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소설 연재 사이트에서 쓰던 글이지만 글의 표현 수위가 너무 강한 것 같아 연재를 중단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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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장수다.
성은 뭐냐고?
난 성을 물어보는 사람이 제일 싫다.
그래도 정 알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난 힌트를 준다. 친구들이 나보고 올해도 다리 부러진 까치가 왔었냐고 묻는다고.
이정도 힌트면 다들 아~! 그런다.
그것보다 오늘 난 기분이 더럽다. 그래서 난 교복을 입고, 가방까지 매고도 지금 길에서 담배를 꼬나물고 있다.
내가 지금 방황하고 있는 건 다 그놈의 운동이 문제다.
특기생으로 입학해서 연습에선 방방 날다가도 대회에서는 무슨 놈의 인생이 이리 꼬이는지 흔한 동메달 하나 못따봤다.
선생님이 나만 보면 속터져 죽을라고 한다. 실력의 반만이라도 대회가서 발휘하라고.
입상경력이 없으니 대학은 꿈도 꾸지 못한다. 대학 못가면 사범자리도 구하기 힘들다던데.
참 인생이 배배꼬였다.
"캬~악! 퉤 씨바!"
바닥에 가래침을 모아 탁 뱉었다. 그리고 다시 고개를 푹 숙이고 걸어가는데 어떤 년이 나를 부른다.
“야. 씨방새야! 너 나한테 침 뱉었냐?”
목소리는 이쁜데 주둥아리에 걸레를 물었다.
안그래도 열받아 죽겠는데. 별게 다 시비다.
“아 씨바. 사람보고 건드려.”
돌아서지도 않고 한마디 뱉어주고는 그대로 가던길을 가자 뒤에서 별 쌍욕이 다 들려온다.
“야 씨발놈아 겁나냐? 야! 이 씨발놈아... 야 오빠들 불러...”
그래도 꾹 참는다. 기집애들 패봤자 남는 건 하나도 없다. 오히려 찝찝하지.
그것보다 나도 고삐리지만 진짜 요즘 고삐리들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아예 싹 무시하고 한쪽 귀에 이어폰을 꼽아 노래를 흥얼거리며 가다보니, 앞에서 한눈에 보기에도 양아치 새끼들이 급하게 이리로 뛰어오고 있었다.
뒤에서 기집애들이 빽하니 소리친다.
“오빠. 거기 귀에 이어폰 꼽고 가는 그 새끼야. 잡아 죽여줘.”
세 놈이 길을 막아서더니 다짜고짜 쌍욕을 한다.
“너냐? 여자애들 건드린 십새끼가.”
아... 이 새끼들을 죽여 살려. 한참 고민을 해봐도 답이 안나온다.
“야. 나 대한 고등학교 장수야. 뒤지고 싶지 않으면 사람 봐가며 시비 걸어.”
“장수고 개나발이고 일단 좆나 맞아봐 씹새끼야.”
말을 하며 왼쪽에 선 놈이 선빵을 날린다. 속도와 정확성을 보니 주먹질 좀 해본 솜씨였다.
왼쪽 빰을 향해 날아오던 주먹을 살짝 흘려버리면서 생각해보니 안 그래도 기분이 더러운데 이 새끼들이 죽을라고 발악을 하고 있다.
퍽!
아악!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려 피하던 자세 그대로 돌려차기를 해서 방금 주먹을 내지른 놈의 턱쪼가리를 날려 버리고선 숨을 고르며 화를 삭혀본다.
“야 새끼들아. 나 대한 고등학교 장수라고. 내 이름 못 들어봤냐?”
가운데 서 있던 놈이 그제서야 내 이름이 생각이 나는지 바짝 얼어 고개를 푹 숙인다. 가늘게 몸을 떠는 걸 보니 엄청 쫄았나 보다.
“장.. 수..?라고. 미안하다. 그리고 나 호진이 친구야.”
“호진이가 니 친구? 그럼 니가 내 친구도 되겠네. 이게 어디서 구라를 쳐.”
“정말이야. 나 호진이 전화번호도 안다고.”
“아 됐으니까. 절루 비켜. 그리고 내가 오늘 기분이 좆나 안 좋으니까, 건들지좀 마라. 응.”
“미안해. 정말...”
“됐으니까. 저리 비켜.”
양아치 새끼들의 어깨를 툭쳐서 길을 넓히고선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던 길을 계속 갔다.
뒤에선 기집애들과 양아치 새끼들이 서로 잘했니 못했니 따지고 있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자주 가던 피씨방 간판이 보이자 서둘러 그곳에 들어간 나는 구석진 곳으로 자리를 잡았다.
로그인을 하고 게임 접속을 기다리는데 옆자리에 이쁘장한 여자애가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러더니 뚫어지게 나를 쳐다본다.
내 얼굴에 뭐 묻었나? 겸연쩍어진 나는 화장실로 가서 거울에 얼굴을 비춰본다.
“뭐 아무 이상 없구만. 별 이상한 애가 다 있네.”
거칠게 의자를 당겨서 턱하니 앉으니 또 기집애가 사람 무안하게 빤히 쳐다본다.
“야. 왜자꾸 봐!”
“오빠가 바로 대한 고등학교 짱이예요?”
“뭔 소리야.”
그런데 이 기집애 목소리가 낯설지가 않았다.
“오빠 좀 전에 내 신발에 침 뱉었잖아요. 왜 그런지 알고 싶어서 왔어요.”
“내가 언제 침 뱉었어?”
기집애가 치마를 입은 채, 다리를 쭉하니 올리더니 운동화를 보여주며 손으로 가리킨다.
그것보다 이 기집애는 부끄럼도 없나보다. 흰색 팬티까지 고스란히 보이고도 멀쩡히 다리를 벌리고 있었다.
“봐요 여기 침 자국 있죠? 이거 오빠가 뱉었잖아요.”
“난 기억 안나. 그것보다 쪽팔리니까 다리 내려.”
“뭐가 쪽팔려요? 난 괜찮은데.”
기집애가 오히려 다리를 더 활짝 벌려 팬티를 보여준다.
“너 다리 안 내려? 그러다가 맞는다.”
“침 왜 뱉었는지 알아야 갈거 아녜요.”
“그냥 내가 침을 뱉었는데, 니 신발이 거기 있었어. 아무 이유 없다는 얘기니까. 그만 꺼저줄래.”
“참 나. 이 오빤 여자가 팬티까지 보여 줬는데 따먹을 생각도 안하네.”
“너... 지금 뭐라 그랬어?”
“나 지금 오빠한테 작업 거는거야. 나 따먹어 달라고.”
“너 몇 살이야? 쪼그만게 까져가지곤. 너 그러다 인생 조진다.”
“이미 조졌거든. 나 이왕 조진 인생. 오빠 같이 잘나가는 오빠 애인하고 싶으니, 나 따먹고 애인 시켜줘.”
기집애가 워낙 큰소리로 말을 해서인지, 피씨방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이리로 향하고 있었다.
‘아.. 쪽팔려.’
가방을 메고 카운터에 돈을 던지다시피하고 피씨방을 나오니 기집애가 찰거머리처럼 따라 붙어서는 팔짱을 낀다.
“야 안놔?”
“오빤 애인도 없나 봐. 학교 끝나고 피씨방이나 들어가게.”
“있거든. 열손가락으로 다 세지도 못해.”
“그럼 나 몇 번째 애인이야?”
“애인은 무슨. 가서 공부나 해라.”
“그러고 싶어도 못해. 오빠가 나 애인 안 해주면, 나 아까 그 오빠들한테 돌림빵 당하게 생겼어. 오빠. 나 이래봬도 아직 처녀야. 그리고 야동보고 공부해서 잘할 자신 있어. 그러니 나 따먹고 애인 시켜줘.”
뭐 이런 애가 다 있나 몰라. 참 황당하고 어이가 없을 뿐이다.
그런데 아까 그 양아치 새끼들한테 돌림빵을 당한다고?
“야! 아까 그 새끼들이 널 왜 돌려?”
“학교 언니들한테 찍혔거든. 아까 실수해서 오늘로 날 잡혔어. 근데 그런 호구 같은 새끼들한테 내 처녀 주기 싫어. 그러니 오빠가 내 처녀 가지고 애인 시켜줘.”
“아 됐고. 그 새끼들한테 안내해.”
“참나. 오빤 놀만큼 논다면서 날 지금 그리로 데려가면 어떡해. 누구 죽는 꼴 보고 싶어?”
“...”
그러고 보니 내가 너무 성급했다. 이거 생각보다 복잡한 일이었다.
아.. 진짜 일 드럽게 꼬이는 날이다. 결국 전화기를 들고 애들을 부른다.
“야. 니들 지금 어딨어? 화양리? 지금 바로 자양동 육교 밑으로 튀어 와. 좆나 짜증나는 일이 생겨서 그래.”
전화기를 끓고 십여분쯤 기다리자 요란한 오토바이 소리와 함께 친구 놈들이 도착했다.
“야 기집애. 너 이름 뭐야?”
“홍미야 오빠. 이.홍.미!”
“홍미 너. 아까 걔들 있는 곳으로 가서 기다려. 내가 애들이랑 갈게.”
“응. 근데 나. 그 새끼들이 딴데로 데려갈지 모르니까, 빨리 와야 해. 그리고 오빠. 내 친구 유란이도 같이 빼줘. 걔도 오늘 나랑 같이 돌림빵이야.”
“아나. 골고루 한다.”
홍미가 손을 흔들며 왔던 길로 되돌아가자, 친구 놈들이 그제서야 묻는다.
“야! 무슨 일인데?”
“오다 양아치 같은 새끼들을 만났는데, 호진이 친구들이래. 그 새끼들 좀 혼내주고, 쟤좀 걔들한테서 빼올려고.”
“쟨 누군데?”
“초등학교 친구놈 여동생이야.”
“그래? 쟤 이쁘장하던데. 너 애인 삼을 거냐?”
침을 질질 흘리는 친구들의 모습에 결국 이렇게 대답한다.
“침 그만 흘려 새꺄. 옛날부터 내 애인이니까.”
“아 씨바 좆나 아까워. 딱 내 스타일인데.”
“시끄럽고. 엑시브나 이리내.”
친구 놈이 뒷자리로 턱하니 물러서자, 엑시브에 올라타 악셀을 당기고는 조금 전 홍미 그 당돌한 기집애가 있던 곳으로 천천히 출발한다. 친구 놈들이 뒤에서 요란한 소리를 내며 따라오고 있었다.
한때 오토바이 폭주족 생활 좀 하다가 친구 놈이 비참하게 죽는 바람에 접게 되었다. 친구 놈이 죽기 전에 중환자실에 있으면서 약속하라는 것이 오토바이를 타지 말라는 것이었다.
지새끼가 꼬셔서 오토바이 타게 해놓곤 한창 재미가 붙으니 접으라고 하다니...
죽은 사람 소원은 들어줘야하는 것이 진정한 의리이다.
그래서 엑시브를 사서 청룡쇼바랑, 광폭타이어, 사제 마후라까지 튜닝해 놓고는 지금 타고 있는 이 친구 놈한테 헐값에 넘겨 버렸다.
저 멀리서 홍미가 막 양아치 새끼들과 만나고 있었다. 양아치 새끼들과 만나자마자 기집애는 따귀를 한 대 얻어맞고는 팔목이 붙잡혀서 어디론가 끌려가고 있었다.
상가 건물 뒤로 들어서는 것을 확인하고는 친구들에게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야 저새끼들이야.”
“좆밥들이구만. 가서 혼내주자.”
“오케이!”
요란한 굉음과 함께 친구들이 양아치 새끼들을 잡으러 쏜살같이 달려 나간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느긋하게 오토바이를 몰아 상가 건물로 향했다.
상가 건물 뒤에선 양아치 새끼들이 겁에 잔뜩 질려 친구 놈들에게 포위되어 있었다.
부르르르.....부릉....부릉부릉...
요란한 굉음을 내며 오토바이들이 한번씩 움직일때마다. 양아치들이 기겁을 하며 외친다.
“왜.. 왜들이래?”
“몰라서 물어. 씹새꺄?”
“정말 몰라서 그래. 왜 그러는데?”
이제 내가 나타날때가 되었다.
“아. 씨바. 가다보니 열 받아서 말야.”
“넌 장수. 아까 내가 미안하다고 사과 했잖아. 그리고 나 호진이 친구라고.”
나는 친구들을 돌아보며 침을 탁 뱉었다.
“야. 이 새끼들이 아까부터 자꾸 호진이 이름 파네. 누가 호진이한테 전화해서 이리 오라고 해봐. 이 새끼들이 호진이 이름 팔고 다니는거 아는지 좀 보게.”
친구놈들 중 하나가 핸드폰을 꺼내 다이얼을 누른다.
그러자 양아치 새끼들이 사색이 되어서 급하게 제지 한다.
그럼 그렇지. 친하다고 해도 이름 팔고 다니는 건 같은 짱들끼리는 통하지 않는다.
알려졌다간 나보다 호진이한테 더 맞을 거다.
“사실은 안 친해. 전화하지 말아 줘! 그리고 장수야 잘못했어. 아까 정말 잘못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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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장수다.
성은 뭐냐고?
난 성을 물어보는 사람이 제일 싫다.
그래도 정 알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난 힌트를 준다. 친구들이 나보고 올해도 다리 부러진 까치가 왔었냐고 묻는다고.
이정도 힌트면 다들 아~! 그런다.
그것보다 오늘 난 기분이 더럽다. 그래서 난 교복을 입고, 가방까지 매고도 지금 길에서 담배를 꼬나물고 있다.
내가 지금 방황하고 있는 건 다 그놈의 운동이 문제다.
특기생으로 입학해서 연습에선 방방 날다가도 대회에서는 무슨 놈의 인생이 이리 꼬이는지 흔한 동메달 하나 못따봤다.
선생님이 나만 보면 속터져 죽을라고 한다. 실력의 반만이라도 대회가서 발휘하라고.
입상경력이 없으니 대학은 꿈도 꾸지 못한다. 대학 못가면 사범자리도 구하기 힘들다던데.
참 인생이 배배꼬였다.
"캬~악! 퉤 씨바!"
바닥에 가래침을 모아 탁 뱉었다. 그리고 다시 고개를 푹 숙이고 걸어가는데 어떤 년이 나를 부른다.
“야. 씨방새야! 너 나한테 침 뱉었냐?”
목소리는 이쁜데 주둥아리에 걸레를 물었다.
안그래도 열받아 죽겠는데. 별게 다 시비다.
“아 씨바. 사람보고 건드려.”
돌아서지도 않고 한마디 뱉어주고는 그대로 가던길을 가자 뒤에서 별 쌍욕이 다 들려온다.
“야 씨발놈아 겁나냐? 야! 이 씨발놈아... 야 오빠들 불러...”
그래도 꾹 참는다. 기집애들 패봤자 남는 건 하나도 없다. 오히려 찝찝하지.
그것보다 나도 고삐리지만 진짜 요즘 고삐리들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아예 싹 무시하고 한쪽 귀에 이어폰을 꼽아 노래를 흥얼거리며 가다보니, 앞에서 한눈에 보기에도 양아치 새끼들이 급하게 이리로 뛰어오고 있었다.
뒤에서 기집애들이 빽하니 소리친다.
“오빠. 거기 귀에 이어폰 꼽고 가는 그 새끼야. 잡아 죽여줘.”
세 놈이 길을 막아서더니 다짜고짜 쌍욕을 한다.
“너냐? 여자애들 건드린 십새끼가.”
아... 이 새끼들을 죽여 살려. 한참 고민을 해봐도 답이 안나온다.
“야. 나 대한 고등학교 장수야. 뒤지고 싶지 않으면 사람 봐가며 시비 걸어.”
“장수고 개나발이고 일단 좆나 맞아봐 씹새끼야.”
말을 하며 왼쪽에 선 놈이 선빵을 날린다. 속도와 정확성을 보니 주먹질 좀 해본 솜씨였다.
왼쪽 빰을 향해 날아오던 주먹을 살짝 흘려버리면서 생각해보니 안 그래도 기분이 더러운데 이 새끼들이 죽을라고 발악을 하고 있다.
퍽!
아악!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려 피하던 자세 그대로 돌려차기를 해서 방금 주먹을 내지른 놈의 턱쪼가리를 날려 버리고선 숨을 고르며 화를 삭혀본다.
“야 새끼들아. 나 대한 고등학교 장수라고. 내 이름 못 들어봤냐?”
가운데 서 있던 놈이 그제서야 내 이름이 생각이 나는지 바짝 얼어 고개를 푹 숙인다. 가늘게 몸을 떠는 걸 보니 엄청 쫄았나 보다.
“장.. 수..?라고. 미안하다. 그리고 나 호진이 친구야.”
“호진이가 니 친구? 그럼 니가 내 친구도 되겠네. 이게 어디서 구라를 쳐.”
“정말이야. 나 호진이 전화번호도 안다고.”
“아 됐으니까. 절루 비켜. 그리고 내가 오늘 기분이 좆나 안 좋으니까, 건들지좀 마라. 응.”
“미안해. 정말...”
“됐으니까. 저리 비켜.”
양아치 새끼들의 어깨를 툭쳐서 길을 넓히고선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던 길을 계속 갔다.
뒤에선 기집애들과 양아치 새끼들이 서로 잘했니 못했니 따지고 있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자주 가던 피씨방 간판이 보이자 서둘러 그곳에 들어간 나는 구석진 곳으로 자리를 잡았다.
로그인을 하고 게임 접속을 기다리는데 옆자리에 이쁘장한 여자애가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러더니 뚫어지게 나를 쳐다본다.
내 얼굴에 뭐 묻었나? 겸연쩍어진 나는 화장실로 가서 거울에 얼굴을 비춰본다.
“뭐 아무 이상 없구만. 별 이상한 애가 다 있네.”
거칠게 의자를 당겨서 턱하니 앉으니 또 기집애가 사람 무안하게 빤히 쳐다본다.
“야. 왜자꾸 봐!”
“오빠가 바로 대한 고등학교 짱이예요?”
“뭔 소리야.”
그런데 이 기집애 목소리가 낯설지가 않았다.
“오빠 좀 전에 내 신발에 침 뱉었잖아요. 왜 그런지 알고 싶어서 왔어요.”
“내가 언제 침 뱉었어?”
기집애가 치마를 입은 채, 다리를 쭉하니 올리더니 운동화를 보여주며 손으로 가리킨다.
그것보다 이 기집애는 부끄럼도 없나보다. 흰색 팬티까지 고스란히 보이고도 멀쩡히 다리를 벌리고 있었다.
“봐요 여기 침 자국 있죠? 이거 오빠가 뱉었잖아요.”
“난 기억 안나. 그것보다 쪽팔리니까 다리 내려.”
“뭐가 쪽팔려요? 난 괜찮은데.”
기집애가 오히려 다리를 더 활짝 벌려 팬티를 보여준다.
“너 다리 안 내려? 그러다가 맞는다.”
“침 왜 뱉었는지 알아야 갈거 아녜요.”
“그냥 내가 침을 뱉었는데, 니 신발이 거기 있었어. 아무 이유 없다는 얘기니까. 그만 꺼저줄래.”
“참 나. 이 오빤 여자가 팬티까지 보여 줬는데 따먹을 생각도 안하네.”
“너... 지금 뭐라 그랬어?”
“나 지금 오빠한테 작업 거는거야. 나 따먹어 달라고.”
“너 몇 살이야? 쪼그만게 까져가지곤. 너 그러다 인생 조진다.”
“이미 조졌거든. 나 이왕 조진 인생. 오빠 같이 잘나가는 오빠 애인하고 싶으니, 나 따먹고 애인 시켜줘.”
기집애가 워낙 큰소리로 말을 해서인지, 피씨방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이리로 향하고 있었다.
‘아.. 쪽팔려.’
가방을 메고 카운터에 돈을 던지다시피하고 피씨방을 나오니 기집애가 찰거머리처럼 따라 붙어서는 팔짱을 낀다.
“야 안놔?”
“오빤 애인도 없나 봐. 학교 끝나고 피씨방이나 들어가게.”
“있거든. 열손가락으로 다 세지도 못해.”
“그럼 나 몇 번째 애인이야?”
“애인은 무슨. 가서 공부나 해라.”
“그러고 싶어도 못해. 오빠가 나 애인 안 해주면, 나 아까 그 오빠들한테 돌림빵 당하게 생겼어. 오빠. 나 이래봬도 아직 처녀야. 그리고 야동보고 공부해서 잘할 자신 있어. 그러니 나 따먹고 애인 시켜줘.”
뭐 이런 애가 다 있나 몰라. 참 황당하고 어이가 없을 뿐이다.
그런데 아까 그 양아치 새끼들한테 돌림빵을 당한다고?
“야! 아까 그 새끼들이 널 왜 돌려?”
“학교 언니들한테 찍혔거든. 아까 실수해서 오늘로 날 잡혔어. 근데 그런 호구 같은 새끼들한테 내 처녀 주기 싫어. 그러니 오빠가 내 처녀 가지고 애인 시켜줘.”
“아 됐고. 그 새끼들한테 안내해.”
“참나. 오빤 놀만큼 논다면서 날 지금 그리로 데려가면 어떡해. 누구 죽는 꼴 보고 싶어?”
“...”
그러고 보니 내가 너무 성급했다. 이거 생각보다 복잡한 일이었다.
아.. 진짜 일 드럽게 꼬이는 날이다. 결국 전화기를 들고 애들을 부른다.
“야. 니들 지금 어딨어? 화양리? 지금 바로 자양동 육교 밑으로 튀어 와. 좆나 짜증나는 일이 생겨서 그래.”
전화기를 끓고 십여분쯤 기다리자 요란한 오토바이 소리와 함께 친구 놈들이 도착했다.
“야 기집애. 너 이름 뭐야?”
“홍미야 오빠. 이.홍.미!”
“홍미 너. 아까 걔들 있는 곳으로 가서 기다려. 내가 애들이랑 갈게.”
“응. 근데 나. 그 새끼들이 딴데로 데려갈지 모르니까, 빨리 와야 해. 그리고 오빠. 내 친구 유란이도 같이 빼줘. 걔도 오늘 나랑 같이 돌림빵이야.”
“아나. 골고루 한다.”
홍미가 손을 흔들며 왔던 길로 되돌아가자, 친구 놈들이 그제서야 묻는다.
“야! 무슨 일인데?”
“오다 양아치 같은 새끼들을 만났는데, 호진이 친구들이래. 그 새끼들 좀 혼내주고, 쟤좀 걔들한테서 빼올려고.”
“쟨 누군데?”
“초등학교 친구놈 여동생이야.”
“그래? 쟤 이쁘장하던데. 너 애인 삼을 거냐?”
침을 질질 흘리는 친구들의 모습에 결국 이렇게 대답한다.
“침 그만 흘려 새꺄. 옛날부터 내 애인이니까.”
“아 씨바 좆나 아까워. 딱 내 스타일인데.”
“시끄럽고. 엑시브나 이리내.”
친구 놈이 뒷자리로 턱하니 물러서자, 엑시브에 올라타 악셀을 당기고는 조금 전 홍미 그 당돌한 기집애가 있던 곳으로 천천히 출발한다. 친구 놈들이 뒤에서 요란한 소리를 내며 따라오고 있었다.
한때 오토바이 폭주족 생활 좀 하다가 친구 놈이 비참하게 죽는 바람에 접게 되었다. 친구 놈이 죽기 전에 중환자실에 있으면서 약속하라는 것이 오토바이를 타지 말라는 것이었다.
지새끼가 꼬셔서 오토바이 타게 해놓곤 한창 재미가 붙으니 접으라고 하다니...
죽은 사람 소원은 들어줘야하는 것이 진정한 의리이다.
그래서 엑시브를 사서 청룡쇼바랑, 광폭타이어, 사제 마후라까지 튜닝해 놓고는 지금 타고 있는 이 친구 놈한테 헐값에 넘겨 버렸다.
저 멀리서 홍미가 막 양아치 새끼들과 만나고 있었다. 양아치 새끼들과 만나자마자 기집애는 따귀를 한 대 얻어맞고는 팔목이 붙잡혀서 어디론가 끌려가고 있었다.
상가 건물 뒤로 들어서는 것을 확인하고는 친구들에게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야 저새끼들이야.”
“좆밥들이구만. 가서 혼내주자.”
“오케이!”
요란한 굉음과 함께 친구들이 양아치 새끼들을 잡으러 쏜살같이 달려 나간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느긋하게 오토바이를 몰아 상가 건물로 향했다.
상가 건물 뒤에선 양아치 새끼들이 겁에 잔뜩 질려 친구 놈들에게 포위되어 있었다.
부르르르.....부릉....부릉부릉...
요란한 굉음을 내며 오토바이들이 한번씩 움직일때마다. 양아치들이 기겁을 하며 외친다.
“왜.. 왜들이래?”
“몰라서 물어. 씹새꺄?”
“정말 몰라서 그래. 왜 그러는데?”
이제 내가 나타날때가 되었다.
“아. 씨바. 가다보니 열 받아서 말야.”
“넌 장수. 아까 내가 미안하다고 사과 했잖아. 그리고 나 호진이 친구라고.”
나는 친구들을 돌아보며 침을 탁 뱉었다.
“야. 이 새끼들이 아까부터 자꾸 호진이 이름 파네. 누가 호진이한테 전화해서 이리 오라고 해봐. 이 새끼들이 호진이 이름 팔고 다니는거 아는지 좀 보게.”
친구놈들 중 하나가 핸드폰을 꺼내 다이얼을 누른다.
그러자 양아치 새끼들이 사색이 되어서 급하게 제지 한다.
그럼 그렇지. 친하다고 해도 이름 팔고 다니는 건 같은 짱들끼리는 통하지 않는다.
알려졌다간 나보다 호진이한테 더 맞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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