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비윤리적인 내용과 묘사를 담고 있습니다.현실에서 이런 행위는 범죄행위입니다.현실과 환상을 구분해주시기 바랍니다.내용에는 SM,강간,고문등이 있을수 있습니다.]
64.농락당한 것을 깨달은 쥬하텐
"으그그그......."
치엔터는 갑작스러운 군동원과 관련되서 자신에게도 같은 시간에 전달하기도 되어 있던 밀서를 받아보고나서 황당해서 미칠 지경이었다.치엔터는 이순간 자신이 정말 주군을 제대로 선택했던건지조차 후회가 일 정도였다.
"이런 커다란 일이라면 미리 설명이라도 해줬어야 할거 아닙니까!그리고 이런 처리방식으로는 만약 중대한 문제가 생길경우에는 더 큰일이 벌어질수도 있습니다!"
애초에 이 밀서는 아크가 정해진 시간이전에 귀환하거나 따로 연락이 있을 경우에는 계획이 백지화되는 거고 아무 연락이 없으면 일을 그대로 진행하라고 되어 있었다.그런데 이런 방식으론 아무 연악이 없었던게 정말로 사정이 괜찮아서 연락이 없는건지 연락을 못할 정도로 사정이 곤란해서 연락을 못하는건지 구분할 방법이 없다.
"이런 건줄은 미처......."
실비아가 약간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치엔터에게 변명했다.원래 여기있는 부인들중 황후인 사라,아테나,이리나,캐서린이 부인들사이에서 위치로는 가장 높고 나이로는 엘프중 연장자인 아그네스가 연장이지만 이중 아테나가 실비아를 윗사람으로 대접하다 보니 아크의 부인들중에는 엉뚱하게도 실비아가 언니비슷한 위치라는 기괴한 관계가 은연중 당연시되고 있었다.(한마디로 상하관계는 콩가루............)이번에 아크의 대역까지 맡아서 치엔터의 잔소리를 들어야 했던 실비아는 제대로 변명할 말을 찾지 못하고 마치 당황스러워하고 있었다.
"마마께 드리는 말씀이 아니라......."
아크의 부인들한테 따져봐야 무슨 소용이겠나?황제의 철없는 행동때문에 골치를 썩고 있던 치엔터는 돌연한 상황변화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신중히 계산해보기 시작했다.
"유사이래 가장 간단한 정복이 될지도 모르겠군."
아크의 계획대로만 된다면 이제 실질적으로 크기에 비해서 유란대륙제일의 부를 자랑하던 국가 메디아가 항복해올지도 모른다.하지만 철두철미한 성격의 치엔터는 계획보다 너무 앞서는 진행도 그리 반가운일은 아니었다.사실 여태까지의 전쟁전략에서도 아크는 마린을 자신의 딸로 인정하기를 거부한 로푸스5세를 고통스럽게 만들어주기 위해서 로키안공략에만 뜸을 들일 뿐 다른 나라들의 경우 일단 속전속결로 승부를 보고 나서 통합작업을 진행하자는 생각이었지만 치엔터는 순차적인 공략을 선호했다.사실 급작스런 플로린합병도 치엔터로서는 엄청난 속도 위반이었다.마침 신성교국에서 보내온 연락때문에 또 고민하고 있던 치엔터는 상상을 초월한 진행속도에 치엔터는 골치가 아파왔지만 곧 마음을 바꿨다.
"이미 벌어진 일은 어쩔수 없다.내입맛대로 일이 진행된다고 해서 모든 것이 이상적으로 처리되란 법은 없고 이제 내가 할일은 최대한 뒷받침을 하는 것뿐이다."
치엔터의 성격은 주먹구구식으로 일이 진행되는것은 보고 있을수 없었다.이미 일은 진행되고 있었고 이제는 성공을 전제로 준비를 하는 것만이 자신의 할일이었고 아크의 계산대로 된다면 갑자기 자신을 골치아프게 만든 신성교국에 대한 대처방법도 더 넓어질수 있었다.그는 즉시 유리아전체의 행정관인력들에게 즉각 비상을 걸었다.이미 플로린의 인수작업만으로도 업무는 한계에 달할 지경이었지만 치엔터의 성격으로는 주먹구구식의 일처리는 용납할수 없었다.한편 동이트는 것과 동시에 메디아국경으로 이동하는 유리아군의 동태는 메디아의 정보원들에 의해서 마법통신으로 실시간으로 전달되어 메디아에는 즉각 비상이 걸렸다.
"준결승전 제1시합!<백합>용병단의 단장 커크 대 로키안의 황태자 쥬하텐!선수들 입장해주십시오!"
사회자의 개회선언에 쥬하텐은 얼굴을 찌푸렸다.원래 공식적으로 귀족제도가 없는 나라인 메디아에서 용병들을 위해 열리는 이 무투회에서는 상대방의 신분과 위치를 공표할때 존칭을 못 쓰게 되어 있다.하지만 나름대로 자부심이 강한 쥬하텐은 자신과 천한 용병을 동등하게 호명하는 이런 방식이 가뜩이나 기분좋지 않던 판에 어제는 그수모까지 당한 판이라 주변의 모든 것이 맘에 들지 않았다.거기다 어제 갑자기 쳐들어온 루앙이란 마법사에게 들은 소리도 신경이 쓰였다.
"너!유리아의 개냐?"
어제 루앙이 이자가 아크라고 한것을 그는 믿을수가 없었다.
사실 단순한 추리를 해봐도 이것은 확률이 일단 꽤 높은 일이었다.일단 어제 어스브링거를 무력화시킨 두여자는 마스터급의 능력을 보유하고 있었다.그런데 현재 대륙에 공식적으로 여성들중 마스터급의 능력자들은 모조리 아크의 여자들이고 이여자들이 아크의 여자들이라면 여자들 주변에 있는 남자는 저 용병단의 단장하나 뿐인데 황제의 여자 주변에 가까이 밀착해있을수 있는 남자가 얼마나 될까?
이 추리에는 이미 대륙통일을 눈앞에 두고 있는 황제가 적국에 직접 잡입한다는 비상식적인 전제가 필요하지만 아주 불가능한 것도 아니었다.그러나 쥬하텐의 고집이 이런 것을 인정하는 것을 거부하게 만들었다.자신이 영웅이 될 운명을 타고 났다고 굳게 믿고 있던 쥬하텐은 자신이 아크의 여자들에게 농락당했다는 것을 믿기가 싫었다.사실 그 추리는 쥬하텐의 부하들중 몇몇도 하고 있는 것이었지만 그말을 직접 들은 쥬하텐은 아예 어제 자신을 묵사발을 만들었던 여자들이 마스터급이라는 것도 거부하고 뭔가 속임수에 당했다고 자기 합리화를 시키고 있었던 것이었다.
"흥,기껏해야 하프엘프의 피가 들어간 들어간 잡종놈이니 하는짓마다 더러울수밖에 없겠지.하지만 그것도 이제 끝이다.아주 박살을 내주마!"
"어디나 이런놈들이 있다니까,제가 한짓은 따져볼것도 없이 다 정당하고 남이 하는 수작은 더러운거라는........."
아크는 쥬하텐의 한심한 언동에 화가 나기보다 어이가 없어서 입가에 미소를 흘렸지만 그런 것이 오히려 쥬하텐을 열받게 만들었다.시합시작신호와 동시에 쥬하텐은 어스브링거의 마법으로 아크를 끝장내주려고 했다.그러나......
"앗?"
"왜 그러시나?검이 선택을 받은 영웅나으리."
시합시작신호와 동시에 마법검을 쓸 틈도 없이 아크는 어느새 쥬하텐의 앞으로 다가와 얼굴을 들이대고 있었다.그 스피드에 놀라 쥬하텐은 검을 뽑지도 못하고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그대로 몸이 굳어 버렸다.마법아이템들의 마법사용은 마법사가 주문을 사용하는 것보다 훨씬 발동이 빠르다.그리고 일반적인 무투회와는 달리 메디아의 용병무투회는 투척병기를 사용하는 용병들을 위해서 시합시작시에 서로간에 상당한 거리를 두고 대결을 시작하게 되어 있다.그런데 마치 처음부터 딱 붙어서 시작한 것처럼 어느새 자신의 앞에 다가와 있는 아크의 움직임에 쥬하텐은 얼어붙어 버렸다.
"이익......"
"왜 그러시나?어서 그 위대한 마법검의 위력좀 보여주시지?"
마법아이템은 써클이 올라갈수록 좀더 범위의 조절도 자유롭다.일반적으로 공격마법은 어느정도의 거리를 두고 사용하지 않으면 그 여파에 자신도 다치고 마는데 써클이 올라갈수록 가까운 거리에서도 위력이 강하면서 정밀한 공격이 가능해지는 것이다.어스브링거는 그 이름값에 걸맞게 거의 바로 앞의 상대에게조차 마법을 작렬시킬수 있을 정도였지만 이렇게 코앞에 맞닿아 있는 상대한테 공격을 했다간 그야말로 자폭에 불과하다.거기다 상대방이 어스브링거의 손잡이에 손을 얹고 있어 아예 검을 뽑을수도 없었다.쥬하텐은 어떻게든 상대방을 뿌리치고 검을 뽑으려고 했지만 아예 검이 뽑히지도 않으니 별 도리가 없었다.
"원래 조금더 무대에 올라가 있어야 했지만 네놈의 오버액션이 화려한 순간을 끝나게 한거다.이제부터 네게 남은 건 끝까지 추락하는 것 뿐이야."
"뭣이!"
분통이 터진 쥬하텐은 찰싹 달라붙어 있는 상대방을 주먹으로라도 치려고 했지만 어느새 상대방은 떨어져 있었다.하지만 이제 거리를 둔만큼 검을 뽑아 마법을 사용할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한 쥬하텐은 당장에 어스브링거를 뽑으면서 마법으로 아크를 얼려버리려고 했지만 뜻밖에 마법은 발동하지 않았다.
"어?"
"왜 그러나?검이 운명을 선택한다고 굳게 믿고 있는 모양인데 아무래도 검이 자네를 버린 모양이군,이제 어떻게 할건가?"
"다,닥쳐랏!"
쥬하텐은 다시 화염계와 풍계마법을 연거퍼 사용하려고 했지만 마법은 발동하지 않았다.원래 마법아이템이란 기본적으로 어떤 조건을 맞추어주면 기계적으로 마법이 발동하는 형식과 주인으로 인정된자만 마법을 사용할수 있는 방식으로 나뉜다.(*1)아크는 로키안에 분란을 일어나게 하기 위해서 두번째방식인 어스브링거를 넘겨줄때 처음 발견한자가 사용할수있도록 조건을 걸어두었고(*2) 방금 검에 손을 얹으면서 사용을 중지시켜버린 것이었다.
"주,죽어엇!"
마법을 사용못하게 된 쥬하텐은 미치광이처럼 마치 몽둥이 휘두르듯 검을 도끼휘두르듯이 아크에게 내리쳤지만 그런 공격에 맞아줄 아크가 아니었다.
"이이익....."
"조금 검을 가르쳐주지."
어스브링거를 마치 미끄러뜨리듯이 튕겨내버린 아크의 검을 본 쥬하텐은 기가 막혔다.아크는 검에 검집을 씌워놓은 상태로 쥬하텐의 검을 막아낸 것이었다.
"아무리 그때 식장에도 안 나왔다지만 마법좀 사용했다고 나를 못 알아보니 섭섭하군."
쥬하텐은 아크의 말에 등골이 오싹해졌다.그렇게 인정하지 않으려고 했던 일이 현실로 닥쳐온 것이었다.
"네,네놈.......정말 아크란 말이냐?"
"오호,네 머리도 그래도 제구실을 할때가 있었던가 보지?맞춰준 배역도 제대로 못하고 멍청한 짓만 하길래 네놈한테는 머리라는게 생각하는 기능이 제외된 장식품인 줄로만 알았는데 말야."
"배,배역?무슨 헛소리냐!"
"바로 지금의 네 모습은 내가 만들어준 거란 뜻이다.검이 내 운명을 선택해줄거라고 믿은 얼간아."
"뭐?!"
쥬하텐은 아크의 말에 깜짝 놀라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그러나 아크는 인정사정이 없었다.검집을 씌운 마리우스로 마치 몽둥이 휘두르듯이 검을 휘두르는 아크에게 정수리를 얻어맞은 쥬하텐은 철퇴에라도 맞은 듯 몸을 비틀거렸다.분명히 투구위로 맞았는데 머리속이 완전히 뒤집혀버린 것처럼 정신을 차릴수가 없었다.
"으으........"
"넌 그때 마린을 자매로 인정할수 없다고 식장에도 나오지 않았었지?거기다 자매로 인정한다던 쟌느까지 가련한 처지가 되니 네놈의 노리개로 삼으려고 했고,레이라까지 건드리려고 했겠다?난 네 걸 찝쩍대는 인간은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
과거에 아크가 대륙평화회담 참가시에 마린을 정식으로 로키안의 공주로서 맞이할때 간소한 규모지만 로키안에서 예식을 올렸었다.(3부27편참조)하지만 당시 다른 황족들은 억지로라도 참가했었는데 쥬하텐만은 더러운 하프엘프여자의 잡종을 황족으로 인정할수 없다고 나오지 않았고 내심 기분이 나빳던 로푸스5세도 아들의 행위를 묵인했었던 것이었다.
"하긴 네 형제들은 모두 네 아비란 자를 절망에 빠뜨리는 도구로 쓰이게 될 운명들이니 너보다 별로 나은 처지도 아니다.그러나 너는 거기에 더해서 바로 네집안의 처절한 파멸의 도구요,그 시작이 된다."
천천히 다가오는 아크를 바라보며 뒷걸음질치던 쥬하텐은 자신이 완벽하게 아크에게 농락당해왔다는 것을 드디어 깨달았다.쥬하텐은 이를 악물고 아크에게 덤벼들었지만 아크는 그런 쥬하텐을 비웃는 눈초리로 쳐다보고 있었다.
"조금만 참으렴.이제 어떤일이 있더라도 너를 낫게 해주마."
한때 플로린제국의 최강검사였지만 조국에 배반당하고 떠돌이신세가 되었던 비운의 검사,라인하르트는 병색이 완연한 열대여섯살 정도의 어린 소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비통한 표정을 지었다.소녀는 애써 라인하르트에게 고맙다는 표정을 지어 보이고는 다시 정신을 잃었다.그런 소녀의 상태를 옆에 서 있던 털보남자가 달려들어 살펴보더니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제는 완전한 치료를 하지 못하면 한 5,6일정도가 한계입니다."
"내 목숨을 걸고라도 <대지의 심장>을 얻고 말겠네."
"장군님,하지만........"
라인하르트의 부하였던 로케네스는 결연한 표정을 짓는 라인하르트를 보면서 속에서 한숨이 절로 나왔다.고급의 전력은 드문 용병들의 대회인만큼 라인하르트라면 능히 우승할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어떻게 된게 이번 대회에는 초강자들이 너무 많았다.준결승에서 만날 레이라는 같은 익스퍼트최상급이니 어떻게 한다고 해도 결승전에서 만날 상대는 아무래도 마스터급의 강자일지도 몰랐다.설사 그렇지 않다고 해도 7써클의 마법을 사용할수 있는 강력한 마법검인 어스브링거를 가지고 있는 쥬하텐도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이아이를 구하지 못하면 차라리 내가 죽고 말겠네.그렇지 않으면 내가 죽어서 프로바크를 무슨 낯으로 보겠나?"
라인하르트는 원래 플로린에서 사형당할 위기에 처했지만 그의 심복인 프로바크가 라인하르트의 어린 막내아들을 먼저 구해낸다음 이목구비가 자신의 상관과 많이 닮은 점을 이용해 간수를 매수하여 자신과 라인하르트를 바꿔치기했었다.결국 형장에서 죽은 것은 프로바크였고 라인하르트는 나중에야 그것을 알고 자신을 위해서 죽은 부하를 위하여 통곡하며 프로바크가 유언으로 부탁한 외동딸과 자신을 구하기 위해서 힘을 합쳤던 심복부하들을 데리고 대륙중앙부의 녹색산맥의 험지에 은거했다.녹색산맥을 장악하고 있던 엘프,드워프,호빗들의 이종족은 비록 플로린과 적대관계를 선언하고 유리아와 동맹을 맺고 있었지만 다행히 라인하르트는 이종족노예화가 심했던 플로린에서 고초를 겪던 이종족들이 녹색산맥으로 이주할때 몇번인가 도움을 준적이 있었고 그때문에 이종족들은 그가 녹색산맥에서 숨어지내는 것을 인정해주었다.
부하들은 이렇게 된 이상 유리아에 투항하자고 했지만 세상사에 관심을 잃은 라인하르트는 산맥에서 야인으로 은거하고자 했는데 돌발상황이 생겨버렸다.
우연히 과일을 따러 나갔다가 길을 잃고 산을 해매던 프로바크의 딸 브리지트가 몬스터 코카트리스(*3)에게 걸려 몸의 3분의 1이 석화되어버리는 액운을 당한 것이었다.마침 뒤늦게 나마 라인히르트가 코카트리스를 쫓아버렸으나 차츰 하반신부터 몸이 석화되어 가는 브리지트의 모습을 보며 라인하르트는 비통함을 금할수가 없었다.그런대로 이런일에 강한 엘프들에게 도움을 청하고도 싶었으나 이 코카트리스의 석화는 엘프들로서도 감당하기 힘든 강력한 능력이었고 아직 동방의 인간들과 전쟁중인 엘프들에게 숨어사는것을 눈감아주는것도 모자라 더 도움을 청하기도 라인하르트로서는 곤란했다.
결국 라인하르트는 산중생활을 끝내고 메디아로 내려가 그곳에서 부하들과 함께 소규모용병단을 만들어 돈을 번다음 신관이나 마법사들에게 부탁해서 브리지트의 몸을 치료하려고 했지만 뜻대로 되지가 않았다.상업국가인 메디아라 신관들과 마법사들도 돈맛에 물들었는지 이들은 희귀한 증상인 석화를 당한 브리지트를 봉으로 여기는지 증상의 진전을 어느정도 막을 뿐 이핑계,저핑계로 돈을 뜯어가면서도 계속 라인하르트에게 돈을 요구했다.그나마 제대로 증상의 악화라도 막았으면 좋았는데 마지막에 손을 본 마법사가 처치를 잘못하는 바람에 이제 석화의 증상은 고급레벨의 신성력을 가진 고위신관의 해독주문또는 대마법사급의 주문이 아니면 효과를 볼수 없게 되어 버렸다.어처구니없는 상황에 발을 동동 구르던 라인하르트일행에게 희망처럼 다가온 것이 바로 이번 무투회의 상품인 어떤 극독이나 저주도 해결해 준다는 <대지의 심장>이었던 것이다.
목숨을 걸고 생명의 은인의 혈육을 구하기 위해서 결심을 다지는 라인하르트를 지켜보면서 부하들은 상관에게 신의 가호가 따르기를 기원할 뿐이었다.
"커헉!"
검집을 씌운 아크의 마리우스에 허리를 적중당하는 순간 쥬하텐은 목구멍으로 넘어오는 찝찔한 맛의 액체를 뱉어 내면서 증오에 찬 눈초리로 아크를 노려보았다.분명히 검집째로 갑옷위를 두들겨맞고 있었지만 소드마스터인 아크는 그 타격을 고스란히 갑옷속으로 전달시키며 쥬하텐의 육체를 부숴놓고 있었다.
"이따위로 간단한 움직임으로 어린애라도 벨수 있겠나?"
"닥쳐엇!"
미치광이처럼 돌진해오는 쥬하텐의 돌격을 피하면서 아크가 발을 걸자 쥬하텐은 다시 바닥에 내동댕이처졌다.
"뭐,그래도 저정도면 어제보단 약과군."
"저 자식,정말 병신새끼였구만.도대체 로키안에서는 어떻게 저런 새끼를 영웅으로 만들어볼 생각을 한걸까?"
바닥에 쓰러져 있는 쥬하텐의 귓가에 구경하는 용병들이 들으라는 듯이 수근대는 소리가 들려왔다.사실 상처는 어제 리사와 레나에게 당한 것에 비하면 별것 아니었다.그러나 모든 진상을 알게 된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된 현실에서 느껴지는 모멸감은 쥬하텐을 어제보다 훨씬 비참하게 만들었다.
"으아아악!"
절규하면서 덤벼드는 쥬하텐이었지만 이런 쥬하텐을 상대하는 것은 아크로선 어린애 팔비틀기와 다를게 없었다.다시 쥬하텐의 검을 피하고 어깨를 후려치면서 아크가 이죽거렸다.
"이렇게 예비동작이 뻔해서야 아무리 검이 빠르고 현란해봐야 무슨 소용이겠냐?좀더 노력해봐."
"크아아아!네놈이.....네놈이......."
마치 검을 차근차근 가르치듯이 조용히 말하는 아크의 한마디한마디가 쥬하텐에겐 모멸감으로 다가왔지만 아무리 쥬하텐이 거칠게 덤벼들어 봐야 아크에게는 놀림감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커헉!"
아크에게 복부를 얻어맞은 쥬하텐은 바닥에 무릎을 꿇으면서 그대로 쓰러졌다.겉으로 보기에 쥬하텐의 갑옷은 멀쩡해보였지만 쥬하텐은 속으로 완전히 골병이 들어 있었다.마음은 어떻게든 몸을 일으켜 아크에게 한방먹이고 싶었지만 도저히 뜻대로 팔다리가 움직여주지 않는 쥬하텐을 바라보면서 아크가 말했다.
"맛이 어떠냐?어제 레나와 리사가 너무 화려하게 해버려서 최고의 맛을 보여주지 못하는게 유감이야.어제 그정도로 당했으니까 이정도는 별것 아니지?"
"네놈,네놈........"
몸을 움직일수 없는 쥬하텐은 증오의 눈초리로 아크를 노려보았지만 아크는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쥬하텐의 심장을 완전히 뒤집어놓는 아크의 비아냥이 계속되었다.
"어스브링거는 좀더 너한테 맡겨주지.이제 마법도 발동못하는 마법검을 들고 가도 네놈을 사람들이 구국의 희망으로 봐줄까?절망의 나락으로 빠질 네 애비를 못봐서 유감이군."
"크아악!"
"다시한번 고국에서 나락에 떨어질 기회를 주기 위해서 숨통을 이번에는 붙여주지.이제 잠이나 자라구."
절규하는 쥬하텐의 가슴을 아크가 그대로 내리찍어버리자 쥬하텐은 그대로 졸도해버리고 아크의 승리가 선언되었다.귀빈석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던 메디아의 통령 그라치오니는 곧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버님,역시 저자가 ......."
"이제는 머뭇거릴 틈이 없다."
몬스터토벌을 마친 유리아군이 메디아국경으로 진군하기 시작했다는 정보원들의 급보에 메디아는 발칵 뒤집혔다.이제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아크와 부딪혀보아야 한다고 생각한 그라치오니는 잔뜩 긴장해서 굳어지려는 자신을 타이르면서 이제 쥬하텐에 대해서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대회장에서는 기절한 쥬하텐을 로키안의 수행원들이 들어와 부축해들어갔고 준결승 두번째 시합을 위해서 레이라와 라인하르트가 입장하기 시작했다.
<참조설정>
*1)정해진 주인만이 아이템을 사용할수 있는 경우는 먼저 스스로 아이템이 자아를 갖고 주인을 정하는 경우(에고소드같은 경우),조건에 맞을 경우 주인이 될수 있는 경우,전주인에게서 소유권을 물려받는 경우등이 있다.그리고 정해진 사람이 죽으면 수명을 다하게 되어 있는 아이템도 있다.
주인만이 사용할수 있는 아이템이 소유권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전주인을 잃었다가 새로 발견될 경우는 아이템이 스스로의 자아를 갖는 형태가 아닌 이상은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면 새로운 주인으로 인정받는다.단 이경우에는 아이템마다 주인으로 인정받는 조건이 따로 있을수 있다.어스브링거의 경우 뚜렷한 조건이 알려져 있지 않았는데 이탓에 쥬하텐은
*2)주인만이 사용할수 있는 아이템의 경우 허락한 상대방에게 빌려줄수 있는 경우도 있다.이때는 조건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지는데 가령 그냥 받고나서 곧바로 사용할수 있도록 정하느냐,아니면 방식을 지정할수 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4부에서 아크는 앤과 엘리자베스한테 축복의 목걸이를 맡겼었는데 그 목걸이를 아르와 줄리아가 훔쳐서 사용한 적이 있다.결국 하급신급에 달하는 신력을 가지고 있던 마리우스가 만든 아이템이 오히려 인간들이 만든 아이템보다 주의가 부족했다는 셈인데 이것은 애초에 마리우스가 이 아이템을 만들때 이걸 만들때 나중에 루시의 주인이 될자를 위해서 만든 정력용이었다는 것이 원인으로 위력에 비해서 마리우스는 이 아이템을 만들때 별 생각이 없었으며 여기서 마리우스라는 괴짜 하이엘프의 무대뽀 기질이...........
*3)코카트리스:닭의 머리와 몸뚱이에 날개는 박쥐고 꼬리는 도마뱀의 것을 갖고 있는 몬스터.부리에 쪼이거나 발톱에 찔리면 돌이 된다.
코카트리스의 경우 일반적으로 바실리스크의 별명으로 쓰일때도 있습니다.아마도 둘다 적을 돌로 만드는 능력이 있어서 이렇지 않나 싶은데 이건 어디까지나 제 짐작입니다.저는 다른 것으로 설정하고 원래 코카트리스는 몸에 닿으면 돌이 된다고 하는데 저는 위에 적은것처럼 부리나 발톱에 닿아야 석화되는 것으로 설정했습니다.
ps.저 참조설정에서 주인을 설정하는 방법중에 아이템이 스스로 자아를 갖는 에고소드말인데 사실은 모 판타지에서처럼 마리우스라는 검도 자아를 갖고 있어서 아크와 관계를 갖는 에피소드도 생각해본적 있었는데 처음부터 마리우스는 에고소드가 아닌데다가 뭣보다 검이름이 증조할아버지이름이라 어울리지가 않아서 결국 본편에선 그런 스토리는 사용되지 않았습니다.대신에 아크의 갑옷에 정령이 들어가서 역시 관계를 갖는다든가 하는 스토리도 구상해본적 있는데 이경우에 유령갑옷인 리빙메일하고 이미지가 겹쳐져서 포기........결국 이계통의 스토리계획은 매번 떠오르기만 했다가 어울리지가 않는다고 생각해서 완전히 폐기되었네요.^^
64.농락당한 것을 깨달은 쥬하텐
"으그그그......."
치엔터는 갑작스러운 군동원과 관련되서 자신에게도 같은 시간에 전달하기도 되어 있던 밀서를 받아보고나서 황당해서 미칠 지경이었다.치엔터는 이순간 자신이 정말 주군을 제대로 선택했던건지조차 후회가 일 정도였다.
"이런 커다란 일이라면 미리 설명이라도 해줬어야 할거 아닙니까!그리고 이런 처리방식으로는 만약 중대한 문제가 생길경우에는 더 큰일이 벌어질수도 있습니다!"
애초에 이 밀서는 아크가 정해진 시간이전에 귀환하거나 따로 연락이 있을 경우에는 계획이 백지화되는 거고 아무 연락이 없으면 일을 그대로 진행하라고 되어 있었다.그런데 이런 방식으론 아무 연악이 없었던게 정말로 사정이 괜찮아서 연락이 없는건지 연락을 못할 정도로 사정이 곤란해서 연락을 못하는건지 구분할 방법이 없다.
"이런 건줄은 미처......."
실비아가 약간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치엔터에게 변명했다.원래 여기있는 부인들중 황후인 사라,아테나,이리나,캐서린이 부인들사이에서 위치로는 가장 높고 나이로는 엘프중 연장자인 아그네스가 연장이지만 이중 아테나가 실비아를 윗사람으로 대접하다 보니 아크의 부인들중에는 엉뚱하게도 실비아가 언니비슷한 위치라는 기괴한 관계가 은연중 당연시되고 있었다.(한마디로 상하관계는 콩가루............)이번에 아크의 대역까지 맡아서 치엔터의 잔소리를 들어야 했던 실비아는 제대로 변명할 말을 찾지 못하고 마치 당황스러워하고 있었다.
"마마께 드리는 말씀이 아니라......."
아크의 부인들한테 따져봐야 무슨 소용이겠나?황제의 철없는 행동때문에 골치를 썩고 있던 치엔터는 돌연한 상황변화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신중히 계산해보기 시작했다.
"유사이래 가장 간단한 정복이 될지도 모르겠군."
아크의 계획대로만 된다면 이제 실질적으로 크기에 비해서 유란대륙제일의 부를 자랑하던 국가 메디아가 항복해올지도 모른다.하지만 철두철미한 성격의 치엔터는 계획보다 너무 앞서는 진행도 그리 반가운일은 아니었다.사실 여태까지의 전쟁전략에서도 아크는 마린을 자신의 딸로 인정하기를 거부한 로푸스5세를 고통스럽게 만들어주기 위해서 로키안공략에만 뜸을 들일 뿐 다른 나라들의 경우 일단 속전속결로 승부를 보고 나서 통합작업을 진행하자는 생각이었지만 치엔터는 순차적인 공략을 선호했다.사실 급작스런 플로린합병도 치엔터로서는 엄청난 속도 위반이었다.마침 신성교국에서 보내온 연락때문에 또 고민하고 있던 치엔터는 상상을 초월한 진행속도에 치엔터는 골치가 아파왔지만 곧 마음을 바꿨다.
"이미 벌어진 일은 어쩔수 없다.내입맛대로 일이 진행된다고 해서 모든 것이 이상적으로 처리되란 법은 없고 이제 내가 할일은 최대한 뒷받침을 하는 것뿐이다."
치엔터의 성격은 주먹구구식으로 일이 진행되는것은 보고 있을수 없었다.이미 일은 진행되고 있었고 이제는 성공을 전제로 준비를 하는 것만이 자신의 할일이었고 아크의 계산대로 된다면 갑자기 자신을 골치아프게 만든 신성교국에 대한 대처방법도 더 넓어질수 있었다.그는 즉시 유리아전체의 행정관인력들에게 즉각 비상을 걸었다.이미 플로린의 인수작업만으로도 업무는 한계에 달할 지경이었지만 치엔터의 성격으로는 주먹구구식의 일처리는 용납할수 없었다.한편 동이트는 것과 동시에 메디아국경으로 이동하는 유리아군의 동태는 메디아의 정보원들에 의해서 마법통신으로 실시간으로 전달되어 메디아에는 즉각 비상이 걸렸다.
"준결승전 제1시합!<백합>용병단의 단장 커크 대 로키안의 황태자 쥬하텐!선수들 입장해주십시오!"
사회자의 개회선언에 쥬하텐은 얼굴을 찌푸렸다.원래 공식적으로 귀족제도가 없는 나라인 메디아에서 용병들을 위해 열리는 이 무투회에서는 상대방의 신분과 위치를 공표할때 존칭을 못 쓰게 되어 있다.하지만 나름대로 자부심이 강한 쥬하텐은 자신과 천한 용병을 동등하게 호명하는 이런 방식이 가뜩이나 기분좋지 않던 판에 어제는 그수모까지 당한 판이라 주변의 모든 것이 맘에 들지 않았다.거기다 어제 갑자기 쳐들어온 루앙이란 마법사에게 들은 소리도 신경이 쓰였다.
"너!유리아의 개냐?"
어제 루앙이 이자가 아크라고 한것을 그는 믿을수가 없었다.
사실 단순한 추리를 해봐도 이것은 확률이 일단 꽤 높은 일이었다.일단 어제 어스브링거를 무력화시킨 두여자는 마스터급의 능력을 보유하고 있었다.그런데 현재 대륙에 공식적으로 여성들중 마스터급의 능력자들은 모조리 아크의 여자들이고 이여자들이 아크의 여자들이라면 여자들 주변에 있는 남자는 저 용병단의 단장하나 뿐인데 황제의 여자 주변에 가까이 밀착해있을수 있는 남자가 얼마나 될까?
이 추리에는 이미 대륙통일을 눈앞에 두고 있는 황제가 적국에 직접 잡입한다는 비상식적인 전제가 필요하지만 아주 불가능한 것도 아니었다.그러나 쥬하텐의 고집이 이런 것을 인정하는 것을 거부하게 만들었다.자신이 영웅이 될 운명을 타고 났다고 굳게 믿고 있던 쥬하텐은 자신이 아크의 여자들에게 농락당했다는 것을 믿기가 싫었다.사실 그 추리는 쥬하텐의 부하들중 몇몇도 하고 있는 것이었지만 그말을 직접 들은 쥬하텐은 아예 어제 자신을 묵사발을 만들었던 여자들이 마스터급이라는 것도 거부하고 뭔가 속임수에 당했다고 자기 합리화를 시키고 있었던 것이었다.
"흥,기껏해야 하프엘프의 피가 들어간 들어간 잡종놈이니 하는짓마다 더러울수밖에 없겠지.하지만 그것도 이제 끝이다.아주 박살을 내주마!"
"어디나 이런놈들이 있다니까,제가 한짓은 따져볼것도 없이 다 정당하고 남이 하는 수작은 더러운거라는........."
아크는 쥬하텐의 한심한 언동에 화가 나기보다 어이가 없어서 입가에 미소를 흘렸지만 그런 것이 오히려 쥬하텐을 열받게 만들었다.시합시작신호와 동시에 쥬하텐은 어스브링거의 마법으로 아크를 끝장내주려고 했다.그러나......
"앗?"
"왜 그러시나?검이 선택을 받은 영웅나으리."
시합시작신호와 동시에 마법검을 쓸 틈도 없이 아크는 어느새 쥬하텐의 앞으로 다가와 얼굴을 들이대고 있었다.그 스피드에 놀라 쥬하텐은 검을 뽑지도 못하고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그대로 몸이 굳어 버렸다.마법아이템들의 마법사용은 마법사가 주문을 사용하는 것보다 훨씬 발동이 빠르다.그리고 일반적인 무투회와는 달리 메디아의 용병무투회는 투척병기를 사용하는 용병들을 위해서 시합시작시에 서로간에 상당한 거리를 두고 대결을 시작하게 되어 있다.그런데 마치 처음부터 딱 붙어서 시작한 것처럼 어느새 자신의 앞에 다가와 있는 아크의 움직임에 쥬하텐은 얼어붙어 버렸다.
"이익......"
"왜 그러시나?어서 그 위대한 마법검의 위력좀 보여주시지?"
마법아이템은 써클이 올라갈수록 좀더 범위의 조절도 자유롭다.일반적으로 공격마법은 어느정도의 거리를 두고 사용하지 않으면 그 여파에 자신도 다치고 마는데 써클이 올라갈수록 가까운 거리에서도 위력이 강하면서 정밀한 공격이 가능해지는 것이다.어스브링거는 그 이름값에 걸맞게 거의 바로 앞의 상대에게조차 마법을 작렬시킬수 있을 정도였지만 이렇게 코앞에 맞닿아 있는 상대한테 공격을 했다간 그야말로 자폭에 불과하다.거기다 상대방이 어스브링거의 손잡이에 손을 얹고 있어 아예 검을 뽑을수도 없었다.쥬하텐은 어떻게든 상대방을 뿌리치고 검을 뽑으려고 했지만 아예 검이 뽑히지도 않으니 별 도리가 없었다.
"원래 조금더 무대에 올라가 있어야 했지만 네놈의 오버액션이 화려한 순간을 끝나게 한거다.이제부터 네게 남은 건 끝까지 추락하는 것 뿐이야."
"뭣이!"
분통이 터진 쥬하텐은 찰싹 달라붙어 있는 상대방을 주먹으로라도 치려고 했지만 어느새 상대방은 떨어져 있었다.하지만 이제 거리를 둔만큼 검을 뽑아 마법을 사용할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한 쥬하텐은 당장에 어스브링거를 뽑으면서 마법으로 아크를 얼려버리려고 했지만 뜻밖에 마법은 발동하지 않았다.
"어?"
"왜 그러나?검이 운명을 선택한다고 굳게 믿고 있는 모양인데 아무래도 검이 자네를 버린 모양이군,이제 어떻게 할건가?"
"다,닥쳐랏!"
쥬하텐은 다시 화염계와 풍계마법을 연거퍼 사용하려고 했지만 마법은 발동하지 않았다.원래 마법아이템이란 기본적으로 어떤 조건을 맞추어주면 기계적으로 마법이 발동하는 형식과 주인으로 인정된자만 마법을 사용할수 있는 방식으로 나뉜다.(*1)아크는 로키안에 분란을 일어나게 하기 위해서 두번째방식인 어스브링거를 넘겨줄때 처음 발견한자가 사용할수있도록 조건을 걸어두었고(*2) 방금 검에 손을 얹으면서 사용을 중지시켜버린 것이었다.
"주,죽어엇!"
마법을 사용못하게 된 쥬하텐은 미치광이처럼 마치 몽둥이 휘두르듯 검을 도끼휘두르듯이 아크에게 내리쳤지만 그런 공격에 맞아줄 아크가 아니었다.
"이이익....."
"조금 검을 가르쳐주지."
어스브링거를 마치 미끄러뜨리듯이 튕겨내버린 아크의 검을 본 쥬하텐은 기가 막혔다.아크는 검에 검집을 씌워놓은 상태로 쥬하텐의 검을 막아낸 것이었다.
"아무리 그때 식장에도 안 나왔다지만 마법좀 사용했다고 나를 못 알아보니 섭섭하군."
쥬하텐은 아크의 말에 등골이 오싹해졌다.그렇게 인정하지 않으려고 했던 일이 현실로 닥쳐온 것이었다.
"네,네놈.......정말 아크란 말이냐?"
"오호,네 머리도 그래도 제구실을 할때가 있었던가 보지?맞춰준 배역도 제대로 못하고 멍청한 짓만 하길래 네놈한테는 머리라는게 생각하는 기능이 제외된 장식품인 줄로만 알았는데 말야."
"배,배역?무슨 헛소리냐!"
"바로 지금의 네 모습은 내가 만들어준 거란 뜻이다.검이 내 운명을 선택해줄거라고 믿은 얼간아."
"뭐?!"
쥬하텐은 아크의 말에 깜짝 놀라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그러나 아크는 인정사정이 없었다.검집을 씌운 마리우스로 마치 몽둥이 휘두르듯이 검을 휘두르는 아크에게 정수리를 얻어맞은 쥬하텐은 철퇴에라도 맞은 듯 몸을 비틀거렸다.분명히 투구위로 맞았는데 머리속이 완전히 뒤집혀버린 것처럼 정신을 차릴수가 없었다.
"으으........"
"넌 그때 마린을 자매로 인정할수 없다고 식장에도 나오지 않았었지?거기다 자매로 인정한다던 쟌느까지 가련한 처지가 되니 네놈의 노리개로 삼으려고 했고,레이라까지 건드리려고 했겠다?난 네 걸 찝쩍대는 인간은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
과거에 아크가 대륙평화회담 참가시에 마린을 정식으로 로키안의 공주로서 맞이할때 간소한 규모지만 로키안에서 예식을 올렸었다.(3부27편참조)하지만 당시 다른 황족들은 억지로라도 참가했었는데 쥬하텐만은 더러운 하프엘프여자의 잡종을 황족으로 인정할수 없다고 나오지 않았고 내심 기분이 나빳던 로푸스5세도 아들의 행위를 묵인했었던 것이었다.
"하긴 네 형제들은 모두 네 아비란 자를 절망에 빠뜨리는 도구로 쓰이게 될 운명들이니 너보다 별로 나은 처지도 아니다.그러나 너는 거기에 더해서 바로 네집안의 처절한 파멸의 도구요,그 시작이 된다."
천천히 다가오는 아크를 바라보며 뒷걸음질치던 쥬하텐은 자신이 완벽하게 아크에게 농락당해왔다는 것을 드디어 깨달았다.쥬하텐은 이를 악물고 아크에게 덤벼들었지만 아크는 그런 쥬하텐을 비웃는 눈초리로 쳐다보고 있었다.
"조금만 참으렴.이제 어떤일이 있더라도 너를 낫게 해주마."
한때 플로린제국의 최강검사였지만 조국에 배반당하고 떠돌이신세가 되었던 비운의 검사,라인하르트는 병색이 완연한 열대여섯살 정도의 어린 소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비통한 표정을 지었다.소녀는 애써 라인하르트에게 고맙다는 표정을 지어 보이고는 다시 정신을 잃었다.그런 소녀의 상태를 옆에 서 있던 털보남자가 달려들어 살펴보더니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제는 완전한 치료를 하지 못하면 한 5,6일정도가 한계입니다."
"내 목숨을 걸고라도 <대지의 심장>을 얻고 말겠네."
"장군님,하지만........"
라인하르트의 부하였던 로케네스는 결연한 표정을 짓는 라인하르트를 보면서 속에서 한숨이 절로 나왔다.고급의 전력은 드문 용병들의 대회인만큼 라인하르트라면 능히 우승할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어떻게 된게 이번 대회에는 초강자들이 너무 많았다.준결승에서 만날 레이라는 같은 익스퍼트최상급이니 어떻게 한다고 해도 결승전에서 만날 상대는 아무래도 마스터급의 강자일지도 몰랐다.설사 그렇지 않다고 해도 7써클의 마법을 사용할수 있는 강력한 마법검인 어스브링거를 가지고 있는 쥬하텐도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이아이를 구하지 못하면 차라리 내가 죽고 말겠네.그렇지 않으면 내가 죽어서 프로바크를 무슨 낯으로 보겠나?"
라인하르트는 원래 플로린에서 사형당할 위기에 처했지만 그의 심복인 프로바크가 라인하르트의 어린 막내아들을 먼저 구해낸다음 이목구비가 자신의 상관과 많이 닮은 점을 이용해 간수를 매수하여 자신과 라인하르트를 바꿔치기했었다.결국 형장에서 죽은 것은 프로바크였고 라인하르트는 나중에야 그것을 알고 자신을 위해서 죽은 부하를 위하여 통곡하며 프로바크가 유언으로 부탁한 외동딸과 자신을 구하기 위해서 힘을 합쳤던 심복부하들을 데리고 대륙중앙부의 녹색산맥의 험지에 은거했다.녹색산맥을 장악하고 있던 엘프,드워프,호빗들의 이종족은 비록 플로린과 적대관계를 선언하고 유리아와 동맹을 맺고 있었지만 다행히 라인하르트는 이종족노예화가 심했던 플로린에서 고초를 겪던 이종족들이 녹색산맥으로 이주할때 몇번인가 도움을 준적이 있었고 그때문에 이종족들은 그가 녹색산맥에서 숨어지내는 것을 인정해주었다.
부하들은 이렇게 된 이상 유리아에 투항하자고 했지만 세상사에 관심을 잃은 라인하르트는 산맥에서 야인으로 은거하고자 했는데 돌발상황이 생겨버렸다.
우연히 과일을 따러 나갔다가 길을 잃고 산을 해매던 프로바크의 딸 브리지트가 몬스터 코카트리스(*3)에게 걸려 몸의 3분의 1이 석화되어버리는 액운을 당한 것이었다.마침 뒤늦게 나마 라인히르트가 코카트리스를 쫓아버렸으나 차츰 하반신부터 몸이 석화되어 가는 브리지트의 모습을 보며 라인하르트는 비통함을 금할수가 없었다.그런대로 이런일에 강한 엘프들에게 도움을 청하고도 싶었으나 이 코카트리스의 석화는 엘프들로서도 감당하기 힘든 강력한 능력이었고 아직 동방의 인간들과 전쟁중인 엘프들에게 숨어사는것을 눈감아주는것도 모자라 더 도움을 청하기도 라인하르트로서는 곤란했다.
결국 라인하르트는 산중생활을 끝내고 메디아로 내려가 그곳에서 부하들과 함께 소규모용병단을 만들어 돈을 번다음 신관이나 마법사들에게 부탁해서 브리지트의 몸을 치료하려고 했지만 뜻대로 되지가 않았다.상업국가인 메디아라 신관들과 마법사들도 돈맛에 물들었는지 이들은 희귀한 증상인 석화를 당한 브리지트를 봉으로 여기는지 증상의 진전을 어느정도 막을 뿐 이핑계,저핑계로 돈을 뜯어가면서도 계속 라인하르트에게 돈을 요구했다.그나마 제대로 증상의 악화라도 막았으면 좋았는데 마지막에 손을 본 마법사가 처치를 잘못하는 바람에 이제 석화의 증상은 고급레벨의 신성력을 가진 고위신관의 해독주문또는 대마법사급의 주문이 아니면 효과를 볼수 없게 되어 버렸다.어처구니없는 상황에 발을 동동 구르던 라인하르트일행에게 희망처럼 다가온 것이 바로 이번 무투회의 상품인 어떤 극독이나 저주도 해결해 준다는 <대지의 심장>이었던 것이다.
목숨을 걸고 생명의 은인의 혈육을 구하기 위해서 결심을 다지는 라인하르트를 지켜보면서 부하들은 상관에게 신의 가호가 따르기를 기원할 뿐이었다.
"커헉!"
검집을 씌운 아크의 마리우스에 허리를 적중당하는 순간 쥬하텐은 목구멍으로 넘어오는 찝찔한 맛의 액체를 뱉어 내면서 증오에 찬 눈초리로 아크를 노려보았다.분명히 검집째로 갑옷위를 두들겨맞고 있었지만 소드마스터인 아크는 그 타격을 고스란히 갑옷속으로 전달시키며 쥬하텐의 육체를 부숴놓고 있었다.
"이따위로 간단한 움직임으로 어린애라도 벨수 있겠나?"
"닥쳐엇!"
미치광이처럼 돌진해오는 쥬하텐의 돌격을 피하면서 아크가 발을 걸자 쥬하텐은 다시 바닥에 내동댕이처졌다.
"뭐,그래도 저정도면 어제보단 약과군."
"저 자식,정말 병신새끼였구만.도대체 로키안에서는 어떻게 저런 새끼를 영웅으로 만들어볼 생각을 한걸까?"
바닥에 쓰러져 있는 쥬하텐의 귓가에 구경하는 용병들이 들으라는 듯이 수근대는 소리가 들려왔다.사실 상처는 어제 리사와 레나에게 당한 것에 비하면 별것 아니었다.그러나 모든 진상을 알게 된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된 현실에서 느껴지는 모멸감은 쥬하텐을 어제보다 훨씬 비참하게 만들었다.
"으아아악!"
절규하면서 덤벼드는 쥬하텐이었지만 이런 쥬하텐을 상대하는 것은 아크로선 어린애 팔비틀기와 다를게 없었다.다시 쥬하텐의 검을 피하고 어깨를 후려치면서 아크가 이죽거렸다.
"이렇게 예비동작이 뻔해서야 아무리 검이 빠르고 현란해봐야 무슨 소용이겠냐?좀더 노력해봐."
"크아아아!네놈이.....네놈이......."
마치 검을 차근차근 가르치듯이 조용히 말하는 아크의 한마디한마디가 쥬하텐에겐 모멸감으로 다가왔지만 아무리 쥬하텐이 거칠게 덤벼들어 봐야 아크에게는 놀림감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커헉!"
아크에게 복부를 얻어맞은 쥬하텐은 바닥에 무릎을 꿇으면서 그대로 쓰러졌다.겉으로 보기에 쥬하텐의 갑옷은 멀쩡해보였지만 쥬하텐은 속으로 완전히 골병이 들어 있었다.마음은 어떻게든 몸을 일으켜 아크에게 한방먹이고 싶었지만 도저히 뜻대로 팔다리가 움직여주지 않는 쥬하텐을 바라보면서 아크가 말했다.
"맛이 어떠냐?어제 레나와 리사가 너무 화려하게 해버려서 최고의 맛을 보여주지 못하는게 유감이야.어제 그정도로 당했으니까 이정도는 별것 아니지?"
"네놈,네놈........"
몸을 움직일수 없는 쥬하텐은 증오의 눈초리로 아크를 노려보았지만 아크는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쥬하텐의 심장을 완전히 뒤집어놓는 아크의 비아냥이 계속되었다.
"어스브링거는 좀더 너한테 맡겨주지.이제 마법도 발동못하는 마법검을 들고 가도 네놈을 사람들이 구국의 희망으로 봐줄까?절망의 나락으로 빠질 네 애비를 못봐서 유감이군."
"크아악!"
"다시한번 고국에서 나락에 떨어질 기회를 주기 위해서 숨통을 이번에는 붙여주지.이제 잠이나 자라구."
절규하는 쥬하텐의 가슴을 아크가 그대로 내리찍어버리자 쥬하텐은 그대로 졸도해버리고 아크의 승리가 선언되었다.귀빈석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던 메디아의 통령 그라치오니는 곧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버님,역시 저자가 ......."
"이제는 머뭇거릴 틈이 없다."
몬스터토벌을 마친 유리아군이 메디아국경으로 진군하기 시작했다는 정보원들의 급보에 메디아는 발칵 뒤집혔다.이제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아크와 부딪혀보아야 한다고 생각한 그라치오니는 잔뜩 긴장해서 굳어지려는 자신을 타이르면서 이제 쥬하텐에 대해서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대회장에서는 기절한 쥬하텐을 로키안의 수행원들이 들어와 부축해들어갔고 준결승 두번째 시합을 위해서 레이라와 라인하르트가 입장하기 시작했다.
<참조설정>
*1)정해진 주인만이 아이템을 사용할수 있는 경우는 먼저 스스로 아이템이 자아를 갖고 주인을 정하는 경우(에고소드같은 경우),조건에 맞을 경우 주인이 될수 있는 경우,전주인에게서 소유권을 물려받는 경우등이 있다.그리고 정해진 사람이 죽으면 수명을 다하게 되어 있는 아이템도 있다.
주인만이 사용할수 있는 아이템이 소유권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전주인을 잃었다가 새로 발견될 경우는 아이템이 스스로의 자아를 갖는 형태가 아닌 이상은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면 새로운 주인으로 인정받는다.단 이경우에는 아이템마다 주인으로 인정받는 조건이 따로 있을수 있다.어스브링거의 경우 뚜렷한 조건이 알려져 있지 않았는데 이탓에 쥬하텐은
*2)주인만이 사용할수 있는 아이템의 경우 허락한 상대방에게 빌려줄수 있는 경우도 있다.이때는 조건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지는데 가령 그냥 받고나서 곧바로 사용할수 있도록 정하느냐,아니면 방식을 지정할수 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4부에서 아크는 앤과 엘리자베스한테 축복의 목걸이를 맡겼었는데 그 목걸이를 아르와 줄리아가 훔쳐서 사용한 적이 있다.결국 하급신급에 달하는 신력을 가지고 있던 마리우스가 만든 아이템이 오히려 인간들이 만든 아이템보다 주의가 부족했다는 셈인데 이것은 애초에 마리우스가 이 아이템을 만들때 이걸 만들때 나중에 루시의 주인이 될자를 위해서 만든 정력용이었다는 것이 원인으로 위력에 비해서 마리우스는 이 아이템을 만들때 별 생각이 없었으며 여기서 마리우스라는 괴짜 하이엘프의 무대뽀 기질이...........
*3)코카트리스:닭의 머리와 몸뚱이에 날개는 박쥐고 꼬리는 도마뱀의 것을 갖고 있는 몬스터.부리에 쪼이거나 발톱에 찔리면 돌이 된다.
코카트리스의 경우 일반적으로 바실리스크의 별명으로 쓰일때도 있습니다.아마도 둘다 적을 돌로 만드는 능력이 있어서 이렇지 않나 싶은데 이건 어디까지나 제 짐작입니다.저는 다른 것으로 설정하고 원래 코카트리스는 몸에 닿으면 돌이 된다고 하는데 저는 위에 적은것처럼 부리나 발톱에 닿아야 석화되는 것으로 설정했습니다.
ps.저 참조설정에서 주인을 설정하는 방법중에 아이템이 스스로 자아를 갖는 에고소드말인데 사실은 모 판타지에서처럼 마리우스라는 검도 자아를 갖고 있어서 아크와 관계를 갖는 에피소드도 생각해본적 있었는데 처음부터 마리우스는 에고소드가 아닌데다가 뭣보다 검이름이 증조할아버지이름이라 어울리지가 않아서 결국 본편에선 그런 스토리는 사용되지 않았습니다.대신에 아크의 갑옷에 정령이 들어가서 역시 관계를 갖는다든가 하는 스토리도 구상해본적 있는데 이경우에 유령갑옷인 리빙메일하고 이미지가 겹쳐져서 포기........결국 이계통의 스토리계획은 매번 떠오르기만 했다가 어울리지가 않는다고 생각해서 완전히 폐기되었네요.^^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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