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에 있던 양아치 새끼가 무릎을 꿇자 다른 새끼들도 눈치를 보더니 무릎을 꿇었다.

“야! 이 새끼들을 어떻게 할까?”

친구들이 대답을 한다.

“한강 고수부지로 끌고 가자.”

“오늘 저새끼들 안주 삼아 밤새 굴리고 나서, 앞으로 델꾸 다니면서 공식적인 왕따 만들어 버리지 뭐. 아주 고개도 못들고 다니게. 킥킥....”

친구들의 장단에 짜증스러운 듯 대답한다.

“그런다고 이 꿀꿀한 기분이 풀릴 것 같지도 않은데...”

그리고선 홍미를 가리키며 손짓을 한다.

“너 아까 나한테 시비 걸었던 년이지?”

홍미가 능청스럽게 대답한다.

“아닌데요. 여기 유란이가 시비걸었는데요.”

옆에 있던 유란이 깜짝 놀라 홍미를 쳐다보며 울상을 짓는다.

“내가 언제??? 아니예요. 제가 시비건게 아니예요.”

“내 기억에는 너희 두 기집애들 목소리가 다 기억이 나는데. 하여튼 니들은 오늘 가만 안 둘줄 알어.”

이번에는 양아치 새끼들한테 묻는다.

“야 니들 저 기집애들보고 나한테 시비 걸라고 시켰지?”

“아...아니야. 절대 아니야. 우린 쟤들하고 별로 친하지도 않아.”

“그래? 확실해?”

“정말이야. 쟤들이 학교에서 선배들한테 왕따당하고 있어서 우리가 쟤내들 잠깐 보호해 주려고 했었던 거야.”

친구놈들은 시키지도 않아도 이런 상황에서 호흡이 척척 맞는다.

“야. 장수야. 저년들 우리 깔치 삼자. 반반한게 델꾸 놀기 재밌겠다.”

“그럴까? 씨발년들 오늘 이후로 니들은 이제 내꺼다. 앞뒤 구멍 다 털릴 준비나 하고 있어. 야! 저년들 태워.”

“오케이! 씨발년들 좆나 맛있게 보이네.”

홍미 조 기집애는 아주 연극도 잘한다.

울상을 지으며 반항까지 살짝하고는 어쩔수 없이 오토바이에 몸을 싣는다.

친구놈들이 오토바이의 방향을 돌려 굉음을 내고 달려가자, 양아치들에게 말한다.

“야. 니들 조심해. 그리고 앞으로 저 년들 아는 척이라도 했다간 니들이 오늘 일 시킨걸로 생각할테니까 그렇게 알어. 그리고 저년들은 이제 내꺼니까 군침 흘리지 마. 알겠지?”

“알았어. 어차피 저년들 우리랑 친하지도 않았어,”

똥씹은 얼굴을 하고선 곧 죽어도 안 친하다고 한다.

하긴 이제 맛있게 먹을 일만 남았었는데, 그걸 뺏어갔으니 저런 표정은 당연해 보였다.

똥씹은 얼굴을 한 양아치들을 뒤로 한 채, 육교 밑으로 가보니 이미 친구 놈들이 킥킥대며 얘기하고 있었다. 은근슬쩍 홍미와 유란이에게 작업까지 하면서였다.

오토바이에서 내려 친구에게 돌려주고 나서, 홍미와 유란이의 가운데로 파고 들어가 어깨에 손을 턱하니 올리고선 친구들에게 말한다.

“고생했다.”

“고생은 뭘. 그것보다 둘다 가질려고?”

“어쩌겠냐? 하나는 친구 동생이고 하나는 친구 동생의 친구인데, 감사히 잘 먹어야지.”

“아. 됐고. 술이나 한잔 사. 밤에 전화 할테니.”

“오늘 밤엔 얘들이나 따먹어야지. 내일 만나자.”

“어휴 새끼. 하여튼 밝히기는. 작작 좀 해라. 몸 삭는다.”

“아직은 밤새해도 힘이 남아도니 걱정마.”

“간다. 내일 전화해.”

“응. 그리고 너희들 오토바이 조심해서 타고 다녀.”

“노친네냐? 잔소리까지 하게.”

요란한 굉음을 내고 친구들이 멀어져가자 나는 홍미와 유란의 어깨에 올렸던 손을 내렸다.

“이제 집에들 가. 다 해결됐으니.”

홍미가 놀란 표정으로 묻는다.

“나 안 따먹어요?”

“너 앞으로 따먹는다는 말 쓰지마. 저질스럽게 기집애가 그게 할 소리냐? 난 간다.”

홍미가 다급하게 소매를 붙들고 늘어지며 말한다.

“오빠. 나 안 따.. 하여튼 나한테 그거 안하면 나 학교가서 선배 언니들한테 맞아 죽어. 그리고 우린 선배언니들한테 찍혀서 오빠가 안해도 언니 남자친구들 중에 다른 사람들한테 돌림빵 당한단 말야. 오빠 제발... 우리 정말 심각하단 말야. 제발 우리한테 그거 해줘. 응.”

필사적으로 매달리는 것을 보니 얘들 진짜 심각한 상황인가 보다.

“내 이름대고 내 애인이라고 그래. 확인하자고 하면 전번 불러줘서 나 바꿔 줘. 내가 너희들한테 전번 알려 줄테니.”

“그 언니들 진짜 무서운 언니들이야. 솔직히 말하면 며칠 전에 우리가 그 언니들 동생인지 모르고 돈을 뺏고 때려서... 하여튼 오빠가 안해주면 우리들끼리라도 처녀막 없애야 한단 말야. 내일 학교가면 분명 그 언니가 검사할텐데.”

얼굴이나 몸매가 하나같이 빠지지 않는 얘들이 스스로 처녀를 주겠다는데 마다할 이유도 없지만 왠지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그렇다고 스스로 처녀막 찢고 학교 가라고 하기도 뭐하고, 참 난감한 상황이다.

모르는 사람들한테 물으면 아마 그럴 것이다. 그걸 뭐하러 고민하냐고. 그냥 감사히 냠냠하면 되지.

하지만 겪어보지 않았으면 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 싫다는걸 억지로 하면 벗기는 맛이라도 있지, 빠져나갈 수 없는 궁지에 몰려 다리까지 벌려주는걸 먹는다는 건 남자가 할 짓이 못된다.

“야 니들 그 언니들 중 대장 전화번호 불러봐.”

“왜요?”

“내가 좀 만나게.”

“안돼. 그 언니 진짜 무서운 언니야. 짱 중에 짱이예요. 그러면 우리 진짜 죽어. 우우.... 절대 안돼요.”

“그 언니가 몇 살인데?”

“같은 학교 3학년.”

“니들은?”

“2학년.”

“그 언니라는 애 어디가면 만날 수 있어?”

“왜?”

“따먹어서 내 여자 만들려고.”

“뭐어?”

“내 여자 만들어 놓고 니들 건들지 말라고 할게.”

“그런.. 말도 안되는...”

“말 되니까 말해봐.”

“오빠 우리 싫어?”

“니들이 싫은게 아니라 니들 처한 상황이 싫어서 그래. 난 궁지에 몰려 있는 사람 가지고 노는 취미 없어.”

“난 사실 아까까지는 모르겠는데 지금은 오빠가 너무 좋아졌어, 궁지에 몰려서가 아니라, 정말 오빠한테 처녀 주고 싶으니까 줄때 가져. 나중에 딴 사람한테 뺏기고 나서 후회하지 말고.”

“저도요...”

조용하던 유란까지 합세해서 말하자, 내심 갈등이 인다.

그냥 확 덮쳐?

“아 씨파. 알았어. 그럼 이렇게 하자. 일단 내가 그 언니라는 애 만나보고 안되겠다 싶으면 밤 10시에 전화할게. 그러니 일단 집에 가 있다가 나와. 나올 수 있지?”

“우리 오늘 집에 안 들어가. 아까 그 새끼들한테 밤새 돌림빵 당하기로 되어 있어서 서로 친구집에서 공부한다고 아까 이미 전화해 놓은 상태란 말야.”

“아. 그럼 그 언니가 있을 만한 곳으로 안내해서 멀리서 그 언니를 지목해. 그럼 내가 가서 얘기를 하든 덮치던 할테니. 니들 얘기 안 할테니 걱정말고. 그 언니라는 애 만나보고 안되겠으면 오늘 니들 내가 접수할테니까. 이제 그 언니 무서워 안해도 돼.”

이렇게까지 말을 했는데도 홍미의 얼굴이 심하게 찡그려 지는 것으로 보아 그 언니라는 애가 정말 무섭긴 무서운가보다.

‘얼마나 겁을 줬으면 애들이 아주 바짝 얼었구만. 시팍! 어떤 년이지 걸리기만 해봐. 아주 씹창을 내줄테니.’

오랜만에 의욕이 불끈 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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