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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02:52 1,031회 0건
[창작] "납치" 3부

제 3 부 -저항-

은미는 정희의 양 발을 묶은 수갑도 풀어주었다. 그러자 정희가 무서운 기세로 주먹을 날려왔다. 은미는 예기치 못한 반격에 뺨을 한 대 엊어맞았으나 이내 빠른 판단으로 거실로 나갔다. 욕실에서 쓰러뜨리면 머리를 다쳐 죽을 수도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거실은 고급 양탄자가 깔려있었고, 이정도면 아무리 바닥에 넘어뜨려도 죽을 염려까진 없었다. 정희는 은미를 따라나와 온 힘숨을 다해 다시 주먹을 날렸으나 은미는 왼팔로 정희의 오른주먹을 막으며 오른손으로 정희의 아랫배를 힘껏 쳤다. 그리고 정희가 비틀비틀하는 사이에 깨끗한 돌려차기로 얼굴을 차버렸다. 정희가 바닥에 쓰러져 비틀비틀하며 일어나려고 하자 은미가 달려가며 옆구리를 찬 후 정희의 목을 발로 찍어눌렀다.

"야.. 죽고 싶어!! 이게 어디서 죽을라고!"

"으.. 으악.......... 컥............ 컥컥...."

은미가 목을 밟아서 숨을 쉬기가 힘든 모양이었다. 정희는 연신 컥컥대며 양 손으로 힘을 다해 은미의 발을 붙잡았으나 이미 힘이 빠진 상태에서 은미의 힘을 견뎌내기엔 역부족이었다.

"너..아무래도 안되겠다. 여기서 죽어. 죽어버려 !!!!!"

은미가 무섭게 말을 하며 발을 내리누르자 정희는 온 힘을 다해 발을 끌어안고 빌었다.

"잘........ 못했어.. 으악!!! 살려줘.. 살려줘.. 살......... 켁켁켁....... 려줘.. ....."

정희는 연신 켁켁대며 목숨을 구걸했다. 하지만 은미는 안색을 바꾸지 않고 발에 힘을 주어 내리눌렀다. 정말로 죽일 작정이었다.

"제........ 발............ 큭...... 시키는대로..... 할 .......... 켁켁켁...... 께......... 살려줘!!!"

그제서야 은미는 발의 힘을 풀어주었다. 정희는 목을 붙잡고 일어나 연신 켁켁대며 숨을 고르고 있었고 은미는 무서운 눈으로 정희를 노려보고 있었다.

"콜록........... 콜록..........."

한참 후 정희는 숨을 다 고르고 카펫이 깔린 바닥 위에 무릎꿇고 앉아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고개들어"

정희가 고개를 들자 은미의 오른발이 정희의 얼굴을 세게 밀어냈다. 정희는 옆으로 쓰러지며 바닥을 짚었다. 하지만 발로 찬 건 아니고 그냥 밀어내기만 했고 또 바닥도 푹신푹신한 카펫이었기 때문에 다치진 않았다.

"일어나"

정희가 일어나자 은미는 다시 얼굴을 바닥으로 밀었다.

"푹...................."

"일어나"

은미는 계속 방바닥으로 정희의 얼굴을 찍어눌렀고 정희는 무릎꿇은 상태에서 계속 넘어졌다 일어났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정희의 눈가에 이슬이 맺히더니 기어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흐윽............ 흑......"

하지만 은미는 아랑곳하지 않고 얼굴을 짓이기며 정희를 계속 넘어뜨렸다. 정희가 계속 일어서는 것도 힘에 겨웠는지 바닥에 누워 가쁜 숨을 쉬고 있었다.

"학학............."

"빨리 못 일어나나!"

정희는 어쩔 수 없이 울며 다시 일어났다. 어느새 정희의 얼굴은 눈물이 흐르는걸 비벼버렸기 때문에 얼굴 전체가 눈물로 범벅이 되어 있었고 은미는 화가 났는지 정희를 강하게 넘어뜨린 후에 오른발바닥으로 힘을 조금 주어 여러번 짓이겼다.

정희는 정말 움직일 힘도 없었다. 목이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 같았고 계속 일어나서 양 팔과 허리 역시 끊어질 것 같았다. 그러는 와중에 은미의 발바닥이 얼굴을 밟아왔다.

"죽고 싶어? 나한테 대들어!!"

정희는 대답을 하고 싶었으나 입이 짓뭉개지고 있었기 때문에 발음이 정확히 되지 않았다.

"아.. 아이에요..... 자모해써요......."

"잘..들어.. 다시 한번 이따위 짓 하면 정말 죽고 싶도록 해주겠어. 알았어?"

"으.....으으으으.......... 예... 흑흑...."

짠 눈물이 발바닥을 타고 정희의 입으로 들어갔다.

"일어나! 욕실로 들어가!"

"예.......예...."

정희는 더 이상 반항할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욕실로 들어갔다. 이제 수갑같은 것이 없어도 정희는 반항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 한편 정희는 큰 절망감에 빠졌다. 수갑만 풀어지면 힘은 비슷비슷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리 차이가 나버리다니.. 은미 이 계집애는 무슨 무술이라도 한 것일까..... 흐르는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욕실로 들어가서 은미는 작은 의자에 앉았고 정희는 그 앞에 무릎꿇고 앉아서 발을 씻기기 시작했다. 은미는 한 발을 정희의 허벅지 위에 올려놓았다.

"잘 씻기는게 좋을거야"

정희는 대답을 하지 않으면서 양 손으로 한 발을 들어 물을 묻히고 비누칠을 하기 시작했다.

"야. 정희."

"네."

웬일인지 은미는 강아지라고 하지 않고 이름을 불렀다. 그러자 같은학년에 같은나이인 것이 생각나면서 수치심이 밀려왔다.

"니네집 부도났지?"

"어.. 어떻게 아셨어요?"

"대충 뒷조사는 해뒀지. 그정도는 기본이야. 어려운 일도 아니고."

"............. 그럼.. 혹시 절 덮친 남자들도........... 주인님... 이 시키신건가요?"

주인님이라는 단어를 정말 내뱉기 싫었다. 얼굴이 빨개지면서 다시 눈물이 흘렀다.

"아냐.. 걔네들은 정말 우연히 지나가던 애들이야. 아..거기 발가락 사이 잘 씻어."

"네.................."

"그리고 납치할 생각도 없었어. 그냥 갑자기 생각이 든 것 뿐이야. 덕분에 이렇게 재미있게 놀 수 있게 됐지만 .. 하하하...."

은미는 정말로 기분좋은 듯이 웃었다.

정희는 이리 될 바엔 차라리 강간 당하는 것이 더 좋았을거라고 생각했다. 강간만 당하고 그대로 집으로 갈 수 있었으면............. 이따위 짓을 안해도 좋았을텐데. 더군다나 여기선 죽을수도 있었다.

"이제 씻어야지. 그 발부터 헹궈."

은미가 명령하자 정희가 대야에 받아놓았던 따뜻한 물로 발을 씻기 시작했다.

"난 널 죽일수도 있어. 알고 있지?"

정희의 마음을 알아채기라도 한 듯 은미가 물었다. 실컷 남의 발이나 핥다가 죽는다면 얼마나 비참할까 하는 생각같은건 안중에도 없었다. 그냥 죽는다는 생각에 공포에 질려버렸다.
정희는 씻던 발을 가슴으로 끌어안으며 애원했다.

"제발 살려주세요. 시키는대로 다 할테니 죽이지만 말아주세요.. 제발.. 제발..."

정희는 필사적이었지만 그걸 쳐다보는 은미의 표정엔 작은 웃음만을 지을 뿐 변화가 없었다. 은미는 다른 발로 은미의 얼굴을 짚어 밀어내며 말했다.

"발이나 씻어. 귀여운 강아지... 풋........."

은미는 기분이 좋은 듯 작게 웃음소리를 냈다. 은미가 웃는 걸 보자 정희는 살아날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 정성들여 발을 문지르기 시작했다.

"너 하는거 보니깐 죽이고 싶진 않다구. 그리고 여기서 나가게도 해줄거야. 너 하나 붙잡아둘려고 노력 낭비하고 싶진 않거든."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정희는 살아났다는 기쁨에 연신 고개를 숙였다.

"단.. 그냥 놔줄순 없겠지. 그냥 놔주면 내가 죽을테니."

정희는 무슨말인지 몰라 그냥 다른 발을 씻기 위해 물을 버리려고 하자 은미가 막았다.

"잠깐."

은미는 씻은 발을 정희의 어깨에 올려놓고 대야를 들어 은미의 허리쪽에 부었다.

"나중에 이걸로 목욕하게 해줄게.. 헤헤....."

정희는 아랫입술을 꽉 물었다가 나머지 발을 씻기 시작했다.

"씻어."

"네.."

"우리 거래를 하자. 거래라는 말이 좀 우습게 들릴지 몰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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