고 거절을 하지 못하는 성격의 김범인은 몇 시간에 걸쳐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그래도 거짓부렁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서 끌고 가려는 장소까지는 가지 않았다.
여하튼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이 말했던 것이었다.
산에는 나무와 풀들이 풍성하게 자라 자연의 기가 가장 집중되어 있다고 했었다.
환경파괴로 인해 당연히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기는 하지만, 환경파괴가 없는 이곳은 얼마나 더욱 그러할지 모르는 일이었다.
‘이곳이 좋겠어.’
김범인은 산을 올라가다가 한적한 공간이 있는 곳에서 안착했다. 주위를 뺑 둘러보니 나무 두 그루가 전부에 앉을 곳도 있어서 비급을 수련하기에는 딱이었다.
“흐흐.”
김범인은 드디어 새로운 스킬을 습득한다는 것에 흥분과 기대를 앉고 인벤토리 창을 열었다.
철우공, 쾌운보, 음양반선경, 삼재심법.
철우공(鐵牛空).
철우공은 쇠로된 소처럼 질기고 단단한 피부를 갖게 해준다는 외공이었다. 김범인은 그렇게 써져있는 첫 부분을 읽고는 피식 웃고 말았다.
그래봤자 저자거리에 널려있는 최하급의 비급에 불과 했기 때문이었다.
내용까지도 너무나 부실하고 유실된 글자들도 많다.
“허어. 이걸 어떻게 익히라는 거지?”
김범인은 탄식했다.
철우공은 너무나 불완전한 비급이었다..
엉터리라고해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였다.
이것을 익힌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를 정도로… 아니, 익힐 수나 있을지가 고민이 들 정도였다.
“그래, 우선은 다 읽어는 보자.”
김범인은 중얼거리고는 한숨을 작게 내쉬었다.
혹여나 모를 일이었다.
아직까지도 이곳이 현실인지 게임 속인지 단언을 내리지 않았다.
거의 현실이라는 쪽으로 기울기는 했지만, 확실한 것은 그 누구도 몰랐다.
탁!
김범인은 의지와 깊은 인내심으로 철우공 비급을 다 읽고 말았다. 그리고 책을 거칠게 닫았다. 너무나 엉터리 비급이었기에 화가 나려는 것이었다.
이런 엉터리 비급을 금 한 개나 주고 샀다는 것에 분노가 치밀어 오를 지경이었다.
“아오……! 이런 썅……!”
서점 노인에게 욕을 터뜨리려는 순간, 김범인의 귓가로 시스템 알림음이 들려왔다.
불완전하고 변형된 철우공 스킬이 생성되었습니다.
“……불완전하고 변형된?”
철우공이면 철우공이지, 불완전하고 변형된은 또 무엇이란 말인가?
김범인은 이상꾸리한 기분에 스킬 창을 열어 설명을 읽기 시작했다.
철우공(패시브) 무(無)등급 : 0.00%
결론만을 말하자면 아무것도 없었다.
불완전하다는 것 때문일까?
안 좋은 것은 잘 모르겠지만, 좋은 것은 전혀 없었다.
‘이거 뭐 어떻게 하라는 거지?’
김범인은 손으로 이마를 짚고 고민했다.
사용하면 부작용이라도 있진 않을까?
이걸 과연 사냥과 전투에 사용할 수 있을까?
수많은 고민이 머릿속을 크게 어지럽혔다.
“에잇! 그냥 익히고 말지!”
고민은 잠시였다.
고민을 오래 해봤자 답이 안 나올 것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었다.
김범인은 그 뒤로 쾌운보와 삼재심법, 음양반선경을 쭉 읽었다.
삼재심법이야 너무 흔하게 알려진 거라 정품이였지만, 나머지 비급들은 역시나 엉터리에 불과했다.
삼재심법 스킬이 생성되었습니다.
대충 만들어진 쾌운보 스킬이 생성되었습니다.
중요한 내용이 빠진 음양반선경이 생성되었습니다.
삼재심법(액티브) 무(無)등급 : 0.00%
쾌운보(액티브) 무(無)등급 : 0.00%
음양반선경(액티브) 무(無)등급 : 0.00%
사실, 삼재심법은 심법이라기보다는 토납법(吐納法)에 가깝다. 그 이유는 삼재심법이 심법이라고 칭해질 만큼의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효과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었다.
무공을 익히지 않은 범인(凡人)이 토납법을 꾸준하게 익힌다면, 평생을 잔병없이 무병장수할 수 있다고 한다.
쾌운보(快雲步)는 보법이었는데, 빠른 구름을 보고 만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비급에 대놓고 적혀 있는 내용이 있었다.
‘귀찮아서 대충 만들었으니, 알아서 잘 익혀라∼ 라고?’
김범인은 그것을 보고는 썩소를 지으며 한 마디를 툭 던졌다.
“미친놈.”
마지막으로 음양반선경은 남녀간의 합일을 통하여 쌍방의 내공을 올린다는 것이었다.
김범인은 이것을 읽으며 두눈이 충혈되며, 숨이 거칠어지기에 이르렀다.
당연한 것이었다.
‘그것’을 하는 것도 좋건만, 음양반선경을 사용한다면 내공까지 오르지 않는가?
김범인은 조만간 장화인과 ‘그것’을 하면 시험해보리라 다짐했다.
***
김범인은 제일 먼저 삼재심법을 수련하기로 했다.
당연한 말이지만 심법이기 때문이었다.
‘뭐, 어차피 하루에 4개 전부다 수련할 거지만….’
어차피 순서는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수련을 한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었다.
“웃샤.”
김범인은 우선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그리고 삼재심법을 발동 시켰다.
삼재심법이 발동됩니다.
삼재심법 스킬은 액티브 이면서 패시브이다. 패시브로서의 기능으로는 근력 상승. 체력 상승. 감각 상승등의 능력이 있다.
거창하게 말했지만, 한마디로 말해서 온 몸의 모든 것이 다 상승한다는 거다.
게임 시스템창의 설명에 따르면, 내공이 단전에 자리함에 따라서 육체적 능력이 자동으로 상승한다고 되어 있다.
나중에 내공을 직접 사용하면, 육체적 능력의 상승률이 급격히 올라간다나?
이게 바로 패시브 기능이라고 할 수 있었다.
액티브 기능은 두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수련, 하나는 사용이다.
수련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가부좌를 틀고 앉아야 하는데, 수련 상태에 들어가면 내공의 절대치가 조금씩 늘어난다.
사용 상태는 별개 아니다.
내공이 빠르게 줄어들기 시작 하는데, 그 동안에는 육체적인 능력이 크게 상승하게 되는 것이다.
패시브 상태에서는 능력이 5%정도 오른다면, 액티브 상태에서는 능력이 100%이상 오른다는 개념이다.
그리고 액티브 상태에 들어간 상태에서 무공초식을 사용하면 그 위력이 배가 된다.
또한 내공심법과 무공초식의 상성이라는 것도 존재 한다.
예를 들어 마공의 내공심법을 익힌 상태에서 정종의 무공 초식을 사용하면, 도리어 그 위력이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셋트 효과도 있다.
무당파의 내공 심법을 익힌 상태에서, 무당파의 무공 초식을 사용하면 보너스 효과가 일어난다.
물론 지금은 삼재심법을 익히고 있으니, 셋트 효과 같은 게 있을리 없다.
‘아직도 잘 모르겠단 말이야…….’
현실이면 현실이고, 게임이면 게임인거지 이건 뭐란 말인가?
아직까지도 애매모호하니 확실하게 답을 내리지 못한 것이 이러한 것들 때문이었다.
‘그래, 아직은 잘 모르니까 좀 더 기다려 보자. 최소한 레벨 100은 달성해보고!’
???라는 퀘스트를 열람을 하는 것이다.
김범인이 잠시 생각하는 사이, 삼재심법의 발동은 끝나 있었다. 자신도 모르게 가부좌가 풀리며 선 것이다.
“신기하긴 신기하군.”
김범인은 중얼거렸다.
진 육합권이라는 스킬로 바뀌는데, 바뀌는 것은 데미지와 내력의 소모뿐이었다.
그래서 김범인이 생각한 것은 마을의 서점에서 비급을 구해서 익하는 것이다.
사실, 일개 마을에서 파는 비급들이 얼마나 좋을 수 있게냐고 하겠지만, 김범인에게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어차피 좋은 비급들은 문파에 들어가거나 기연을 통해서밖에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좋아. 그렇게 하자.’
김범인은 마침내 결정했다.
마을 서점으로 가서 비급들을 사기로 말이다.
김범인은 마을로 이동한 뒤, 서점의 문을 열었다.
서점은 사람들이 잘 방문하지 않았는지 끼이익, 하는 거친 소리를 내며 열렸다.
“누구십니까?”
문이 열리는 소리와 동시에 젊은 남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듣기만 해도 예의가 바르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만들었다.
“저, 비급을 좀 사러 왔는데… 혹시 있습니까?”
김범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젊은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서점의 주인인가?’
서점 주인 치고는 조금 젊기는 했지만, 전형적인 공부벌레를 떠올리게 만드는 외모에 그냥 그렇구나 하면서 넘어갔다.
“네. 있습니다.”
젊은 남자는 있다고 대답하고는 서점 한쪽으로 향했다.
서점 크기는 그리 작은 크기는 아니었는데, 구석지로 향하는 것으로 봐서는 비급을 찾는 사람이 많은 것 같지 않았다.
‘뭐, 그건 둘째 치고… 서점에서 파는 최하급 비급을 구할 리가 없는 것이지.’
김범인이 잠시 생각하는 사이, 젊은 남자는 총 4권의 비급을 들고 나타났다.
“이게 저희 서점에 있는 모든 비급입니다.”
젊은 남자는 조금은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본인도 알고 있을 것이다.
자신의 서점에 있는 비급들이 비급이라는 취급도 받지 못할 정도라는 것을!
김범인은 젊은 남자의 손에 들려있는 4권의 비급을 받아서 봤다.
‘삼재심법, 철우공, 쾌운보, 음양반선경?“
삼재심법이야 흔하게 널리고 널린 심법이라고 할 수 있었고, 철우공 또한 흔하게 널린 외공이었다. 쾌운보라는 것 들어본 적이 없기에 뭐라고 할 수 없었으나, 보법이라는 것 정도는 알 수 있었다. 음양반선경은 이름만으로도 무슨 내용을 품고 있을지 예상이 가게 만들었다.
‘사야하나?’
김범인은 고민했다.
솔직히 심법에 외공, 보법까지 골고루 있었다. 완벽하게 만족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음양반선경이 그 부족한 것을 채워졌다.
이름만 봐도 딱 알지 않겠는가?
음양반선경(陰陽班宣經)!
남녀 간의 이치를 나누는 것을 베푸는 경!
이렇게 좋은 것을 사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서 만족하지 못한 것은 공격할 수 있는 스킬이었다.
‘음…… 이왕이면 권법서나 검법서 같은 게 있었으면 좋겠는데 말이야.’
아쉬웠다.
너무나 아쉬웠다.
하지만 다른 게 생각하기로 했다.
‘나중에 또 구하면 되지! 그래, 사자!’
김범인은 마침내 결정을 했다.
아쉬운 것은 아쉬운 것이지만, 나머지 것들은 만족스러웠다.
조금이라도 더 빠르게 익히고 더 빠르게 강해진다. 그리고 사냥을 통해 빠른 레벨업을 한다.
‘??? 라는 퀘스트! 그것을 확인해 봐야해!’
사실, 레벨 30이 달성되며 김범인의 퀘스트 창이 갱신되었었다. ???라고 표시되어 있던 퀘스트가 열람조건이 생겨난 것이었다.
열람 조건은 바로 레벨 100!
지금이 30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까마득하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김범인은 의지의 한국인이었다.
채집과 제작으로 이 정도 레벨까지 올렸는데, 앞으로 레벨 100까지 올리는 것도 못할쏘냐? 라고 생각하며 이를 꽉 깨문 것이었다.
“사겠습니다!”
“금 한 개.”
“예?”
조금 전까지만해도 의지를 불태우던 김범인이 멍한 표정이 되어 되물었다. 금 1개의 가치는 은 100개라고 할 수 있었다.
겨우 최하급의 비금이라 할 수 있는 것들 4개의 값치고는 너무나 비싼 것이었다.
조금 전까지 미안한 표정을 짓고 있던 젊은 남자의 표정이 순식간에 뒤바뀌었다.
철면피를 뒤집어썼는지, 무척이나 뻔뻔한 얼굴이었다.
‘자, 장사를 아주 잘하는 군.’
젊은데다가 공부벌레를 연상케 해서 방심했었건만, 전혀 상상 이상이었다.
‘아, 시발… 사야하나?’
순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가지고 있는 돈을 생각하면 금 1개쯤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이것과 그것은 별개였다.
덤탱이를 씌워 뒤통수가 빡! 맞은 그 느낌은 정말로 도그 같다고 할 수 있었다.
‘후우…….’
김범인은 심호흡을 하면서 마음을 차분하게 진정시키기 시작했다. 최하급 비급에 불과하다고는 하지만, 없으면 아쉬운 것이 자신이었다.
“주, 주십시오.”
김범인은 턱 끝까지 올라오려고 하는 욕설을 겨우 삼키며 힘겹게 말했다.
“감사합니다. 손님.”
남자의 얼굴이 환하게 바뀌며 김범인에게 고개를 숙였다.
김범인은 인벤토리 창을 열어 금 한 개를 꺼내 남자의 손이 얹었다. 바들바들 떨리고 있는 자신의 손이 무척이나 안타깝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
김범인은 장 씨 부녀네 집 뒤편에 있는 산으로 향했다.
‘산에 있는 기가 맑고 순도가 높다고 했던가?’
옛날에 길을 걷다가 누군가에게 들은 말이었다.
소위 말해서 ‘도를 아십니까?’였는데, 소심하고 거절을 하지 못하는 성격의 김범인은 몇 시간에 걸쳐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그래도 거짓부렁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서 끌고 가려는 장소까지는 가지 않았다.
여하튼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이 말했던 것이었다.
산에는 나무와 풀들이 풍성하게 자라 자연의 기가 가장 집중되어 있다고 했었다.
환경파괴로 인해 당연히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기는 하지만, 환경파괴가 없는 이곳은 얼마나 더욱 그러할지 모르는 일이었다.
‘이곳이 좋겠어.’
김범인은 산을 올라가다가 한적한 공간이 있는 곳에서 안착했다. 주위를 뺑 둘러보니 나무 두 그루가 전부에 앉을 곳도 있어서 비급을 수련하기에는 딱이었다.
“흐흐.”
김범인은 드디어 새로운 스킬을 습득한다는 것에 흥분과 기대를 앉고 인벤토리 창을 열었다.
철우공, 쾌운보, 음양반선경, 삼재심법.
철우공(鐵牛空).
철우공은 쇠로된 소처럼 질기고 단단한 피부를 갖게 해준다는 외공이었다. 김범인은 그렇게 써져있는 첫 부분을 읽고는 피식 웃고 말았다.
그래봤자 저자거리에 널려있는 최하급의 비급에 불과 했기 때문이었다.
내용까지도 너무나 부실하고 유실된 글자들도 많다.
“허어. 이걸 어떻게 익히라는 거지?”
김범인은 탄식했다.
철우공은 너무나 불완전한 비급이었다..
엉터리라고해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였다.
이것을 익힌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를 정도로… 아니, 익힐 수나 있을지가 고민이 들 정도였다.
“그래, 우선은 다 읽어는 보자.”
김범인은 중얼거리고는 한숨을 작게 내쉬었다.
혹여나 모를 일이었다.
아직까지도 이곳이 현실인지 게임 속인지 단언을 내리지 않았다.
거의 현실이라는 쪽으로 기울기는 했지만, 확실한 것은 그 누구도 몰랐다.
탁!
김범인은 의지와 깊은 인내심으로 철우공 비급을 다 읽고 말았다. 그리고 책을 거칠게 닫았다. 너무나 엉터리 비급이었기에 화가 나려는 것이었다.
이런 엉터리 비급을 금 한 개나 주고 샀다는 것에 분노가 치밀어 오를 지경이었다.
“아오……! 이런 썅……!”
서점 노인에게 욕을 터뜨리려는 순간, 김범인의 귓가로 시스템 알림음이 들려왔다.
불완전하고 변형된 철우공 스킬이 생성되었습니다.
“……불완전하고 변형된?”
철우공이면 철우공이지, 불완전하고 변형된은 또 무엇이란 말인가?
김범인은 이상꾸리한 기분에 스킬 창을 열어 설명을 읽기 시작했다.
철우공(패시브) 무(無)등급 : 0.00%
결론만을 말하자면 아무것도 없었다.
불완전하다는 것 때문일까?
안 좋은 것은 잘 모르겠지만, 좋은 것은 전혀 없었다.
‘이거 뭐 어떻게 하라는 거지?’
김범인은 손으로 이마를 짚고 고민했다.
사용하면 부작용이라도 있진 않을까?
이걸 과연 사냥과 전투에 사용할 수 있을까?
수많은 고민이 머릿속을 크게 어지럽혔다.
“에잇! 그냥 익히고 말지!”
고민은 잠시였다.
고민을 오래 해봤자 답이 안 나올 것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었다.
김범인은 그 뒤로 쾌운보와 삼재심법, 음양반선경을 쭉 읽었다.
삼재심법이야 너무 흔하게 알려진 거라 정품이였지만, 나머지 비급들은 역시나 엉터리에 불과했다.
삼재심법 스킬이 생성되었습니다.
대충 만들어진 쾌운보 스킬이 생성되었습니다.
중요한 내용이 빠진 음양반선경이 생성되었습니다.
삼재심법(액티브) 무(無)등급 : 0.00%
쾌운보(액티브) 무(無)등급 : 0.00%
음양반선경(액티브) 무(無)등급 : 0.00%
사실, 삼재심법은 심법이라기보다는 토납법(吐納法)에 가깝다. 그 이유는 삼재심법이 심법이라고 칭해질 만큼의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효과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었다.
무공을 익히지 않은 범인(凡人)이 토납법을 꾸준하게 익힌다면, 평생을 잔병없이 무병장수할 수 있다고 한다.
쾌운보(快雲步)는 보법이었는데, 빠른 구름을 보고 만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비급에 대놓고 적혀 있는 내용이 있었다.
‘귀찮아서 대충 만들었으니, 알아서 잘 익혀라∼ 라고?’
김범인은 그것을 보고는 썩소를 지으며 한 마디를 툭 던졌다.
“미친놈.”
마지막으로 음양반선경은 남녀간의 합일을 통하여 쌍방의 내공을 올린다는 것이었다.
김범인은 이것을 읽으며 두눈이 충혈되며, 숨이 거칠어지기에 이르렀다.
당연한 것이었다.
‘그것’을 하는 것도 좋건만, 음양반선경을 사용한다면 내공까지 오르지 않는가?
김범인은 조만간 장화인과 ‘그것’을 하면 시험해보리라 다짐했다.
***
김범인은 제일 먼저 삼재심법을 수련하기로 했다.
당연한 말이지만 심법이기 때문이었다.
‘뭐, 어차피 하루에 4개 전부다 수련할 거지만….’
어차피 순서는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수련을 한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었다.
“웃샤.”
김범인은 우선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그리고 삼재심법을 발동 시켰다.
삼재심법이 발동됩니다.
삼재심법 스킬은 액티브 이면서 패시브이다. 패시브로서의 기능으로는 근력 상승. 체력 상승. 감각 상승등의 능력이 있다.
거창하게 말했지만, 한마디로 말해서 온 몸의 모든 것이 다 상승한다는 거다.
게임 시스템창의 설명에 따르면, 내공이 단전에 자리함에 따라서 육체적 능력이 자동으로 상승한다고 되어 있다.
나중에 내공을 직접 사용하면, 육체적 능력의 상승률이 급격히 올라간다나?
이게 바로 패시브 기능이라고 할 수 있었다.
액티브 기능은 두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수련, 하나는 사용이다.
수련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가부좌를 틀고 앉아야 하는데, 수련 상태에 들어가면 내공의 절대치가 조금씩 늘어난다.
사용 상태는 별개 아니다.
내공이 빠르게 줄어들기 시작 하는데, 그 동안에는 육체적인 능력이 크게 상승하게 되는 것이다.
패시브 상태에서는 능력이 5%정도 오른다면, 액티브 상태에서는 능력이 100%이상 오른다는 개념이다.
그리고 액티브 상태에 들어간 상태에서 무공초식을 사용하면 그 위력이 배가 된다.
또한 내공심법과 무공초식의 상성이라는 것도 존재 한다.
예를 들어 마공의 내공심법을 익힌 상태에서 정종의 무공 초식을 사용하면, 도리어 그 위력이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셋트 효과도 있다.
무당파의 내공 심법을 익힌 상태에서, 무당파의 무공 초식을 사용하면 보너스 효과가 일어난다.
물론 지금은 삼재심법을 익히고 있으니, 셋트 효과 같은 게 있을리 없다.
‘아직도 잘 모르겠단 말이야…….’
현실이면 현실이고, 게임이면 게임인거지 이건 뭐란 말인가?
아직까지도 애매모호하니 확실하게 답을 내리지 못한 것이 이러한 것들 때문이었다.
‘그래, 아직은 잘 모르니까 좀 더 기다려 보자. 최소한 레벨 100은 달성해보고!’
???라는 퀘스트를 열람을 하는 것이다.
김범인이 잠시 생각하는 사이, 삼재심법의 발동은 끝나 있었다. 자신도 모르게 가부좌가 풀리며 선 것이다.
“신기하긴 신기하군.”
김범인은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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