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gs in the house - Living room
#5
그날, 수캐는 맞아서 부르튼 엉덩이 위에 또 회초리를 맞아가면서
두 번이나 더 교미했다. 겁에 질린 암캐는 엎드린 자세로 교미하다가
자기 허벅지 위로 흐르는 수캐의 핏방울을 느끼고 그대로 오줌을 싸 버렸다.
샛노란 오줌이 보지에서 질질 새어나와 바닥을 적셨고, 덕분에 스팽과 블러드로
얼룩진 부부섭의 교미는 그것으로 끝났다.
주인은 흥이 깨졌다는 듯 또 커피를 마시러 갔고,
바닥에 쭈그린 암캐는 오줌을 흘리며 훌쩍거렸다.
수캐는 암캐의 뺨을 핥아주고 오줌으로 흥건한 보지도 핥아 주었다.
어찌 되었든 사이좋은 부부인 것은 확실한 것 같았다.
하지만 주인이 그런 것에 아랑곳할리가 없었다.
2주 뒤, 공원 벤치에 앉아 책을 뒤적이던 나는 주인의 문자를 받았다.
‘준비가 됐습니다. 내일 저녁, 일곱 시쯤 놀러오세요.’
나는 한동안 문자를 들여다보았다. 이제는 더 이상 놀랄 것도 없다는
생각이었지만 그렇다고 기대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주인의 플은 언제나 상상을 초월했다. 나는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안돼. 더 이상은 가지 않을 거야.
하지만 손가락이 나를 배반했다.
‘네. 내일 뵐게요.’
전송.
휙, 하고 문자가 날아가는 효과음을 들으며 나는 암캐의
눈물로 얼룩진 얼굴을 떠올렸다. 그리고 그 암캐의 얼굴 위로,
왠지 거울 속에서 자주 보았던 내 얼굴이 겹쳐지는 상상을 했다.
몇 초 후 나는 깜짝 놀라 생각했다. 도대체 내가 왜 그런 상상을?
하지만 답은 알 수 없었고, 봄 햇살은 따갑도록 눈부셨다.
나는 그냥 아무 생각도 않기로 했다.
#6
7시, 현관문을 열어 준 낯선 얼굴에 나는 놀랐다.
여자였다. 긴 웨이브 머리에 화장이 짙었고 30대 초반처럼 보였다.
꽤 멀리에서 마주 섰는데도 짙은 담배 냄새가 풍겨 왔다.
“흐음. 처음 보는 애네.”
그러면서 여자는 손에 들고 있던 담배를 입에 물었다.
붉은 립스틱이 발린 입술 사이에서 하얀 담배가 연기를 흘린다.
“뭘 보고 섰어? 들어와.”
나는 떨떠름한 기분으로 집 안으로 들어섰다. 여자는 내 얼굴을
한 번 보더니 피식 웃고는 거실 쪽을 향해 외쳤다.
“자기! 아까 말한 걔 왔는데?”
그제야 안쪽에서 남자가 나왔다. 깔끔하게 다린 셔츠에 청바지.
흐트러짐 없는 머리. 나를 보고 가볍게 웃고는 왔어요? 하고 인사를 건넨다.
나는 남자에게 꾸벅 인사를 하고는 소파로 갔다.
그리고 소파 가장자리 쪽에 앉았다. 이젠 거의 내 지정석처럼 느껴진다.
“소개할게요.”
남자가 여자의 팔을 가볍게 잡으며 말했다.
“내 와이프.”
여자가 담배 연기를 깊게 빨아들이고, 뱉는 동안 나는 그대로 굳어서
아무 말도 못 했다. 남자가 결혼했는지도 몰랐고, 부인을 오늘 이 곳에서
보게 될 줄도 몰랐기 때문이다.
“많이 놀랐나보네. 몇 년생? 나보다 훨씬 어려 보이는데, 말 놔도 되지?”
나는 거의 무의식적으로 대답했다.
“안 돼요. 말 놓지 마세요.”
여자는 잠시 눈이 커졌다가 까르르 웃기 시작했다.
“아, 진짜. 얘 뭐야. 재밌네.”
내가 재밌는 애라고 했잖아. 부엌 쪽에서 남자의 대꾸가 날아왔다.
여자는 테이블 위에 있는 재털이에 담배를 눌러 껐다.
“알았어요, 알았어. 반말 안 할게. 그렇게 정색하지 말아요.
그렇게 까칠하게 굴 거 없잖아? 서로 재밌자고 모인 건데.”
나는 반사적으로 거실을 둘러봤다. 또 다른 사람이 튀어나올까 해서다.
하지만 사람 대신 목줄을 하고 알몸으로 바닥에 엎드린 두 마리의 개만 보였다.
인견人犬. 하지만 이 집 주인의 개들이 아니다. 낯선 얼굴의 수컷 두 마리였다.
정황상 이 여자가 데리고 온 게 분명해 보였다.
“소개할게. 내가 기르는 애들이에요.”
여자가 손짓을 하자 거실 구석에서 대기하던 두 마리의 수캐가
네 발로 기어서 다가왔다. 앳된 얼굴의 수캐는 짧은 갈색 머리에
귀걸이를 하고 있었는데 모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이라고 했다.
그 옆에 수캐는 굉장히 잘 생긴 30대 초반의 남자였다.
깔끔한 인상이 한눈에도 직장인 같아 보이는데, 금융업에 종사한다고 했다.
자신의 남편과는 달리 여자는 수캐들을 하슬로 들이진 않은 모양이었다.
아니, 그건 둘째 치더라도 나는 이 여자가 집 주인의 아내라는 것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마치 질 나쁜 농담 같은 기분이었다. 애초에 같이 살지도 않는 것 같은데 말이다.
하지만 내가 무슨 생각을 하든 말든, 여자는 나에게 계속 관심을 보였다.
“아가씨는 성향이 뭐에요?”
“......메조에요.”
“메조? 주인님은 모시나?”
“아뇨. 플만 해요.”
“아하.”
여자가 자켓 주머니에서 담배갑을 꺼낸다. 또 한대 태우려는 모양이다.
그만 피우라고 말할까 고민하고 있는데 다행이 주인이 거실로 나오며 제지한다.
“그만 태워. 집에 냄새 배.”
“아. 또 잔소리. 알았어, 알았어, 알았다구.”
휙. 담배갑을 탁자 위로 던지며 여자가 투덜댔다.
“어쩌다 한번 얼굴 보면서 더럽게 뭐라고 하네. 그건 그렇고, 아가씨, 예쁘네요?”
“침 흘리지 마.”
“뭐? 뭐가 어때서. 자기 거야?”
나는 힐끗 주인을 보았다. 하지만 주인은 그 말에 대답하지 않는다.
여자는 생글생글 웃기 시작했다.
“아가씨? 이름이 뭐지?”
“모리라고 부르세요.”
“아. 본명 아닌 거 같은데. 닉인가? 뭐 알았어요. 모리씨, 레즈플 해본 적 있어요?”
그만 하라니까! 주인이 또 핀잔을 준다. 하지만 나는 왠지 발끈한 심정에
여자의 도발에 대꾸해버렸다.
“전 양성애자에요.”
“어머! 그래요?”
여자가 내 쪽으로 바짝 다가앉는다.
“그럼, 여자 주인님이랑 플해 본 적 있어요?”
“아아. 됐어. 그 정도로 해 둬. 우리 할 일 있잖아.”
“어휴.”
풀썩, 소리가 나게 여자가 소파에 기댄다.
“자기, 오늘따라 되게 야박하게 구네. 왜 그래? 이 아가씨한테 침 발라놨나?”
“........”
“또 대답 안한다. 알았어, 가서 자기 암캐나 데려와.”
주인이 자리에서 일어나 베란다로 나갔다. 여자는 탁자에 던졌던
담배갑을 다시 주워들고는 말했다.
“너희 둘도 준비해.”
#7
두 마리의 수캐가 엉덩이를 나란히 하고 엎드려 대기하고 있다.
둥그런 엉덩이와 까만 똥구멍이 잘 보인다. 여자는 흐뭇한 광경이라는 듯
쇼파에 기대 앉아 둘의 엉덩이를 감상한다.
“아. 담배 고파~”
방금 전까지 피웠잖아. 나는 생각했다. 지독한 골초인 게 틀림없어.
남자가 베란다에서 두 마리의 인견을 끌고 나왔다. 아직도 엉덩이에 멍자국이
선명한 수캐와 조금은 겁을 먹은 듯한 암캐였다. 갸름한 얼굴이 유난히 창백하다.
남자는 수캐를 소파 옆으로 끌고 와서 벽에 튀어나온 고리에 목줄을 걸었다.
줄이 짧았기 때문에 수캐는 몸을 곧추세우고 정자세로 앉을 수밖에 없다.
남자는 무릎을 꿇고 앉은 수캐의 손을 등 뒤로 돌려 수갑을 채웠다.
수캐는 불안한 눈으로 소파 앞에 엎드려 대기 중인 두 마리의 다른 수캐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묘한 정적을 깬 것은 여자의 목소리였다.
“아. 쟤야? 쟤가 그 씨 없다는 수캐야?”
주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응. 남편이 너무 부실해서 그런지 암캐가 임신이 안 되네.”
수캐의 눈이 커졌다. 나도 그제야 상황이 파악되었다.
2주 전의 교미로도 암캐는 임신을 못 했던 것이다.
그래서 주인은 자신이 뱉은 말을 그대로 실행에 옮기려고 하고 있었다.
남편이 임신을 못 시킨다면, 다른 수캐와 교미시키겠다는 그 말.
짤랑, 수갑의 사슬이 부딪쳐 소음을 냈다.
수캐가 흐으, 하는 작은 소리를 내며 몸을 뒤튼다.
애처로운 몸짓이었지만 주인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암캐도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는지 뒷걸음질을 친다.
베란다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주인이 그런 암캐의 목줄을 단단히 틀어쥐었다.
암캐가 팔다리를 이리 저리 꼬아보지만 주인에게서 벗어나기는 힘들어 보였다.
여자가 그런 암캐를 보더니 웃었다.
“이런. 암캐도 반항하네...... 버릇없는 암캐네. 주인님이 힘들게 수캐들을 구
해다 줬는데 감사합니다, 하고 보지를 벌려야지. 쌍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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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잘 써져서 또 한 편 올려요.
안녕히들 주무세요^_^
#5
그날, 수캐는 맞아서 부르튼 엉덩이 위에 또 회초리를 맞아가면서
두 번이나 더 교미했다. 겁에 질린 암캐는 엎드린 자세로 교미하다가
자기 허벅지 위로 흐르는 수캐의 핏방울을 느끼고 그대로 오줌을 싸 버렸다.
샛노란 오줌이 보지에서 질질 새어나와 바닥을 적셨고, 덕분에 스팽과 블러드로
얼룩진 부부섭의 교미는 그것으로 끝났다.
주인은 흥이 깨졌다는 듯 또 커피를 마시러 갔고,
바닥에 쭈그린 암캐는 오줌을 흘리며 훌쩍거렸다.
수캐는 암캐의 뺨을 핥아주고 오줌으로 흥건한 보지도 핥아 주었다.
어찌 되었든 사이좋은 부부인 것은 확실한 것 같았다.
하지만 주인이 그런 것에 아랑곳할리가 없었다.
2주 뒤, 공원 벤치에 앉아 책을 뒤적이던 나는 주인의 문자를 받았다.
‘준비가 됐습니다. 내일 저녁, 일곱 시쯤 놀러오세요.’
나는 한동안 문자를 들여다보았다. 이제는 더 이상 놀랄 것도 없다는
생각이었지만 그렇다고 기대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주인의 플은 언제나 상상을 초월했다. 나는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안돼. 더 이상은 가지 않을 거야.
하지만 손가락이 나를 배반했다.
‘네. 내일 뵐게요.’
전송.
휙, 하고 문자가 날아가는 효과음을 들으며 나는 암캐의
눈물로 얼룩진 얼굴을 떠올렸다. 그리고 그 암캐의 얼굴 위로,
왠지 거울 속에서 자주 보았던 내 얼굴이 겹쳐지는 상상을 했다.
몇 초 후 나는 깜짝 놀라 생각했다. 도대체 내가 왜 그런 상상을?
하지만 답은 알 수 없었고, 봄 햇살은 따갑도록 눈부셨다.
나는 그냥 아무 생각도 않기로 했다.
#6
7시, 현관문을 열어 준 낯선 얼굴에 나는 놀랐다.
여자였다. 긴 웨이브 머리에 화장이 짙었고 30대 초반처럼 보였다.
꽤 멀리에서 마주 섰는데도 짙은 담배 냄새가 풍겨 왔다.
“흐음. 처음 보는 애네.”
그러면서 여자는 손에 들고 있던 담배를 입에 물었다.
붉은 립스틱이 발린 입술 사이에서 하얀 담배가 연기를 흘린다.
“뭘 보고 섰어? 들어와.”
나는 떨떠름한 기분으로 집 안으로 들어섰다. 여자는 내 얼굴을
한 번 보더니 피식 웃고는 거실 쪽을 향해 외쳤다.
“자기! 아까 말한 걔 왔는데?”
그제야 안쪽에서 남자가 나왔다. 깔끔하게 다린 셔츠에 청바지.
흐트러짐 없는 머리. 나를 보고 가볍게 웃고는 왔어요? 하고 인사를 건넨다.
나는 남자에게 꾸벅 인사를 하고는 소파로 갔다.
그리고 소파 가장자리 쪽에 앉았다. 이젠 거의 내 지정석처럼 느껴진다.
“소개할게요.”
남자가 여자의 팔을 가볍게 잡으며 말했다.
“내 와이프.”
여자가 담배 연기를 깊게 빨아들이고, 뱉는 동안 나는 그대로 굳어서
아무 말도 못 했다. 남자가 결혼했는지도 몰랐고, 부인을 오늘 이 곳에서
보게 될 줄도 몰랐기 때문이다.
“많이 놀랐나보네. 몇 년생? 나보다 훨씬 어려 보이는데, 말 놔도 되지?”
나는 거의 무의식적으로 대답했다.
“안 돼요. 말 놓지 마세요.”
여자는 잠시 눈이 커졌다가 까르르 웃기 시작했다.
“아, 진짜. 얘 뭐야. 재밌네.”
내가 재밌는 애라고 했잖아. 부엌 쪽에서 남자의 대꾸가 날아왔다.
여자는 테이블 위에 있는 재털이에 담배를 눌러 껐다.
“알았어요, 알았어. 반말 안 할게. 그렇게 정색하지 말아요.
그렇게 까칠하게 굴 거 없잖아? 서로 재밌자고 모인 건데.”
나는 반사적으로 거실을 둘러봤다. 또 다른 사람이 튀어나올까 해서다.
하지만 사람 대신 목줄을 하고 알몸으로 바닥에 엎드린 두 마리의 개만 보였다.
인견人犬. 하지만 이 집 주인의 개들이 아니다. 낯선 얼굴의 수컷 두 마리였다.
정황상 이 여자가 데리고 온 게 분명해 보였다.
“소개할게. 내가 기르는 애들이에요.”
여자가 손짓을 하자 거실 구석에서 대기하던 두 마리의 수캐가
네 발로 기어서 다가왔다. 앳된 얼굴의 수캐는 짧은 갈색 머리에
귀걸이를 하고 있었는데 모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이라고 했다.
그 옆에 수캐는 굉장히 잘 생긴 30대 초반의 남자였다.
깔끔한 인상이 한눈에도 직장인 같아 보이는데, 금융업에 종사한다고 했다.
자신의 남편과는 달리 여자는 수캐들을 하슬로 들이진 않은 모양이었다.
아니, 그건 둘째 치더라도 나는 이 여자가 집 주인의 아내라는 것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마치 질 나쁜 농담 같은 기분이었다. 애초에 같이 살지도 않는 것 같은데 말이다.
하지만 내가 무슨 생각을 하든 말든, 여자는 나에게 계속 관심을 보였다.
“아가씨는 성향이 뭐에요?”
“......메조에요.”
“메조? 주인님은 모시나?”
“아뇨. 플만 해요.”
“아하.”
여자가 자켓 주머니에서 담배갑을 꺼낸다. 또 한대 태우려는 모양이다.
그만 피우라고 말할까 고민하고 있는데 다행이 주인이 거실로 나오며 제지한다.
“그만 태워. 집에 냄새 배.”
“아. 또 잔소리. 알았어, 알았어, 알았다구.”
휙. 담배갑을 탁자 위로 던지며 여자가 투덜댔다.
“어쩌다 한번 얼굴 보면서 더럽게 뭐라고 하네. 그건 그렇고, 아가씨, 예쁘네요?”
“침 흘리지 마.”
“뭐? 뭐가 어때서. 자기 거야?”
나는 힐끗 주인을 보았다. 하지만 주인은 그 말에 대답하지 않는다.
여자는 생글생글 웃기 시작했다.
“아가씨? 이름이 뭐지?”
“모리라고 부르세요.”
“아. 본명 아닌 거 같은데. 닉인가? 뭐 알았어요. 모리씨, 레즈플 해본 적 있어요?”
그만 하라니까! 주인이 또 핀잔을 준다. 하지만 나는 왠지 발끈한 심정에
여자의 도발에 대꾸해버렸다.
“전 양성애자에요.”
“어머! 그래요?”
여자가 내 쪽으로 바짝 다가앉는다.
“그럼, 여자 주인님이랑 플해 본 적 있어요?”
“아아. 됐어. 그 정도로 해 둬. 우리 할 일 있잖아.”
“어휴.”
풀썩, 소리가 나게 여자가 소파에 기댄다.
“자기, 오늘따라 되게 야박하게 구네. 왜 그래? 이 아가씨한테 침 발라놨나?”
“........”
“또 대답 안한다. 알았어, 가서 자기 암캐나 데려와.”
주인이 자리에서 일어나 베란다로 나갔다. 여자는 탁자에 던졌던
담배갑을 다시 주워들고는 말했다.
“너희 둘도 준비해.”
#7
두 마리의 수캐가 엉덩이를 나란히 하고 엎드려 대기하고 있다.
둥그런 엉덩이와 까만 똥구멍이 잘 보인다. 여자는 흐뭇한 광경이라는 듯
쇼파에 기대 앉아 둘의 엉덩이를 감상한다.
“아. 담배 고파~”
방금 전까지 피웠잖아. 나는 생각했다. 지독한 골초인 게 틀림없어.
남자가 베란다에서 두 마리의 인견을 끌고 나왔다. 아직도 엉덩이에 멍자국이
선명한 수캐와 조금은 겁을 먹은 듯한 암캐였다. 갸름한 얼굴이 유난히 창백하다.
남자는 수캐를 소파 옆으로 끌고 와서 벽에 튀어나온 고리에 목줄을 걸었다.
줄이 짧았기 때문에 수캐는 몸을 곧추세우고 정자세로 앉을 수밖에 없다.
남자는 무릎을 꿇고 앉은 수캐의 손을 등 뒤로 돌려 수갑을 채웠다.
수캐는 불안한 눈으로 소파 앞에 엎드려 대기 중인 두 마리의 다른 수캐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묘한 정적을 깬 것은 여자의 목소리였다.
“아. 쟤야? 쟤가 그 씨 없다는 수캐야?”
주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응. 남편이 너무 부실해서 그런지 암캐가 임신이 안 되네.”
수캐의 눈이 커졌다. 나도 그제야 상황이 파악되었다.
2주 전의 교미로도 암캐는 임신을 못 했던 것이다.
그래서 주인은 자신이 뱉은 말을 그대로 실행에 옮기려고 하고 있었다.
남편이 임신을 못 시킨다면, 다른 수캐와 교미시키겠다는 그 말.
짤랑, 수갑의 사슬이 부딪쳐 소음을 냈다.
수캐가 흐으, 하는 작은 소리를 내며 몸을 뒤튼다.
애처로운 몸짓이었지만 주인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암캐도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는지 뒷걸음질을 친다.
베란다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주인이 그런 암캐의 목줄을 단단히 틀어쥐었다.
암캐가 팔다리를 이리 저리 꼬아보지만 주인에게서 벗어나기는 힘들어 보였다.
여자가 그런 암캐를 보더니 웃었다.
“이런. 암캐도 반항하네...... 버릇없는 암캐네. 주인님이 힘들게 수캐들을 구
해다 줬는데 감사합니다, 하고 보지를 벌려야지. 쌍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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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잘 써져서 또 한 편 올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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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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