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속의 반지(Ring of Subordination).
적어도 중급 정도의 마도사가 되어야 만들 수 있는 아티팩트다. 능력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로 바뀌는 값어치 높은 물건이다.
“이름을 들으니 어떤 효과가 있는지 아시겠습니까?”
“예. 어떤 건지 알겠습니다.”
로엔은 고개를 주억이며 대답했다.
노예.
현대의 한국이라면 절대로 상상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 세계에서는 노예제도가 존재한다. 오히려 성행한다고도 할 수 있었다.
노예는 인격이 부인되고 타인에게 소유되어, 권리와 자유의 태반 또는 전부가 박탈된 자이다. 개인의 재산에 포함되어 있고, 양도, 매매가 가능한 물건과 같다.
생명 있는 도구, 말할 줄 아는 도구.
노예를 표현하는 말이다. 가축보다 못한 취급을 받을 때도 있고, 어떠한 노동이라도 시킬 수 있다. 심지어 생명을 빼앗을 수도 있다.
그러기에 조금이라도 부유한 자들은 노예를 구비하여 노동을 착취하고는 한다. 성욕이 짙은 자들은 성노예를 사서, 어디서든지 성관계를 가지기도 하곤 했다.
에린과 비오르는 파라곤의 노예인 것이다. 어떤 이유로 그렇게 된 것인지는 모르지만, 저들의 처지일 뿐이다.
로엔 자신과는 아무런 상관은 없다. 그저 돈을 벌 수 있는 또 다른 생각이 들 뿐이었다.
“…준비가 끝났습니다.”
생각에 막 잠기려는 찰나에 비오르가 다가와서 파라곤에게 말했다. 자리는 어느새 여섯 곳이 만들어져 있었고, 모닥불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그럼 우선 불을 쬐며 몸을 녹이기로 합시다.”
파라곤들과 로엔은 모닥불 주위로 움직였다. 모닥불이 작은 구덩이 안에서 피어오르고 있었고, 안에 있는 또 다른 구멍을 통해 연기가 새어나가고 있었다.
야영을 할 때에 모닥불을 피우는 방법이다. 연기의 양을 줄여줌으로써, 멀리서 위치를 확인하게 어렵게 한다.
야영의 가장 기초라 할 수 있었다. 로엔은 몸을 잠깐 녹이고는 잠자리에 누웠다. 바로 잠을 자려는 것은 아니다.
조금 전에 하려던 생각을 계속해서 이어가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이뤄지지 못했다. 파라곤들의 기척에 의해서였다.
‘뭐지?’
로엔은 고개를 돌려 그들을 바라봤다. 세 명은 에린과 비오르의 몸 위에 타오르고 있었다.
&스르륵.
“…흡!”
에린의 입에서 신음이 튀어나왔다. 파라곤의 손이 상의 옷 속으로 들어가 거칠게 주물렀다. 그리고 그 손은 유두를 한 치의 배려도 없기 거칠게 비틀었다.
고통스러운 표정이 가득했지만, 파라곤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오마르는 에린의 하의 옷 속에 머리를 파묻고 있었다.
둘이 동시에 한 명을 유린하는 것이다. 레오는 비오르의 음부에 자신의 성난 성기를 꽂아 넣은 지 오래였다.
허리를 거칠게 앞뒤로 흔들었다. 비오르의 탄탄한 육체가 땀으로 번들거리기 시작했다. 둘은 아무런 말도, 신음도 흘리지 않았다.
과묵하게 몸을 탐하며 허리를 흔들 뿐이었다. 하지만 비오르의 얼굴에는 거부감이라는 것이 살짝 드러나 있었다.
절대로 자의에 의해서 성관계를 가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게 만들었다.
“끄윽!”
에린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큰 소리가 흘러나가지 않게 빠르게 손으로 자신의 입을 가렸지만, 로엔의 귓가에는 생생하게 들려왔다.
모닥불에 언뜻 언뜻 보이기로는 오마르의 손이 에린의 하의 속에 들어간 상태였다. 그리고 손가락 두 개가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성기를 집어넣기 위해 액이 잘 흘러나오게 애무를 하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너무나 거칠었다. 에린의 음부가 흠뻑 젖는 것은 순간이었지만, 큰 고통이 가미된다.
‘노예라고 막 다루는 군.’
로엔의 인상이 잔뜩 찌푸려졌다. 아무리 노예라고 하지만 보기 좋은 광경은 아니었다. 아니, 두 사람의 기억과 인성을 가지고 있기에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다.
몸을 조심스럽게 뒤척이며, 그들을 등졌다. 소리까지 막을 수는 없었지만, 눈으로 보지 않기 위해서이다.
“흐윽!”
비오르의 입에서 처음으로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레오의 몸이 격렬하게 움직였고, 그의 성기가 음부를 거칠게 피스톤질했다.
움직임은 점점 빨라지기 시작했고, 비오르의 허리는 활처럼 휘기 시작했다. 단순히 삽입하고 피스톤질을 한다. 그리고 욕정을 쏟아낸다.
단지 그것이 전부일 뿐이었다. 레오의 몸이 멈춰졌다. 그리고 몸이 부르르 떨렸다. 성기에서 하얗고 끈적끈적한 정액이 뿜어져 나와 비오르의 안을 채웠다.
“하윽, 하악! 사, 살살해주세요!”
에린은 신음을 흘리며 힘겹게 말했다. 목소리는 로엔의 귓속에 겨우 들릴 정도로 작았다.
“닥쳐!”
짜악!
파라곤은 손으로 에린의 유두와 유륜, 목덜미를 꼬집다가 뺨을 거칠게 후려쳤다. 거친 소리와 함께 뺨이 홱, 하고 돌아갔다.
“후후. 노예 주제에 감히 어디서 반항이야?”
오마르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에린의 하의를 벗겨내고 성기를 쑥, 하고 집어넣었다.
로엔의 귓가에는 그런 소리와 목소리가 생생하게 들려왔다. 찌푸려진 인상은 펴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후우…….”
저절로 한숨이 흘러나왔다. 그 소리는 한참 격렬한 정사를 벌이고 있던 그들에게도 들릴 정도였다. 파라곤의 손이 멈추더니 로엔을 향해 고개가 돌아갔다.
“같이 하시겠습니까?”
에린에게 대하던 것과 전혀 다르게 친절하기 그지없는 목소리였다. 오마르와 레오 또한 로엔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얼굴에는 비릿한 미소가 맴돌고 있었다. 로엔을 향한 것이 아니다. 그마저 함께 한다면 참 즐거울 것이라는 생각을 했기에 그런 것이다.
“…저는 괜찮습니다.”
로엔은 작게 대답했다. 함께 난교를 즐기고 싶은 생각 따윈 전혀 없다. 만약 조성배로서의 기억과 자아를 깨우치기 전이라면, 먼저 나서서 동참했을 지도 몰랐다.
“그렇습니까…. 아쉽지만 어쩔 수 없군요.”
파라곤은 말처럼 아쉽다는 듯이 중얼거리고는 더 이상 로엔에게서 신경을 쓰지 않았다. 에린의 입속으로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다른 손으로는 자신의 하의를 벗기고, 성기를 움켜쥐었다. 그리고는 에린의 입을 향해 들이밀었다.
“빨아.”
“흐윽, 네.”
에린은 하체에서 느껴지는 감각에 신음을 흘리며 대답했다. 파라곤은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성기를 애무하는 혀의 감촉을 즐기기 시작했다.
오마르 또한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허리를 거칠게 흔들기 시작했다. 애무 따위는 그저 자신의 성기가 아프지 않게 하기 위해 음부에 액이 충분히 흘러나오게 하기 위함에 불과했다.
“후욱, 후욱!”
허리를 흔들기 시작하며 숨소리가 거칠게 변해갔다.
파르르!
오마르의 몸이 크게 떨렸다. 성기 끝에서 정액이 잔뜩 쏟아져 나와 에린의 음부를 가득 채웠다.
“하아아앙! 뜨, 뜨거운 것이 내 안을 가득 채웠어!”
에린은 신음을 흘린 뒤 크게 외쳤다. 음부 속에 정액이 차오르며 뜨거운 기운이 몸속을 달궜다.
신음은 싫다고 하더라도 쾌감에 의해 흘러나온 것이지만, 뒤의 말은 파라곤의 명령에 의해 말한 것이다. 입 밖으로 말을 내뱉는 것이 더욱 쾌감을 가져왔기 때문이었다.&
그들의 난교를 잠시 지켜보던 로엔은 몸을 천천히 반대로 눕혔다.
‘…후우…….’
몸을 눕히고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보기 좋은 광경은 아니었다. 이 세상에서는 쉽게 볼 수 있는 것이지만, 자신마저 그러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들의 난교가 끝나고 나서야 로엔은 잠에 빠져들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