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분간 키스소리를 들으며 주현이의 운동화에 입만 맞추는 내게 연주가 명령한다.
"오빠 우리 영화볼꺼야. 가서 커피 좀 타와"
그녀의 명령에 난 옛 여자친구와 그녀의 새 남자친구에게 타 줄 커피를 타고 있다.
둘은 다정하게 책상에 앉아 팔짱을 낀 채 영화를 보고 있다.
"커피 갖고왔어"
"응. 이제 아까 하던거나 마저해"
연주의 말에 난 이내 그들 발 밑으로 쪼그리고 앉아 페티큐어를 칠한다
너무나 아름다운 연주의 발. 내가 만질 수 있게 허락된 유일한 그녀의 신체
정성껏 칠하는 내 머리위로 주현이의 말이 이어진다.
"커피가 싱겁잖아. 이것도 제대로 못하냐? 그러니 그러고 있지. 한심한 놈"
처음보는 그 녀석은 내게 반말을 하며 내 머리를 발로 툭툭 건든다.
끓어오르는 분노에 참지 못한 나완 달리 여유있는 그 녀석.
"자기가 참아. 쟨 할 줄 아는거 없다니까. 키키. 그러니까 내 밑에서 저러고 있지? 키키"
쟤라고 표현하며 나를 깔아뭉게는 그녀.
어느새 쏟아지는 내 눈물이 그녀의 발을 적셔간다. 슬프다.
그런 내 마음과는 다르게 연주는 자신의 발에 묻혀진 눈물이 영 거슬렸는지 내게 말한다.
"오빠도 꼴에 남자라고 슬퍼? 슬픈건 슬픈건데 누가 허락없이 내 발에 눈물 뭍히래? 응?"
"걸레짜고 있는거야? 빨리 딱어"
그녀의 말에 황급히 걸레를 가지러 가는 내게 주현이의 발이 막으며 말한다.
"핥아야지"
아. 이건 아닌데란 생각만 들지만 내 생각과는 다르게 다시 그녀의 발에 혀를 갖다댄다.
천천히 핥으며 내 눈물을 닦아낸다.
헤어진 여자친구와 그녀의 새 남자친구 밑에서 이런 모욕을 당하는 나. 슬프다
페티큐어를 다 칠한 나는 똑바로 누워 그들의 발침대가 된다.
내 머리위로는 연주의 발이. 그곳 위로는 주현의 발이.
둘은 뭐가 즐거운지 히히덕 거리며 영화를 감상하고 있다. 왜 이렇게 됐을까.
인간이 아닌 것 같은 느낌. 바닥까지 간 것 같은 느낌.
그러나 그래도 연주곁을 떠날 수 없다. 그녀는 내게 있어 여신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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