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쯤, D/S관계를 가졌었던 A였다.
하긴 그 상황이 D/S였는지, 나도 알 수 없었다.
그는 그저 날 과시용으로 생각했었던 것 같았다.
여기저기 날 "빌려"주며 그저 "섹스"를 구경하고 싶어 했고,
난 그렇게 여기저기 불려 다니며 남자들에게(smer인지도 모를) 몸을 내어주었다.
어디서 상대를 찾아 온 건진 모르겠지만, 한명 혹은 여럿을 불러 날 범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자위를 하곤 했었다.
혹시라도 만날 상대가 없다거나 약속이 취소된다거나 하면 그제야 "플"을 하길 원했다.
몇 시간동안 섹스뿐인 의미 없는 "플"을..
상황이 어떻든 난 A가 맘에 들지 않았고 더 이상 못하겠다 말했다.
그러나 언제 찍어둔건지 모를 사진들로 날 협박했다.
그렇게 한두 달을 더 끌려 다니다 몇몇 지인들의 도움으로 상황을 끝낼 수 있었다.
하지만 사진을 정말 다 없애 버린 건진 알 수 없었다.
폴라로이드 사진이라 내 눈앞에서 없애버린 사진들은 더 이상 현상 할 수도 없단 걸 알았지만,
A라면 몇 장 남겨둔것이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낄낄대는 그의 웃음에 속이 뒤집히는 것 같았다.
" 자! 이제 다들 인사도 했고, 올 사람들은 다 온 것 같으니까 편하게 먹고 마시고 이야기 합시다. "
모여 앉은 사람들은 다들 어느 정도 안면이 있는 듯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었고, 술잔도 오갔다.
주인님과 친분이 있는 듯 몇몇 사람들은 나에게도 관심을 가지고 말을 걸어오기도 했다.
애써 웃어 보이기도 하면서 대화를 이어갔지만 사실 어떤 말을 하고 있는지도 알 수 없었다.
" 어쩐일로 술을 안 마셔? "
" 아.. 괜찮습니다. 주인님 "
" 적당히 마시는 건 허락할 테니까 마시고 싶음 마셔. "
" 감사합니다 주인님 "
주인님과의 대화를 들은 건지 내 옆에 앉아있던 여자가 환하게 웃으며 맥주잔을 건넸다.
차라리 술을 마시는 편이 나을 것 같기도 했다.
긴장에 입이 바짝 말라 갈증이 나기도 했고, 맨 정신으로 앉아있는게 힘들기도 했다.
시원하게 준비되어 나온 잔에 따라진 맥주는 보기에도 무척이나 시원해 보였다.
목으로 넘어 오는 차가운 맥주가 잠깐 긴장을 풀게 하는 것도 같았다.
" 그나저나 엄청 맘에 들었나보네? 니가 D/S를 다하고? "
" 어지간히 쫓아다녀야 말이지.. 안받아주면 더 귀찮게 할 것 같아서. "
" 하하, 말을 해도 참.. 좀 잘해줘라. 바짝 얼어서 말도 못하잖냐. "
주인님을 무척이나 반기던 남자가 서글서글하게 웃으며 던진 말은 날 더욱 긴장하게 했다.
남들 보기에도 지금 내가 불편해 보이는 건가 싶어 괜히 주인님의 눈치만 보고 있었다.
" 주인 앞인데 당연히 긴장하겠죠-. 아님.. 뭐 다른 일로 긴장한 건가? "
그때까지 조용하게 앉아있던 A가 베베꼬인 목소리로 말했다.
혼자 중얼거리듯 한 말에 누구하나 신경 쓰지 않았지만, 난 모든 걸 들켜버리기라도 한 듯 얼어붙었다.
억울했지만, 그 사진이 혹시라도 남아있을지 모른단 생각에 난 약자일수 밖에 없었다.
A는 그때와 변한 게 없었다.
비열했고, 능글맞았다.
A는 내 반응을 즐기고 있는 듯 연신 웃으며 내 쪽을 쳐다보았다.
술이라도 취했으면 싶어 맥주를 연거푸 마셔댔지만 그럴수록 정신은 더욱 말짱해졌다.
차가운 맥주를 마신 탓인지 몸이 차가워졌지만, 손에선 식은땀이 베어 나와 축축해졌다.
술자리가 무르익으면서 농도 짙은 대화들이 오고갔다.
그들의 경험이든 판타지든 원색적인 대화내용 자체는 지루하지 않았지만,
난 계속해서 휴대폰의 시계를 흘끔거렸다.
" 그쪽 섭은 이 자리가 엄청 지루한가 보네요. 시계만 쳐다보네.. "
" 아무렴 우리랑 있는 게 재밌겠어요. 둘만 있는 게 좋지.. 금방 보내 줄 테니까 같이 놀아요. "
" 아... 그게 아니라... "
A가 던진 말을 필두로 일순간 나에게 시선이 쏟아졌다.
그 반응에 주인님께서도 고개를 돌려 날 바라 보셨다.
그 눈빛에 죄라도 지은 듯 고개를 숙였다.
당황스러운 기분에 얼버무리며 휴대폰을 가방에 집어넣었다.
주인님의 표정을 읽을 수 없어 더욱 불안해졌다.
계속 꿀 먹은 벙어리마냥 멀뚱히 앉아 있을 순 없었다.
애써 대화에 끼어들기도 하고 분위기를 맞춰 갔다.
술자리가 길어지면서 한두 명 자리를 뜨는 사람도 생겼다.
A는 진득하게도 자리를 지키고 앉아 히죽거리며 날 쳐다 보곤 했다.
내내 신경이 쓰여 미칠 것만 같았다.
" 가실 분들은 가셨고 남은 사람들 끼리 2차나 갈까요? "
가운데 앉은 남자가 벌떡 일어서며 말했다.
다들 길어지는 술자리가 조금 지루해진 듯 우르르 따라 일어섰다.
집으로 가고 싶었지만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었기에 주인님을 따라나섰다.
미리 예약해 두었다는 2차 장소는 근처 건물 지하에 있는 주점이었다.
여느 주점과는 크게 다를 것도 없는 룸안은 화장실이 갖춰있고 화려한 벽지들로 둘러싸여있었다.
넓은 룸 안은 사람들이 다 앉고도 자리가 남을 것 같았지만,
주인님께선 제일 끝 쪽 가장자리에 앉으셨다.
앞을 가로질러 들어가 앉기도 뭐해 가방을 정리해두고 옆쪽에 일어서 있었다.
" 뭐해? 앉아. "
" 네?.. 아.. 네 주인님.. "
잠시 머뭇거리다 쇼파 바로 옆 쪽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딱딱한 대리석바닥재의 느낌이 정강이뼈에 그대로 전달되었다.
누구할거 없이 구경이라도 하는 듯 쏟아지는 시선에 긴장이 되고 수치스러웠다.
그 기분에 작게 떨려오는 몸을 아시기라도 한 듯 머리와 뒷목을 쓸어내리는 주인님의 손길이 느껴졌다.
그 손길에 거짓말처럼 긴장이 풀렸지만, 뚫어져라 바라보는 A의 시선에 다시금 몸이 움츠러들었다.
" 으.. 그 쪽은 엄청 살벌하네요. 야, 나가서 벗고 춤이라도 춰봐 노래를 하던지. 우리 이제 좀 재밌게 놀죠. 볼 사람도 없고. "
갑자기 조용해진 분위기를 띄우려는 듯, 가운데 앉아있던 남자가 옆자리의 여자를 일으켜 세웠다.
아마도 그의 섭인듯 애교스런 웃음을 보인 여자는 옷을 벗고 사람들 앞을 가로질러 테이블 앞으로 향했다.
시끄러운 노래를 틀고 여자는 귀여운 몸짓으로 춤을 췄다.
쉐이빙 된 그곳에 조명이 비칠 때마다 더욱 보여주기라도 하려는 듯 과감하게 몸을 움직였다.
다들 그 분위기에 흥이 난건지 술잔의 돌아가는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나만 다른 공간에 있는 것처럼 붕 뜬 느낌이었지만, 차라리 그 편이 편했다.
술자리에서 들려오는 말소리나 시끄러운 노랫소리는 멀리서 들려오는 듯 아득하게 느껴졌고,
가끔 쓰다듬어 주시는 주인님의 손길만 생생하게 느껴졌다.
" 저렇게 해보고 싶어? "
" 아.. 아닙니다.. 주인님.. "
" 하긴 그 성격으로 제대로 할 수나 있겠어? "
" 아.. 죄송합니다.. 주인님.. "
" 속옷만 남기고 벗어. "
" .. 네?.. 저 말씀이십니까.. 주인님? "
" 그럼 내가 다른 사람이라도 벗길까? "
" 아.. 네 알겠습니다.. 주인님.. "
A의 시선이 신경 쓰였지만, 감히 싫다는 말을 할 수는 없었다.
다시 날 향하는 시선들이 느껴졌다.
무엇 때문인지 뜨겁게 달아오른 그곳은 움찔거리며 애액을 토했다.
손은 생각처럼 빠르게 움직이지 않았고 굼뜨게 옷을 벗겨냈다.
몸을 가리고 있던 천 조각을 모두 벗어내고 속옷 차림으로 다시 그대로 앉았다.
" 이리 와서 핥아 "
" 네.. 주인님 "
신발을 벗은 주인님의 매끈한 발이 보였다.
몸을 조금 돌려 엎드린 채 깨지기 쉬운 물건이라도 다루듯 조심스럽게 발을 핥아 나갔다.
주인님의 발에 차가운 액체가 쏟아졌다.
자연스레 내 목으로 넘어오는 그것은 양주였다.
독한 술에 목구멍이 따갑고 쓰렸지만 멈출 수가 없었다.
혹여나 바닥을 더럽힐까 싶어 천천히 떨어져 내리는 술을 입으로 그때그때 받아 마셨다.
룸 안이 어두운 것이 천만 다행이었다.
갑작스런 상황과 노골적인 시선들로 인해 이미 팬티가 젖을 정도로 흥분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발을 핥아 나가며 더욱 뜨거워지는 몸은 애널과 그곳을 움찔거리게 했다.
애널안에서 느껴지는 플러그의 느낌에 신음소리가 새어나왔다.
" 아.. 저런걸 좋아하는구나.. 진작 알았으면 좋았을 건데.. "
들으라는 듯 던지는 A의 말은 시끄러운 소리들을 뚫고 내 귀에 생생하게 들렸다.
이죽이는 그의 표정이 보이는 것 같았다.
나도 모르게 멈칫해 혀의 움직임을 멈추었다.
주인님의 발에서 바닥으로 술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이 바닥이 좁은 건 알고 있었지만, 이정도 일 줄은 몰랐다.
이제까지 길게 혹은 짧게 만났던 사람도 많았고 한 번의 관계로 끝난 경우도 많았지만,
A만큼 안 좋게 끝난 케이스는 없었다.
근데 하필 주인님과 함께한 자리에서 A의 모습을 보게 될 거라곤 생각도 할 수 없었다.
내가 왜 그를 겁내고 피해야 하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이 상황이 너무나 끔찍했다.
구역질이 날 것 같았다.
" .. 저.. 화장실에 다녀와도 되겠습니까.. 주인님? "
" 그래. "
" 네.. 감사합니다. 주인님 "
A의 말에 주인님께선 다행히 아무런 눈치도 못채신것 같았다.
건네주시는 옷을 받아 걸치고 화장실로 향했다.
문을 나서자 이제까지 참았던 것들이 와르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지난일이라 생각하며 애써 잊고 있었지만, A의 얼굴을 보는 순간 끔찍했던 기억이 마구 떠올랐다.
밀려나오는 구역질을 삼키며 화장실로 달려갔다.
화장실문을 열자마자 변기를 붙잡고 토악질을 했다.
술이 다시 올라오면서 목이며 코가 따가웠다.
멈추질 않았다.
몇 번이나 게워내고 노란 위액이 올라올 정도가 되자 지쳐버린 탓에 더 이상 그러고 있을 수도 없었다.
세면대에 물을 세게 틀고 거울을 보았다.
얼굴이 말이 아니었다.
억지로 게워낸 탓에 눈에 혈관이 터져 충혈이 되어있었고 입 주변이 번들거렸다.
물로 입을 헹궈내고 얼굴을 씻어냈다.
" 잘 지냈나 보지? "
세찬 물소리에 문을 여는 소리를 듣지도 못했지만, 고개를 돌리자 A가 서있었다.
술을 마신 탓인지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에 추잡스러운 웃음을 띄고있는 모습을 보자,
다시 토악질이 쏟아질 것 같았다.
" 꽤 나 좋아 보이던데 ? "
무슨 대답을 바라는 건지 다시 말을 걸어오는 그를 피해 화장실을 나서려 했다.
하지만 한쪽팔을 세게 붙드는 A의 손길에 몇 발짝 움직이지도 못한 채 그 자리에 멈춰 섰다.
뿌리쳐보아도 남자의 힘을 이길 수가 없었다.
아니, 맘만 먹음 어떻게든 도망치거나 비명을 지르거나 할 수 있었겠지만..
일이 커지는 건 나도 두려웠다.
A도 그 점을 노려 날 따라온 것 같았다.
" 그때 흐지부지하게 끝나서 무척이나 아쉬웠는데 말이야.. "
"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건데요. "
" 이렇게 다시 보는 거 보니까 너랑 나랑 인연인 것 같단 말이지.. "
" 악연이겠죠. "
" 그러지 말고.. 다 알면서 튕기기는.. "
" 할 말 있음 해요 들어가봐야해요 "
" 한 번 하자고. 그 새 요조숙녀라도 되셨나.. 말귀를 못 알아 쳐먹어.. "
" 말도 안 되는! "
" 왜? 벌리고 대주는 게 힘든 것도 아니잖아? 내가 아는 것만 해도 몇 명한테 그 다릴 벌려 댔는데.. "
얼굴이 달아오르고 몸이 부들거리며 떨렸다.
손에 힘이 들어가고 입술을 꽉 깨물었다.
하지만 A는 음흉하게 웃으면서 날 아래위로 훑어볼 뿐이었다.
가슴 깊은 곳에서 부터 분노가 치밀었지만, 그의 비열함을 비난할 수는 없었다.
예전 기억들이 떠올라 더욱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 도대체.. 그렇게 괴롭히고도.. "
" 내가? 언제? 좋다고 소리를 빽빽 질러대던건 다 잊으셨나보네? "
" 그만해요. 제발.. "
" 그러니까 그때처럼 한 번 하자고.. 왜 일을 질질 끌어서 크게 만들려하는지 모르겠네? 뭐 튕길 몸이나 된다고.. "
" 안 해요. 내가 왜 그쪽이랑 그딴 짓을 해요. 놔요 이것 좀! "
" 너 자지 좋아하잖아. 여자끼리 한다고 너 같은 게 느껴지기나 하겠어? "
" 놔요. 싫어요. "
" 그러지 말고, 이리와봐. "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마음속에선 한 번 하고 말아야 할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이렇게 쉽게 포기할 인간이 아니었다.
계속해서 팔을 흔들어 대고 있었지만 점점 몸에선 힘이 빠지는 것 같았다.
그의 속이 보였지만, 주인님께 이런 추한 꼴을 들킬 수는 없었다.
나가는 문을 꽉 막고선 A의 얼굴을 날려버리고 싶었다.
그럼에도 끈적하게 가까이 다가오는 A를 피할 수도 없었다.
" 이리나와. "
화장실문이 열리며 주인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문의 모서리가 A의 등을 세게 치면서 앞으로 튕기듯 그가 비틀거렸다.
그 틈에 그의 손을 뿌리치고 주인님 뒤로 가 숨듯이 섰다.
그제야 쌕쌕거리며 숨을 뱉어냈다.
무슨 상황인지 알고 계시는 건지 아닌지 알 수 없었다.
어떤 쪽이든 주인님의 모습을 보는 순간 긴장이 풀렸다.
" 오죽 할 사람이 없으면 시덥잖은 협박 질이나 하고 차라리 한번 빌려 달라고 하던지. 쪽팔리지도 않아? "
주인님의 목소리에 작은 떨림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나 때문인지 A 때문인 진 모르지만 어깨너머에서도 화가 나신 건 생생히 느껴졌다.
" 어떤 년인지나 알고 그러는지 모르겠네. 그 년이 옛날에 어떤 짓을 했는지나 알고 싸도는 건가 ?
하긴 모르지 자지를 그렇게나 좋아하던 년인데 지금도 딴 새끼랑 만나고 다닐지도... "
" 미친 새끼! "
당황하는 기색도 없이 더러운 말을 쏟아내는 A의 얼굴을 보다 나도 모르게 욕이 튀어 나왔다.
아차 싶었다.
잔뜩 힘이 들어간 손가락들을 쥐었다 폈다 하며 몸의 떨림을 참아냈다.
악마 같은 A보다 더 두려운 건 주인님이었다.
그 두려움에 A에 대한 증오도 잊은 채 한 발짝 물러서 주인님의 발뒤꿈치만을 쳐다보았다.
" 그래서 그런 년 하나 간수 못해서 뒤에서 추잡스럽게 이딴 짓을 하나보네?
그렇게 자지 좋아하는 년이라면서 자지가 제 구실 못해서 버림받기라도 한 건가? "
" 뭐! "
" 더 이상 말 섞을 필요도 없을 것 같은데. 그렇게 섹스가 궁하면 이럴 시간에 나가서 딴 년이나 꼬셔보던지. "
말씀을 마치시곤 주인님께선 뒤돌아 룸으로 걸어가셨다.
분에 못이며 뭐라 소릴 질러 대는 A를 뒤로 한 채 주인님의 뒤를 따랐다.
다리에 힘이 풀려 걸을때마다 무릎이 휘청거렸다.
문을 열고 말씀도 없이 건네시는 가방을 받아 들었다.
그저 가방을 든 채 죄인처럼 고개를 숙이고 묵묵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
" 저런 더러운 새끼 나오는 거면 다신 나 부르지 마. "
" 뭐야? 무슨 일이야? "
" 나중에 이야기 하고... 미안 먼저갈께. 다들 죄송해요 먼저 가볼께요. "
" 어.. 그.. 그래.. 조심히 가고.. "
" 가자. "
" 아.. 네.. 주인님.. "
갑자기 화를 내는 주인님의 모습에 다들 놀란 것 같았지만 별다른 말은 없었다.
차에 올라타 집에 가는 길은 마른침을 삼키기도 조심스러울 정도로 내내 조용했다.
난 변명할 말도 잊은 채 입술만 물어뜯고 있었다.
차는 주인님 댁에 멈춰 섰다.
그 순간에도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하며 위안을 가지려 했지만,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도 주인님과 함께 있는 것도 둘 다 두렵긴 마찬가지였다.
내리시는 주인님을 따라 짐을 챙겨 나갔다.
계단을 오르는 것이 길게만 느껴졌다.
현관문을 열고 집안으로 들어설 때까지도 주인님께선 말씀이 없으셨다.
온 몸에서 식은땀이 흐르는 것 같았다.
- 딸랑 -
차마 신발을 벗을 생각도 하지 못하고 현관에 서있는 내발 앞에 던져진 건 칼라였다.
방울이 달려있는 칼라는 바닥에 세게 부딪히면서도 딸랑하는 귀여운 소리를 내고 있었다.
얼른 주워들긴 했지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주인님께선 곧장 욕실로 들어가셨다.
들고 있던 가방을 내려두고 그제야 나도 집 안으로 들어섰다.
거실 한 켠에 기다렸다는 듯 문을 활짝 열고 있는 케이지가 보였다.
여기까지 데리고 오신걸 보면 적어도 변명을 할 기회는 주실 것 같았다.
원하시는 게 어떤 건진 알 수 없었지만, 무엇이든 거슬릴 행동은 하지 말아야겠다 싶었다.
얼른 옷을 벗었다.
완전하게 나체가 된 채 목에 칼라를 채웠다.
욕실 근처로가 거치적거리지 않을 정도의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주인님께서 나오시면 어떤 말씀부터 드려야 할지 생각했지만 떠오르진 않았다.
욕실에서 들려오는 물소리는 멈출 생각을 않았고, 내 몸에선 계속 해서 식은땀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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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날씨에 비까지 오니 몸이 축축 처지네요.
비가 많이 오는 곳도 있다는데 별 일 없으시길 바랍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저희는 대구쪽 F/f 커플입니다.
멀티에 관심 있으신 fs분들 쪽지 부탁드립니다.
함께 하실 생각이 있는 분을 찾습니다.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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