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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5 01:15 698회 0건
---------------------9부---------------------

조민을 얻으므로해서 서울의 1/4은 내 손에 떨어졌다.
지역도 영등포를 포함하고 있어 상권의 일부가 들어오자 수입의 차원이 달라졌다.
안양에 고급 시설을 해도 전지역에서 나오는 수입이 영등포의 절반 정도니 재정은 엄청 확충 된 것이다.
물론 내가 가지고 있던 보물을 처리하면 무한에 가까운 돈이 생기지만 그것을 움직일 생각은 없다.
조민이 내게 넘어오자 삼태성의 움직임은 활발해 졌다.
영등포나 강서 지역에 김기수의 조직원들이 자주 눈에 띄는게 모종의 준비를 하나보다.
이수철이 직접 움직이길 바랬으나 역시 자신의 힘을 과시하는지 김기수에게 맡긴것처럼 조금의 움직임도 없이 자신의 영역만을 지켰다.
김기수란 인물 자체가 권모술수에 능한지라 직접적인 싸움은 없었지만 조금씩 먹어들어오는 방식에 짜증이 날 정도였다.
적당한 공권력과 결정적인 순간의 히트맨들이 나의 구역을 하나씩 먹어들어오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었다.
"젠장 내겐 군사로 쓸만한 인물이 없는건가?"
실로 사람이 아쉬웠다.
물론 내가 직접 작전을 구상하고 실천에 옮길 수 있지만 왠지 그건 재미가 없을 듯 했다.
게다가 내가 생각하는 수준을 이해할만한 인물이 없으니 계략에 대해 설명하기도 귀찮고 그저 단순하게 치고 받는 전투가 지루하게 진행되었다.
"전부 모이라고 해. 할 말이 있으니까."
종찬이 나가서 전부를 불러모았다.
"내 힘은 당장이라도 삼태성을 없앨 수 있다. 그것을 부정하는 놈은 없을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싸움은 장수 혼자서 하는게 아니라 졸병들도 따라야 하는 법. 너희들 중에서는 나와 같이 작전을 펼칠만한 인물이 없다. 누가 대책을 말해봐."
전부 고개를 숙이고 있다.
임시 방편으로 내려놓은 지시에 따라 더 이상 피해는 없었지만 항상 신경이 날카로웠다.
"형님. 저희도 김기수 같은 모사가 있어야 합니다. 형님 혼자서 모든걸 다루기엔 조직이 너무 커버렸습니다."
"누가 모르냐. 그런 사람이 있냐고 물은 거다."
한 단계 진행한 질문은 이해가 안되나 보다.
정말 무식한 것들이구만...
조민의 눈이 반짝이기는 했지만 다시 고개를 숙이는게 보였다.
"조민. 할 말 있으면 해."
"제가 아시는 분 중에 변호사 한분이 계세요. 그런데 성격이 좀..."
"왜? 성격이 어떤데?"
"그게... 범죄자와는 상대를 안해서요."
"우리가 범죄자인가?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그외에도 여려명이 거론 되었다.
저마다 교수니 박사니 하면서 말을 했는데 모두 맘에 들지 않았다.
사회적으로 알려진 자들이란 그저 단편적인 지식만이 있을 뿐이다.
그들 모두를 데리고 있다면 상관이 없지만 한명이라도 빠진다면 구멍은 메울 수 없을 지경이니 어줍잖게 머리만 많은 것은 조직을 위해서도 좋지 않다.
"오늘부터 수성에 최선을 다하고 인재를 모아라. 머리가 좋은 사람이든 아님 싸움을 잘하는 사람이든 무조건 모아. 그리고 그들을 우리 사람으로 만들어라."
태수를 따로 불러 잠시 나가자고 했다.
요즘처럼 따분하게 보낸적도 없다.
조민의 거점인 사무실에서 하루 종일 빈둥거리다 밤이 되면 조민을 안고 잔다.
하루이틀이지 장장 한달을 그렇게 지내니 이제 좀이 쑤셔서 죽을 지경이다.
내가 내린 지시로 김기수의 공격도 뜸해지고 그렇다고 무턱대고 치로 들어가면 조직이 한방에 날아갈 수도 있으니 그저 대기 상태로 보낸 것이다.
"김기수 한테 놀러나 가자."
"네? 형님 지금 농담하세요?"
"야야. 그래도 인사는 해야지. 조민의 사형인데. 그냥 인사만 하자고."
태수는 투덜대면서도 준비를 했다.
김기수가 있는 강남은 한시간 정도의 거리였다.
거리의 모습으로 보아선 조직이 없는 것처럼 활발했다.
머리 쓰는 놈은 구역 관리도 다르게 하는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나이트나 주점, 룸살롱에나 어깨들이 배치되어 있을까 거리에 돌아다니는 놈들은 없었다.
"태수야. 뭐 느끼는거 없냐."
"어떤거요?
"그러니 넌 안되는 거야."
"말을 하셔야죠."
"저들의 조직 관리를 보고 느끼는거 없냐? 지금까지 이렇게 다니는데 조직원 비슷한 놈 본 것 같냐고. 저들은 철저하게 어딘가에 숨어 있으면서 분쟁이 있을 때만 나타나겠지. 그리고 그런 정보는 삐끼나 웨이터들이 알려주겠지. 그 정도로 조직을 잘 숨기고 잘 활용한다면 주위의 상가들은 이들에게 적대심을 가질 이유가 없겠지. 영업에 방해도 안하고 일이 생기면 도와줄테니 말야. 일반적인 조직이랑 다른 방식이지. 우리조차도 쓰지 않는 정말 제대로 된 조직 관리 아니냐? 그래서 우리도 조직을 전문적으로 경영할 군사가 필요한 것이야. 물론 김기수의 능력을 뛰어 넘어야겠지만..."
태수는 멍하니 날 보고 있었다.
잠시 다닌 걸로 자신과는 다른 관점에서 이 거리를 둘러보았으니 격이 다르다고 할까?
아무튼 난 태수를 재촉해서 김기수를 찾아갔다.
정문에서부터 그의 부하들을 만났지만 크게 제지하진 않았다.
"나 제갈천이다. 김기수 보러왔다."
괜히 이 말을 했나 보다.
아마도 조민의 일로 내 이름은 서울 전역에 퍼졌을 텐데...
게다가 김기수는 조민을 좋아하고 있던 중이라 사형인 이수철이면 몰라도 내게 뺏긴것에 대해 많이 벼르고 있다는 소문도 돌았다.
제발로 그를 찾아갔으니 그의 부하들은 순식간에 나와 태수를 둘러싸고 걸음을 막았다.
"찾아온 손님을 이렇게 대접하나? 김기수가 통이 큰줄 알았는데..."
잠깐 낭패한 기색을 보이던 자들이 위로 보고를 하나 보다.
"그런데 잠깐 운동하는건 좋지. 어디 너희들이... 어디 보자... 흠.. 한 20명쯤 되는군. 우리 2:20으로 운동한판 할까?"
당황하는 빛이 역력했다.
시비를 거는거 같은데 싸우자니 손님이고 그냥 있자니 운동을 핑계로 명분을 만들어주고...
"이봐들.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한판 하지. 내가 태수야."
순식간에 몰려드는 인원.
"야 너 뭐 잘못한거 있냐?"
"아뇨."
"근데 얘네들이 광분을 하지?"
"글쎄요. 저번에 몇놈 손본게 다인데..."
역시나...
이놈은 좀 과격해서 애들을 심하게 부순다.
적어도 뼈가 2~3개는 부러져야 손을 멈추니 그걸 옆에서 본 놈이 있다면 아마 두고두고 기억했다가 태수가 혼자 다닐 때 분명히 복수하려 할 것이다.
"야야. 이왕 할려면 확실하게 했어야지. 이것들이 널 제대로 아는대도 걔기는거잖아."
"네? 그런 겁니까? 이것들이... 다 죽었다고 복창해라."
태수는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돌진하더니 둘의 목을 움켜잡고 풍차를 돌리듯이 빙글빙글 돌았다.
그 바람에 주위의 몇 놈이 돌아가는 놈의 다리에 맞아 쓰러지고 목을 잡힌 놈들 역시 개거품을 물려 기절하기 일보직전이었다.
"정말 무식하게 싸우는 구만."
하지만 확실하게 싸우는 방법이다.
몸과 몸이 부H히는 싸움.
상황을 보아하니 태수 혼자서도 20명의 정리는 가능할 것 같았다.
난 뒷짐을 지고 뒤로 빠져서는 싸움 구경에 몰입했다.
확실히 태수의 움직임이 부드러워졌고 힘도 붙은거 같다.
첨에는 단순 돌진형이던 놈이 어느새 옆으로 비킬줄도 알고 주먹과 발을 쓰는 법도 익혔다.
"여어. 꽤 늘었네. 수련 좀 했나봐?"
"형님도 참. 이런 피래미랑 절 비교하시나요?"
어느새 정리가 끝나고 다가오는 태수에게 한마디 칭찬을 했다.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갑자기 정돈된 분위기로 변한 것은 김기수의 출현으로 이루어졌다.
대체로 유약하게 보이는데 그래도 태수 정도의 실력은 되는 것 같고 소문으로 들리는 비상한 머리는 내가 알아낼 수가 없으니...
딱 한마디로 표현을 한다면 서생의 느낌.
"그쪽이 제갈천인가?"
"그래. 그럼 넌 김기수인가?"
가볍게 통성명을 하고 조금 어색하게 서있었다.
"따라오지. 손님으로 왔다는데 문전박대 할 순 없으니."
나와 태수는 김기수를 따라 그의 집무실 같은 곳으로 이동했다.
그의 집무실은 회의를 겸할 수 있도록 엄청 넓었지만 그외에는 정말 소박하게 꾸며져 있었다.
정말 삼태성의 인물이 아니라면, 조민처럼 다른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면 내가 거두고 싶을 정도의 사람이다.
권력을 가지고도 그걸 자제하면 소박하게 지내고 부하를 다루는 법이나 힘을 사용하는 법을 제대로 안다는 것은 그의 나이로 볼 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적이지만 정말 칭찬을 하고 싶은 지경이다.
"날 찾아온 용건이 뭔가?"
"그냥. 인사나 하려고. 이제 이쪽으로 진출할까해서. 말도 없이 움직이면 욕할까봐."
"웃기는군. 여기가 무슨 놀이터 인줄 아나?"
"오해하는군. 난 자네가 맘에 드는데 자넨 아닌가 보구만."
"내겐 이미 주인이 있지. 그보다 적을 칭찬하는 놈은 니가 처음이군."
"아아. 니가 워낙 잘나보여서 말야. 내겐 없는 널 가진 주인이란 놈이 부럽군."
"쓸데없는 소리. 그래 이제 다 봤으면 가보지."
"그래. 다음에 볼땐 서로 적으로 보겠군. 몸 조심하게."
"잘 가게."
태수를 데리고 밖으로 나와 로비로 내려갔다.
뭔가 물을게 많은지 반짝이는 눈으로 날 보던 태수는 기어이 차에 타자마자 입을 열었다.
"형님. 무슨 영화 찍어요? 무슨 말이 그래요?"
"어이구. 넌 단순해서 참 좋겠다. 뭐 그렇게 무디니 세상은 편하게 살겠네."
일단 김기수가 주인이 있다는 말이 거슬렸다.
그렇다는건 이미 내게 끌어들이긴 불가능하단 소리고 그 주인이 이수철일 경우 내가 하는 일에 상당한 방해가 될 것이 분명하다.
인재에 대한 탐은 나지만 그렇다고 아무나 받을순 없다.
김기수가 뛰어난거야 다 아는 사실이고 그와 필적할 만한 사람이 있을까?
지금 우리 조직에서 사람을 모은다곤 하지만 과연... 이란 생각이 든다.
조민의 숙소로 돌아오면서 앞으로의 일을 생각했다.
물리쳐야 할 적이 뚜렷한거 외엔 내가 가지고 있는 정보는 미약하고 내가 내밀수 있는 패 또한 약하다.
전투에 관한거야 유능한 부하들이 있으니 다행이지만 지략의 싸움에선 승기를 잡기 힘들다.
이수철이나 김기수 쪽에서 특별한 움직임이 없으므로 나도 구역 단속에만 신경을 쓰고 인재 등용에만 충실했다.
한달의 시간을 투자하기로 하고 최대한 소란이 없도록 주의했다.
지금 상황에서 싸우면 이기기는 하겠지만 피해가 많다.
그렇게 이수철까지 깨봐야 내겐 남는게 없다.
오히려 이수철이 더 좋아할 것이다.
국내의 조직이 깡그리 부셔지면 삼합회 내부에서 진출하기가 용이 할테니 말야.
난 조직관 별개로 국내의 족보를 열람하고 있었다.
무릇 피는 어쩔 수 없다는게 나의 지론이다.
조상 중에 유능한 사람이 있었다면 그 후손 중엔 반드시 그와 비슷한 능력의 인물이 나기 마련이다.
그점을 노리고 매일을 도서관으로 출퇴근했다.
혹시나 왔다갔다하면서 만날 인연도 염두에 두고 말야.
이 좁은 땅에 그렇게 많은 성씨와 씨족이 살고 있는줄은 처음 알았다.
하나의 성씨에 파가 얼마나 많은지...
머리의 비상함으로 그런 것까지 외워가며 책장을 넘기고 있었다.
내 맘에 드는 사람이 마땅히 없어 그저 지루하게 읽고 외우고를 반복했다.
그때 한 사람이 내게 다가왔다.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항상 족보를 보고 계시네요. 뭐 찾는 분이 있나봐요?"
"아뇨. 그냥 재미 삼아 보는거죠."
"에이. 설마요. 재미로 족보를 보는 사람은 없죠. 더구나 전국의 성씨를 다 뒤지시는 분이라면 특별한 뭔가가 있을 것 같은데요."
어라.
이놈 존재감이 그렇게 크지 않았는데 내가 하는걸 다 보고 있었군.
그저 지나쳐가는 사람이기에 날 보는지도 몰랐는데 의외로 세심하군.
"족보에 나오는 인물 중 혹여나 뛰어난 군사가 있었나 해서요."
"군사요? 제갈공명 같은 병법가요?"
그러고 보니 나의 제갈씨 중엔 제갈공명이 있었군.
"네. 병법가가 필요해서요."
"현대에 병법가라 좀 황당하네요. 왜 그런 인물이 필요하죠?"
"제가 하는 일이..."
흠.
뭔가에 홀린 것도 아니고 내가 홀릴 사람도 아니건만 이 사람에게 내가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고 나의 생각도 전하고 있다니...
더구나 왠만해선 나의 기에 눌려서 제대로 대화도 못하는데 이 사람은 예전부터 알던 사람처럼 내게 말을 걸고 내 대답을 유도하고 있다.
화법에 뭔가가 있나?
"그보다 처음 보는 분인데 꽤 많은걸 알려고 하시는군요."
"아. 죄송합니다. 저도 모르게 습관이 되서요. 그럼 계속 보십시오."
이상하단 생각이 들었지만 이내 생각을 지우고 계속 책장을 넘겼다.
책에 몰입을 해야 하는데 그 사람이 자꾸 떠올라 집중을 할 수 없었다.
그냥 지나는 인연치고는 너무도 끌리는 뭔가가 있었다.
다음날도 같은 자리에서 책을 보고 있었고 그 사람도 저쪽 한곳에서 열심히 책을 보고 있었다.
난 음료수를 뽑아 그 사람의 뒤로 가 섰다.
"무슨 책을 보길래 이렇게 정신이 없지?"
난 살짝 헛기침을 하며 그 사람의 주의를 환기 시켰다.
"이것 좀 마시고 하세요."
"네. 어. 고맙습니다."
책은 거의가 병법서 였다.
손자병법, 묵가등과 주역이 있었다.
교양서적으로 익히기엔 무리가 있을 정도일 책을 보고 있으니 의심이 갔다.
"상당히 어려운 책을 보시네요. 어떤 일을 하시길래..."
"이거요? 그냥 재미로 보는 책이죠. 지금 사법고시 준비중인데 머리가 아플땐 이 책들을 보면서 식히곤 하죠."
허. 그냥 보통 사람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구만.
"제가 물어볼 말이 있는데 잠시 시간을 낼 수 있겠습니까?"
그 사람은 흔쾌히 승낙했고 나를 따라 나섰다.
근처 카페로 들어가서 차를 주문하고 자리에 앉았다.
"저는 제갈천이라고 합니다."
"제갈씨 입니까? 저도 제갈씨를 쓰는데. 제갈승이라고 합니다."
이런 우연이 있나?
제갈씨가 많은 것도 아닌데 그것도 의외의 장소에서 만날 수 있다니.
서로 성에 대해서 얘기를 하다가 내가 손자병법에 대해서 물었다.
"손자의 병법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병법이 무엇입니까?"
"제가 볼땐 현대전이라면 용간편에 나오는 정보 수집을 우선으로 삼겠습니다."
제갈승은 용간편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승리를 거두기 위하여는, 우선 상대방보다 먼저 적군의정보를 알아낼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하여는 정보 활동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정보원은, 향간·내간·반간·사간·생간으로 구별되는데, 이들을 적군이 알지 못하도록 사용하는 것이 최고의 기술이다.
정보원으로는 전군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인물을 선택하여 최고의 대우를 하고, 또한 그 활동을 극비에 붙이지 않으면 안된다.
정보원을 사용하는 편에서도, 뛰어난 지혜와 인격을 갖추고 있지 않으면 충분히 부릴 수가 없다.
섬세하고 세밀한 배려가 있으므로써 실효를 거두는 것이다.
정보 활동은 그것이 곧 승패에 직결되며 용병의 핵심이 된다. 장수된 자는 이를 위하여 비 용을 아끼어, 정보 수집을 게을리 하여서는 안 된다.
"무릇 10만 군대를 동원하여 천리나 되는 머나먼 곳까지 출정하려면, 백성이 부담하는 비 용 및 국비는 하루에 천금이 소비되며, 나라의 안팎이 소란하게 움직이고, 백성들은 식량· 군수 물자의 수송 때문에 피로하고, 생업에 종사하지 못함이 70만 호나 된다.
완전 무장하고 몇 해를 대치해도, 승패는 하루 아침에 판가름이 난다. 그럼에도 작위·봉 록·금전을 아낀 나머지 적의 정보를 모르는 것은 지극한 불안이니, 이런 자는 많은 사람의 장수일 수 없고, 군주를 돕는 것일 수 없고, 승리의 주인공일 수가 없다.
그러므로 명군 현장이 기동하여 적을 이기고, 남보다 뛰어나게 공을 이루는 까닭은, 적의 실정을 먼저 알기 때문이다. 적의 실정을 먼저 아는 방법은, 귀신에 의지하여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옛 사례에서 알아 낼 수 있는 것도 아니며, 법칙에서 경험할 수 있는 것 이 아니다. 반드시 사람에게서 적의 실정을 아는 것이다."
"그러므로, 간첩을 사용함에는 5가지가 있으니, 향간·내간·반간·사간·생간이 이것이다.
5가지 간첩을 동시에 사용하여도 적은 그 방법을 알지 못하니, 이를 신기, 즉 귀신같은 경 륜과 재능이라 일컬으며, 군주의 보배다.
향간은 적국의 사람을 포섭하여 이를 활용함이고, 내간은 적국의 관리를 포섭하여 이를 활 용함이며, 반간은 적의 간첩을 포섭하여 이를 활용함이고, 사간은 허위 사실을 유포하여, 아 군 간첩이 이를 알리고 적에게 전달케 함이며, 생간은 돌아와 보고함을 말한다."
"전체 군사의 일 중에서, 간자와의 관계보다 더 친밀할 수 있는 일이 없고, 간자에게 주는 상보다 더 후할 수 있는 상이 없고, 간자와의 일보다 더 비밀스러운 일이 있을 수 없다. 사 람을 알아보는 지혜가 뛰어나지 않으면 간자를 쓸 수 없고, 어질고 의롭지 않으면 간자를 부릴 수 없고, 섬세하고 교묘하지 않으면 간자의 실효를 거둘 수 없으니 미묘하고도 미묘한 일이다 ! 간자를 쓰지 않는 곳이 없다.
간자의 비밀이 유출되어 미리 알려지면, 간자는 물론 그 정보를 제공받은 자는 모두 죽임 을 당한다."
"무릇, 적군에게 공격을 가하려 하고, 적의 성을 공격하려 하고, 적군을 죽이려 한다면, 반 드시 그 수비하는 장수와 측근과 연락관과 수문장과 막료의 성명을 먼저 알아야 하며, 아군 의 간첩에게 반드시 탐색하여 알도록 명령하여야 한다.
우리에게 온 적국의 간첩을 반드시 찾아내어, 이로움으로 포섭하고, 잘 인도하여 적지로 놓아 보내야 반간을 얻어 쓸 수 있는 것이다. 반간으로 인하여 적정을 알 수 있으므로 향 간·내간을 얻어 부릴 수 있다. 반간으로 인하여 적정을 알 수 있으므로 사간이 허위 정보 를 퍼뜨려 적에게 알리게 할 수 있다.
반간으로 인하여 적정을 알 수 있으므로 생간을 기약한 대로 부릴 수가 있다.
이 5가지 간첩에 대한 일은 주군이 반드시 알아야 하고, 이를 알수 있게 되는 것은 반드시 반간에 달렸으므로, 반간은 후하게 대우하지 않으면 안 된다."
"옛날에, 은나라가 일어날 때 이지가 하나라에 있었고, 주나라가 일어날 때 여아가 은나라 에 있었다.
이렇게 명군·현장이어야 능히 뛰어난 지혜로써 간자를 부리어 큰 공을 이루니, 이는 용병 상의 중요사요, 3군이 믿고 움직이는 바가 되는 것이다." -손자의 용간편 해설 인용

"그리고 손자병법은 도천지장법의 기본을 확실히 세운 후에야 진정한 병법이 되는 것이지요."
그의 설명을 듯고 있자니 내가 봤던 손자병법이 새롭게 느껴졌다.
그저 딱딱한 해석보단 이렇게 예를 들어가며 설명을 해주니 이해가 더욱 확실히 되는 듯 했다.
"그럼 만약 도천지가 완성이 되었는데 장과 법이 없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도-싸움의 명분을 말한다-가 이루어졌고 천-싸울 시기를 말한다-을 잘 택해 지-싸울 장소를 말한다-를 잘 파악했다면 능히 싸움의 50%는 승산이 있다고 봐야겠죠. 장-유능한 장수를 말한다-을 잘 골라 법-엄격한 군법, 군령을 말한다-을 확실히 세운다면 백전백승이겠지요. 허나 그런 장과 법이 없다면 곤란하겠지요. 장수 중에서도 군사가 중요하니 그런 군사를 찾고 계시다면 병법에 어느 정도 정통하다고 볼 수 있겠네요. 그리고 법이란 군주의 카리스마가 크게 좌우하는 것으로 당신의 눈빛을 보니 법도 어느 정도 세웠을 듯 한데 어떻습니까?"
제강승과 하는 대화는 마치 현 시대 사람이 아닌 옛 사람과의 대화 같다.
한시간여를 이런 대화를 하며 보내다 보니 제갈승이란 사람에게 많은 관심이 갔다.
김기수를 대신할 아니 김기수를 넘을 수도 있을 듯 한 사람이 바로 앞에 있는데 그 사람을 붙잡으려 해도 잡을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 정도로 난감했다.
난 그래도 한번 물어보기라도 하자 싶어 말을 꺼내었다.
"이렇게 대화를 하다보니 무척 마음에 드는군요. 제게 와서 몸을 맡길 수 있겠습니까?"
"제가 아직 부족하여 그 말에는 응할 수가 없겠네요."
한번은 넘기자.
어짜피 될거란 생각은 안했으니 말이다.
"그러지 마시고 생각해 보십시오. 제가 하는 일에 당신의 도움이 꼭 필요합니다."
"아직은 제가 수학을 하는 과정이라 도움이 될 수가 없을 듯 하네요."
두 번이다.
성질 같아선 그냥 두들겨 패서라도 끌고 가고 싶지만 이자의 능력을 다 쓰려면 그것도 안될 말이다.
"마지막으로 묻겠습니다. 제게 힘이 되어 주십시오."
그는 고개를 가로 저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럼 제 얘기를 듣고 일어나시겠습니까?"
제갈승은 멀뚱히 날 바라 보더니 다시 자리에 앉았다.
"우선 공부하시는데 방해해서 죄송합니다. 하지만 이건 조금 큰일이라서..."
난 나의 정체부터 알렸다.
그리고 앞으로 어떤 일을 하려는지를 밝혔다.
현 상황을 설명하고 할 일을 설명하자 제갈승의 눈빛이 조금 바뀌었다.
"... 이러해서 당신의 힘이 필요합니다."
난 눈을 감고 등받이에 기대어 눈을 감았다.
판단은 제갈승이 할 것이다.
둘이 아무런 대화도 행동도 없이 10분이 흘렀을 무렵 제갈승이 입을 열었다.
"듣고 보니 어찌보면 엄청난 일이고 어찌보면 그저 불량배의 영토 싸움이군요. 하지만 우리땅에 이민족이 들어와서 힘을 쓴다는게 제 마음을 무겁게 하는군요. 거기에 홀로 대항하신다는 말이 제 마음을 움직이구요. 일주일 후에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그때까지 기다려 주실수 있겠습니까?"
이를 말이겠는가.
제갈승의 힘을 얻을 수 있다면 한달 아니 일년도 기다릴 수 있다.
"그렇겠습니다. 그럼 그때 다시 뵙도록 하죠."
난 명함을 주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사무실로 들어가는 발걸음이 가벼운 것은 아마도 제갈승에 대한 기대감 때문일까?
여전히 부하들은 사람을 찾기에 바뻤고 많은 사람이 왔다 갔으나 맘에 드는 사람은 없었다.
제갈승에 대한 인상이 강렬해서인지 어디 박사니 하는 사람들도 그저 시큰둥하게 보였다.
우선 눈빛이 살아있는 것 같지 않았고 큰 머리를 쓰기보단 작은 머리에 어울리는 사람들이어서 조직의 전반적인 관리를 맡기기에는 무리일 듯 싶었다.
그중에서도 능력이 있어보이는 사람은 받아들였지만 그들의 리더가 될 군사 자리는 제갈승을 위해 남겨두었다.
조민의 집으로 향하면서 제갈승과의 대화를 다시금 떠올렸다.
도천지장법.
그리고 장에 알맞는 제갈승.
일주일의 시간은 그렇게 덧없이 흘러갔다.






p.s : 뜸하게 글이 올라가서 보시는 분들껜 죄송하네요
일 때문에 조금 바쁜 시기라 어쩔수가 없어요
제글을 읽어주시는 분들 양해를 바랍니다.
점점 더 더워지네요
이러다 현장에서 쪄 죽는건 아닌지 걱정이네요... ^^
다들 건강하시구요
조회, 추천 부탁드려요.
붉은 미르님 넘 부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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