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 장
----내 이름은 김연영.
----27세의 여성이며...대한민국 검사다.
----아니...검사였다.
때때로 공부를 취미삼는 억세게 재수좋은 인종들을 자주 만나곤 한다.
그리고 그 인종들과 코피터지게 싸웠었다.
결과는 항상 내가 이겼다.
왜냐고...?
난 공부를 특기 삼았으니까.
주특기를 열심히 연마하고 발휘한 덕에 25세의 나이에 사법고시를 패스했으며....
사법연수원을 씩씩하게 거치고 26세에 검사가 됐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검사의 꽃이라는 서울지검 특수부에 배속됐다.
여기까지 본다면 분명히 난 성공한 인생을 살고 있었던 셈이다.
그렇다. 앞날이 창창하게 보장된 인생이었다.
하필 그날....
바로 그놈을 만나기 전까진....
그놈의 별명은 마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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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해요....”
힘없이 밀실문을 밀고 들어온 조형사의 첫마디였다.
----조미령형사
성북서 교통계소속이며 이번 임무에 특별히 차출된 경찰이다.
차출된 까닭은 간단하다.
늘씬한 몸매에 제법 이쁜 얼굴...
그러니까 분칠해놓고 짧은 치마 입히면 제법 룸싸롱 전문 접대부 티가 나서이다.
“씨발놈....! 도대체 그 새끼 취향은 뭐야?!!”
박팀장의 욕설은 당연했다.
벌써 여섯명째다.
대하룸싸롱 특실룸에 접대부대신 들어간 여섯명의 여경들이 몽땅 거절당한 것이다.
그것도 한낱 건달나부랭이에게...
박팀장...
그러니까 이번 작전의 책임자인 박경호검사의 얼굴이 초조함으로 일그러졌다.
또한 대하룸싸롱의 지하실을 본부로 삼아 웅크리고 있는 우리들 역시 마찬가지 심정이었다.
“ 최형사. 뭐해? 얼른 다시 집어너...! 대팔이 오기전에 셋팅되어있어야 할 것아냐!”
박팀장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그러나 최형사는 난감한 표정만 지을뿐 좀처럼 답하지 못한다.
“뭐하냐니까...! 이번엔 두세명 한꺼번에 집어너! 그새끼 오기전에 셋팅못하면 작전 꽝인거 몰라?!!”
박팀장의 짜증이 한번더 터져서야 비로서 최형사는 더듬거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저....준비된 요원들...전부 넣었는데요...”
순간 상황을 파악한 박팀장의 안색은 얼음처럼 굳어졌다.
“한바퀴...다시 돌려볼까요...? 처음 들어간 애부터 다시...”
“씨팔...! 그걸 말이라고 해?!! 룸싸롱 안가봤어?!! 더구나 여긴 특급룸아냐 특급!! 근데 특급룸에서 계집애 여섯명 달랑 데리고 있는 데가 어딧어?!!
여기가 방석집이야?!!”
‘미친개’란 별명답게 박검사는 길길이 뛰고 있었다. 그러나 박검사가 원하는 답은 이미 얻을수 없는 상황이었다.
“서울시경관할의 여경들중 괜찮다는 애는 전부 데려온 겁니다. 그렇다고 호박을 집어넣을순 없지 않습니까.
검사님 말씀처럼 특급룸인데요. 그 아이들 설득하는데도 무지 고생했는데...”
최형사는 억울하다는 듯 울상을 지어보인다.
그러나 그 억울함을 용납하기엔 이번작전은 너무 컷다.
지난 삼년간...
서울지검특수부는 소위 ‘죽을 맛’이었다.
새정부가 들어선 직후 ‘범죄와의 전쟁’이 선포되고...
그 선봉에 서울지검특수부가 당당히 섯을때만 하더라도 모든 일이 쉬워보였다.
서울지역을 장악하던 수십여개의 건달조직 계보를 싸그리 훑었고...
그 충분한 정보만큼 소탕하기도 쉬우리라 여겼었다.
그러나 가장 만만히 보았던 용산지역의 군소건달조직 ‘백두파’가 문제였다.
----백두파....
전쟁이 시작될때만하더라도 조직원 십여명에 불과했던 그야말로 양아치조직에 불과했는데,
오히려 전쟁이 그들의 양식이 되어 건드리기 힘들 정도의 공룡이 될줄이야...
하위조직인 만큼 소탕작전의 말미에 배정되었던 ‘백두파’는 오히려 그것을 이용하여
괴멸되어가는 모든 조직을 흡수통합해버린 것이다.
더욱 문제인 것은 교묘히 법망을 피해가는 놈들의 지능적 술수였다.
덕분에 특수부는 그럴듯한 기소한번 못내리고 전전긍긍하는 신세로 전락해버렸다.
그런데 뜻밖의 첩보를 받은건 며칠전이었다.
‘대팔파’가 전국을 통합하기위한 자금마련을 위해 마약을 밀수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이건 분명 불법이다. 아니, 잘만하면 ‘백두파’를 영원히 괴멸시킬수 있는 호재였다.
그리고 오늘...
‘백두파’의 두목 ‘양대팔’이 마약거래를 논의하기위해 이곳 ‘대하룸싸롱’에서 누군가와
접선하기로 했단 정보와 함께 드디어 작전이 시작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막상 호스티스로 위장하여 사전정보를 입수해야할 요원들이 잠입조차 못하고
?겨나는 사태가 벌어질줄이야...
“야 인마!! 그걸 변명이라고해?!! 서울시경소속의 여경이 도대체 몇 명인데 벌써 떨어져?!!
적어도 백명은 준비했어야 하잖아!!“
물론 말도 안되는 얘기였다.
덕분에 최형사의 주둥이는 오리처럼 튀어나왔다.
“검사님이 한번 돌아보세요. 여기 나올정도의 미인이면 왜 경찰하겠어요? 그냥 미스코리아나 탈랜트되서 잘먹고 잘살지...!
이정도 구하는데도 무지 애먹었는데...”
“저새끼 저게....!! 그래서!! 이번 작전 실패란거야?!! 기집애 다 떨어져서?!!”
발끈하던 박검사는 탁자의 재떨이를 집어 들며 던진 말이었다.
그러나 던질순 없었다.
그도 최형사의 말이 틀리지 않음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때 최형사의 입에서 뜻밖의 말이 튀어나왔다.
“다 떨어진건 아닌데요...”
“뭐야....? 그럼 짜식아 뭐해?!! 얼른 쳐너!!”
그런데 최형사의 행동은 더욱 뜻밖이었다.
아무 대답없이 난처한 눈으로 날쳐다보는 것이었다.
그 순간 박검사의 시선도 곧장 내게 쏘아왔다.
그리고 난.....
말이 없어도 이미 그들의 속뜻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10분뒤.....
난....
그러니까 서울지검 특수부 소속 김연영검사였던 난....
엉덩이를 간신히 가리는 흰색 짧은 원피스를 입고 놈의 눈앞에 홀로 서 있었다.
놈의 별명은....
마귀였다.
그리고....
“뭐야 이년아...? 홀딱 까...!
놈의 첫마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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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평가량의 호화룸... 그러니까 특실.
그 넓은 소파의 한가운데 놈이 앉아 있었다.
놈의 인상은 의외였다.
약간 작아보이는 키... 그리고 어쩐지 왜소한 몸매.
왼쪽 뺨아래 흐리게 나있는 칼자욱만 없었다면 열 번을 마주쳐도 기억나지 않을
그런 인상의 소유자...
놈을 처음 대하는 순간 난 약간의 실망과 안도감을 동시에 느꼈었다.
처음 작전을 시작하며 난 내심 적(?)들의 느낌을 그렸었다.
카리스마와 늠름함이 넘치는 건달패거리들.
등에 용문신이 가득하며 눈빛하나로도 칼부림을 칠수 있는 그런 당당함의 소유자들.
그러나 막상 내 눈앞에 놓인 놈에겐 도무지 눈을 씻고 찾아와도 그런 건달스러움이 없었다.
오히려 양아치에 가까운 천박함뿐...
적이 만만하고 가벼움만큼 내심 느껴지는 안도감은 당연하리라.
그런데....
“뭐해? 이년아...! 홀딱까...!”
내가 들어서자 잠시 실눈으로 내 아래위를 훑던 놈이 던진 첫마디였다.
순간 내 머릿속은 당혹감과 황당함으로 멍해질 수밖에 없었다.
이번 작전이 시작된후...가장 문제가 됐던건 호스티스를 대신할 요원들의 수급이었다.
사실...누군들 룸싸롱 접대부를 자청하겠는가.
그러나 여섯명씩이나 차출이 이뤄졌던건 한가지 이유에서 였다.
그건 작전처인 ‘대하룸싸롱’이 강남 요지의 특급룸이란 점이었다.
누구나 아는 상식이지만 고급유흥업소일수록 접대분위기도 점잖기 마련이고...
치근덕거림도 덜하다. 그저 옆에 앉아 노래를 따라 부르거나 안주 접대 정도면
서로가 만족했고...가끔 엉덩이나 옷위로 가슴정도 스치는 것이 즐김의 한계란걸
서로가 인정하는 분위기...이것이 특급룸의 묵약인 것이다.
나 역시 그런 이유로 이방에 들어올수 있었다.
물론 약간의 각오는 되어 있었다.
무식한 건달떼인만큼...옷위로 만져지는 가슴정도는.....아니 손의 침입정도는....
그런데.........
“저...손님....여긴...그런 곳이 아닌데요....”
애써 정신을 수습하고 내가 던진 대답이었다.
당연히 내겐 최선의 행동이었다.
동시에 내 머릿속에는 빠른 계산이 돌아가고 있었다.
그중엔 놈을 편안히 설득시킬수 있는 대사들과 설득이 불가능할 경우의 내 행동들을...
그러나 놈의 반응은 내 상상력의 저편에 있었다.
잠시 어이없는 표정으로 날보던 놈이 피식 웃으며 중얼거렸다.
“미친년...지랄하네....”
그리곤 슥 일어나 천천히 내게 다가왔다.
순간 내 머릿속은 더욱 빠르게 회전하여 여러 가지 방정식의 답을 내놓기 시작했다.
만일 놈이 강제로 옷을 벗기려 든다면.... 그냥 나간다.
작전도 좋지만 그렇다고 창녀가 되는건 너무하다. 상부에서도 당연히 이해하리라.
대충 만지려고만 든다면 차라리 빠르게 안긴다. 그리곤 얼른 술을 권하리라....
그리고......그리고....만약....
그러나 더 이상의 계산은 이어지지 않았다.
푹!!
어이없게도 놈의 주먹이 내 복부에 박혀버린 것이다.
아니...그땐 그 주먹조차도 느끼지 못했다.
다만...태어난후 가장 극심하게 느꼈던 지옥같은 고통....그것뿐이었다.
그 고통은 잠시 내 의식의 끈을 끊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잠시후....
간신히 복부의 고통이 흩어지고...덕분에 놓여진 상황이 다시 현실로 다가올때...
난 기절할 듯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난 놈의 무릅위에 앉겨 있었다.
아니, 정확히 표현하자면...놈의 양무릅위에 양 허벅지를 벌리고 거꾸로 안겨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내 두팔은 어느새 놈의 목덜미 너머로 안은 듯 놓여 있었다.
이건 도대체 무슨 자센가...? 내가 왜 이꼴로 있는 것인가...?
난 충격으로 하얗게 비워지려는 정신을 애써 수습하려 애썼다.
그런데 그런 노력을 무력화시켜버린건 서서히 느껴지는 내 옷차림이었다.
어느새 내 원피스 상의는 대충 벗겨진채 가슴아래로 내려가 있었고...브레이져마져 사라진 내 두 유방은 놈의 상체로 맨살로 닿아
놈의 가슴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었다.
비로서 상황을 깨닳은 난 얼른 자세를 일으켜 놈을 밀쳐내리라 결심했다.
그러나...그 순간...날 완전히 절망시킨건...놈의 손바닥 느낌이었다.
놈의 왼손바닥이 내 엉덩이에 닿아 있었다. 고스란히 느껴지는 놈의 손바닥 체온...
그건....내 엉덩이가 맨살이란 뜻이며...내 소중함을 마지막까지 지키던 팬티가 어느새 사라졌단 뜻이었다.
즉 나는... 아래위로 벗겨져 허리춤에 달랑거리는...어느새 천조각으로 변해버린 원피스만 걸친체 놈의 무릅위에 허벅지를 강제로 벌려진
추찹한 꼴로 놓여 있단 뜻이기도 했다.
순간 내 머릿속은 수만가지 생각으로 혼돈을 이겨내려 하고 있었다.
-----이 상황을 도대체 어찌 수습해야 하는가....
-----놈의 가슴을 밀어버리고 벌떡 일어나 놈의 따귀를 갈겨버리는 것이....
-----그리곤 얼른 옷을 추스르고 빠져 나가는 것이....
흐려지려는 정신을 독려하며 애써 어떤 결정을 판단하려는 순간...
허어...억.........
내 두뇌를 정지시켜버리는 충격적 느낌이 하복부로 전달된건 바로 그때였다.
이 느낌은....아아...이 느낌은.....
내 하복부...너무도 수치스럽고 또한 너무도 소중한 그곳을 문질러버린 이 느낌은...
그렇다... 놈의 손가락이다.
놈의... 그 더러운 손가락이 방금 내 그곳을.....
난 등줄기를 지나 대뇌를 타격하는 충격에 기절할 것 같았다.
그러나 더 큰 충격은 대 귓전에 똑똑히 들려오는 놈의 탁한 목소리였다.
“씨발년....보지좀 닦고 들어오지...!”
놈이... 방금 내 그곳을 스친게 분명한 두손가락을 코끝에 대고 내뱉은 중얼거림이었다.
그리고 그충격이 가시기도 전....
컥....!!
다시금 하복부에 느껴지는 이물감....!
이건....아아....이건.....손가락이 아니라...
이 싸한 아픔...그리고 모골을 곤두서게 하는 차가움....
얼음...!
상황은 분명했다.
놈은 키핑용 얼음을 한움큼 집어 내 그곳을 문질러 버린 것이다.
순간...내 대뇌는 더 이상을 충격을 감당하지 못하고...그 모든 기능을 정지시켜 버렸다.
다만...하얗게 비워지는 무력감....
오직 이 모든 상황이 꿈이거나 상상이길 비는.....
그러나 이건 현실이다. 그 증거로...
“야 이년아. 너 오늘 복터졌다.”
놈이 내뱉는 탁음과 함께....다시금 복부에 느껴지는 이물감...
그건 손가락도...얼음도 아니었다...
훨씬 깊이 느껴지는 이건.....
바로 놈...이었던 것이다.
놈의 별명은 마귀였다.
그리고 이것이 놈과 나의 첫만남이었고...
첫 번째 관계였다.
그러나 그땐 몰랐다.
마귀란 지옥을 대변한 존재이며...
그러한 놈을 만났다는건 앞으로 지옥을 겸험하게될 예시란건...
그 지독한 지옥을....
-계속-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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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
접속일 | 2024-11-0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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