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정말 오빠를 기쁘게 해 주려고 태어난 여자 같다니까.”
어쩌면 그의 말이 맞을 런지도 모른다. 그의 첫 사정을 입으로 받아낼 때부터 난 이미 그를 기쁘게 해주고 싶다는 마음뿐이었고, 다시 회사로 돌아가 보아야하는 그를 위해 그의 몸 위로 올라앉았을 때 역시 그런 내 마음은 변하지 않고 있었다. 남자의 몸 위에서 여자가 얼마나 남자를 기쁘게 할 수 있는지 나는 다섯 살 연하의 그를 만나기 전까지는 알지 못했다. 성에 대해 무던했던 남편과의 잠자리에서 나는 꽃잎을 수줍게 벌리고 누워있는 것만으로 아내의 역할을 다 하는 것이라 생각하곤 했었다. 하지만 그는 달랐다. 그에게 길들여지고 부터 나는 내 남자의 몸 위에서 그가 느끼는 황홀경을 내려다보는 기쁨을 알게 됐고 또 내 남자를 만족시키기 위해 마음껏 음탕해질 때 한없이 자유로워진다는 것도 알게 됐다.
그가 나를 변화시켰다. 그때부터 나는 더 이상 결혼 2년차 수줍음 많은 새색시로 살 수 없었다. 내 남자의 몸 위에서 벌거벗은 알몸의 여자가 할 수 있는 모든 사랑의 행위를 기쁜 마음으로 했고 또 그것이 당연히 여자인 내가 해야 할 일이라 받아 들였다. 하지만 불행히도 그 대상은 언제나 성에대해 보수적인 남편이 아닌 다섯 살 연하의 그일 수밖에 없었다. 쪼그리고 앉아 화사하게 피어난 꽃잎을 살포시 그의 입술에 대는 것으로부터 그의 몸 위에서의 우리의 사랑은 시작되었다. 그리고 나면 애액과 그의 침으로 흥건히 젖어있는 질 속에 그의 성기를 집어넣고 허리를 숙여 탐스러운 서른 한 살의 젖가슴을 그의 입술에 물린 채 뜨겁게 달아오른 욕정의 엉덩이를 위아래로 움직이는 것이 바로 여자인 내가 할 일이었다. 마침내 나는 그의 말처럼 질안 가득 정액을 머금은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그의 품에서 달콤한 휴식을 맞이하고 있었다.
“아직은 정확히 몰라. 하지만 너처럼 예쁜 딸아이였으면 좋겠어.”
나른해진 몸을 나란히 뉘였다. 그의 팔을 베게삼아 편안한 휴식을 즐기며 이런 저런 자잘한 이야기들을 나누는 이 시간을 나는 무척이나 좋아한다. 이렇게 벌거벗은 살을 맞대고 있을 만큼 너무도 가깝기에 그의 작은 일상마저도 모두 알고 싶어 하는 여자의 마음이 결국은 후회할 질문을 하고 말았다. 흐릿하게나마 그의 아이의 윤곽이 보이는 흑백의 초음파 사진 한 장. 나는 행복해하는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올해 초 내가 떠나보낸 내 아이에 대한 그리움을 또다시 삭혀야 했다. 얼마나 행복할까? 자신의 아이를 자궁 안에서 건강하게 키우고 있는 그녀가 지금처럼 부러울 수 없었다. 잠시나마 나는 내가 그 아이의 엄마였으면 좋겠다는 이루어 질 수 없는 소망을 가져본다.
이루어질 수 없는 소망을 그 역시도 가졌었나 보다. 대개의 여자들이 그러하듯 그 역시도 자신의 아이가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닮기를 바랐던 것이었을까? 물론 이루어질 수 없는 소망이란 걸 알고 있었지만 채 임신의 기쁨을 누려보지 못했던 내게 남편에게서도 들어 보지 못했던 그 애틋한 말은 너무나 고맙기만 했다. 이런 그에게서 남편이상의 감정을 느끼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나는 잠시 그가 바라는 대로 내가 그녀의 자궁 속으로 들어가 그녀의 딸로 다시 태어나고 싶다는 바보 같은 생각마저도 하고 있었다. 오히려 부러움 속에 섞여 있었던 약간의 질투가 미안해질 뿐이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의 아내에게서 내 모습을 찾으려하는 그가 안쓰럽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아니. 차라리 네가 내 딸이었으면 좋겠어. 내가 새 생명을 준 내 딸.”
그는 스물여섯 이었고 나는 서른한 살이었다. 다시 태어난다면 꼭 그의 아내가 되어 그가 바라는 예쁜 딸을 낳아 주겠다고 약속하는 내가 어쩌면 그에겐 사랑스러운 딸처럼 보였을 런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쩌면 성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던 나를 한 걸음씩 여자가 되는 길로 자상히 인도해 주던 그 순간부터 그는 그런 꿈을 꾸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되돌아보면 다섯 살 연상의 나를 아무런 망설임 없이 아가라 불렀던 것도 그리고 서른한 살 내 몸의 음모를 깎아 음탕하게 드러난 성숙함을 없애버리려 했던 것도 모두 그런 그의 바람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하지만 난 이미 익숙해져 있었다. 이제는 함께할 때면 어린 딸아이처럼 그의 품에 안겨 소변을 보는 게 너무도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그의 눈빛엔 진심이 담겨있었다. 갓난아이를 안듯 그는 망설임에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나를 그의 무릎 위에 앉혀놓고 그 따스한 눈빛으로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한 손으로 등을 받치고 또 다른 손으론 허벅지를 들어 안은 그. 그는 알몸의 나를 따스하게 보듬어 주는 것 외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내 마음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었다. 얼마나 이루고 싶은 바람이기에 이토록 간절한 눈빛을 내게 보낼까? 나는 그의 간절한 소망을 거절할 만큼 모질지 못했다. 또한 그가 진정 바라는 대로 어여쁜 그의 딸을 낳아줄 수는 없지만 딸을 갖고 싶어 하는 그의 마음만큼은 내가 어루만져 주어야 된다고 생각했다. 마음을 정하고 나니 이상하리만큼 내 마음은 편안해졌고 그의 품이 무척이나 포근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네. 아빠 딸이 될게요. 하지만 아빠를 사랑하는 아빠 딸이 될 거에요.”
무척이나 낯선 감정이었다. 하지만 다섯 살 연하의 그를 처음 오빠라고 부를 땐 그렇게 두근거리던 가슴이 지금은 오히려 차분히 가라앉아 있다는 사실이 너무도 신기하기만 했다. 마치 처음부터 그의 딸이었던 것처럼 태어났던 그 모습 그대로 그의 품에 이토록 편안히 안겨있을 수 있다는 사실이 전혀 믿기지 않았고, 내 몸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는 그의 야릇한 손길에서도 욕정이 아닌 나를 돌보고 보살피는 이의 살갑고도 지극한 애정이 느껴진다는 것이 놀랍기만 했다. 그래서였을까? 나는 자애로운 눈빛으로 나를 내려다보는 그를 또 다시 아빠라 부르는데 더 이상 아무런 망설임도 없었다. 그리고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아빠와 딸의 첫 입맞춤. 이제 우리는 다시 예전의 우리로 돌아갈 수 없게 되었다.
누군가는 첫 입맞춤에서 종소리를 듣는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우리의 첫 입맞춤에서 서른한 해 동안 나를 가두고 있던 유리벽이 깨지는 맑고 청아한 소리를 들었다. 이제 내게 더 이상 도덕과 관습은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낯설다고 생각했던 아빠와 딸의 금기된 사랑이 이토록 달콤한데 난 왜 지금까지 모르고 살아 왔을까? 그의 달콤한 입술에서 입을 땔 수 없었다. 닿을 듯 말듯 서로의 촉촉한 입술을 마주한 채 스물여섯 그에게 딸의 사랑을 속삭이는 지금 나는 물밀듯이 밀려드는 흥분에 내 몸을 주체할 수 없었다. 그를 남자로 받아들이고 처음으로 나는 수동적이기만 했던 여자의 위선을 벗어 버리고 싶은 충동이 느껴졌다. 그 어떤 두려움도 그리고 그 어떤 수치심도 모두 사라져 버렸다.
그에게 나도 여자라고 말하고 싶었다. 그가 바라던 대로 지금은 그의 어여쁜 딸이 되어 금기된 사랑을 아빠에게 속삭이고 있지만 여전히 내 벌거벗은 몸은 그가 언제나 갖고 싶어 하던 서른한 살의 탐스러운 몸이라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 그에게 안겨있는 내 몸은 그를 아빠라 부르기 그 이전부터 그의 건장한 그림자 아래서 침대보를 움켜잡고 절정의 신음에 울부짖던 성숙한 몸이고 지금 그 성숙한 몸은 절실히 그의 손길을 원하고 있었다. 아직 그의 정액이 흥건히 남아있는 질 속에 나를 딸이라 부르는 그의 손을 넣어 내 마음을 전했다. 여자이기에 그리고 그가 아닌 다른 남자의 아내이기에 혹여 음탕한 여자로 보지는 않을까하는 걱정에 한 번도 표현해 보지 못했던 욕정을 나는 그렇게 처음 그에게 드러내고 있었다.
“예쁜 것. 아빠 금방 갔다 올게. 우리 아가 조금만 혼자 있어. 알았지?”
채 가시지 않은 흥분이 아직도 믿기지 않았다.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었을까? 비록 그와 잠자리를 같이 하지만 그는 여전히 다섯 살 연하의 어린 남자였고 그 사실은 변할 수 없었다. 그런데 어떻게 그런 그의 앳된 얼굴을 빤히 바라보며 다섯 살이나 더 많은 내가 자위를 해달라는 낯부끄러운 청을 할 수 있었는지, 나조차도 그런 내 모습이 생소하기만 했다. 그리고 그의 여린 손가락이 이미 잘 길들여진 분홍 질을 온통 휘젓는 동안 나는 왜 서른한 살의 성숙한 내가 아닌 그의 품에 얼굴을 파묻고 아빠라는 말을 되뇌는 그의 딸이 되려 그리 애썼던 걸까? 어쩌면 난 오래전 그의 안에서 내가 새롭게 태어났다는 그의 말을 가슴 속 깊이 담아 두고 그 때를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가볍게 엉덩이를 토닥이는 그의 손길은 딸의 배웅을 원하고 있었다. 다시 회사로 돌아가 보아야 하는 그를 붙잡아 두고 싶은 마음은 간절했지만 나는 그를 보내야만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손을 맞잡은 그의 발걸음은 어느새 복도로 이어지고 있었고 아빠의 사랑을 믿는 딸에게 벌거벗은 몸을 내보이는 것은 이제 중요치 않았다. 엘리베이터 앞까지의 그 아쉬운 길. 조금이라도 더 아빠의 품에 안겨있고 싶은 딸에게는 너무도 짧기만 한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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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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