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의 휴가
Written by 검은나비
*이 소설은 픽션이며, 현실의 인물과 절대로! 전혀! 네버! 연관이 없습니다.
만약 누군가가 연상된다면 그것은 눈의 착각.
[5일차 낮] 단듀의 병간호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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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 누구야? 우왁?!"
"아무도 없을, 헉?!"
"으드득! 이 개같은 년들이 감히...!"
누구...지? 숙소에... 누가 있었던가...?
흐릿해진 감각 속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나는 이미 그 목소리를 구분한 만큼 정신을 유지하고 있지 않았다.
반쯤 멍한 귀 속으로 뭔가 부딪히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당장 비켯!"
"꺄악!"
"꺅!"
퍽! 퍽!
"리, 리카야! 괜찮아? 리카야! 정신 좀 차려봐!!! 에잇, 이딴 게..."
투둑! 툭!
몸에 붙어있던 각종 도구가 떨어져 나가자, 그 충격 덕인지 살짝 눈앞이 밝아졌다.
어라, 이 낯익은 모습은...
"제니...?"
어라, 목소리가 나오네... 혹시 이거 꿈인가? 마지막으로 제니는 보고 갈 수 있다니, 하느님이 마지막으로 도와주시네... 헤헤.
흐릿해진 눈에 보이는 연인의 모습에 살짝 입가에 미소를 띄웠다.
"제니야... 내가 진짜... 너 사랑하는 거 알지? 나도 진짜, 이렇게 빨리 널 떠날 줄은 생각도 못했는데... 좀더... 같이하고 싶었는데... 내 모든 걸 너한테 주고 싶었는데....."
정말로 이렇게 허무하게 죽을 줄은 생각도 못했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조금 더 먼저 제니의 마음을 알아줄걸, 조금 더 사랑한다 말해줄걸...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알지! 알아! 잘 아니까, 제발 정신 좀 차려!! 떠나긴 어딜 떠난단 말야!"
"에헤헤... 제니야, 나 없어도 진짜 행복하게..."
"말도 안돼는 소리하지 마! 내가 어떻게 너없이 행복할 수 있단 말이야!"
"제니야, 그러지 마... 네가 그러면, 내가 더 힘들잖아... 나 없어도, 꼬옥 행복하게 살아... 아, 쟤들 너무 미워하지 말구... 나... 이제 그만 갈..."
제니를 보는 순간 조금 돌아오나 싶었던 의식이 다시 흐려져 간다.
꿈이 깨는 걸까, 아니면 말로만 듣던 회광반조라는 걸까? 그래도, 제니를 볼 수 있어서 정말 다행...
서서히 멀어져가는 감각을 다시금 느끼며 눈을 감는데, 단호한 제니의 목소리가 왠지 귀에 확연히 박혀 들어왔다.
"가긴 어딜 가. 난 널 절대 안 보내. 못 보내! 넌 내 거야! 내 허락 없인 절대로 못 떠나!! 넌... 절대 죽을 수 없어. 절대로."
나도... 그러고 싶은데. 미안해, 정말로... 사랑.....
나는 입을 열고 싶었지만 이미 빠져버린 힘에 차마 말하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멀어지는 의식 속으로, 왠지 오싹한 한마디가 들려왔다.
"...네가 없는 지구는 존재할 가치가 없으니까."
"......?"
아, 머리아파. 또 언제 잠들었지?
여기가 어디... 윽!
지끈!
"으윽!"
"리카야! 깼어?"
"에, 제니야?"
"응! 다행이다. 열도 좀 내렸어."
"열...?"
열? 갑자기 무슨 열? .....아!
나는 그제야 의식을 잃기 직전의 일이 떠올랐다. 고열에 시달리고, 단듀가 날 고문(?)하고, 그리고 제니를 보고서...
거기까지 떠올린 순간, 온몸에 오싹한 한기가 감돌았다.
자, 잠깐만. 나 분명히, 죽었는데?!
"제, 제니야. 여기 어디야? 설마 너 날 따라온-"
안 돼, 죽는 건 나 하나로 충분해. 결코 네가 따라오는 건 안 된다구!
슬픔과 후회, 그리고 안타까움이 내 온 몸을 뒤덮었다.
좀 더 말릴걸. 좀 더 다짐을 받을걸. 너는 나 없어도 행복해야 하는데!!
온갖 감정과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가 울상을 짓자, 갑자기 제니가 내 머리에 헤드샷을 날렸다.
꽁!
"아얏!"
"나 참,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넌 여기가 저승으로 보이니? 주위 좀 봐봐."
"응?"
나는 제니의 말에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보인 것은 너무나 익숙한 풍경이었다. 벌써 수 년이나 살아온 우리 숙소- 내 방이었다.
그 순간 머리를 스친 생각에 나는 입을 쩍 벌렸다. 맙소사, 이게 정말이란 말이야?
"나 죽은 거 아니었어?"
"그래. 그리고 죽은 사람이 열이 있겠니? 생각 좀 해라 이것아."
내가 아주 조심스럽게 제니에게 묻자, 제니는 피식 웃더니 내 머리를 헝클었다.
"으이그, 죽긴 누가 죽어. 사람목숨이 그리 가볍니? 그냥 기절한 거야."
"그...래?"
분명히, 그때 죽는다고 생각했는데? 기절하는 거랑은 좀 다른 거 같은...
내가 제니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자 제니는 별거 아니라는 듯 코웃음쳤다.
"어이구. 리카 너 언제 죽어봤니? 죽는 느낌을 네가 어떻게 알아? 아프니 그런 거겠지."
"그, 그런가?"
듣고 보니 말 되는 것 같기도 하고. 진짜 그런가? 하긴 내가 죽어본 것도 아니고, 맞는 말이겠네.
내가 납득하고 고개를 끄덕이자, 제니는 갑자기 씨익 웃으며 내 볼을 주욱 잡아당겼다.
"이제 좀 살았단 실감이 나?"
"아우우우(이거 놔!)"
"그나저나 리카 네가 날 그렇게까지 생각해줄 줄은 몰랐는데? 정말 감동이었어!"
엥? 그건 또 무슨... 헉!
순간, 내 머릿속에 기절하기 전의 기억이 떠올랐다.
"내가 진짜... 너 사랑하는 거 알지?"
"좀더... 같이하고 싶었는데..."
"내 모든 걸 너한테 주고 싶었는데..."
"나 없어도 진짜 행복하게..."
"나... 이제 그만 갈..."
".....으윽!"
화아아악!
부, 부끄러워! 으으으! 내, 내가 어떻게 그렇게 닭살 돋는 말을!
후이잉, 유언이라 생각해서 그런 거였는데, 죽는 것도 아니고 고작 기절하는 것 가지고 진짜 별 소릴 다 했잖아! 으으으, 창피햇! 부끄러워!!
내가 부끄러움과 창피함에 얼굴을 붉게 물들이자 제니는 피식 웃었다.
"쿡쿡. 네 진심어린 말 잘 들었어. 네가 날 그렇게까지 생각해주다니, 정말 고마운걸?"
"치, 칫! 안 죽었으니까 유언은 무효야!"
"그래그래. 네 사랑, 잘 확인했어. 나도 정말정말 사랑해~"
"으으으..."
이씨, 안 죽는 줄 알았으면 그런 소린 절대 안 했을텐데!
우씨... 이거 오래가겠네.
내가 창피함과 앞으로의 놀림에 울상을 짓고 있는데, 제니가 별안간 안색을 확 굳히며 내 어깨를 탁 잡았다.
"리카야."
"으, 응?"
왜, 왜 정색은 하고 그래? 무섭게시리...
"다시는 유언같은거 하지 마. 결코 듣지 않을 테니까. 절대로... 죽지 마. 넌 내 거니까."
".....응."
제니의 말에 살며시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네 거야, 제니야. 앞으로 절대 네 곁을 떠나지 않을게.
내가 팔을 들어 올려 제니를 꼬옥 껴안자, 제니도 나를 껴안았다. 서로의 체온을 진하게 마주치자 왠지 제니의 마음까지 느껴지는 것만 같았다.
"사랑해, 제니야. 절대 떠나지 않을게."
"나도 사랑해. 난 절대로 너 없는 세상에선 살수 없어. 온 세상을 모두 합해도 너보다 중요하진 않아."
나는 스르르 눈을 감았고, 제니는 내 마음을 눈치 챘는지 천천히 다가왔다.
잠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무엇보다 짜릿한 시간이 지나고, 제니는 나를 안다시피 제 무늪에 뉘이곤 내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쓸어내렸다.
"앞으로 절대 죽는다는 소린 하지 마. 알겠지?"
"응. 그럴게."
"정말 네가 떠난다면, 난 반드시 따라갈 거야. 너 없는 세상은 존재가치가 없으니까. 네가 죽는 날이... 이 세상의 끝이야."
번뜩!
뭐, 뭐지? 방금 제니의 눈이 빨간 색으로 보인 것 같았는데...?
순간 제니의 눈이 마치 피처럼 붉다고 생각했지만, 한번 눈을 깜박이자 제니의 눈은 그저 언제나처럼 검게 반짝일 뿐이었다.
착각 인가? 이젠 환각도 보네. 아직 덜 나았나? 에휴, 좀 쉬긴 쉬어야겠다...
"그런 소리 하지 마. 나 없어도 넌 행복해야지."
"...날 떠나겠단 소리야?"
"아니, 그건 아니지만. 으응..."
뭐, 만약의 얘기를 굳이 할 필요는 없겠지. 운명이 우릴 갈라놓기 저까지 난 언제나 제니의 옆에 있을 테니까.
아니, 어쩌면 제니는 그 운명마저 부숴버릴지도? 그게 제니니까 말야. 언제나 당당한, 나의 사랑... 절대 어디 굴복할 사람은 아니지.
나는 슬며시 미소를 지으며 제니를 쳐다보았다.
하기사 내가 반한 건 이런 여자였으니까. 이런 제니가 내 사랑이니까... 히힛.
"절대 안 떠날게. 사랑해~"
"나도... 사랑해."
우리는 한 번 더 진한 키스를 나눴다.
"하아... 리카야."
"후우, 응?"
"이제 정신 좀 들지?"
"으응."
나는 살며시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 몸이 좀 안 좋긴 하지만, 적어도 정신은 들었다.
"그럼... 이제 벌을 줘야지? 건방진 꼬맹이들한테 말야."
"...후훗."
그래, 그렇지... 그 망할 것들을 잡아 죽여야지!!
"우후후후..."
"후후후후...."
나와 제니는 서로를 보며 웃었다.
이 사악한 웃음이 이렇게 만족스러운 적은 또 처음이네. 우후후후...
"자아, 너희들의 잘못은 알고 있겠지?"
"자, 잘못했어."
"미안해! 한번만 봐줘! 앞으론 절대 안 그럴게!"
흥! 봐주긴 뭘 봐줘? 니들 때문에 내가 뭔 소릴 했는데!
나는 두 눈에 불을 켜고 무릎꿇은 채 두 손을 들고있는 단듀를 노려보았다.
"으득. 너희들 때문에 진짜로 죽는 줄 알았잖아! 내가 제니한테 유언까지 남긴 거 몰라?! 아픈 사람한테 할 짓이 있고 하지 말 짓이 있지!"
"지, 진짜 미안..."
"잘못했어..."
"자, 솔직히 말해봐. 누가 먼저 하자 그랬어?"
내 질문에 태은이와 루나는 서로를 쳐다보며 우물쭈물했다.
오호라, 말하기 싫다 이거지? 내가 이것들을 그냥!
"나, 나! 내가 그랬어!"
"루, 루나야!"
내가 한걸음 앞으로 나서자 루나는 깜짝 놀라며 자백했고, 태은이는 당황하며 루나를 쳐다보았다.
오호라, 그렇단 말이지? 하기사 착한 태은보다는 우리 악동 선규양이 주범이겠지. 그럼 어디, 복수혈전 나인걸즈 버전을 찍어볼까나?
"제니야. 루나 입 좀 막아줘."
"응."
"갑자기 무, 우움! 웁!"
제니가 루나의 입을 봉쇄한 것을 확인하고 아직 벌 받는 자세로 있는 태은이 앞에 쪼그려 앉으며 눈높이를 맞췄다.
자아, 선택의 시간이다!
"태은아. 잘못했지?"
"응..."
"그럼 벌 받아야 돼, 안 받아야 돼?"
"받아야... 돼."
"그렇지? 태은아. 너한텐 두 가지 선택권이 있어."
"......?"
내 말이 예상외였는지 태은이의 눈이 동그래졌다.
읏, 이거 귀엽네? 봐, 봐주고 싶다... 으음, 그래도 벌은 벌이지! 나의 분노는 풀리지 않았어!!
우후후, 이제 태은 넌 고민의 늪으로 빠져들 거다!
나는 속으로 음흉한 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일번. 너랑 선규랑 같이 벌받는다. 이번. 선규가 네 몫까지 벌받는다."
우하하! 어떠냐! 고민되지? 갈등될 거다! 캬캬캬!
"1번."
.....응? 버, 벌써?
속으로 대폭소를 하던 나는 순간 귀를 의심했다.
뭔 대답이 이리 빨라?!
"대, 대답이 빠른데?"
"나랑 같이했는데 나만 안 혼날 순 없잖아. 그리고 선규는 내 애인인걸. 어떻게 내 몫을 떠넘기겠어?"
"......"
저, 정답이라 할 말이 없다.
역시 나인걸즈 리더 태은양, 정론이십니다..
하기사, 나도 이럴 때 제니를 버리진 않겠구나. 에휴, 괜한 걸 물었네.
나는 속으로 살짝 한숨을 내쉬고는 감동받은 눈빛을 하는 루나가 왠지 얄미워 한대 치고는 다시 태은이에게 물었다.
"그럼 두 번째. 보기중에 골라."
"......?"
"일번. 맞는다. 이번. 간지럽힌다. 삼번. 한 달간 내 노예가 된다. 사번. 매달린다."
"으음..."
내가 보기를 불러주자 보기의 정체가 벌이라는 것을 눈치 챈 태은이가 신음을 흘리며 고민에 들어갔다.
으흐흐, 만약 네가 사번을 고른다면 내가 느낀 걸 너도 느끼게 해주지!
내가 기대감에 두근거리며 태은이의 입을 바라보고 있는데, 태은이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어왔다.
"근데, 매다는 게 뭐야? 설마 거꾸로 매단다던가..."
"아냐아냐. 거꾸로는. 그냥... 한번 골라보면 알아. 네 가지 중에 가장 좋을걸?"
".....으음....."
좋았어, 미끼를 물었다! 으흐흐, 넘어와라! 넘어와라!
내가 속으로 태은이가 넘어올 것을 기대하며 두근거리던 그때, 조용히 있나 싶었던 루나가 발작을 시작했다.
아, 그러고보니 루나는 매달리는 걸 아는구나. 이런, 넘어가려고 하는데 방해하면 곤란하지!
"우웁! 우우우웁! 우우웁!"
"조용햇!"
퍽!
털썩
"우리 선규한테 뭐하는 거야!"
"그냥 조용히 시킨 거야. 자자, 얼른 골라봐."
"으... 사번."
아싸아! 넘어왔다아아!!!
으하하하! 넌 걸려들었어! You activated my trad Card! 꺄하하하!
나는 당장이라도 폭소를 터트리고 싶은 것을 애써 참으며 태은이에게 확인을 했다. 지금 웃으면 수상하잖아.
"사번 매달린다 맞지? 무르기 없기다?"
"으...응."
태은이는 씩 웃는 내 표정이 찜찜한 듯 얼굴을 살짝 찌푸렸지만, 바꾸기도 뭐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난 거짓말은 안 했어. 매달리는게 제일 좋지. 뭐가 좋을지가 문제지만... 흐흐.
으하하하! 완전히 걸려들었어! 그럼 어디, 시작해 볼까!
"자, 그럼 일단 벗어."
"...응?"
"벗으라구. 안들려?"
"........에에?"
태은이는 내 말을 이해하지 못했는지 고개를 갸웃거릴 뿐이었다. 후후, 이해를 못하겠다면 몸으로 이해시켜 주지!
"제니야 잡아!"
"Yes Sir!"
덥썩!
"자, 잠깐 이게 뭐하는...! 꺄악! 어딜 만져! 이, 이거 J! 꺄악!"
"에잇! 반항하지 마! 팬티를 벗기기 어렵잖아!"
"꺄아아악!!!"
잠시 가벼운 소동(?) 이 끝나고, 마루엔 루나와 태은이가 실 한 오라기 걸치지 않은 채 있었다.
루나는 아직 조용히 하는 중이었고, 태은이는 살짝 눈물을 글썽이며 두 손으로 가슴과 다리사이를 가리며 주저앉아 있었다.
으음, 마음이 여린 태은한테 강제탈의는 조금 충격이려나? 아니지. 내가 당한 건 갚아줘야지!!!
"훌쩍, 이, 이게 뭐하는 거야! 내 옷은 왜 벗겨!"
"그럼 너희들은 나 왜 벗겼는데?"
"너 벗고 있었는데?"
"........"
아, 그렇지... 깜빡했다.
나 은영이랑 하고 그냥 잤지? 아, 갑자기 급 부끄럽네... 제니야, 어딜 보니! 시선 돌려!
나는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제니의 뜨거운 시선을 애써 무시하며 다시 태은이에게 말을 걸었다.
"흠흠, 아, 아무튼! 매달려면 일단 벗어야될거 아냐!"
"대체 뭘 하길래?!"
"그야..."
나는 살짝 말을 줄이며 씨익 웃음을 지어보였다.
이제 너희들도 내 고통을 알게 될 거다!
"...내가 당했던 짓?"
"무, 뭐? 서, 설마!"
설마가 사람 잡는 법이란다, 꼬꼬마리더 태은양.
우후후후, 넌 죽었어!
나는 안 그래도 하얀 얼굴이 진짜 백설기처럼 새하얗게 질리는 걸 보며 속으로 폭소했다.
으하하하! 그러게 누가 나한테 덤비래! 내가 애원할 때 그만 뒀어야지!!
순간 내가 그때 목소리가 안 나왔었지? 그럼 못 들었겠네? 라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나는 애써 무시했다.
그리고 한 십여분 후.
"으응♡ 응♡ 으으응~♡♡♡"
"응응♡ 으으응♡♡ 으응♡♡♡"
"휘유~ 쎈데?"
이야, 이거 보니까 속이 확 풀리네.
그나저나 진짜 야하긴 야하다. 이거 인터넷에 풀리면 한국남자는 전부 이거 가지고 자위하겠는데? 어쩌면 여자도... 씁.
나는 나란히 제니의 방에 설치된 밧줄에 매달린 채 몸을 마구 뒤틀고 있는 단듀를 바라보며 흐뭇한 웃음을 지었다.
이번엔 죄질이 심한 만큼(?) 저번에 루나가 매달렸을 때보다 더 강화된 각종 장비가 둘의 몸을 강렬하게 자극하고 있었다.
솔직히 조금, 아주 쪼~끔 심하지 않나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내가 당한 걸 생각하면 그런 생각은 바로 날아갔다. 난 진짜로 죽는 줄 알았다구! 뭐, 착각이었다니 다행이지만, 그래도.
으흐흐흐, 이젠 내 고통을 알겠지! 기절하기 전까지 안 내려줄 거야!
"근데 제니야. 그거 꼭 찍어야 되니?"
"이걸 찍어놔야 얘들이 안 기어오르지."
"......"
앞으로의 협박거리로 쓰겠다는 거니? 하기사 협박거리론 확실하겠다만, 뭐라고 협박할 건데? 그거 인터넷에 풀면 너랑 나도 죽는다?
내 표정에 어린 근심과 의문을 읽었는지 제니는 피식 웃더니 내 머리를 헝클었다.
우씨, 아까부터 왜 자꾸 머린 헝클어! 안 그래도 땀 때문에 잔뜩 이상해졌는데.
내가 볼을 부풀리며 머리를 정리하자 제니는 쿡쿡 웃으며 대답을 해 주었다.
"쿡쿡. 걱정 마. 나도 바보는 아니거든? 하은이나 윤하한테 보여준다고 협박하면 되지."
"올, 그거 좋은데?"
장난기 넘치는 그 둘에게라면 확실하겠네.
근데 그거 좀 수위가 센거 아닌가 몰라? 뭐... 내 일 아니니까. 쿡쿡.
나는 조금 심하지 않나 생각했지만, 제니가 어련히 알아서 하려니 하고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보관 잘해."
"당근이지!"
자아, 그럼 좀 더 감상해 볼까나!
"후으으응♡♡ 흐으응♡♡"
"흐으으♡ 으응♡ 으으응♡♡♡"
나와 제니는 그렇게 둘이 정신을 놓을 때까지 단듀의 야릇한 라이브(?)를 감상했다.
---------------
다음주가 중간고사 기간인데, 공부를 더럽게 안 한지라 연재가 좀 늦었습니다.
앞으로도 좀 무리일 듯. 예전에 써둔거 올리는 거긴 하지만 퇴고도 은근 시간 잡아먹거든요.
중간중간 시간나는 대로 올리겠습니다. 비축분도 거의 끝나가네요.
Written by 검은나비
*이 소설은 픽션이며, 현실의 인물과 절대로! 전혀! 네버! 연관이 없습니다.
만약 누군가가 연상된다면 그것은 눈의 착각.
[5일차 낮] 단듀의 병간호 (3)
---------------------
"누, 누구야? 우왁?!"
"아무도 없을, 헉?!"
"으드득! 이 개같은 년들이 감히...!"
누구...지? 숙소에... 누가 있었던가...?
흐릿해진 감각 속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나는 이미 그 목소리를 구분한 만큼 정신을 유지하고 있지 않았다.
반쯤 멍한 귀 속으로 뭔가 부딪히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당장 비켯!"
"꺄악!"
"꺅!"
퍽! 퍽!
"리, 리카야! 괜찮아? 리카야! 정신 좀 차려봐!!! 에잇, 이딴 게..."
투둑! 툭!
몸에 붙어있던 각종 도구가 떨어져 나가자, 그 충격 덕인지 살짝 눈앞이 밝아졌다.
어라, 이 낯익은 모습은...
"제니...?"
어라, 목소리가 나오네... 혹시 이거 꿈인가? 마지막으로 제니는 보고 갈 수 있다니, 하느님이 마지막으로 도와주시네... 헤헤.
흐릿해진 눈에 보이는 연인의 모습에 살짝 입가에 미소를 띄웠다.
"제니야... 내가 진짜... 너 사랑하는 거 알지? 나도 진짜, 이렇게 빨리 널 떠날 줄은 생각도 못했는데... 좀더... 같이하고 싶었는데... 내 모든 걸 너한테 주고 싶었는데....."
정말로 이렇게 허무하게 죽을 줄은 생각도 못했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조금 더 먼저 제니의 마음을 알아줄걸, 조금 더 사랑한다 말해줄걸...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알지! 알아! 잘 아니까, 제발 정신 좀 차려!! 떠나긴 어딜 떠난단 말야!"
"에헤헤... 제니야, 나 없어도 진짜 행복하게..."
"말도 안돼는 소리하지 마! 내가 어떻게 너없이 행복할 수 있단 말이야!"
"제니야, 그러지 마... 네가 그러면, 내가 더 힘들잖아... 나 없어도, 꼬옥 행복하게 살아... 아, 쟤들 너무 미워하지 말구... 나... 이제 그만 갈..."
제니를 보는 순간 조금 돌아오나 싶었던 의식이 다시 흐려져 간다.
꿈이 깨는 걸까, 아니면 말로만 듣던 회광반조라는 걸까? 그래도, 제니를 볼 수 있어서 정말 다행...
서서히 멀어져가는 감각을 다시금 느끼며 눈을 감는데, 단호한 제니의 목소리가 왠지 귀에 확연히 박혀 들어왔다.
"가긴 어딜 가. 난 널 절대 안 보내. 못 보내! 넌 내 거야! 내 허락 없인 절대로 못 떠나!! 넌... 절대 죽을 수 없어. 절대로."
나도... 그러고 싶은데. 미안해, 정말로... 사랑.....
나는 입을 열고 싶었지만 이미 빠져버린 힘에 차마 말하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멀어지는 의식 속으로, 왠지 오싹한 한마디가 들려왔다.
"...네가 없는 지구는 존재할 가치가 없으니까."
"......?"
아, 머리아파. 또 언제 잠들었지?
여기가 어디... 윽!
지끈!
"으윽!"
"리카야! 깼어?"
"에, 제니야?"
"응! 다행이다. 열도 좀 내렸어."
"열...?"
열? 갑자기 무슨 열? .....아!
나는 그제야 의식을 잃기 직전의 일이 떠올랐다. 고열에 시달리고, 단듀가 날 고문(?)하고, 그리고 제니를 보고서...
거기까지 떠올린 순간, 온몸에 오싹한 한기가 감돌았다.
자, 잠깐만. 나 분명히, 죽었는데?!
"제, 제니야. 여기 어디야? 설마 너 날 따라온-"
안 돼, 죽는 건 나 하나로 충분해. 결코 네가 따라오는 건 안 된다구!
슬픔과 후회, 그리고 안타까움이 내 온 몸을 뒤덮었다.
좀 더 말릴걸. 좀 더 다짐을 받을걸. 너는 나 없어도 행복해야 하는데!!
온갖 감정과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가 울상을 짓자, 갑자기 제니가 내 머리에 헤드샷을 날렸다.
꽁!
"아얏!"
"나 참,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넌 여기가 저승으로 보이니? 주위 좀 봐봐."
"응?"
나는 제니의 말에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보인 것은 너무나 익숙한 풍경이었다. 벌써 수 년이나 살아온 우리 숙소- 내 방이었다.
그 순간 머리를 스친 생각에 나는 입을 쩍 벌렸다. 맙소사, 이게 정말이란 말이야?
"나 죽은 거 아니었어?"
"그래. 그리고 죽은 사람이 열이 있겠니? 생각 좀 해라 이것아."
내가 아주 조심스럽게 제니에게 묻자, 제니는 피식 웃더니 내 머리를 헝클었다.
"으이그, 죽긴 누가 죽어. 사람목숨이 그리 가볍니? 그냥 기절한 거야."
"그...래?"
분명히, 그때 죽는다고 생각했는데? 기절하는 거랑은 좀 다른 거 같은...
내가 제니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자 제니는 별거 아니라는 듯 코웃음쳤다.
"어이구. 리카 너 언제 죽어봤니? 죽는 느낌을 네가 어떻게 알아? 아프니 그런 거겠지."
"그, 그런가?"
듣고 보니 말 되는 것 같기도 하고. 진짜 그런가? 하긴 내가 죽어본 것도 아니고, 맞는 말이겠네.
내가 납득하고 고개를 끄덕이자, 제니는 갑자기 씨익 웃으며 내 볼을 주욱 잡아당겼다.
"이제 좀 살았단 실감이 나?"
"아우우우(이거 놔!)"
"그나저나 리카 네가 날 그렇게까지 생각해줄 줄은 몰랐는데? 정말 감동이었어!"
엥? 그건 또 무슨... 헉!
순간, 내 머릿속에 기절하기 전의 기억이 떠올랐다.
"내가 진짜... 너 사랑하는 거 알지?"
"좀더... 같이하고 싶었는데..."
"내 모든 걸 너한테 주고 싶었는데..."
"나 없어도 진짜 행복하게..."
"나... 이제 그만 갈..."
".....으윽!"
화아아악!
부, 부끄러워! 으으으! 내, 내가 어떻게 그렇게 닭살 돋는 말을!
후이잉, 유언이라 생각해서 그런 거였는데, 죽는 것도 아니고 고작 기절하는 것 가지고 진짜 별 소릴 다 했잖아! 으으으, 창피햇! 부끄러워!!
내가 부끄러움과 창피함에 얼굴을 붉게 물들이자 제니는 피식 웃었다.
"쿡쿡. 네 진심어린 말 잘 들었어. 네가 날 그렇게까지 생각해주다니, 정말 고마운걸?"
"치, 칫! 안 죽었으니까 유언은 무효야!"
"그래그래. 네 사랑, 잘 확인했어. 나도 정말정말 사랑해~"
"으으으..."
이씨, 안 죽는 줄 알았으면 그런 소린 절대 안 했을텐데!
우씨... 이거 오래가겠네.
내가 창피함과 앞으로의 놀림에 울상을 짓고 있는데, 제니가 별안간 안색을 확 굳히며 내 어깨를 탁 잡았다.
"리카야."
"으, 응?"
왜, 왜 정색은 하고 그래? 무섭게시리...
"다시는 유언같은거 하지 마. 결코 듣지 않을 테니까. 절대로... 죽지 마. 넌 내 거니까."
".....응."
제니의 말에 살며시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네 거야, 제니야. 앞으로 절대 네 곁을 떠나지 않을게.
내가 팔을 들어 올려 제니를 꼬옥 껴안자, 제니도 나를 껴안았다. 서로의 체온을 진하게 마주치자 왠지 제니의 마음까지 느껴지는 것만 같았다.
"사랑해, 제니야. 절대 떠나지 않을게."
"나도 사랑해. 난 절대로 너 없는 세상에선 살수 없어. 온 세상을 모두 합해도 너보다 중요하진 않아."
나는 스르르 눈을 감았고, 제니는 내 마음을 눈치 챘는지 천천히 다가왔다.
잠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무엇보다 짜릿한 시간이 지나고, 제니는 나를 안다시피 제 무늪에 뉘이곤 내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쓸어내렸다.
"앞으로 절대 죽는다는 소린 하지 마. 알겠지?"
"응. 그럴게."
"정말 네가 떠난다면, 난 반드시 따라갈 거야. 너 없는 세상은 존재가치가 없으니까. 네가 죽는 날이... 이 세상의 끝이야."
번뜩!
뭐, 뭐지? 방금 제니의 눈이 빨간 색으로 보인 것 같았는데...?
순간 제니의 눈이 마치 피처럼 붉다고 생각했지만, 한번 눈을 깜박이자 제니의 눈은 그저 언제나처럼 검게 반짝일 뿐이었다.
착각 인가? 이젠 환각도 보네. 아직 덜 나았나? 에휴, 좀 쉬긴 쉬어야겠다...
"그런 소리 하지 마. 나 없어도 넌 행복해야지."
"...날 떠나겠단 소리야?"
"아니, 그건 아니지만. 으응..."
뭐, 만약의 얘기를 굳이 할 필요는 없겠지. 운명이 우릴 갈라놓기 저까지 난 언제나 제니의 옆에 있을 테니까.
아니, 어쩌면 제니는 그 운명마저 부숴버릴지도? 그게 제니니까 말야. 언제나 당당한, 나의 사랑... 절대 어디 굴복할 사람은 아니지.
나는 슬며시 미소를 지으며 제니를 쳐다보았다.
하기사 내가 반한 건 이런 여자였으니까. 이런 제니가 내 사랑이니까... 히힛.
"절대 안 떠날게. 사랑해~"
"나도... 사랑해."
우리는 한 번 더 진한 키스를 나눴다.
"하아... 리카야."
"후우, 응?"
"이제 정신 좀 들지?"
"으응."
나는 살며시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 몸이 좀 안 좋긴 하지만, 적어도 정신은 들었다.
"그럼... 이제 벌을 줘야지? 건방진 꼬맹이들한테 말야."
"...후훗."
그래, 그렇지... 그 망할 것들을 잡아 죽여야지!!
"우후후후..."
"후후후후...."
나와 제니는 서로를 보며 웃었다.
이 사악한 웃음이 이렇게 만족스러운 적은 또 처음이네. 우후후후...
"자아, 너희들의 잘못은 알고 있겠지?"
"자, 잘못했어."
"미안해! 한번만 봐줘! 앞으론 절대 안 그럴게!"
흥! 봐주긴 뭘 봐줘? 니들 때문에 내가 뭔 소릴 했는데!
나는 두 눈에 불을 켜고 무릎꿇은 채 두 손을 들고있는 단듀를 노려보았다.
"으득. 너희들 때문에 진짜로 죽는 줄 알았잖아! 내가 제니한테 유언까지 남긴 거 몰라?! 아픈 사람한테 할 짓이 있고 하지 말 짓이 있지!"
"지, 진짜 미안..."
"잘못했어..."
"자, 솔직히 말해봐. 누가 먼저 하자 그랬어?"
내 질문에 태은이와 루나는 서로를 쳐다보며 우물쭈물했다.
오호라, 말하기 싫다 이거지? 내가 이것들을 그냥!
"나, 나! 내가 그랬어!"
"루, 루나야!"
내가 한걸음 앞으로 나서자 루나는 깜짝 놀라며 자백했고, 태은이는 당황하며 루나를 쳐다보았다.
오호라, 그렇단 말이지? 하기사 착한 태은보다는 우리 악동 선규양이 주범이겠지. 그럼 어디, 복수혈전 나인걸즈 버전을 찍어볼까나?
"제니야. 루나 입 좀 막아줘."
"응."
"갑자기 무, 우움! 웁!"
제니가 루나의 입을 봉쇄한 것을 확인하고 아직 벌 받는 자세로 있는 태은이 앞에 쪼그려 앉으며 눈높이를 맞췄다.
자아, 선택의 시간이다!
"태은아. 잘못했지?"
"응..."
"그럼 벌 받아야 돼, 안 받아야 돼?"
"받아야... 돼."
"그렇지? 태은아. 너한텐 두 가지 선택권이 있어."
"......?"
내 말이 예상외였는지 태은이의 눈이 동그래졌다.
읏, 이거 귀엽네? 봐, 봐주고 싶다... 으음, 그래도 벌은 벌이지! 나의 분노는 풀리지 않았어!!
우후후, 이제 태은 넌 고민의 늪으로 빠져들 거다!
나는 속으로 음흉한 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일번. 너랑 선규랑 같이 벌받는다. 이번. 선규가 네 몫까지 벌받는다."
우하하! 어떠냐! 고민되지? 갈등될 거다! 캬캬캬!
"1번."
.....응? 버, 벌써?
속으로 대폭소를 하던 나는 순간 귀를 의심했다.
뭔 대답이 이리 빨라?!
"대, 대답이 빠른데?"
"나랑 같이했는데 나만 안 혼날 순 없잖아. 그리고 선규는 내 애인인걸. 어떻게 내 몫을 떠넘기겠어?"
"......"
저, 정답이라 할 말이 없다.
역시 나인걸즈 리더 태은양, 정론이십니다..
하기사, 나도 이럴 때 제니를 버리진 않겠구나. 에휴, 괜한 걸 물었네.
나는 속으로 살짝 한숨을 내쉬고는 감동받은 눈빛을 하는 루나가 왠지 얄미워 한대 치고는 다시 태은이에게 물었다.
"그럼 두 번째. 보기중에 골라."
"......?"
"일번. 맞는다. 이번. 간지럽힌다. 삼번. 한 달간 내 노예가 된다. 사번. 매달린다."
"으음..."
내가 보기를 불러주자 보기의 정체가 벌이라는 것을 눈치 챈 태은이가 신음을 흘리며 고민에 들어갔다.
으흐흐, 만약 네가 사번을 고른다면 내가 느낀 걸 너도 느끼게 해주지!
내가 기대감에 두근거리며 태은이의 입을 바라보고 있는데, 태은이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어왔다.
"근데, 매다는 게 뭐야? 설마 거꾸로 매단다던가..."
"아냐아냐. 거꾸로는. 그냥... 한번 골라보면 알아. 네 가지 중에 가장 좋을걸?"
".....으음....."
좋았어, 미끼를 물었다! 으흐흐, 넘어와라! 넘어와라!
내가 속으로 태은이가 넘어올 것을 기대하며 두근거리던 그때, 조용히 있나 싶었던 루나가 발작을 시작했다.
아, 그러고보니 루나는 매달리는 걸 아는구나. 이런, 넘어가려고 하는데 방해하면 곤란하지!
"우웁! 우우우웁! 우우웁!"
"조용햇!"
퍽!
털썩
"우리 선규한테 뭐하는 거야!"
"그냥 조용히 시킨 거야. 자자, 얼른 골라봐."
"으... 사번."
아싸아! 넘어왔다아아!!!
으하하하! 넌 걸려들었어! You activated my trad Card! 꺄하하하!
나는 당장이라도 폭소를 터트리고 싶은 것을 애써 참으며 태은이에게 확인을 했다. 지금 웃으면 수상하잖아.
"사번 매달린다 맞지? 무르기 없기다?"
"으...응."
태은이는 씩 웃는 내 표정이 찜찜한 듯 얼굴을 살짝 찌푸렸지만, 바꾸기도 뭐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난 거짓말은 안 했어. 매달리는게 제일 좋지. 뭐가 좋을지가 문제지만... 흐흐.
으하하하! 완전히 걸려들었어! 그럼 어디, 시작해 볼까!
"자, 그럼 일단 벗어."
"...응?"
"벗으라구. 안들려?"
"........에에?"
태은이는 내 말을 이해하지 못했는지 고개를 갸웃거릴 뿐이었다. 후후, 이해를 못하겠다면 몸으로 이해시켜 주지!
"제니야 잡아!"
"Yes Sir!"
덥썩!
"자, 잠깐 이게 뭐하는...! 꺄악! 어딜 만져! 이, 이거 J! 꺄악!"
"에잇! 반항하지 마! 팬티를 벗기기 어렵잖아!"
"꺄아아악!!!"
잠시 가벼운 소동(?) 이 끝나고, 마루엔 루나와 태은이가 실 한 오라기 걸치지 않은 채 있었다.
루나는 아직 조용히 하는 중이었고, 태은이는 살짝 눈물을 글썽이며 두 손으로 가슴과 다리사이를 가리며 주저앉아 있었다.
으음, 마음이 여린 태은한테 강제탈의는 조금 충격이려나? 아니지. 내가 당한 건 갚아줘야지!!!
"훌쩍, 이, 이게 뭐하는 거야! 내 옷은 왜 벗겨!"
"그럼 너희들은 나 왜 벗겼는데?"
"너 벗고 있었는데?"
"........"
아, 그렇지... 깜빡했다.
나 은영이랑 하고 그냥 잤지? 아, 갑자기 급 부끄럽네... 제니야, 어딜 보니! 시선 돌려!
나는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제니의 뜨거운 시선을 애써 무시하며 다시 태은이에게 말을 걸었다.
"흠흠, 아, 아무튼! 매달려면 일단 벗어야될거 아냐!"
"대체 뭘 하길래?!"
"그야..."
나는 살짝 말을 줄이며 씨익 웃음을 지어보였다.
이제 너희들도 내 고통을 알게 될 거다!
"...내가 당했던 짓?"
"무, 뭐? 서, 설마!"
설마가 사람 잡는 법이란다, 꼬꼬마리더 태은양.
우후후후, 넌 죽었어!
나는 안 그래도 하얀 얼굴이 진짜 백설기처럼 새하얗게 질리는 걸 보며 속으로 폭소했다.
으하하하! 그러게 누가 나한테 덤비래! 내가 애원할 때 그만 뒀어야지!!
순간 내가 그때 목소리가 안 나왔었지? 그럼 못 들었겠네? 라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나는 애써 무시했다.
그리고 한 십여분 후.
"으응♡ 응♡ 으으응~♡♡♡"
"응응♡ 으으응♡♡ 으응♡♡♡"
"휘유~ 쎈데?"
이야, 이거 보니까 속이 확 풀리네.
그나저나 진짜 야하긴 야하다. 이거 인터넷에 풀리면 한국남자는 전부 이거 가지고 자위하겠는데? 어쩌면 여자도... 씁.
나는 나란히 제니의 방에 설치된 밧줄에 매달린 채 몸을 마구 뒤틀고 있는 단듀를 바라보며 흐뭇한 웃음을 지었다.
이번엔 죄질이 심한 만큼(?) 저번에 루나가 매달렸을 때보다 더 강화된 각종 장비가 둘의 몸을 강렬하게 자극하고 있었다.
솔직히 조금, 아주 쪼~끔 심하지 않나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내가 당한 걸 생각하면 그런 생각은 바로 날아갔다. 난 진짜로 죽는 줄 알았다구! 뭐, 착각이었다니 다행이지만, 그래도.
으흐흐흐, 이젠 내 고통을 알겠지! 기절하기 전까지 안 내려줄 거야!
"근데 제니야. 그거 꼭 찍어야 되니?"
"이걸 찍어놔야 얘들이 안 기어오르지."
"......"
앞으로의 협박거리로 쓰겠다는 거니? 하기사 협박거리론 확실하겠다만, 뭐라고 협박할 건데? 그거 인터넷에 풀면 너랑 나도 죽는다?
내 표정에 어린 근심과 의문을 읽었는지 제니는 피식 웃더니 내 머리를 헝클었다.
우씨, 아까부터 왜 자꾸 머린 헝클어! 안 그래도 땀 때문에 잔뜩 이상해졌는데.
내가 볼을 부풀리며 머리를 정리하자 제니는 쿡쿡 웃으며 대답을 해 주었다.
"쿡쿡. 걱정 마. 나도 바보는 아니거든? 하은이나 윤하한테 보여준다고 협박하면 되지."
"올, 그거 좋은데?"
장난기 넘치는 그 둘에게라면 확실하겠네.
근데 그거 좀 수위가 센거 아닌가 몰라? 뭐... 내 일 아니니까. 쿡쿡.
나는 조금 심하지 않나 생각했지만, 제니가 어련히 알아서 하려니 하고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보관 잘해."
"당근이지!"
자아, 그럼 좀 더 감상해 볼까나!
"후으으응♡♡ 흐으응♡♡"
"흐으으♡ 으응♡ 으으응♡♡♡"
나와 제니는 그렇게 둘이 정신을 놓을 때까지 단듀의 야릇한 라이브(?)를 감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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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가 중간고사 기간인데, 공부를 더럽게 안 한지라 연재가 좀 늦었습니다.
앞으로도 좀 무리일 듯. 예전에 써둔거 올리는 거긴 하지만 퇴고도 은근 시간 잡아먹거든요.
중간중간 시간나는 대로 올리겠습니다. 비축분도 거의 끝나가네요.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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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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