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체만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까지 가져야 한다. 순수하게 마음속에서 흘러나오는 호의가 있어야 자신이 그리는 모든 구도가 맞아 떨어진다.
완벽한 포지셔닝과 팀워크.
로엔이 그리는 구도가 바로 그것이었다.
“상처는 괜찮아?”
“예.”
비오르에게 다가가 물었다. 붕대로 팔을 다시 압박하고 있던 그녀는 대답했다. 힐끔 쳐다보자 압박을 제대로 하고 있지 못했다.
혼자서 팔에 붕대를 묶는 것은 웬만한 전문가가 아닌 이상 하지 못한다.
적어도 몇 년 이상을 스스로 해봐야 할 수 있을 정도로 어렵다. 로엔은 비오르의 옆에 털썩 앉으며 붕대를 제대로 고쳤다.
“가, 감사합니다.”
살짝 당황해 하는 표정과 함께 말한다. 피식, 하고 웃으며 손아귀에 힘을 줬다.
뚜둑!
“으윽!”
트롤의 몽둥이에 맞아 방패가 깨져 나갈 때, 비오르의 팔은 살짝 탈골되어 있던 것이다.
상처는 그렇다 쳐도, 스스로 탈골된 뼈를 맞출 줄도 몰랐던 것이었다.
간밤에 어떻게 참고서 선잠을 취했는지는 몰라도, 꽤나 고통스러웠을 것이다.
“비, 비오르! 괜찮아?!”
에린이 놀라며 외치듯 묻는다. 비오르는 살짝 고통스럽지만, 한결 편안해진 얼굴로 주억였다.
“감사합니다. 주인님.”
“앞으로는 탈골된 곳과 상처를 혼자서 치료할 수 있는 연습이라도 하는 게 좋겠어.”
“알겠습니다.”
로엔은 대답을 듣고는 주위를 쑥 훑었다. 몬스터들은 보이지 않았다. 흔적까지는 살피지 않았지만, 오랫동안 머무르는 것은 좋지 않을 듯 했다.
“상처를 치료하고 바로 마을로 복귀하기로 하지.”
“알겠습니다.”
비오르의 팔에 붕대를 감는 것이 끝나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을까지는 세 시간 정도는 꼬박 걸어야 했다.
그때까지만 최대한 몬스터들의 흔적이 없는 곳으로 피해 다녀야한다. 지금 상황에서는 전투를 해서는 안 된다.
시간이 흐르고, 로엔들은 마을에 도착했다. 다행이도 오는 도중에 몬스터를 만나지 않았다.
내심 속으로 안도하며 안으로 들어섰다. 용병패는 일종의 신분증이기에 마을에 들어서는 것이 충분히 가능했다.
‘우선은 의뢰를 완수한 것을 보고하고, 마정석을 팔자.’
하나씩 처리하기로 했다. 가장 먼저 이 마을에 있는 용병길드로 향했다.
파라곤들의 시체에서 수습한 것은 의뢰서와 일전에 얻은 마정석, 오크의 목걸이, 그리고 돈이었다.
장비도 빼내기는 했지만, 무거운 것들은 힘에 부치기에 과감하게 버렸다. 그리고 혹여나 그러는 사이에 또 다른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
제아무리 돈이라고는 하지만, 목숨 값보다는 몇 천 배로 싸기에 상관없었다. 중요한 것들만 딱딱 골라서 챙긴 것이다.
용병길드로 들어서자, 수많은 용병들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로엔과 에린, 비오르의 꼴은 말이 아니었다. 진흙탕이라도 뒤집어 쓴 것처럼 더러웠다. 하지만 이내 시선은 다시 사라졌다.
용병들에게 이런 꼴은 자주 볼 수 있었다. 다만 로엔이라는 새로운 용병이 나타난 것에 잠깐 관심을 가진 것이다.
또한 에린과 비오르가 파라곤의 노예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그런 것이기도 했다.
“…파라곤 녀석들은 죽었나보군.”
누군가가 중얼거렸다. 로엔의 귓가에는 또렷하게 들려왔다. 그리고 깨달았다. 노예를 가지고 있는 것이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몇몇 용병들이 탐욕어린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기회가 있다면 종속의 반지를 빼앗기 위해 습격을 가해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심해야겠군…….’
파라곤이 종속의 반지를 지키기 위해 레오와 오마르, 이 둘을 파티원으로 삼았다는 것을 알았다.
혼자서 노예를 가지고 있기에는 습격을 받을 위험이 있다. 하지만 동료가 있다면 그럴 가능성은 줄어든다.
그것을 대가로 에린과 비오르를 성노예로서 제공한다. 그리고 자신은 습격의 위험에서 멀어진다. 또한 파티원의 숫자를 늘림으로 사냥을 더욱 원활하게 한다.
그야말로 두 가지 모두를 취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밖에 할 수 없었다.
‘아마 처음부터 친하게 지냈던 녀석들이었겠지.’
그렇기에 가능한 것이라 생각이 들었다. 전혀 생판 안면도 없는 용병들을 파티원으로 한다면 언제고 뒤통수를 칠 수 있다.
“의뢰를 완료했소.”
로엔은 뚜벅뚜벅 걸어가 카운터에 오크의 목걸이들과 의뢰서를 올려놓으며 말했다.
“흠……. 생각보다 많은 오크를 처리했군. 도합 합쳐서 육십칠 개체. 금화 여섯 개와 은화 열 개짜리 일곱 개를 주겠네.”
“오크들만 육십칠 개체?!”
웅성웅성.
용병들은 놀라며 서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오크 육십칠 개체라는 숫자는 꽤나 많다. 파라곤들의 숫자가 제법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다섯 명의 파티로 며칠 동안 사냥을 한다는 것은 대부분 알지만, 며칠 사이에 육십칠 개체를 잡을 것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한 것이다.
“파라곤들은 어떻게 됐나?”
“트롤을 만나서 죽었소.”
로엔은 아무렇지 않게 대답하며 트롤의 귀를 내밀었다. 카운터에 있는 중년 남자가 그것을 받아 살피더니 고개를 주억인다.
트롤의 귀가 맞는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트, 트롤!”
“그런 녀석을 만나고도 살아남았다니!”
“실력이 뛰어난 모양이야!
이어지는 말에 또 다시 놀란다. 이전보다 더 뜨거운 반응이다. 그럴 만도 했다. 트롤이라는 존재는 B급 용병쯤 돼야 상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롤이라…… 이 근방에서는 잘 보기 힘든데…, 알겠네. 수고했네.”
짤랑짤랑.
카운터에 있던 중년 남자가 금화와 은화가 담긴 주머니를 건넸다. 로엔은 그것을 받고는 몸을 돌려서 용병길드를 나갔다.
에린과 비오르는 그 뒤를 따랐다. 탐욕어린 시선은 이전보다 줄어들었다.
이유는 쉽게 알 수 있었다. 트롤을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살아 돌아왔다. 즉, 충분히 녀석을 상대할 수 있을만한 실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습격을 한다고 해도 트롤을 이긴 실력자를 곱게 처리하리라는 것은 불가능하다.
최소한 목숨을 걸어야 한다. 아무리 노예 용병이 탐난다고는 하더라도, 목숨을 버릴 정도는 아니다.
아니, 목숨을 버릴 정도로 탐이 나기는 하지만, 트롤과 싸워서 이길 자신이 10퍼센트도 되지 않는 것이다.
‘잠깐 동안은 안전하겠군. 그 동안 실력을 기르던지 해야겠어.’
로엔은 용병들의 반응을 짐작하며 용병길드를 완전히 벗어났다. 우선은 치료사에게 가서 비오르의 상처를 먼저 치료하기로 했다.
신전으로 가는 것이 훨씬 더 빠르게 회복이 되겠지만,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족히 금화 몇 개 정도가 들기에, 약을 바르며 며칠을 쉬게 하기로 했다.
‘마정석을 팔아야겠군.’
치료사에게서 치료를 받게 한 뒤, 마정석을 팔 수 있는 경매장으로 향했다.
마정석의 가격은 각기 마을마다 조금씩 다르다. 그렇다고 많이 차이나는 것도 아니다. 아무리 많이 차이나도 금화 5개 정도가 최대다.
등급에 따라 가격이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간다는 것을 생각하면, 오히려 더 이익을 뽑을 수도 있다.
“어떤 것을 경매하시겠습니까?”
마정석을 파는 방법도 여러 가지다. 마탑에 직접적으로 팔 수 있고, 지금처럼 경매장에서 팔 수도 있다. 그리고 상인에게 직접적으로 팔 수 있다.
마탑은 한 국가마다 몇 개 되지 않고, 직접 찾아가기에는 너무나 멀기에 옳은 방법이라 할 수 없다.
상인에게 직접적으로 팔면, 최소가만 받기에 이윤을 최대한으로 볼 수 없다. 그렇다면 경매장이 가장 좋은 선택이다.
그러한 이유로 로엔은 서슴없이 경매장으로 발걸음을 돌린 것이라 할 수 있었다.
“마정석을 경매하겠소.”
“알겠습니다. 물건을 감정하겠습니다.”
경매장에서 물건을 등록하는 여자가 마정석을 받고는 감정하기 시작했다.
우우웅!
경매장의 각 지부마다 마정석의 등급을 감정하는 아티팩트가 있다. 마나의 농도와 양으로 감정하는데, 정확도가 100퍼센트나 다름없기에 경매장마다 하나씩 존재한다.
“하급 중에서 상급, 그리고… 하급 중에서 중급으로 측정되었습니다. 경매는 바로 올라가고, 수수료 5퍼센트가 부과됩니다.”
“알겠소.”
경매장은 그냥 무료로 이용하는 것이 아니다. 모든 물건을 경매하려고 등록을 하면, 수수료가 붙기 마련이다.
어떤 물건이냐에 따라 다 다르다. 불법인 물품은 30퍼센트까지 올라가는 경우도 있고, 최소 1퍼센트까지 내려가는 것도 있다.
마정석의 경우에는 대게 5퍼센트로 한정되어 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경매장에서는 많은 이익을 본다.
로엔은 말하고는 여자가 내미는 종이에 신원을 적어 내렸다. 혹여나 다른 사람이 경매가 끝난 뒤, 돈을 취해갈 수 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두 개의 종이에 신원을 적어 내린 뒤, 경매장을 빠져 나왔다. 그러고 나서 대장간으로 가서 화살을 사들였다.
보통은 전투가 끝난 후, 상태가 양호한 화살들을 거두어 들여서 재사용하지만, 그럴 시간이 없어서 최소한의 양만 거뒀다.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양을 사들인 뒤, 장비를 정비 받았다. 비오르의 방패도 구입했다. 트롤의 몽둥이에 방패가 산산조각이 난 탓이다.
다음으로는 건량과 육포를 사들였고, 여관으로 향했다. 도착하자 소녀가 로엔들을 보고는 활짝 웃으며 반겼다.
“어서 오세요!”
“방 하나를 더 계약하지. 이인 실로 하겠다.”
“이인 실은 한 달에 금화 1개입니다.”
로엔은 빠르게 말했다. 소녀는 잠시 곰곰이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
“그래. 그리고 식사는 든든하게 먹을 수 있는 것으로.”
“예!”
충분히 납득이 가는 금액이다. 비오르와 에린이 놀란 눈으로 로엔을 바라봤다.
이인 실에서는 세 명이서 묵을 수 없다. 그렇다면 이미 로엔이 머물고 있는 일인 실이 있다는 말이다.
새롭게 잡은 방에서는 자신들이 묵게 된다.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대우가 이전과는 비교 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다.
“…감사합니다. 주인님.”
에린은 눈물을 글썽거리며 말했다.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자신들에게 호의를 베푼다. 충분히 감동을 할 만한 것이다.
비오르 또한 말을 대신해서 고개를 푹 숙이며 감사를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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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멍청한 걸까요?ㅠㅠ
지난 번에 주소 바뀌어서, 한참을 접속 못했었는데...
이번에도 또 바뀌었다는 것을 깜빡하고, 계속 이전 주소로 접속하고 있었네요...
하하..
어째 3일 동안 www.warning.com 이 뜰리가 없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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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엔이 그리는 구도가 바로 그것이었다.
“상처는 괜찮아?”
“예.”
비오르에게 다가가 물었다. 붕대로 팔을 다시 압박하고 있던 그녀는 대답했다. 힐끔 쳐다보자 압박을 제대로 하고 있지 못했다.
혼자서 팔에 붕대를 묶는 것은 웬만한 전문가가 아닌 이상 하지 못한다.
적어도 몇 년 이상을 스스로 해봐야 할 수 있을 정도로 어렵다. 로엔은 비오르의 옆에 털썩 앉으며 붕대를 제대로 고쳤다.
“가, 감사합니다.”
살짝 당황해 하는 표정과 함께 말한다. 피식, 하고 웃으며 손아귀에 힘을 줬다.
뚜둑!
“으윽!”
트롤의 몽둥이에 맞아 방패가 깨져 나갈 때, 비오르의 팔은 살짝 탈골되어 있던 것이다.
상처는 그렇다 쳐도, 스스로 탈골된 뼈를 맞출 줄도 몰랐던 것이었다.
간밤에 어떻게 참고서 선잠을 취했는지는 몰라도, 꽤나 고통스러웠을 것이다.
“비, 비오르! 괜찮아?!”
에린이 놀라며 외치듯 묻는다. 비오르는 살짝 고통스럽지만, 한결 편안해진 얼굴로 주억였다.
“감사합니다. 주인님.”
“앞으로는 탈골된 곳과 상처를 혼자서 치료할 수 있는 연습이라도 하는 게 좋겠어.”
“알겠습니다.”
로엔은 대답을 듣고는 주위를 쑥 훑었다. 몬스터들은 보이지 않았다. 흔적까지는 살피지 않았지만, 오랫동안 머무르는 것은 좋지 않을 듯 했다.
“상처를 치료하고 바로 마을로 복귀하기로 하지.”
“알겠습니다.”
비오르의 팔에 붕대를 감는 것이 끝나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을까지는 세 시간 정도는 꼬박 걸어야 했다.
그때까지만 최대한 몬스터들의 흔적이 없는 곳으로 피해 다녀야한다. 지금 상황에서는 전투를 해서는 안 된다.
시간이 흐르고, 로엔들은 마을에 도착했다. 다행이도 오는 도중에 몬스터를 만나지 않았다.
내심 속으로 안도하며 안으로 들어섰다. 용병패는 일종의 신분증이기에 마을에 들어서는 것이 충분히 가능했다.
‘우선은 의뢰를 완수한 것을 보고하고, 마정석을 팔자.’
하나씩 처리하기로 했다. 가장 먼저 이 마을에 있는 용병길드로 향했다.
파라곤들의 시체에서 수습한 것은 의뢰서와 일전에 얻은 마정석, 오크의 목걸이, 그리고 돈이었다.
장비도 빼내기는 했지만, 무거운 것들은 힘에 부치기에 과감하게 버렸다. 그리고 혹여나 그러는 사이에 또 다른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
제아무리 돈이라고는 하지만, 목숨 값보다는 몇 천 배로 싸기에 상관없었다. 중요한 것들만 딱딱 골라서 챙긴 것이다.
용병길드로 들어서자, 수많은 용병들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로엔과 에린, 비오르의 꼴은 말이 아니었다. 진흙탕이라도 뒤집어 쓴 것처럼 더러웠다. 하지만 이내 시선은 다시 사라졌다.
용병들에게 이런 꼴은 자주 볼 수 있었다. 다만 로엔이라는 새로운 용병이 나타난 것에 잠깐 관심을 가진 것이다.
또한 에린과 비오르가 파라곤의 노예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그런 것이기도 했다.
“…파라곤 녀석들은 죽었나보군.”
누군가가 중얼거렸다. 로엔의 귓가에는 또렷하게 들려왔다. 그리고 깨달았다. 노예를 가지고 있는 것이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몇몇 용병들이 탐욕어린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기회가 있다면 종속의 반지를 빼앗기 위해 습격을 가해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심해야겠군…….’
파라곤이 종속의 반지를 지키기 위해 레오와 오마르, 이 둘을 파티원으로 삼았다는 것을 알았다.
혼자서 노예를 가지고 있기에는 습격을 받을 위험이 있다. 하지만 동료가 있다면 그럴 가능성은 줄어든다.
그것을 대가로 에린과 비오르를 성노예로서 제공한다. 그리고 자신은 습격의 위험에서 멀어진다. 또한 파티원의 숫자를 늘림으로 사냥을 더욱 원활하게 한다.
그야말로 두 가지 모두를 취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밖에 할 수 없었다.
‘아마 처음부터 친하게 지냈던 녀석들이었겠지.’
그렇기에 가능한 것이라 생각이 들었다. 전혀 생판 안면도 없는 용병들을 파티원으로 한다면 언제고 뒤통수를 칠 수 있다.
“의뢰를 완료했소.”
로엔은 뚜벅뚜벅 걸어가 카운터에 오크의 목걸이들과 의뢰서를 올려놓으며 말했다.
“흠……. 생각보다 많은 오크를 처리했군. 도합 합쳐서 육십칠 개체. 금화 여섯 개와 은화 열 개짜리 일곱 개를 주겠네.”
“오크들만 육십칠 개체?!”
웅성웅성.
용병들은 놀라며 서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오크 육십칠 개체라는 숫자는 꽤나 많다. 파라곤들의 숫자가 제법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다섯 명의 파티로 며칠 동안 사냥을 한다는 것은 대부분 알지만, 며칠 사이에 육십칠 개체를 잡을 것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한 것이다.
“파라곤들은 어떻게 됐나?”
“트롤을 만나서 죽었소.”
로엔은 아무렇지 않게 대답하며 트롤의 귀를 내밀었다. 카운터에 있는 중년 남자가 그것을 받아 살피더니 고개를 주억인다.
트롤의 귀가 맞는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트, 트롤!”
“그런 녀석을 만나고도 살아남았다니!”
“실력이 뛰어난 모양이야!
이어지는 말에 또 다시 놀란다. 이전보다 더 뜨거운 반응이다. 그럴 만도 했다. 트롤이라는 존재는 B급 용병쯤 돼야 상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롤이라…… 이 근방에서는 잘 보기 힘든데…, 알겠네. 수고했네.”
짤랑짤랑.
카운터에 있던 중년 남자가 금화와 은화가 담긴 주머니를 건넸다. 로엔은 그것을 받고는 몸을 돌려서 용병길드를 나갔다.
에린과 비오르는 그 뒤를 따랐다. 탐욕어린 시선은 이전보다 줄어들었다.
이유는 쉽게 알 수 있었다. 트롤을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살아 돌아왔다. 즉, 충분히 녀석을 상대할 수 있을만한 실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습격을 한다고 해도 트롤을 이긴 실력자를 곱게 처리하리라는 것은 불가능하다.
최소한 목숨을 걸어야 한다. 아무리 노예 용병이 탐난다고는 하더라도, 목숨을 버릴 정도는 아니다.
아니, 목숨을 버릴 정도로 탐이 나기는 하지만, 트롤과 싸워서 이길 자신이 10퍼센트도 되지 않는 것이다.
‘잠깐 동안은 안전하겠군. 그 동안 실력을 기르던지 해야겠어.’
로엔은 용병들의 반응을 짐작하며 용병길드를 완전히 벗어났다. 우선은 치료사에게 가서 비오르의 상처를 먼저 치료하기로 했다.
신전으로 가는 것이 훨씬 더 빠르게 회복이 되겠지만,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족히 금화 몇 개 정도가 들기에, 약을 바르며 며칠을 쉬게 하기로 했다.
‘마정석을 팔아야겠군.’
치료사에게서 치료를 받게 한 뒤, 마정석을 팔 수 있는 경매장으로 향했다.
마정석의 가격은 각기 마을마다 조금씩 다르다. 그렇다고 많이 차이나는 것도 아니다. 아무리 많이 차이나도 금화 5개 정도가 최대다.
등급에 따라 가격이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간다는 것을 생각하면, 오히려 더 이익을 뽑을 수도 있다.
“어떤 것을 경매하시겠습니까?”
마정석을 파는 방법도 여러 가지다. 마탑에 직접적으로 팔 수 있고, 지금처럼 경매장에서 팔 수도 있다. 그리고 상인에게 직접적으로 팔 수 있다.
마탑은 한 국가마다 몇 개 되지 않고, 직접 찾아가기에는 너무나 멀기에 옳은 방법이라 할 수 없다.
상인에게 직접적으로 팔면, 최소가만 받기에 이윤을 최대한으로 볼 수 없다. 그렇다면 경매장이 가장 좋은 선택이다.
그러한 이유로 로엔은 서슴없이 경매장으로 발걸음을 돌린 것이라 할 수 있었다.
“마정석을 경매하겠소.”
“알겠습니다. 물건을 감정하겠습니다.”
경매장에서 물건을 등록하는 여자가 마정석을 받고는 감정하기 시작했다.
우우웅!
경매장의 각 지부마다 마정석의 등급을 감정하는 아티팩트가 있다. 마나의 농도와 양으로 감정하는데, 정확도가 100퍼센트나 다름없기에 경매장마다 하나씩 존재한다.
“하급 중에서 상급, 그리고… 하급 중에서 중급으로 측정되었습니다. 경매는 바로 올라가고, 수수료 5퍼센트가 부과됩니다.”
“알겠소.”
경매장은 그냥 무료로 이용하는 것이 아니다. 모든 물건을 경매하려고 등록을 하면, 수수료가 붙기 마련이다.
어떤 물건이냐에 따라 다 다르다. 불법인 물품은 30퍼센트까지 올라가는 경우도 있고, 최소 1퍼센트까지 내려가는 것도 있다.
마정석의 경우에는 대게 5퍼센트로 한정되어 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경매장에서는 많은 이익을 본다.
로엔은 말하고는 여자가 내미는 종이에 신원을 적어 내렸다. 혹여나 다른 사람이 경매가 끝난 뒤, 돈을 취해갈 수 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두 개의 종이에 신원을 적어 내린 뒤, 경매장을 빠져 나왔다. 그러고 나서 대장간으로 가서 화살을 사들였다.
보통은 전투가 끝난 후, 상태가 양호한 화살들을 거두어 들여서 재사용하지만, 그럴 시간이 없어서 최소한의 양만 거뒀다.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양을 사들인 뒤, 장비를 정비 받았다. 비오르의 방패도 구입했다. 트롤의 몽둥이에 방패가 산산조각이 난 탓이다.
다음으로는 건량과 육포를 사들였고, 여관으로 향했다. 도착하자 소녀가 로엔들을 보고는 활짝 웃으며 반겼다.
“어서 오세요!”
“방 하나를 더 계약하지. 이인 실로 하겠다.”
“이인 실은 한 달에 금화 1개입니다.”
로엔은 빠르게 말했다. 소녀는 잠시 곰곰이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
“그래. 그리고 식사는 든든하게 먹을 수 있는 것으로.”
“예!”
충분히 납득이 가는 금액이다. 비오르와 에린이 놀란 눈으로 로엔을 바라봤다.
이인 실에서는 세 명이서 묵을 수 없다. 그렇다면 이미 로엔이 머물고 있는 일인 실이 있다는 말이다.
새롭게 잡은 방에서는 자신들이 묵게 된다.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대우가 이전과는 비교 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다.
“…감사합니다. 주인님.”
에린은 눈물을 글썽거리며 말했다.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자신들에게 호의를 베푼다. 충분히 감동을 할 만한 것이다.
비오르 또한 말을 대신해서 고개를 푹 숙이며 감사를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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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멍청한 걸까요?ㅠㅠ
지난 번에 주소 바뀌어서, 한참을 접속 못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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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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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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