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은 자신의 발치에 웅크리고 있던 암캐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고개를 들게 했다.
“이 정도면 충분히 쉬었겠지?”
그리고 주인은 자신의 앞섶 지퍼를 내리고 팬티 속에서 자지를 꺼낸다.
잔뜩 발기되어 있다. 암캐는 주인의 자지에 코를 대고 킁킁 냄새를 맡는다.
당장이라도 빨고 싶어서 견딜 수 없다는 듯.
빨아, 하는 명령과 동시에 힘차게 자지를 빠는 소리가 방을 울린다.
“......소리까지 내면서 빨다니. 그렇게 맛있나.......”
주인이 중얼거린다. 암캐의 적극적인 행동에 만족한 눈치다.
여자는 자기 남편의 자지를 빠는 암캐의 모습을 한동안 감상한다.
질투의 기색은 전혀 없다. 나는 여자가 암캐를 ‘경쟁자’로서
전혀 여기지 않는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잠시 후, 여자는 문득 생각났다는 듯 말한다.
“아. 그러고 보니 아직 한 마리 남았지.”
여자의 눈이 남편 수캐에게 향한다. 아니나 다를까, 가쁜 숨을 몰아쉬며
수캐는 가만히 웅크리고 있다. 얼굴이고 등줄기고 온통 땀투성이인 것이,
몸을 펴기라도 하면 당장이라도 쌀 것 같은 기세다.
“그래도 잘 참고 있네. 쓰레기만도 못한 수캐 치고는.”
여자는 맨발로 수캐의 몸 여기저기를 찌른다.
“자아, 그러지 말고 시원하게 싸 봐. 응?”
수캐는 애처롭게 몸을 더욱 웅크린다. 주인의 명령이 아니고서야
쌀 수 없는 수캐의 사정을 알면서도, 여자는 더욱 집요하게 수캐를 괴롭힌다.
“어서. 어서 싸보란 말이야. 왜? 내 말은 말 같지가 않아? 응?”
여자의 맨발이 수캐의 머리를 짓밟는다. 끙끙대는 수캐에게 그제야 주인이 명령한다.
“그래. 이제 싸 봐. 엉덩이 높이 들고. 잘 보이게.”
감사합니다, 억눌린 목소리로 겨우 말하며 남편 수캐는 자세를 잡는다.
교미하는 암캐처럼 엉덩이를 높이 쳐들고, 이마는 바닥에 붙인,
똥구멍을 훤하게 내보인 자세. 자세를 취하자마자 뿌부부북하는
형용할 수 없는 소리와 함께 더러운 것이 구멍으로 쏟아진다.
뭐가 그렇게 재밌는지 여자가 까르르 웃는다.
“완전히 똥분수네.”
수캐들이 쏟아낸 배설물로 바닥은 이미 엉망이었다. 나는 그들이
미리 바닥에 비닐을 깐 이유를 바로 알 수 있었다. 미리 비닐을 깔지
않았으면 도저히 치울 엄두도 못 냈을 것이다.
덕지덕지 똥이 묻는 몸으로 수캐들은 멍하니 앉아서 각자의 주인만을 올려다 볼 뿐이다.
극도의 수치심을 겪은 직후인 때문인지 눈동자가 멍하다.
그 와중에도 암캐는 열심히 주인의 자지를 빨 뿐, 다른 일에는 관심도 없어 보인다.
주인이 문득 여자에게 말한다.
“당신, 이리 와 봐.”
“응?”
“오랜만에 당신 보지에 싸고 싶다.”
여자가 미소를 지었다.
“자기도 참. 모리씨도 있는데 어떻게......”
“......이리 와.”
몸을 살짝 꼬며, 교태롭게 여자가 주인에게 다가간다. 암캐의 입에서
빠져나온 자지는 온통 번들거리고, 빳빳하게 서 있다.
여자는 치마를 걷은 뒤 쇼파에 앉은 남자 위에 올라탔다.
그리고 남자의 머리를 풍만한 가슴 속에 묻었다.
침으로 흥건한 자지가 쑤욱, 여자의 몸속으로 빨려든다.
“으흥.......”
부드럽게 여자의 허리가 움직인다. 남자의 양 손이 그런 여자의 허리를 감싼다.
“음. 좋은데.......”
“하아....... 자기 자지 정말 맛있다.”
서로를 칭찬하며 주인 부부는 점점 더 둘만의 섹스에 빠져든다.
그러고 보니 주인은 자기 암캐의 보지에는 단 한 번도 자지를 넣은 적이 없다.
여자의 교성이 점점 커진다.
“아아...아....... 하아앙.......”
한 쌍의 뱀처럼 엉겨드는 남녀의 육체. 그리고 그 아래 엎드린 개들.
어디서도 쉽게 보지 못할, 괴이하면서도 흥분되는 광경이었다.
하지만 그 상황, 그 장면 속에 내가 있을 자리는 아무데도 없다.
“아... 자기, 나 갈 것 같아......흐읍.......”
“벌써? 수캐들 관장하는 거 보면서 이렇게 흥분해 있던 거야?”
“몰라....... 그런 말 하지 마........아...”
“정말 음탕한 여주인이네. 개들 똥 싸는 거 보면서 좋아하고.”
“흐윽.......”
여자의 허리가 크게 뒤틀린다. 자지를 빼고 싶어 하는 것 같았지만 남자가 놔주지 않는다.
여자가 더 이상 움직이려 하지 않자 남자가 몸을 일으켰다.
곧이어 여자의 등이 쇼파에 닿는다. 바로 누운 자세로 여자는
남자의 격한 피스톤 운동을 고스란히 받아낸다.
“개들 앞에서 섹스 하니까 더 좋지?”
“.......자기, 그런 말은.......”
“왜? 부끄러워?”
“아, 아니.... 하아...아.......”
붉게 상기된 뺨, 가쁜 숨결....... 여자의 얼굴은 내가 보기에도 유혹적이다.
그래. 남편은, 아내를 사랑하겠지. 암캐나, 자신의 것도 아닌 메조에게
가지는 감정과는 다른 감정이겠지.
“자기...나 더 이상은......아아....아.......”
“응... 이제 나도 쌀 것 같아...”
남자가 피스톤 속도를 더욱 높였다. 퍽퍽퍽퍽, 하는 질퍽한 소리가 방안을 울린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여자가 먼저 절정을 느끼는지 가느다란 비명과 함께 허리가 휘어진다.
나는 급히 눈을 감았다. 보고 싶었지만, 또한 보고 싶지 않았다.
희미한 불쾌감과 서글픔, 그리고 소외감이 턱 밑까지 차오른다.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기분에, 나는 그만 몸을 돌렸다.
단숨에 부엌을 지나 현관문 손잡이를 움켜잡았다.
“모리씨!”
여자가 불렀는지 남자가 불렀는지도 모르겠다.
철컥, 현관문이 열리자마자 나는 정신없이 집을 뛰쳐나왔다.
#9
‘지금 모리씨 학교 앞 카페베네에요.’
뭐라고? 혼란스러운 생각을 정리하기도 전에 두 번째 문자가 날아왔다.
‘올 때까지 기다릴게요.’
고개를 들어 강의실 정면에 걸린 시계를 봤다. 수업이 끝나기까지
한 시간이 넘게 남았다. 교수님의 목소리가 째랑째랑하게 울린다.
“...인간의 치아는 유인원과는 달리 똑바로 나 있습니다. 밖을 향해 기울어지지 않았죠.
사진으로 확인하면 좀 더 정확한 차이를 알 수 있습니다. 침팬지의 치아를
인간의 치아와 비교했을 때, 그 각의 차이가 보이시나요?”
좀 기다리다가 가겠지.
“또한, 인간은 치아의 높이도 다른 유인원에 비해 고른 편입니다.
이러한 특징은 음식물을 찢을 때는 불리하지만 음식물을 갈거나 씹을 때는 유리합니다.
또한 f나 v소리를 내는 데도 매우 유리하죠. 사람의 입술은.......”
그런데, 대체 왜 찾아온 거지?
“....다른 영장류보다 더 정교한 근육 조직을 가지고 있고 그 유연함은
p와 b같은 소리를 낼 수 있게 합니다. 하지만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혀입니다.
작지만 두텁고, 근육질이기 때문에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더 이상 교수님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강의가 멈추었나 했는데
고개를 들어 보니 교수님의 입은 여전히 움직이고 있었다.
내가 집중하지 못하고 있는 게 확실했다. 핸드폰을 들여다보았다.
더 이상의 문자는 없다.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나는 생각했다.
맘대로 기다려 봐.
내가 가나봐라. 절대, 안가.
안 간다고.
#10
“꽤 늦었네. 문자 받자마자 나올 줄 알았더니.”
여자는 척 하니 담배를 빼 물었다. 여긴 금연석인데,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
다행히 담뱃불을 붙이지는 않는 것 같다.
“아. 피우고 싶어 미치겠네...... 그런데 흡연석은 너무 춥더라고.
그냥 밖이나 다름없어.”
그렇게 다 비치는 얇은 블라우스 한 장만 입고 다니니 당연히 춥지.
나는 입술을 가볍게 삐죽거렸다.
“나한테 화난 것 같네?”
“......화나지 않았어요.”
“흠. 그건 거짓말인데.”
여자가 희미하게 웃었다.
“자기, 우리 남편한테 감정 있어?”
예상 밖의 질문이어서 나는 잠시 머뭇거렸다. 하지만 대답이야
정해져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아뇨, 감정 같은 거 없어요.
그냥 그렇게 대답하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왠지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하긴 우리 남편이 좀 멋있지. 훌륭한 새디잖아.”
여자는 먼저 시켜놓은 커피를 홀짝이더니 속삭이듯 말했다.
“그리고 자기도, 내가 보기엔 훌륭한 메조고. 메조가 괜찮은 새디에게
끌리는 거야 당연하지. 나 그런 거 따지려고 온 거 아니니까 그렇게 경계하듯
쳐다보는 것 좀 그만 해 줄래?”
“......이해를 못 하겠어요.”
“응?”
“부인이시잖아요. 남편이 다른 여자랑 그런 짓 하는데 정말 아무렇지도 않으세요?”
흐음, 작은 소리를 내며 여자는 한 손으로 턱을 괴었다. 뭔가 생각하는 눈치였다.
나는 고개를 숙이며 작은 목소리로 덧붙였다.
“......부인 분이 계시다는 말도 저에게 안 했다고요....... 전 몰랐어요.”
“음, 그건 일부러 속이려고 한건 아닐 거야... 그건 그냥......
내가 그 사람 안중에 없어서 그래.”
여자는 기어코 담배에 불을 붙였다.
===================================
개인사정으로 텀이 좀 벌어졌네요^^
댓글 남겨주시는 분들, 추천해주시는 분들
모두모두 감사합니다~
“이 정도면 충분히 쉬었겠지?”
그리고 주인은 자신의 앞섶 지퍼를 내리고 팬티 속에서 자지를 꺼낸다.
잔뜩 발기되어 있다. 암캐는 주인의 자지에 코를 대고 킁킁 냄새를 맡는다.
당장이라도 빨고 싶어서 견딜 수 없다는 듯.
빨아, 하는 명령과 동시에 힘차게 자지를 빠는 소리가 방을 울린다.
“......소리까지 내면서 빨다니. 그렇게 맛있나.......”
주인이 중얼거린다. 암캐의 적극적인 행동에 만족한 눈치다.
여자는 자기 남편의 자지를 빠는 암캐의 모습을 한동안 감상한다.
질투의 기색은 전혀 없다. 나는 여자가 암캐를 ‘경쟁자’로서
전혀 여기지 않는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잠시 후, 여자는 문득 생각났다는 듯 말한다.
“아. 그러고 보니 아직 한 마리 남았지.”
여자의 눈이 남편 수캐에게 향한다. 아니나 다를까, 가쁜 숨을 몰아쉬며
수캐는 가만히 웅크리고 있다. 얼굴이고 등줄기고 온통 땀투성이인 것이,
몸을 펴기라도 하면 당장이라도 쌀 것 같은 기세다.
“그래도 잘 참고 있네. 쓰레기만도 못한 수캐 치고는.”
여자는 맨발로 수캐의 몸 여기저기를 찌른다.
“자아, 그러지 말고 시원하게 싸 봐. 응?”
수캐는 애처롭게 몸을 더욱 웅크린다. 주인의 명령이 아니고서야
쌀 수 없는 수캐의 사정을 알면서도, 여자는 더욱 집요하게 수캐를 괴롭힌다.
“어서. 어서 싸보란 말이야. 왜? 내 말은 말 같지가 않아? 응?”
여자의 맨발이 수캐의 머리를 짓밟는다. 끙끙대는 수캐에게 그제야 주인이 명령한다.
“그래. 이제 싸 봐. 엉덩이 높이 들고. 잘 보이게.”
감사합니다, 억눌린 목소리로 겨우 말하며 남편 수캐는 자세를 잡는다.
교미하는 암캐처럼 엉덩이를 높이 쳐들고, 이마는 바닥에 붙인,
똥구멍을 훤하게 내보인 자세. 자세를 취하자마자 뿌부부북하는
형용할 수 없는 소리와 함께 더러운 것이 구멍으로 쏟아진다.
뭐가 그렇게 재밌는지 여자가 까르르 웃는다.
“완전히 똥분수네.”
수캐들이 쏟아낸 배설물로 바닥은 이미 엉망이었다. 나는 그들이
미리 바닥에 비닐을 깐 이유를 바로 알 수 있었다. 미리 비닐을 깔지
않았으면 도저히 치울 엄두도 못 냈을 것이다.
덕지덕지 똥이 묻는 몸으로 수캐들은 멍하니 앉아서 각자의 주인만을 올려다 볼 뿐이다.
극도의 수치심을 겪은 직후인 때문인지 눈동자가 멍하다.
그 와중에도 암캐는 열심히 주인의 자지를 빨 뿐, 다른 일에는 관심도 없어 보인다.
주인이 문득 여자에게 말한다.
“당신, 이리 와 봐.”
“응?”
“오랜만에 당신 보지에 싸고 싶다.”
여자가 미소를 지었다.
“자기도 참. 모리씨도 있는데 어떻게......”
“......이리 와.”
몸을 살짝 꼬며, 교태롭게 여자가 주인에게 다가간다. 암캐의 입에서
빠져나온 자지는 온통 번들거리고, 빳빳하게 서 있다.
여자는 치마를 걷은 뒤 쇼파에 앉은 남자 위에 올라탔다.
그리고 남자의 머리를 풍만한 가슴 속에 묻었다.
침으로 흥건한 자지가 쑤욱, 여자의 몸속으로 빨려든다.
“으흥.......”
부드럽게 여자의 허리가 움직인다. 남자의 양 손이 그런 여자의 허리를 감싼다.
“음. 좋은데.......”
“하아....... 자기 자지 정말 맛있다.”
서로를 칭찬하며 주인 부부는 점점 더 둘만의 섹스에 빠져든다.
그러고 보니 주인은 자기 암캐의 보지에는 단 한 번도 자지를 넣은 적이 없다.
여자의 교성이 점점 커진다.
“아아...아....... 하아앙.......”
한 쌍의 뱀처럼 엉겨드는 남녀의 육체. 그리고 그 아래 엎드린 개들.
어디서도 쉽게 보지 못할, 괴이하면서도 흥분되는 광경이었다.
하지만 그 상황, 그 장면 속에 내가 있을 자리는 아무데도 없다.
“아... 자기, 나 갈 것 같아......흐읍.......”
“벌써? 수캐들 관장하는 거 보면서 이렇게 흥분해 있던 거야?”
“몰라....... 그런 말 하지 마........아...”
“정말 음탕한 여주인이네. 개들 똥 싸는 거 보면서 좋아하고.”
“흐윽.......”
여자의 허리가 크게 뒤틀린다. 자지를 빼고 싶어 하는 것 같았지만 남자가 놔주지 않는다.
여자가 더 이상 움직이려 하지 않자 남자가 몸을 일으켰다.
곧이어 여자의 등이 쇼파에 닿는다. 바로 누운 자세로 여자는
남자의 격한 피스톤 운동을 고스란히 받아낸다.
“개들 앞에서 섹스 하니까 더 좋지?”
“.......자기, 그런 말은.......”
“왜? 부끄러워?”
“아, 아니.... 하아...아.......”
붉게 상기된 뺨, 가쁜 숨결....... 여자의 얼굴은 내가 보기에도 유혹적이다.
그래. 남편은, 아내를 사랑하겠지. 암캐나, 자신의 것도 아닌 메조에게
가지는 감정과는 다른 감정이겠지.
“자기...나 더 이상은......아아....아.......”
“응... 이제 나도 쌀 것 같아...”
남자가 피스톤 속도를 더욱 높였다. 퍽퍽퍽퍽, 하는 질퍽한 소리가 방안을 울린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여자가 먼저 절정을 느끼는지 가느다란 비명과 함께 허리가 휘어진다.
나는 급히 눈을 감았다. 보고 싶었지만, 또한 보고 싶지 않았다.
희미한 불쾌감과 서글픔, 그리고 소외감이 턱 밑까지 차오른다.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기분에, 나는 그만 몸을 돌렸다.
단숨에 부엌을 지나 현관문 손잡이를 움켜잡았다.
“모리씨!”
여자가 불렀는지 남자가 불렀는지도 모르겠다.
철컥, 현관문이 열리자마자 나는 정신없이 집을 뛰쳐나왔다.
#9
‘지금 모리씨 학교 앞 카페베네에요.’
뭐라고? 혼란스러운 생각을 정리하기도 전에 두 번째 문자가 날아왔다.
‘올 때까지 기다릴게요.’
고개를 들어 강의실 정면에 걸린 시계를 봤다. 수업이 끝나기까지
한 시간이 넘게 남았다. 교수님의 목소리가 째랑째랑하게 울린다.
“...인간의 치아는 유인원과는 달리 똑바로 나 있습니다. 밖을 향해 기울어지지 않았죠.
사진으로 확인하면 좀 더 정확한 차이를 알 수 있습니다. 침팬지의 치아를
인간의 치아와 비교했을 때, 그 각의 차이가 보이시나요?”
좀 기다리다가 가겠지.
“또한, 인간은 치아의 높이도 다른 유인원에 비해 고른 편입니다.
이러한 특징은 음식물을 찢을 때는 불리하지만 음식물을 갈거나 씹을 때는 유리합니다.
또한 f나 v소리를 내는 데도 매우 유리하죠. 사람의 입술은.......”
그런데, 대체 왜 찾아온 거지?
“....다른 영장류보다 더 정교한 근육 조직을 가지고 있고 그 유연함은
p와 b같은 소리를 낼 수 있게 합니다. 하지만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혀입니다.
작지만 두텁고, 근육질이기 때문에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더 이상 교수님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강의가 멈추었나 했는데
고개를 들어 보니 교수님의 입은 여전히 움직이고 있었다.
내가 집중하지 못하고 있는 게 확실했다. 핸드폰을 들여다보았다.
더 이상의 문자는 없다.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나는 생각했다.
맘대로 기다려 봐.
내가 가나봐라. 절대, 안가.
안 간다고.
#10
“꽤 늦었네. 문자 받자마자 나올 줄 알았더니.”
여자는 척 하니 담배를 빼 물었다. 여긴 금연석인데,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
다행히 담뱃불을 붙이지는 않는 것 같다.
“아. 피우고 싶어 미치겠네...... 그런데 흡연석은 너무 춥더라고.
그냥 밖이나 다름없어.”
그렇게 다 비치는 얇은 블라우스 한 장만 입고 다니니 당연히 춥지.
나는 입술을 가볍게 삐죽거렸다.
“나한테 화난 것 같네?”
“......화나지 않았어요.”
“흠. 그건 거짓말인데.”
여자가 희미하게 웃었다.
“자기, 우리 남편한테 감정 있어?”
예상 밖의 질문이어서 나는 잠시 머뭇거렸다. 하지만 대답이야
정해져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아뇨, 감정 같은 거 없어요.
그냥 그렇게 대답하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왠지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하긴 우리 남편이 좀 멋있지. 훌륭한 새디잖아.”
여자는 먼저 시켜놓은 커피를 홀짝이더니 속삭이듯 말했다.
“그리고 자기도, 내가 보기엔 훌륭한 메조고. 메조가 괜찮은 새디에게
끌리는 거야 당연하지. 나 그런 거 따지려고 온 거 아니니까 그렇게 경계하듯
쳐다보는 것 좀 그만 해 줄래?”
“......이해를 못 하겠어요.”
“응?”
“부인이시잖아요. 남편이 다른 여자랑 그런 짓 하는데 정말 아무렇지도 않으세요?”
흐음, 작은 소리를 내며 여자는 한 손으로 턱을 괴었다. 뭔가 생각하는 눈치였다.
나는 고개를 숙이며 작은 목소리로 덧붙였다.
“......부인 분이 계시다는 말도 저에게 안 했다고요....... 전 몰랐어요.”
“음, 그건 일부러 속이려고 한건 아닐 거야... 그건 그냥......
내가 그 사람 안중에 없어서 그래.”
여자는 기어코 담배에 불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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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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