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J는 아침 7시 반에 N의 집의 벨을 눌렀다.
N은 별다른 말도 없이 그런 J를 주차장으로 데려가서 차에 태웠다.
“휴가 제대로 내고 온 거 맞지?”
“네.”
N은 거칠게 차를 몰아 순환로를 탔다.
약간 이른 시간이라 차가 많기는 했어도 막히지는 않는다.
한강을 건너, N은 강변으로 차를 몬다. J는 차도 없었거니와
지리도 잘 몰라서 멍하니 앉아 간혹 나타나는 표지판만 본다.
양평. 많이 들어본 지명이다. 하지만 N은 계속해서 차를 몰았다.
양평이란 표지판이 사라질 때까지. 외진 시골 같은 동네를 지나
N은 외따로 산비탈 아래에 앉은 펜션에 차를 댄다.
손님이라곤 N과 J 둘 뿐인 듯 주위는 조용하고 한산하다.
그나마 주인 아주머니도 방을 알려준 뒤로는 영 보이지 않는다.
J는 방안을 살펴보았다. 방이라기보다는 집에 가까운 구조로,
조그마한 침실 두 개가 딸려 있고 거실은 제법 컸다.
ㄷ자로 생긴 건물 가운데 공간에는 아늑한 풀밭이 있고,
방에서 그 풀밭을 바로 내려다볼 수 있게 되어 있는 구조다.
“내 말 잘 들어. 딱 한번만 말할 테니까.”
N은 쇼파에 앉은 J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규칙은 세 가지다. 첫째, 핸드폰 내놔.”
J는 주섬주섬 가방을 뒤져 핸드폰을 꺼내 넘겨준다.
“그리고, 이 곳에 있는 동안 옷 입을 생각은 하지도 마.
지금 당장 입은 거 다 벗어. 옷가방도 이리 내놔.”
J는 시키는 대로 했다. 대낮에 드러난 J의 알몸은
검은 가죽으로 된 소파와 대조되어 더욱 하얗게 보인다.
“마지막. 너는 이제부터 내가 하는 말엔 절대복종이야.
자신 없으면 지금 당장 돌아가도 좋아.”
J는 급히 절대 복종을 맹세한다.
“주인님께서 시키시는 대로 다 할게요.”
N이 몸을 굽혔다. 그리고 곧장 J의 뺨을 갈겼다.
짜악 하는 소리와 함께 J의 얼굴이 휙 돌아갔다.
“말하라고 할 때까지는 한마디도 하지 마. 개 주제에 어디서 말을 해?”
N은 얻어맞은 뺨을 손으로 비비지도 못한 채
자신의 눈치를 보는 J를 끌고 침실로 갔다. 조그마한 욕실이 딸린 침대 방이다.
N은 침대에 걸터앉아 자신의 발치에 알몸으로 웅크린 J의 목에 목줄을 걸었다.
그리고 가방에서 미리 준비해 온 안대와 공재갈을 꺼내 J에게 씌운다.
목줄을 끝은 침대 다리에 바짝 단단하게 묶었다.
J는 눈도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공재갈을 물고,
세 걸음 밖으론 나갈 수도 없는 처지가 되었다.
“넌 입으로만 노예다 암캐다 했지, 그게 뭔지 제대로 모르고 있어.”
눈이 보이지 않는 J는 귀를 쫑긋거리며 N의 말에 집중한다.
“세포 하나하나까지 철저하게 복종하게 해 줄게."
J이 고개를 끄덕이는 걸 확인한 N은 창문의 커튼을 내렸다.
밝았던 방이 어둑해진다. 안대를 차고 있었던 J는 이제 희미한 빛조차도 느낄 수 없게 되었다.
예민하게 귀를 세우고 있는 J에게 탁 하고 문 닫히는 소리가 들린다.
N이 어두운 밤에 자신을 혼자 남겨둔 채 나가버린 것이다.
서늘한 방에서 알몸으로 웅크리고 앉은 J.
네 발로 천천히 방 안을 거닐어본다. 하지만 목줄이 너무 짧게 묶여 있어서
몇 걸음 운신할 여유도 없다. 완전히 갇혀버린 것이다. 이 낯선 방에.
‘주인님.’
재갈 때문에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목소리 대신 공재갈에
뚫린 구멍으로 침 방울이 주륵 늘어졌을 뿐이다.
‘주인님. 무서워요.’
역시 읍읍, 하는 작은 소리만 새나갔을 뿐이다.
시간은 하염없이 흘렀다.
J는 아침 7시 반에 N의 집의 벨을 눌렀다.
N은 별다른 말도 없이 그런 J를 주차장으로 데려가서 차에 태웠다.
“휴가 제대로 내고 온 거 맞지?”
“네.”
N은 거칠게 차를 몰아 순환로를 탔다.
약간 이른 시간이라 차가 많기는 했어도 막히지는 않는다.
한강을 건너, N은 강변으로 차를 몬다. J는 차도 없었거니와
지리도 잘 몰라서 멍하니 앉아 간혹 나타나는 표지판만 본다.
양평. 많이 들어본 지명이다. 하지만 N은 계속해서 차를 몰았다.
양평이란 표지판이 사라질 때까지. 외진 시골 같은 동네를 지나
N은 외따로 산비탈 아래에 앉은 펜션에 차를 댄다.
손님이라곤 N과 J 둘 뿐인 듯 주위는 조용하고 한산하다.
그나마 주인 아주머니도 방을 알려준 뒤로는 영 보이지 않는다.
J는 방안을 살펴보았다. 방이라기보다는 집에 가까운 구조로,
조그마한 침실 두 개가 딸려 있고 거실은 제법 컸다.
ㄷ자로 생긴 건물 가운데 공간에는 아늑한 풀밭이 있고,
방에서 그 풀밭을 바로 내려다볼 수 있게 되어 있는 구조다.
“내 말 잘 들어. 딱 한번만 말할 테니까.”
N은 쇼파에 앉은 J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규칙은 세 가지다. 첫째, 핸드폰 내놔.”
J는 주섬주섬 가방을 뒤져 핸드폰을 꺼내 넘겨준다.
“그리고, 이 곳에 있는 동안 옷 입을 생각은 하지도 마.
지금 당장 입은 거 다 벗어. 옷가방도 이리 내놔.”
J는 시키는 대로 했다. 대낮에 드러난 J의 알몸은
검은 가죽으로 된 소파와 대조되어 더욱 하얗게 보인다.
“마지막. 너는 이제부터 내가 하는 말엔 절대복종이야.
자신 없으면 지금 당장 돌아가도 좋아.”
J는 급히 절대 복종을 맹세한다.
“주인님께서 시키시는 대로 다 할게요.”
N이 몸을 굽혔다. 그리고 곧장 J의 뺨을 갈겼다.
짜악 하는 소리와 함께 J의 얼굴이 휙 돌아갔다.
“말하라고 할 때까지는 한마디도 하지 마. 개 주제에 어디서 말을 해?”
N은 얻어맞은 뺨을 손으로 비비지도 못한 채
자신의 눈치를 보는 J를 끌고 침실로 갔다. 조그마한 욕실이 딸린 침대 방이다.
N은 침대에 걸터앉아 자신의 발치에 알몸으로 웅크린 J의 목에 목줄을 걸었다.
그리고 가방에서 미리 준비해 온 안대와 공재갈을 꺼내 J에게 씌운다.
목줄을 끝은 침대 다리에 바짝 단단하게 묶었다.
J는 눈도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공재갈을 물고,
세 걸음 밖으론 나갈 수도 없는 처지가 되었다.
“넌 입으로만 노예다 암캐다 했지, 그게 뭔지 제대로 모르고 있어.”
눈이 보이지 않는 J는 귀를 쫑긋거리며 N의 말에 집중한다.
“세포 하나하나까지 철저하게 복종하게 해 줄게."
J이 고개를 끄덕이는 걸 확인한 N은 창문의 커튼을 내렸다.
밝았던 방이 어둑해진다. 안대를 차고 있었던 J는 이제 희미한 빛조차도 느낄 수 없게 되었다.
예민하게 귀를 세우고 있는 J에게 탁 하고 문 닫히는 소리가 들린다.
N이 어두운 밤에 자신을 혼자 남겨둔 채 나가버린 것이다.
서늘한 방에서 알몸으로 웅크리고 앉은 J.
네 발로 천천히 방 안을 거닐어본다. 하지만 목줄이 너무 짧게 묶여 있어서
몇 걸음 운신할 여유도 없다. 완전히 갇혀버린 것이다. 이 낯선 방에.
‘주인님.’
재갈 때문에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목소리 대신 공재갈에
뚫린 구멍으로 침 방울이 주륵 늘어졌을 뿐이다.
‘주인님. 무서워요.’
역시 읍읍, 하는 작은 소리만 새나갔을 뿐이다.
시간은 하염없이 흘렀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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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속일 | 2024-11-0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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