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의 휴가
Written by 검은나비
*이 소설은 픽션이며, 현실의 인물과 절대로! 전혀! 네버! 연관이 없습니다.
만약 누군가가 연상된다면 그것은 눈의 착각.
[5일차 낮] 단듀의 병간호 (2)
---------------------
나는 살며시 눈을 떴다. 으음, 이번엔 내방 천장이네... 어째 요즘 기절이 좀 잦다? 에휴.
근데 몸이 왜 이리 나른하지? 무겁기도 하고, 좀 덥네...
내가 온몸을 짓누르는 듯한 압력과 엄청난 무력감에 신음을 흘리는데, 옆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앗! 깼어?"
"으...?"
누구...? 어째 귀도 영 먹먹하네.
내가 슬며시 안 돌아가는 목을 돌리자 침대 옆에는 윤하와 희라, 은영이가 있었다. 얘들이 웬일이래?
은영이는 왜 저렇게 반색을 해? 윤하는 왜 저리 죽을상이고?
내가 알 수 없는 애들의 표정에 속으로만 고개를 갸웃하는데 셋이 빠르게 나한테 다가왔다.
"리카야! 괜찮아?"
별로 안 괜찮은데?
"언니, 진짜 미안해요!"
윤하 넌 또 뭐가? 너 내 과자 먹었니?
"어이구, 조심좀 하지..."
넌 왜 깨자마자 시비야? 죽을래?
".....으....."
.....어라? 목소리가 안 나온다? 이, 이게 왜 이래?!
차례대로 은영, 윤하, 희라의 말에 대답하려던 나는 아주 간신히 쥐어짜듯 신음소리밖에 나오지 않는 내 목소리에 깜짝 놀랐다. 내가 당황에 입만 뻐끔거리자, 은영이가 내 이마에 차가운 것을 얹었다.
"에구, 흘러내렸네. 무리하지 마 리카야. 너 지금 열 무지 높아."
"진짜진짜 미안해요 언니. 이럴 줄 알았음 그건 하는 게 아닌데..."
"어떻게 윤하가 나으니 네가 아프냐. 윤하감기 가져간 건 고마운데, 좀 버리지 그랬어."
아... 나 감기 걸렸구나. 윤하랑 키스하면서 옮았나 보네. 끙.
나는 그제야 내 상황이 이해되었다. 감기에 걸린 윤하와 했던 키스 덕에 나도 감기가 옮았고, 어제 좀 막 구른 덕에(?) 아주 감기가 독하게 걸려버린 것이다.
하기사 어제 아침밖에 안 먹었고 -애액만 실컷 마셨지- 밤엔 이불도 안 덮고 알몸으로 잤으니... 감기가 안 걸리고 배기나. 어휴.
근데, 제니는? 설마 나 아픈데 이렇게 내버려두는 거야?
뻐끔뻐끔
"제니는?"
나는 안 나오는 목소리를 대신해 은영이를 향해 입을 뻐끔거렸고, 은영이는 다행히 그걸 읽었는지 내게 되물었다.
"제니는?"
끄덕끄덕
"그게... 제니가 아침에 나갔는데, 핸드폰을 두고나가서 말야. 너 아픈 줄 모를껄? 저녁에 온다고....."
컥! 그, 그게 무슨... 으으으, 아픈데 애인한테 간호도 못 받는단 말야? 흑, 서러워...
제니 미워! 아침에 나 잘 있나 확인 좀 하고 가지! 왜 핸드폰은 안 가지고 간 거야! 히잉.
아파서인지, 왠지모를 서글픔에 절로 눈가에 눈물이 글썽이는 것을 느꼈다. 그러자 은영이는 조금 당황한 듯이 나를 토닥이더니 갑자기 두 손에서 검지손가락만 피고 내 머리 양옆에 붙였다.
"우, 울지 마. 응? 제니 안 늦게 올 거야. 텔레파시라도 좀 보내봐. 삐리리리~ 제니 나와라!"
.....그거 농담이면 실패란다, 은영아.
이건 대체 몇 년 전 개그여...
내가 아프고 서러운 와중에도 은영이를 어이없다는 눈으로 바라보자, 은영이는 내 머리에 안테나처럼 붙인 두 손을 떼어내고선 머쓱한 헛기침을 했다. 물론 희라와 윤하도 얘 뭐야 라는 표정을 짓고 있었음은 물론이다.
내가 아니야 얘가 아픈 거 아니야? 나참.
".....흠흠. 미안."
"아픈 애한테 그런 썰렁 개그를 하고 싶냐? 뭐 열은 좀 내릴지도..."
"언니. 그건 좀 아니었어요."
"알았어! 앞으로 안할게! 아, 그리고 제니의 전언이 있는데."
응? 전언? 뭐지?
내가 제니의 말이 뭔가 하고 고개를 갸웃거리자 은영이는 인상을 찡그리더니 희라를 쳐다보았고, 희라는 살짝 한숨을 내쉬더니 나를 쳐다보았다.
"에휴... 가감 없이 전할게. 흠흠..."
희라는 잠시 목을 가다듬더니 제니의 성대모사로 말했다.
"우리 멤버 안에서라면 누구랑 자던 별 상관은 안하겠지만, 난 세컨드는 용납 못해."
오싹!
헉! 무, 무서m!
온몸에 열감이 잔뜩 있는데도 오싹해! 우, 우와...
저걸 은영이랑 희라가 들었단 거지? 은영이가 왜 말 못하는지 알겠네. 쟤가 저런 말을 쉽사리 옮길 처지가 아니지. 근데 세컨드라는 게 바람피우는걸 용납 못한다는 거야, 자기는 무조건 퍼스트라는 거야? 일단 후자일 거 같긴 한데... 조심해야겠네.
내가 속으로 마른 침을 꿀꺽 삼키는 동안 희라의 말은 계속 이어졌는데, 그 내용과 무거운 말투에 나는 절로 긴장했다.
".....그리고 만약 불상사가 생기면....."
꿀꺽!
"그 새끼 먼저 죽이고, 너는 나랑 같이 가는 거야. 알겠지? 리카야, 사랑해~ .....이상."
"......"
무, 무서워엇!!!
진짜 무서워! 난 대체 어느 무시무시한 사람과 사귀고 있는 거야? 제니 너 대체 정체가 뭐냐앗!!! 어떻게 말을 전하기만 하는데도 살기가 느껴져?!
희라 뒤에 선명하게 그려지는, 하얗게 살기어린 미소를 짓는 제니의 모습에 열에도 불구하고 왠지 오한이 다 들었다.
"이, 이거... 오늘 아침에 제니가 와서 한 말이야."
...왓? 아침??
그 말인 즉슨, 너랑 나랑 알몸으로 껴안고 자는 걸 목격했다 그 말씀?
왜 그런소릴 했는지 이제 알겠구만. 은영아, 미안하지만 너랑 나는 안 되겠다. 원래 바람피울 생각도 없긴 했지만 이제는 무서워... 흑흑.
"으으으... 진짜 살해당하는 줄..."
은영이는 그때의 기억이 떠올랐는지 몸을 부르르 떨었다.
고생했다, 은영아. 전해 듣는 나도 무서운데 네 입장에서야... 내가 그 마음 잘 알지. 음음.
내가 내심 속으로 은영이의 마음에 공감하는데, 윤하가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저기 언니. 나 때문에 아픈 거니까 내가 언니 간호해야 하는데..... 저 오늘 약속이 있어서요."
응? 뭐 그럴 수도 있지. 꼭 너 때문이라고 할 수도 없고, 잘 다녀와. 다른 애들도 있고.
내가 살며시 고개를 젓자 윤하는 더더욱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그게... 저만 가는 게 아니라서요..."
응? 그럼 어디까지 가길래? 설마 다 나가진 않겠지?
"우리 셋이랑, 서연이까지 나가요."
그러면, 남아있는건 단듀(단신 듀오. 태은&루나) 뿐인가?
...요즘 내가 한 짓이 있어서 좀 불안한데?
나는 슬며시 불안감이 고개를 드는 걸 느꼈지만, 윤하는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계속 말을 이었다.
"그래서 태은언니랑 루나언니랑 둘이서 언니 간호해 주기로 했어요. 괜찮죠?"
안 괜찮으면, 안 나가게? 그럼 안 나가줄래?
내가 그런 감정을 가득 담아 윤하를 쳐다보자, 윤하는 조금 머쓱한 듯 헛기침을 하더니 일어났다.
"흠흠, 사실 이제 슬슬 나가야 되거든요. 많이 아프면 꼭 병원 가세요."
"이미지 관리도 좋지만, 건강이 더 중요한 거 알지?"
"감기 걸렸단 기사정도는 떠도 되니까 신경쓰지 말고."
윤하, 희라, 은영 셋은 진심어린 표정으로 나를 걱정하고 있었다.
사람은 아파봐야 안다더니. 내가 그래도 인망이 좀 있었나봐? 히힛.
"그럼 언니, 이따봐요~"
"가능한 빨리 들어올게. 몸조리 잘하구."
"몸 잘 챙겨~"
셋이 나가자 방 안엔 조용한 침묵이 감돌았다.
조용한 것도 좋지만 좀 쓸쓸하네. 심심하기도 하고... 우씨, 왜 방에는 TV가 없는거야! 다음에 하나 살까?
내가 개인 TV의 필요성을 심각하게 고민하는데, 갑자기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어라, 뭐 두고간...
"자~ 이제부턴 우리가 간호할게!"
"흐흐흐, 기대하라구!"
.........아까 한 말 취소. 나 별로 인망이 없었나 보다.
나, 나 병자니까... 살살해 이것들아!
나는 음흉한 미소를 얼굴에 가득 담고 들어오는 단듀를 보며 절망감을 느꼈다.
"자~ 뭐부터 할까?"
그냥 간호만 해주고 나가면 안 되겠니? 아니 그냥 나가도 돼! 나 심심한 것도 좋아하는데... 그냥 잘게! 나 자는거 좋아해!! 나 잠리카인거 알잖아! 제발 냅둬어어!!!
뻐끔뻐끔
씨익 웃는 루나의 말에 절규했지만, 감기로 막혀버린 내 목은 아무 소리도 내지 못했다.
그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루나와 태은이는 서로 주거니받거니 대화를 나눴다.
"일단 꽂기부터 할까?"
뭘?! 어디에?!?!
"매다는 건 어때?"
야 임마! 나 병자라고! 간호는 안 해도 최소한 안정은 해얄것 아냐!
"리카도 발맛 좋게 생겼는데..."
날 죽일 셈이냐아아!!!!!
이미 대놓고 간호와는 1억 8천만 광년쯤 떨어진 둘의 대화에 나는 미칠 것만 같았지만, 아주 독하게 들어버린 감기는 나에게 행동의 자유를 주지 못했다.
그렇게 공포의 시간이 지나고...
"좋아, 그럼 그 정도로 하자."
"쩝, 뭐 아쉽지만... 병 심해지면 좀 그러니까."
알면 하지 마아아아!!!
그 정도라니, 그 정도라니! 진짜 날 죽일 셈이냐아아!!!
".....으.....!"
나는 안 나오는 목소리를 쥐어짜며 마구 몸을 꿈틀대는 동시에 애처로운 눈빛을 쏘아보냈지만, 잔인한 이 두 여자는 내 애원을 가볍게 무시했다.
"자, 그럼 일단 붙이고 시작할까?"
"오케이!"
루나와 태은이는 각각 양손에 로터를 들고는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내게 다가왔다.
제니야, 살려줘어어어!!!!
"으음... 쩝... 쪽....."
"냐암... 음... 쩝....."
"....읏.....!"
아흐으윽♡ 아, 안돼애.....♡
나는 둔감해진 감각 너머로도 내 다리사이에서 물이 흐르기 시작하는 것을 느꼈다. 그와 함께 단단하게 발기된 유두와 클리토리스도 느낄 수 있었다.
나름 테크닉이 있는 녀석들이라선지 내 두 가슴을 각각 하나씩 차지하고는 무슨 아기가 엄마 젖을 빨듯 내 민감한 유두를 마구 빨아대는 태은이와 루나가 주는 자극은 상당히 강력했다. 거기다가 원체 민감한 가슴이다 보니, 감기 걸린 몸으로도 느껴버리는 것이다.
흑, 대체 나 왜 이렇게 민감한 거야아... 나 지금 강간당하는 건데! 훌쩍.
"우움, 쩝... 헤에, 리카 느끼나 본데?"
"그러게. 예민하다더니 진짠가봐? 근데 리카 가슴 부럽다. 칫."
"후후, 난 안 부럽지롱!"
"칫. 에잇! 앙!"
아악! 가슴 깨물지 마! 니 가슴이 루나꺼보다 작은 게 내 탓이냐?!
누가 작으래?! 야! 진짜 아프단 말야!!
내 소리없는 절규는 이 잔인한 단듀에게는 허망한 외침에 불과했고, 루나와 태은이는 내 가슴을 주무르고 깨물기를 멈추지 않았다.
니들 이거 애무 아니지?! 고문인 거지?!
.....으으으, 난 왜 이딴 거에도 젖어버리는 거야?! 그래, 이건 내 안에 들은 로터 때문이야! 우우, 흥분되는데 기분 나빠!
제니야, 보고싶어어... 흑흑.
새삼스레 제니가 그리워지며 제니에 대한 애정이 마구 솟구치는데, 내 양쪽에서 가슴 하나씩을 빨고 찌르는 등 무슨 장난감마냥 갖고 놀던 두 여자가 쓰윽 일어났다.
"쩝. 이제 본격적으로 가 볼까나?"
"좋지!"
뭔지 모르지만, 제발 살려줘... 여기서 그만두면 앞으로 잘할게! 응?
나는 최선을 다해 눈빛을 보냈지만, 내 진심어린 눈빛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가뿐히 무시되고 있었다.
결국...
".....으..... 으.....!"
나는 전신을 감싸고 휘감는 쾌락의 물결에 온몸을 파들거리며 떨고 있었다.
이 잔인한 꼬맹이들이 잔뜩 붙여놓은 로터와, 내 소중한 두 구멍에 깊숙이 박혀 미친듯이 떨고있는 커다란 물건들은 내 정신을 흐트러트리기에 충분하고도 남았다.
게다가 벌써 몇 번이고 절정에 달했음에도 진동을 멈출 생각을 하지 않는 이것들 덕분에 나는 정말로 눈물이 줄줄 흘렀다.
아윽, 히, 힘들어 죽을거 같아! 이, 이러다 진짜 죽겠다아...
정도 이상의 쾌락은 고통이란 걸 모르는 것은 아니었지만, 안 그래도 아픈 몸이라 그런지 정말로 괴로웠다.
하지만 아직도 트이지 않은 목 탓에 내가 할 수 있는 건 몸을 푸들거리며 날듯 말 듯한 신음을 흘리는 것뿐이었다.
그런 나를 이 두 나쁜 년들은 침을 꼴각거리며 지켜볼 뿐이었다.
"...꿀꺽! 리카 진짜 야하다... 그치?"
"그러게... 진짜 야해..."
야 이 미친년들아! 이건 아픈 거라고!
흥분되서 붉어진 게 아니라 열나서 그런거란 말이다!!
"하아, 하아... 으..."
"...꿀꺽!"
"...꿀꺽!"
이 생각없는 두 년은 내 모습이 그저 야하게만 보이는지 얼굴을 붉히고 나를 뚫어져라 쳐다볼 뿐이었다.
아니 진짜, 아픈거랑 야한거랑 살짝 비슷한 건 나도 아는데... 그래도 구분 좀 하라고!
보이진 않지만, 내 모습은 알 수 있었다. 새빨갛게 상기된 얼굴에, 가쁘게 몰아쉬는 숨. 그리고 늘씬한 나신을 땀으로 적신 채 땀으로 젖은 머리카락은 머리에 달라붙어있는 모습이 야해보일 수도 있겠지. 나도 윤하보고 그랬으니까...
근데, 나 진짜 죽겠거든? 내일 톱뉴스로 "나인걸즈 에리카 병사. 멤버들의 심한 장난으로 인해 감기가 급히 악화되어..." 란 기사가 탐나는 거냐, 이것들아!!!
내가 필사의 사념을 담은 텔레파시를 날리며 애처로운 눈빛을 마구 쏘아보냈지만, 이 두 인간은 아예 내 눈을 보고있지 않았다.
"태은아..."
"루나, 아니 선규야..."
태은이와 루나는 서로를 뜨겁게 바라보더니 점점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이 망할 년들이, 난 이 꼴로 만들어놓고 애정행각을?!
두...고...보...자.....!
내가 속으로 칼을 갈던 말던, 이 두 년들은 이젠 아주 나를 잊었다는 듯 서로의 입을 탐하기에 바빴다.
"우움... 쩝... 쪼옥.....♡"
"냐암... 암... 우움.....♡"
뜨겁게 키스모드에 들어간 둘은 아예 목을 꽉 껴안고 열정적으로 입술을 탄하며 서로의 가슴을 비비고 있었다.
내가 여기서 살아나면, 무슨 일이 있어도 복수할 거야!
....아, 머리가 멍해지네...
나는 점점 눈앞이 흐려지며, 세상이 아득히 멀어져가는 것을 느꼈다. 온몸을 휘감고 돌던 느낌도, 두 년들이 내는 키스 소리도, 방 안에서 가득 나던 땀샘새와 여자의 냄새도 모든것이 아득하게 흐려져만 갔다. 모든 감각이 천천히 사라지며 마치 엄마 품에 안긴 듯 포근한 느낌이 감돌았다.
나 진짜 이렇게 죽는 거야? 이렇게 허무하게 죽다니...
마지막으로, 제니가 보고싶다. 제니야, 나 없어도 잘 지내야 돼...
내가 그렇게 마지막으로 그 누구보다 사랑하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연인을 그리며 눈을 감을 때.
벌컥!
문이 열렸다.
---------------
감정이 소름 엄청 돋아도 제발 양해 좀.
저도 고치면서 죽겠네요... 크흑.
Written by 검은나비
*이 소설은 픽션이며, 현실의 인물과 절대로! 전혀! 네버! 연관이 없습니다.
만약 누군가가 연상된다면 그것은 눈의 착각.
[5일차 낮] 단듀의 병간호 (2)
---------------------
나는 살며시 눈을 떴다. 으음, 이번엔 내방 천장이네... 어째 요즘 기절이 좀 잦다? 에휴.
근데 몸이 왜 이리 나른하지? 무겁기도 하고, 좀 덥네...
내가 온몸을 짓누르는 듯한 압력과 엄청난 무력감에 신음을 흘리는데, 옆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앗! 깼어?"
"으...?"
누구...? 어째 귀도 영 먹먹하네.
내가 슬며시 안 돌아가는 목을 돌리자 침대 옆에는 윤하와 희라, 은영이가 있었다. 얘들이 웬일이래?
은영이는 왜 저렇게 반색을 해? 윤하는 왜 저리 죽을상이고?
내가 알 수 없는 애들의 표정에 속으로만 고개를 갸웃하는데 셋이 빠르게 나한테 다가왔다.
"리카야! 괜찮아?"
별로 안 괜찮은데?
"언니, 진짜 미안해요!"
윤하 넌 또 뭐가? 너 내 과자 먹었니?
"어이구, 조심좀 하지..."
넌 왜 깨자마자 시비야? 죽을래?
".....으....."
.....어라? 목소리가 안 나온다? 이, 이게 왜 이래?!
차례대로 은영, 윤하, 희라의 말에 대답하려던 나는 아주 간신히 쥐어짜듯 신음소리밖에 나오지 않는 내 목소리에 깜짝 놀랐다. 내가 당황에 입만 뻐끔거리자, 은영이가 내 이마에 차가운 것을 얹었다.
"에구, 흘러내렸네. 무리하지 마 리카야. 너 지금 열 무지 높아."
"진짜진짜 미안해요 언니. 이럴 줄 알았음 그건 하는 게 아닌데..."
"어떻게 윤하가 나으니 네가 아프냐. 윤하감기 가져간 건 고마운데, 좀 버리지 그랬어."
아... 나 감기 걸렸구나. 윤하랑 키스하면서 옮았나 보네. 끙.
나는 그제야 내 상황이 이해되었다. 감기에 걸린 윤하와 했던 키스 덕에 나도 감기가 옮았고, 어제 좀 막 구른 덕에(?) 아주 감기가 독하게 걸려버린 것이다.
하기사 어제 아침밖에 안 먹었고 -애액만 실컷 마셨지- 밤엔 이불도 안 덮고 알몸으로 잤으니... 감기가 안 걸리고 배기나. 어휴.
근데, 제니는? 설마 나 아픈데 이렇게 내버려두는 거야?
뻐끔뻐끔
"제니는?"
나는 안 나오는 목소리를 대신해 은영이를 향해 입을 뻐끔거렸고, 은영이는 다행히 그걸 읽었는지 내게 되물었다.
"제니는?"
끄덕끄덕
"그게... 제니가 아침에 나갔는데, 핸드폰을 두고나가서 말야. 너 아픈 줄 모를껄? 저녁에 온다고....."
컥! 그, 그게 무슨... 으으으, 아픈데 애인한테 간호도 못 받는단 말야? 흑, 서러워...
제니 미워! 아침에 나 잘 있나 확인 좀 하고 가지! 왜 핸드폰은 안 가지고 간 거야! 히잉.
아파서인지, 왠지모를 서글픔에 절로 눈가에 눈물이 글썽이는 것을 느꼈다. 그러자 은영이는 조금 당황한 듯이 나를 토닥이더니 갑자기 두 손에서 검지손가락만 피고 내 머리 양옆에 붙였다.
"우, 울지 마. 응? 제니 안 늦게 올 거야. 텔레파시라도 좀 보내봐. 삐리리리~ 제니 나와라!"
.....그거 농담이면 실패란다, 은영아.
이건 대체 몇 년 전 개그여...
내가 아프고 서러운 와중에도 은영이를 어이없다는 눈으로 바라보자, 은영이는 내 머리에 안테나처럼 붙인 두 손을 떼어내고선 머쓱한 헛기침을 했다. 물론 희라와 윤하도 얘 뭐야 라는 표정을 짓고 있었음은 물론이다.
내가 아니야 얘가 아픈 거 아니야? 나참.
".....흠흠. 미안."
"아픈 애한테 그런 썰렁 개그를 하고 싶냐? 뭐 열은 좀 내릴지도..."
"언니. 그건 좀 아니었어요."
"알았어! 앞으로 안할게! 아, 그리고 제니의 전언이 있는데."
응? 전언? 뭐지?
내가 제니의 말이 뭔가 하고 고개를 갸웃거리자 은영이는 인상을 찡그리더니 희라를 쳐다보았고, 희라는 살짝 한숨을 내쉬더니 나를 쳐다보았다.
"에휴... 가감 없이 전할게. 흠흠..."
희라는 잠시 목을 가다듬더니 제니의 성대모사로 말했다.
"우리 멤버 안에서라면 누구랑 자던 별 상관은 안하겠지만, 난 세컨드는 용납 못해."
오싹!
헉! 무, 무서m!
온몸에 열감이 잔뜩 있는데도 오싹해! 우, 우와...
저걸 은영이랑 희라가 들었단 거지? 은영이가 왜 말 못하는지 알겠네. 쟤가 저런 말을 쉽사리 옮길 처지가 아니지. 근데 세컨드라는 게 바람피우는걸 용납 못한다는 거야, 자기는 무조건 퍼스트라는 거야? 일단 후자일 거 같긴 한데... 조심해야겠네.
내가 속으로 마른 침을 꿀꺽 삼키는 동안 희라의 말은 계속 이어졌는데, 그 내용과 무거운 말투에 나는 절로 긴장했다.
".....그리고 만약 불상사가 생기면....."
꿀꺽!
"그 새끼 먼저 죽이고, 너는 나랑 같이 가는 거야. 알겠지? 리카야, 사랑해~ .....이상."
"......"
무, 무서워엇!!!
진짜 무서워! 난 대체 어느 무시무시한 사람과 사귀고 있는 거야? 제니 너 대체 정체가 뭐냐앗!!! 어떻게 말을 전하기만 하는데도 살기가 느껴져?!
희라 뒤에 선명하게 그려지는, 하얗게 살기어린 미소를 짓는 제니의 모습에 열에도 불구하고 왠지 오한이 다 들었다.
"이, 이거... 오늘 아침에 제니가 와서 한 말이야."
...왓? 아침??
그 말인 즉슨, 너랑 나랑 알몸으로 껴안고 자는 걸 목격했다 그 말씀?
왜 그런소릴 했는지 이제 알겠구만. 은영아, 미안하지만 너랑 나는 안 되겠다. 원래 바람피울 생각도 없긴 했지만 이제는 무서워... 흑흑.
"으으으... 진짜 살해당하는 줄..."
은영이는 그때의 기억이 떠올랐는지 몸을 부르르 떨었다.
고생했다, 은영아. 전해 듣는 나도 무서운데 네 입장에서야... 내가 그 마음 잘 알지. 음음.
내가 내심 속으로 은영이의 마음에 공감하는데, 윤하가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저기 언니. 나 때문에 아픈 거니까 내가 언니 간호해야 하는데..... 저 오늘 약속이 있어서요."
응? 뭐 그럴 수도 있지. 꼭 너 때문이라고 할 수도 없고, 잘 다녀와. 다른 애들도 있고.
내가 살며시 고개를 젓자 윤하는 더더욱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그게... 저만 가는 게 아니라서요..."
응? 그럼 어디까지 가길래? 설마 다 나가진 않겠지?
"우리 셋이랑, 서연이까지 나가요."
그러면, 남아있는건 단듀(단신 듀오. 태은&루나) 뿐인가?
...요즘 내가 한 짓이 있어서 좀 불안한데?
나는 슬며시 불안감이 고개를 드는 걸 느꼈지만, 윤하는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계속 말을 이었다.
"그래서 태은언니랑 루나언니랑 둘이서 언니 간호해 주기로 했어요. 괜찮죠?"
안 괜찮으면, 안 나가게? 그럼 안 나가줄래?
내가 그런 감정을 가득 담아 윤하를 쳐다보자, 윤하는 조금 머쓱한 듯 헛기침을 하더니 일어났다.
"흠흠, 사실 이제 슬슬 나가야 되거든요. 많이 아프면 꼭 병원 가세요."
"이미지 관리도 좋지만, 건강이 더 중요한 거 알지?"
"감기 걸렸단 기사정도는 떠도 되니까 신경쓰지 말고."
윤하, 희라, 은영 셋은 진심어린 표정으로 나를 걱정하고 있었다.
사람은 아파봐야 안다더니. 내가 그래도 인망이 좀 있었나봐? 히힛.
"그럼 언니, 이따봐요~"
"가능한 빨리 들어올게. 몸조리 잘하구."
"몸 잘 챙겨~"
셋이 나가자 방 안엔 조용한 침묵이 감돌았다.
조용한 것도 좋지만 좀 쓸쓸하네. 심심하기도 하고... 우씨, 왜 방에는 TV가 없는거야! 다음에 하나 살까?
내가 개인 TV의 필요성을 심각하게 고민하는데, 갑자기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어라, 뭐 두고간...
"자~ 이제부턴 우리가 간호할게!"
"흐흐흐, 기대하라구!"
.........아까 한 말 취소. 나 별로 인망이 없었나 보다.
나, 나 병자니까... 살살해 이것들아!
나는 음흉한 미소를 얼굴에 가득 담고 들어오는 단듀를 보며 절망감을 느꼈다.
"자~ 뭐부터 할까?"
그냥 간호만 해주고 나가면 안 되겠니? 아니 그냥 나가도 돼! 나 심심한 것도 좋아하는데... 그냥 잘게! 나 자는거 좋아해!! 나 잠리카인거 알잖아! 제발 냅둬어어!!!
뻐끔뻐끔
씨익 웃는 루나의 말에 절규했지만, 감기로 막혀버린 내 목은 아무 소리도 내지 못했다.
그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루나와 태은이는 서로 주거니받거니 대화를 나눴다.
"일단 꽂기부터 할까?"
뭘?! 어디에?!?!
"매다는 건 어때?"
야 임마! 나 병자라고! 간호는 안 해도 최소한 안정은 해얄것 아냐!
"리카도 발맛 좋게 생겼는데..."
날 죽일 셈이냐아아!!!!!
이미 대놓고 간호와는 1억 8천만 광년쯤 떨어진 둘의 대화에 나는 미칠 것만 같았지만, 아주 독하게 들어버린 감기는 나에게 행동의 자유를 주지 못했다.
그렇게 공포의 시간이 지나고...
"좋아, 그럼 그 정도로 하자."
"쩝, 뭐 아쉽지만... 병 심해지면 좀 그러니까."
알면 하지 마아아아!!!
그 정도라니, 그 정도라니! 진짜 날 죽일 셈이냐아아!!!
".....으.....!"
나는 안 나오는 목소리를 쥐어짜며 마구 몸을 꿈틀대는 동시에 애처로운 눈빛을 쏘아보냈지만, 잔인한 이 두 여자는 내 애원을 가볍게 무시했다.
"자, 그럼 일단 붙이고 시작할까?"
"오케이!"
루나와 태은이는 각각 양손에 로터를 들고는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내게 다가왔다.
제니야, 살려줘어어어!!!!
"으음... 쩝... 쪽....."
"냐암... 음... 쩝....."
"....읏.....!"
아흐으윽♡ 아, 안돼애.....♡
나는 둔감해진 감각 너머로도 내 다리사이에서 물이 흐르기 시작하는 것을 느꼈다. 그와 함께 단단하게 발기된 유두와 클리토리스도 느낄 수 있었다.
나름 테크닉이 있는 녀석들이라선지 내 두 가슴을 각각 하나씩 차지하고는 무슨 아기가 엄마 젖을 빨듯 내 민감한 유두를 마구 빨아대는 태은이와 루나가 주는 자극은 상당히 강력했다. 거기다가 원체 민감한 가슴이다 보니, 감기 걸린 몸으로도 느껴버리는 것이다.
흑, 대체 나 왜 이렇게 민감한 거야아... 나 지금 강간당하는 건데! 훌쩍.
"우움, 쩝... 헤에, 리카 느끼나 본데?"
"그러게. 예민하다더니 진짠가봐? 근데 리카 가슴 부럽다. 칫."
"후후, 난 안 부럽지롱!"
"칫. 에잇! 앙!"
아악! 가슴 깨물지 마! 니 가슴이 루나꺼보다 작은 게 내 탓이냐?!
누가 작으래?! 야! 진짜 아프단 말야!!
내 소리없는 절규는 이 잔인한 단듀에게는 허망한 외침에 불과했고, 루나와 태은이는 내 가슴을 주무르고 깨물기를 멈추지 않았다.
니들 이거 애무 아니지?! 고문인 거지?!
.....으으으, 난 왜 이딴 거에도 젖어버리는 거야?! 그래, 이건 내 안에 들은 로터 때문이야! 우우, 흥분되는데 기분 나빠!
제니야, 보고싶어어... 흑흑.
새삼스레 제니가 그리워지며 제니에 대한 애정이 마구 솟구치는데, 내 양쪽에서 가슴 하나씩을 빨고 찌르는 등 무슨 장난감마냥 갖고 놀던 두 여자가 쓰윽 일어났다.
"쩝. 이제 본격적으로 가 볼까나?"
"좋지!"
뭔지 모르지만, 제발 살려줘... 여기서 그만두면 앞으로 잘할게! 응?
나는 최선을 다해 눈빛을 보냈지만, 내 진심어린 눈빛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가뿐히 무시되고 있었다.
결국...
".....으..... 으.....!"
나는 전신을 감싸고 휘감는 쾌락의 물결에 온몸을 파들거리며 떨고 있었다.
이 잔인한 꼬맹이들이 잔뜩 붙여놓은 로터와, 내 소중한 두 구멍에 깊숙이 박혀 미친듯이 떨고있는 커다란 물건들은 내 정신을 흐트러트리기에 충분하고도 남았다.
게다가 벌써 몇 번이고 절정에 달했음에도 진동을 멈출 생각을 하지 않는 이것들 덕분에 나는 정말로 눈물이 줄줄 흘렀다.
아윽, 히, 힘들어 죽을거 같아! 이, 이러다 진짜 죽겠다아...
정도 이상의 쾌락은 고통이란 걸 모르는 것은 아니었지만, 안 그래도 아픈 몸이라 그런지 정말로 괴로웠다.
하지만 아직도 트이지 않은 목 탓에 내가 할 수 있는 건 몸을 푸들거리며 날듯 말 듯한 신음을 흘리는 것뿐이었다.
그런 나를 이 두 나쁜 년들은 침을 꼴각거리며 지켜볼 뿐이었다.
"...꿀꺽! 리카 진짜 야하다... 그치?"
"그러게... 진짜 야해..."
야 이 미친년들아! 이건 아픈 거라고!
흥분되서 붉어진 게 아니라 열나서 그런거란 말이다!!
"하아, 하아... 으..."
"...꿀꺽!"
"...꿀꺽!"
이 생각없는 두 년은 내 모습이 그저 야하게만 보이는지 얼굴을 붉히고 나를 뚫어져라 쳐다볼 뿐이었다.
아니 진짜, 아픈거랑 야한거랑 살짝 비슷한 건 나도 아는데... 그래도 구분 좀 하라고!
보이진 않지만, 내 모습은 알 수 있었다. 새빨갛게 상기된 얼굴에, 가쁘게 몰아쉬는 숨. 그리고 늘씬한 나신을 땀으로 적신 채 땀으로 젖은 머리카락은 머리에 달라붙어있는 모습이 야해보일 수도 있겠지. 나도 윤하보고 그랬으니까...
근데, 나 진짜 죽겠거든? 내일 톱뉴스로 "나인걸즈 에리카 병사. 멤버들의 심한 장난으로 인해 감기가 급히 악화되어..." 란 기사가 탐나는 거냐, 이것들아!!!
내가 필사의 사념을 담은 텔레파시를 날리며 애처로운 눈빛을 마구 쏘아보냈지만, 이 두 인간은 아예 내 눈을 보고있지 않았다.
"태은아..."
"루나, 아니 선규야..."
태은이와 루나는 서로를 뜨겁게 바라보더니 점점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이 망할 년들이, 난 이 꼴로 만들어놓고 애정행각을?!
두...고...보...자.....!
내가 속으로 칼을 갈던 말던, 이 두 년들은 이젠 아주 나를 잊었다는 듯 서로의 입을 탐하기에 바빴다.
"우움... 쩝... 쪼옥.....♡"
"냐암... 암... 우움.....♡"
뜨겁게 키스모드에 들어간 둘은 아예 목을 꽉 껴안고 열정적으로 입술을 탄하며 서로의 가슴을 비비고 있었다.
내가 여기서 살아나면, 무슨 일이 있어도 복수할 거야!
....아, 머리가 멍해지네...
나는 점점 눈앞이 흐려지며, 세상이 아득히 멀어져가는 것을 느꼈다. 온몸을 휘감고 돌던 느낌도, 두 년들이 내는 키스 소리도, 방 안에서 가득 나던 땀샘새와 여자의 냄새도 모든것이 아득하게 흐려져만 갔다. 모든 감각이 천천히 사라지며 마치 엄마 품에 안긴 듯 포근한 느낌이 감돌았다.
나 진짜 이렇게 죽는 거야? 이렇게 허무하게 죽다니...
마지막으로, 제니가 보고싶다. 제니야, 나 없어도 잘 지내야 돼...
내가 그렇게 마지막으로 그 누구보다 사랑하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연인을 그리며 눈을 감을 때.
벌컥!
문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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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 소름 엄청 돋아도 제발 양해 좀.
저도 고치면서 죽겠네요... 크흑.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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