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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즌 오브 마르-툴 V2 Chosen of Mar-tul V2
1장 임프로브드 게이트 Improved Gate
story 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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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차로 다가감에 따라 ‘그것’은 형체를 띄기 시작했다. 멀찍이 깜빡이는 희미한 불빛은 출구의 그것이 아니라 어떤 형체가 서성이는 듯한 모양새였다.
“어? 저 후드...”
대충봐도 6피트가 넘을 정도의 키-2m-에 트릴지소트가 방금 걸친것과 같은 형태의 후드를 둘러쓴 사람의 형체. 그 자체가 잘 구분도 가지않을 희미한 빛을 발하고 있었고, 쉬지않고 계속해서 주위를 방황하듯 걸어다녔다.
“마이어..”
마이어의 한쪽팔을 거의 껴안다시피한 트릴지소트가 움츠러들었고, 마이어는 그런 그녀의 어깨를 살짝 감싸쥔다.
“유령Ghost 같은데..”
“여기 있어봐, 한 번 살펴볼게.”
겁먹은 눈망울로 팔에서 떨어지지 않으려는 그녀를 애써 안심시키고 마이어는 여전히 반응없이 서성이는 존재에 가다간다.
“으...”
점점 다가가면 갈 수록 느껴지는 기묘한 감각.
‘두근. 두근. 두근...’
심박수가 올라가며 등골이 서늘해짐을 느낀다.
“왜 이러지...”
계속해서 싸늘한 동굴속을 헤맸고 그 주위의 서늘한 기온에 익숙해진지 오래라고 느꼈던 마이어는 눈앞의 존재에 다가설수록 계속되는 위화감에 점차 현실감각이 사라져감을 느낀다.
‘오싹’
그리고 거리가 좁혀질수록 그 느낌은 배가되어 걷잡을 수 없이 번져나간다.
“지..진짜 유령인가..”
서늘한 동굴임에도 불구하고 마이어는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느낀다. 육안으로 얼굴까지 식별이 가능할 거리까지 다다르자 마이어는 저도 모르게 신음성을 내뱉는다.
‘설마’
조금전 시체가 걸쳤던, 지금은 공주가 두르고 있는 그것과 완전히 같은 형태의 후드.
마치 영화 스타워즈의 ‘제다이’를 연상케하는 복장의 한 존재가 여전히 동굴 속을 방황하고 있다.
알아들을 수 없는 기묘한 언어로 무언가 중얼대며 눈 앞의 마이어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계속해서 이리저리 왔다갔다하는 것을 반복하기만 하는...
희미하게, 트릴지소트의 티아라와 같이 몸 전체가 미약하게 빛나고 있는 그것은 금방이라도 사라질 듯 불안하게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고, 반쯤 투명한 탓에 몸 뒤의 동굴벽이 고스란히 비쳐보인다.
“...”
이제까지 괴물이나 악마 역시도 조우한 마이어는 이제 죽은자로 보이는 존재까지 만나자 쉽사리 그것을 인정치 않을 수 없다.
“꿀꺽”
군침을 한 번 삼키고 한 발 한 발 그를 향해 다가갈 수록 현실의 경계 밖으로 발을 내딛는 기분이 든다.
“Kkkkk, Arackratch.. nemed ayoubiudouyu.. kana ..."
"저.. 저기..“
긴장한 음색으로 불과 몇 미터 앞의 유령-이라 생각되는-을 부른다. 스스로 생각해도 멍청한 짓 같았지만 그게 중요한가.
그리고 그 순간,
“으익!”
후드속의 얼굴이 고개를 돌려 마이어를 바라본다. 그것만으로도 그는 온 몸의 솜털이 쭈뼛 서면서 등골이 서늘해짐을 느낀다.
큰 키에서 느껴지는 압도감에 더해 후드속에 숨겨진 얼굴은 인간의 그것이 아니다.
여기저기 커다란 반점이 박혀있는 노란색조의 창백한 피부에 샛노란 눈동자와 마주치자 마이어는 마치 벼락에 맞은 듯 제자리에 꼼짝않고 굳어버린다.
툭 불거져나온 광대뼈에 눈쪽으로 높이 올라붙은 납작한 코, 뽀죡한 귀, 양 볼과 목덜미를 따라 새겨진 기괴한 문신은 그로테스크함을 한층 배가시킨다.
“기...기스제라이Githzerai..."
자신을 그대로 따라온건지 옆에서 신음하듯 내뱉는 트릴지소트의 목소리에 마이어는 그제서야 마비가 풀린 듯 반사적으로 옆을 돌아본다.
“리즈..?”
트릴지소트는 좀전과 같이 다시 마이어의 왼팔을 와락 끌어안으며 긴장한 듯 말을 잇는다.
“아..아무것도 유지되지않고 중력도 없는 혼돈의 차원 림보Limbo의 주민, 기스양키Githynakee들의 숙적이에요. 마인드플레이어Mindplyaer에 대항할 정도, 혼돈속에서 살아갈 정도로 강력한 정신력의 소유자들...”
‘무슨 소린지.....어..?’
마이어는 트릴지소트의 알아듣기 힘든 설명에 그저 이계인異界人인가보다.. 납득하려했지만 왠지 낯익은 단어가 귀에 들어온다.
“아..기스양키?”
...
.......
‘기스양키들이 공격을 해왔다! 먼저 가있거라!’
....
자신을 이 세계로 데려오던 때 달라티룬의 말이 떠오른다.
“기스양키..라는 건가? 비슷한 존재야?”
“아뇨, 기스제라이에요. 둘은 한 뿌리에서 갈라져 나왔지만 지금은 서로를 증오하죠..”
“...?”
의문스럽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리는 마이어를 마주할 여유도 없이 트릴지소트는 눈앞의 존재에 넋을 빼앗긴듯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시선을 떼질 못한다.
“뭐.. 모르겠고.. 나 살던곳에는 없는 존재들이라... 그런데 뭐라는거지?”
“지옥어 地獄語-Inpernal...그러니까 악마들의 언어같네요. 기스제라이들은 ........ 공용어Common, 지하어Deep Speech등등의 언어가 사용 가능하다고 해요. 특이하게도 지옥어까지도 공부했나 보군요 저 기스제라이는... 뜻은 저도 잘 모르겠어요.”
“히힛! 그래. 끝까지 싸워주마.”
마치 둘의 대화를 인식하기라도 한 듯‘기스제라이’의 알아듣지 못할 중얼거림에 공용어가 섞여든다. 다소 격앙된 표정이면서도 무언가 즐거운듯 또다시 쉴새없이 무언가 떠들어대는 그는 여전히 둘을 무시하며 눈앞을 서성인다.
“우리를 인식하진 못하는 것 같지..?”
“아마도..”
“그래좋다!! 맞춰보게! 나는 나를 만든것보다 가볍고, 보이는 것보다 숨겨져 있는게 많다. 나는 선원들의 파멸이며, 바다안의 이빨이다. 나는 뭐지? ”
“응?”
마치 옆의 동료에게 말을 건네는 듯 기스제라이는 아무것도 없는 자신의 옆을 바라보며 짖궂은 웃음을 흘리고 있다.
“...에?”
“수수께끼..?”
황당한 표정으로 마이어와 트릴지소트는 서로를 잠시 바라보고 다시 시선을 그에게로 돌린다. 아마도 그는 ‘보이지 않는 상대방’에게 수수께끼를 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얼음..? ..유빙 流氷?”
자신에게 묻는것이 아님을 알고있음에도 마이어가 반사적으로 대답한다.
그리고 그 순간,
“헛!”
기스제라이의 형체는 희미한 빛과 함께 순식간에 사라져버리고 티아라만이 희미한 빛만이 남아 순식간에 주위가 눈에 띄게 어두워진다.
“아.. 저쪽이요!”
트릴지소트가 멀찍이 가리킨 손끝, 두 갈래로 갈라지는 길목의 한가운데에 형체가 희미하게 빛나고있다.
미약하게 깜빡이기도 하며 여전히 정신없이 서성거리는 기스제라이의 모습. 둘은 어안이 벙벙한채로 그를 조심스레 따라간다.
공용어와 함께 여전히 알아듣지 못할 언어를 섞어서 마구 지껄이는 기스제라이는 이번에도 둘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다른곳을 바라보며 대화하고 서성이다 낄낄대며 웃길 반복한다.
“마치 영혼이 있는 것처럼 빛나고 춤추며 내가 사라지면 밤은 어두워진다. 양식을 주면 살아나고 물을 주면 죽을것이다. 나는 뭐지?”
“또..수수께끼?”
“....”
“.....”
그리고 이번에도 답을 말하자, 그는 사라지고 사위가 어두워진다.
“또 사라졌어?.. 어디지..?”
“..외..왼쪽!”
잠시 후, 둘이 서 있는 갈래길의 왼쪽 통로 멀찍이 ‘그’의 형상이 보인다. 동시에 약속이라도 한 듯 둘은 정신없이 기스제라이를 따르고,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아 그의 앞에 설 수 있다.
망토자락이 여기저기 찢겨져있고 수수한 디자인의 바지한쪽은 불에 그을린듯 시커멓게 변해있지만 기스제라이는 여전히 여유를 잃지 않은채 같은 동작을 반복하고 있다.
“무슨 전투라도 겪은 모습인데..?”
의아스러운 마이어의 중얼거림에도 아랑곳없이 도착과 동시에 그의 말소리가 귓전을 간지럽힌다.
“내 삶은 그리 길지않다. 그 동안 나는 스스로를 소모하며 지낸다. 나는 굵을때 가장 느리고, 가늘때 가장 빨리 죽어간다. 나는 뭐지?”
“........”
답을 말하는 순간, 또다시 마치 순간이동하듯 동굴 더 멀리에 그의 모습이 빛난다.
“설마...”
“어딘가로... 인도하는 것..같죠?”
여전히 둘에게는 어떠한 반응도, 인식도 하지 않지만 기스제라이는 마치 특정 장소로 인도하듯 계속해서 사라지고 나타나길 반복한다.
“따..따라가자!”
마이어와 트릴지소트는 어느샌가 자신도 모르게 눈을 빛내며 다급히 그가 나타나는 방향으로 계속해서 따르기 시작한다.
“나는 부름 없이도 밤에 찾아오는 선원의 안내자이며 시인의 눈물이다. 도둑의 손을 거치지 않고도 아침이 되면 나는 사라진다. 나는 뭐지?”
“.....”
“나는 많은 구멍이 있다. 뒤에서 앞으로 위에서 아래로, 그리고 속으로. 물을 지녀도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
“네가 아무리 검은 옷을 입어도, 나는 더 검다. 나는 빛이 싫지만 빛이 없으면 나역시도 없다.”
“...”
“나는 네가 가진 모든 것들 중에서, 가장 지키기 힘든것이다.네가 나를 가지면 너는 나를 나누려고 할 것이다. 그러나 나를 나누면 너는 더 이상 나를 가지고 있지 않다.”
“...”
“나는 너처럼 살아있지만 숨쉬지 않는다. 죽어도 차가우며 살아도 차갑다. 죽을때까지 물을 마시며 갑옷을 입고있지만 쇳소리는 나지 않는다.”
“.....”
“나는 색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내 안에는 어둠이 있을지 모른다. 나는 무게가 없으며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다. 내가 상자안에 있다면 상자는 가벼워질 것이다.”
“...”
몇가지의 수수께끼가 계속되고 다시 한 번 기스제라이의 앞에 도착 했을 때, 마이어와 트릴지소트는 피로감을 느낀다.
“더 앞이요!”
더 멀찍이 기스제라이의 형상이 보인다.
“헉..”
약속이라도 한 듯 기스제라이 앞에 또다시 다가선 마이어와 트릴지소트는 그의 처참한 모습에 외마디 신음성을 내뱉는다.
수수께끼를 풀며 진행하면 할수록 서서히 ‘전투’의 흔적이 그에게 더해졌지만 애써 의식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렇게 점점 처참해지는 기스제라이의 모습이 이젠 싫어도 눈에 명확히 들어온다.
왼쪽 관자놀이부터 뺨까지 이어진 긴 자상刺傷은 꽤나 깊은지 피가 꾸역꾸역 토해져 나오고있었고 몸 여기저기에는 화살이 꽂혀있어 그가 입은 검소한 디자인의 옷을 피로 물들이고 있다.
너덜거리는 망토자락과 머리에 덮고있던 후드는 흔적만 남은채 찢겨나가있고, 역시 쉴세없이 피가 베어나오는 옆구리는 마치 무언가가 물어뜯기라도 한 듯 창자가 흘러나와 허리춤에 드리워져있다.
그럼에도 그는 웃음과 여유를 잃지않고 즐거운 듯 무언가를 쉴세없이 중얼거린다.
“마지막이군. 음... 좋아! 간단한걸로 낼게! 나의 이름을 말하면 나는 깨어진다!”
“...”
처참함에 눈살을 찌푸리면서도 마이어는 등뒤로 몸을 감춘 트릴지소트를 대신해 답을 말한다.
“....”
거짓말처럼 아무런 흔적없이 사라졌다.
강력한 섬광도, 그 어떤 기척이나 소리도 없이 그것은 마지막 정답을 내뱉음과 동시에 그 자리에서 바로 없어져 버렸다.
“사라졌어요...”
“응...”
“생전에 수수께끼를 좋아했던 인물일까요...”
“음.. 모르지. 그럴지도..”
다소 널찍한 공간.간신히 식별이 가능한 곳에 이제는 어디를 둘러봐도 그가 다시 모습을 드러내는 일은 없다.
이젠 정말로 또다시 티아라의 광원만이 동굴속을 비춘다.
그렇게 기스제라이가 사라져버린 평편한 벽을 응시한채로 마이어는 복잡한 표정을 짓는다.
“이제..어쩌죠?”
"마지막...이라. 그는 줄곧 우리의 대답에 반응했어. 그렇다는건 우리가 여기에 와서 무언가를 발견하길 바란 걸 거야.“
“특별한 장소로는 안보이는데..”
트릴지소트의 의구심어린 혼잣말대로 상당한 시간이 흘러도 둘은 그 부근에서 아무런 특이점을 찾지 못한다.
한참의 시간이 흐르도록 여기저기 바닥을 짚어보고, 벽을 만져봐도 아무런 변화가 느껴지질 않는다.
‘상식적으로는... 친절하게도 그런 쉬운 수수께끼만을 내던 이가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사라지진 않을거야. 갑자기 이건 난이도가 너무 높다고...’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그 유령의 수수께끼를 풀 때의 막연한 희망같은 것이 점차 희미해진다. 무언가‘길잡이’를 인식했을때의 그 희망적 분위기는 붕 떠버리고 지루한 적막감이 되돌아와 마이어의 몸을 감싸는 듯 느껴진다.
“아무것도 없어보이는데.. 무슨 숨겨진 비밀 문이라도 있는거 아닐까요? ”
“...비밀문..?”
트릴지소트의 그 말을 듣는 순간 퍼뜩 마이어의 머릿속을 스치는 생각.
재빨리 주머니의 손을 넣어 그 속에 달라붙다시피 납작해진 양피지를 꺼낸다.
“에...?”
“비밀문같은걸 탐지하는 스크롤Detect 이야”
왜 이제야 생각이 난 건지 자신의 머리가 원망스러웠지만... 공주와 만나기 전 ‘케이페그넥’이라는 신을 믿는 중년의 기사에게 받은 매직 스크롤Magic scroll..
이것은 분명 어떤 ‘출입구’를 찾아내는 스펠이었다.
“젠장.. 난 바보...”
그러면서도 마이어는 기대감에 부푼 표정으로 조심스레 캐스팅을 이어간다.
“Inceptus.. bulkenne inquerius.."
그러자 역시나 전과 마찬가지로 그의 손에서는 희미한 빛이 발해지다 이내 사라지고, 스크롤 속의 문양들도 그와 운명을 같이한다.
“마이어...? 메이지 Mage....였어요? 뭔가 알아냈어요?”
“......”
그가 하는 양을 놀란 눈으로 지켜보던 트릴지소트는 양손을 가슴에 모으며 두가지 질문을 해댄다.
기스제라이의 ‘유령’이 사라진 그 자리, 마이어는 별 대답없이 그쪽의 평편한 벽을 매만지며 다른 손으로는 소모되어버린 양피지를 내던진다.
“마이어..?”
재차 이어지는 트릴지소트의 물음에 마이어는 표정을 굳히며 벽을 똑바로 노려본다.
“이곳... 벽이 아니라 문이야.”
“!?”
그 말을 듣고는 놀란 표정으로 다가온 트릴지소트가 벽 여기저기를 매만지며 다급하게 묻는다.
“여..열수 없어요? 아까 그 스크롤로..?”
“미안.. 찾아내는 것 까지가 기능인가봐.. 난 마법사 Mage는 아니거든 잘 몰라서 미안... ”
“....”
“어떻게.. 여는 방법이 있을거야.”
안타깝다는 표정으로 마이어가 대답하며 역시 그녀와 같이 벽 여기저기를 살피기 시작한다.
“......”
..........
........................
.............................................
그러나 아무런 성과가 없다. 벽 한쪽에 손가락이 들어갈만큼 길쭉한 균열이 있지만 그뿐, 여느 벽과 다름 없었고, 발로차거나 손으로 밀어도 아무런 반응이 없다.
그리고 또다시 한참 후.
“이거...문 맞아요? 문고리도 없구..”
이미 지쳐버린 트릴지소트는 발로 벽을 툭툭치며 아무 반응도 없음에 원망섞인 눈길을 보낸다.
“문고리가 없으면.. 당겨여는 문은 아닐테고... 밀어도 소용없었고... 그럼... 최후는.. ”
“..?”
의뭉스런 표정의 트릴지소트를 무시한 채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마이어는 무의식적으로 한쪽의 균열에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미닫이 문...이..겠지!!”
‘그그그그그그그’
동굴벽의 일부가 그리 두텁지는 않았던 듯, 그것은 돌이 긁혀가는 소리를 내며 서서히 옆으로 미끄러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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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즌 오브 마르-툴 V2 Chosen of Mar-tul V2
1장 임프로브드 게이트 Improved Gate
story 025
=====================================================================================
점차로 다가감에 따라 ‘그것’은 형체를 띄기 시작했다. 멀찍이 깜빡이는 희미한 불빛은 출구의 그것이 아니라 어떤 형체가 서성이는 듯한 모양새였다.
“어? 저 후드...”
대충봐도 6피트가 넘을 정도의 키-2m-에 트릴지소트가 방금 걸친것과 같은 형태의 후드를 둘러쓴 사람의 형체. 그 자체가 잘 구분도 가지않을 희미한 빛을 발하고 있었고, 쉬지않고 계속해서 주위를 방황하듯 걸어다녔다.
“마이어..”
마이어의 한쪽팔을 거의 껴안다시피한 트릴지소트가 움츠러들었고, 마이어는 그런 그녀의 어깨를 살짝 감싸쥔다.
“유령Ghost 같은데..”
“여기 있어봐, 한 번 살펴볼게.”
겁먹은 눈망울로 팔에서 떨어지지 않으려는 그녀를 애써 안심시키고 마이어는 여전히 반응없이 서성이는 존재에 가다간다.
“으...”
점점 다가가면 갈 수록 느껴지는 기묘한 감각.
‘두근. 두근. 두근...’
심박수가 올라가며 등골이 서늘해짐을 느낀다.
“왜 이러지...”
계속해서 싸늘한 동굴속을 헤맸고 그 주위의 서늘한 기온에 익숙해진지 오래라고 느꼈던 마이어는 눈앞의 존재에 다가설수록 계속되는 위화감에 점차 현실감각이 사라져감을 느낀다.
‘오싹’
그리고 거리가 좁혀질수록 그 느낌은 배가되어 걷잡을 수 없이 번져나간다.
“지..진짜 유령인가..”
서늘한 동굴임에도 불구하고 마이어는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느낀다. 육안으로 얼굴까지 식별이 가능할 거리까지 다다르자 마이어는 저도 모르게 신음성을 내뱉는다.
‘설마’
조금전 시체가 걸쳤던, 지금은 공주가 두르고 있는 그것과 완전히 같은 형태의 후드.
마치 영화 스타워즈의 ‘제다이’를 연상케하는 복장의 한 존재가 여전히 동굴 속을 방황하고 있다.
알아들을 수 없는 기묘한 언어로 무언가 중얼대며 눈 앞의 마이어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계속해서 이리저리 왔다갔다하는 것을 반복하기만 하는...
희미하게, 트릴지소트의 티아라와 같이 몸 전체가 미약하게 빛나고 있는 그것은 금방이라도 사라질 듯 불안하게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고, 반쯤 투명한 탓에 몸 뒤의 동굴벽이 고스란히 비쳐보인다.
“...”
이제까지 괴물이나 악마 역시도 조우한 마이어는 이제 죽은자로 보이는 존재까지 만나자 쉽사리 그것을 인정치 않을 수 없다.
“꿀꺽”
군침을 한 번 삼키고 한 발 한 발 그를 향해 다가갈 수록 현실의 경계 밖으로 발을 내딛는 기분이 든다.
“Kkkkk, Arackratch.. nemed ayoubiudouyu.. kana ..."
"저.. 저기..“
긴장한 음색으로 불과 몇 미터 앞의 유령-이라 생각되는-을 부른다. 스스로 생각해도 멍청한 짓 같았지만 그게 중요한가.
그리고 그 순간,
“으익!”
후드속의 얼굴이 고개를 돌려 마이어를 바라본다. 그것만으로도 그는 온 몸의 솜털이 쭈뼛 서면서 등골이 서늘해짐을 느낀다.
큰 키에서 느껴지는 압도감에 더해 후드속에 숨겨진 얼굴은 인간의 그것이 아니다.
여기저기 커다란 반점이 박혀있는 노란색조의 창백한 피부에 샛노란 눈동자와 마주치자 마이어는 마치 벼락에 맞은 듯 제자리에 꼼짝않고 굳어버린다.
툭 불거져나온 광대뼈에 눈쪽으로 높이 올라붙은 납작한 코, 뽀죡한 귀, 양 볼과 목덜미를 따라 새겨진 기괴한 문신은 그로테스크함을 한층 배가시킨다.
“기...기스제라이Githzerai..."
자신을 그대로 따라온건지 옆에서 신음하듯 내뱉는 트릴지소트의 목소리에 마이어는 그제서야 마비가 풀린 듯 반사적으로 옆을 돌아본다.
“리즈..?”
트릴지소트는 좀전과 같이 다시 마이어의 왼팔을 와락 끌어안으며 긴장한 듯 말을 잇는다.
“아..아무것도 유지되지않고 중력도 없는 혼돈의 차원 림보Limbo의 주민, 기스양키Githynakee들의 숙적이에요. 마인드플레이어Mindplyaer에 대항할 정도, 혼돈속에서 살아갈 정도로 강력한 정신력의 소유자들...”
‘무슨 소린지.....어..?’
마이어는 트릴지소트의 알아듣기 힘든 설명에 그저 이계인異界人인가보다.. 납득하려했지만 왠지 낯익은 단어가 귀에 들어온다.
“아..기스양키?”
...
.......
‘기스양키들이 공격을 해왔다! 먼저 가있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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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이 세계로 데려오던 때 달라티룬의 말이 떠오른다.
“기스양키..라는 건가? 비슷한 존재야?”
“아뇨, 기스제라이에요. 둘은 한 뿌리에서 갈라져 나왔지만 지금은 서로를 증오하죠..”
“...?”
의문스럽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리는 마이어를 마주할 여유도 없이 트릴지소트는 눈앞의 존재에 넋을 빼앗긴듯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시선을 떼질 못한다.
“뭐.. 모르겠고.. 나 살던곳에는 없는 존재들이라... 그런데 뭐라는거지?”
“지옥어 地獄語-Inpernal...그러니까 악마들의 언어같네요. 기스제라이들은 ........ 공용어Common, 지하어Deep Speech등등의 언어가 사용 가능하다고 해요. 특이하게도 지옥어까지도 공부했나 보군요 저 기스제라이는... 뜻은 저도 잘 모르겠어요.”
“히힛! 그래. 끝까지 싸워주마.”
마치 둘의 대화를 인식하기라도 한 듯‘기스제라이’의 알아듣지 못할 중얼거림에 공용어가 섞여든다. 다소 격앙된 표정이면서도 무언가 즐거운듯 또다시 쉴새없이 무언가 떠들어대는 그는 여전히 둘을 무시하며 눈앞을 서성인다.
“우리를 인식하진 못하는 것 같지..?”
“아마도..”
“그래좋다!! 맞춰보게! 나는 나를 만든것보다 가볍고, 보이는 것보다 숨겨져 있는게 많다. 나는 선원들의 파멸이며, 바다안의 이빨이다. 나는 뭐지? ”
“응?”
마치 옆의 동료에게 말을 건네는 듯 기스제라이는 아무것도 없는 자신의 옆을 바라보며 짖궂은 웃음을 흘리고 있다.
“...에?”
“수수께끼..?”
황당한 표정으로 마이어와 트릴지소트는 서로를 잠시 바라보고 다시 시선을 그에게로 돌린다. 아마도 그는 ‘보이지 않는 상대방’에게 수수께끼를 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얼음..? ..유빙 流氷?”
자신에게 묻는것이 아님을 알고있음에도 마이어가 반사적으로 대답한다.
그리고 그 순간,
“헛!”
기스제라이의 형체는 희미한 빛과 함께 순식간에 사라져버리고 티아라만이 희미한 빛만이 남아 순식간에 주위가 눈에 띄게 어두워진다.
“아.. 저쪽이요!”
트릴지소트가 멀찍이 가리킨 손끝, 두 갈래로 갈라지는 길목의 한가운데에 형체가 희미하게 빛나고있다.
미약하게 깜빡이기도 하며 여전히 정신없이 서성거리는 기스제라이의 모습. 둘은 어안이 벙벙한채로 그를 조심스레 따라간다.
공용어와 함께 여전히 알아듣지 못할 언어를 섞어서 마구 지껄이는 기스제라이는 이번에도 둘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다른곳을 바라보며 대화하고 서성이다 낄낄대며 웃길 반복한다.
“마치 영혼이 있는 것처럼 빛나고 춤추며 내가 사라지면 밤은 어두워진다. 양식을 주면 살아나고 물을 주면 죽을것이다. 나는 뭐지?”
“또..수수께끼?”
“....”
“.....”
그리고 이번에도 답을 말하자, 그는 사라지고 사위가 어두워진다.
“또 사라졌어?.. 어디지..?”
“..외..왼쪽!”
잠시 후, 둘이 서 있는 갈래길의 왼쪽 통로 멀찍이 ‘그’의 형상이 보인다. 동시에 약속이라도 한 듯 둘은 정신없이 기스제라이를 따르고,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아 그의 앞에 설 수 있다.
망토자락이 여기저기 찢겨져있고 수수한 디자인의 바지한쪽은 불에 그을린듯 시커멓게 변해있지만 기스제라이는 여전히 여유를 잃지 않은채 같은 동작을 반복하고 있다.
“무슨 전투라도 겪은 모습인데..?”
의아스러운 마이어의 중얼거림에도 아랑곳없이 도착과 동시에 그의 말소리가 귓전을 간지럽힌다.
“내 삶은 그리 길지않다. 그 동안 나는 스스로를 소모하며 지낸다. 나는 굵을때 가장 느리고, 가늘때 가장 빨리 죽어간다. 나는 뭐지?”
“........”
답을 말하는 순간, 또다시 마치 순간이동하듯 동굴 더 멀리에 그의 모습이 빛난다.
“설마...”
“어딘가로... 인도하는 것..같죠?”
여전히 둘에게는 어떠한 반응도, 인식도 하지 않지만 기스제라이는 마치 특정 장소로 인도하듯 계속해서 사라지고 나타나길 반복한다.
“따..따라가자!”
마이어와 트릴지소트는 어느샌가 자신도 모르게 눈을 빛내며 다급히 그가 나타나는 방향으로 계속해서 따르기 시작한다.
“나는 부름 없이도 밤에 찾아오는 선원의 안내자이며 시인의 눈물이다. 도둑의 손을 거치지 않고도 아침이 되면 나는 사라진다. 나는 뭐지?”
“.....”
“나는 많은 구멍이 있다. 뒤에서 앞으로 위에서 아래로, 그리고 속으로. 물을 지녀도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
“네가 아무리 검은 옷을 입어도, 나는 더 검다. 나는 빛이 싫지만 빛이 없으면 나역시도 없다.”
“...”
“나는 네가 가진 모든 것들 중에서, 가장 지키기 힘든것이다.네가 나를 가지면 너는 나를 나누려고 할 것이다. 그러나 나를 나누면 너는 더 이상 나를 가지고 있지 않다.”
“...”
“나는 너처럼 살아있지만 숨쉬지 않는다. 죽어도 차가우며 살아도 차갑다. 죽을때까지 물을 마시며 갑옷을 입고있지만 쇳소리는 나지 않는다.”
“.....”
“나는 색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내 안에는 어둠이 있을지 모른다. 나는 무게가 없으며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다. 내가 상자안에 있다면 상자는 가벼워질 것이다.”
“...”
몇가지의 수수께끼가 계속되고 다시 한 번 기스제라이의 앞에 도착 했을 때, 마이어와 트릴지소트는 피로감을 느낀다.
“더 앞이요!”
더 멀찍이 기스제라이의 형상이 보인다.
“헉..”
약속이라도 한 듯 기스제라이 앞에 또다시 다가선 마이어와 트릴지소트는 그의 처참한 모습에 외마디 신음성을 내뱉는다.
수수께끼를 풀며 진행하면 할수록 서서히 ‘전투’의 흔적이 그에게 더해졌지만 애써 의식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렇게 점점 처참해지는 기스제라이의 모습이 이젠 싫어도 눈에 명확히 들어온다.
왼쪽 관자놀이부터 뺨까지 이어진 긴 자상刺傷은 꽤나 깊은지 피가 꾸역꾸역 토해져 나오고있었고 몸 여기저기에는 화살이 꽂혀있어 그가 입은 검소한 디자인의 옷을 피로 물들이고 있다.
너덜거리는 망토자락과 머리에 덮고있던 후드는 흔적만 남은채 찢겨나가있고, 역시 쉴세없이 피가 베어나오는 옆구리는 마치 무언가가 물어뜯기라도 한 듯 창자가 흘러나와 허리춤에 드리워져있다.
그럼에도 그는 웃음과 여유를 잃지않고 즐거운 듯 무언가를 쉴세없이 중얼거린다.
“마지막이군. 음... 좋아! 간단한걸로 낼게! 나의 이름을 말하면 나는 깨어진다!”
“...”
처참함에 눈살을 찌푸리면서도 마이어는 등뒤로 몸을 감춘 트릴지소트를 대신해 답을 말한다.
“....”
거짓말처럼 아무런 흔적없이 사라졌다.
강력한 섬광도, 그 어떤 기척이나 소리도 없이 그것은 마지막 정답을 내뱉음과 동시에 그 자리에서 바로 없어져 버렸다.
“사라졌어요...”
“응...”
“생전에 수수께끼를 좋아했던 인물일까요...”
“음.. 모르지. 그럴지도..”
다소 널찍한 공간.간신히 식별이 가능한 곳에 이제는 어디를 둘러봐도 그가 다시 모습을 드러내는 일은 없다.
이젠 정말로 또다시 티아라의 광원만이 동굴속을 비춘다.
그렇게 기스제라이가 사라져버린 평편한 벽을 응시한채로 마이어는 복잡한 표정을 짓는다.
“이제..어쩌죠?”
"마지막...이라. 그는 줄곧 우리의 대답에 반응했어. 그렇다는건 우리가 여기에 와서 무언가를 발견하길 바란 걸 거야.“
“특별한 장소로는 안보이는데..”
트릴지소트의 의구심어린 혼잣말대로 상당한 시간이 흘러도 둘은 그 부근에서 아무런 특이점을 찾지 못한다.
한참의 시간이 흐르도록 여기저기 바닥을 짚어보고, 벽을 만져봐도 아무런 변화가 느껴지질 않는다.
‘상식적으로는... 친절하게도 그런 쉬운 수수께끼만을 내던 이가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사라지진 않을거야. 갑자기 이건 난이도가 너무 높다고...’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그 유령의 수수께끼를 풀 때의 막연한 희망같은 것이 점차 희미해진다. 무언가‘길잡이’를 인식했을때의 그 희망적 분위기는 붕 떠버리고 지루한 적막감이 되돌아와 마이어의 몸을 감싸는 듯 느껴진다.
“아무것도 없어보이는데.. 무슨 숨겨진 비밀 문이라도 있는거 아닐까요? ”
“...비밀문..?”
트릴지소트의 그 말을 듣는 순간 퍼뜩 마이어의 머릿속을 스치는 생각.
재빨리 주머니의 손을 넣어 그 속에 달라붙다시피 납작해진 양피지를 꺼낸다.
“에...?”
“비밀문같은걸 탐지하는 스크롤Detect 이야”
왜 이제야 생각이 난 건지 자신의 머리가 원망스러웠지만... 공주와 만나기 전 ‘케이페그넥’이라는 신을 믿는 중년의 기사에게 받은 매직 스크롤Magic scroll..
이것은 분명 어떤 ‘출입구’를 찾아내는 스펠이었다.
“젠장.. 난 바보...”
그러면서도 마이어는 기대감에 부푼 표정으로 조심스레 캐스팅을 이어간다.
“Inceptus.. bulkenne inquerius.."
그러자 역시나 전과 마찬가지로 그의 손에서는 희미한 빛이 발해지다 이내 사라지고, 스크롤 속의 문양들도 그와 운명을 같이한다.
“마이어...? 메이지 Mage....였어요? 뭔가 알아냈어요?”
“......”
그가 하는 양을 놀란 눈으로 지켜보던 트릴지소트는 양손을 가슴에 모으며 두가지 질문을 해댄다.
기스제라이의 ‘유령’이 사라진 그 자리, 마이어는 별 대답없이 그쪽의 평편한 벽을 매만지며 다른 손으로는 소모되어버린 양피지를 내던진다.
“마이어..?”
재차 이어지는 트릴지소트의 물음에 마이어는 표정을 굳히며 벽을 똑바로 노려본다.
“이곳... 벽이 아니라 문이야.”
“!?”
그 말을 듣고는 놀란 표정으로 다가온 트릴지소트가 벽 여기저기를 매만지며 다급하게 묻는다.
“여..열수 없어요? 아까 그 스크롤로..?”
“미안.. 찾아내는 것 까지가 기능인가봐.. 난 마법사 Mage는 아니거든 잘 몰라서 미안... ”
“....”
“어떻게.. 여는 방법이 있을거야.”
안타깝다는 표정으로 마이어가 대답하며 역시 그녀와 같이 벽 여기저기를 살피기 시작한다.
“......”
..........
........................
.............................................
그러나 아무런 성과가 없다. 벽 한쪽에 손가락이 들어갈만큼 길쭉한 균열이 있지만 그뿐, 여느 벽과 다름 없었고, 발로차거나 손으로 밀어도 아무런 반응이 없다.
그리고 또다시 한참 후.
“이거...문 맞아요? 문고리도 없구..”
이미 지쳐버린 트릴지소트는 발로 벽을 툭툭치며 아무 반응도 없음에 원망섞인 눈길을 보낸다.
“문고리가 없으면.. 당겨여는 문은 아닐테고... 밀어도 소용없었고... 그럼... 최후는.. ”
“..?”
의뭉스런 표정의 트릴지소트를 무시한 채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마이어는 무의식적으로 한쪽의 균열에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미닫이 문...이..겠지!!”
‘그그그그그그그’
동굴벽의 일부가 그리 두텁지는 않았던 듯, 그것은 돌이 긁혀가는 소리를 내며 서서히 옆으로 미끄러지기 시작한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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