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우.. "
기다림이 길어지면서 나도 모르게 한숨을 내뱉고 있었다.
정말로 평소보다 긴 시간인건지 아니면 단순히 그렇게 느끼는 건지 알 수 없었다.
욕실에서 들려오던 물소리다 잦아들다 무의식적으로 자세를 고쳐 잡았다.
문이 열리면서 뿌연 수증기가 눈앞에 피어오르다 곧 사라졌다.
떨구어진 시선 앞에 주인님의 모습이 보였다.
희고 매끈한 피부위에 물방울들이 방울져 매달려 있었다.
그곳이 후끈해졌다.
이런 상황에도 성욕을 느낀다는 게 수치스럽고 굴욕적이었지만,
매끈한 피부를 너무나 핥고 싶어 견딜 수 없었다.
주인님께선 그런 내 생각을 아시는지 모르시는지 마치 내가 없다는 듯 대하셨다.
사방이 보이지 않는 벽으로 둘러싸인 것처럼 답답한 기분이 들었다.
심적인 부담감도 상당했지만 점점 다리까지 저려왔다.
지켜보시는 건 아니었지만 움직일 수 없었다.
게다가 칼라에 달린 방울은 무척이나 움직임에 미감하게 반응해 더더욱 내 움직임을 제한했다.
애꿎은 손등만 손톱으로 쥐어뜯어 살 껍질이 벗겨져 따가웠다.
어떤 지시나 명령도 받지 못한 채 기약 없는 처분을 기다리는 건 생각보다 훨씬 두렵고 잔인했다.
- 탁, 짤랑 -
벌려진 두 다리 사이로 떨어진 건 대여섯 개 남짓한 작은 집게였다.
손가락 한마디를 겨우 넘을 것 같은 집게는 보기에도 단단하게 앙 다물려 있었다.
집게 끝엔 작은 방울까지 달려있어 움직일 때마다 짤랑거리는 소리를 냈다.
바닥에 널브러진 집게들을 손에 주워 들긴 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주인님께선 여전히 어떤 말씀도 없으셨다.
뜻을 정확하게 알 수는 없었지만 계속 멍하니 앉아 있을 수만도 없었다.
집게와 가슴을 바라보다 피어싱이 없어 만만한 오른쪽 가슴에 집게를 집었다.
마치 기다린 듯 젖꼭지는 이미 단단하게 솟아 있었다.
집게 안쪽의 돌기가 젖꼭지를 꽉 물자 순간 참기 어려운 아픔이 느껴졌다.
가슴 주변을 부여잡아 고통을 줄여보려 했지만 큰 도움이 되질 않았다.
손에 남은 네 개의 집게.
계산대로라면 하나는 왼쪽 가슴에 나머지는 그곳에 집어야했다.
몰랐을 땐 덜했던 두려움이 아픔을 느껴버리자 한꺼번에 밀려왔다.
집게를 벌려 그곳으로 향하는 손이 작게 떨렸다.
이미 젖어 미끈거리는 음순을 어루만지다 단숨에 집게를 집었다.
신음을 참으려 입술을 꽉 깨물었지만 등줄기에 맺히는 땀방울까진 막을 수 없었다.
허벅지 안쪽이 경련하듯 떨렸다.
자꾸만 미끄러지는 집게를 안쪽으로 밀어 넣고 나머지 한쪽에도 집게를 집었다.
짜릿한 고통에 머릿속은 하얗게 변했지만,
곧 그 자극적인 고통은 날 휩싸 안아 쾌락을 선사했다.
클리토리스마저 작은 집게를 집고나자 그곳 전체가 고통으로 화끈거렸다.
뜨거운 숨을 토해내며 왼쪽 가슴을 바라보았다.
견뎌낼 자신이 없었다.
엄지와 집게손가락으로 젖꼭지를 비틀어 보았다.
크게 아프진 않았지만 딱딱한 금속이 느껴졌다.
자칫 너무 살살 집으면 오히려 튕겨나가 더욱 고통스러울 것 같았다.
한 손으로 가슴을 잡아당기고 집게를 벌려 천천히 가슴으로 가져왔다.
짧은 순간 하나정돈 남겨놔도 넘어가 주시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론 날 괴롭힐 고통이 기대가 되는 것도 사실이었다.
복잡한 감정들이 뒤섞였지만 집게는 점점 가슴으로 향했다.
왼쪽 젖꼭지에 뜨거운 통증이 느껴지는 순간 굳게 다문 입술사이로 짧은 신음이 터져 나왔다.
" 눈치가 빠른 거야 아님 되바라진 거야. 시키지도 않은 짓을 하고 말이야.. "
" 죄송합니다.. 주인님.. "
그제야 날 바라보고 계셨단 걸 알 수 있었다.
고통에 온 몸을 비튼 채 가슴을 쥐어짜듯 움켜쥐고 있었지만 목소리에 반응하듯 자세를 고쳤다.
몸을 움직이자 여기저기에서 작은 방울 소리가 들렸다.
" 나가서 술이랑 이것저것 먹을 것 좀 사와. 배는 안 고프니까 과일도 괜찮고. "
" 네 주인님. "
" 어차피 속옷 못 입으니까 이거 입고 나가. 칼라는 풀어두고. "
" 네 주인님 "
주인님 손에 들린 건 하의가 짧은 트레이닝복 이었다.
입고 나가는 건 문제될 것 없었지만 방울 소리가 신경 쓰였다.
칼라를 벗고 옷을 걸치고 밖으로 나섰다.
조용한 건물 안에 방울소리가 울리듯 퍼졌다.
항상 작아서 불만이던 가슴이 고맙게 느껴진 건 처음이었다.
그럼에도 얇은 트레이닝복은 발딱 서있는 젖꼭지가 살짝 드러났다.
남들에게는 들리기나 할까 싶은 작은 방울소리에 몸은 긴장을 풀지 못했다.
"과일도 괜찮고"란 주인님의 말씀은 과일을 사오라는 명령과 마찬가지로 절대적이었다.
이런 꼴을 하고 걷기엔 마트까지는 꽤나 멀게 느껴졌다.
걸음을 재촉했다.
시선들을 두려워하면서도 어느새 그것을 즐기듯 몸이 달아올랐다.
마트 안은 무척이나 붐볐다.
아래위로 훑듯 쳐다보는 캐셔의 시선에 바짝 얼어 부자연스럽게 팔짱을 끼고 있어야 했다.
돌아가는 길은 거의 뛰다시피 했다.
사람들의 시선을 피하느라 혹은 즐기느라 아픔을 잊고 있었지만,
건물 앞에 도착하자 다시 되살아나고 있었다.
게다가 애액으로 미끈거리는 음순에 집혀진 집게는 당장이라도 미끄러질 것처럼 겨우 매달려있어,
되살아난 아픔은 이전보다 훨씬 더 했다.
현관 앞에서 혹시나 흘려버린 집게는 없는지 만져보고선 벨을 눌렀다.
안쪽으로 들어서 짐을 내려두고 다시 옷을 벗은 채 칼라를 채웠다.
" 들어와서 준비해 둬 "
" 네 알겠습니다 주인님. "
온 몸에서 울려대는 방울소리를 들으며 주방과 거실을 오갔다.
마치 하우스 슬레이브라도 된 것 같아 마음이 조금 들떴지만, 그 기분을 맘껏 즐길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테이블 위에 이것저것 늘어둔 채 과일을 깎았다.
서투른 칼질에 삐뚤삐뚤한 모양새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 이제 집게 빼. "
" 감사합니다. 주인님 "
대충 준비가 되자 주인님께서 나와 앉으셨다.
어느 순간이 지나면서 아픔에 익숙해진 탓인지 감각이 무뎌져 있었다.
이 정도가 되면 오히려 집게를 집은 채 견디는 편이 수월했다.
집게를 빼면 어떤 고통이 있을지 너무도 잘 알고 있었기에 집을 때보다 손은 천천히 움직였다.
음순 끝을 겨우 물고 있던 집게부터 떼어냈다.
숨을 깊게 들이쉬고 짧게 내뱉으며 고통을 천천히 삼켰다.
평소 같았음 엄살이 섞인 신음을 흘릴 법도 했지만
지금은 그것이 "애교"로 비춰지기엔 무리 란걸 알았다.
젖꼭지에 집혀진 집게는 살갗과 붙은 것처럼 끈적하게 떨어졌다.
돌기에 눌려 껍질이 벗겨진 건지 주변보다 발갛게 피어올라있었다.
다시 피가 돌기 시작하자 지끈거릴 정도로 아파왔다.
" 아학!.. 아아.. 후읍...! "
억지로 신음을 삼키던 내 젖꼭지를 주인님께서 비트는 순간 한꺼번에 신음이 터져 나왔다.
뒤늦게 참아 보았지만 계속되는 고통은 숨소리를 거칠게 했다.
어느새 채워진 술잔은 드시는 주인님의 모습에 손을 내밀어 나도 잔을 들었지만,
떨리는 팔은 당장이라도 떨어뜨릴 것만 같았다.
" 하아... 하아.. 감사합니다. 주인님..- "
주인님의 손이 떨어져 나감과 동시에 인사하듯 허리가 숙여졌다.
다시 무거운 침묵이 공간을 꽉 메웠다.
혹시나 싶어 넉넉하게 술을 사왔지만 줄어들 줄 몰랐다.
테이블 아래를 바라보려 입술을 물어뜯었다.
나체로 앉아있는 모습이나 축축하게 젖은 그곳의 처지를 잊을 정도였다.
이대로 용서받지 못한다거나 하는 건 상상도 하기 싫었지만
온 머릿속을 헤집는 불안감은 사라지질 않았다.
" 잘못.. 했습니다 주인님.. "
머릿속에 떠오르는 온갖 변명들을 뒤로 한 채 어렵사리 뱉어낸 말이었지만,
여전히 대꾸조차 해주시질 않으셨다.
포크를 움직여 접시로 향하던 주인님의 손이 잠시 멈춘 것 같았지만 이내 다시 움직였다.
사각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점점 더 초초해 지고 있었다.
" 오늘 일은.. 정말.. 잘못했습니다... 그런 일이 생길거라고는.. 생각도.. "
" 냉동실에 보면 얼음 있어. 가져와. "
" 아.. 네 주인님.. "
내 말을 가로막은 주인님의 말씀이 짐짓 당황스러웠지만 자리에서 일어나 냉장고로 갔다.
냉동실 안은 텅 비어있었지만 덩그러니 놓인 플라스틱 박스 안은 얼음이 가득했다.
차가운 박스에 손이 닿자 정신이 번쩍 들었다.
테이블에 박스를 내려두고 다시 무릎 꿇고 앉았다.
박스 주변엔 차가운 공기가 일렁였다.
" 제발.. 주인님.. 예전에 만나던 사람인데... 그럴 줄은.. "
" 손 내밀어 "
" 네? 네.. 주인님.. "
" 보지에 넣어. "
더 이상은 침묵이 견디기 어려워져 말을 쏟아내는 내 손위에 얼음이 올려졌다.
투명하고 깨끗하게 얼어있는 얼음은 형광등 빛을 반사하며 반짝였다.
손의 열기 때문인지 빠르게 녹아 물기를 흘리고 있었다.
다른 손으로 벌려진 그 곳에 얼음을 밀어 넣었다.
얼음은 뜨겁게 달라올라있던 열기를 한 번에 식히며 차가운 기운을 넘어서 아프게 했다.
벌어진 틈으로 얼음이 녹아 물이 흘렀고 작은 웅덩이를 만들었다.
" 주인님.. 잘못.. "
" 혀 내밀어. "
" 네 주인님 "
" 손 "
" 에-... 하아.. "
혀에 집게가 집혀졌다.
애초에 말 할 기회마저 박탈당하자 더욱 불안해졌다.
다시 손엔 얼음이 놓여졌다.
녹아서 작아졌기 때문인지 수가 늘어나 있었다.
그곳은 얼어서인지 뜨거운 느낌마저 들었다.
집게가 집혀서 다물 수 없는 입에선 침이 흘러나와 바닥에 고인 웅덩이에 뒤섞였다.
바라볼 수도 없었고 말을 할 수도 없었다.
이미 얼어버린듯한 안쪽은 야속하게도 얼음을 빨리 녹여냈고 다시 내 손엔 얼음이 올려졌다.
" 집게 빼. "
" 후읍.. 감사합니다 주인님 "
" 하려던 말 계속해봐. "
" 아.. 그러니까... 아까 일은.. "
" 다시 집어. "
" 제발... 주인님... "
" 얼른. "
" 네.. 주인님.. "
잠깐의 텀은 혀와 그곳의 고통을 다시 처음으로 되돌렸다.
의지와는 상관없는 눈물이 볼을 타고 흘렀다.
대답을 탐탁지 않아 하시는 건 알 수 있었지만, 어떤 답을 해야 하는 진 알 수 없었다.
얼음은 그곳을 얼려버리는것도 모자라 온 몸을 서늘하게 했다.
허리를 숙일 수도 없었다.
손을 뒤로 돌린 채 꼿꼿하게 허리를 펴고 고통에 일그러져 지저분한 얼굴을 주인님께 보여야 했다.
몇 개나 되는 얼음을 넣은 건지 생각도 나질 않았다.
" 집게 빼고 깨끗하게 해. "
" 감사합니다.. 주인님.. 하아..- "
집게를 떼어내자 혓바닥이 아릿했지만, 그 정도 아픔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 곳을 괴롭히던 얼음이 없어진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싶었다.
뒤로 몸을 옮겨 머리를 숙였다.
잔뜩 긴장해 굳어있던 몸을 움직이자 뻐근했다.
바닥을 흥건하게 적신 물은 그곳에서 나와서인지 약간 미지근했고 비릿한 냄새까지 나는 것 같았다.
방금 전 까지 얼어서 깨지기라도 할 것 같던 질의 안쪽부터 다시 뜨거워 지는 것 같았다.
혀로 핥기엔 물의 양이 많았다.
지저분한 소리를 내며 물을 빨아들였다.
" 아직도 제대로 말 못하지. "
" 으읏!.. 아닙니다. 아읍.. 잘못했습니다. 주인님.. "
" 그러니까.. 뭘.. "
" 그게.. 그런 꼴을 보여서... "
엎드려있는 얼굴에 무게가 느껴졌다.
목이 부서질 것 같았다.
두려움이 내 말수를 더욱 줄였다.
차근차근 말씀드리겠다 생각했지만 갑작스러운 상황에 다시 우물쭈물하는 나 자신을 원망 할 수밖에 없었다.
머리를 짓누르는 무게감이 점점 더해갔다.
얼굴을 돌려 한 쪽 뺨으로 겨우겨우 버텨 내고 있었지만 산산이 부서질 것만 같았다.
" 따라와 "
" 네.. 주인님.. "
무겁게 짓누르던 느낌이 없어지자 몸은 날아갈듯 가벼웠지만,
속을 답답하게 하는 응어리는 더욱 커져만 갔다.
주인님께선 욕실 앞에 멈춰 서셨고 내 눈앞에 주인님의 옷이 떨어져 내렸다.
잠시 기다려 옷을 한 쪽으로 개어두고 욕실 안으로 따라 들어섰다.
" 흐읏! "
엎드린 몸 위로 샤워기의 차가운 물줄기가 쏟아졌다.
한기를 방금 떨쳐버린 몸 위로 차가운 물이 떨어지자 다시 몸이 떨려왔다.
" 이리 와서 핥아. "
" 네. 주인님 "
상체를 일으켜 주인님 앞으로 갔다.
당연하다는 듯 주인님의 다리사이에 얼굴을 묻었다.
뽀송한 음모가 얼굴을 간지럽혔다.
목을 뒤로 젖혀 구석구석을 핥았다.
" ... 으읍!... 켁... 하악...-... 하악... ! "
" 얼굴 붙여. "
" 제발... 후읏!.. "
다리 사이에 파묻힌 얼굴 위로 샤워기의 물줄기가 쏟아졌다.
얼굴을 타고 흐르는 물은 단순히 목을 조르는 것과는 비교가 안되었다.
코로 들어온 물은 따갑게 요동쳤고 얼굴 전체를 막아버린 물줄기가 숨을 쉴 수 없게 했다.
봉사를 하기는커녕 얼굴을 피하고 있었다.
참지 못해 얼굴을 떨어트릴 때면 주인님의 손이 다시 내 얼굴을 묻었다.
" ?..!... 주이... 학.. - "
" 뭘 잘못한건지도 모르면서 그저 상황 피하기에만 급급하지? "
" 아..닙.... 우읍!... "
" 어차피 벌어진 상황이 니 탓도 아닌데 애초에 나한테 말해야겠단 생각을 못했어? "
" .. 크윽... -... 하아... "
" 당장 겁나서 속이려고 했다는 것 밖에 안 되잖아. 안 그래? "
대답을 할 수 조차 없었다.
그제야 한대 맞은 듯 정신이 들었다.
사실이 그랬다.
두려운 마음에 그거 그 상황을 감추고만 싶었다.
A와 아무 일 없었을 거라는 건 변명일수 밖에 없었다.
그제야 후회해 보아도 소용이 없었다.
손으로 딱딱한 타일 바닥을 쥐어뜯었지만 괴로움이 가시지는 않았다.
그저 상황을 견뎌내어 용서를 구할 수 있기만을 바랬다.
계속해서 물이 얼굴위로 쏟아졌다.
꽉 다물고 있던 입을 벌려 다시 주인님의 그곳을 핥아나갔다.
물은 입으로 들어와 다시 나갈 길을 찾지 못한 채 목 뒤로 넘어왔다.
" 하악.. -.. 잘못했습니다... 주인님... 하아.. 주인님께 말씀 드리면.. 안될것 같아서..
혼자 어떻게든.. 해결 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다신 그런 일 없도록 하겠습니다..
제발.. 용서해 주십시오.. 주인님... "
온 몸에 힘이 풀려 더 이상 버틸 수 없어질 때 쯤 물줄기가 멈췄다.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져 무슨 말을 생각도 하지 못하고 쏟아냈다.
갑자기 호흡이 편해진 탓인지 눈앞이 흐릿하고 어지러웠다.
애널에서 플러그가 빠져나가고 벌어진 틈으로 공기가 들어왔다.
정신이 없어 그때까지 애널을 채우고 있던 감각은 느낄 틈도 없었다.
단숨에 빠져나가 애널 입구가 아파왔지만, 신음을 흘릴 기운도 없었다.
" 닦고 나와. "
" ... 네.. 감사합니다 주인님... "
비틀거리는 몸을 일으켜 수건으로 닦아냈다.
머리는 완전히 젖어 다 풀려 있었고 얼굴은 엉망이었다.
방금까지의 고통을 씻어내지 못한 두 뺨은 붉게 물들어 있었다.
머리를 정리하고 밖으로 나갔다.
거실 테이블에 앉아 계신 주인님께 기어가 무릎 꿇고 앉았다.
" 다신.. 멋대로 하지 않겠습니다.. 주인님.. "
" 속이고 그 놈이랑 한 번 자면 다 끝날 줄 알았어? "
" 아닙니다 주인님.. 어떻게든.. 해결 할 수 있을것 같아서.. 흡.. 제가 잘못했습니다 .. 주인님..
정말 그럴 생각이 아니었습니다... 어떻게 말씀 드려야 할지 몰라서.. 흑.. -... 용서해 주세요 주인님.. "
" 넌 누구꺼야. "
" 전 주인님의 노예입니다. 주인님 "
" 아직 잊지 않은 거라면 앞으로는 이런 일 없겠지. 치우고 들어와서 자. "
" 정말.. 감사합니다 .. 주인님.. "
눈물이 마구 쏟아졌다.
말을 이어가지도 못한 채 눈물만 흘려야 했다.
일어서 머릴 쓰다듬어 주시는 주인님의 손길에 모든 것이 무너진 듯 했다.
지나간 고통을 잊은 것 같았다.
아니, 마음 졸였던 거에 비하면 그 정돈 고통이라 할 수도 없을 것 같았다.
주인님의 말씀에 따라 주변을 정리하고 방으로 들어갔다.
바닥엔 이불이 놓여 있었다.
너무나 피곤했다.
몸을 누인 채 그대로 잠이 들었다.
--
" 일어나서 나갈 준비해. "
" 아.. 네 주인님 "
피곤한 탓이었는지 주인님께서 일어나신 것도 모른 채 잠을 자고 있었던 것 같았다.
비몽사몽 했지만 주인님의 목소리에 반사적으로 몸이 움직였다.
진작부터 일어나 계셨던 듯 주인님께선 나갈 준비를 마치신 것 같았다.
몸을 씻으며 어제 일을 떠올렸다.
마치 꿈을 꾼 것 같았다.
가슴에 돌기 모양대로 남은 상처자국이 꿈이 아님을 보여 주었다.
몸을 씻고 나가 주인님과 함께 밖으로 나섰다.
차에 올라타 향한 곳은 주인님께서 근무하는 병원이었다.
무슨 일로 주말에 병원에 오신건진 몰랐지만 그냥 주인님을 따라 병원으로 올라갔다.
" 잠깐 앉아서 기다려. "
" 네.. 주인님. "
비어있는 입원실에 앉혀두시곤 주인님께선 어디론가 가셨다.
다른 병실에도 사람이 크게 많진 않은 듯 병원 안은 조용했다.
그때 문이 열렸다.
" 오랜만이에요. 잘 지냈어요? "
" 아.. 네 안녕하세요.. "
문을 열고 들어온 건 주인님이 아니었다.
지난번 여행길을 함께 했었던 K였다.
다시금 그녀를 보는 게 달갑진 않았지만 주인님께서 부르신 것 같아 싫은 내색을 할 수는 없었다.
그녀는 병실 안을 둘러보다 의자를 가져다 내 앞에 자연스레 앉았다.
" 어 왔네. "
" 네 오셨어요. 잘 지내셨죠? "
" 그렇지 뭐. R은 옷 벗고 침대에 엎드려. "
" 아.. 네 주인님. "
천천히 옷을 벗자 K가 앞으로 바짝 다가 왔다.
K의 시선이 느껴졌다.
그 시선을 없애고 싶었지만, 내가 피하는 것밖엔 방법이 없었다.
가슴이나 그곳이 활짝 드러난 앞모습을 보이기 싫었다.
침대로 올라가 바짝 엎드렸다.
주인님께선 뒤 쪽에서 무언가를 준비하시는 듯 달그락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 어머.. 피어싱까지 하고.. 좀 변했네요... 만져봐도 되요? "
" 아니 조금 있다 실컷 만지게 해 줄테니까 아직은 안 돼. "
" 네.. 호호.. 맘껏 괴롭힐 수도 있겠네요.. "
나에게 물을 리는 없었지만 뒤이은 주인님의 대답은 당황스러웠다.
마치 귀에 대고 웃는 것처럼 K의 웃음소리가 크게 들렸다.
" 앗!... 흐응... - "
애널에 깊숙하게 무언가 들어오는 게 느껴졌다.
가느다란 그것은 크게 이물감은 없었지만 계속해서 들어왔다.
주인님께선 엎드려있는 내 배를 어루만지셨다.
어느 정도 들어오자 그 끝에서 액체가 흘러나와 장을 채우는 게 느껴졌다.
느린 속도로 나오는 액체가 관장액임을 깨닫는 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상황을 이해하기도 전에 또 다른 상황이 나에게 닥쳐왔다.
침대에 얼굴을 묻고 수치감에 온 몸을 떨었다.
K의 웃음소리는 실제인지 환청인지 계속해서 내 귓가에 들려왔다.
--
즐거운 주말입니다.
대구는 벌써 가을이 오는 것 같습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저희는 대구쪽 F/f 커플입니다.
멀티에 관심 있으신 fs분들 쪽지 부탁드립니다.
함께 하실 생각이 있는 분을 찾습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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