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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5 01:14 699회 0건
------------------------21부--------------------------

일단 차민철에게 공포를 심어줘서 딴 마음을 먹지 못하도록 한 뒤 제갈승에게 뒷일을 맡기고 일어났다.
아마도 둘은 2차 전투에 관한 논의를 하고 있을 것이다.
어떤 작전인지 대충은 알지만 좀더 짜임새를 가진다면 우리의 피해는 최소로 줄일 수 있을뿐더러 이수철은 회생 불능의 타격을 입을 것이다.
현대전은 정보전이고 모든 이용할 수 있는 것을 다 이용하는 장점이 있지만 잘못하면 오해의 소지가 있어 부하들의 단속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
지금하려는 작전이 그 중의 하나이다.
공권력을 등에 업고 삼태성을 상대한다.
주된 내용은 우리와 삼태성의 싸움을 경찰에 알리고 먼저 싸우고 있다가 우리측 간부가 퇴각하면 부하들만 남겨두고 우린 철수를 한다는 것이다.
그럼 차민철은 수사의 방향을 삼태성의 잔악함을 과대광고 하는 방향으로 몰아갈 것이고 그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지게 되는 것이다.
깔끔하게 암흑가끼리 해결을 보는게 좋겠지만 2차 전투의 최대 목적은 차민철의 지명도에 있기에 정치적 이슈로 써먹기 좋은 조폭간이 전쟁을 이용하는 것이다.
아마도 삼태성이 거의 몰락할 쯤이면 선거가 시작될테고 그때 마지막 일격을 가해서 삼태성의 뿌리를 뽑아내는 것이다.
아마도 중국 정부와도 연관이 있을테니 함부로 치려고 하다간 이수철의 망명으로 다 된 밥에 재를 뿌릴 수 있기에 최대한 시간을 끌면서 약을 올려야 한다.
이수철은 아마도 내가 공격을 시작하면 실력이 좋은 놈들만 골라서 대거 파견을 할 것이다.
그들에게 맞대응 할 세력은 이미 준비 되었고 다만 명분과 시간이 필요할 뿐이다.
괜히 종로로 치고 들어갔다간 종로의 터줏대감들에게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삼태성을 치는건 좋지만 원래 한국 주먹들은 보존을 해야 하므로 마구잡이식의 싸움은 피하고 최대한 걸러내서 완전 삼합회의 조직원들만 상대해야 한다.
제갈승은 모든 논의가 끝났다고 보고를 해 왔고 우리쪽에서 선거 운동에 동원할 사람을 차출해 주기로 하고 2차 전투의 진로를 모두 일러주었다고 한다.
이제 때만 기다리면 된다.
계속적으로 이수철의 태생을 강조하여 소문을 퍼트리고 있으니 조금만 더 기다리면 그의 하부 조직원들은 갈등을 할 것이다.
그때 우리는 밀어 붙이면 된다.
다만 2달 앞으로 다가온 선거를 생각하면 적어도 한달 안에 2차 전투를 완료해야 한다.
태수는 자신의 부하들을 더욱 훈련시키며 언제나 출전을 할 수 있도록 준비했고 제갈승도 되도록 많은 정계의 인사들을 끌어들여 우리에게 도움을 줄 것을 다짐 받았다.
완벽한 공생이란 대등한 조건이 아니면 힘들다.
우린 힘이 있었고 그들에겐 정치란 무기가 있다.
굳은 일은 우리가 처리를 하고 그런 우리를 그들이 보호 한다면 당장에 보이는 국력은 약해 보이더라도 언젠가 그것은 국가의 저력이 될 것이다.
하찮은 깡패나 양아치가 아닌 국가건설에 앞장을 설 생각을 하는 나이기에 모든 사람은 절대적으로 날 믿었고 이제 그때가 왔다.
명목상으로 이수철의 근거지는 종로지만 비밀 세력은 도봉구에 있었다.
예로부터 종로를 장악해야 주먹황제란 칭호를 얻었으니 그도 그곳을 차지하고 있을 뿐 실제로 자신의 진실한 세력은 다른 곳으로 돌린 것이다.
아직 쓸 일이 없었으니 그럴 수도 있겠지만 이번엔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다.
태수에게 일단 마포구, 서대문구를 치도록 명령하고 불곰을 불러올려 동대문구와 중랑구를 공격하게 했다.
그리고 난 전국의 보스들을 모두 이끌고 중구로 진입했다.
이미 김기수의 영역은 내게 넘어왔기에 나의 길을 막을 조직은 없었다.
게다가 소문의 효과가 있었는지 작은 조직들도 내게 투항을 해왔고 간간히 이수철의 타격대가 우리의 길을 막을 뿐이었다.
일단 길을 열었으니 그 길에 병력을 푸는건 당연한 일.
태수가 이끄는 2천의 전사는 거침없이 자신들이 맡은 구역을 휩쓸고 지나갔다.
단지 구역의 접수가 목적이 아니라 방해하는 모든 조직의 격파에 있었기에 그 속도는 대단히 빨랐고 어떤 곳은 태수의 얼굴만 비쳐도 꼬리를 내리기 바빴다.
그간의 성과가 한번에 나타나는 것이다.
물론 불곰 쪽도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이수철은 종로에서의 한판을 준비하는지 자신의 비밀세력을 제외한 모든 세력을 종로로 긁어 모았다.
서로의 군기가 팽팽히 대립하고 있으니 이제 전세를 읽고 언제 진격하느냐 만이 남았다.
우선 제갈승은 모든 공권력을 이용하기 위해 우리의 작전을 설명하고 그들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특히 차민철은 검찰까지 대동해서 만반의 대비를 하고 있었다.
종로를 둘러싸는 포위망을 펼쳐놓고 나와 태수, 최강, 그리고 오행이 종로로 진입을 했다.
이미 이수철에게 통보를 하여 장소와 시간을 정했기에 그쪽도 준비를 하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네가 제갈천이냐?”
“그럼 넌 이수철이겠군.”
“의외야. 삼태성의 두명을 처리하다니. 아니 하나는 끼고 사나?”
“버림 받은 느낌이 드나보군. 그러게 여자들에게 잘 하지 그랬어.”
“아니. 내게 여자는 그저 정액받이지 사랑의 대상은 아니거든.”
“흠. 너무 건조한 삶을 사는구만. 그래 어떻게 대결을 해볼까?”
“우리 둘의 싸움이 하이라이트 일테니 우선 부하들의 능력을 볼까?”
“간단하게 하면 될 것을 굳이 부하들을 내세우는 이유가 뭔가?”
“어짜피 저들이 없는 편이 내가 움직이기 좋으니까. 네가 낸 소문 때문에 조직에서 질책을 받고 있거든. 저들이 없으면 본격적인 움직임이 있을 예정이야.”
“역시 그랬군. 저들이 불쌍하긴 하지만 어쩔 수 없군.”
“하하. 역시 그릇이 다르군. 부하들의 소모를 볼게 뻔한데도 제안을 받아들인단 말이지. 그럼 조심하게. 이번 싸움에서 진다고 해도 내겐 손해볼게 없거든. 하하하.”
가증스러운놈.
역시나 날 이용해서 기어이는 국내의 조직원들을 많이 해치울 모양이다.
그럼 자신들의 삼합회에서 한국으로 진출하기도 좋을테고 나마저 처리를 한다면 후계자 자리는 따놓은 당상일 것일테니.
최대한 전투력이 높은 사람만 내새웠다.
그리고 병신을 만드는 대신 회유를 할 수 있도록 뼈를 부러뜨리는 한도내에서 상대하도록 지시했다.
약 200여명의 집단 난투는 보는 내가 가슴이 떨릴 정도였다.
여기저기서 비명이 들려오고 간혼 눈알이 튀어 나가는 놈이나 입에서 피를 분수처럼 뿜으며 쓰러지는 놈이 있는가 하면 머리가 깨져 피를 흠뻑 뒤집어쓰고 기절한 놈도 있었다.
불과 10분의 결투로 반 이상의 숫자가 줄어 있었다.
대부분 이수철이 수하지만 우리쪽의 부상도 만만치 않았다.
“그만. 이제 그만해.”
나의 지시로 우리쪽 사람은 모두 물러섰다.
내공을 담은 목소리라 이수철의 부하들도 어리벙벙한지 갈피를 못 잡고 방황을 했다.
“이제 이수철 니가 나서라. 더 이상 부하들의 피를 볼 필요가 있는가?”
“그러지. 역시 쓸모없는 것들이군.”
자신의 부하들에게 저런 말을 서슴없이 하다니.
게다가 약간 분노할 만도 하건만 그들의 눈빛은 그저 죄송스럽다는 빛이다.
“아무리 니가 계속 믿을 부하가 아니라지만 그럴 필요가 있나?”
“어짜피 이들은 쓰레기야. 언제고 버릴 놈들이란 말이지.”
자신의 힘을 너무 과신하는 것인가?
지쳐있지만 그들의 수는 무시 못할 정도인데도 그는 태연하게 부하들을 욕하고 있다.
“역시 중국놈이라 들린건가?”
“당연하지. 내가 이딴... 아차...”
평소에도 부하들에게 엄한 것이야 지금에서도 그럴 수 있다지만 자신의 태생을 이런식으로 밝히게 된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어디든 민족의 문제는 민감한 것이다.
그걸 이런 살기가 감도는 곳에서 말을 했으니 그가 무사할 리가 없다.
순간 모든 적개심은 이수철에게 향했고 그의 퇴로를 막은 우리 조직원과 그의 조직원은 손에 든 무기를 들고 포위망을 조금씩 좁히고 있었다.
하지만 역시 늑대들이 달려들어도 호랑이를 어쩔 수 없는가 보다.
비록 다쳤다고는 하나 숫자가 있는데도 이수철의 눈빛에 얼어버려 섣불리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난 손에 동전을 올려놓고 이수철에게 암기를 날리듯 던졌다.
그 한순간의 흔들림이 모두의 투쟁심에 불을 붙였고 거의 100대 1의 싸움이 시작되었다.
그 시점을 중심으로 제갈승에게 작전을 시작하라고 지시했다.
일단 오행은 모두 빠져나갔다.
알게 모르게 움직이고 있어 지금 이수철은 자신의 부하들에게만 공격을 받고 있다는 사실은 나중에야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나도 태수 등을 데리고 그곳을 피했다.
곧 있으면 경찰력이 들이닥칠테고 이수철과 그의 부하들은 조직의 반란이란 신문 기사를 제공하며 나란히 유치장으로 들어갈 것이다.
그사이 우리는 종로를 포함하여 도봉구의 지역만 빼고 모두를 흡수해야 한다.
그의 입지를 최대한 줄여야 우리의 행동이 편해지므로.
게다가 삼합회에서 적어도 한번은 그에게 도움을 줄테니 이번에 들어간다고 해도 반드시 유치장에서 나올 것이다.
그것이 탈옥이든 변호사를 선임해서든 말이야.
다시 볼 것이라 확신을 하고 그 자리를 벗어났다.
태수 등은 바로 작전에 돌입했고 이미 비어 있을 그들의 근거지는 완전 초토화 되었다.
그리고 차민철이 이끈 검찰은 이수철을 포함하여 모두를 검거했고 간혹 끼어 있는 우리쪽 조직원은 알게 모르게 빼 주었다.
하루 밤 사이에 너무도 많은 일이 있었던 터라 다들 피곤한가 보다.
새벽 2시가 되서야 정리를 마무리 할 수 있었고 제갈승에게 위임한 뒤 나도 쉬러 들어왔다.
다음날 신문은 모두 시끄러울 것이다.
삼태성의 몰락과 함께 이수철의 정체가 드러날테니까.

아침부터 전화기가 불이 난다.
각 보스의 축하전화부터 우리와 연줄이 닿은 정계의 인물들까지.
게다가 차민철은 이수철의 검거에 가장 큰 소득을 얻어 지지율이 35%을 넘고 있었다.
계속해서 고맙다는 그에게 우리나라의 미래를 잘 구상해 보라는 말을 하고 전화를 끊었다.
차곡차곡 준비를 끝낸 지금 결정타만 있으면 삼태성은 완전히 몰락한다.
이수철의 재판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자 더불어 선거도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최대한 자제를 부탁하는 차민철의 부탁을 받아들여 도봉구를 제외한 모든 지역의 양아치는 물론 동네의 깡패들에게도 주의를 줘 그야말로 범죄가 없는 세상을 만들었다.
원래 조직의 하부로 내려가면 별의별 직업이 다 나오게 되는데 평소엔 간섭을 하지 않지만 간혹 이런 일이 있으면 그때만이라도 단속을 시켜온 관례가 있다.
그들도 그것을 알기에 우리의 지시에 복종했고 자신들을 우리 조직에 넣어주길 바라고 있었다.
물론 받아들이면 좋겠지만 역시 지금은 때가 아니다.
선거가 끝날 때까지 다른 준비를 위해 간부회의를 소집했다.
“이제 삼태성은 그 끝이 보이고 있습니다. 물론 그들의 정예는 고스란히 남아있지만 난 여러분의 능력을 믿습니다. 그보다 강두식. 전부터 해 오던 준비는 어느 정도 이루었나.”
“제가 데리고 있던 부하 중 특수부대 출신들은 이제 총기에 능숙하게 숙달되어있습니다. 총기를 구입하는 문제가 힘들었지만 군사님이 소개해준 무기상을 통해 모두 무장을 마친 상태입니다. 언제든 출동할 수 있습니다.”
물론 한국내에선 총기의 사용이 금지되어있어 필요가 없지만 앞으로 세계를 나가려면 필수적으로 총을 사용하게 될 것이다.
아무리 수련을 한다고 해도 간부급의 내공이 없다면 총알 한방이면 세상과 하직을 해야하니 앞으론 전반적으로 총기에 대한 훈련이 필요할 듯 하다.
“그들은 이제 조교가 되어 다른 사람의 교육을 전담한다. 세계로 나가려면 이제 총은 필수다. 수련을 하기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니까 전부 총기 숙지에 매진하도록. 그리고 간부들은 내가 주는 무술을 극성까지 익혀야 할 것이다. 일반 조직원은 몰라도 간부의 역할은 대단하기에 너희들의 목숨은 나 이상이라 생각한다. 그러니 차질 없이 준비해.”
내가 자신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이 정도인줄 몰랐는지 감격하는 표정이다.
조직에서 관리자의 입장은 일개 조직원과는 차원이 틀리다.
싸움이야 조직원이 할 수도 있지만 전체적인 싸움의 흐름이나 진퇴의 결정은 언제나 간부의 몫이다.
그러기 위해선 언제든 몸을 뺄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하고 전술의 공부가 대단해야지만 많은 수의 부하들을 지킬 수 있는 것이다.
곰 같은 태수도 이제 병법서를 외울 정도로 공부를 하고 있으니 다른 사람은 말해서 뭣하리.
어짜피 나갈 것이면 모든 상황을 준비하는게 옳다.
총은 신문물이 들어오면서 수련을 하던 사람에게 배척을 받았지만 분명히 전투에선 유용한 물건임에는 틀림이 없다.
화살을 쏘거나 할려고 해도 적어도 몇 개월의 훈련이 필요하지만 총은 단지 몇시간의 교육으로도 훌륭한 무기로 쓸 수가 있다.
장전하는 법이나 쏘는 법 간단한 수리법만 익힌다면 바로 전투에 투입이 될 수 있다.
그리고 현장에서 몇 번 쏘다보면 스스로 감을 잡고 목표물에 명중시키는 확률도 올라가고.
지금 정예부대 1만 정도는 모두 무술을 익히고 있지만 앞으로 빠르게 확장을 하려면 나도 그런 편법은 쓸 수밖에 없다.
게다가 삼태성을 정리하고 나면 국내의 모든 조직은 최강에게 물려주고 나는 한국을 떠나려고 예전부터 생각하고 있었다.
국내에서 활동을 하기엔 너무나 많은 제재가 있어 차라리 외국에서 있는 편이 좋을 듯 하다.
미리부터 공해상의 무인도를 물색하고 있었고 섬의 매입은 끝난 상태이다.
제갈승의 머리에도 그런 생각이 있었는지 내가 뜻을 비추자마자 일사천리로 진행을 했고 무인도엔 벌써 사람이 상주하며 최신 기술을 연구하고 있었다.
국내에서 일을 벌이고 있는 것은 어쩌면 그런 것들을 감추기 위한 위장술이라고 봐도 된다.
너무나 커버린 일로 모든 시선이 이쪽으로 집중되고 있으므로 내가 다른 활동을 하리라곤 생각을 못할테니 말야.
과학자는 물론이고 지질학자까지 모두 그 섬에 보내어 섬의 모습은 유지한채 거대한 요새로 바꾸는 작업은 한창 진행 중이고 내가 이곳을 떠날 때쯤이면 완공이 될 것이다.
이것저것 챙기면 시간을 보내다 보니 벌써 선거가 다가왔다.
그동안 조직원을 풀어 열심히 선거운동을 한탓도 있겠지만 그보다 범죄와의 전쟁에서 성공한 차민철 자체의 지지도 때문에 선거는 생각보다 싱겁게 그의 승리로 끝이났다.
나도 개표방송을 보며 결과를 알고 있었기에 축하전화를 하려고 수화기에 손을 대는데 차민철의 전화가 걸려왔다.
“축하드립니다. 대통령 각하.”
“이보게 아직은 아니네. 그보다 정말 고맙네. 이 은혜 꼭 보답함세.”
“제가 말씀드린 것만 잊지 않으시면 됩니다. 꼭 부강한 나라로 만드십시오. 언제든 제가 도움을 드리겠습니다.”
“그러겠네. 자네 같은 사람만 있으면 세상이 훨신 살기 좋을텐데...”
잡담을 조금 더 하다가 전화를 끊고 이수철의 처리로 신경을 돌렸다.
아무리 그래도 아직 조용한 것이 수상하다.
분명 탈옥이나 재판 내용이 나와야 하거늘 아직도 아무런 소식이 없다니.
조직원의 보고로는 교도소로 이송된 후 조용하다는 연락밖에 없는데.
설마하니 조용히 일을 치른 것일까?
난 느낌이 이상하여 교도속에 투감되어 있는 조직원에게 연락하여 그의 동태를 직접 보고 다시 연락을 달라고 했다.
사회가 대통령의 선거로 시끄러운 마당이라 그런 놈에 대한 단속이 소홀할 수도 있고 게다가 내가 받은 느낌으론 가만히 감옥에 있을 놈이 아니기에 더욱 신경이 쓰였다.
몇일 후에 올라온 연락을 보니 역시나 그놈은 탈옥한 상태였다.
언제 나갔는지 모르지만 교도소에서도 쉬쉬하고 있어서 자신도 모르고 있었다고 한다.
차라리 잘되었다.
그를 잡아서 교도소로 보내던지 아님 사형을 가장하여 처리를 해버리는 편이 삼합회와의 마찰도 줄일 수 있을테니까.
도봉구 쪽으로 사람을 보내 그들의 동태를 살폈다.
선거가 끝난지 일주일이 지났건만 아직도 사회는 소란했고 축하의 메시지만이 떠돌고 있었다.
흉악범이 탈출했는지도 모르고 말야.
일단 맹수가 우리를 탈출했으니 사냥을 사냥꾼이 해야겠지?
맹수가 갈 곳은 정해 있고 우리 역할을 할 인원도 충분하다.
모든 전력을 도봉구를 포위하는데 투입하고 이수철의 행방에 촉각을 곤두 세웠다.
시간상으로 봤을 때 지금쯤이면 이수철이 행방이 잡혀야 하는데 아직은 소식이 없다.
얼마나 은밀하게 움직이는지 수색인원만 500명이 넘는데도 지지부진이다.
그렇게 정국이 안정되고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을 했다.
차민철은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여 우리를 어둠에서 밝음으로 나올 수 있도록 많은 배려를 했고 우리 역시 모든 조직원을 용역회사의 일원으로 탈바꿈 시켰다.
규모가 엄청나다 보니 차민철 역시 우리를 당당한 사업가로 인정을 해주었고 전국의 경비업체를 통괄할 수 있는 권한도 부여해 주었다.
그것은 문수홍의 조직에서 착안한 것으로 제갈승이 정식으로 발족 시킨거라 아무런 하자가 없었다.
게다가 최강의 조직이 하는 경호이다 보니 그 내막을 아는 정계의 인사들은 우리에게 매달릴 정도로 부탁을 해 오곤 한다.
일단은 평조직원들을 보내 주었지만 평조직원이라 해도 한번의 교육 후에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았으므로 그들이 타박할 건덕지는 없다.
지금 간부급 이상은 모두 이수철의 행동만을 주시하고 있기에 그들을 뺄 수는 없으니까.
드디어 이수철의 움직임이 감지 되었다.
그가 은신했을 법한 몇몇 지역을 감시하던 중 그가 자신의 친위대를 이끌고 종로로 이동하려던게 걸린 것이다.
그의 행동이 드러난 이상 조급하게 몰아붙여 다시 시간을 잡아먹을 수 없으므로 그가 이동하는 길에는 조직원을 뒤로 물리게 했다.
그가 이동하는 행방을 유심히 지켜보니 똑바로 날 향해 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그것은 나와의 일전을 의미 하는 듯 했다.
“이놈봐라. 이젠 지발로 직접 찾아오네. 그렇게 찾아도 안보이더니...”
“주군. 뭔가 함정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조심하십시오.”
“넌 보고도 모르냐. 이수철은 얄팍한 속임수를 쓸 위인이 못된다. 그가 정면 대결을 해 온다면 난 언제든지 받아 줄거야.”
제갈승이 걱정스러운지 이것저것 주의를 줬지만 별로 상관하지 않았다.
굳이 그 인원들과 싸움을 한다는건 자신의 공멸을 의미하기에 분명히 대장의 결투를 요구할 것이다.
게다가 자신의 실력을 철석같이 믿고 있으니 그건 당연할지도 모른다.
물론 예전이라면 나도 응해야겠지만 지금은 내가 전부를 가지고 있으니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되지만 내게도 무인의 피가 흐르는 이상 투기가 끓어 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내가 길을 비켜주는 것을 알았는지 이젠 서슴없이 종로로 밀려왔다.
100여명의 친위대 중에서 단 5명만을 대동하고 거리를 활보 하고 있었는데 나머지 인원이 어디 있는지 신경이 쓰여 오행의 인원을 풀어 그들의 행방을 중점적으로 찾았다.
다된 밥에 재를 뿌리지 않으려면 마지막을 잘 해야 한다.
이수철의 최후 전력을 제대로 부수지 않으면 이때까지의 고생은 말짱 헛것이니까.

이수철은 지금 내 앞에 있다.
아주 당당하게 서 있는 폼이 마치 예전이 영화를 그대로 누리고 있는 듯 했다.
“제갈천. 너의 선물은 아주 잘 받았다.”
“뭐 별로. 그래 어떻게 지냈어? 한참 찾았는데 제 발로 걸어오는군.”
“길을 열어준걸 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을 하지. 둘만의 대결로 모든 것을 끝내자.”
“흠. 지금 내가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을 거야. 이봐.”
“.......”
“뭐야 무슨 일 있어?”
“어찌된 일이야. 모두 뭐하는 거야.”
이수철은 소리를 쳤지만 메아리만 들릴 뿐이다.
조금 전에 제갈승의 보고를 받았기에 무슨 일인지는 잘 알고 있다.
이수철은 자신의 친위대를 분산하여 우리가 있는 건물의 곳곳에 침투시켰지만 그들의 뒤를 쫓던 오행에게 걸려 건물로 잠입하자마자 모두 제압된 것이다.
일본이 닌자도 어쩔 수 없는 오행이기에 일반 무사에 불과한 친위대는 그들의 손을 피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몇 명의 인원이 부족한 것이 마음에 걸렸는데 그건 지금 걸려온 이수철의 전화가 답을 해 줄 것이다.
울리는 전화기를 들며 이수철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설마...
“그래 일은?”
“여보세요?”
“누구야?”
“저 천씨 부인인데요. 여기 이상한 사람들이 들어와서... 지금 죽는다고 소리를 치는데 죽여도 될까요?”
들리는 목소리는 분명 혜선이다.
이수철도 아마 조민의 존재를 알고 있기 때문에 10여명의 인원을 투입했었는데 혜선의 존재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듯 하다.
게다가 강자영도 있는데.
정아의 실력도 친위대 한둘 정도는 상대할테고.
아마도 내 여자들을 납치하는 계획은 처음부터 성공할 수 없는 일이었을 것이다.
“이봐 이수철. 뭔가 일이 잘 안된 모양이지?”
“제기랄. 무슨 여자들이...”
“어 내 마누라들? 걔들이 좀 하지. 전화한 애는 혜선이 같은데. 걔는 화가 나면 나도 감당이 안되는데 니 부하들이 좀 멍청했구만. 웃으며 들어갔으면 차를 대접했겠지만 칼을 들이 댔다면 그건 죽은 목숨이지.”
“말도 안되는... 조민만 생각했었는데...”
“이거 왜이러나. 김기수가 없으니 완전 바보가 된 것 같구만.”
“졌다. 니 맘대로 해라.”
스스로의 힘에는 자신이 있지만 이런 일엔 별 능력이 없나보다.
정말 여포 같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한번 회유를 해 보았다.
“이봐. 내 밑으로 올 생각 없나? 물론 내 부하들은 안된다고 하겠지만 난 네가 온다면 자리를 만들어 주고 싶어.”
“쓸데없는 소리. 패장은 말이 없는 법. 죽여라. 이대로 살아서 어쩐단 말인가.”
“그럼 내가 한가지 제안을 하지. 나와 대결을 하는거야. 내가 이기면 내가 원하는대로 하고 니가 이기면 난 모든 조직을 네게 주겠다.”
아주 파격적인 조건이다.
자신은 어짜피 죽을 목숨이지만 만약 날 이기기만 한다면 모든 것을 복구할 수 있을테니.
“두말 하지 말기다. 남아일언.”
“중천금이지. 그럼 시작할까?”
이수철은 자신의 친위대 5명을 뒤로 물리고 자세를 잡았다.
나도 그의 앞으로 다가가 편안한 자세로 섰다.
“자세를 잡아. 먼저 공격했다는 비난은 듣고 싶지 않으니까.”
“자세를 잡은 거야. 넌 모르겠지만 내 부하들은 내 자세를 아니까 걱정말고 시작하자고.”
“후회는 언제나 늦지.”
그는 중국무술 중에 호권을 익힌 듯 했다.
움직임이 웅장하고 특히 권을 끊음에 있어선 권풍이 일 정도로 강맹했다.
갈코리 처럼 손가락을 구부려 내 어깨를 잡아올 땐 나조차도 한걸음 뒤로 물러서게 만들었다.
적어도 10년 이상의 수련을 가져야 보일 수 있는 움직임이다.
이 기회에 중국의 권법을 알아보려고 탐색전을 오래 끌었다.
삼보를 전진하며 권을 내 지르고 다시 우측으로 반보 디뎌 몸을 틀고 측면을 공격해 왔다.
일단 권의 움직임은 다양했지만 보법은 그야 말로 단순했다.
삼보전진 우반보 다시 좌반보 삼보후퇴.
말은 단순하지만 움직임을 쫓을 정도로 실력을 쌓으려면 그것도 만만치 않다.
총 12번의 반복이 있은 후에야 그의 움직임을 정확히 읽을 수 있었고 다음의 동작도 예측이 가능했다.
“이봐. 근데 너무 단순한 것 같지 않아?”
“싸울땐 싸움에만 집중해.”
“아니 아무리 봐도 네 움직임은 내 예측을 벗어나지 못해서 말야. 혹시 니가 배운게 그게 다야? 아님 호권 같은데 니가 못 배운게 있나?”
“눈썰미는 좋군. 호권에 있어선 본토에서도 내게 한수 접어줄 수준이라 자부한다.”
“그럼 헛 배웠군. 내가 니 호권을 한번 보여주지.”
손을 갈코리 모양으로 바꾸는 대신 주먹을 쥐었다.
갈코리로 손을 만드는 이유는 역시 할키는 묘미가 있지만 그것은 적적한 조공이 받침이 되어야 가능하지 그냥 사용할 거면 주먹이 훨씬 파괴적이다.
난 주먹을 쥐고 그의 초식을 따라서 했다.
물론 속도는 내가 훨씬 빠르지.
그가 삼보전진을 하면 난 삼보후퇴를 하며 방어를 했고 우반보를 내디디면 좌반보를 후퇴하며 맞섰다.
마치 거울을 보고 싸우는 느낌이 들 것이다.
손 모양만 다를 뿐 모든 것이 그의 동작과 같으니 우릴 보던 부하들은 눈이 휘둥그래졌다.
내가 그들에게 호권이란 것을 선보인 적도 없는데 이렇게 완벽에 가깝게 펼치니까.
내가 익힌 천부경의 내공과 금강경의 신법을 쓰면 그런 것을 배워 사용하는 것은 일도 아니고 그 권법을 한층 더 강화시켜 위력을 보일 수도 있었다.
“그럼 이제부터 내가 공격을 해보지. 잘 보면 막을 수 있을거야.”
삼보전진을 하며 그의 호권을 쓰는데 순서를 역으로 바꾸었다.
그는 삼보전진을 하며 가슴, 얼굴, 목 순서로 공격을 했지만 난 목, 얼굴, 가슴 순으로 공격한 것이다.
사람은 가슴으로 오는 공격을 보면 반사적으로 머리를 숙이면서 방어를 하게 되고 거기서 연속으로 얼굴을 공격하면 맞을 수밖에 없다.
설혹 반사신경이 뛰어나 얼굴을 피한다고 해도 머리를 뒤로 젖힌다면 목의 울대는 아주 좋은 공격 표적이 되는 것이다.
그냥 따진다면 아주 훌륭한 공격이지만 한번을 막아내면 그 뒤부터는 아무리 연속 공격을 해도 적당한 거리만 유지하면 소용 없는 헛손질이 된다.
난 반대로 펼쳤기에 목을 공격해서 몸 천체가 뒤로 빠지게 몰아붙이고 다시 얼굴을 공격하여 허리를 꺾게 만든 뒤 가슴에 정권을 박아버렸다.
물론 비슷한 형식이지만 스피드의 차이 때문에 이수철은 그 한방을 피하지 못하고 정통으로 맞고 바닥에 쓰러졌다.
“어때? 내가 조금 더 잘하는 것 같지 않아?”
“크윽... 제법이군. 그럼 이건 어때?”
이번엔 학권인가?
한쪽 다리를 세우고 다시 손 모양을 바꾼 뒤 하늘을 비상하듯이 날아올라 발차기 공격을 퍼부으면서 발이 땅에 닿자마자 새부리 모양을 한 손이 무수한 그림자를 만들며 나을 압박해 왔다.
순간 당황했지만 발차기에서 느낀 것이지만 거의가 허초이고 하나만 피하면 되기에 난 그의 손 그림자에도 현혹되지 않고 살초가 섞인 하나의 그림자만 쫓았다.
그리고 다시 날아오르려는 그의 곁으로 바짝 다가서 동시에 하늘로 뛰어 올랐다.
내가 그 보다 머리 하나 정도의 높이를 더 날아올라 발보다는 손으로 공중전을 벌였다.
분신술을 써서 괴롭힐 수도 있지만 금강경의 한 구절을 떠올려 108개의 손 그림자를 동시에 만들어내 그의 공격을 무위로 돌렸다.
계속해서 다른 권법을 쓰는 것을 보니 오형권을 모두 익힌 듯 했다.
하지만 중국권법의 틀에 박힌 동작은 그보다 더 빠른 신법을 지니고 있으면 공격을 성공시키기 힘들어 그저 하나의 춤으로 보였다.
물론 내공이 실렸다면 다르겠지만 지금의 이수철에겐 무리일 것이다.
난 최후의 일격을 준비하고 자세를 잡았다.
마직막 대결이라 생각하고 최대한 예의를 갖춘 것이다.
“이제 승부를 내지.”
“차하압.”
다시 공중으로 날아오른 이수철을 보며 난 순간이동처럼 그가 서 있던 자리로 이동했다.
공격 목표를 잃은 그는 당황했고 그 허점을 노려 그의 등뒤로 다가 갔다.
장심에 약간의 기를 주입하여 명문혈을 강타했고 입에서 피분수를 내뱉은 이수철은 서서히 무릎을 꿇으며 쓰러졌다.
“크윽... 하아... 하아...”
“미안하군. 앞으로 힘을 쓸 수 없을 것이야. 그럼 서둘러 한국을 떠나도록.”
말을 마치고 몸을 돌렸다.
이수철의 친위대는 날 노려보며 덤빌 기세였지만 자신의 주군도 어쩌지 못한 내게 덤비는 것은 기름지고 불가마로 향하는 거나 진배없다.
“컥... 잠깐....”
이수철은 그 상황에서도 정신을 차리며 한마디를 했다.
“대단하군.... 푸웁....”
다시금 피를 쏟아낸 그의 눈엔 생기가 없어 보였다.
“왜 그랬지? 더 살 수 있을텐데 죽을 생각인가?”
스스로 기혈을 충돌시켜 자살을 하려는 것이다.
“크크크. 죽는다는게 이런거군. 부탁이 있다.”
“무슨?”
“내 친위대. 니가 돌봐줘라. 이녀석들은 삼합회 소속이 아니다. 언젠가 내가 연변에 갔을 때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의 자식들이다. 내가 돌볼 수 없으니 앞으로 네게 부탁한다. 같은 민족이니 내 부탁은 들어주겠지?”
이미 너무 기력을 쓴 탓인지 내 대답을 간절히 기다렸다.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고맙다는 말 한마디를 남기고 숨을 거두었다.
원래는 차민철에게 부탁하여 사형처리를 하려 했지만 차마 그의 친위대를 생각해서 그냥 처리 하기로 마음 먹었다.
“너희들 어떻할거냐?”
망설이나 보다.
하긴 대장은 죽었고 유언을 들으니 내 밑으로 들어와야 하니...
“너희가 연변의 사람이면 난 우리 민족으로 보겠다. 들어오면 똑같은 대우를 해주마.”
서서히 무너지는 무릎은 내게로 꿇어졌고 난 그들을 일으켜 세우며 환영의 말을 했다.
제갈승에게 나머지 친위대를 불러 따로 직위를 주라 이르고 집으로 돌아왔다.
이제 전국의 조직은 내 발아래에 있다.
세계다. 세계로 나가는 나의 꿈이 이루어진 것이다.


드디어 세계로 나갑니다
앞으론 몇부를 보낼지 모르겠지만
우선 일본의 정벌을 할까합니다..ㅋㅋ
글로라도 일본을 정복하고자하는건
어쩌면 의식의 저변에 있기 때문이겠죠?
더운데 다들 건강하세요
댓글로 여러가지 조언을 해주시는분 너무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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