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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5 00:13 439회 0건
욕망과 카드

***
작가의 말

이소설은 악마왕이 되자의 외전격인 이야기지만 읽어보지 않으신 분이 읽어도 상관없도록
독립된 내용입니다.
***

수업중이었지만 현석은 요즘 한창 열중하고 있는 카드 배틀 게임을 하고있었다. 인기는 별로 없고 재미도 고만고만 했지만, 현석에게 이 게임을 열중할만한 이유가 있었다. 이 게임에는 pvp모드와 스토리 모드가 있는데 스토리 모드의 여주인공이 성태를 꼭 닮았기 때문이다. 자신 외에도 그런 아이들이 많겠지만, 현석은 성태를 남몰래 좋아하고 있다.

성태라는 이름이지만 남자가 아니고 여자다. 그녀의 자리는 창가 쪽 제일 끝자리로, 딱히 어울리는 친구 없이 언제나 창 밖만 바라보고 있었다. 쉽게 다가가기 힘든 분위기에 친구도 없고, 덕분에 그녀에 대해 알려진 바도 별로 없다. 예쁜 미모만으로도 또래 남자들의 마음을 자극할 법한데 그런 신비로움이 조미료가 되어주는 것이다.

폰의 액정에는 성태를 꼭 닮은 공주가 악당들에게 납치를 당하고 있었다. 게임은 판타지 배경이었지만 공주를 납치한 악당이 지구를 암시하는 세상으로 도망가는 것으로 끝이 났다. 지금까지 업데이트 된 내용이 여기까지라는 것은 이미 관련 커뮤니티에서 확인했다. 그리 재밌지는 않지만 못해먹을 수준은 아닌 게임이라 뒷내용이 궁금했다. 공주가 성태를 닮았으니까…

현석이 아쉬운 마음으로 게임을 종료하려는데 이상한 메세지가 왔다.

[공주는 납치되어 결국 지구에 유폐 되었습니다. 갇힌 공주는 언제나 창밖으로 그리운 고향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런 공주를 구할 사람은 당신 뿐 입니다. 공주를 구하기 위한 모험을 떠나시겠나요?]

메세지 아래에는 예/아니오 버튼이 있었다. 이런 정보는 커뮤니티에서 보지 못했는데 후속작이 나온 것일까? 현석은 고민 할 것 없이 예를 눌렀다.

[카드 소환 능력이 사용자에게 인스톨 중입니다. 능력 상세 설명이 시전자에게 전송중입니다. 곧 완료 되오니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카드 소환 능력 인스톨 완료
상세 설명 전송 완료]

순간 현석은 머리가 깨질 것 같은 통증을 받으며 막대한 정보가 자신에게 들어오는 것을 느꼈다. 어질어질한 현기증을 느끼며 쓰러질 것 같은 몸을 간신히 지탱했다. 식은땀에 교복 셔츠가 흠뻑 젖어 있었다.

어? 그러니까 성태가 진짜 게임 속의 그 납치된 공주?

고개를 휙 뒤로 돌렸다. 성태는 창밖으로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다. 하늘을 향한 그녀의 시선에서 이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그리움이 느껴졌다.

“현석이! 고개 어딜 돌려!”

선생님의 불호령이 들려왔다. 현석은 벌떡 일어났다.

“선생님!”
“어, 뭐, 뭐야?”
“갑자기 너무 어지럽습니다. 조퇴하고 싶습니다.”

선생님은 당황하다가 현석이 식은땀을 잔뜩 흘리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괜찮니? 집까지 갈 수 있겠냐? 일단 양호실에라도 가 있지.”

현석은 일어나 선생님을 바라보다가 잠시 비틀거렸다. 머리가 아직도 너무 아팠다. 선생님은 빠른 걸음으로 현석에게 다가가 부축했다.

“누가 양호실로 좀 대려다 줄 사람 없나? 주번!”

선생님의 외침에 예린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제가 주번이에요, 라고 말하며 그녀는 다가와 현석을 부축했다. 곧 현석은 그녀의 부축을 받으며 양호실로 갔다. 양호실에는 아무도 없었고, 예린은 현석을 침대에 눕힌 뒤 곁에 앉았다.

“좀 괜찮아?”
“어, 많이 좋아졌어. 그래도 이 핑계로 조퇴나 해버려야지, 하하.”

현석이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사실 아직도 어질함이 남아있기는 했지만.

“수업 시간 내내 폰 게임이나 하고 있더니.”
“봤어?”
“나는 너 자주 보는데 몰랐어?”
“어, 어?”

현석은 뭔가 익숙치않은 분위기를 느끼며 당황했다. 예린은 현석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바짝 가져갔다. 예린의 숨결이 느껴졌다. 성태만큼은 아니지만 예린도 예쁜 아이다. 현석은 바짝 기장하기 시작했다.

“어, 뭐?”

배 위로 손이 올라간 것이 느껴졌는데, 분명한 것은 자신의 손이 아니란 것이다. 자신의 손은 침대 시트 위에 놓여있었으니까. 갑자기 며칠 전에 봤던 야동이 떠올랐다. 양호실에 성인이라고 밖에 생각 할 수 없는 다 늙은 남자가 학생 교복을 입고 선생님 아파요라고 하면서 침대에 눕더니 섹시한 양호선생님이 그 늙다리 학생에게 걸어가… 물론 예린은 양호 선생님이 아니지만. 꿀꺽. 현석은 자신이 침을 삼켰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후후… 귀엽네.”

예린의 손이 현석의 배 조금 아래로 내려갔다. 피가 쏠려 아픈 무언가에 작은 손이 닿이는 것이 느껴졌다.

“혹시 한번도…?”

현석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긴장감에 숨을 제대로 쉬기 힘들었다. 예린의 입술이 현석의 귓가로 갔다.

“나도 그래.”

속삭임에 꿈틀 하고 자신의 일부가 움직였다. 예린이 푸훗 하고 가볍게 웃는다.

“놀려서 미안해.”

분이기가 갑자기 환기 되더니 예린이 뒤로 물러났다. 그녀는 쾌활한 웃음을 지으며 혀를 쏙 내민다.

“선생님께는 수업은 도저히 못 들어 올 거 같다고 전해줄게. 좀 쉬다 조퇴해.”

현석이 뭐라 입을 열려는데 예린은 양호실 문을 열고 나가버렸다.

***

현석은 조퇴를 하고 한참을 고민했다. 비현실적인 능력을 꺼내야 하는데 상황이 어떻게 흐를 지 알 수가 없었다. 카드를 소환 할 때 큰 소리가 난다거나 하면? 가족들이 있는 집은 곤란했고, 혼자 밀실에 있을 수 있는 장소가 필요했다.

딸랑-!

“어서오세요.”
“네…”
“혼자신가요?”
“네…저, 그런데 구석으로 좀 주세요.”
“제일 구석은 큰방이라 만오천원인데 괜찮으세요?”
“네네, 여기요.”
“12번방 가세요.”

결국 현석이 선택한 장소는 노래방이었는데 혼자 들어오려니 뻘쭘했다. 괜스레 걸음을 빨리해 구석 방으로 갔다. 몇번의 심호흡을 하고 능력을 사용해보려다 혹시 소리가 들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아무 번호나 기계에 입력했다. 현석의 심경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은, 청승맞은 뽕짝이 흘러나왔다. 속으로 궁시렁거리면서 다시 입력할까 고민하던 현석은 아무렴 어떠냐는 심정으로 나직히 읊조렸다.

“카드 소환”

자신의 머리속에 들어왔던건 모조리 환상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기도 했다. 현석은 자신의 손에 들린 새하얀 카드를 보면서 이것이 현실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후우.”

복잡한 심경으로 노래방 천장을 바라보니 조명이 빙글빙글 돌아가고 있었다. 그러니까 머리속에 들어온 정보대로 성태는 지금 지구에 납치당한 공주님 같은거고, 자신은 능력을 키워 그녀를 구해야한다는 것이다.

“징병소.”

현석이 말하자 눈 앞에 거대한 문이 생겼다. 그는 노래방 안에 생긴 문에 꿀꺽하고 침을 삼키고 말았다. 한쪽 벽면을 꽉 채운, 묵직한 색감을 가진 나무문을 보니 이 능력은 환상이 아니라는 실감이 가슴을 두드렸다. 떨리는 걸음으로 문가로 가 문을 똑똑 두드렸다. 과연 머리속에 들어있는 설명서대로 서서히 문이 열린다.

문 안으로 들어가니 정면에 주사위가 놓인 탁자가 있고, 방문 세개가 있었다. 현석은 설명을 떠올리며 몸을 움직였다. 우선은 주사위를 굴려 등급을 정한다. 허공을 가르던 주사위가 몇번 탁자 위를 탁탁 튀기더니 별 두개가 그려진 면이 나왔다. 현석은 조금 실망할 수 밖에 없었는데 2성이라면 요즘 게임 추세로는 시시한 카드일 확률이 높았기 때문이다.

첫번째로 조그맣게 검 장식이 걸려있는 방문을 열었다. 근접 전사를 얻을 수 있는 곳이었다. 안으로 들어가니 붉은 레오타드와 허벅지까지 올라오는 검은색 가죽 부츠를 입은 늘씬한 팔등신 미녀가 앉아있었다. 어깨 조금 아래 부터 이어지는 검은 색 가죽장갑, 붉은 머리칼, 붉은 눈동자. 이국적이라기 보단 판타지적인 모습이었다. 그리고 현석은 그 외모가 익숙하다는 생각을 떠올리다 외쳤다.

“레아?”
“나를 아는가? 흥, 그래. 나를 알아보고 온 것일 수도 있겠지.”
“어… 어… 게임에서 가지고 있던 카드였는데… 근데 이성이라고?”

현석의 기억에는 분명 칠성의 초레어 카드였다. 머리속에 있는 설명서를 열심히 뒤저보았지만 각각 카드에 대한 정보는 따로 없었다.

“게임이라니,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군. 무슨 목적으로 왔는지 뻔하지… 어쨌건 거절한다.”
“어?”
“더러운 악마놈들에게 빌려줄 힘은 없어! 죽여라!”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는데. 난 인간이야.”
“힘에 취해 악마에게 붙은 인간인가. 마찬가지다. 꺼져라, 아니면 날 죽이던지.”

현석은 당황하며 게임이나, 카드나 뭐 그런 이야기를 잔뜩 꺼냈다. 그러다가 공주 이야기를 꺼내며 구출해야하지 않냐고 하자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레아가 물었다.

“공주? 그건 무슨 소리지?”
“그러니까! 납치당한 스테아 공주를 구해야하잖아?”
“그 더러운 이름을 내 귀에 들리게하다니! 나가라! 무슨 수작인지는 모르겠지만 죽일 생각이 없다면 꺼지란 말이다!”

레아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압도할만한 기백이 느껴졌지만 위협하지는 않았기에 현석은 열심히 대화를 하려 시도했지만 레아는 오로지 분노만을 보였다. 한참의 시도 끝에 포기하고 나오며 문을 닫았다.

“젠장, 설명서에는 동료들을 설득해서 카드에 담아 나오라고 돼있었는데….”

들어가면 순조롭게 그래 같이 공주를 구하자, 으X- 하는 분위기로 동료를 구할 수 있을 줄 알았더니 설득에 공을 들여야하는 모양이다. 징병소로 들어오는 건 하루에 한번, 그 안에서 나눠진 클레스의 문을 열 기회는 하루에 세번 있다는 것을 떠올린 현석은 다시 주사위를 굴렸다. 별이 여섯개, 육면체 주사위로 나올 수 있는 최고의 등급이다. 현석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조짐이 좋아.”

다시 근접 전사의 문을 열었다. 자신보다는 누나로 보이는 검은 생머리의 소녀가 있었다. 가슴까지만 가린 원피스가 파란색과 하얀색이 어울리며 그녀의 몸을 타이트 하게 감고있다. 아래로 검은색 스타킹을 감은 다리가 뻗고 발을 굽이 제법 되는 하얀 구두가 보호하고 있었다. 어깨 조금 아래부터 짙은 파랑색의 얇은 천이 손목까지 감싸고 있었다.

“셰인이군…”
“할 말은 없다.”

이번 캐릭터도 적의를 들어냈다. 자신의 레벨이 낮아서 그런걸까 라고 생각하기에는 이성인 레나도 바로 적의를 드러낸게 석연찮았다. 현석은 자신이 모르는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했다. 이번에도 현석은 열심히 설득하고 여러 말을 건냈지만 셰인은 무시하는 태도로 일관했다. 단지 스테아 공주의 이름이 나왔을 때는 눈썹이 살짝 꿈틀거리는 반응이 있었다.

“스테아 공주 이야기는 꺼내면 안되는건가.”

문을 닫으며 나온 현석이 한숨을 쉬며 중얼거렸다. 다시 주사위를 굴리자 이번에는 사성이 나왔다. 별다른 기대는 되지않은데다, 다른 클레스도 보고 싶다는 생각에 활모양 장식이 있는 원거리 전사의 방을 들어갔지만 반응은 마찬가지였다.

멍하니 앉아 돌아가는 조명을 보며 생각을 했다. 카드가 없으면 싸울 수 없는데 어쩌지? 애초에 적이 누구고 어디에 있는지는 설명이 없군. 고민해봤자 소용없다는 생각을 한 현석은 몸을 일으켰다. 현석은 낙천적인 편이다. 고민을 오래하지 않는다. 노래방을 나와 집으로 가 피곤하다는 말을 남기고 바로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이 오자 학교를 갈 준비를 마친 현석이 방문을 나섰다. 그러다 거실 쇼파에 앉아있는, 여기있다는 게 말이 안되는 두사람을 보고 기겁을 했다. 성태와 예린이 엄마와 앉아있었다. 성태는 아무말 없이 다소곳하게 앉아있었고 예린은 엄마와 수다를 떨며 웃고있었다.

“이제 나오니? 아가씨들을 이렇게 기다리게 하면 어떡해!”
“어, 엄마? 이게 무슨 상황…”

현석이 상황파악을 못해 당황하는 사이 엄마가 빠른 걸음으로 다가오더니 그의 팔을 툭 쳤다.

“예린이도 괜찮다, 얘. 그래도 성태 두고 바람피면 안돼.”
“예? 예?”

귓속말을 하는 엄마에게 멍청한 목소리로 현석이 말했다. 엄마는 아들이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보다가 어서가라는 듯 등을 떠밀었다. 뭐가 뭔지 갈피도 잡지 못한 채 현석은 집 밖으로 나와 고급 외제 승용차를 예린과 성태와 함께 탔다. 두 미소녀를 양 옆에 두니 떨리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어 차 천장만 바라보고 있는데 어느 대 저택에 도착했다.

“들어와, 바보같은 표정짓지 말고.”

예린이 리드하며 두사람을 이끌었다. 곧 저택 안에 들어가 한참을 걸어 이층 한쪽에 있는 방에 들어갔다. 으리으리한 방이었다. 현석은 이해는 안되는 상황이었지만 예쁘게 꾸며진 커다란 방을 감탄하며 고개를 연신 이리저리 돌렸다.

“궁금한게 많을텐데 방구경이나 하고 있군. 참고로 여기는 이 분의 방이야.”

현석이 고개를 획 돌려 예린을 보자 그녀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천천히 고개가 돌아가자 수줍은 표정을 짓고있는 성태가 보였다. 현석이 고개를 자기 정면으로 향하고 숙였다. 곤란했다. 자지가 발기하고 있었기 때문에…

“실하군. 좋은 일이지.”

예린의 말에 현석의 얼굴이 빨개졌다. 그런 말을 스스럼 없이 하는 그녀가 어이없게 느껴졌지만 난감함에 아무말도 없었다.

“고개 숙이는 건 상관없지만, 귀는 쫑긋 새우도록 해. 지금부터 상황 설명을 해주겠어.”

현석은 아직은 부끄러워서 고개를 숙인 그대로 끄덕였다.

“우선 스테아는 이스테리나 왕국의 공주가 아니라 마계의 여왕이야. 게임은 뭐, 약간 수정을 가한거지. 인간들은 악당이 주인공인 것 보다 선인이 주인공인걸 더 좋아하길래. 악당을 좋아하는 쪽도 많지만 아무래도 그쪽이 우세해서.

아무튼 게임의 스토리는 대략적으로 맞아. 스테아는 납치를 당해서 지구로 온거고 여기에 유폐됐지. 물론 납치한건 악당 같은게 아니야. 천사들이지.

천사들이 스테아를 납치한 이유는 단순해. 종족의 번식을 막기 위해. 악마들은 기본적으로 암컷 뿐인데, 다들 아이를 낳는 걸 싫어해. 임신 기간 동안 전투력이 떨어지거든. 다행히 마계는 오래전에 그 문제를 해소했어. 10대 전에 최초의 여왕이 등장했거든. 여왕은 가공할만한 임신 능력을 가졌었지. 보통 악마라면 새끼를 낳았을 때 하급 악마를 낳는데 여왕이 낳은 새끼는 태어나자마자 상급 악마였지. 여왕의 힘은 여왕이 죽고 나서도 마계에 남아, 한세대에 반드시 한명은 여왕으로 각성하게 되었지.

우리는 암컷밖에 없기 때문에 종마를 인간 중에서 뽑아오는데 이 문제도 수월해졌어. 임신을 해야할 암컷 수가 줄어드니 인간도 하나만 뽑아와서 그 한명에게 집중적으로 서포트 해줄 수 있게 됐지. 덕분에 더 양질의 악마가 탄생하게 되었어. 가끔은 태어나자 마자 특급 악마가 나오기도 할 정도지. 참고로 니가 이번에 선택된 종마야.”
“어?”

현석이 깜짝 놀라며 고개를 획 들었다. 예린이 빙글빙글 웃으며 보고있었고 고개를 돌리자 성태가 부끄러운 듯 집개손가락 두개를 맞대고 꼼지락 거리고 있었다.

“그… 그… 동의는 안 구하고?”
“어, 니가 싫다면 다른 사람을 구해야겠지만. 여왕님이 싫어? 이쁘지 않아?”
“아니, 아니, 아니! 그… 그… 성태의 의견도 존중해야하잖아!”

현석이 당황과 놀람과 설렘이 복합적으로 섞인 고함을 질렀다. 그런데 예린이 싸늘하게 얼굴을 굳히며 말했다.

“성태라고 부르지마. 참고로 나도 예린이라고 부르지마. 그건 이 지구에 유폐되면서 상황에 맞추느라 굴욕적으로 지은 가명이니까. 여왕은 스테아, 나는 예리나야.”
“미… 미안, 예리나.”
“그리고, 여왕님이라면 걱정마. 애초에 종마를 선택하는 건 여왕이야.”

현석의 당황과 놀람과 설렘은 더 거세어졌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몇발 뒷걸음 쳤다. 그러니까 성태가, 아니 스테아가 나를? 흥분에 가슴이 쉴 새 없이 방망이질을 시작했다. 왜라는 시선으로 스테아를 보자 그녀가 흘끗 시선을 마주쳤다가 다시 아래로 고개를 숙이며 중얼거리 듯 말했다.

“그… 반했기… 때문에…”

그 귀여운 목소리에 현석은 그만 섹스도 하지 않은 채 복상사를 할 뻔했다.

“악마들이 매력으로 여기는 건 욕망이거든. 너의 그… 스테아를 향한 음란한 욕망은 뭐… 인간중에서 톱이었지.”

예리나가 손바닥을 펴 입을 가리며 호호호하며 말했고 현석은 당황에 몸부림 치다가 자리에 풀썩 앉았다. 그리고 마음을 추스르며 깊게 숨을 쉬었다.

“후우… 궁금한게 더 있어.”
“응.”
“그럼 그 게임 끝에 메세지가 온건 나뿐이야?”
“응.”
“그리고 네 설명대로라면 마족 인구 전체를 여왕과 종마가 컨트롤한다는 건데 그게 가능해?”
“가능해. 마족의 임신 기간은 보름 정도야. 워낙 새끼를 작게 낳다보니 그런식으로 진화한거지. 게다가 마족의 수명은 오천년 정도인데 마족과 섹스를 하다보면 인간도 힘이 강해져서 여왕과 거의 비슷한 시기에 죽게 되지. 참고로 말하자면 천사들도 암컷뿐인데 걔들은 섹스가 필요없어. 기도만 일년동안하면 임신이 되거든.”
“거참… 편리하군.”
“또 질문?”
“집에는 뭐라고 설명하지? 어… 그러니까 아직 결혼할 나이가 안되었는데.”
“이미 너는 데릴사위가 되기 위한 준비로 이집에 살거라 세뇌되어있어. 아침에 너희 엄마랑 나랑 사이좋게 이야기하는거 봤지? 오래전에 스테아가 너에게 반해서 약혼했다 뭐 그런 설정. 앞으로도 네가 뭔가 찝찝하다면 다 해결해줄테니 걱정마.”
“헉.”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 좋은 이야기였다. 현석은 쿵쾅거리는 심장을 주체하기가 힘들었다. 슬금슬금 곁눈질로 스테아를 보자 심장이 더 미친듯이 뛴다.

“자 그럼 너도 좋다이거지?”
“무, 물론.”
“그럼 결혼식을 시작할까? 너는 아직 종마이기 때문에 결혼 계약을 통해 여왕과 맺어지고 힘을 길러야해. 마계가 아니라서 힘이 커지는 속도는 느리겠지만 안하는 거 보단 훨씬 좋겠지.”
“결혼? 결혼? 결호온! 어어어어어… 부모님한테 전화할까? 오시라고?”

현석은 지금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몰랐다. 예리나는 당황을 그치지 않는 현석이 슬슬 짜증나서 머리를 한대 후려쳤다.

“필요없어. 결혼 계약은 계약자들 당사자들만 있으면 되는거야. 여왕이 자신이 원하는 결혼 계약 내용을 말하고 네가 동의하면 섹스를 하면 끝. 어때, 죽이지?”
“헉… 너무 좋아.”

떨리는 얼굴로 스테아를 바라보았다. 스테아는 수줍어하는 표정을 그대로 한 채 현석의 손을 잡으며 방 한쪽으로 이끌었다. 잔뜩 발기한 상태로 현석은 스테아를 따라가자, 스테아와 예리나가 바닥에 뭔가를 그리기 시작했다. 마법진 같았는데 두사람이 손을 잡고 있고 가운데 하트 모양이 새겨진 마법진이었다.

스테아가 현석의 손을 잡고 마법진 가운데에 섰다. 스테아는 부끄러운듯 몇번이나 숨을 내쉬었다가 삼키더니 각오한 표정으로 현석을 바라보았다. 현석은 그 모습이 너무 이뻐서 기절할 뻔 했다.

“나, 마계의 여왕 스테아, 몸과 마음의 정절과 순결을 마계의 종마 현석에게 바치고, 그 어떤 수컷도 허락하지 않으며 결코 평생 거짓을 말하지 않으며 평생 복종할 것을 맹세하니, 종마는 나를 영원히 사랑하고 같은 날 죽을 것을 바란다. 나의 처녀를 찢고 그대의 씨앗을 뿌리면 계약은 마계의 힘이 다하지 않는 한 지켜질 것이다.”

스테아의 계약 내용에 예리나가 당황하며 계약을 중지시킬 생각으로 뛰어들려했다.

“자, 잠깐 여왕님!”
“물러서라. 나는 계약 중이다.”

스테아가 다가서려는 에리나를 바라보며 눈을 황금빛으로 빛내자 예리나는 물러섰다.

현석은 침을 꿀꺽 삼키며 스테아의 옷을 벗겼다. 완전히 나신이 된 그녀를 바라보며 자신도 옷을 모두 벗고 바닥에 그녀를 눕혔다. 자지는 팽팽하게 부풀어있었고, 곧 스테아의 몸으로 미끄러지듯 들어갔다. 몇번 허리를 흔들지도 않아 현석은 도저히 참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으며 사정했다. 스테아가 미처 절정에 다다르지도 못했는데도… 사정을 끝내자 마법진이 빛나며 따스한 기운이 두사람을 감싸다가 그대로 스며들었다.

“미안해, 스테아. 너무 좋아서…”
“서방님… 서방님이 기쁘시면 저도 기뻐요.”

현석은 스테아가 너무 사랑스러워서 마구 키스했다. 스테아는 그의 입술 세례를 수줍게 받아들이며 눈을 감았다. 한참의 키스를 하고서야 현석은 스테아와 함께 자리에서 일어났다. 두사람이 서로 수줍고 기쁜 마음을 숨기지 않으며 포옹하고 있는데, 현석의 자지가 다시 일어났다.

“어, 저기…”
“느껴져요. 서방님.”

스테아가 다소곳하게 몸을 굽히더니 무릎을 굽히고 정성스럽게 자지를 어루만졌다.

“예리나, 씻을 것과 행굴 것.”

스테나의 말에는 현석을 대할 때와는 달리 무게가 실려있었고 예리나는 그 명령에 순종하며 방을 빠져나갔다. 곧 예리나가 돌아오며 빈 대야와 그 속에 뭔가를 담고 왔다. 스테아는 고개를 끄덕거리더니 자지를 어루만지던 손을 멈추고 혀로 자지를 핥기 시작했다. 너무나도 경건한 태도에 현석은 신음도 함부로 내뱉을 수 없었다. 스테아가 잠시 혀를 때며 다시 손을 움직였다.

“서방님, 기쁘신 걸 참으실 필요는 없어요. 서방님이 기쁘신 것만으로도 스테아는 너무나 행복해요.”
“아… 스테아…”

현석은 그제야 참고있던 신음을 내뱉았다. 스테아가 빙긋 웃으며 그의 자지에 쪽 입을 맞추더니 입에 물었다. 상체를 앞뒤로 흔들며 혀를 굴렸다. 극상의 쾌락이 현석을 덮쳤고 곧 사정을 할 것같은 기분이 들었다. 스테아는 자지의 떨림에서 그 전조를 느끼고 입에서 그의 것을 빼내어 혀를 내밀고 겸허히 튀어나오는 정액을 받아먹었다. 그 모습에 현석은 감동이 느껴졌다.

“예리나.”

스테아가 짧게 부르자 예리나가 대야를 들고 정중히 다가왔다. 스테아는 대야 속에 들어있던 것을 꺼내어 바닥에 늘어놓으며 입안에 남아있는 정액을 혀로 쓸어 모두 마셨다. 바닥에 늘어놓은 것 중 물병을 들어 입을 행구고 대야에 뱉더니, 가글 용액으로 입을 다시 행구고 마지막에는 과일 향이 나는 액체를 조금 입안에 넣어 우물거리다 삼켰다. 스테아가 일어나 과일 향이 나는 입으로 현석의 입을 맞췄다. 현석은 진심으로 감탄하며 말했다.

“스테아, 그렇게까지 힘들게 할 필요 없어.”
“이게 제 행복이랍니다. 부디 불편해 하시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서방님.”

현석은 스테아를 빙글 돌려 뒤로 안더니 가슴을 마구 주무르며 침대로 끌고가 함께 쓰러졌다. 스스로 생각해도 어설프기 짝이 없는 행동이었다. 왠지 부끄러워져 가슴을 주무르며 말했다.

“스테아는 처녀인데 참 능숙하네.”
“여왕 후보로 선정이 되면 종마를 기쁘게 하기위해 매일 연습을 한답니다.”
“연습? 어떻게?”
“환상을 경험할 수 있는 궁전에 가서 매일같이 자신과 똑같이 생긴 수컷과 섹스를 해요. 거기서 수컷을 기쁘게 하는 법을 연습하죠.”
“방금 조금 상상했어. 스테아가 둘이 엉켜있는 생각을 했더니 흥분돼.”
“서방님…”

스테아는 현석을 똑바로 눕히며 현석의 자지 위에서 무릎으로 몸을 지탱해 온 몸을 보였다. 가녀리고 새하얀 손으로 슬슬 자신의 보지 둔턱을 문지르기 시작했다. 천천히 요염하게. 그 보지 아래에서 현석의 자지가 꿈틀거렸다. 그 모습을 보며 스테아가 야릇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스테아의 이런 모습을 보면 기쁘신가요.”
“응… 예뻐, 스테아.”
“서방님은 이런 것을 좋아하시는 군요.”

그리고 고개를 돌리더니 예리나를 불렀다. 조금전 현석을 부를 때와는 비교도 되지않는 고압적인 목소리였다.

“거기서 천한 몸뚱이를 보여라, 다 벗지말고. 치마를 걷어올리고. 그래. 입으로 스커트 자락을 물어. 팬티를 완전히 벗지말고 허벅지에 걸쳐라. 서방님께 수치스럽고 음란하게 음부를 쓰다듬는 모습을 보이도록. 서방님의 귀도 즐겁게 해드려야하니 부끄러운 소리가 입에서 나온다면 감히 참지마라. 결코 구멍에 손을 넣어서는 안된다. 네 천한 막을 찢는건 네가 아니니까.”

예리나는 스테아가 명령한 그 모습대로 되어 스테아를 바라보며 보지를 문질렀다. 스테아가 오만하게 고개를 까딱 하자, 그 까딱인 방향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현석과 예리나의 시선이 부딪혔고 예리나가 얼굴을 붉혔다. 예리나의 입에서 가느다란 신음이 흘러나오고 보지가 젖어가는 것이 보였다. 짧게 말할 때는 실감하지 못했는데 길게 명령하는 것을 들으니 자신에게 말하는 것과는 극과 극을 달리는 차이가 있다는 것을 현석은 깨달았다.

스테아는 이제 허번지를 천천히 내리며 몸을 낮추었다. 행여나 현석의 자지가 조그마한 고통이라도 느낄까봐 신중하게 삽입을 했다. 그러면서도 보지를 벌렁거리며 귀두를 자극해 최대한의 쾌락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 삽입은 부드러웠다. 현석은 스테아의 온기를 느끼며 고개를 돌렸다. 몸을 들썩이며 말했다.

“서방님, 항상 스테아를 보곤 하셨지요.”
“아, 알고 있었어?”
“그때마다 스테아는 젖어있었답니다. 가끔 서방님의 시선을 참지 못하고 서방님을 바라보았다가 몇번 눈이 마주쳤었죠. 부끄러워서 고개를 돌렸지만 그것만으로도 스테아의 몸은 음란하게 되어서…”
“그랬구나. 난 그냥 어쩌다 시선이 마주친 건 줄 알았는데. 사실 나도 야한 생각 했었어, 헤헤”
“다행이에요. 스테아가 이렇게… 음란해서… 읏… 싫어지신 것은 아니지요? 용기내서 고백하고 있는 거에요.”
“나를 보고 음란해졌다니까 기뻐.”
“응… 앗… 행복해요.”

스테아가 허리를 빙글 돌리며 오르내리자 현석은 또 얼마 참지 못하고 싸버렸다. 이쯤되니 민망해 죽을 것 같았다. 스테아는 빙긋 웃으며 일어나 현석의 옆에 눕자 그가 팔을 벌려주었다. 스테아는 머리를 들어 그가 내민 팔을 베며 바짝 붙었다.

“자상하셔…”

스테아가 감동해서 눈물을 뚝뚝 흘리자 현석이 당황하며 말했다.

“우, 울지마. 앞으로 이런건 얼마든지 해줄게.”
“정말요?”

귀엽게 고개를 내밀며 묻는 스테아에 현석의 얼굴이 벌개졌다. 입술을 내밀어 앙증맞은 그녀의 입술에 쪽쪽 소리내서 두번 뽀뽀해준 뒤 말했다.

“약속.”
“기뻐요.”

스테아는 그의 옆에서 머리를 비비며 행복해하다가 머리를 들고 예리나를 향해 또 고압적인 말투로 말했다.

“천박하기 짝이 없는 꼴이군. 와서 서방님의 은혜로운 기둥에 네 천한 구멍을 들이밀거라. 행여라도 서방님께 작은 고통이라도 들였다간 혓바닥을 뽑아내고 사지를 손으로 뜯어낼 것이다. 자, 뭐하느냐. 이분께 네 처음을 드리지않고.”

냉기를 풀풀 날리며 살벌하게 말하는 스테아를 보니 진담인 것 같았다. 현석은 입을 쩍 벌리며 스테아를 바라보았더니, 스테아는 헤헤 웃으며 다시 그의 품에 머리를 비볐다. 잠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던 현석이 물었다.

“스테아는 예리나를 싫어하니?”
“아니오, 서방님. 스테아는 예리나를 무척 아낀답니다. 예리나와는 함께 여왕 후보였던 아이고, 다른 여왕 후보들은 모두 죽어버렸기 때문에… 다른 어떤 악마들보다 소중해요.”
“아니, 엄청 무섭게 말하길래. 내가 맞게 느낀건가? 방금 그거 진담이지?”
“물론이죠. 아무리 스테아가 아끼는 것이라도 서방님께 해를 끼치면 용서할 수 없어요. 스테아는 서방님을 사랑하니까요.”

현석은 아연해졌다. 자신의 자지 위를 천천해 내려앉는 예리나의 감각이 느껴졌다. 별로의 지시가 없었기에 스커트는 여전히 입에 물고 있었는데 굉장히 섹시했다. 스커트를 문 입에서 고통섞인 신음이 나오며 입이 벌어졌고 스커트가 떨어졌다. 그리고 스커트가 떨어지며 드러냈던 보지를 가렸다.

“너! 감히 서방님의 감상을 방해하다니!”

일어나려는 스테아를 현석이 급히 안았다. 스테아는 그의 손길에 순종하며 도로 팔베개를 하며 누웠다.

“스테아 진정해. 내가 기쁘길 원하지?”
“네, 서방님.”

아무래도 기쁘면 기쁘다고 빨리 빨리 말해주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한 현석이었다.

“보지가 보이는 것도 좋지만, 저것도 나쁘지않아. 자연스럽게 통증을 느끼며 떨어트리면 뭐랄까 귀여워보여. 그리고 저렇게 예리나가 겁에 질려서 허리를 흔들고 있지?”
“네.”
“저렇게 겁먹고 알랑떠는 걸 보니 쾌감이 밀려와.”
“그럼 저것을 계속 겁먹게 해둘까요?”
“아니, 그러니까 내말은 예리나가 자연스럽게 내버려두라는거야. 그건 그것대로 즐길 수 있으니. 다 똑같으면 재미없거든.”
“서방님이 그러시다면 저도 좋아요.”

예리나가 헐떡거리며 허리를 흔들자 현석이 또 한번 정액을 토해냈다. 예리나가 조심스럽게 자신의 몸을 빼내고 옆에 무릎꿇고 앉아 다음 명령을 기다렸다. 현석은 이제 분위기에 조금 익숙해져서 자신이 명령해도 괜찮으리라 생각했다.

“자, 두사람 위치 바꿔. 이상하게 오늘은 싸도 잘 일어나고 그러네. 평소에는 두세번 싸면 완전히 멈췄었는데.”

예리나가 현석의 품에서 팔베개를 베었고 스테아가 꼿꼿해진 자지를 다시 보지에 품으며 말했다.

“그… 건… 읏… 서방님께서 이제… 종마가 되셨기 때문에… 악마와 섹스하는 것만으로도 악마도 서방님도 체력이 회복되고 도리어 강해져요. 지구에 유폐되며 많은 힘을 잃었지만 저도 점점 다시 힘이 쌓이고 있어요.”
“그렇구나. 잘됐다. 그럼 스테아는 이제 내가 싸더라도 빼지말고 절정에 갈 때 까지 계속 섹스해. 자지가 죽으면 일어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계속 움직여.”
“아… 서방님. 천한 몸뚱아리까지 배려해주시고… 행복해요. 명심할게요.”

스테아가 허리를 다시 놀리며 현석에게 쾌감을 주기위해 움직였다. 현석은 이제 그녀가 가는 표정을 볼 수 있겠다 기대하며 다시 말했다.

“그리고 내 쾌감보다는 스테아의 쾌감에 집중해서 움직여. 기뻐하는 모습 보고싶네. 또, 지금부터는 내가 이름을 부르는 사람만 대답을 하도록 해. 내가 부르지 않은 사람은 대답하지 않는거야. 두사람 다 알겠지?”
“네, 서방님.”
“명심하겠나이다, 종마시여.”
“우선 예리나. 일단 아까처럼 다시 반말해.”
“그, 그런 무례를 범할 수는 없습니다.”
“왜? 아까는 잘 했잖아.”
“그때는 여왕과 계약을 하기 전이었지만 이제는 신분이 틀리십니다.”
“내가 허락할게, 나한테 존대하는 사람은 스테아만. 스테아의 입으로만 그런 특별한 말투를 즐기고 싶어. 괜찮지, 스테아?”

스테아는 허리를 돌리면서 얼굴을 발그레 붉혔다. 오직 자신만 ‘특별’하게 하고싶다는 말에 기쁨을 느낀것이다.

“네, 서방님.”
“좋아, 다시 예리나. 아까 계약 때 뛰어들려 했던건 뭔가 문제가 있어서였나?”
“그… 전례에 없는 계약 내용이라 그랬… 어. 여왕은 자신의 계약 내용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는데 ‘몸과 마음을 바치고 복종한다’는 계약을 한 여왕은 없었기 때문이...야.”
“그래? 그럼 계약은 얼마나 절대적이야?”
“자기 의사로는 따를 수 없어. 무조건 지켜지게 되어있어. 마음속에 법칙으로 세겨지는거야.”
“음, 그럼 스테아를 향한 내 사랑도 그래서 그런건가? 죽을 만큼 사랑스러운데, 하하.”
“그, 그렇지않습… 그렇지 않아…! 계약이란건 말그대로 내용만 지켜지면 되는거야. 정도는 아무 상관도 없어. 쥐꼬리만큼이라도 사랑하기만 한다면 계약때문이겠지만 그 이상은 본인의 마음이야.”
“스테아, 기쁘구나. 그럼 이정도로 순종적인건 네 마음이라는거네?”
“네, 서방님. 평생...하아...을 기쁘게 해...웃…드릴…읏...께요…”

대화도중 몇번이나 스테아의 안에 쌌지만 자지는 계속 일어났고 이제 스테아의 헐떡임이 깊어져갔다. 현석은 그 표정을 보며 만족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제 카드 소환을 하러 갔는데 모두들 거절하더라고. 거절한 정도가 아니라 분노를 표출했지. 왜 그런지 아니, 예리나?”
“그들은 모두 천계쪽 진영에 가담한 인간 영웅들이야. 징병소는 일종에 그들을 가두는 감옥이지. 그러니 분노할 수 밖에. 욕망으로 찍어눌러 굴복시켜야 하는데 종마의 욕망이 아직 모자랐기 때문일거야.”
“욕망은 어떻게 늘리는데?”
“많은 것을 이루면. 예를들면 지금도 욕망이 처음보다 훨씬 커졌어. 비교도 안될만큼. 여왕님과 나를 다양하게 함락시키면서, 그때마다 욕망을 이루면 더 커다란 욕망이 생기지.”
“오호... “

그때 스테아의 온몸이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 처음 맞이하는 쾌락의 맛에 어쩔줄 몰라하며 몸을 이리저리 비트는 모습이 퍽이나 귀여웠다.

“꺄아아악, 아앗…. 아악…. 으읏… 흐으으윽…. 으으으…..”

마침내 몸을 현석 위에 떨구며 가녀린 몸을 꿈틀꿈틀 거렸다. 현석은 가슴저리게 몰려드는 정복감을 느꼈다.

“예리나, 지금도 커졌어, 내 욕망?”
“맙소사… 말도 안돼. 이렇게 욕망이 커진걸 본건 처음이야. 악마보다 더 한데.”

현석은 심적으로도 자신이 좀 변했다고 생각을 했다. 조금전까지만 해도 스테아가 가면 예리나의 의사를 물어보고 갈때까지 섹스를 할 생각이었지만, 이제는 예리나의 생각이 필요치 않았다. 스테아의 한쪽 어깨를 잡고 조금 당기자 스테아가 현석의 위를 기어왔고, 보드라운 그녀의 피부가 쓸고가는… 특히 봉긋한 가슴이 스쳐가는 기분이 아주 좋게 느껴졌다.

“예리나, 스테아처럼 갈 때까지 섹스해.”

행복한 표정으로 자신을 올려다 보는 스테아의 얼굴을 쓰다듬다가 그녀의 양 겨드랑이를 잡고 얼굴 위치를 딱 마주볼 수 있게 당겼다. 생각보다 쉽게 당겨졌는데 확실히 힘이 강해진 모양이었다. 자지는 이제 예리나의 보지를 만끽하기 시작했다.

“스테아.”
“네, 서방님.”
“다른 여자와 내가 섹스하고 있어도 별 감정이 없니? 그러고보니 예리나의 처녀를 찢은 것도 네가 시켜서였지.”
“예리나는… 특별해요. 저와 같은 여왕 후보였기 때문에. 다른 비천한 것이 서방님의 몸을 탐한다면 죽여버릴지도 몰라요. 저는 사실… 여왕이 되기 전까지는 질투의 악마였어요. 질투심이 아주 강해요. 예리나만 허락한 거에요.”
“나의 허락을 구하기 전까지는 절대로 내가 원한 여자를 해해선 안돼.”
“아… 서방님이… 원하신다면…”

스테아는 슬픈 표정을 짓다가 현석의 얼굴 옆에 자신의 얼굴을 숨겼다. 현석이 그녀의 머리를 다시 들어올리게 해 그 표정을 감상했다.

“스테아… 사랑스러워. 표정을 계속 보여줘.”

슬퍼하는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뚝뚝 현석 얼굴 위에 떨어졌다. 스테아에게 자꾸 더 많은 것을 원하게 되는 자신을 느꼈다. 욕망이 커진다는건 이런거군.

“스테아, 악마는 욕망을 볼수있나보지? 커졌다는걸 내게 알려주는 걸 보면?”
“네, 주인님.”
“내 욕망중에 뭐가 제일 큰지 볼 수도 있어?”

스테아의 얼굴이 붉어졌다. 현석의 욕망 중에 가장 거대한 것은 스테아에 대한 것들이었다. 거의 대부분이 스테아의 것이었고 아주 일부만이 다른 여자들에 대한 흥미였다.

“겁 먹지마.”
“네....”
“스테아, 오늘 섹스로 아기가 생겼을까?”
“저희는 마계가 아니면 임신을 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마계로 돌아가야하는 거에요. 새끼가 가장 양분을 많이 먹고 안전하게 있을 수 있는 곳이 마계이기 때문이죠. 저희 악마에게는 번식이 굉장히 중요해서 저희 몸은 그런 식으로 되어있어요.”
“얼른 마계로 돌아가야겠군.”
“저희는 종마를 구한 뒤 십년정도면 돌아갈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더 빠를지도 모르겠어요. 서방님의 욕망도 빨리 커지고… 저희의 힘도 빨리 회복되고 있어요.”

거친 숨소리가 들렸다. 점점 절정에 도달해가는 예리나의 호흡소리였다. 현석은 그 쾌락을 즐기며 스테아의 항문을 문질거렸다. 스테아가 조금씩 몸을 비트는게 재미있었다. 조금 궁금해져서 손을 코에 가져갔다. 나쁜 냄새는 별로 나지 않았다.

“음? 예상 외의 냄새인데.”
“그… 저희는 음식을 먹지 않아서 배설을 하지 않아요. 항문은 그저 쾌락을 위한 기관일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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