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한 편 올리네요^^;;
가만히 식사하는 모습을 함박웃음을 지으며 바라보던 에닐리가 천천히 수저를 내려놓고 있는 론을 향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저기... 론?”
“네?”
고개를 들어 바라보는 론의 얼굴을 잠시 동안 바라보다 나직한 목소리로 말을 잊는다.
“무슨... 걱정이라도 있는 거니?”
“갑자기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생각지 못 한 질문에 반문을 표하는 론, 그런 말이 나올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던 것일까.
천천히, 또박또박한 음성과 확실한 어조로 의아함을 드러내는 론에게 감정의 기복 없이 평온한 목소리로 다시 입을 연다.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평소의 론의 모습이 아닌 거 같아. 뭐라고 해야 할까. 론의 눈을 보고 있으면 깊은 고민에 잠겨 있는 사람처럼 느껴져.”
“......”
자신의 대답을 기다리는 에닐리에게 론은 입을 열지 않았다.
그저 침묵을 유지하며 가만히 바라보기만 할 뿐이다.
그렇게 침묵의 시간이 흘러가고 그저 바라보기만 하던 론이 다시 입을 연 것은 에닐리의 입가에 작은 미소가 맺혔을 때였다.
“큰... 고민거리는 없어요. 그러니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다만...”
“다만?”
“아니에요, 누나.”
그 이상 말을 하지 않고 론은 대답을 끝냈다.
그에 궁금함을 가질 만도 하련만 에닐리는 더 이상 론에게 물어보지 않은 채 따뜻항 미소를 유지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조용히 다 먹은 식기들을 쟁반에 담아 의자를 밀어넣고 다시 바라보았다.
“누나는 이거 설거지하고 씻을 테니까, 론 먼저 씻고 잘 준비 하도록 해.”
그리곤 천천히 몸을 돌려 주방 쪽으로 향한다.
가만히 그 모습을 바라보던 론은 에닐리가 왜 자신에게 더 이상 질문을 던지거나 하지 않았는지 알 고 있는 것인지 씁쓸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붕괴되어 버린다는 것이 무엇인지 네 스스로가 잘 알잖아? 평소대로 해버려.]
침대위에 올라가 가만히 누워 있던 론은 떠나면서 자신에게 했던 그 말을 다시금 떠올렸다.
‘네가 말하지 않아도 잘 알고 있어, 실비아.’
낮에 론과 만났던 의문의 여인의 이름이 실비아 였던 것일까.
그녀가 했던 말을 떠올리며 나직이 중얼거리던 론은 설거지를 끝내고 씻고 있을 에닐리의 모습을 떠올린다.
이제 20살의 에닐리는 론이 보기엔 확실히 순수한 여자였다,
근본적으로 내면이 약한 여자는 아닌 것 같지만 천성이 그러 한 것 같았다.
하지만 론에게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
순수한 여자는 에닐리 뿐만이 아니라 그 전에도 몇 번 보았으니까.
그리고 지금처럼 이렇게 뜸을 들이지도 않았다.
때가 물어 익었을 때 론은 과감하게 실행해 옮겼고 그 결과 붕괴라는 최악의 결과는 경험하지 않은 채 지금까지 잘 살아가고 있다.
‘아무래도 그게 결정적이었나.’
론은 자신을 죽이려 했던 남자를 처리하고 잠들었던 에닐리가 일어났을 때의 모습을 떠올렸다.
[미안해...누나가 힘이 되어주지 못 해서......]
그때 에닐리는 잘 해결 되었다는 자신의 말에 눈물을 흘리며 이런 말을 했었다.
그 대답을 듣곤 그렇지 않다고 일러 주었지만 에닐리는 오히려 더 서럽게 울었다
[론이 다치면 안 되는데... 그런 거 바라지 않아. 누나가 힘이 없어서 미안해......]
뭐라고 해야 할까.
그 순간 서럽게 눈물을 흘리며 슬픔에 젖은 목소리로 말해오는 그 목소리와 눈동자는 깊은 죄책감과 미안함, 그리고 서러움에 젖어 있어 잠시 동안이었지만 론 또한 약간의 슬픔을 맛보았다.
그러면서도 한 편으론 어이가 없기도 했다.
그게 그렇게 서럽고 미안해하면서 죄책감을 느낄 일이란 말인가.
하지만 에닐리는 진심으로 그렇게 느끼고 있었고 고통스러워했다.
슬픔에 이어 찾아오는 씁쓸함.
론은 그날, 에닐리를 통해 그동안 숱하게 봐왔던 이성에 대한 연정이라는 감정이 어떻게 변하는가를 새롭게 느끼는 순간이기도 했다.
침대에 누워 에닐리의 그때의 눈동자를 떠올리고 있런 론은 방문을 여는 소리에 시선을 돌렸다.
조용히 문을 닫고 걸음을 옮겨 침대로 다가가 자신을 바라보는 론을 향해 평소와 다름없는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오늘도 평온한 하루였지?”
“네...”
침대위로 올라온 에닐리가 이불을 끌어다가 론의 어깨까지 바르게 덮어 주었다.
그리곤 평소와 다름없이 오늘 여관에서 있었던 얘기들을 론에게 풀어 놓는다.
언제나 변함없는 하루의 일과 얘기, 하지만 그 이야기를 풀어 놓는 에닐리의 표정은 티 없이 밝아 보였고 행복에 젖어 있었다.
론은 그 얘기를 가만히 아무런 대답도, 말도 하지 않은 채 조용히 들었다.
그렇게 하루하루가 흐르고 실비아가 들렸다 다시 떠난 지 일주일이 흘렀을 때, 정확히 그날 모습을 드러냈을 때와 같은 시간에 다시 방문해왔다.
“도대체 무슨 생각인거야 론?”
평소와 다름없이 깔끔하게 끝냈을 거라 생각한 실비아 였지만 일주일 전과 다름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는 론의 모습에 조금 화가 난 듯 인상을 찌푸렸다.
“기다릴 것 없이 충분하잖아? 이제 한 달도 남지 않았어. 도대체 뭐가 문제 인거야.”
“......”
자신의 질문에도 대답을 하지 않고 침묵을 지키는 그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은 것일까.
실비아의 언성이 높아지며 따지듯 다시 입을 연다.
“이건 너답지 않다고! 무엇 때문에 끝내버리지 않는 거야? 이제 얼마 지나지 않으면 1년이라는 시간이 다 지나버린단 말이야. 또다시 그 고통을 맛보고 싶은 거야? 그때 넌 정말...”
“그만......”
중간에 말을 잘라버린 론이 고개를 들어 실비아를 바라보았다.
“실비아 네가 무엇을 걱정하는지 잘 알고 있다. 그리고... 또다시 그런 일은 나또한 경험하고 싶지 않아.”
“그걸 잘 알고 있으면서 왜 끝내버리지 않는 거야?”
똑바로 자신을 노려보는 실비아의 얼굴을 처다 보던 론이 뜻밖의 말을 입 밖으로 내뱉었다.
“두 달이면 충분할 거야...”
“뭐?”
“일주일이 지났다고 하지만 두 달이면... 조건만 맞는다면 충분하겠지.”
“너 설마......”
론의 말뜻을 알아들은 것일까.
놀란 듯 눈을 크게 뜬 실비아를 향해 론이 쓴웃음을 지었다.
“그냥 끝내버리면 될 것을 도대체 왜 그런 바보 같은 생각을 하는 거야?”
도저히 이해 할 수 없다는 듯 바라보는 실비아를 향해 론인 무거운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위선자라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그런 생각이 들었어. 에닐리...... 그 여자는 정말로 날 사랑해주는 구나하는 그런 것 말이야.”
“바보 같은 소리 하지마. 지금까지 네가 끝내버린 여자들도 널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어.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1년이 다시 돌아오는 날이 없었을 테니까.”
“그렇겠지......”
씁쓸히 웃음을 짓는 론의 그런 모습을 실비아는 가만히 바라보다가 몸을 돌렸다.
“작별인사는 하루면 충분하겠지.”
“어...”
뒤에서 들려오는 론의 대답에 실비아는 입술을 깨물며 유유히 걸음을 옮겼다.
그날 저녁 어제와 마찬가지로 마중을 나간 론은 에닐리와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
평소와 다름없이 담소를 나누고 저녁을 같이 먹으며 소소한 시간을 보낸다.
그렇게 식사를 끝내고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에닐리의 걸음을 론이 붙잡았다.
“할 말이 있어요, 누나.”
“할 말이라니?”
자리에서 일어나려다 말고 다시 의자에 몸을 앉힌 후 론을 바라본다.
“저... 내일 누나와 작별 인사를 해야 할 거 같아요.”
“뭐?”
생각지도 못한 말에 에닐리는 자신도 모르게 반문했다.
“작...별..인사라......니?”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질문을 던져오는 에닐리에게 다시 말해주었다.
“누나와 함께 지내는 밤도...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말이겠죠.”
“론...?”
너무나 충격적인 소식이다.
생각지도 못한 말을 다시금 내뱉는 론의 모습에 두 눈을 깜빡이며 가만히 바라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심박수가 빨라지고 호흡이 가빠지며 몸이 떨려왔다.
그와 함께 심장이 조여들어오는 고통과 불안감이 엄습해온다.
“가, 갑자기 그게 무슨 말이니? 내일 떠난다니...... 론? 모르겠어... 너무 갑작스러운 말이라 그 말을 잘 이해 못하겠어.”
“그 말... 그대로예요.”
론이 언젠간 떠난다는 것은 에닐리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갑작스럽게, 전혀 준비도 하지 않은 상태로 생각지 못 하게 떠난다는 그 것은 강하게 망치로 내려 친 것 같이 큰 충격으로 엄습해 왔다.
“네가 언젠간 떠나야 한 다는 거 누나도 알고 있어...... 하지만 이렇게 갑자기 떠난다니...... 모르겠어. 그 말 뜻을 정말로 모르겠어 론......”
“누나.”
자리에서 일어난 에닐 리가 걸음을 옮겨 론의 옆으로 다가갔다.
“도대체 왜 그래? 응? 무엇 때문에 갑자기 떠나겠다고 그러는 거니? 누나가 뭐 잘 못 한 거라도 있어? 큰 잘 못을 저질렀기 때문에 그런 거야?”
“그런 거 아니에요.”
불안에 떨며 눈물을 흘리는 에닐리에게 론이 고개를 가로 젓는다.
하지만 에닐리는 그런 론의 모습이 오히려 더욱 자신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 것 같았다.
“미안해 론... 누나가 잘 못 했어......”
“누나...”
“아무런 준비도 없이 갑자기 떠난다고 할 리가 없잖아. 내가 잘 못 했기 때문에......”
“누나!”
결국 참다못한 론이 큰 소리를 냈다.
“누나가 론을 지켜주지 못 해서 미안해. 론이 위험하면 안 되는데... 누나가 론을 지켜줘야 줘야해...... 하지만 그렇지 못 했어. 론... 누나가 연약해서 미안해.”
“......”
그때와 똑같은 눈.
에닐리의 눈동자는 그때, 서럽게 눈물을 흘리며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던 그 눈과 똑같았다.
그 눈동자를 바라보는 론은 더 이상 입을 열지 못 하고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가만히 식사하는 모습을 함박웃음을 지으며 바라보던 에닐리가 천천히 수저를 내려놓고 있는 론을 향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저기... 론?”
“네?”
고개를 들어 바라보는 론의 얼굴을 잠시 동안 바라보다 나직한 목소리로 말을 잊는다.
“무슨... 걱정이라도 있는 거니?”
“갑자기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생각지 못 한 질문에 반문을 표하는 론, 그런 말이 나올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던 것일까.
천천히, 또박또박한 음성과 확실한 어조로 의아함을 드러내는 론에게 감정의 기복 없이 평온한 목소리로 다시 입을 연다.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평소의 론의 모습이 아닌 거 같아. 뭐라고 해야 할까. 론의 눈을 보고 있으면 깊은 고민에 잠겨 있는 사람처럼 느껴져.”
“......”
자신의 대답을 기다리는 에닐리에게 론은 입을 열지 않았다.
그저 침묵을 유지하며 가만히 바라보기만 할 뿐이다.
그렇게 침묵의 시간이 흘러가고 그저 바라보기만 하던 론이 다시 입을 연 것은 에닐리의 입가에 작은 미소가 맺혔을 때였다.
“큰... 고민거리는 없어요. 그러니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다만...”
“다만?”
“아니에요, 누나.”
그 이상 말을 하지 않고 론은 대답을 끝냈다.
그에 궁금함을 가질 만도 하련만 에닐리는 더 이상 론에게 물어보지 않은 채 따뜻항 미소를 유지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조용히 다 먹은 식기들을 쟁반에 담아 의자를 밀어넣고 다시 바라보았다.
“누나는 이거 설거지하고 씻을 테니까, 론 먼저 씻고 잘 준비 하도록 해.”
그리곤 천천히 몸을 돌려 주방 쪽으로 향한다.
가만히 그 모습을 바라보던 론은 에닐리가 왜 자신에게 더 이상 질문을 던지거나 하지 않았는지 알 고 있는 것인지 씁쓸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붕괴되어 버린다는 것이 무엇인지 네 스스로가 잘 알잖아? 평소대로 해버려.]
침대위에 올라가 가만히 누워 있던 론은 떠나면서 자신에게 했던 그 말을 다시금 떠올렸다.
‘네가 말하지 않아도 잘 알고 있어, 실비아.’
낮에 론과 만났던 의문의 여인의 이름이 실비아 였던 것일까.
그녀가 했던 말을 떠올리며 나직이 중얼거리던 론은 설거지를 끝내고 씻고 있을 에닐리의 모습을 떠올린다.
이제 20살의 에닐리는 론이 보기엔 확실히 순수한 여자였다,
근본적으로 내면이 약한 여자는 아닌 것 같지만 천성이 그러 한 것 같았다.
하지만 론에게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
순수한 여자는 에닐리 뿐만이 아니라 그 전에도 몇 번 보았으니까.
그리고 지금처럼 이렇게 뜸을 들이지도 않았다.
때가 물어 익었을 때 론은 과감하게 실행해 옮겼고 그 결과 붕괴라는 최악의 결과는 경험하지 않은 채 지금까지 잘 살아가고 있다.
‘아무래도 그게 결정적이었나.’
론은 자신을 죽이려 했던 남자를 처리하고 잠들었던 에닐리가 일어났을 때의 모습을 떠올렸다.
[미안해...누나가 힘이 되어주지 못 해서......]
그때 에닐리는 잘 해결 되었다는 자신의 말에 눈물을 흘리며 이런 말을 했었다.
그 대답을 듣곤 그렇지 않다고 일러 주었지만 에닐리는 오히려 더 서럽게 울었다
[론이 다치면 안 되는데... 그런 거 바라지 않아. 누나가 힘이 없어서 미안해......]
뭐라고 해야 할까.
그 순간 서럽게 눈물을 흘리며 슬픔에 젖은 목소리로 말해오는 그 목소리와 눈동자는 깊은 죄책감과 미안함, 그리고 서러움에 젖어 있어 잠시 동안이었지만 론 또한 약간의 슬픔을 맛보았다.
그러면서도 한 편으론 어이가 없기도 했다.
그게 그렇게 서럽고 미안해하면서 죄책감을 느낄 일이란 말인가.
하지만 에닐리는 진심으로 그렇게 느끼고 있었고 고통스러워했다.
슬픔에 이어 찾아오는 씁쓸함.
론은 그날, 에닐리를 통해 그동안 숱하게 봐왔던 이성에 대한 연정이라는 감정이 어떻게 변하는가를 새롭게 느끼는 순간이기도 했다.
침대에 누워 에닐리의 그때의 눈동자를 떠올리고 있런 론은 방문을 여는 소리에 시선을 돌렸다.
조용히 문을 닫고 걸음을 옮겨 침대로 다가가 자신을 바라보는 론을 향해 평소와 다름없는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오늘도 평온한 하루였지?”
“네...”
침대위로 올라온 에닐리가 이불을 끌어다가 론의 어깨까지 바르게 덮어 주었다.
그리곤 평소와 다름없이 오늘 여관에서 있었던 얘기들을 론에게 풀어 놓는다.
언제나 변함없는 하루의 일과 얘기, 하지만 그 이야기를 풀어 놓는 에닐리의 표정은 티 없이 밝아 보였고 행복에 젖어 있었다.
론은 그 얘기를 가만히 아무런 대답도, 말도 하지 않은 채 조용히 들었다.
그렇게 하루하루가 흐르고 실비아가 들렸다 다시 떠난 지 일주일이 흘렀을 때, 정확히 그날 모습을 드러냈을 때와 같은 시간에 다시 방문해왔다.
“도대체 무슨 생각인거야 론?”
평소와 다름없이 깔끔하게 끝냈을 거라 생각한 실비아 였지만 일주일 전과 다름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는 론의 모습에 조금 화가 난 듯 인상을 찌푸렸다.
“기다릴 것 없이 충분하잖아? 이제 한 달도 남지 않았어. 도대체 뭐가 문제 인거야.”
“......”
자신의 질문에도 대답을 하지 않고 침묵을 지키는 그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은 것일까.
실비아의 언성이 높아지며 따지듯 다시 입을 연다.
“이건 너답지 않다고! 무엇 때문에 끝내버리지 않는 거야? 이제 얼마 지나지 않으면 1년이라는 시간이 다 지나버린단 말이야. 또다시 그 고통을 맛보고 싶은 거야? 그때 넌 정말...”
“그만......”
중간에 말을 잘라버린 론이 고개를 들어 실비아를 바라보았다.
“실비아 네가 무엇을 걱정하는지 잘 알고 있다. 그리고... 또다시 그런 일은 나또한 경험하고 싶지 않아.”
“그걸 잘 알고 있으면서 왜 끝내버리지 않는 거야?”
똑바로 자신을 노려보는 실비아의 얼굴을 처다 보던 론이 뜻밖의 말을 입 밖으로 내뱉었다.
“두 달이면 충분할 거야...”
“뭐?”
“일주일이 지났다고 하지만 두 달이면... 조건만 맞는다면 충분하겠지.”
“너 설마......”
론의 말뜻을 알아들은 것일까.
놀란 듯 눈을 크게 뜬 실비아를 향해 론이 쓴웃음을 지었다.
“그냥 끝내버리면 될 것을 도대체 왜 그런 바보 같은 생각을 하는 거야?”
도저히 이해 할 수 없다는 듯 바라보는 실비아를 향해 론인 무거운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위선자라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그런 생각이 들었어. 에닐리...... 그 여자는 정말로 날 사랑해주는 구나하는 그런 것 말이야.”
“바보 같은 소리 하지마. 지금까지 네가 끝내버린 여자들도 널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어.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1년이 다시 돌아오는 날이 없었을 테니까.”
“그렇겠지......”
씁쓸히 웃음을 짓는 론의 그런 모습을 실비아는 가만히 바라보다가 몸을 돌렸다.
“작별인사는 하루면 충분하겠지.”
“어...”
뒤에서 들려오는 론의 대답에 실비아는 입술을 깨물며 유유히 걸음을 옮겼다.
그날 저녁 어제와 마찬가지로 마중을 나간 론은 에닐리와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
평소와 다름없이 담소를 나누고 저녁을 같이 먹으며 소소한 시간을 보낸다.
그렇게 식사를 끝내고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에닐리의 걸음을 론이 붙잡았다.
“할 말이 있어요, 누나.”
“할 말이라니?”
자리에서 일어나려다 말고 다시 의자에 몸을 앉힌 후 론을 바라본다.
“저... 내일 누나와 작별 인사를 해야 할 거 같아요.”
“뭐?”
생각지도 못한 말에 에닐리는 자신도 모르게 반문했다.
“작...별..인사라......니?”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질문을 던져오는 에닐리에게 다시 말해주었다.
“누나와 함께 지내는 밤도...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말이겠죠.”
“론...?”
너무나 충격적인 소식이다.
생각지도 못한 말을 다시금 내뱉는 론의 모습에 두 눈을 깜빡이며 가만히 바라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심박수가 빨라지고 호흡이 가빠지며 몸이 떨려왔다.
그와 함께 심장이 조여들어오는 고통과 불안감이 엄습해온다.
“가, 갑자기 그게 무슨 말이니? 내일 떠난다니...... 론? 모르겠어... 너무 갑작스러운 말이라 그 말을 잘 이해 못하겠어.”
“그 말... 그대로예요.”
론이 언젠간 떠난다는 것은 에닐리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갑작스럽게, 전혀 준비도 하지 않은 상태로 생각지 못 하게 떠난다는 그 것은 강하게 망치로 내려 친 것 같이 큰 충격으로 엄습해 왔다.
“네가 언젠간 떠나야 한 다는 거 누나도 알고 있어...... 하지만 이렇게 갑자기 떠난다니...... 모르겠어. 그 말 뜻을 정말로 모르겠어 론......”
“누나.”
자리에서 일어난 에닐 리가 걸음을 옮겨 론의 옆으로 다가갔다.
“도대체 왜 그래? 응? 무엇 때문에 갑자기 떠나겠다고 그러는 거니? 누나가 뭐 잘 못 한 거라도 있어? 큰 잘 못을 저질렀기 때문에 그런 거야?”
“그런 거 아니에요.”
불안에 떨며 눈물을 흘리는 에닐리에게 론이 고개를 가로 젓는다.
하지만 에닐리는 그런 론의 모습이 오히려 더욱 자신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 것 같았다.
“미안해 론... 누나가 잘 못 했어......”
“누나...”
“아무런 준비도 없이 갑자기 떠난다고 할 리가 없잖아. 내가 잘 못 했기 때문에......”
“누나!”
결국 참다못한 론이 큰 소리를 냈다.
“누나가 론을 지켜주지 못 해서 미안해. 론이 위험하면 안 되는데... 누나가 론을 지켜줘야 줘야해...... 하지만 그렇지 못 했어. 론... 누나가 연약해서 미안해.”
“......”
그때와 똑같은 눈.
에닐리의 눈동자는 그때, 서럽게 눈물을 흘리며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던 그 눈과 똑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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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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